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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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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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약속 2012 4·11총선/총선-대선 여론조사]민주 지지 56% “제주기지 예정대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해 응답자의 59.9%가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평화와 환경을 파괴하므로 공사가 중단돼야 한다’는 답변(28.6%)의 두 배가 넘는다. 스스로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한 사람은 48.8%로 중단돼야 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45.2%)과 큰 차이가 없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에서도 찬성(55.7%)이 반대(36.4%)보다 많았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이 그리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계획대로 건설’을 지지하는 답변은 대구·경북(71.1%)에서, ‘공사 중단’에 동의하는 답변은 서울(35%)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제주 지역에서는 ‘계획대로 건설’ 지지가 50%였다. 다만 이 지역에서 설문에 응한 주민은 10명에 불과해 전반적 경향으로 보기는 어렵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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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 2012 4·11총선/총선-대선 여론조사]자영업 75% “한미FTA 부분 보완”

    응답자의 68.3%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추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면 재협상 혹은 폐기해야 한다’는 25.1%에 그쳤다. 야당의 한미 FTA 비판에도 국민의 지지 여론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의견 편차가 컸다. 50대에서 한미 FTA 찬성 응답이 84.4% 나온 반면 20대의 찬성 응답은 57.6%였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73.1%)과 서울(70.7%)에서 호남(61.6%)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의 ‘차질 없는 추진’ 찬성 비율(74.7%)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았다. 반면 학생층에서는 ‘차질 없는 추진’에 동의하는 응답(52.3%)이 가장 낮았다. 한미 FTA에 대한 젊은층의 비판적 시각은 ‘전면 재협상 혹은 폐기’에 동의하는 응답자 중 20대의 비율이 39.4%로 중·장년층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데서도 확인된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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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分단위 일정… 식사 거의 못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9일 사실상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대통령,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정상회의(26∼27일)는 끝났지만 양자 정상회담은 이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서울 코뮈니케’를 이끌어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분 단위로 일정을 소화했다고 참모진은 전했다. 특히 둘째 날에는 오전 세션, 오찬, 오후 세션, 폐막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회의 중간마다 정상 20여 명과 양자회담을 했다. 실제로 촉박한 시간을 고려해 오찬도 업무를 겸했기 때문에 회의를 주재해야 했던 이 대통령은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참모들이 잠시 틈을 내 먹을 수 있도록 죽을 준비했으나 이 대통령은 이마저도 한두 숟가락 뜨고 회의에 매달려야 했다. 각국 정상들은 한국의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와 운영에 대해 호평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폐막 선언 바로 직전 긴급 발언을 신청해 “한국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줬다(not just word, but deed)”라고 칭찬했다. 이 대통령이 회의 모두발언에서 생일을 맞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축하인사를 하자 라호이 총리는 “이 나이에 생일 맞는 게 기쁘지는 않으나 생일축하를 안 해주었다면 서운했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1000여 명이 방한한 미국은 관례대로 하얏트호텔에 묵으면서 거의 전 객실을 사용했다. 호텔 주변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를 빗대 ‘하얏트를 점령하라(Occupy Hyatt)’는 유머가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대표단 700여 명은 인터컨티넨탈호텔에 투숙했다. 중국 대표단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신라호텔에 묵었다가 정전사고가 있어 이번에 호텔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은 회의장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걸어서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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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MB와 양자회담 16개국 중 10개국 정상 ‘北로켓 규탄’ 동참

    서울 핵안보정상회에 참석한 정상들은 27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활발한 ‘실내 외교전’을 벌였다. 이들은 축구장 2배 크기에 달하는 ‘레드 존(red zone)’에서 정상회의와 양자·다자회담, 막간의 담소를 통해 전방위 외교활동에 주력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한국의 노력도 계속됐다.○ 축구장 2배 크기 ‘레드 존’ 이날 오전 9시. 2100m²(약 640평) 규모의 대형 회의장에 설치된 라운드 테이블에 58명의 정상이 둘러앉았다. 마주앉은 반대편 정상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회의석상 중앙에는 발언자를 중계하는 발광다이오드(LED) TV 16대가 설치됐다.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돕기 위해 대형 스크린 2대도 켜졌다.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정상 7명이 오전 세션에서 핵안보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진지한 회의 분위기는 업무오찬과 오후 세션에서도 이어졌다. 정상들은 회의 전후 휴식시간을 이용해 삼삼오오 대화를 나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주요국 정상끼리 밀담하는 모습도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정상들은 한지 조명과 벽지, 고가구, 조각보 같은 한국의 전통 물건으로 꾸며진 휴식공간의 인테리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넓은 공간에서 정상들의 말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음향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차분한 회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의장 내부는 밤색 계열로 차분하면서도 아늑하게 구성했다. 이 대통령도 “품위가 있으면서도 소박하게 만들어 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한식으로 꾸며진 만찬 서울코뮈니케 발표를 끝으로 회의를 마친 정상들은 이날 저녁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정상들은 만찬 후 홍보대사인 가수 박정현이 부르는 회의 주제가 ‘피스 송’ 등 한국의 문화공연을 즐겼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일찍 귀국해 만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정상과 배우자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만찬에는 봄나물 비빔밥과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숯불 갈비구이, 살얼음 홍시와 오미자차가 제공됐다. 경북 영덕의 게살, 경북 문경의 오미자 등 특별히 엄선된 지역별 대표 특산물을 공수해 선보인 요리들이다. 전통 방식에 따라 항아리에서 생산된 손막걸리와 오미자 와인도 곁들여졌다. 이날 서빙을 담당한 직원들은 100회에 가까운 리허설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를 무대로 한 정상외교 정상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연쇄 양자회담을 계속했다. 