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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지금의 통치체제로는 리비아에 미래가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명예롭게 퇴진할 방안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카다피는 현직에서 물러나 ‘대부와 같은 역할’을 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런 계획이 실현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식통은 “카다피는 베네수엘라로 도망치길 원하지 않는다”며 “그는 일왕이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처럼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카다피도 지금의 개인숭배 방식으로는 리비아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리비아에 개혁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북한과 이란이 유엔의 제재를 어기면서 탄도 미사일 기술을 정기적으로 교환해 왔다고 로이터통신이 유엔보고서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양국은 인접한 제3국을 통해’ 이 같은 불법적인 기술 교환을 해 왔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외교관들은 익명을 전제로 ‘제3국’이 중국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에 내린 제재 조치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감시해온 전문가 채널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것이다.또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이 금지된 탄도 미사일 관련 부품을 거래해온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는 고려항공과 이란항공의 정기 항공편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배편을 이용하면 검색에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이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보고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패널에 포함된 중국 측 전문가 한 명은 보고서 내용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추정되는 테러단체의 공격이 세계 각지에서 잇따르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7일과 8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시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이 정부청사와 경찰서 등을 급습하고 정부군이 반격에 나서면서 최소 2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AP통신은 “공공기관 건물과 학교 등을 포함해 모두 8곳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다”며 “무장세력 40∼60명이 공격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빈라덴의 죽음을 계기로 테러리스트들이 무고한 아프간 민간인을 살상하면서 보복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탈레반은 최근 성명에서 “빈라덴의 순교가 전사들에게 자극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한 바 있다. 이날 이라크 중부 바쿠바 시에서도 무장괴한들이 환전소를 공격해 돈을 훔쳐 달아나면서 3명을 살해했다. 현지 관리들은 알카에다 같은 무장세력이 조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교장관은 “이라크에 알카에다가 아직 존재하며 빈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소말리아에서도 이날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성명을 발표하고 빈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알샤바브는 “신성한 지도자(빈라덴)의 순교는 모든 지하드 전사가 원하는 길”이라며 “우리는 그의 길을 따라 성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의 제거 작전 당시 미군이 빈라덴 측 경호원들을 일방적으로 제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측 간에 치열한 교전이 있었다는 그간 백악관의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또 빈라덴이 미군과 맞닥뜨릴 당시 자신의 무기(AK-47 소총)를 집으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빈라덴의 딸이 “아버지가 생포된 후 가족들 앞에서 처형됐다”고 진술했다는 파키스탄 언론 보도와 상반된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미국 고위관리들의 진술을 토대로 작전과정을 재구성해 5일 보도했다.지난주 리언 패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백악관으로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군사작전을 승인했다는 전갈을 받았다. 패네타 국장은 작전지휘를 맡은 윌리엄 맥레이븐 특수작전사령관에게 “가서 빈라덴을 잡아라. 그가 없으면 바로 철수하라”고 명령했다. 미 해군 네이비실 대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야간에 두세 차례 예행연습을 한 상태였다. 정보당국은 발코니에 널린 빈라덴 가족들의 옷가지들과 외모가 빈라덴과 비슷한 사람이 마당에 나와 있는 것까지 확인했다. D데이인 2일 오전 1시 반경(파키스탄 시간) 블랙호크 헬기 2대가 빈라덴 은신처에 도착했다. 원래 특수부대 한 팀은 라펠을 타고 건물 지붕에 내리고 다른 팀은 마당에 내릴 계획이었는데 헬기 한 대가 무덥고 산소가 희박한 대기 때문에 비상착륙을 해야 했다. 이에 따라 목표 건물까지 담들을 사이에 두고 헬기 두 대가 모두 마당에 착륙했다.25명의 네이비실 대원이 진입했을 때 저택 안에는 빈라덴과 무장경호원을 제외하고도 20여 명의 부녀자와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중 누가 무장했는지, 누가 민간인인지 즉각 분간하기 어려웠다. 부대원들은 이 중 일부가 자살폭탄을 몸에 붙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전에 임했다.네이비실 대원들은 저택 진입 직후 사랑방 건물 뒤편에 있던 빈라덴의 연락책 아부 아흐메드 알쿠웨이티와 맞닥뜨렸다. 알쿠웨이티는 총을 쏘며 저항했지만 결국 미군의 총에 숨졌다. 이날 오간 유일한 교전이었다. 그와 함께 있던 여성 한 명도 교전 중 사망했다.저택의 메인 건물로 들어간 미군은 그 후 상대방의 대응사격 한 번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작전을 이어갔다. 1층에서 알쿠웨이티의 형제 1명이 사격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총으로 쓰러뜨렸다. 