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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현대 이집트의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3일 시위대 학살과 부정 축재 혐의로 법정에 섰다. 죄수복을 입고 환자용 이동침대에 누운 채 피고석 철창에 들어가 있는 독재자의 말로는 비참했다. 중동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에 의해 법정에 선 독재자의 모습을 보며 ‘아랍의 봄’에 저항하며 시민들을 유혈 진압하고 있는 리비아와 시리아의 독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3일 오전 10시경(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경찰학교에 설치된 임시 법정. 2월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83)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죄수복을 입고 환자용 이동침대에 누운 상태였다. 2월 11일 하야 후 처음으로 세상에 얼굴을 나타낸 그의 옆에는 두 아들 알라와 가말, 그리고 충복이던 하비브 알아들리 전 내무장관이 보였다. 전직 경찰 간부 6명도 피고석에 섰다. 모두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유혈 진압을 주도하거나 권력을 이용해 축재한 혐의다.이들 10명은 새장처럼 만들어진 높이 약 3m의 철창에 들어가 재판을 받았다. 미결수를 철창 안에서 재판받도록 하는 것은 이집트 형사법정의 관례이며, 시위 희생자 가족과 방청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무바라크에겐 굴욕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외신들은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했던 83세의 독재자가 철창에 들어가는 모습을 방송하며 “중동 역사, 세계 민주화 운동사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무바라크는 중동에서 국민에 의해 법정에 선 첫 독재자로 기록됐다. 이날 재판은 국영TV를 통해 이집트 전역에 생중계됐다.이날 무바라크는 시종 창백한 표정이었다. 계속 누워 있었지만 판사의 말을 듣기 위해 고개를 들고 손짓도 자유롭게 하는 등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정권에서 물러난 뒤 홍해의 휴양지인 샤름알셰이흐의 군병원에 구금돼 지내던 그는 위암으로 한때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건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집트 법무부는 독재자에 대한 법의 심판이 이뤄지는 장면을 직접 지켜보려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 그를 카이로로 불러냈다. 무바라크는 올해 초 이집트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공권력을 동원해 시위대 840명을 죽이고 공공 재산을 빼돌려 부정 축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판사에게 “나는 모든 혐의를 완전히 부인한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침대 위쪽을 약간 세우고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쥔 채 왼손으로 동작을 취했다. 또 “질서를 회복하되 무력은 쓰지 말라고 명령했지만 경찰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두 아들 역시 자신들의 부정 축재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옥외 스크린을 통해 재판을 지켜보던 반(反)무바라크 시위대들은 “그렇다면 누가 했다는 말이냐”며 조롱하고 스크린을 향해 신발을 던지기도 했다. 신발 투척은 이슬람권에서 최대의 모욕으로 간주된다. 재판이 3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무바라크는 자주 코를 후비며 철망 사이로 방청석을 흘끔흘끔 쳐다봤고 아들들은 연방 시계를 들여다봤다. 아메드 레파아트 판사는 “무바라크 부자는 15일 재판을 다시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이 1년 이상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판사는 무바라크에게 샤름 알셰이흐가 아닌 카이로 인근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명령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교사는 학생과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될 수 없다.’ 미국 미주리 주가 교사의 성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법률을 시행하기로 했다. ‘에이미 헤스터 학생보호법’이란 이름의 이 법안은 최근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으며 이달 28일부터 시행된다. 에이미 헤스터는 약 30년 전 10대 초반이었을 때 한 공립학교 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던 학생의 이름이다. 법안에 따르면 교사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특정 학생을 친구로 등록하거나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면 안 된다. 다만 학부모와 학교장 등 외부인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학생들과 학습과 관련된 교류를 하는 것은 허용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남미 북부에 있는 가이아나에서 여객기가 착륙 도중 두 동강이 났지만 탑승객 163명 전원이 생명을 건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7월 30일 오전 1시 반경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의 체디제이건 공항에서 승객 157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미국 뉴욕발 보잉 737-800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했다. 여객기는 공항 경계철조망을 들이받은 뒤 동체가 부러진 채로 협곡 바로 위에 멈춰 섰다. 사고 과정에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다리가 부러진 승객 한 명이 가장 중상일 정도로 피해가 적었다. 일부 승객은 가벼운 찰과상 정도만 입었다. 레슬리 람사미 가이아나 보건장관은 “비행기가 동강 나는 사고를 당했는데 인명 피해가 이 정도였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라며 “가이아나는 가장 운이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정부 및 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 소속의 이 여객기는 비바람과 안개를 뚫고 착륙을 시도하다 길이 2200m의 활주로를 벗어났다. 