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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실패는 없다.” 방대두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은 런던 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둔 27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D-30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4년 전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 예전의 레슬링 명성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올림픽 때마다 빠짐없이 금메달을 한두 개씩 수확해 오던 레슬링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맥이 끊겨 효자 종목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방 감독은 “사선(死線)을 넘는 훈련을 해왔다. 효자 종목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4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베이징 대회 은메달 리스트 3명의 다짐이 눈길을 끌었다. 남현희(펜싱)는 “금메달을 위해 4년을 기다렸다. 베이징 올림픽 때에 비해 부담감은 적다.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재범은 “이번만큼은 끝까지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왕기춘(이상 유도)은 “국민의 기대가 큰 줄 알지만 부담은 없다. 금메달을 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윙크 왕자’ 이용대(배드민턴)는 “4년 전 혼합 복식에서는 금메달을 땄지만 남자 복식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실패 원인을 4년 동안 분석해 왔다. 이번에는 남자 복식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용대는 정재성과 짝을 이뤄 남자 복식에, 하정은과 짝을 이뤄 혼합 복식에 출전한다.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역도의 사재혁과 장미란은 역도와 런던의 인연을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사재혁은 “1948년 런던 올림픽은 역도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올림픽 첫 메달(동메달)이 나온 대회다. 올림픽 첫 메달의 의미가 있는 런던에서 역도뿐 아니라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좋은 기운을 받아 선전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장미란은 “올림픽 첫 메달이 역도에서 나왔기 때문에 역도 대표팀이 느끼는 자부심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런던 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은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4년 전에 비해 각계의 후원이 많이 부족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성원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이 아직 한 달 남았지만 기업 등이 선수단에 전달한 후원금은 2억7000만 원에 불과하다. 베이징 올림픽 때의 후원금은 18억 원이었다.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태권도, 하키, 탁구, 양궁, 체조 등 11개 종목 선수와 감독 41명이 참석했다. 선수단은 7월 11일 결단식을 갖는다. 7월 20일에 본진이 런던으로 향한다.: : 올림픽 미디어데이 말말말 : :▽ 올림픽에 여러차례 나가봤지만 오늘 같은 취재 열기는 처음이다.(양궁 장영술 감독)▽한국이 중국을 열 번 중 한 번은 이길 수 있다. 그 한 번이 런던 올림픽이 될 것이다. (탁구 유남규 감독)▽ 10년 만에 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을 받아 떨린다. 노장의힘,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겠다.(탁구 김경아)▽ (라이벌 토마스 부엘이 올림픽에 못 나오게 됐는데) 어차피 가장 큰 라이벌은 나 자신. (체조 양학선)▽ 유럽 선수들이 2m가 넘는 큰 키를 자랑한다면 한국 선수들에게는 빠른 발놀림과 스피드가 있다.(태권도 차동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오∼승∼환∼. 세이브 어스(Save Us·우리를 구한다)∼!” 장엄한 배경음악 속에 그가 마운드로 걸어 나온다. 대구 야구장 전광판에는 ‘끝판대장’이라는 대형 글자가 나타난다. 마치 링에 오르는 복서를 맞이하듯 팬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테마 음악을 합창한다. 그는 전매특허인 ‘돌직구’를 앞세워 경기를 간단히 마무리한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그는 포수와 함께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한 편의 쇼를 마무리한다. 통산 226세이브를 거둔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30)의 명품 세이브쇼 장면이다. 오승환이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5년 데뷔 후 8시즌 만인 26일 현재 LG 김용수(중앙대 감독)의 227개에 1개 차로 다가섰다. 아시아 최다 세이브(47개), 최다 경기 연속 세이브(28경기), 최소 경기(334경기) 최연소(29세 28일) 200세이브 등 마무리 투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가 한국 최고의 소방수에 오르는 순간이 머지않았다. 역대 구원왕들은 이런 오승환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오승환의 트레이드마크는 돌직구다. 올 시즌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한 볼 스피드도 일품이지만 공의 묵직함과 홈 플레이트에서의 공 움직임은 현역 최고로 손꼽힌다. 하지만 역대 구원왕들은 오승환의 제1 성공 요인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자기 공에 대한 믿음 없이 스피드만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이다. 1994년과 1996년 구원왕에 오른 정명원 두산 코치는 “오승환처럼 자기 공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감 있게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강한 정신력도 오승환을 완성시킨 원동력으로 손꼽혔다. 