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F1 12일 개막… 전문가들 “알수록 더 짜릿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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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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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이 내 가슴 속으로…

지난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이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F1 레이스에서는 타이어의 상태에 따라 작전이 
수시로 달라진다. 어떤 타이어를 어떤 상황에서 갈아 끼우는가는 F1 드라이버들의 중요한 작전이며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동아일보DB
지난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이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F1 레이스에서는 타이어의 상태에 따라 작전이 수시로 달라진다. 어떤 타이어를 어떤 상황에서 갈아 끼우는가는 F1 드라이버들의 중요한 작전이며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동아일보DB
지상 최고 속도를 가리는 스피드 축제인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12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에서 3번째 열리는 F1 그랑프리는 어느 정도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해졌지만 여전히 ‘마니아 스포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F1은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과 눈앞에서 펼쳐지는 빠른 스피드를 그냥 즐기면 된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게 F1이다. 국내 F1 전문가인 윤재수 SBS-ESPN 해설위원과 김기홍 GP코리아 편집장으로부터 ‘쉽고 재미있게 F1을 관전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 시즌을 알면 재밌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F1은 1년간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경기가 열린다. 올해는 모두 20개 대회가 열린다. 한국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시즌 16번째 대회다.

F1 팀은 모두 12개, 드라이버는 팀당 2명씩 모두 24명이다. 대회마다 우승자에게 25포인트를, 준우승자에게는 18포인트를, 3위 선수에게는 15포인트를 준다. 4∼10위는 각각 12, 10, 8, 6, 4, 2, 1포인트를 받는다. 이 포인트의 합산으로 드라이버 부문 시즌 우승자를 가린다. 또 팀당 2명씩인 선수의 득점을 합산해 컨스트럭터(팀) 부문 순위를 정한다.

이번 대회 최고 관전 포인트는 역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과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가 벌이는 선두 다툼이다. 페텔은 직전 일본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면서 190포인트가 돼 선두 알론소를 불과 4점 차로 뒤쫓고 있다.

○ 팀과 드라이버를 알면 재밌다

윤 위원은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응원하는 선수, 팀이 생긴다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팀마다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팀 컬러가 있다.

예를 들어 페텔이 소속된 레드불은 젊음과 에너지, 흥겨움을 강조한다. 레드불의 차고지에는 헤비메탈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또한 다른 팀들에 비해 직원들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성적에 따른 성과급이 높기 때문에 팀원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한다.

페라리는 ‘무조건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팀이다. ‘무결점 드라이버’라는 평가를 받는 알론소는 이 팀 컬러에 딱 맞아떨어지는 선수다. 루이스 해밀턴(영국)이 소속된 맥라렌은 작전이나 기술보다는 속도 그 자체를 더 중시한다. 차를 검정색으로 칠한 게 특징인 로터스는 말 그대로 ‘다크호스’로 꼽힌다.

○ 타이어를 알면 재밌다

F1을 보다 보면 머신이 달리다 피트(서킷 내에 마련된 정비소)에 들어와 타이어를 교체하는 걸 볼 수 있다. 이를 피트 스톱(Pit Stop)이라고 부르는데 이 피트 스톱은 드라이버의 기술과 팀의 작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타이어는 쉽게 손상된다. 대회마다 타이어가 지정돼 있다. 이번 한국 대회에서는 소프트 타이어와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쓰게 돼 있다. 두 타이어 모두 마모도가 크다. 그만큼 피트 스톱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타이어의 마모도와 접지력 차이를 고려한 주행 작전이 펼쳐진다. 두 타이어 중 접지력은 좋지만 내구성이 떨어지는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해 초반 질주에 나설 것인지 내구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해 중간 역전을 노릴 것인지, 또 이러한 마모도에 따라 언제 피트 스톱을 활용할 것인지 등의 작전이 구사된다.

김 편집장은 “대개의 레이스에서는 2, 3차례의 피트 스톱이 이뤄진다. 그런데 안정된 코너링을 하면서 타이어 마모도를 줄이는 기술을 가진 드라이버가 있다면 그 선수는 그만큼 피트 스톱을 적게 할 수 있다. 이는 시간 단축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직전 일본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일본인 드라이버 고바야시 가무이(자우버)는 타이어 관리를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 일정 및 관전 포인트… 연습주행 3회→예선→결선 ▼

○12일 연습주행(오전 10시∼11시 30분, 오후 2시∼3시 30분)


단순한 연습주행 이상의 의미. 머신과 서킷의 궁합을 과학적으로 분석. 이를 토대로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타이어로 교체, 엔진 운영 등을 계획. 주전 드라이버 2명을 제외한 테스트 드라이버들도 참가.

○13일 연습주행(오전 11시∼낮 12시),예선(오후 2∼3시)

오후에 펼쳐지는 예선은 한 바퀴 최고 랩타임으로 결선 출발 순서를 정하는 레이스. 총 3번의 기회가 주어짐. 1차 예선에서 탈락한 하위 7명은 결선을 18∼24그리드(뒤쪽)에서 출발. 남은 17명 중 2차 예선에서 다시 추려진 하위 7명은 결선에서 11∼17그리드(중간)에서 출발. 마지막 3차 레이스에서 상위 10명의 출발 순서가 정해짐. 예선 1위는 폴포지션(가장 앞선 유리한 지점)을 차지. 1위 기록의 107% 이상 걸린 드라이버는 결선 진출 좌절.

○ 14일 결선(오후 3∼5시)

서킷을 55바퀴 도는 총 308.630km의 레이스. 영암 대회장은 올 시즌 20개 대회 중 5개밖에 없는 시계 반대방향의 서킷. 마지막 바퀴를 돌고 결승선을 통과한 드라이버들에게 체크 무늬 깃발을 흔드는 체커플래거는 가수 싸이로 결정.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F1코리아 그랑프리#영암#서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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