악천후에 공항 조명마저 밝지 않아 조종사가 충분한 가시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착륙하던 비행기가 갑자기 이륙할 때의 속도를 내더니 승무원실에서 가스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현지 언론들은 피해가 극히 적었던 것에 대해 몇 가지 ‘천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선 비행기가 깊이 60m의 협곡 바로 위에 멈춰 섰고 사고 당시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비록 두 동강 났지만 동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갈라진 채로 멈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인구 77만 명, 면적은 한반도 크기인 가이아나는 1966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자신이 ‘템플기사단’이란 우익단체와 교류해왔다고 주장하며 법정에서 “템플기사단의 옷을 입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범행 직전 인터넷에 올린 1467쪽짜리 문서 첫 페이지에 템플기사단의 상징인 ‘붉은 십자가’를 그려놓으며 자신을 ‘템플기사단의 기사’라고 자처했다.템플기사단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 등장해 낯익은 이름이다. 그런데 실제로 템플기사단이란 이름의 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폴 레이(35)라는 이름의 영국인은 인터뷰에서 “현재 나는 ‘사자왕’이라는 반(反)무슬림 블로그를 쓰고 있으며 템플기사단의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사자왕은 12세기 중세 십자군전쟁을 이끌었던 영국의 왕 리처드 1세를 뜻한다. 브레이비크는 “새로운 우익단체가 2002년 런던에서 결성됐으며 그때 ‘리처드’라는 사람이 나의 멘토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말한 ‘리처드’는 ‘사자왕 리처드’로 불리는 레이 씨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레이 씨는 “나는 브레이비크라는 사람을 알지 못하며 그의 멘토가 된 적도 없었다. 이번 테러와 템플기사단은 관련이 없으며 이를 (수사당국이 요청한다면) 밝힐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비록 이슬람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무슬림에 대한 시각은 브레이비크와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그가 저지른 테러 행위는 비난한다”며 “(이번 테러는) 인간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자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라고 말했다. 레이 씨는 템플기사단은 ‘믿음’과 ‘아이디어’로 얽힌 아주 느슨한 단체라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인종 증오를 부추긴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지금은 영국을 떠나 몰타에 살고 있다.원래 템플기사단은 1119년 예루살렘 순례여행을 떠나는 유럽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인 기사들을 중심으로 창설됐다. 이후 로마교황청의 공인을 받으며 세력을 키웠고 1314년 해산될 때까지 십자군전쟁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는 템플기사단이 성배 수호자로 등장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93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마가 21년 후면 감옥에서 풀려난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행 노르웨이 형법에 따르면 이는 현실이다. 외신들은 “테러법에 따라 사건 용의자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최대 21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나라의 법정 최고형이 징역 21년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에서 사형제는 1905년 공식 폐지됐다. 마지막 사형집행은 1876년이었다. 2002년에 무기징역도 사라졌다. 아무리 극악한 범죄자도 21년의 형기만 채우면 자유의 몸이 된다. 일례로 1983년 22명을 독살한 혐의로 기소된 한 간호사는 2004년 만기 출소해 노르웨이에서 멀쩡히 살고 있다. 이 간호사는 복역 중에 “나는 사실 22명이 아닌 138명을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형량의 3분의 2인 14년만 모범수로 복역하면 가석방되는 사례가 많아 21년을 제대로 채우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이처럼 관대한 형법은 “처벌보다는 교화가 범죄율을 낮춘다”는 노르웨이 법체계의 철학 때문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평화의 나라’이자 ‘안전한 사회’의 상징이던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참혹한 테러는 21세기 지구촌에서 더는 테러와 ‘묻지 마 살상’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음을 일깨워준다. 이번 사건은 이렇다 할 종교적, 사회적 분쟁이 없고 국민의 행복지수도 항상 최상위권인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테러여서 전 세계에 주는 충격은 더욱 컸다. 노르웨이는 평소엔 거물 정치인들도 경호원 없이 거리를 활보할 만큼 안전한 데다 교회를 매주 나가는 신도가 전 국민의 2%에 불과할 정도로 ‘종교색’도 옅다. 9·11테러 이후 서방세계가 온통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 가능성에만 촉각을 곤두세운 사이, 비(非)서유럽 출신 이민자들을 겨냥한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증오와 불만은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다. 사건 용의자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범행 전 작성해 인터넷에 띄운 1500쪽 분량의 ‘2083년 유럽의 독립선언’이란 문서에서 자신의 인종주의적 견해를 소상히 밝혔다. 그는 “매년 수천 명의 무슬림이 노르웨이에 몰려들고 있다”며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썼다. 이어 “노르웨이 신문이 마호메트의 풍자만화를 게재한 것을 정부가 사과한 것은 겁쟁이 같은 짓이었다”고 비난하고 “세르비아가 무슬림을 몰아낸 코소보 사태에 나토군이 잘못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등 극단적인 반(反)이슬람 성향을 드러냈다. 브레이비크의 이런 생각은 최근 급증한 노르웨이 이민자 수와 관련이 깊다. 1970년만 해도 2%에 불과하던 이민자 비율은 지금은 11%로 늘어났다. 노르웨이 내 이슬람교도는 16만여 명으로 총인구의 3.4%에 해당한다. 이날 브레이비크의 테러 타깃이 된 곳은 이민자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펴온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였다. 