문고리에 총을 쏘면서 방마다 수색을 하던 미군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빈라덴의 아들 칼리드도 사살했다. 미군이 3층 방을 뒤지던 끝에 마침내 빈라덴이 있던 방문이 열리자마자 한 여성(다섯 번째 부인으로 추정)이 빈라덴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들었고 부대원들은 그녀의 종아리에 총상을 입혔다. 미군은 이 여성을 자살폭탄 가능성 때문에 다른 곳으로 끌고 갔다. 빈라덴은 두 발의 총을 맞았는데 한 방은 가슴에, 또 한 방은 왼쪽 눈 위를 명중시켜 두개골 일부가 날아갔다. 당시 빈라덴의 주변에는 AK-47 소총과 권총 한 자루가 있었다.그 후 대원들은 문서 및 컴퓨터 등을 확보한 뒤 남아있던 민간인들에게 플라스틱 수갑을 채우고 헬기에 올랐다. 기체 이상을 일으켰던 헬기는 폭파해 파기시켰다. 빈라덴을 포함해 5명을 사살한 이 작전은 40분 만에 끝났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계기로 알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관계가 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양 조직의 협력 관계는 빈라덴과 탈레반의 은둔형 지도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의 친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애당초 조직의 목적이나 지향점이 서로 달랐다. 알카에다는 서방을 겨냥한 지하드(성전)를 수행하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내부에서만 활동할 뿐 외부 세계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여기에 빈라덴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빈라덴처럼 탈레반에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또 탈레반 지도부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빈라덴을 사살한 것을 보면서 알카에다와 연결될 경우 자신들도 언제든 추적 제거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이참에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아프간 정부가 내놓은 평화협상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AP통신은 “오마르가 빈라덴을 숨겨줬던 것이 결국 미국의 탈레반 축출전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관계는 9·11테러 이후 지난 10년간 계속 악화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이 최후의 순간까지 손에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AK-47 자동소총(사진)이 화제다. 빈라덴은 최근 10여 년 동안 비디오 메시지를 내보내거나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면 의례적으로 AK-47을 옆에 뒀다. 이 때문에 알카에다나 탈레반 조직원들에게 이 총은 성전(聖戰)을 위한 상징적인 무기가 됐다. 특히 빈라덴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AK-47을 들고 싸운 경험 때문인지 이 소총을 특별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AK-47을 즐겨 쓰는 이유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분해 조립이 쉽기 때문이다.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 이슬람 소년전사들도 이 총을 들고 다닌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과 마주했던 순간 그의 부인이 인간방패 역할을 했다는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 따라 빈라덴의 도덕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빈라덴은 마당을 거쳐 1층에서 경호원들을 사살하고 올라온 미 해군 특수부대원들과 3층에서 맞닥뜨렸다. 미 백악관 존 브레넌 대테러담당 보좌관은 빈라덴의 최후 순간과 관련해 2일 “빈라덴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한 명이 그를 보호하기 위한 인간방패로 사용됐다”며 “이 여성은 결국 미군의 총탄을 맞고 빈라덴과 함께 숨졌다”고 말했다. 브레넌 보좌관은 “(이슬람 전사들에게) 테러공격을 주문하던 그는 사실 호화저택에 살면서 (마지막까지) 여자 뒤에 숨어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은 빈라덴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꾸며진 것인지,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미 언론은 빈라덴이 평소 이슬람 전사들에게 “목숨을 아끼지 말고 용감하게 나가 싸우라”고 주문해왔지만 정작 자신은 비열한 겁쟁이에 불과했다고 조롱하고 있다. 다만 브레넌 보좌관은 “빈라덴이 이 여성을 자기 앞에 세웠는지, 아니면 여성이 스스로 그 자리에 갔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여성이 빈라덴의 부인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특히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빈라덴은 부인을 방패로 세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빈라덴과 같은 방에 있던 부인은 부상만 당했으며, ‘여성 인간방패’는 다른 알카에다 요원들이 있던 방에서 사살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쨌든 빈라덴은 자신의 AK-47 소총을 쏘며 격렬하게 저항하다 결국 왼쪽 눈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미군 요원들은 ‘더블 탭(double tap·총을 연이어 두 번 발사)’으로 확인 사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빈라덴의 부인이 현장에서 그의 신원 확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군이 저택을 급습했을 때 빈라덴의 부인 1명이 비명을 지르며 빈라덴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 그의 신원을 노출시켰다는 것. 하지만 그 여성이 이름을 부른 게 아니라 빈라덴이 죽은 후 미군에 의해 방에 끌려 들어와 시신이 빈라덴이 맞다고 확인해준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10년 동안 진행해 온 테러와의 전쟁이 거둔 최대의 성과로 평가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북아프리카 중동 민주화 시위와 리비아 사태에 대한 대응 미숙 및 유가 상승,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상처를 입었던 지도력을 회복할 전기를 마련했다. 