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아시아 경제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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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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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최다보유 中 “투자자 안전 보장하라”

미국의 재정위기가 태평양 건너 ‘아시아 경제’에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

미 국채 최다 보유국인 중국은 외교부가 직접 나서 미국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심각한 엔화 강세를 겪고 있는 일본은 미국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자 더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4일 “미국 정부가 투자자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책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전날 “국채 한도 협상이 실패하면 미국이 실제 채무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후 나온 발언이다.

훙 대변인이 말한 ‘투자자’는 중국 자신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실제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재정위기가 더 악화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미국 국채 값이 떨어져 외환보유액에도 타격을 받는다.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 엔고(円高)의 충격에 빠진 일본도 미국의 재정 문제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 가격은 달러당 79엔대로 접어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계는 생산시설 파괴에 이어 전력 부족, 엔고 등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출기업들은 “이런 환경이 계속되면 생산기능을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일본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069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미국의 재정위기를 드러내 놓고 걱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아시아가 ‘조용히’ 미국의 부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자칫 우려를 부각시키면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불안심리를 줘 미국 국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손실을 줄이려 너도나도 미국 국채를 내다 팔 경우 국채 값이 더 폭락할 수 있다는 악순환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보유 외환의 다변화를 추진해온 중국은 유럽마저 재정위기에 처해 있어 마땅한 투자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다시 양적완화 조치에 나선다면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보유한 외환가치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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