노르웨이 등 유럽의 반이민자 정서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거치며 한층 더 강화됐다. 무슬림 등 외국인들이 자국에 들어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박탈감이 커졌고, 생활이 궁핍해지면서 분노의 대상을 이민자들에게서 찾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최근 유럽 각국의 잇단 우경화 바람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숨죽여 지내던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키우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서방 각국이 자국민 민족주의자들의 공격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이번 사건의 빌미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정부가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소말리아 남부지역 구호에 나서기로 했다고 BBC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에 구호물자가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소말리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왔다. 하지만 수십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재앙 앞에서 견고하게 지켜오던 대테러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이다. 미국의 해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 도널드 스타인버그 부(副)처장은 “반군이 구호활동에 개입하거나 이로 인해 이득을 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대기근이 발생한 소말리아 남부 지역 구호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소말리아 남부 지역에 대한 일체의 경제적 지원을 중단한 것은 지난해 4월. 지원물자의 상당수가 이 지역을 장악한 테러단체 알샤바브의 수중에 들어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알샤바브가 서방 구호단체의 안전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면서 미국의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조니 카슨 미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알샤바브의 태도가 실제 바뀐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 구호단체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알샤바브가 재난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허용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했다. 만약 미국이 구호에 가세하면 유럽의 지원만으로 어렵게 버텨오던 이 지역 가뭄 극복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소말리아 가뭄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선 앞으로 두 달 동안에만 3억 달러가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엄청난 속도로 죽어가고 있어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동북부를 덮친 이번 가뭄으로 소말리아 인구 4분의 1이 난민으로 전락했으며 어린이들도 매일 1만 명에 4명꼴로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해적판’ 콘텐츠의 천국인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불법 음악파일의 유통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百度)가 저작권료를 지불한 합법적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세계 메이저 음반사들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그동안 불법 다운로드가 횡행해 음반사들의 수입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중국 인터넷 문화가 바뀌는 의미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법 음원 서비스 개시 바이두는 19일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소니뮤직 등 3대 음반사의 조인트 벤처회사인 ‘원스톱 차이나’와 음원 저작권 협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들 음반사로부터 받은 약 50만 곡의 음원을 서버에 저장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실시간 재생이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바이두는 누리꾼들이 재생이나 다운로드를 할 때마다 해당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누리꾼 대신 음반사에 지불하고, 그 비용은 음원 사이트의 광고수익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결국 누리꾼은 광고를 보는 대신 합법적으로 무료 음악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는 바이두에서 노래 제목을 검색하면 해당 곡을 불법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바이두는 “저작권 침해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며 여러 음반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바이두는 “이번 합의는 중국 음악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저작권자의 무덤’ 오명 벗을까 국제음반산업협회(IFPI)는 중국 온라인에 게시된 음악파일 중 99%가 불법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로열티를 내지 않는 파일이 마구 유통되다 보니 음반회사들의 중국 내 매출 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다. 2009년 글로벌 음반회사들은 미국에서 46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지만 중국에선 7500만 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음악을 듣는 누리꾼이 정부 집계로 3억6000만 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입이다. 바이두는 저작권을 침해당한 서구 음반사들의 주된 공격 목표였다. 올해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세계에서 해적판이나 위조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33곳 중 하나로 바이두를 지목했다. 