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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넥센은 나머지 8개 팀으로부터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으로 꼽힌다. 이겨야 할 경기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이긴다. 지는 경기도 손쉽게 내주진 않는다. 21일까지 상대 전적에서 넥센을 앞선 팀은 KIA밖에 없었다. 그나마 3승 2패의 호각세였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단단하다. 한창때 SK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넥센 선수들은 지는 날에는 무척 억울해한다. 상대 팀이 어디건, 어떤 투수가 등판하건 선수들은 두려움이 없다. 넥센은 22일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맞아서도 거칠 게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는 니퍼트는 전날까지 7경기에 등판해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5승 1패를 마크하고 있었다. 평균 자책점은 1.58로 9개 구단 투수를 통틀어 1위였다. 이날 니퍼트를 무너뜨린 건 하위 타선이었다. 0-1로 뒤진 2회초 2사 1, 2루에서 9번 타자 허도환이 우중간을 꿰뚫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게 시작이었다. 2-1로 앞선 6회에는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집중시키며 니퍼트를 강판시켰다. 7번 타자 오윤이 2타점 적시타를 쳤고, 8번 타자 김민성도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니퍼트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실점 했다. 이날 8-4로 승리한 넥센은 삼성을 2위로 끌어내리며 17일 이후 5일 만에 단독 선두로 복귀했다. LG는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의미 있는 1승을 따냈다. 올 시즌 3패를 포함해 지난해부터 6연패를 당하던 LG는 9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완투한 리즈의 눈부신 호투 속에 9-1 대승을 거뒀다. 권용관은 2-0으로 앞선 2회 장원삼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고, 문선재는 7회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쐐기 2점 홈런으로 장식했다. 한화도 KIA를 3-1로 이기면서 올 시즌 4전패 뒤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KIA전 6연패에서도 탈출했다. NC는 SK에 4-3으로 승리했다.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NC 선발 에릭은 7경기 만에 3패 뒤 감격적인 첫 승을 따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kg이 넘는 캐디백을 짊어지고 18홀을 돌고 나면 발목이 퉁퉁 부었다. 밤새 찬물에 발목을 담가 통증을 가라앉힌 뒤 이튿날이 되면 다시 캐디백을 멨다. 성적이 좋은 날은 그나마 괜찮았다. 그렇지 않은 날엔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아침을 굶고 캐디를 한 날도 적지 않았다. 4라운드 대회를 마친 뒤엔 심한 몸살을 달고 살았다. 몸무게 54kg의 50대 여성에게 프로용 캐디백은 무거움을 넘어 가혹하기까지 했다. 20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배상문(27·캘러웨이)의 어머니 시옥희 씨(57)는 불과 몇 해 전까지 아들의 전속 캐디였다. 시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돌이켜 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다. 당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래도 자식이라서 그렇게 했다. 나뿐 아니라 세상 엄마라면 누구나 그랬을 거다”라고 했다. 캐디백은 대개 아빠들이 멘다. 골프선수인 자식을 위해 코치와 매니저, 운전사, 캐디 등 1인 다역을 하는 ‘골프 대디’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시 씨는 보기 드문 ‘골프 마미’였다. 개인 사정상 시 씨는 생후 5개월 때부터 아들을 혼자 키워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 아들은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 했다. 대구에서 태어난 아들의 우상은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었다. 시 씨는 야구부에 넣어 달라는 아들에게 대신 골프채를 쥐여줬다. 제대로 된 레슨 한 번 시키지 못했지만 아들의 재능은 특별했다. 본격적인 선수로 나서 재능을 발휘할수록 가정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연습라운드, 공값, 옷값, 이동 경비 등등 돈 들어갈 곳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집을 팔았고, 차를 팔았고, 결국 손가락에 끼고 있던 금반지까지 팔았다. 그런 상황에서 하루 10만 원가량 했던 캐디피라도 아껴 볼 생각으로 직접 백을 메기 시작했던 것이다. 배상문이 한국 무대에서 뛸 당시 시 씨는 ‘극성 엄마’로 유명했다. 경기를 잘 못하면 현장에서 심하게 야단을 치곤했다. 이 때문에 대회장 출전정지 처분을 당한 적도 있다. 시 씨는 “아들을 혼자서 키우다 보니 그때는 너무나 절박했다. 사춘기에는 많이 다투기도 했는데 그래도 잘 따라준 아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2008년과 2009년 연속 한국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배상문이 이듬해 일본투어로 떠나면서 시 씨도 캐디백과 작별을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나의 영원한 캐디”라는 배상문의 말처럼 모자는 몸은 떨어져 있었어도 마음만은 함께했다. 배상문은 2011년 일본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상금왕에 올랐다. 그리고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삼수 끝에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PGA투어는 격이 달랐다. 우승은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지난해 후반엔 향수병까지 도지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배상문은 “호텔 방에 혼자 덩그러니 누워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라는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16일 미국 텍사스 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7166야드)에서 시작된 PGA투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독실한 불교신자인 시 씨는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이날부터 경남 합천 해인사 홍제암에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들이 돌잡이일 때부터 데리고 다니던 절이었다. 최종 라운드를 하루 앞둔 19일 밤. 3라운드까지 선두 키건 브래들리(미국)에게 한 타 뒤지고 있던 배상문과 시 씨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이런 대회를 나눴다. “엄마, 나 우승할 수 있을까.” 시 씨는 답했다. “응, 넌 꼭 우승한다.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쳐라.” “엄마, 몸 상하니까 무리해서 기도 안 해도 돼.” 