특히 한국은 이번 회의 무대가 한반도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주 이탈리아 덴마크 정상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인 만큼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이 24∼27일 만난 16개국 정상 중 10개국 정상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이를 막기 위한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폐막 뒤인 28, 29일에도 유럽연합(EU) 스페인 베트남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조지아 헝가리 가봉 등 8개국 정상을 만난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이 없음에도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29일까지 한국에 체류한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은 장외 양자회담을 적극 활용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교차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로켓 문제를 논의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이날 코엑스 행사장에서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한국의 통일정책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가졌다. 류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북한이 피폐된 경제를 재건할 수 있도록 도울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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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서울코뮈니케’ 만장일치 채택… 핵안보정상회의 폐막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전 세계 정상급 인사 58명은 각국이 보유한 고농축우라늄(HEU)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년 말까지 수립해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또 핵테러 방지를 위한 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을 2014년까지 발효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정상들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선언문인 ‘서울코뮈니케’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이틀간의 핵안보정상회의를 마쳤다. 11개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은 서울코뮈니케에서 이들은 △핵물질의 제거·최소화 △핵·방사성물질의 운송보안 강화와 불법거래 방지 △핵물질, 핵시설 관련 정보보안 강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활동 지원 등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아울러 정상들은 민수용 HEU를 제거하거나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 개별공약(하우스기프트)의 이행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이행 계획도 확인했다. 7개국은 자국 내 HEU를 처분하겠다고 새로 공약했다. 구체적 수량은 향후 이행 과정에서 밝힐 계획이다. 프랑스 벨기에 등 4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의료용 방사성물질 생산에 사용되는 HEU를 2015년까지 LEU로 전환하기 위한 협력사업을 발표했다.미국과 러시아는 1차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내놨던 34t씩의 플루토늄 처분 공약을 재확인했다. 두 나라가 공약을 모두 이행할 경우 앞서 폐기를 완료한 74t의 HEU와 합쳐 핵무기 2만 개 분량의 핵물질이 사라지게 된다. 우크라이나 멕시코 등 8개국은 모두 480kg의 민수용 HEU를 제거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의장 자격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정상들이 엄숙한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논의를 거듭한 결과 이제 우리는 핵테러가 없는, 보다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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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년간 10개국 HEU 900kg 폐기… 34개국 핵협약 새로 비준

    핵테러 방지를 통한 세계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 정상급 인사 50여 명이 26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이날 공식 개막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공식 환영행사에 이어 곧바로 만찬을 병행한 실무적 논의에 들어갔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1차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2년간 성과를 발표하고 상호 평가했다. 8개 국가가 모두 400kg에 이르는 고농축우라늄(HEU)을 폐기했다고 밝히는 등 핵안보 증진을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각국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뒤죽박죽된 정상들의 입장 레드카펫이 깔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의 리셉션장. 53개 참가국의 국기와 4개 국제기구의 깃발들이 늘어선 한쪽 벽면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차례로 입장하는 정상급 53명을 일일이 맞았다. 스페인, 일본, 우크라이나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한국 도착이 늦어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반가운 표정으로 정상들과 악수를 하거나 양쪽 뺨에 입을 맞추며 “친구여, 환영합니다(Welcome, my friend)” 같은 인사말을 건넸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과는 잠시 환담을 나누며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상급 인사들이 차례로 입장해 모두 인사를 마치는 데는 꼬박 2시간이 걸렸다. 의전 서열이 가장 낮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로널드 노블 사무총장이 역순으로 가장 먼저 입장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맨 마지막에 들어왔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오바마 대통령 직전에 입장했다. 국제관례상 의전 서열과 정상들의 요청 등에 맞춰 사전에 정해졌던 입장 순서는 상당 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의전 서열 1순위였던 요르단의 압둘라 이븐 후세인 국왕도 피날레를 장식할 기회를 놓친 채 미리 리셉션장에 들어갔다. 양자회담 등 다른 일정을 진행하고 있던 정상들이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는 후반부에 입장하려고 신경전을 벌인 정상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리셉션의 진행이 중간에 띄엄띄엄 끊겼고, 입구에서 영접 준비를 하던 이 대통령이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서성거리는 장면이 잇달아 연출되기도 했다.○ ‘한국의 봄’을 주제로 한 메뉴 아보카도와 토마토 샐러드, 아스파라거스 수프, 한우 안심스테이크. ‘한국의 봄’을 주제로 전국 곳곳의 제철 유기농 식자재가 사용된 양식이 이날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업무를 겸한 식사라는 점을 고려해 원활한 회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코스를 4가지로 압축했다. 업무 만찬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테이블도 원형이 아닌 사각형으로 배치했다. 한 줄에 평균 15명의 정상이 앉았다. 한가운데 의장석에 자리 잡은 이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후세인 요르단 국왕, 왼쪽에는 23년째 국가 최고지도자의 자리를 지켜 의전 서열 2순위인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앉았다.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 만찬을 준비한 전문 케이터링 인력들은 음식이 나오는 순서와 동선 시나리오에 따라 수차례 서빙 연습을 했다고 한다. 정상들의 기호에 맞춰 맞춤형 코스를 준비했고 요리도 수차례 자문단의 시식 평가를 거쳤다. 한 시간 반가량의 업무 만찬에서 정상들의 1인당 발언시간은 5분 정도였다. 이 대통령은 건배 제의와 함께 한 모두발언에서 “(참석자 모두가) 최대한 발언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발언시간을 조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간의 성과 이날 만찬에서는 이탈리아, 영국, 러시아 등 모두 13개국의 정상이 자국의 2년간 핵안보 관련 이행 성과를 발표했다. 핵안보를 위해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 전에 중간평가부터 한 셈이다. 의장국인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에 이행보고서를 A4용지 1, 2장 분량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정상들의 성과 보고는 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성과 보고를 종합하면 그동안 20개국이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을 비준했고 14개국이 핵테러억제협약을 비준했다. 핵안보 교육훈련센터를 새로 짓기로 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이다. 무엇보다 가시적인 성과로 평가되는 것은 핵물질 감축과 핵시설의 평화적 전환이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모두 8개국이 400kg에 이르는 HEU를 러시아와 미국에 반환하거나 폐기했다. 2년 전 모든 핵물질을 폐기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던 우크라이나는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폐기 완료’를 선언해 다시 박수를 받았다.