하지만 이런 공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법원은 “자체 서버에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단순히 링크만 걸어둔 것은 불법이 아니다”는 판결을 내리며 번번이 바이두의 손을 들어줬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두는 3개 음반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음악파일에 불법적으로 연결되는 링크도 없애기로 했다”며 “이번 합의로 중국의 온라인 음악시장이 크게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불법 다운로드 관행이 너무나 뿌리 깊게 남아있어 온라인 음악시장이 완전히 정화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많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서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작은 마을 바이도아. 극심한 기아에 신음하는 이 마을에 13일 구호식량과 의약품을 가득 실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전세기 한 대가 착륙했다. 바이도아는 소말리아 무장테러단체 알샤바브의 점령지로 원래 서방의 구호단체나 국제기구 활동이 금지돼 있던 곳이다. 하지만 이 나라를 덮친 최악의 식량위기 앞에선 극악한 반군들도 총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굶주린 주민들의 처참한 현실 앞에서 결국 반군들조차 자신들이 ‘서방의 앞잡이’라고 욕하던 구호단체에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유니세프는 17일 “13일 바이도아에 5t 분량의 구호품을 비행기에 실어 보급했다”며 “소말리아 반군 점령지에서 유엔 구호활동이 전개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반(反)서방 이슬람 무장단체로 소말리아 중·남부와 모가디슈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여러 나라가 테러단체로 지정했으며 지난해 7월엔 7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폭탄테러(우간다 캄팔라)를 일으켰다. 원래 알샤바브는 국제구호단체에 적대적이지 않았으나 3년 전부터 알카에다와 유착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을 ‘서방의 스파이’ ‘반이슬람 기독교 선교단체’로 규정하고 구호활동가 수십 명을 살해했다. 결국 유니세프를 비롯한 구호단체들은 2009년부터 자연스레 소말리아에서의 활동을 접었다. 알샤바브는 거듭되는 소말리아의 기아 사태에도 “우리는 주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외부 지원은 필요 없다”며 자신만만해했다. 하지만 최악의 가뭄이 온 나라를 휩쓸자 이달 초에 태도를 바꿨다. 정치적 목적 등 ‘숨겨진 저의’가 없는 한 구호단체의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등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로 불리는 이 지역의 가뭄은 수많은 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이 일대 어린이 200만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만 명은 현재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 특히 가난에다 오랜 내전까지 겹친 소말리아는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이 나라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의 80%는 반군이 장악한 남부지역에 몰려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17일 “심각한 가뭄으로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한 소말리아에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빠른 지원을 촉구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알샤바브조차 지원을 요청할 정도라면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 수 있다”며 “비록 언짢더라도 생명을 살리려면 그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도 알샤바브가 순수한 인도주의적 활동은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힌 만큼 반군지역의 구호활동을 앞으로도 지속할 방침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의 재정위기가 태평양 건너 ‘아시아 경제’에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 미 국채 최다 보유국인 중국은 외교부가 직접 나서 미국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심각한 엔화 강세를 겪고 있는 일본은 미국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자 더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4일 “미국 정부가 투자자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책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전날 “국채 한도 협상이 실패하면 미국이 실제 채무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후 나온 발언이다. 훙 대변인이 말한 ‘투자자’는 중국 자신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실제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재정위기가 더 악화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미국 국채 값이 떨어져 외환보유액에도 타격을 받는다.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 엔고(円高)의 충격에 빠진 일본도 미국의 재정 문제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 가격은 달러당 79엔대로 접어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계는 생산시설 파괴에 이어 전력 부족, 엔고 등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출기업들은 “이런 환경이 계속되면 생산기능을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일본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069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미국의 재정위기를 드러내 놓고 걱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아시아가 ‘조용히’ 미국의 부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자칫 우려를 부각시키면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불안심리를 줘 미국 국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손실을 줄이려 너도나도 미국 국채를 