오승환은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180도 달라진다. 두산 시절인 2000년부터 3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진필중 경찰청 코치는 “마무리 투수는 공 하나에 경기 결과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홈런을 맞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오승환의 정신력은 역대 최고”라고 했다. 오승환이 롱런하기 위해선 변화구를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수 중앙대 감독은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해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가 밋밋하다”며 “시속 160km대 직구도 몰리면 맞는 게 현대 야구다. 직구 승부로는 2, 3년 안에 한계가 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오승환이 변화구를 많이 던질수록 투구 밸런스가 나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1984년 세이브왕 윤석환 SBS-ESPN 해설위원은 “변화구를 많이 던질수록 직구의 위력이 반감될 수 있다. 오승환은 직구 제구력을 갖췄기 때문에 유인구도 직구로 던지면 된다”고 조언했다. 역대 구원왕들은 자신의 전성기와 현재의 오승환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만큼은 만장일치로 후배의 손을 들어줬다. 송진우 한화 코치는 오승환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마무리 투수 시절 짜릿한 기억도 있지만 아픔도 많았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무아지경이 되는 것 같다. 그에게 마무리는 천직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오승환 “美 리베라의 608세이브에 도전” ▼“226세이브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없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의 숙명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는데도 덤덤했다. 226번의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은 그에게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 하나도 없는 이유가 궁금했다. “매번 위기 상황에서 집중하다 보니 기억이 안 나는 것 같다. 마무리 투수는 순간이 소중하다. 지나간 일은 잘 잊어야 좋다.” 하지만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로서의 꿈에 대해서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43·26일 현재 608세이브),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이와세 히토키(38·336세이브)의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후배 투수들이 프로에서 ‘선발 10승’ 못지않게 ‘40세이브’를 꿈꾸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전문 불펜 투수들이 성공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미녀와 야수?’ 7월 15일 오후 1시 경기 수원시 라마다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국내 최장신 센터 KCC 하승진(27·221cm)이 미모의 피앙세 김화영 씨(25·170cm)와 찍은 웨딩사진을 25일 공개했다. 앉은키가 머리 하나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연합뉴스}
◇신윤기 대진대 교수 홍기 대진대 교수 부친상=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3010-2292}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한국인 투수 김무영(27·사진)이 프로 데뷔 2년 11개월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거뒀다. 김무영은 23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안방경기에서 3-6으로 뒤진 8회초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8회말 대거 4득점하는 등 7-6으로 역전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소프트뱅크는 마무리 모리후쿠 마사히로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김무영의 첫 승을 지켜줬다. 김무영은 고교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 졸업 후 독립리그에서 뛰다 2009년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7월 17일 지바 롯데전에서 데뷔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포. 카. 리. 스. 웨. 트.’ 1993년 광주 무등야구장 외야 담장에는 손바닥 크기만 한 광고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당시 프로 5년차 해태 투수 조계현(현 LG 코치)은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20m 거리에서 광고판 글자를 하나하나 맞혔다. 그만의 특별 제구력 훈련이었다. 그는 1992년 마무리로 156이닝을 던진 뒤 어깨에 이상을 느꼈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던 직구 구속을 3∼4km 줄였다. 강속구 대신 제구력을 선택한 것이다. 조 코치는 “당시 광고 글자를 맞히는 훈련이 없었다면 제구력 투수로 변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 투수의 생명은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 2012년.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는 많아졌다. 하지만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드물다. 특히 올 시즌에는 ‘투수의 생명은 볼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재조명받고 있다. 바티스타(한화) 등 제구력이 안되는 파이어볼러들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키치(LG), 밴해켄(넥센) 등은 직구가 시속 140km대지만 제구력이 안정돼 팀의 중심투수로 자리 잡았다. 제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역대 프로야구 제구력 도사로 불렸던 대가들에게 명품 컨트롤의 비법을 들어봤다. 