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1차 정상회의 공약사항이 아니었음에도 각각 450kg과 84kg의 HEU를 추가로 폐기하기도 했다. 민수용으로 쓰게 될 HEU 700kg은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됐다. 멕시코와 베트남은 HEU를 원료로 하는 원자로를 LEU용으로 전환했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냉전시절 핵폭탄용 플루토늄 생산에 쓰던 원자로를 아예 폐쇄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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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오바마 “北 도발에 보상? 그런 시대는 끝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26일 “북한의 도발에 더는 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계획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외국어대 특별강연에서 “이제 선택은 북한 앞에 있고, 그 선택은 북한이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만나서도 다음 달로 예정된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오바마 대통령은 미-러 회담을 마친 뒤 “우리 두 사람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로켓 발사를 자제하도록 신호를 보내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미-중 회담이 끝난 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중 정상은 (북한의) 잠재적 도발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로 합의했다”며 “필요하다면 로켓 발사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전 세계 주요국과 국제기구의 정상급 인사 58명이 참석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정상들은 회의 이틀째인 27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핵안보를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서울 코뮈니케(정상 선언문)를 채택할 예정이다. 또 자국의 민수용 고농축우라늄(HEU) 감축 및 제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보 기금 확대 등 개별공약도 발표한다.북한의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것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가를 명목으로 남조선에 날아와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며 “이명박 패당은 오직 미국의 조종 밑에 이 회의를 북핵 소동을 국제화, 합리화하는 데 써먹을 흉심만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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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건국이후 최대 ‘53개국 서밋’ 개막

    전 세계의 핵테러 방지와 안전한 핵물질의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53개국 정상급 인사와 4개 국제기구 수장을 포함해 모두 58명의 대표가 참석한다. 이들을 수행하는 각국 대표단 5000여 명과 내외신 기자단 3700명까지 모두 1만 명이 참석하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급 국제회의다. 국제적으로도 유엔총회를 제외하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회의로는 가장 크다. 정상들은 26일 오후 4시 반에 열리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27일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핵안보와 핵안전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27일 오후 발표되는 ‘서울 코뮈니케’에는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을 감축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들이 담길 예정이다. 여기에는 핵무기 2만 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 폐기 및 반환 계획도 포함될 계획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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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정상급 인사 58명 개막식 입장 순서-자리 배치 신경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는 하루 종일 수백 명의 내외신기자와 각국 외교관, 행사진행 요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2년에 열리는 이번 회의를 위해 정부는 행사장 주변은 물론이고 서울시내 중심지 곳곳에 경찰 등 경호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린 이번 행사의 핵심 무대인 코엑스 3층의 회의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상 의전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식 입장 순서도 발표되지 않았다. 정상회의 직전까지 일부 참석자가 바뀌면서 의전 순서와 자리 배치도 계속 조정됐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24일 “당초 참석하려던 아마도 부두 부통령이 갑작스러운 국내 정치 사정으로 한국에 갈 수 없게 돼 그 대신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이 참석한다”고 통보했다. 네덜란드와 폴란드도 각각 마르크 뤼터 총리와 발데마르 파블라크 부총리 대신 외교장관과 환경장관이 참석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는 38개국으로 줄어들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정상회의 직전까지도 각종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바뀌는 의전 서열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정상회의 개막식 입장 순서와 회의장 및 오·만찬 테이블의 좌석 배치에는 국제관례상 정해진 의전 서열이 있다. 하지만 의장국의 재량과 국가 간 관계, 회의 성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 순서 배정을 둘러싸고 각국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의전 서열은 보통 국가원수, 행정수반, 국제기구 순이다. 각 그룹 안에서는 취임 순서(국제기구는 설립 연도)가 고려된다. 개막식에 입장할 때에는 역순으로 서열이 높을수록 나중에 들어간다.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가장 나중에 입장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잠정적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6번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53번째로 정해졌다. 4개 국제기구 가운데 유엔이 가장 앞서고 유럽연합(EU)이 두 번째로 정해졌다. EU 측은 “우리는 유럽 27개국을 대표하기 때문에 다른 국제기구와 성격이 다르다”며 서열을 앞세워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은 정상들이 입국하기에 앞서 저마다 다양한 요구사항과 주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정상들은 건강을 배려해 의료진을 회의장 인근에 대기시키거나 회의장 안에 세 명으로 제한된 배석자 인력을 추가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정 불안에 시달리는 일부 국가는 보안에 민감하게 반응해 미국 중국 같은 대국보다 치밀한 경호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지아(옛 그루지야)는 방탄차량을 제공하지 않으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방한이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다. 또 준비기획단은 영토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정상이 옆자리에 앉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한편 코엑스 1층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25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좌석 1300여 개와 방송부스 100여 개를 갖춘 미디어센터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이다. 취재등록을 한 내외신기자 3700명은 이틀간 이곳에서 핵안보정상회의는 물론이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현안을 둘러싸고 열리는 다양한 양자 정상회담 내용을 전 세계로 내보낸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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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D-2]李대통령, 오늘 반총장 시작 릴레이 회담