내다 팔 경우 국채 값이 더 폭락할 수 있다는 악순환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보유 외환의 다변화를 추진해온 중국은 유럽마저 재정위기에 처해 있어 마땅한 투자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다시 양적완화 조치에 나선다면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보유한 외환가치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인도 뭄바이에서 13일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7명이 죽고 130여 명이 다쳤으나 인도 정부는 아직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뭄바이에서 테러로 희생된 사람만 약 700명. 2006년에는 통근열차 연쇄 폭탄테러로 약 200명이 사망했고, 2008년에는 호텔 등의 테러 공격으로 166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쟁터도 아닌 국제도시 뭄바이에서 이처럼 대형 테러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뭄바이가 2000만 명이 모여 사는 거대도시인 데다 인도 경제를 상징하는 곳이라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BBC는 14일 “뭄바이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종교 갈등과 빈부 격차, 공권력 부패로 ‘무법천지’의 도시가 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뭄바이의 문제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극단주의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사원을 파괴하면서 양측 간의 폭동과 보복공격이 잇따라 그 이듬해까지 1100여 명이 희생됐다. 당시 인도 정부는 폭탄 공격에 가담한 무슬림 교도만 잡아들여 종교 갈등이 고착화되는 빌미를 줬다. 극심한 빈부 격차도 도시 불안을 심화시킨 요인이다. 또 부패와 탐욕에 빠진 정치인, 경찰,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사실상 도시를 지배하고 있으며, 전사자 부인에게 할당된 아파트는 정치인이나 퇴역군인들에게 특혜 분양되고 있다고 BBC는 꼬집었다. BBC는 “이 도시는 여러 면에서 디스토피아에 가깝다”며 “미국의 부유한 맨해튼과 1920년대 무법도시 시카고, 영화 배트맨의 악명 높은 도시 고담을 합쳐놓은 이미지”라고 지적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여성은 ‘세상의 절반’이라지만 정작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에선 10분의 1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성차별이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가로막혀 승진과 진급에 번번이 실패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주요 기업들이 이 같은 벽을 깨겠다며 “이사회의 일정 비율을 여성으로 구성하겠다”는 자발적인 서약에 나서고 있다. 》 이사회의 여성할당제는 신입사원단계에서 여성 몫을 정하는 채용할당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회사 중역에까지 여성 몫을 규정함으로써 유리천장을 없애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유럽에선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여성임원 뽑겠다” 속속 동참 루이뷔통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 LVMH그룹은 12일 “2020년까지 이사회 여성 비중을 4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LVMH그룹은 이미 그룹 전체 중견간부의 61%, 지난해 승진한 직원의 73%가 여성일 정도로 ‘우먼 파워’가 센 곳이다. 그럼에도 최고 간부직인 이사회에까지 여성 비율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회사 샹탈 감펠레 인사 담당 부사장은 “다양성은 우리 그룹의 DNA다. 여성은 그룹의 모든 조직에서 자기 몫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서약은 모든 부문에서 최고를 추구한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LVMH그룹의 이번 서약은 유럽연합(EU)이 벌이고 있는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제고서약’ 캠페인의 일환이다. EU는 3월 “여성 임원 비중을 2015년에 30%, 2020년에 40%까지 높인다”는 내용의 서약서 양식을 만들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하도록 독려했다. 지금까지 LVMH그룹 외에 프랑스의 명품 화장품 업체인 겔랑 등 유럽 내 6개 업체가 이에 동참했다. EU는 캠페인 1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기업들의 참여 수준을 지켜본 뒤 EU 차원의 임원할당제 입법 등 추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등은 법안으로 강제 유럽 기업들의 이사회 여성 비율은 평균 11.7%. 이사회 의장 비율은 훨씬 더 떨어져 3%에 불과하다. 미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 여성 이사는 전체의 12% 선이고 상장(上場) 대기업의 30%가량은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다. 직장 내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은 예전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노르웨이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이사 비율을 40%로 강제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지난해 현재 이 나라의 여성 임원 비율은 38%로 독보적인 1등이다. 프랑스도 2014년까지 여성이사 비율을 20%로 할당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도 비슷한 법률을 시행 또는 논의 중이다. 아직 할당제에 대한 논의가 없는 미국은 일부 뜻있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 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정도다. 한국에선 전체 직원과 관리자급 모두 여성 고용비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권장 사항에 그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기 전 빈라덴의 신원 확인을 위한 피를 확보하려고 가짜 백신 접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의심을 피하려고 먼저 빈라덴 거주 마을 주민 전체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는 등 치밀한 기획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CIA는 공격목표인 은신처의 남자가 실제 빈라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가짜 예방접종 작전을 짰다. 