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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이승엽, 2차전 최형우(이상 삼성), 3차전 김강민, 4차전 박재상과 최정(이상 SK)….’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야구의 꽃’ 홈런이 승부를 결정짓고 있다. 양 팀은 정규시즌 한 경기 홈런 수(1.15개)에 2배 가까운 경기당 2.2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최근 스몰볼이 대세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이라는 가장 드라마틱한 요소가 결합되면서 한결 재미있는 시리즈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홈런 시리즈’ 최종 승자는? 홈런은 2승 2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31일 잠실에서 계속되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홈런 경쟁’에서 SK에 약간 밀린다. 이승엽(1홈런)과 최형우(2홈런)가 활약하고 있지만 4번 타자 박석민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 23홈런을 날렸던 박석민은 한국시리즈에서 갈비뼈 통증으로 홈런 없이 12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본인은 괜찮다는데…. 박석민이 4번 타자라는 책임감 때문에 참고 뛰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1∼4차전에서 홈런 6개를 쏘아올린 SK도 2%가 부족하다. ‘가을 사나이’ 박정권이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2안타 1타점에 머문 데다 홈런 맛을 보지 못해서다. 정작 박정권은 “공은 제대로 맞히고 있어 서두르지 않는다. 언젠가는 더 큰 타구를 날릴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1+1’ 선발 누가 셀까? ‘1+1 선발’(선발 투수가 짧게 던지고 선발급 중간 투수가 연이어 던지는 전략) 싸움도 한국시리즈 후반의 관전 포인트다. 삼성은 선발 투수가 부진하면 차우찬 고든 등을 기용했지만 성적이 신통찮았다. SK는 채병용이 부진했지만 송은범이 버텨주면서 3, 4차전을 잡았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삼성은 사실상 1+1 체제가 무너졌다. 배영수를 구원으로 돌리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SK는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는 송은범의 연투 가능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커브의 달인’ 윤성환(삼성)과 ‘포크볼의 마법사’ 윤희상(SK)의 5차전 리턴매치도 관심을 모은다. 윤성환은 1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윤희상은 이승엽에게 2점 홈런을 맞는 등 8이닝 3실점했지만 완투하며 제 몫을 했다. 결국 31일 잠실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의 승패는 홈런을 누가 먼저 날리고 선발이 얼마나 오래 버텨주느냐에 달려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온화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던 ‘국민타자’의 미소가 사라졌다. 삼성 이승엽(36)은 3루 측 방문팀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에도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쓰는 등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초 무사 1, 2루에서 2루 주자로 나가 있던 이승엽은 최형우의 우익수 플라이를 안타로 착각해 3루까지 뛰다 아웃됐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아시아 홈런왕’ 답지 않은 판단 착오였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SK 이만수 감독이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을 내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나 역시 깜짝 놀랄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상대가 나를 고의사구로 거르면 도루도 하고,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겠다”고 응수한 것이다. 삼성에서 이승엽의 존재감은 크다. 특히 젊은 사자들에게는 기술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 귀감이 돼 왔다. 정형식은 “이 선배가 김상수랑 나를 따로 불러 집중력 유지를 위해 가급적 경기 후 외박이나 외출을 삼갈 것을 부탁했다. 이후 경기에 대한 집중이 더 잘된다”고 했다. 평소 따뜻한 말 한마디로 후배들을 격려하던 이승엽이었기에 이런 이례적인 당부는 후배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승엽의 이날 타구 판단 착오는 단순한 주루 미스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삼성 선수단으로선 정신적인 지주의 단 한 번의 실수가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이승엽이 득점 기회를 무산시킨 뒤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던 삼성 선발 탈보트는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4회말 수비에서 박재상과 최정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승부의 추는 급격히 SK 쪽으로 기울었다. 이승엽은 실수를 한 뒤 결연한 표정으로 경기에 집중하며 4타수 2안타(1삼진)로 활약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직후 류중일 감독은 “타구 판단이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 거다. 하지만 그 하나에 경기가 넘어가기도 한다”며 씁쓸해했다. 삼성으로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이승엽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한 4차전이었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야구 SK의 주장 박정권은 한국시리즈 3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된 27일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선수단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박정권은 “큰 점수차로 질 수도 있다. 다만 SK 팬에게 창피한 경기를 보인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를 지켰던 이호준도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제대로 지켜보는 선수가 없었다. 