이들은 제구력의 3대 요소로 투구 밸런스, 안정된 릴리스 포인트, 정신력을 꼽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3000개는 던져야 제구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 제구력 갖추기 위한 비법도 가지가지 칼날 제구력으로 이름을 날렸던 조계현 코치는 50m 이상의 롱토스를 강조했다. 투구 밸런스가 잡혀야 50m 거리에서 일정한 지점에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거였다. 어깨근육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불펜 피칭을 할 때 같은 지점을 향해 10회 이상 반복적으로 던지는 것도 제구력을 잡는 데 효과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컨트롤 아티스트’로 통했던 서재응(KIA)이 쓰는 방법이다. 정명원 두산 코치는 “불펜 피칭을 할 때 한 곳을 정해 여러 번 던지는 게 릴리스 포인트를 찾는 데 좋다”고 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 기록(227세이브)을 갖고 있는 김용수 중앙대 감독은 하체 중심 이동을 강조했다. 그는 현역 시절 낭심과 배꼽 사이에 힘을 주고 상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하체만 와인드업을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나처럼 신체조건(키 176cm 몸무게 72kg)이 뛰어나지 않아도 제구력이 좋으면 롱런할 수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구력을 흐트러뜨리기도 한다. 송진우 코치는 “제구력 난조로 2군에 내려온 바티스타에게 기술적인 부분은 얘기하지 않았다. 바티스타의 문제는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복적인 연습과 강한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야 제구력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야구 △잠실: 넥센 김병현-두산 김승회(MBC스포츠플러스) △문학: 롯데 이상화-SK 김광현(KBSN) △대전: LG 이승우-한화 송창식(SBS-ESPN) △대구: KIA 서재응-삼성 고든(XTM·이상 18시 30분)▽축구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전북-전남(19시·전주) △서울-수원(서울·KBS프라임) △인천-고양(인천·이상 19시 30분)▽사이클 KBS 양양전국선수권(9시·양양 벨로드롬 및 양양군 일대)}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추신수가 시즌 6호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맹활약했다. 그는 19일 신시내티와의 안방 경기에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를 날린 데 이어 이틀 연속 ‘장타 쇼’다. 타율은 0.262에서 0.265로 올랐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날카롭게 돌아갔다. 0-1로 뒤진 1회말 상대 선발 맷 라토스의 시속 153km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15일 신시내티와의 경기 이후 4경기 만의 대포. 6-5로 앞선 4회 2사 3루에선 왼쪽 담장 상단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10-9로 이겨 중부지구 2위를 유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타자들이 소사의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제구가 안 돼서 몸쪽 승부를 못하기 때문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새 외국인투수 소사(27·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소사가 빠른 볼을 갖고도 컨트롤 난조로 번번이 난타를 당했기 때문이다. 소사는 16일까지 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평균자책 7.29, 3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17일 군산 LG전에 5번째 선발 등판한 소사는 ‘4전 5기’라는 한국 스포츠계의 전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같아 보였다. 이전과는 180도 다른 투구를 펼치며 한국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특히 소사는 선 감독의 근심을 날려 버리려는 듯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펼쳤다. 1회 2번 타자 이병규(7번)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4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찌르자 LG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소사는 2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고 7회 1사까지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등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는 8이닝 동안 공 119개로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평균자책은 5.28로 낮아졌다. KIA 타선은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6-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세 번째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풍운아’ 최향남은 1353일 만인 이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틀어막았다. 선 감독은 “소사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투수다. 최향남도 앞으로 불펜에서 1이닝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넥센은 목동에서 3-3으로 맞선 9회 롯데 유격수 양종민의 끝내기 실책으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최하위 한화는 문학 방문경기에서 선두 SK에 5-2 역전승을 거두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올 시즌 SK전 8연패 끝에 첫 승을 거뒀다. 두산은 잠실에서 삼성에 8-2 역전승을 거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는 시속 150km대 불꽃 직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가 유독 많다. 하지만 LG 주키치를 빼면 대부분 성적이 신통치 않다. 