이를 위해 파키스탄의 지역 의사인 샤킬 아프리디를 포섭했다. 아프리디는 3월 빈라덴이 살던 아보타바드에서 “B형간염 무료 예방접종을 해주겠다”며 이 지역 보건관리들을 동원해 마을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했다. 그는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을에 접종공고 포스터를 붙이고 무료 백신이 절실한 가난한 동네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그 후 한 달 만에 빈라덴이 살던 빌랄 지역까지 접종지역을 확대한 아프리디는 마침내 목표물인 빈라덴의 저택에 간호사를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저택 안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작전은 결국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CIA는 빈라덴의 아들에게 주사를 놓으면서 몰래 그의 피를 추출해 빈라덴 여동생의 DNA와 대조하려 했다”며 “하지만 DNA 확보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동생은 2010년 보스턴에서 뇌종양으로 숨졌으며 만약을 대비해 미국은 그녀의 DNA를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앞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가 미국과 관련이 없어도, 심지어 자국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미국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내용을 게재하면 미국으로 송환돼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보안당국이 “앞으로 닷컴(.com)이나 닷넷(.net)으로 끝나는 모든 웹사이트의 저작권 위반 사항을 단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에릭 베닛 부국장보는 3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영화나 TV 동영상 등의 불법 유포에 연루된 웹사이트 가운데 닷컴이나 닷넷으로 끝나는 사이트는 모두 단속 대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닛 부국장보는 이 같은 방침의 근거로 이들 사이트의 도메인 등록 및 관리를 미국 버지니아 주에 본사를 둔 인터넷 서비스 업체 ‘베리사인’이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비록 닷컴과 닷넷은 이미 전 세계 국가에서 두루 쓰이는 인터넷 주소가 됐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의 도메인 등록 회사를 이용하는 웹사이트에 대해 관할권을 갖고 있다”는 원칙론을 새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ICE는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영상을 직접 올려놓은 웹사이트는 물론이고 단순히 이런 자료에 대한 링크를 걸어놓은 웹사이트도 단속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베닛 부국장보는 “ICE에 7000명이 넘는 범죄 수사요원이 있다”며 단속에 걸리면 사이트 폐쇄나 운영자 송환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온라인 인권단체들은 미국이 자국의 사법제도 테두리에 무리하게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태국 총선이 제1야당 푸어타이당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잉락 친나왓 총리 후보(44)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수많은 예산이 들어갈 각종 선심성 공약을 이행하려면 정부 곳간을 모두 털어도 부족하다. 또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이라는 후광에 가려진 그의 정치적 역량도 검증 대상이다. ○ 포퓰리즘과 이미지 정치의 혼재 초등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태블릿PC 지급, 최저임금 40% 인상 등 푸어타이당의 13개 공약을 이행하려면 태국 정부 1년 예산 전액을 꼬박 4년간 퍼부어도 부족하다. 4일 동아일보가 태국 문제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푸어타이당의 총선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1조8500억 밧(약 64조6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태국 정부의 1년 예산은 4000억∼4500억 밧. 태국 총선에서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렸다는 얘기도 여기에서 나온다. 푸어타이당의 승리는 금력(金力)과 포퓰리즘이 현실정치에서 융합돼 승리를 거두는 씁쓸한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이 당의 실질적 지도자는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다. 하지만 당의 지지기반은 도시빈민과 농민이다. 이번에도 서민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끌어냈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을 내세운 이미지 정치도 선거의 판도를 가른 요인의 하나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회복이 더딘 태국 경제로 인해 유권자들이 탁신 전 총리 시절을 그리워하며 푸어타이당을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는 재벌이면서도 빈민층을 겨냥한 정책을 내세운 이른바 ‘강남 좌파’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값싼 건강보험 제공 등의 공약으로 2001년과 2005년 총선을 휩쓸었다. 당시 세계경제의 호황에 힘입은 측면도 있지만 태국 유권자들은 그때를 ‘좋았던 옛날’로 생각했고, 그런 기억이 잉락 총리 후보 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푸어타이당의 득표 전략은 선거를 맞아 세금을 내리겠다고 얘기하는 등 유권자들을 금전적으로 유혹한 포퓰리즘 선거”라며 “그러면서도 탁신 전 총리를 내세운 이미지 정치가 성공했기 때문에 이미지 정치와 포퓰리즘이 혼재된 선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잉락 총리 후보는 당분간 공약 이행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 총선 이후 태국 정국은 겉으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압승을 거둔 푸어타이당은 4일 4개 군소정당과의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푸어타이당은 이미 총선에서 500석 중 과반수인 265석을 확보해 단독정부를 꾸릴 수 있지만 정국 안정과 외연 확대를 위해 연정 구성을 선택했다. 이로써 잉락 연립정부는 전체 의석의 60%에 이르는 299석을 확보했다. 2006년 탁신 전 총리를 몰아낸 군부도 이날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며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했다. 