배상문은 이번엔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올린 브래들리와의 챔피언조 맞대결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1타를 줄인 배상문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마침내 PGA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17만 달러(13억 원). 한국 국적 선수로는 최경주(43·SK텔레콤), 양용은(41·KB금융그룹)에 이어 세 번째 우승. 한국계 교포 선수인 앤서니 김(27·나이키골프),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 존 허(23)까지 포함하면 여섯 번째다. 배상문이 우승을 확정짓던 순간에도 시 씨는 밤새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지인들의 축하전화를 받고서야 아들이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 씨는 감사 인사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인제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 아들을 믿습니다.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될 겁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제 자동차 경주장과 모터스포츠 체험관, 카트 경기장, 호텔과 콘도 등을 갖춘 국내 최초 자동차 테마파크 ‘인제스피디움’이 25일 문을 연다. ㈜인제스피디움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어 “한국 드라이버들에게 다양한 국제 경험과 해외 선수와의 경쟁 기회를 제공해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 북리 632 일대 106만888m² 규모로 들어서는 인제스피디움은 국제자동차연맹(FIA) 규격의 국제 자동차 경주장을 갖췄다. 미국 서킷 디자이너인 앨런 윌슨 씨가 설계한 이 경주장은 3.98km의 서킷과 2만 석 규모의 메인 그랜드스탠드가 있다. 경기 도중 타이어 교체, 자동차 수리, 연료 주입이 이루어지는 피트 빌딩과 컨트롤타워 등 원활한 자동차 경주 진행을 위한 필수 시설도 구비했다. 한편 테마파크 단지에서는 모터스포츠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메인 서킷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카트 경기장에서는 일반인들이 직접 카트 트랙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선수단과 관광객들이 묵을 수 있는 호텔(134실)과 콘도(119실)도 완비했다. 인제스피디움은 25일 개장과 함께 이틀 동안 ‘슈퍼다이큐 인 코리아’ 대회를 치른다. 이 대회에는 인제스피디움 레이싱 팀을 비롯한 한국 차량 11대와 일본의 페트로나스 신티엄 등 20대의 일본 차량이 출전해 ‘한일전’을 벌인다. 이 밖에 인제스피디움은 아시아 최고 권위의 F2(포뮬러 투)급 레이스인 ‘슈퍼 포뮬러’와 ‘아시안 르망시리즈’ 등 올해 10여 개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를 열 계획이다. 정필묵 ㈜인제스피디움 대표는 “국내 유일의 복합 자동차 문화시설의 강점을 살려 모터스포츠가 4대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상원고와 북일고의 2회전(16강전). 경기 전만 해도 프로 9개 팀 스카우트들의 눈은 온통 상원고 투수 이수민에게 쏠려 있었다. 이수민은 4월 7일 대구고와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역대 고교야구 최다인 26개의 삼진을 잡아낸 특급 좌완. 지난주 제주고와의 1회전에서도 9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북일고 선발 유희운(사진)이었다. 오른손 투수 유희운은 경기 초반부터 시속 140km대 초반의 공을 연신 뿌려댔다. 최고 시속 145km의 빠른 공에 이어 날아오는 날카로운 슬라이더 앞에 상원고 타자들은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9회까지 두 투수는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그렇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유희운의 판정승이었다. 유희운은 9이닝 동안 6개의 안타와 3개의 4사구밖에 내주지 않았다. 투구 수도 101개에 불과했다. 반면 이수민은 경기 초반부터 몸이 무거워 보였다. 평소 수준급 제구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이날은 9이닝 동안 볼넷 8개와 몸에 맞는 볼 2개 등으로 4사구를 10개나 허용했다. 실점을 피하긴 했지만 3차례나 만루 위기를 맞는 등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운명의 10회 승부치기. 10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유희운은 1사 만루에서 황인준을 3루수 직선 타구로 유도해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냈다. 그렇지만 9회까지 무려 170개의 공을 던진 이수민은 1사 만루에서 송우현에게 끝내기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고 말았다. 북일고는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날 결승타를 친 송우현은 전설적인 왼손 투수였던 송진우(현 한화 코치)의 둘째 아들이다. 유희운은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상대 투수가 수민이였기에 더 집중했다. 올해 초엔 밸런스가 무너져 직구가 135km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황금사자기에 맞춰 밸런스를 되찾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프로에 가면 오승환 선배(삼성)나 류현진 선배(LA 다저스)처럼 최고의 구질을 가진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희운은 11일 인창고전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합쳐 이번 대회 1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한주성-안규현-전용훈 등 투수 3인방이 이어 던진 우승후보 덕수고가 광주일고를 6-0으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SK 정근우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2루수로 꼽힌다. 방망이 솜씨와 수비 실력을 겸비했고 발도 빠르다. 장타력도 갖춰 가끔 홈런도 때려내곤 한다. 2005년 입단해 올해까지 통산 타율이 0.302나 된다. 홈런은 53개, 도루는 248개를 기록 중이다. 많은 고교야구 2루수들이 정근우를 닮고 싶어 한다. 야탑고 주장 김하성(3학년)도 그중 한 명이다. 김하성은 “정근우 선배님의 근성 있는 플레이를 좋아한다. 프로에 입단하게 된다면 꼭 정근우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야탑고와 공주고의 1회전에서 김하성은 ‘제2의 정근우’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회 희생플라이로 첫 타점을 올린 김하성은 4회 공주고 2번째 투수 김송민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김하성은 ‘공수주’를 고루 갖춘 내야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는 “공격과 수비, 주루 등에 모두 재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근우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허정욱 SK 스카우트는 “방망이 솜씨 하나로만 따지면 전체 고교생을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하성은 경기권 주말리그 6경기에서 타율 0.476(21타수 10안타)을 쳤다. 