국내 타자들이 150km대 강속구에 대한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한화 바티스타 등 제구력이 약점인 파이어볼러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다. KIA와 넥센의 12일 목동경기는 제구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KIA 선발 소사는 평소같이 최고 구속 153km의 강속구를 던졌다. 하지만 빠른 공은 코너워크가 잘되지 않았고 가운데로 자주 몰렸다. 넥센 타자들은 작심한 듯 소사의 빠른 공을 공략해 1회에만 안타 5개를 집중하며 5점을 뽑아냈다. 소사가 2회 넥센 이택근에게 왼쪽 2점 홈런을 맞자 점수 차는 0-7까지 벌어졌다. 소사는 3이닝 동안 9안타(1홈런) 7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반면 넥센 선발 밴헤켄의 공은 최고 구속이 143km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6이닝 동안 22타자를 맞아 공을 93개만 던졌을 정도로 완급 조절이 뛰어났다. 삼진은 1개밖에 뽑아내지 못했지만 내야 땅볼은 무려 10개나 유도했다. ‘투수의 생명은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 피칭이었다. 결국 넥센은 KIA를 13-0으로 꺾고 올 시즌 최다 점수차 영봉승을 거뒀다. 넥센 강정호는 시즌 17호 아치를 그리며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한화를 9-3으로 꺾고 다시 5할 승률(26승 26패 1무·5위)을 맞췄다. 삼성 최형우는 3점 홈런과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연장 12회 조성환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두산을 4-3으로 잡고 단독 2위가 됐다. 선두 SK는 잠실에서 LG에 8-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와 넥센은 공동 3위가 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요즘 한국 프로야구가 뜨겁다.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늘었다. 6일에는 역대 최소인 190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라운드 이면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도 뜨겁다. 바로 ‘제10구단 창단’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제9구단 NC가 창단해 내년부터 9개 구단이 1군 리그를 치르게 된 가운데 10구단 창단 여부를 놓고 기존 8개 구단의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왔다. 12일 이사회는 표결을 통해 10구단 창단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한다. 당초 반대하던 한 구단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10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탈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찬성 측은 물론이고 반대 측의 논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에 10구단은 필수조건일까 아니면 시기상조일까. 》■ SK KIA LG 넥센 “이래서 찬성한다”“10구단 창단을 유예하고 9구단에서 멈추자는 건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자고, 고지가 저기라고 같이 나왔는데 베이스캠프에서 주저앉은 꼴이다. 위험할 순 있지만 다 같이 목표로 했던 것 아닌가. 그러면 가야 한다.”10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4개 구단 사이에도 적지 않은 이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장석 넥센 사장의 말처럼 지난해 제9구단 NC의 출범은 10구단 창단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 “10구단 출범은 순리다”지난해 NC가 경남 창원을 연고로 창단하려 할 때 반대표를 던진 구단은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가 유일했다. 하지만 10구단 얘기가 나오자 각종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구단이 늘었다. “만약 문제를 제기하고 반대를 하려 했다면 9구단 출범 때 했어야 옳았다”는 것이다. 신영철 SK 사장은 “지난해 제9구단 창단을 결정할 때 현재 우리 야구 시장 규모라면 8개 구단으로 족하지 않으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독점해 왔던 한국 프로야구 판에 새로운 자극을 줌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어 보자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전체 파이를 키워 10구단까지 가자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반대 구단들의 논리도 공감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앞장서서 프로야구 판을 견인해 갈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을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야구는 활황이다. 9개에서 10개 구단으로 가는 건 순리다. 10개 팀이 되면 단기적으로 경기 수준 등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고 더 많은 선수가 유니폼을 입으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홀수 구단 체제로 가면 공멸할 수도 있다”홀수 구단 체제인 9구단 체제로 갈 경우 리그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도 있다. 당장 NC가 1군에 참여하는 내년부터 팀당 경기 수가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든다. 또 최대 4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는 팀도 생긴다. 이삼웅 KIA 사장은 “짝수 구단 체제로 가지 않으면 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가 공멸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 ‘짝수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큰 틀에서 10구단 창단에 조건부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수의 축소는 리그의 퇴보를 의미한다. 야구는 기록경기인데 경기가 줄면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 수를 늘려야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 나아가 국제 경쟁력까지 좋아진다”고 했다. 