쁘라윗 웡수완 국방부 장관은 “당선된 정치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군부는 정치에 관여하거나 주어진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잉락 총리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오빠인 탁신 전 총리를 비롯해 부패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 사범들의 사면을 약속했다. 공약에 따라 탁신계 정치인에 대한 대사면을 하거나 탁신 전 총리가 조기 귀국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또 9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해 반정부 시위의 진상 규명도 ‘뜨거운 감자’다. 탁신 전 총리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유혈 진압의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개헌 논란이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정권이 들어선 뒤 영국으로 망명한 자이 웅파콘 전 태국 쭐랄롱꼰대 교수는 동아일보에 보낸 e메일에서 “푸어타이당은 2006년 군부 쿠데타로 후퇴한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한다”며 “육군 참모총장이 초헌법적 권력으로 정치에 관여하도록 만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바이에 망명 중인 탁신 전 총리는 “내가 고국에 돌아가는 것보다는 국민이 안정을 찾고 화해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며 “당초 60세에 은퇴하기로 했는데 나는 벌써 62세다. 다시 총리가 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집안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난할수록 질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어 성적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국 학생은 열악한 환경을 다른 나라 학생에 비해 더 훌륭히 극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OECD는 3일 ‘사회적 배경의 극복(Overcoming Social Background)’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발표된 2009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자료를 토대로 34개 회원국과 31개 비회원 파트너국 등 65개국(도시 포함)에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resilient)’ 학생의 비율을 산출했다. 어떤 나라에서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에 해당하는 학생의 성적을 비슷한 경제수준과 교육환경을 지닌 다른 모든 조사 대상 나라 학생들의 성적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한 그룹으로 묶은 학생들 가운데 성적이 상위 25% 이내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율을 산출했다.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의 가난한 학생 가운데는 56%가 상위 25% 이내에 들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국에서 가난한 학생의 절반 이상이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 학생에 비해 공부를 훨씬 잘한다는 뜻이다. 이어 핀란드가 46%로 2위, 일본 및 터키(이상 42%), 캐나다 및 포르투갈(이상 3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주요 7개국(G7)에 속하는 미국과 영국, 독일은 각각 29%, 24%, 23%에 그쳐 가난한 학생일수록 학력이 그만큼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나라에선 사회적 계층 이동 가능성(social mobility)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OECD는 밝혔다. 조사 대상을 비회원국 및 도시로 넓혔을 때는 도시 자격으로 PISA 조사에 참가한 상하이(중국)가 76%로 가장 높았고 홍콩(중국)이 72%로 2위, 한국은 3위를 기록했다. 또 마카오(중국·50%), 싱가포르(48%)가 뒤를 이어 전체적으로 아시아권이 1∼5위를 휩쓸었다. OECD는 보고서에서 “가정환경이 자녀 교육의 성공에 큰 영향을 주고 이런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게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선 성공을 가로막는 사회경제적 장벽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OECD는 가난한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학교 정규교육을 통한 충분한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동기 부여 △결핍 학생에 대한 질 높은 멘터링 등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2006년 PISA 조사에서도 가난하지만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스스로 과제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것으로 생각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가난한 학생일지라도 학교 수업을 충분히 받으면 학업성취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OECD는 설명했다. PISA는 OECD가 3년에 한 번씩 전 세계 주요국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2009년에는 65개국에서 47만 명이 참가했다. OECD는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측정하기 위해 부모의 직업과 교육수준을 비롯해 학생의 공부방이나 책상 유무, 가정 내 도서 및 인터넷 같은 교육기자재 사용 가능 여부 등을 조사했다. 