빠른 발을 이용해 도루도 팀 내 최다인 7개를 기록했다. 프로팀들이 그에게 눈독을 들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1, 2학년 때는 유격수와 3루수로 나섰고, 올해부터 주로 2루수로 뛰고 있다. 김성용 야탑고 감독은 “몸집이 다소 작은 편(176cm, 68kg)이지만 프로에 가서 힘이 좀더 붙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야탑고는 상대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은 선발 투수 김동우의 호투까지 더해 공주고에 8-0,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배재고와 동성고의 경기에서는 2-2 동점이던 8회말 터진 박고훈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동성고가 3-2로 승리했다. 7회 등판한 동성고의 3번째 투수 방건우는 3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군산상고는 성남고를 8-3, 인천고는 유신고를 5-2로 이기고 2회전에 진출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 스폰서의 상징에 상처를 낼 수 없죠.” 16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파72·736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 16번 홀(파5)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최경주(43·SK텔레콤·사진)는 세컨드 샷을 하기 전 갑자기 경기위원을 불렀다. 그러고는 “현재 공이 떨어진 곳에서 무벌타 드롭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홀 페어웨이에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이자 최경주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한 SK텔레콤의 대형 로고가 페인트로 그려져 있었다. 공교롭게도 최경주의 공은 SK 문자 위에 있는 나비 그림 위에 올려져 있었다. 무벌타 드롭이 가능하다는 로컬룰에 따라 최경주는 공을 옆으로 옮긴 뒤 샷을 했다. 최경주는 1라운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내 스폰서의 상징인 나비 날개에 디벗 자국을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 3차례나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며 선두 매슈 그리핀(8언더파 64타)에 5타 뒤진 공동 40위에 자리했다. 2009년 토마토저축은행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베테랑 강욱순(47·타이틀리스트)이 보기 없이 버디 7개의 맹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던 두 투수가 혈투를 벌였던 2001년 5월 29일 덕수정보고(현 덕수고)와 진흥고의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은 아직도 많은 팬의 기억에 남아 있다. 덕수정보고 류제국(현 LG)과 진흥고 김진우(현 KIA·이상 30)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류제국은 8과 3분의 2이닝 동안 164개의 공을 던지며 5실점했다. 반면 준결승까지 너무 많은 공을 던졌던 김진우는 8회 구원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과는 덕수정보고의 13-9 승리. 이듬해 류제국이 160만 달러(약 18억 원)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고, 김진우는 7억 원의 계약금에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둘의 길은 잠시 엇갈렸다. 이후 두 투수는 방출과 임의탈퇴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20대를 보냈다. 그랬던 두 투수가 12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일 것이 유력해졌다. 김기태 LG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19일 KIA와의 안방경기에 류제국을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초 LG 유니폼을 입은 류제국은 2군에 머물면서 구위를 다듬어왔다. 맞상대는 김진우가 유력하다. 김진우는 14일 SK전에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19일에 등판하게 된다. 선동열 KIA 감독도 “로테이션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까지 탬파베이, 샌디에이고, 클리블랜드, 텍사스 등을 거친 류제국은 메이저리그 28경기에 등판해 1승 3패에 평균자책점 7.49를 기록했다. 팀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다 지난해 10승 투수로 거듭난 김진우는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75를 이어가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 선수가 스크린골프를 치면 스코어가 얼마나 나올까.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골퍼라면 한 번쯤은 가져봤을 생각이다. 그래서 지난해 최나연(25·SK텔레콤)을 만났을 때 물어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세계적인 골퍼인 그는 “몇 년 전 딱 한 번 쳐봤다. 전반 9홀에서만 10오버파 넘게 치고 포기했다. 처음 해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됐다”고 대답했다. 그럼 반대로 스크린골프 고수가 실제 프로 대회에 나가면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정답은 17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알 수 있다. 국내 여자 스크린골프 최강자인 최예지(18·영동산업과학고)가 이 대회에 특별 초청을 받아 출전하기 때문이다. ○ 스크린골프는 내 운명 최예지는 스크린골프계에서 꽤 유명하다. 스크린의 박인비, 스크린의 김효주로 불릴 만하다. 고3인 그는 올해 3월 끝난 초대 G투어에서 상금(5022만 원)과 최저타수(70.78타) 1위를 차지했다. G투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출전하는 국내 유일의 시뮬레이션 골프대회로 골프존 비전 시스템의 지정 코스에서 치러진다. 1년간 남녀 각 9개 대회를 치르고 총상금은 각 5억 원씩 10억 원이 걸려 있다. 최예지가 벌어들인 5022만 원은 KLPGA투어 상금 랭킹 57위가 벌어들이는 상금과 비슷한 액수다. 최예지가 스크린 여제가 된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친구들은 추운 겨울 따뜻한 나라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최예지는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를 선택했는데 때마침 G투어가 생기면서 물 만난 고기가 됐다.○ “20언더파도 친 적 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최예지는 한 번도 프로에게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아버지 최우성 씨(49)에게서 스윙을 배운 게 다다. 국가대표는커녕 국가대표 상비군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달랐다. 3년 전쯤 한창 스크린골프의 재미에 빠졌을 때 그는 20언더파까지 친 적이 있다. 당시 동네 스크린골프장에서 아이언세트를 걸고 친선대회를 치렀는데 중학생이던 그는 20언더파 52타라는 무지막지한 스코어로 우승했다. 스크린골프가 점점 정교해진 지난해에도 골프존의 남양주 해비치 코스에서 13언더파 59타를 쳤다. 그럼 필드에서는 어땠을까. 공식 경기에서는 4언더파, 친선 경기에서는 5언더파가 베스트 스코어다. 