타석에 선 타자와 한마음이 돼야 하는데 자기 플레이만 생각했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비록 구타와 불호령이 난무하는 군대식 집합은 아니었지만 SK의 ‘가을 DNA’를 되살리기 위한 자극제였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가 28일 문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삼성을 12-8로 꺾었다. SK는 이날 승리로 두산에 2연패한 뒤 4연승했던 2007년 한국시리즈의 기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공포의 3회 징크스 경기 초반은 1, 2차전에서 승리한 삼성의 분위기였다. SK는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초반에 흔들렸다. 3회에만 대거 6실점하며 ‘3회 징크스’에 시달렸다. SK 이만수 감독은 1-0으로 앞선 3회 선발 부시가 무사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의 주역 채병용을 조기 투입했다. 하지만 채병용은 정형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채병용은 이승엽에게 2타점 적시타,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점수가 1-6으로 벌어지자 1루 홈 관중석에서는 “한국시리즈가 이대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흘러나왔다.○ 가을 DNA 부활한 6회 그러나 SK의 저력은 이때부터 되살아났다. 고참들이 타선의 선봉에 섰다. SK는 1-6으로 뒤진 3회말 공격에서 박정권과 김강민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다. 4회에는 박진만이 1점 홈런을 날렸고 삼성 구원투수 심창민의 폭투 때 3루 주자 정근우가 홈을 밟으며 5-6까지 쫓아갔다. SK의 역전 쇼는 5-7로 뒤진 6회에 나왔다. 박진만의 2루타와 임훈의 수비 실책성 번트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정근우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상대 실책까지 이어지며 8-7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은 박정권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내며 김강민과의 대결을 선택했다. 김강민은 2사 1, 2루에서 안지만의 시속 137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포를 날리며 포효했다. 그걸로 승부는 SK 쪽으로 기울었다. 김강민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4번 타자 이호준은 8회 1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5-7로 뒤진 5회 수비 2사 2루에서 박정배를 구원 등판한 송은범은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4차전은 2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양 감독의 말 ▼▽삼성 류중일 감독=큰 경기는 수비에서 승부가 갈리는데 실책이 3개나 나온 게 아쉽다. 6회 수비 무사 1, 2루에서 박재상의 투수 앞 땅볼을 투수 안지만이 병살로 연결시켰으면 경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박진만을 못 막은 것도 패인이다. 그 바람에 차우찬이 2이닝을 못 던지고 물러났다. 올해도 지난해와 흐름이 비슷하다. 작년처럼 4차전을 꼭 잡겠다. ▽SK 이만수 감독=1-6으로 뒤진 경기를 뒤집은 선수들이 고맙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 박정배는 주사까지 맞아가며 투혼을 보여줬다. 송은범도 중간에서 잘 막았다. 6회 2점 차로 뒤졌을 때 1점만 쫓아가면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임훈의 번트를 상대 투수 권혁이 놓친 게 승부처가 됐다. 지금 같은 분위기면 4차전 삼성 선발 탈보트도 꺾을 자신이 있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도무지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시리즈가 이대로 싱겁게 끝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2연승을 달린 삼성이 이대로 시리즈를 조기 종영시킬 것인가? ○ 약점이 보이지 않는 삼성 삼성은 1, 2차전에서 12안타로 11점을 뽑을 정도로 타선의 집중력을 뽐냈다. 4번 타자 박석민이 다소 부진했지만 3번 이승엽과 5번 최형우가 이를 상쇄시켰다. 마운드는 1, 2차전 18이닝 동안 단 4실점(1자책점)만 허용해 평균자책이 0.50에 불과하다. 차우찬 고든 등 선발 자원까지 합류한 불펜의 힘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2연승 팀의 우승 확률 ‘93.3%(15회 중 14회)’라는 수치가 SK로서는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AGAIN 2007 가능성은? SK가 2연패 뒤 4연승했던 두산과의 2007년 한국시리즈를 재현하기 위해선 ‘가을 DNA’ 회복이 절실하다. 특히 타선 부활이 선결 과제다. SK는 1, 2차전에서 7타수 4안타 3득점하며 고군분투한 정근우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다. 안타 10개를 쳤지만 단 4득점에 그칠 정도로 집중력도 부족했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날아 ‘가을 정권’이라는 별명을 지닌 박정권, 간판타자 최정, 4번 타자 이호준 등의 타격감 회복 없이는 반전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SK는 투수 운영의 숨통이 트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SK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윤희상이 완투(8이닝)했고 2차전 초반 점수차가 벌어져 정우람 박희수 등 필승조를 아꼈다.○ 배영수 vs 부시 SK 이만수 감독은 27일 문학에서 열릴 예정인 3차전 선발로 외국인투수 부시라는 깜짝 카드를 내밀었다. 3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에이스 김광현의 구위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하루 더 휴식을 취한 뒤 28일 4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비로 27일 3차전이 하루 연기될 경우 3차전 선발로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부시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의 부활을 위해 절치부심해 왔다. 이만수 감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알아서 준비를 하더라. 메이저리그 56승 투수다운 프로의식을 갖춘 선수다”라며 신뢰를 보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통산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2.42를 기록하며 2005∼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배영수가 선발로 나선다. 그는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7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올 시즌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12승(8패)을 거두며 부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987년 OB(두산의 전신)와의 시범경기에 프로야구 선수가 된 뒤 처음 경기에 나갔을 때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삼성 류중일 감독은 2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자신의 신인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전날 1차전에 깜짝 출장해 자기 몫을 다한 포수 이지영과 투수 심창민을 칭찬하기 위해서였다. 