전진우 LG 사장은 “야구는 이미 스포츠를 넘어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0구단 창단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야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10구단 창단은 야구 판 전체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 “막무가내식 창단은 지양해야 한다”이 4개 구단은 원론적으로 10구단 창단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무조건 10구단이 생겨야 한다’는 식의 여론몰이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신 사장은 “야구인들 가운데는 ‘10구단 반대론자=야구의 적’이라고 공공연히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야구는 많은 돈이 드는 비즈니스다.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10구단이 제대로 창단하려면 각 구단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구체적 대안이나 제도적 뒷받침 없이 입으로만 10구단을 부르짖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삼웅 사장도 “10구단 창단을 현행 프로야구계의 다양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교 야구 활성화나 지역 연고제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롯데 두산 한화 삼성 “이래서 반대한다”“내가 욕먹는 건 상관없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프로야구가 망가지는 걸 지켜볼 수는 없다.”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반대의 중심에 선 장병수 롯데 사장의 주장은 한결같다. 야구팬의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장 사장은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처럼 흔들림이 없다. 그가 독불장군처럼 비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10구단 반대’ 논리를 펴는 이유는 뭘까.○ “중견기업, 프로야구단 운영 감당 못 한다”장 사장의 ‘10구단 시기상조론’은 결국 ‘돈’ 문제다.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가장 팬층이 두껍다는 롯데도 지난해 모기업에서 120억 원을 지원받았다. 매년 250억 원 이상 지원받는 구단도 있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 신생 구단이 꼴찌에서 벗어나려면 5년의 시간과 1000억 원 이상의 돈이 든다. 신생 구단을 맡는 기업은 자금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 수밖에 없다. 거기에 1군 무대에서 하위권을 전전하다 보면 팬들도 떠난다. 이러다 10구단이 망할 경우 프로야구 전체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인구 대비 프로야구 구단 수가 많다는 것도 10구단 반대론의 단골 메뉴다. 인구가 약 3억 명인 미국은 프로야구 구단이 30개, 약 1억2000만 명인 일본은 12개다. 인구 1000만 명당 1개 구단꼴이다. 하지만 인구 약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은 이미 9개 구단 체제다. 팬 확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야구 저변 확대부터 준비하라”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은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작업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고교야구의 저변은 나날이 악화되는데 프로야구단 수만 늘리면 수준이 떨어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정승진 한화 사장은 ‘프로 구단 수가 늘면 중고교 야구팀 수도 늘어난다’는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프로야구 구단의 3군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선수 수급 구조를 가다듬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고교야구 수준은 갈수록 떨어져 프로 구단에서의 재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 3군 육성은 그래서 중요하다. 3군이 활성화되면 코치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장 사장은 기존의 8개 구단이 이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롯데는 2007년 경남 김해에 상동 2군 전용 야구장을 건립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쓸 만한 선수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70명 정도의 2, 3군 선수를 육성하고 있지만 매년 1군에서 뛸 만한 선수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가 이 정도인데 10구단이 제대로 선수 수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김승영 사장 역시 지역 연고 부활 등 고교야구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10구단 창단과 지역 연고 부활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10구단 창단의 전제 조건은 결국 선수 수급이기 때문이다. 현행 전면 드래프트제는 사실상 지역 내 유망주를 방치하게 만든다. 사명감을 갖고 유망주들을 키우기 어렵다. 유망주의 해외 유출도 막을 길이 없다.”○ “10구단 하더라도 결국 한두 구단은 망한다”10구단 반대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이어야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건 편향된 시각이다”라거나 “제9구단 NC의 1군 진입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승인해 놓고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라는 견해가 나온다.그런데도 장 사장의 ‘10구단 필패론(必敗論)’은 굳건하다. “짝수 구단 체제로 가야 하기 때문에 10구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허약한 논리다. 