최예지는 “스크린골프와 필드는 샷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퍼팅을 할 때 스크린은 제공된 퍼팅 라이대로 치면 되지만 필드에서는 라이를 읽는 게 쉽지 않다. 또 5시간을 걸으면서 치고, 날씨의 영향까지 많이 받기 때문에 필드 스코어가 적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 넘어 필드로 최예지의 꿈은 다른 골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KLPGA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특별 초청으로 출전하는 우리투자증권 대회는 그래서 그에겐 좋은 경험이자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떨리고 설레고 기대된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7월 세미 프로 테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꿈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2, 3부 투어를 거쳐 KLPGA투어에 입성하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다. 그는 “요즘은 시간만 나면 연습장이나 파3 골프장을 돌면서 쇼트 게임 연습을 한다. 샷은 자신 있다. 쇼트게임을 보완해 필드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와 그를 따라잡고 싶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33·스페인).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올해 특히 재미있었던 건 둘의 대결이 필드 안은 물론이고 밖에서도 벌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공격에 나선 쪽은 가르시아였다. 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파72·722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가르시아는 악천후로 14번홀까지만 경기를 치른 뒤 포문을 열었다. 그는 “2번홀(파5)에서 백스윙을 할 때 우즈가 우드를 꺼내 들었다. 그 바람에 갤러리의 함성이 터졌고, 내가 제대로 샷을 하지 못했다”며 우즈를 비난했다. 이에 우즈는 “경기 운영위원이 치라고 해서 쳤을 뿐이다. 평소 가르시아와는 말도 잘 하지 않는다. 가르시아가 불평을 쏟아내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가르시아도 다시 “우즈는 같이 플레이하고 싶은 골퍼도 아니고 훌륭한 선수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둘의 사이가 안 좋아진 데는 2000년 한 친선 대회에서 이긴 가르시아가 지나치게 과도한 세리머니를 해 우즈의 신경을 자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렇지만 이날까지 정규 경기 20차례의 동반 플레이에서 승자는 대개 우즈였다. 우즈는 특히 3, 4라운드 주말 라운드에서는 6번 맞붙어 5차례 승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13일 3라운드 잔여 경기를 끝냈을 때 둘은 11언더파로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와 함께 나란히 공동 선두였다. 속개된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는 케이시 위텐버그(미국)와, 가르시아는 마지막 조에서 링메르트와 동반 플레이를 했다. 조는 갈렸지만 결과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력에서도, 멘털(정신력)에서도 갑(甲)은 여전히 우즈였다. 13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로 다시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우즈는 16번홀(파5)에서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공을 홀 70c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다시 한 타를 앞서 나갔다. 뒤따라오던 가르시아도 16번홀 버디로 우즈와 동타를 이뤘다. 둘의 운명은 아일랜드 홀인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우즈가 짧은 파3(137야드)인 이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세이브한 반면 가르시아는 두 차례나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로 무려 4타를 잃었다. 결국 우승컵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우즈의 차지였다. 우즈는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즈는 올 시즌 7번 대회에 출전해 4번이나 우승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승 상금도 171만 달러(약 19억 원)로 상금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PGA투어 통산 78승으로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82승·미국)에게 4승 차로 다가섰다. 반면 마지막 두 홀에서 6타를 잃은 가르시아는 공동 8위(7언더파 281타)까지 추락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배상문(27·캘러웨이)이 공동 33위(3언더파 28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48위(이븐파 288타),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공동 55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얼마나 우승이 간절했으면 아들 이름을 ‘다승’으로 지었을까. 일본 투어를 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우(32·사진)는 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신한동해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12월 동갑내기 한유하 씨와 결혼한 그는 이듬해 10월 얻은 첫 아들 이름을 다승이라고 지었다. 그는 “원래 태명도 다승이었는데 아들을 낳고 나서 이름을 생각하다가 우승을 많이 하자는 의미로 ‘다승’을 계속 쓰기로 했다. 우승은 말만 들어도 좋은 단어다”라고 설명했다. 한자는 많을 다(多)자에 오를 승(昇)자를 쓴다. ‘다승이 아빠’ 류현우가 제3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류현우는 12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파72·694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 김도훈(24)과는 1타 차.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은 류현우는 시즌 상금 2억907만9924원으로 KGT 상금 랭킹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카이 클래식 우승까지 합쳐 개인 통산 3승째.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던 류현우는 17번홀(파3·229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홀 2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승기를 잡았다. 아직 다승왕을 해본 적이 없는 그는 “시즌 전에는 일본투어 상금왕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 일본 양대 투어 동시 상금왕에 도전해 보겠다. 