재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더욱 밝아졌다는 분석이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 내내 시도했던 빈라덴 제거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 외교안보팀의 개가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7월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단계적인 철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빈라덴의 사망 정보는 백악관 공식발표 이전에 트위터를 통해 외부로 누설됐다. 이날 오후 10시 25분경(현지 시간)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보좌관인 키스 어번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믿을 만한 사람으로부터 오사마 빈라덴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기자회견보다 1시간 10분 정도 빠른 것이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주요국들은 “빈라덴의 사살이 미국과 세계평화를 위한 큰 승리”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각국은 테러단체의 보복을 우려해 이에 대한 경계심을 최고조로 높이며 긴장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구심점인 그의 죽음이 당장은 국제 테러조직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도 많지만 조만간 엄청난 보복 공격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분위기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주요 도시들은 1일 시(市) 경찰에 대(對)테러 경계수위를 높이라고 일제히 지시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도심 내 이슬람 사원 주변이나 지하철역 등 인파가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정찰 활동을 강화했고 워싱턴도 연방정부 청사와 특급호텔 주변 등에 경찰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미국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지원을 위해 일본에 파견 중인 해병대 산하 생화학사고대응전담반(CBIRF) 145명을 만약의 테러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본국으로 긴급 호출했다. 여행업계도 세계 각국에서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호텔이나 공항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행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국무부가 자국뿐 아니라 해외 공관이나 관광지 경계경보를 발령함에 따라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리에 본부를 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2일 “빈라덴의 사망으로 세계 각지에서 보복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국 경찰조직에 ‘극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렇지 않아도 유럽은 최근 들어 각종 테러 음모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지난달 공개된 위키리크스 문서에 따르면 알카에다의 한 고위 사령관은 “빈라덴이 잡히거나 암살당하면 유럽에 숨겨놨던 핵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 등의 말을 인용해 “알카에다는 이미 상당히 분권화가 진행됐기 때문에 그들의 테러 계획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미국은 지금까지 해온 대테러 작전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여섯째 아들인 사이프 알아랍(29)과 손자 3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리비아 정부가 1일 밝혔다. 서방이 카다피 원수의 목숨을 직접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됨에 따라 군사 개입의 목적과 범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4월 30일 오후 8시경 트리폴리 알아랍의 집에 나토군의 미사일이 떨어져 사이프 알아랍과 카다피 원수의 손자 3명이 죽었다”며 “카다피 원수와 부인도 함께 있었지만 이들은 무사히 탈출했다”고 밝혔다.리비아 정부는 희생된 3명의 손자가 모두 12세 이하의 어린이였다는 점 외에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카다피 원수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이며 국제법이나 어떤 도덕적 원칙으로도 허용되지 않는 행위”라고 비난했다.나토군은 카다피 원수의 요새인 바브 알아지지아 인근에 정밀 공습을 했다고 인정했지만 “알아랍 등의 사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토군은 “이번 공격은 개인이 아닌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이라며 “모든 종류의 인명피해, 특히 분쟁으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에는 유감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는 카다피 원수 숙소와 행정동, 정부군 지휘통제사령부 등이 모여 있는 면적 6km²의 복합단지다. 1986년 미군 공습으로 당시 카다피 원수가 사택으로 쓰던 건물이 폭격을 받아 무너졌고 15개월 된 수양딸이 숨졌다.공습 장소가 요새 내 군사시설이든 사택이든 카다피 원수의 가족이 숨짐에 따라 카다피 정권에 동정적인 국가들을 중심으로 리비아 공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 원수 측도 서방을 비난하는 선전전의 공세를 높일 기세다. 리비아 정부는 공습 직후 폐허가 된 현장을 외신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알아랍의 집이라고 설명했다.리비아 군사작전에 대한 유엔 결의안은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고만 돼 있을 뿐 ‘카다피 원수와 그의 일가족 제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카다피 원수가 느끼는 신변 위협이 더욱 절박해져 내전 상황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리비아 정부의 발표 내용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벵가지에 근거지를 둔 반(反)카다피군 측은 “리비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986년 미군 공습으로 카다피 원수의 수양딸이 사망했을 때도 서방 언론들은 “카다피 원수가 여론 반전을 위해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어린이를 사후(死後)에 입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숨진 것으로 알려진 알아랍은 카다피 원수의 7남 1녀 중 서방사회에 가장 덜 알려진 아들이다. 1982년 카다피 원수와 둘째 부인 사피아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06년부터 독일 뮌헨에서 유학하던 중 최근 내전이 발생하자 귀국했다. 