현재 팀 수가 홀수냐 짝수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10구단을 창단한다 해도 (어차피 몇 해 뒤 어떤 구단이 망하면) 8구단 또는 9구단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구단 때문에 프로야구가 다시 퇴보하길 바라는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영업 비밀이 유출된 건지…. ‘발야구’ 명맥을 잇기가 쉽지 않네요.” 두산 김민호 코치는 요즘 고민이 많다. 두산의 기동력이 예전만 못한 탓이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까지 뛰는 야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주전들이 나이가 많은 데다 부상 선수가 많아 올 시즌 팀 도루가 6일 현재 6위(40개)에 머물고 있다. 김 코치는 “이제 ‘발야구’는 두산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른 팀들도 모두 기회가 되면 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발야구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두산과 SK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LG 삼성 KIA 넥센까지 기동력을 살리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이 느린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홍성흔(롯데) 등 장타자들의 도루 장면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안 뛰면 살아남을 수 없는 발야구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 넥센 KIA 신흥 발야구 강호 등극 올해 발야구 전쟁에 기름을 부은 팀은 넥센과 KIA다. 넥센은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지난해 팀 도루 꼴찌(99개)에서 올해 선두(62개)로 뛰어올랐다. 넥센 염경엽 코치는 “지난해까지 몸을 사렸던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까지 뛰다 보니 상대팀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며 “느리다고 봐주는 건 없다. 느릴수록 스타트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삼성 사령탑이었을 때 함께했던 김평호 코치를 영입하면서 빠른 팀이 됐다. 김 코치는 2008년 도루 꼴찌(59개)였던 삼성을 지난해 도루 1위(158개)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KIA는 2010년 팀 도루 꼴찌(117개)였지만 올 시즌 삼성과 함께 공동 3위(55개)에 올랐다. 김 코치는 “내 파일에는 8개 구단 투수들의 볼 배합, 습관, 킥모션(투구 때 발을 들었다 내려놓는 동작) 등이 저장돼 있다. 뛰는 야구를 하려면 공부는 필수”라고 말했다.○ 뛰는 야구에 적응하라 각 팀마다 발야구를 막기 위한 노력도 한층 강화됐다. 투수들은 투구 폼을 최대한 간결하게 다듬고 있다. LG 김인호 코치는 “벤치에서 투수의 퀵모션 시간을 재 1.3초가 넘으면 어김없이 도루 사인을 낸다”며 “퀵모션이 1.3초가 넘는 투수는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노출된 투구 습관을 고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김민호 코치는 “LG의 에이스 주키치는 와인드업을 할 때 다리를 드는 높이에 따라 구질이 달랐는데 올해는 차이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팀들은 울상이다. SK는 주전들의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도루 자제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팀 도루가 최하위(27개)로 처졌다. SK 이광근 코치의 고민도 깊어졌다. “투수로선 빠른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면 투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제 발야구 없이 우승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8개 구단 코치들이 밝힌 도루 철학“많이 죽어봐야 도루에 눈을 뜬다.” (SK 이광근)“많이 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성공률이 높아야 진짜다.” (롯데 조원우)“도루는 발이 아닌 눈으로 하는 것.” (LG 김인호)“도루에 실패했을 때 감독이 박수를 치는 팀이 강팀이다.” (넥센 염경엽)“도루는 더그아웃에서 시작된다.” (두산 김민호)“순간의 판단이 승패를 좌우한다.” (삼성 김재걸)“8개 구단 모든 투수의 습관과 볼 배합이 내 머릿속에 들어 있다.” (KIA 김평호)“포수 빼고는 모두 뛰게 하겠다.” (한화 최만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IA의 대졸 신인투수 박지훈(23)이 연일 상한가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전까지 ‘무명’이었다. 하지만 5일 현재 19경기에서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 1.86을 기록하며 팀 불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그를 ‘KIA 불펜의 오승환’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런 박지훈은 경북고 재학시절 평범한 선수였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 단국대에 진학했다. 그는 “만약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갔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 대학에서의 4년이 없었다면 오늘의 박지훈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프로의 벽 넘지 못하는 고졸 신인 박지훈처럼 대졸 신인들이 뒤늦게 빛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억대 계약금을 받은 고졸 대어들의 성공은 줄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야구전문가들은 “프로의 벽은 날로 높아지는데 고교야구의 수준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고교시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는 선수조차 프로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2007년 김광현(SK) 이후 특급 고졸 신인들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고졸 신인 최대어 하주석(한화)은 1, 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2011시즌을 앞두고 7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 유창식(한화)도 지난해 2군을 전전했다. ○ ‘야구수업’ 받은 대졸 신인이 뜬다 제2의 박지훈을 꿈꾸며 대학에 진학하는 고교야구 선수가 늘고 있다. 