더 열심히 해서 세계 랭킹을 올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13일 일본으로 떠나는 류현우는 1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일본 PGA챔피언십에 출전하고 23일부터는 다시 국내 대회인 제1회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에 나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 선수단은 9일 저녁 일찌감치 부산행 버스에 올랐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넥센과의 잠실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다른 팀이 한창 경기를 치를 무렵 이튿날 롯데와의 방문 경기가 열리는 부산으로 떠날 수 있었다. 8일 경기까지 4연패를 당했던 LG로선 무척 반가운 비였다. 9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마저 졌다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롯데는 이날 내린 비가 야속하기만 했다. KIA와의 광주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다가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노게임이 선언되는 바람에 헛심만 썼다. 모처럼의 연승 분위기가 비에 씻겨 날아가 버렸다. 10일 만난 두 팀의 희비는 전날 내린 비에 엇갈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LG 선수들에 비해 롯데 선수들은 몸놀림이 무거워 보였다. 2-2 동점이던 9회초 LG 공격 때 롯데의 결정적인 수비 미스가 나왔다. 1사 1, 2루에서 구원투수 강영식은 이대형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 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해야 할 상황. 하지만 2루수 정훈이 유격수에게 늦게 송구하면서 타자주자 이대형을 1루에서 살려줬다. 흔들린 강영식은 후속 오지환에게 몸에 맞은 볼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정성훈은 바뀐 투수 김사율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내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9회말 마무리 봉중근을 등판시켜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봉중근은 8세이브째. 삼성은 포항 경기에서 선발 장원삼의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와 2회 김상수의 2타점 2루타 등에 힘입어 KIA를 3-0으로 꺾었다.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간 삼성은 2위로 올라섰지만 3연패를 당한 KIA는 4위로 추락했다. 두산은 NC에 4-3으로 역전승했고, SK는 넥센을 6-4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 방망이는 8일 경기 시작과 함께 SK 마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민병헌의 2루타를 시작으로 8번 타자 양의지의 볼넷까지 8타자가 모두 안타(홈런 포함)나 볼넷으로 출루했다. 9번 타자 손시헌이 3루수 최정의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면서 연속 타자 출루 기록은 깨졌지만 1회에만 13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9점을 뽑았다. 통산 11번째 한 이닝 선발 타자 전원 득점이었다. 1회 말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3회 초 다시 2점을 더 달아나 11-1로 10점 차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프로야구에 기권이라는 제도가 있었다면 일찌감치 수건을 던질 만했다. 하지만 야구는 타임아웃이 없는 종목이다. SK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기적 같은 10점차 역전승을 이뤄 낸 것이다. 9회 말 1사 만루에서 김성현의 끝내기 안타로 13-12의 승리를 거두는 순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10점 차로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것은 SK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9점차 역전승이다. 2003년 5월 27일 현대가 KIA를 상대로 9점 차 승부를 뒤집은 적이 있고, 2009년 9월 한화가 히어로즈를 상대로 9점 차 역전승을 기록했다. 차츰차츰 점수 차를 좁혀 가던 SK는 8회 말 대거 5득점하며 11-12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운명의 9회 말. 선두 타자 한동민이 오현택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면서 마침내 동점이 됐다. 곧이어 박재상과 정상호가 각각 볼넷과 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더블 스틸에도 성공해 2, 3루가 됐다. 두산 벤치는 만루 작전을 썼으나 김성현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날리면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과 팬들이 혼연일체가 된 영원히 잊지 못할 경기였다. 오늘 같은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항상 믿고 있었다. Never 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이라고 말했다. LG와 넥센의 라이벌전인 일명 ‘엘넥라시코’에서는 넥센이 1회 서동욱의 결승 2타점 3루타 등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지난달 24일 포수 최경철과의 맞트레이드로 넥센으로 옮긴 서동욱은 이적 후 첫 1군 경기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넥센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LG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넥센은 이날 롯데에 1-5로 패한 KIA를 1.5경기 차로 따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마산 경기에서는 한화가 전날에 이어 9회에 NC에 대역전승을 거두며 NC전 5전 전승 행진을 이어 갔다. 한화는 8회 말까지 3-4로 뒤졌으나 9회 초 공격에서 오선진의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뒤집은 데 이어 정현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 6-4로 승리했다. NC의 슈퍼 루키 나성범은 1회와 6회 등 2차례 홈런을 날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앞두고 9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일제히 북일고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스카우트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북일고는 10년 만에 황금사자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제67회 대회 우승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9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일제히 덕수고를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명했다. “작년 북일고처럼 압도적인 전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도 똑같았다. 덕수고의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빅3’인 한주성, 안규현, 전용훈은 모두 시속 140km 이상의 빠른 공에 수준급의 변화구,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췄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는 “이 3명이서 돌려가며 던지면 2점 이상을 낼 수 있는 팀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주말리그에서 에이스 한주성은 3승에 평균자책 1.1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고, 사이드암 안규현과 전용훈도 1승씩을 거뒀다. 