    26,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는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진행하는 양자 정상회담을 포함해 참석 정상들 간의 다양한 양자회담이 200차례 넘게 열린다. 24일 이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회담을 시작으로 정상급 인사 58명이 분주하게 교차 회동하는 사상 최대 정상외교의 한마당이 펼쳐지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핵안보정상회의 전후로 한국이 진행하는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외교장관회담을 모두 합치면 50개 가까이 된다”며 “참석 정상들 간의 양자회담도 국가당 5차례 정도씩 계획돼 있어 모두 합치면 200차례가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 한국 터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모두 5개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한다. 한편 미셸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은 23일 참석 예정 정상 중 가장 먼저 입국해 서울 삼성동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로 들어갔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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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안보정상회의 ‘9가지 한식코스’ 미리 맛보니

    2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의 주방. 평상시에는 점심과 저녁 사이에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이날은 눈코 뜰 새가 없었다. 2012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하는 각국 ‘퍼스트레이디’들이 맛볼 한식 정찬을 미리 검증하기 위해서였다.핵안보정상회의 둘째 날인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배우자 오찬이 진행된다. 이 오찬을 맡은 롯데호텔 총주방장 이병우 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고심한 끝에 9가지 한식 코스 요리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 이사는 “전통적인 맛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신토불이 제철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했다”며 “여성이 맛보는 요리인 만큼 섬세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제 요리를 보니 전채 요리가 독특했다. 하얀 접시에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의 향초인삼샐러드, 봄 야채말이, 산더덕 강정이 나왔다. 이 이사는 “조금씩 음식을 내온 뒤 맛을 보는 ‘샘플러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유행”이라며 “각 요리의 양을 적게 하되 한식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향초인삼샐러드는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다. 실제 맛을 보니 그냥 쓰다기보다 신선한 쌉쌀함이 느껴졌다. 오일식초로 서양인들이 낯설어 할 쓴맛을 없앴기 때문이다. 산더덕 강정은 겉보기엔 양식처럼 보였지만 씹을수록 더덕의 향이 느껴졌다. 궁중타락잣죽과 삼색전, 해물잡채, 한우숯불갈비로 이어지는 코스 중에서 특히 ‘세계화’에 신경 쓴 메뉴는 디저트다. 이 이사는 “한식이 취약한 부분이 디저트인데, 외국인들은 특히 떡의 질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삭한 것도, 부드러운 것도 아닌 입에 철썩 달라붙는 느낌을 낯설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케이크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증편’을 넣었다. 증편은 막걸리로 발효시킨 전통 떡이다. 역시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맛을 보니 향긋한 빵 느낌이었다. 하경태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운영관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김윤옥 여사께서 이번 배우자 오찬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회의 기간에 정상들에게 제공되는 26일 만찬과 27일 오찬은 업무와 겸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코스를 4가지로 압축했다. 아보카도와 토마토 샐러드, 아스파라거스 수프, 한우 안심스테이크 등으로 구성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한국의 봄’을 주제로 전국 곳곳의 제철 유기농 식자재를 이용한 요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27일 회의가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특별만찬에는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숯불 갈비구이, 살얼음 홍시, 오미자차 등과 함께 봄나물 비빔밥이 테이블에 오른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201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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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오바마 25일 정상회담서 ‘北로켓 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은 26,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역대 최다의 릴레이 정상외교를 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53개국 정상급 인사와 유엔, 유럽연합(EU) 등 4개 국제기구 대표까지 모두 58명이 참석한다. 이 중 45명이 대통령, 총리 등 정상이다.청와대는 20일 “이 대통령이 24∼29일 청와대와 정상회의장인 코엑스에서 25개국 정상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양대 정상인 헤르만 반롬푀이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집행위원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가기구 수장 3명과의 회담을 더하면 정상급 인사 28명을 6일 동안 만나게 된다.○ 북한 위협 공동대응 수위 관심우선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단독 회담에서 내놓을 대북 대응 수위가 관심거리다. 두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대응 방안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다.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체류 기간에 최전방 미군기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2009년 1월 취임 후 네 번째로, 두 정상 간의 11번째 회담이다.이 대통령은 26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난다. 후 주석과의 회담은 방중한 지 2개월여 만이다. 후 주석은 3박 4일 동안 한국에 머문다. 중국 측은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장조리는 “이번 회의 일정에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토론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회의에서는 핵안전과 핵시설에 대해서만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메드베데프 대통령과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 등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26일 밤부터 27일 낮까지 짧게 체류하는 탓에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하지 않는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인한 냉랭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4대강 현장 찾는 태국 총리이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공식 일정을 축소한 채 핵안보정상회의 이슈는 물론이고 다양한 양자회담 현안에 대한 ‘열공’에 들어갔다. 중국 터키와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베트남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와는 원전 수출 문제 등 협의할 의제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각국 정상들은 방한 기간에 다양한 일정을 갖는다. 지난해 대홍수를 겪었던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는 한강홍수통제소와 4대강 사업지인 이포보(경기 여주)를 방문한다. 조력발전에 관심이 높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시화호를 찾는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서울대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시스템을 시찰한다.정상급 인사 중 태국 네덜란드 스페인 헝가리 이탈리아 덴마크 나이지리아 우크라이나 칠레 정상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며,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옛 그루지야) 대통령은 조지아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정상으로선 처음 방한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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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로켓 1단계추진체, 변산 서쪽 EEZ에 떨어진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뜻을 거듭 천명했다. 미국은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2·29 북-미 합의’에 따른 영양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등 주변국은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유엔 차원에서 다자적으로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 아래 외교적 노력을 벌이기로 했다.