대학야구는 프로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안정적인 경기 출장 기회도 주어진다. 대졸 신인투수들이 고졸 신인에 비해 경기 운영 능력이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지훈은 “대학 진학 후에는 1학년 때부터 30경기 이상 나갔다. 특히 프로 2군과의 경기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사회의 축소판인 대학을 경험하며 자기관리 능력, 사회성, 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지훈은 “고졸 신인은 실력에 비해 많은 돈과 관심을 얻으면서 자기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학 선수는 야구와 사회를 경험할 수 있어 프로라는 정글에서도 적응하기가 쉽다”고 했다. 3일 북일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66회 황금사자기대회에서 만난 유망주들 가운데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수도권 프로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초특급 선수가 아니라면 무조건 프로에 진출하는 걸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프로에서 2, 3년 안에 생존하지 못할 바에는 대학에서 기본기를 닦고 프로무대에 서는 게 낫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사진)가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김 총재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WKBL 이사회 직후 사의를 밝혔다. 2014년까지 임기를 2년 정도 남겨뒀던 그는 해체를 선언한 신세계 인수 구단 물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2000년부터 13년 동안 WKBL 총재 자리를 지키며 국내 최장수 스포츠단체장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김 총재는 여자 농구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신세계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신세계는 두 달여 시간을 더 갖고 향후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다른 5개 구단이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5월 말까지로 돼 있던 선수 훈련장소 제공을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가 인선될 때까지는 여자 프로농구 5개 구단 가운데 한 팀의 단장이 총재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농구 관계자는 “신세계 사태도 있기 때문에 총재 공백이 길어져서는 곤란하다. 신임 총재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과 원로 농구인 등이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총재와 함께 김동욱 전무가 동반 퇴진했고 이명호 사무국장도 정년퇴임을 하면서 WKBL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한편 WKBL은 김일구 기획팀장을 사무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30일 LG와 롯데의 사직 경기는 다승 1위 주키치(6승)와 공동 2위 이용훈(5승 1패 1세이브)의 선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기 초반만 해도 주키치의 7연승이 유력해 보였다. LG가 2회초 이용훈의 난조를 틈타 2-0으로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3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호투하던 주키치를 상대로 4회 안타 3개를 몰아쳐 동점을 만들었다. 둘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이후 전광판에는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LG였다. 10회 최동수의 안타와 롯데 1루수 조성환의 실책 그리고 정성훈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서동욱의 기습 번트 타구는 야속하게도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장 11회 1사 1, 2루에서 강민호가 상대 5번째 투수 김기표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3시간 46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던 강민호는 4회 대타로 투입된 뒤 포수 마스크를 썼고 연장전의 영웅이 됐다. 삼성은 대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8이닝 2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3-0으로 꺾었다. 올 시즌 개막 직후 2연패를 당하며 부진했던 장원삼은 어린이날인 5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6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챙기며 에이스의 복귀를 알렸다. 그런 장원삼이 다시 한화를 제물 삼아 5연승을 질주한 것. 4월 2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거둔 행운의 구원승을 포함하면 올 시즌 한화전 3연승이다. 삼성은 0-0이던 7회 강봉규가 잘 던지던 한화 선발 김혁민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려 팽팽하던 균형을 깨뜨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선발 김승회의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IA를 4-2로 꺾고 2연승이자 KIA전 4연승을 달렸다. 3승(2패)째를 챙긴 김승회는 “집중해서 던진 게 효과를 봤다. 올해 목표로 했던 10승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는 목동에서 9회 대거 5점을 뽑아 넥센에 7-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를 지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2선발의 힘이 승부를 갈랐다.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전고와 덕수고의 8강전이 그랬다. 두 팀은 약속이나 한 듯 에이스를 선발 등판시키지 않았다. 에이스를 아끼려는 대의명분은 같았지만 속사정은 사뭇 달랐다. 