타선도 상대 투수진이 피해갈 곳이 없을 만큼 막강하다. 조성우 롯데 스카우트는 “만약 투수진이 10점을 주면 타선은 15점을 뽑을 수 있을 만큼 화력이 강하다”고 했다. 특히 3, 4번을 치는 임병욱과 임동휘는 파워와 정확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수고에 맞설 팀으로는 경남고와 대구상원고, 경북고 등 영남권 고교들이 꼽힌다. 많은 스카우트들이 덕수고와 이 3팀을 4강권으로 예상했다. 이들 팀은 모두 확실한 에이스 투수에 괜찮은 타선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남고에는 올해 왼손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유영이 있다. 김유영은 올해 3경기에 나와 14이닝을 던지며 단 1점만을 내주고 3승 무패에 평균자책 0.64를 기록 중이다. 삼진은 22개나 잡았다. 대구상원고의 왼손 투수 이수민은 4월 7일 열린 대구고와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26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한국 고교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경북고에는 145km의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 오른손 투수 박세웅이 버티고 있다. 호남권의 광주일고와 효천고는 4강을 노릴 수 있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광주일고는 전체적인 조직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자 골프는 몇 위까지 세계랭킹을 매길까. 6일 월드골프랭킹 공식 사이트에는 1547위까지 이름이 올라 있었다. 나라를 불문하고 투어를 뛰는 프로골퍼라면 대부분 집계 대상이 되는 것이다. 6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무명 신인의 반란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지난달 현재 세계랭킹 1207위였던 데릭 언스트(23·미국)다. 그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 72·744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데이비드 린(잉글랜드)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승 전까지 그는 골프계에서 철저한 무명이었다. 린이 “이전에 그의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 더구나 언스트는 장애까지 있다. 어린 시절 밸런타인데이에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면서 톱으로 플라스틱 파이프를 자르다가 조각이 오른쪽 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열 바늘을 꿰맸다. 지금도 흐릿하게 사물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왼쪽 눈마저 안 좋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눈의 장애도, 무명의 소외감도 골프에 대한 그의 열정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는 그 기회를 운명으로 만들었다. ‘인생역전’의 시작은 대회 사흘 전 PGA 사무국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였다. 언스트는 2부 투어인 웹투어닷컴이 열리는 조지아 주로 가는 렌터카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출전하기로 한 선수가 몇 명 기권했는데 웰스파고 대회에 나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대기 순번 4순위였던 언스트는 당장 차를 돌려 노스캐롤라이나 주로 가고 싶었지만 조지아 주에 들러 렌터카를 한 차례 갈아탔다. 빌린 차를 예정되지 않은 장소에 반납할 경우 1000달러의 위약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대타’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그는 첫날부터 공동 선두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다. 6일 마지막 날 공동 4위로 라운드를 시작해 18번홀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연장승부에 돌입했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전 대회까지 시즌 상금이 1만6000달러(약 1800만 원)에 불과했던 그는 100배가 넘는 120만6000달러(약 13억2000만 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세계랭킹은 1207위에서 123위로 1084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언스트는 “돈도 돈이지만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게 기쁘다. 최고의 선수들과 골프를 칠 수 있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는 9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물론이고 월드골프챔피언십,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등에 출전할 수 있다. 모든 골퍼의 꿈인 내년 4월 마스터스 출전권도 확보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동환(26·CJ오쇼핑)이 공동 16위(3언더파 28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자 골프는 몇 위까지 세계 랭킹을 매길까. 6일 월드골프랭킹 공식 사이트에는 1547위까지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나라를 불문하고 투어를 뛰는 프로 골퍼라면 대부분 집계 대상이 되는 것이다. 6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무명의 반란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지난 달 현재 세계 랭킹 1207위였던 데릭 언스트(23·미국)다. 그는 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2·744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데이비드 린(잉글랜드)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승 전까지 그는 골프계에서 철저한 무명이었다. 린이 "이전에 그의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 더구나 언스트는 장애까지 있다. 어린 시절 밸런타인데이에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면서 톱으로 플라스틱 파이프를 자르다가 조각이 오른쪽 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열 바늘을 꿰맸다. 지금도 흐릿하게 사물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왼쪽 눈마저 안 좋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눈의 장애도, 무명의 소외감도 골프에 대한 그의 열정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는 그 기회를 운명으로 만들었다. '인생 역전'의 시작은 대회 사흘 전 PGA 사무국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였다. 