○ 추진체 한국 서해 EEZ 안 추락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한 자료를 이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통보했으며, 발사 현장에 해외 우주과학 전문가와 기자들을 초청해 참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북한이 16일 IMO에 통보한 내용에 따르면 1단계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km 공해상에, 2단계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km 해상에 떨어지도록 돼 있다. 1단계 추진체가 추락하는 곳은 한국 영해 바깥 90km 지점이지만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간다.더욱이 기술적인 오류로 1단계 추진체가 한국 영해(12해리·약 22km)나 영토에 떨어진다면 위기 국면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서쪽 25km 해상에는 상왕등도 등 섬이 있어 서쪽 영해는 변산반도에서 50km까지 포함하고 있다.○ 북한, “주변국은 자주권 침해 말라”조선중앙통신은 “우주공간의 평화적 개발과 이용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며 “우리가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를 놓고 누가 거든다(참견한다)고 해서 이미 계획한 위성발사를 철회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밝혔다.이 통신은 주변국의 우려와 비난에 대해 “반공화국 압살정책의 전형적인 발로로써 평화적 우주이용 권리를 부정하고 자주권을 침해하려는 비열한 행위”라며 “우리의 위성발사에 대해서만 ‘미사일 위협’ ‘도발’로 오도하는 이중 잣대는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망신스럽지만 2차례에 걸쳐 외부의 전적인 도움을 받아가며 위성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남조선은 위성발사에 대해 비난할 명분도 체면도 없다”고 주장했다.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17일 “미국이 반대한다고 해도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리는 계획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조선신보는 “장군님(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겠다는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의지가 구현되고 있는데, 4월 위성발사는 그 실증자료”라며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야 할 2012년의 위성발사에서 양보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합의 파기는 내부 사정 때문”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이 ‘2·29 북-미 합의’ 파기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북-미 합의에 따른)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대북 영양지원 논의의 중단 방침을 밝혔다.한국 외교통상부도 18일 “차분하고도 신속한 외교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 발표 직후인 16일 오후 장신썬(張흠森)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 측 협조를 구했으며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를 통해 러시아 정부와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정부는 북한이 2·29합의를 보름 만에 깨면서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의 결속 필요성 등 내부 요인에서 찾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일각에선 북한 외무성과 군부가 싸운다는 얘기도 있던데, 어쨌든 현재 북한의 내부 사정이 (외교적 상황을 비롯한) 다른 모든 고려를 압도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미, 유엔 차원의 다자 대응 준비한미는 특히 북한의 로켓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위반임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 제1874호는 유엔헌장 중 최고 권능에 속하는 7조(위반 시 무력제재 규정 등을 포함)를 원용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뺨을 맞았다고 느끼는 강도가 어느 때보다 셀 것”이라고 말했다.유엔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결의 1718호를, 2차 핵실험 이후인 2009년 6월 결의 1874호를 채택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했다. 특히 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그 어떤 발사’도 금지해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인 만큼 이 규정에 걸린다. 러시아와 중국이 즉각 우려를 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그럼에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는 것은 결국 핵탄두 장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두 차례의 핵실험 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한 수단을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 20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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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D-7]李대통령, 25개국과 정상회담… ‘안보외교 올림픽’ 열린다

    26,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53개국 정상급 인사와 4개 국제기구(유럽연합 대표 2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화려한 외교의 장이다. 주요 정상들은 핵안보 의제 외에도 각종 양자·다자 접촉과 커피타임 담소, 막간의 대화를 통해 굵직한 글로벌 현안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정상들의 숨 가쁜 일정정상회의 참석자 중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단연 눈길을 끈다. 그는 2009년 4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천명하고 핵안보정상회의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임기 첫해인 2009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어젠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만큼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기술과 예산 지원을 약속하며 참석 국가들의 핵안보 공약을 적극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중국이 주변국과 민감한 현안들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위안화 절상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은 데다 최근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도 중-미 간 ‘G2 신경전’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관심사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이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국제행사가 된다. ○다양한 현안 집중 논의주요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수백 개의 다양한 양자 및 다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직후여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 간의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은 서울정상회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린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이번 정상회의에선 강력한 대북 규탄이 나올 수 있다.한국만 해도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을 포함해 최대 25개국과 양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선 탈북자 강제북송, 이어도 관할권 논란 같은 민감한 이슈가 걸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거의 30분 간격으로 양자회담에 참석해야 할 정도다. 그렇게 일정을 짜고도 소화하지 못하는 6개국과의 정상회담은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신 진행할 방침이다.○얼굴 안 보이는 스타급 정상들일부 정상은 사정상 불참을 통보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대선(4월 22일)을 코앞에 두고 있어 프랑수아 피용 총리를 대신 보내기로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런던 올림픽 준비와 다른 해외 일정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내 선거 준비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국내 사정으로 이번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아마도 부두 부통령이 대신 참석한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차 워싱턴 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단 메리도르 부총리가 참석한다. 