유학시절 독일 나이트클럽 직원과의 폭행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외신의 주목을 끌기도 했지만 정작 리비아에서는 이렇다 할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았다.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트리폴리와 벵가지에서는 애도 및 자축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반정부 시위대들은 “우리의 자녀와 국민을 그토록 살해한 카다피도 자식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심정인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다피 원수는 공습 몇 시간 전인 4월 30일 오전 국영TV에 출연해 “우리는 연합군과 정전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의 차기 국방장관에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사진)이, 차기 CIA 국장에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이 각각 내정됐다고 AP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AP통신은 또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후임에 존 앨런 중부군 부사령관이, 주아프간 대사에 라이언 크로커 전 이라크 주재 대사가 임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은 7월경 물러날 예정이다. 백악관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세기의 결혼식’을 앞둔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씨 커플에게 결혼 선물을 하고 싶다면 무엇이 좋을까. 이미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커플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AFP통신은 25일 “윌리엄 왕세손 커플은 자신들에게 결혼 선물을 하고 싶다면 이를 자선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커플은 기부를 위한 창구도 따로 만들어 놨다. 누구라도 웹 사이트(www.royalweddingcharityfund.org)를 통해 기부하면 이는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손이 세운 재단을 통해 26개의 자선단체에 전해진다. 29일의 결혼식을 앞두고 영국은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영국 지방정부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왕실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에서 5500여 건의 거리축제 신청서가 접수됐다. 로이터통신은 “축제를 위한 도로 및 차량 통제 신청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들 축제에는 축하 플래카드가 걸리고 음식용 간이 테이블도 설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지는 전국 1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3%가 “영국이 왕실 덕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왕실 결혼식에 진정 흥미를 갖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한편 자국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영국 인권단체들의 격렬한 비판을 받았던 바레인의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자는 결국 이번 결혼식 참석을 포기하기로 했다. 알칼리파 왕자는 24일 “바레인의 국정불안 때문에 결혼식의 의미가 변색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윌리엄 왕세손 커플의 초청을 사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의 한 왕실 근위병은 온라인에서 미들턴 씨를 비방했다가 결혼식 근위 업무에서 제외됐다. 근위병 캐머런 라일리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윌리엄과 케이트가 내 앞을 지나가며 고개를 돌린 채 손을 흔들었다. 거만한 암소(cow) 같으니…”라고 썼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0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이 미국에서 여전히 현역 판사로 활약하고 있다. AP통신 등 미국언론들은 22일 캔자스 주 위치토 법원에서 일하는 웨슬리 브라운 판사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1907년생인 그는 올해로 만 104세다. 브라운 판사는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50년째 연방 판사로 재직 중이다. 미국의 연방 판사는 종신직이기 때문에 고령이 많은 편이지만 100세를 넘긴 것은 이례적이다. 브라운 판사는 보통 전동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입장한다. 변호사나 검사 등이 존경의 표시로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그는 코에 연결된 산소탱크 튜브를 조절한 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개정을 선언한다. 공식 업무 시간은 주중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재판을 주재하고 소송서류를 검토하는 등 여느 젊은 판사들과 같은 일을 한다. 브라운 판사는 1979년 월급은 받되 자신이 원하면 업무량을 줄여주는 ‘시니어 판사’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형사재판을 중단하긴 했지만 최근까지 사실상 ‘풀타임’ 근무를 하며 정력을 과시해왔다. 브라운 판사는 피고인에 대한 동정심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티켓 암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당신은 좀 더 좋은 일을 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 인생에서 성공하길 빈다”며 위로했다. 또 판사로서의 수많은 경험을 동료들과 공유하는 한편 항상 책상에 컴퓨터를 놓고 최신 트렌드를 공부한다. 브라운 판사는 “공공을 위한 서비스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며 “이 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나라로 만든 뒤 일을 관두고 싶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교도소 수감을 피하기 위해 병원에서 단식투쟁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홍해의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 소재 군병원에 구금돼 있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병원에 계속 남게 해 달라”며 식사나 약 복용을 중단한 상태다. 