언스트는 2부 투어인 웹투어닷컴이 열리는 조지아주로 가는 렌터카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출전하기로 한 선수가 몇 명 기권했는데 웰스 파고 대회에 나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대기 순번 4순위였던 언스트는 당장 차를 돌려 노스캐롤라이나주로 가고 싶었지만 조지아주에 들러 렌터카를 한 차례 갈아탔다. 빌린 차를 예정되지 않은 장소에 반납할 경우 1000달러의 위약금을 내야했기 때문이다. '대타'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그는 첫 날부터 공동 선두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시작해 18번 홀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연장승부에 돌입했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전 대회까지 시즌 상금이 1만6000달러(약 1800만 원)에 불과했던 그는 100배가 넘는 120만6000달러(약 13억 2000만 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세계 랭킹은 1207위에서 123위로 1084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언스트는 "돈도 돈이지만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게 기쁘다. 최고의 선수들과 골프를 칠 수 있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는 9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물론 월드골프챔피언십,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등에 출전할 수 있다. 모든 골퍼들의 꿈인 내년 4월 마스터스 출전권도 확보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동환(26·CJ오쇼핑)이 공동 16위(3언더파 28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이미림(23·우리투자증권)은 한결 홀쭉해진 몸으로 필드에 나타났다. 겨울 내내 하루에 3000∼4000개씩 줄넘기를 하면서 체중을 13kg이나 줄였다. 몸매도 좋아졌지만 경기력에도 도움이 됐다. 그는 “살을 빼고 나니 스윙 리듬이 좋아졌다. 또 코스를 도는 데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림은 작년 8월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상금 랭킹 7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즌 후 그는 전 소속 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보여줄 것은 실력뿐”이라고 생각한 이미림은 자비로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미국에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쇼트게임을 중심으로 죽기 살기로 훈련을 했다. 다행히 전지훈련 도중 우리투자증권을 새 메인 스폰서로 맞아들일 수 있었다. ‘악바리’로 유명한 이미림이 새 소속사 로고를 달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림은 5일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파 72·6417야드)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장하나(21·KT), 김효주(18·롯데)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미림은 17번홀(파4)에서 20야드를 남기고 친 칩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1타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1년 에쓰오일 인비테이셔널과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미림은 출전 여부를 심각히 고민했다. 고질인 왼쪽 손목과 골반이 안 좋았고 더구나 지난주에는 왼쪽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생긴 티눈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신발 끈을 조일 때마다 참기 힘든 고통이 찾아왔지만 그는 긴장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이겨냈다. 이미림은 “한국에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작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가지 않았다. 올해는 미국 무대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한때 2위 그룹에 4타 차로 앞섰으나 13번홀(파4)과 15번홀(파3)에서 각각 보기와 더블보기를 범하며 6언더파 210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가 KB금융그룹 로고를 모자에 새기게 됐다. 박인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2일 “박인비가 KB금융그룹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인비는 3일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부터 KB금융그룹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다. 계약 기간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까지 4년간이다.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KB금융그룹은 “후원금과 인센티브 등에 있어 선수 위상에 적합한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휩쓴 박인비는 올해 들어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박인비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KB금융그룹이 가진 안정적이며 든든한 회사의 이미지와 일치한다고 느꼈다”고 후원 배경을 설명했다. 박인비는 그동안 메인 스폰서가 없어 서브 스폰서인 스릭슨 모자를 쓰고 대회에 출전해 왔다. 박인비는 “날개를 단 것처럼 기쁘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는 LA 다저스의 ‘괴물투수’ 류현진(26)이 콜로라도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1일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류현진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동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싸이는 류현진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고, 류현진의 선발 등판 날짜에 맞춰 약속을 지킨 것이다. 4회 초가 끝난 뒤 공수 교대 시간에 장내 카메라가 싸이를 비추자 싸이는 젠틀맨 음악에 맞춰 ‘시건방춤’을 춰 분위기를 띄웠다.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4만7602명의 관중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더 큰 환호를 받은 진정한 ‘챔피언’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콜로라도의 강타선을 맞아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인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6이닝을 3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1패)도 수확했다. 현지 시간으로 4월 마지막 날 승리를 챙긴 류현진은 3승 1패, 평균자책 3.35라는 호성적으로 빅 리그 첫 달을 마무리했다. 1회 선두 타자 덱스터 파울러를 몸쪽 빠른 직구(150km)로 잡아낸 게 시작이었다. 