핵무기의 존재에 대해 ‘NCND(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음)’ 입장을 유지해온 이스라엘로서는 핵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총리가 직접 참석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핵경쟁 인도-파키스탄 앙숙의 만남도이스라엘과 함께 핵확산금지조약(NPT) 비회원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금까지 국경을 접하고 치열한 핵개발 경쟁을 벌여온 나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유사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가 핵안보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머리를 맞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이 밖에 새롭게 국제무대에 등장하는 정상으로는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가 눈에 띈다. 두 정상 모두 자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지도자로 이번 정상회의가 국제무대 데뷔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한편 서울에는 정상회의 기간을 전후해 정상들을 태운 특별기 48대가 도착하고 의전차량 300여 대가 동원된다. 투입되는 경호·경비인력만 최대 4만 명에 이른다. 18개 언어로 이뤄지는 통역을 위해 50여 명의 통역전문가가 대기한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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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내달 광명성3호 로켓 발사”]北 로켓 카운트다운… 美 “약속 깨다니”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맞아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16일 발표했다.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지 3년 만이다. 이에 한국과 미국은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북한이 이런 경고에도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발표는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기로 한 ‘2·29 북-미 합의’를 불과 16일 만에 파기한 것이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이다. 인공위성과 장거리미사일은 모두 장거리로켓 발사 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며 “평화적 우주이용 기술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운반 로켓 ‘은하 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4월 12∼16일 사이에 발사된다”며 “위성발사 과정에서 생기는 운반로켓 잔해물들이 주변 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고 주장했다.북한은 1998년 8월 31일 ‘광명성 1호 위성(대포동 1호)’을 발사한 데 이어 2006년 7월 4일 ‘대포동 2호 미사일’, 2009년 4월 5일 ‘광명성 2호 위성’을 발사했다.▼ 美 “北에 또 속았다” 부글… 이란核 맞물려 강경대응 부담 ▼미국은 북한 발표 후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 45분(현지 시간)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적인 의무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은 매우 도발적이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이 성명은 “유엔안보리결의안 1718호와 1874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를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에도 어긋난다”며 ‘2·29 합의’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이 관련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포함해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은 국제 동맹국들과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성명은 웹사이트상에서 오전 6시 반경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바뀌었으나 국무부는 기술상 오류라며 다시 대변인 명의로 정정했다.한국 정부도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후 재외동포언론인 간담회에서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중대한 도발 행동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특히 미국은 예상치 않았던 북한의 합의 파기 시도에 크게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국이 지난달 29일 평양과 워싱턴에서 합의 결과를 동시에 발표한 지 불과 16일 만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2·29 북-미 합의에는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의 모라토리엄(유예)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미국은 북한에 사기당했고 배신당했다”며 “다만 미국으로서도 대응 방안을 당장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일단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강한 메시지를 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제시한 발사 예정일까지 아직 한 달 정도 외교적으로 대응할 시간이 남아 있다”며 미국 내의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한국 정부도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막기 위해 추가 식량지원 같은 ‘당근’을 더는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같은 말(馬)을 세 번 사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미국이 또다시 북한의 노림수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에 또 속았다”며 거칠게 비판한 바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미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의 핵개발 제재에 주력해야 하는 탓에 외교적 여력이 많지 않고, 연말에는 대선도 치러야 한다. 간신히 관리 국면으로 진입했던 북-미 관계의 ‘판’이 깨질 경우 북한이 핵실험 같은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미국이 이번 북한의 발표를 당장 ‘합의 파기’로 규정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이 이번 일로 북-미 합의를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 로켓이 발사되지 않은 만큼 대화를 통해 계속 북한을 설득하고, 북측의 추가 식량지원 요구도 명분을 달리해 받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 201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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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안보회의 코앞인데 원전사고라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코앞에 두고 원자력발전소 사고라니….”지난달 고리원전 1호기에서 12분간 전원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외교통상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원전의 안전 문제도 논의하는 대규모 정상회의 주최국에서 회의를 불과 10여 일 앞두고 이런 사고가 드러났기 때문이다.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열리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26, 27일)에서는 핵테러 방지를 위한 ‘핵안보’ 외에 원전 등 핵시설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핵안전’이 새롭게 의제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참여국 정상들은 자연재해나 기술적 결함에 따른 방사능 위험을 막기 위해 정보 공유 등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더욱이 정부는 정상회의에 앞서 부대 행사로 원자력 인더스트리 서밋(23, 24일)을 마련해 한국 원전의 안정성과 성능을 홍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참석하는 전 세계의 주요 원전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국내 원전 시설을 살펴볼 수 있도록 견학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한 한국으로선 막상 국내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도 책임자들이 한 달이나 쉬쉬했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15일 “최근 프랑스 남부의 한 원전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원전 관련 사고는 전 세계에서 지금도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며 고리 원전 사고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다만 이 관계자는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핵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우고 결과적으로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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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어도 발언 정치적 의도 없다”… EEZ회담 내달 재개 제안