또 그는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에도 자신을 병원에 남겨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보안당국에 따르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자신의 운명이 카이로의 토라 교도소에 수감된 자신의 두 아들 가말, 알라처럼 될까 우려해 병원에 남기를 고집하고 있다. 두 아들은 수감 이후 매우 수척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기존 전속 요리사와 주치의, 하인 등을 두고 생활하고 있다. 부인 수전과 두 명의 며느리, 측근 일부가 매일 면회 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부패와 유혈 진압 등의 혐의를 받고 있어 결국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교도소 수감생활에 적합할지 파악하기 위해 군병원에 의료진을 파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검찰은 토라 교도소 또는 이 교도소 내 병원에 그를 수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이로법원은 21일 “광장, 거리, 도서관 등의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의 이름은 삭제돼야 한다”고 판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20일 오후 2시(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러앨토 시 ‘페이스북’ 본사. 강당에는 500여 명의 페이스북 직원과 초청받은 300여 명의 정치인, 기업인 등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곧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이 시작됐다. 2008년 대선 유세 때는 물론이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대중 속으로 몸을 던져 적극적인 토론을 즐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소셜미디어’가 주관하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 ‘라이브 스트림’ 생방송으로 중계된 이날 타운홀 미팅의 진행은 페이스북 창립자이며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씨가 맡았다. 페이스북에 접속한 이용자들이 즉석에서 질문한 내용을 선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이용자 1937만5431명이 ‘좋아요’라며 온라인 친구가 되기를 희망하는 페이스북 최고의 스타다. 저커버그 CEO는 “대통령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긴장된다”며 대통령을 소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바로 마크(저커버그)에게 정장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매라고 한 사람”이라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저커버그 CEO는 공개석상에서도 정장 대신에 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와 공화당과의 ‘예산전쟁’, 이민법 개혁문제 및 건강보험 개혁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찬반 코멘트가 쏟아졌고 이 내용은 타운홀 미팅이 진행되는 강당의 대형 벽면에 실시간으로 비쳤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8개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일부는 미리 선발된 페이스북 직원들이 했던 질문이고, 페이스북에 게시된 이용자들의 질문 수백 개는 다뤄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용자들의 질문 중에는 ‘당신의 출생증명서를 보여달라’는 등의 민감한 것들이 있었지만 저커버그가 그중 재미없는 질문들만 골랐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첫 페이스북 타운홀 미팅이 유권자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시리아가 지난 48년 동안 시행해온 계엄령을 폐지하는 등 반정부 시위대를 달래기 위한 유화책을 발표했다. 시리아의 관영 뉴스통신사인 사나(SANA)는 19일 시리아 정부가 시위대의 주된 요구 중 하나였던 비상사태법 폐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정치범 재판을 담당했던 국가보안법정도 폐지하고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는 새로운 법안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1963년 발령된 비상사태법은 통신 감청을 허용하고 영장 없이도 보안사범을 구속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의 헌법상 권리를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사실상의 계엄령으로 독재 체제 유지에 기여해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6일 대국민연설에서 일주일 안에 비상사태법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로 정부의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 수위가 누그러질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시리아는 19일 비상사태법 폐지 발표 불과 수시간 전에 “향후 시위에 대해선 국민의 안전을 위해 관련법을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1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60km 떨어진 도시 홈스에서는 군경의 발포로 숨진 시위 참가자의 장례식에서 또 유혈사태가 발생해 17명이 사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사진)은 18일 북한을 ‘습관적 거지(habitual beggar)’라고 표현하며 “대북식량 지원을 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날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북한은 식량 사정이 급박해지면 시장에 대한 규제를 좀 완화하다가도 다시 사정이 나아지면 강력하게 탄압한다”며 “이 같은 개혁에 대한 저항과 제도적인 문제점 때문에 자기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습관적 거지’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신음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예산의 25%를 국방비에 쓰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가 바뀔 때까지 국제 식량 원조는 북한이 아닌 다른 곳에 쓰는 게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북한은 올해 식량 원조를 받고 나서도 내년이나 그 다음 해에 계속 원조 요청을 해올 것”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한국 속담을 인용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최근 경제 발전으로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남미 국가들이 지난해 군비 지출 증가율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남미 국가의 지난해 군비지출액은 633억 달러로 2009년보다 5.8% 증가했다. 