2번 타자 조시 러틀리지에게는 빠른 공 3개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117km짜리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3번 타자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불의의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6회까지 매 이닝 2개씩, 총 12개의 삼진을 잡아내 ‘닥터 K’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까지 6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37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모두 46개의 삼진을 잡아 탈삼진 수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5위로 올라섰다. 그가 삼진을 잡아내는 스타일은 특별하다. 대개의 메이저리그 탈삼진 투수들은 평균 150km를 넘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고 한두 개의 변화구를 활용해 삼진을 잡는다. 그런데 류현진은 4개의 구종(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직구 구속은 평범한 편이지만 제구가 워낙 좋은 데다 4가지 구종을 던질 때의 투구 폼이 똑같아 타자로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보스턴과 콜로라도 등에서 메이저리거로 뛰었던 김선우(두산)는 “미국에서는 강속구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면 구속이 줄어든다고 생각해 어릴 때 변화구를 거의 익히지 않는다. 류현진처럼 다양한 구종을 어느 상황에서건 마음먹은 곳에 던지는 투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 경기들에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주로 삼진을 잡았던 류현진은 이날은 날카로운 커브로 5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타자’ 류현진의 모습도 특별하긴 마찬가지다. 싸이의 젠틀맨을 테마곡으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5-1로 앞선 3회 2사 1, 2루에서 콜로라도 왼손 투수 호르헤 데라로사의 149km짜리 빠른 공을 우전 적시타로 연결시키며 메이저리그 첫 타점을 올렸다. 14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베이브 류스(베이브 루스와 류현진의 합성어)’라는 애칭을 얻은 류현진은 이날 2타수 1안타를 치며 시즌 타율 0.333(12타수 4안타)을 기록 중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류뚱 스타일’이 메이저리그를 강타할 날도 머지않았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 경기는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감독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자리다. 선수 기용도 그렇지만 트레이드나 방출 등 가슴 아픈 결정도 해야 한다. 지난해 말 포수 김태군을 신생팀 NC로 보내야 했던 김기태 LG 감독은 “함께했던 식구를 떠나보내게 돼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에 김태군의 이름을 넣지 않았는데 경험 있는 포수가 필요했던 NC가 덜컥 김태군을 데려갔던 것이다. 바로 그 김태군이 날카로운 비수가 돼 돌아왔다.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2-2 동점이던 4회말 2사 2,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은 LG의 에이스 주키치의 2구째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2008년 프로 입단 후 6년 만에 나온 첫 홈런이었다. 곧이어 박정준마저 주키치를 상대로 연속 타자 홈런을 치면서 스코어는 6-2로 벌어졌다. NC는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김태군과 5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선발 투수 이재학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7-6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7득점은 NC의 팀 창단 후 최다 득점이다. 전날까지 NC는 3차례에 걸쳐 5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연승은 2번째. NC는 지난달 11일 LG와의 경기에서 창단 후 첫 승을 거두는 등 이날까지 거둔 5승 중 3승을 LG를 상대로 올렸다. 대구 경기에서는 넥센이 김민성, 이성열, 이택근, 박병호의 홈런 4방을 앞세워 삼성을 8-5로 이겼다. 선두 KIA는 두산을 8-1로 대파했고, 롯데는 한화에 4-3으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산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 ‘볼빅’이 뜻밖의 제품을 내놨다. 흰색 볼이다. 1일 ‘화이트칼라 S3’와 ‘화이트칼라 S4’ 등 두 가지 모델(사진)의 프리미엄 흰색 공을 출시하면서 “화이트도 컬러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모든 골프공은 색깔을 내기 위해 안료(색깔을 내는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안료가 흰색이면 흰색공이 되고, 빨간색이면 빨간색 공이 된다. 오히려 흰색 공이 컬러 볼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안료가 들어간다. 그렇다 해도 볼빅의 흰색 공 출시는 모험으로 보일 수 있다. 볼빅은 컬러 볼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볼빅하면 컬러 볼이라는 인식이 골퍼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볼빅은 국내 골프공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데 컬러 볼로만 따지면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는다. 2009년 3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280억 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경쟁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흰색 볼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문경안 볼빅 회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 대적할 만한 명실상부한 최고 골프공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다”고 했다. 또 그는 “볼빅의 기술력과 품질은 이미 국내외 대회 등을 통해 입증됐다. 신제품 화이트칼라는 볼빅의 제2의 성장기를 이끌어줄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 볼이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여전히 흰색 볼이 대세다. 해외 매출 비중을 점점 늘려가고 있는 볼빅으로서는 흰색 볼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품질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속에 흰색 공을 출시하게 됐다. 볼빅은 지난해 13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700만 달러(약 77억 원), 내년에는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회장은 “화이트칼라는 볼빅만의 코어 기술을 적용해 일관된 거리와 방향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우레탄 커버를 씌워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