    중국 정부가 최근 류츠구이(劉賜貴) 국가해양국장의 이어도 관할권 발언에 대해 “특별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 이르면 4월 양국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회담을 위한 실무 접촉을 하자고 제안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외교경로를 통해 최근 류 국장의 이어도 관련 발언에 대한 자국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류 국장은 3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가 동원되는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당국은 류 국장의 발언에 대해 “국가해양국의 역할과 기능을 기술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쑤옌자오(蘇巖礁·이어도의 중국 명칭)가 영토분쟁이 아닌 경계획정 문제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며 “조속히 협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류 국장이 ‘(이어도를 포함한) 관할 해역의 순찰과 법 집행 제도를 마련했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어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런 입장을 (인터뷰 발언을 통해) 강화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만 해명했을 뿐이라고 한다. 정부는 중국 측의 해명을 받은 만큼 최대한 빨리 EEZ 경계획정을 위한 회담을 재개할 방침이다. 조 대변인은 “다음 달에는 회담 재개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한국 측 실무진의 4월 베이징 방문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은 1996년부터 유엔 국제해양법협약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16차례의 EEZ 경계획정 회담을 열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은 이어도가 중국보다 한국에 훨씬 가까운 만큼 당연히 관할권을 갖는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해안선의 길이와 영토 규모, 대륙붕의 연장선 등을 감안해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며 자국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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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헨리 키신저 前 美국무장관 “北, 통신기술 유입돼 정보 퍼지면 ‘봄’ 올것…”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88)은 13일 “현대의 통신기술이 조만간 북한에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북한 주민들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게 되고 북한의 정치(권력)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26, 27일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초청한 현인그룹(자문단) 자격으로 방한한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통신기술은 모든 국가에 엄청나게 거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야욕이 국제체제의 핵 비확산 질서를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나.“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만들어진 국제질서가 위기에 놓인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국제체제는 현존하는 국가들의 주권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비정부기구(NGO)가 많이 등장해 복잡해졌다. 일부는 테러와 연계돼 있고, 일부는 하이테크 기술 덕분에 국경을 넘어서는 초국가적인 문제가 됐다. 핵 비확산 문제는 과거 재래식 기술로는 달성하기 불가능했던 위협이다. 이런 문제들은 국제적인 해법을 필요로 한다.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는 그런 노력이 가져온 결과의 하나이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기술의 발전은 ‘아랍의 봄’처럼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기술의 힘이 중국이나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나.“현대 통신기술은 민주국가처럼 자유롭지도 않고 개발이 뒤처진 나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런 통신과학 기술이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주민들도 주변국과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것이고 자신들과 비교할 것이다.”―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기대하는 것은….“과거엔 전쟁이 발발하면 대의(Cause)와 실익의 관계를 따졌다. 이런 관계는 핵기술의 발달로 붕괴됐다. 핵무기 개발과 핵테러 방지는 인류의 큰 과제가 됐다.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고 파괴력은 너무 크다. 이번 정상회의는 그런 점에서 인류의 의식을 깨우치는 기회이다.”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에 찬사를 보냈다. 1951년 서울에 왔다는 그는 당시 가장 큰 건물은 일본이 세운 것이고 도시는 온통 황폐화돼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 시점에 만약 누군가가 ‘한국이 50여 개국 정상이 모이는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 ‘성취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1차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핵안전과 핵안보가 더욱 긴밀히 연결된 과제가 됐다.“핵안보에선 모든 핵물질에 대한 안전한 관리가 중요하다. 핵안전은 주요 국가들의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는 문제이다. 다행히 우리는 몇 가지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패권주의적 ‘팽창적 국가(acquisitive power)’로 변신하는 중국,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약세, 비확산 질서에 대한 도전 등으로 국제질서가 도전받고 있다.“테러, 핵 비확산, 환경과 에너지 등의 국제체제의 위기는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이지만 보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중국의 부상이라는 현상은 국가의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나는 중국의 부상(rise)보다는 재출현(reemergence)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국제체제의 하나의 문제이고 도전이 될 것이다.”―중국의 재출현이라고 봐야 하는 이유는….“중국은 오랜 기간 아시아에서 최고로 강력한 파워를 가진 국가였다. 중국의 관점에서 재부상이라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과거 지위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중국이 너무 강력해지면 주변에도 갑작스러운 충격을 줄 것이다. 중국은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국제 문제를 보는 관점으로 주변국들을 다루려고 할 것이다.”―중진국인 한국이 강대국인 중국과 피할 수 없는 외교적 마찰을 빚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한국은 동맹이면서 우방인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언제나 중국이 국제 시스템에 들어와 질서를 존중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대결 구도로 가지 않고 협력적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서로 다른 역사를 갖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은 통일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현재 그런 한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전쟁 양상으로 번지게 되나. 미국은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를까.“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문제는 이런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느냐는 실질적인 차원이다. 이스라엘인들은 지금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란이 응징하기 어려운 ‘면책구역(zone of immunity)’으로 들어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 공격 외에도 다른 방법들이 가능하다.”―전례를 찾기 어려운 문제를 두고 중대한 결정을 해왔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기 어려운 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많은 결정은 전례가 없는 것들이었다. 나는 역사를 오래 공부했고 역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사안이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때 자연스럽게 내 역할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만약 하버드대 교수진으로 살아본다면 그런 충돌하는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의 사명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다음 생일에 89세가 되는데 뭔가 한계가 있는 나이다”라고 운을 떼면서도 “야망은 이제 없지만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싶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아직도 내가 배운 지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헨리 키신저△ 1923년 5월 독일 출생△ 1954∼69년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1969∼75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1971년 극비리에 중국 방문, 미중 외교 복원의 결정적 계기 마련△1973∼77년 국무장관△ 현재 국제컨설팅그룹 ‘키신저 어소시에이트’ 회장△ 노벨 평화상(1973년) 우드로 윌슨상(2006년) 밴 플리트상(2009년) 등 수상}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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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中 이어도 관할권 주장 용납못해”