대전고에서는 고교 투수 빅3로 꼽히는 조상우가 26일 16강전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공을 135개나 던졌다. 이 때문에 조상우와 기량차가 큰 제2선발 조영빈이 최대한 길게 버텨야 했다. 반면에 덕수고는 8강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제1선발 안규현을 빼고 제2선발 한주성을 내보냈다. 에이스에 버금가는 한주성의 구위를 믿기에 가능한 여유로운 투수 운영이었다. 투수층의 차이는 경기 결과로 나타났다. 대전고 선발 조영빈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9안타 3볼넷 6실점하며 실력차를 드러냈다. 대전고는 8회 조영빈이 급격하게 무너지며 점수 차가 0-6까지 벌어져 에이스 조상우의 투입 시점을 사실상 놓쳤다. 반면 덕수고 선발 한주성은 9이닝 동안 공 114개로 삼진 14개를 솎아내며 2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한주성의 호투에 장단 10안타를 몰아친 덕수고는 대전고를 6-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에이스 안규현을 아끼면서 한주성의 컨디션도 끌어올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북일고는 에이스 윤형배를 앞세워 신일고에 9-0으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초고교급 투수 윤형배는 평소와 달리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최고 시속 150km의 돌직구를 앞세워 6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북일고 타선은 1회와 2회 화력을 집중해 8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북일고 이정훈 감독은 “결과는 이겼지만 내용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경기다. 윤형배는 제구가 안 됐고 번트 작전도 번번이 실패했다”며 “아쉬운 부분을 잘 보완해 사실상의 결승인 덕수고와의 4강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따라잡고 싶어요.” 28일 대전고와의 8강전에서 완봉 역투를 펼치며 덕수고의 4강행을 이끈 투수 한주성(사진)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대한민국 최고로 평가받는 윤석민(KIA)의 140km대 고속 슬라이더에는 못 미치지만 고교 무대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한주성은 이날 120km 후반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14개를 잡아냈다. 그는 “감독님이 대전고 타자들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하셨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맘껏 던질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2학년인 한주성은 동급생 사이드암 투수 안규현과 함께 올 시즌 덕수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하지만 황금사자기에서는 안규현의 눈부신 역투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경쟁심리나 서운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주성은 “(안)규현이가 너무 잘 던져서 살짝 자극이 됐다”며 “오늘은 뒤에 규현이가 버티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한주성의 유일한 단점으로 ‘착한 성품’을 꼽았다. 프로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내적인 강인함을 더 키워야 한다는 얘기였다.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를 지었던 한주성은 “황금사자기에서 더 강한 상대와 승부하면서 정신적으로도 강해지고 싶다.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는 북일고 윤형배와 결승에서 맞붙어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괜찮데이. 마고(마산고의 준말) 니들이 최고데이∼.” 패색이 짙었지만 함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마산고와 충암고의 8강전이 열린 27일 창원 마산야구장의 홈 관중이 그랬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창단에 이어 ‘고교야구 창원 시대’를 연 야구팬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돌풍의 팀’ 마산고는 이날 충암고에 4-11,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하지만 창원(2010년 마산 진해와 통합됨) 야구팬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마산고의 드라마는 0-7로 뒤진 5회부터 시작됐다. 마산고 류승찬은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1점 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관중석에선 승부를 뒤집기라도 한 듯 “최강 마고”를 외쳤다. 마산고는 6회에도 최승수의 3루타와 권현식의 희생플라이로 1점, 7회 김민수의 2타점 3루타로 2점을 뽑으며 4-7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마산고의 추격전은 여기까지였다. 얇은 투수층으로 충암고를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1회전에서 148개, 16강전 152개의 공을 던지며 2연속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최동우에 이어 노병채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7회말부터 마산고는 흔들렸다. 1학년 투수 류재인이 7회 구원 등판했지만 충암고 타선에 4점을 내주며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고교야구의 파이팅을 보여준 경기였다. 주성로 채널A 해설위원은 “마산고의 깜짝 돌풍이 침체됐던 경남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1, 2학년이 주축인 만큼 내년이 더 기대된다. 마산고 출신인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이 연 1억 원씩 후원하는 등 동문의 지원이 힘이 됐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 충암고는 마산고 돌풍을 잠재우고 4강에 올랐다. 충암고 선발 이충호는 7이닝 동안 5안타 4실점하며 대회 3승째를 챙겼다. 한편 장충고는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배재고에 9-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