아프리카(5.2%), 북미(2.8%), 중동(2.5%), 아시아(1.4%) 등 다른 대륙보다 높은 수치다. 재정위기로 극심한 경제 불안을 겪은 유럽은 오히려 지출이 2.8% 줄었다. 연구소는 남미의 군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 지역 국가들이 최근 경제 발전에 자신감을 갖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해석했다. 지난해 군비 지출이 9.3%나 급증한 브라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칠레는 구리 등 원자재 수출로 쌓인 돈을 군사력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 페루 콜롬비아 등은 국내 치안을 강화하면서, 아르헨티나는 군대 인건비를 올리면서 군비 지출이 늘어났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그동안 미국이 여론의 비판에도 중동의 친미(親美) 독재정권을 지원해온 이유 중 하나는 ‘악의 축’인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중동의 정세는 미국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동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이란이 슬금슬금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반정부 시위 진압을 도와주기 위해 바레인에 군대를 파견한 것에 대응해 시아파인 이란은 시리아 정권의 시위 진압을 돕기 시작했다. 이란은 바레인이나 예멘의 시아파 시위대에도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파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시위진압 기술 전수”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14일 “이란이 시리아 정권을 돕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며 “우리는 이 점을 실질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란이 시리아에 시위 진압장비와 시위대의 반정부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는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국민의 75%가 수니파인 시리아를 지배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다. 이란이 시리아 정권을 돕는 것은 중동 지역에서 ‘시아파의 맹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200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경험한 이란 정권은 시위진압 노하우도 상당히 갖고 있다. 미국 군 당국에 따르면 이란은 바레인과 예멘의 시아파 반정부 세력에도 현금과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달 초 사우디 압둘라 국왕을 만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바레인 시위에 이란이 개입한 증거가 있다”며 이 같은 정보를 확인했다. 하지만 바레인 시위대는 민주화 시위의 정당성 훼손을 우려해 “이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입 명분은 시아파 강경진압 중동 시위가 이란 주도의 종파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미국이 바라지 않던 시나리오다. 어렵게 쌓아온 중동 평화구도가 흔들리면서 대(對)테러 전선에 문제가 생기고, 이란의 영향력 확대는 우방인 이스라엘의 고립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 시아파 세력이 많은 이라크에서도 기존 철군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헤즈볼라의 반미 세력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예멘과 바레인 등 친미 또는 수니파 정권에 시아파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 자제를 요청해 왔다. 이란에 개입 명분을 주지 말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최근 바레인이 사우디에 군대 파견을 요청한 데 이어 예멘도 강경진압을 이어가면서 사태는 도리어 악화됐다. 한편 시리아가 이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시리아와 이란 모두 “증거가 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는 14일 지금까지 구금된 시위대 수백 명을 석방하고 새 내각을 발표하는 유화책을 내놨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많은 국민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이때 우리는 얼마 전 받았던 32억 달러의 세금 환급분을 국가에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국가에 기여하고 업계에 본보기를 제시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13일 AP통신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로고가 새겨진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가 e메일로 전달됐다. AP통신은 이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해 뉴스 전송계약을 맺은 전 세계 언론사에 타전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가짜였다. ‘예스멘(Yes Men)’과 ‘유에스 언컷(US Uncut)’이라는 시민단체들이 GE에 망신을 주기 위해 만든 거짓 보도자료였다. 거액의 수익을 내면서도 세무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법인세 납부를 피해가던 GE는 최근 “정부에 32억 달러의 세금환급까지 요청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GE는 보도내용을 즉각 부인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GE의 절세 노력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보도자료가 거짓임을 알게 된 AP통신은 전송 30여 분 만에 기사를 황급히 삭제하고 정정기사를 실었다. 두 단체는 가짜 보도자료를 낸 이유에 대해 “GE는 2005년 이후 280억 달러라는 수익을 올렸는데 이에 따른 세금은 한 푼도 안 내고 있다”며 “이는 법적으론 문제없을지 몰라도 부도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우리의 주장을 담은 평범한 자료를 언론에 돌렸다면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도 이익을 숨기는 대기업들을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