한편 2009년 PISA 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은 인쇄 매체 및 디지털 독해 평가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7)이 이달 초 열릴 예정이었던 중남미 정상회의 일정을 돌연 연기해 건강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베네수엘라 외교부는 6월 29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현재 의학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라며 “여러 정부와 협의해 당초 7월 5일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에서 열릴 예정이던 라틴아메리카·카리브(CELAC) 정상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차베스 대통령은 6월 10일 쿠바 공식 방문 중에 현지에서 급성 골반종기 수술을 받은 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두문불출해 와병설에 휩싸였지만 6월 28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환담하는 모습(사진)을 언론에 보이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여러 정상이 모이는 대형 국제 행사를 갑자기 연기하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안토니우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행사 취소는 차베스의 건강 때문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의사의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 측은 “차베스 대통령에게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차베스 대통령의 건강 악화가 2012년 대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선을 통한 장기집권 계획이 틀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그의 와병설이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리비아의 반(反)카다피군이 정부군에 대한 반격을 이어가면서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앞으로 2, 3개월 내에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28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다피가 곧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카다피의 단죄는) 시간문제일 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2, 3개월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7일 ICC는 반인류범죄 혐의로 카다피 부자(父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수개월간 정부군과 일전일퇴를 되풀이하던 반군은 26일 트리폴리의 서남부에 있는 도시 비르알가남에 입성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수도 외곽 80km 지점까지 진격하는 등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반군은 28일 트리폴리 동부 진탄 시 인근에서 정부군의 무기고를 급습해 탄약과 총기 등을 대거 노획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군은 얼마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공습으로 이 창고를 버리고 퇴각했다.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는 “내전이 시작된 이래 계속 화력의 열세를 체감해 온 반군으로선 이번 무기창고 점령이 큰 사기 진작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전쟁 승리를 눈앞에 둔 반군은 항간에 나돌던 카다피 측과의 협상 가능성도 일축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부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사진)에 대한 체포영장을 27일 발부했다. ICC의 산지 모나겡 재판관은 이날 “카다피는 리비아 정부 및 보안군을 절대적으로 통치하면서 민간인들의 시위 진압을 주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카다피와 함께 그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과 압둘라 알세누시 정보국장의 영장도 발부됐다. 앞서 ICC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지난달 이 세 명에 대해 “비무장 민간인을 공격할 것을 명령했고 (명령을 받은) 친위부대는 저격수를 배치해 기도를 마치고 이슬람 사원에서 나오는 민간인을 사살했다”며 반인류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ICC의 이 같은 결정이 당장 카다피의 신병 확보로 이어지기보다는 국제사회의 단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체 경찰력을 갖고 있지 않은 ICC는 체포영장을 해당 국가에 발송해 용의자 검거를 요청할 수 있지만 아직 최고통치자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카다피가 소환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한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2009년 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달 말 중국을 방문키로 하는 등 수배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벵가지의 반군과 시민들은 경적을 울리고 축포를 쏘면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이번 영장 발부는 카다피가 왜 합법적인 권력을 잃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아직도 무자비하게 국민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모와 학벌을 발판으로 시리아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해온 그녀는 반정부 시위사태 내내 독재정권의 충실한 나팔수를 자임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한 독설과 궤변이 독재자의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 지나쳤던지, 졸지에 팽(烹) 당했다.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해온 림 하다드 국영 TV 임원(사진)을 해고했다고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하다드는 그동안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극단적으로 옹호, 대변하는 발언만 해왔다. 예를 들어 4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가 평화시위를 허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시위라는 게 없었다. 우리도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놨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어 “지금까지 민간인 수백 명이 숨졌다는 집계가 있다”는 언론 지적에는 “어디서 듣고 하는 얘기냐. 인권단체는 사무실에만 앉아 있을 뿐 어떤 사실도 확인할 입장이 못 된다”고 되받았다. 또 최근 정부군의 유혈진압을 피해 터키로 탈출한 자국 피란민에 대해선 “(사람들이 터키로 가는 것은)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해 외신들의 냉소를 샀다.더타임스는 “시리아 정부조차 하다드의 비현실적인 궤변이 정권에 득보단 실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