    정부는 12일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어도는 양국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인 해양경계 획정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한국의 관할 범위에 들어있다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밝혔다.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최근 이어도 문제에 대한 중국 언론의 보도 배경을 물으면서 이 같은 공식의견을 전달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장 대사는 “본부 지침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이어도가 양국 간 해당 수역에 중첩되는 구역에 있어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한국이 이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 대사는 류츠구이(劉賜貴) 국가해양국장이 최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蘇巖礁)가 중국 관할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가 동원되는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전 주한 중국대사관 실무자를 불러 류 국장의 발언에 대해 따져 물었으나 이 자리에서도 중국 측의 공식 의견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어도는 중국과 한국 간 EEZ가 겹치는 지역에 있어 관할권을 놓고 양국 간 신경전이 계속돼 왔다. 한국은 이어도가 지리적으로 중국보다 한국에 훨씬 가까운 만큼(마라도에서 149km) 관할권을 갖는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중국은 “해안선의 길이와 영토 규모, 대륙붕의 연장선 등을 감안해 경계선을 그으면 우리 관할구역”이라며 맞서고 있다. 양국은 1996년 이후 매년 EEZ 경계획정 회담을 진행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후속 대응에 신중한 분위기이다.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어도 문제까지 확산될 경우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해양경계 획정 때 이어도가 한국 측 관할권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굳이 이 문제를 키워 협상만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 당국자는 “류 국장의 이어도 발언은 중국과 일본 간 해양영토 분쟁과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며 “자칫 대응을 잘못했다가는 한국이 중-일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에 끼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당국자도 “이어도에는 한국의 해양과학기지가 있어 우리가 사실상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 문제를 키웠다가는 중국과의 EEZ 협상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기존 방침대로 “이어도의 귀속 문제는 쌍방이 담판을 통해 해결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류웨이민(劉爲民)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어도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견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이어도가 아닌) 쑤옌자오라고 부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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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D-14]영화같은 핵테러 배제 못해

    배낭을 메고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의 44번가를 향하는 테러리스트. 배낭 안에는 러시아에서 탈취한 핵무기가 들어 있다. 그를 저지하기 위해 백악관 자문위원인 여성 핵물리학자와 육군 특수정보국 소속 대령이 숨 가쁜 추격전을 펼친다. 뉴욕 한복판은 아수라장이 된다.영화 ‘피스메이커’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장면이다. 핵테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26,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 당국자 사이에서 자주 인용된다. 사실 지금까지 핵 테러가 실제로 이뤄진 사례는 한 번도 없다. 그럼에도 핵테러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심각하다.최첨단 그래픽 효과를 활용한 이런 영화나 드라마는 핵테러라는 가상의 현실을 보여 준다. 미국 드라마 ‘24시’와 영화 ‘섬 오브 올 피어스’, ‘미션 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광화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핵테러를 그린 드라마 ‘아이리스’, 방사성물질을 폭풍에 실어 한국을 겨냥한 핵테러를 기도하는 영화 ‘폭풍’이 화제를 모았다.영화 ‘섬 오브 올 피어스’는 미국 볼티모어 경기장에서 핵폭탄이 터지면서 현장에 있던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다. 방송들은 거대한 버섯구름과 함께 참혹한 피해현장을 보도하고 병원은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진 피폭 환자들로 뒤덮인다.‘피스메이커’에 나오는 핵폭발 장면은 단 6초. 그러나 핵무기가 폭발하면서 거대한 섬광과 함께 러시아의 외진 시골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장면은 그 짧은 시간을 압도한다. 드라마 ‘24시’에 등장하는 테러리스트들은 로스앤젤레스처럼 사람이 많은 대도시를 노린다.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에 따르면 10kt급 핵무기가 뉴욕 맨해튼에서 폭발할 경우 10만 명이 죽고 70만 명이 방사성물질에 오염되며, 폭발 반경 800m 안의 모든 건물이 파괴될 것이라고 한다.영화 속의 테러리스트들은 대부분 조직적이고 국제적으로 움직인다. 보스니아처럼 종교 또는 민족분쟁을 겪는 지역의 극우주의자, 신나치주의자들이 테러리스트로 등장한다.실제로 핵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이나 핵무기를 입수할 가능성이 높은 곳도 주로 러시아와 인근 국가들이다. 옛 소련 붕괴 이후 1만 기 이상의 핵무기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핵물질이 주변 국가로 옮겨지거나 부실한 관리 속에 기록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소비에트연방 국가였던 몰도바에서는 지난해와 2010년 각각 우라늄과 우라늄을 정제한 ‘옐로케이크’를 밀거래하던 일당이 적발됐다. 2006년 그루지야(현 조지아)에서는 한 러시아인이 고농축우라늄(HEU) 80g을 100만 달러에 판매하려다 체포되기도 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93∼2009년 보고된 핵·방사성물질의 분실, 도난 사례는 1773건. 이 중 아직까지 회수되지 않은 핵물질만 60%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핵물질의 일부가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넘어가 사제 핵폭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면 영화 속 핵폭발 장면은 언제라도 현실이 될 수 있다.다만 이런 핵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은 핵안보정상회의의 정확한 개념과 목적을 다소 혼란스럽게 만드는 한계도 갖는다. 이번 정상회의는 핵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핵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핵물질을 훔치려는 테러리스트의 시도를 예방하기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따라서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를 다루는 핵군축이나 비확산 논의는 포함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탈취 대상으로 다뤄지는 국가 관리 아래의 핵탄두나 핵무기발사 코드, 미국과 러시아 간 핵전쟁 위기 등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의제와는 관련이 없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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