류 감독은 “나는 시범경기인데도 그렇게 떨렸는데…. 한국시리즈에 처음 출전한 이지영과 심창민은 안 떨고 정말 잘했다”며 칭찬했다.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류 감독이 이지영과 심창민의 중용 계획을 밝혔을 때 적지 않은 팬들이 놀랐다.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 그것도 승부의 분수령인 1차전에 경험이 일천한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지영은 과감한 투수 리드로 진갑용의 공백을 잘 메웠다.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도 1차전 6회 위기를 잘 막고 ‘제2의 권오준’ 역할을 해냈다. 류 감독은 1차전 깜짝 카드가 성공한 것에 고무된 듯 “어제 다 말했고 그대로 되지 않았습니까? 오늘은 기자들이 질문할 것도 없을 것 같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류 감독의 도박 성공에 자극을 받아서였을까. 2차전에선 SK 이만수 감독이 깜짝 카드를 들고 나왔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지명타자 이호준, 유격수 박진만, 1루수 조동화를 빼고 그 자리에 이재원, 김성현, 모창민을 각각 선발 출장시켰다. 이 감독은 “어제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밤에 고민하다 잠을 못 잤다”며 고심을 거듭한 뒤 내린 선택이었음을 강조한 뒤 “다소 파격적인데…. 왼손 선발 장원삼의 공을 공략하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 감독과 달리 이 감독의 승부수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성현이 안타 1개(3타수)를 쳤을 뿐 이재원과 모창민은 무안타에 그치며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한 모창민은 결국 7회 대타 임훈과 교체됐다. 이만수 감독으로선 ‘백약이 무효’라는 말을 절감한 하루였다. 27일 문학에서 계속되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양 감독이 어떤 용병술을 펼칠지 기대된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사자처럼 강했다. 위기는 침착하게 넘겼고 기회는 먹잇감을 물듯 놓치지 않았다. 삼성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에서 SK를 8-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잇달아 이긴 경우는 15번 있었고 그 팀이 우승한 것은 14차례(93.3%)나 된다. 2007년만 예외였는데 그 주인공은 SK였다. 당시 SK는 두산에 2연패한 뒤 4연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SK 선발 마리오는 잘 던졌다. 2회까지는 그랬다.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삼성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던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3회 조동찬과 진갑용에게 잇달아 안타를 맞으며 페이스를 잃었다. 삼성은 1사 2, 3루에서 배영섭이 가운데 담장을 원 바운드로 맞히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 2-0으로 앞서갔다. 배영섭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0-0이던 6회 2사 만루에서 천금 같은 2타점 결승타를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마리오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패착이었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리드였기에 삼성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승엽과 박석민이 잇달아 볼넷을 얻어 만든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최형우는 1스트라이크 2볼에서 마리오의 시속 124km짜리 체인지업을 강타했다. 타구는 120m를 날아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고 경기도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1982년 6차전의 OB(현 두산) 김유동, 2001년 4차전의 두산 김동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만루홈런을 때린 팀은 그 경기를 이겼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이전 만루홈런의 피해자는 2차례 모두 삼성이었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최형우는 2차전 자신의 유일한 안타를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지난해 2차전에서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5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던 장원삼(사진)은 초반부터 화끈하게 터진 타선 덕분에 6이닝 2안타 1실점 7탈삼진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배영섭은 2루타 2개로 3타점을 올리며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는 1회 2사 만루에서 믿었던 박정권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선 제압에 실패한 게 뼈아팠다. 삼성의 3연승이냐, SK의 ‘어게인 2007’이냐.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27일 오후 2시 문학에서 열린다. ▼ 양 감독의 말 ▼“장원삼 최고의 피칭”▽삼성 류중일 감독=안방에서 2연승해 기분 좋다. 장원삼이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장원삼은 6차전 선발로도 예정돼 있어 투구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을 일찍 가동했다. 3회 배영섭의 2타점 2루타, 최형우의 만루홈런이 나와 경기가 쉽게 풀렸다. 3차전은 배영수, 4차전은 탈보트가 선발 투수다. 박석민은 타격감각이 무뎌 보이지만 계속 4번 타자로 중용하겠다. “5회까지 1안타… 완패” ▽SK 이만수 감독=완패 당했다. 타자들이 5회까지 안타를 1개밖에 못 치다 보니 경기가 잘 안 풀렸다. 1회초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오늘 타순을 바꾼 것은 왼손 투수 장원삼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는데 잘 안됐다. 26일 오후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1, 2차전을 깨끗하게 잊고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SK가 역전해야 야구팬들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3차전 선발 투수는 26일 공개하겠다.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대한민국 대표 야구형제 조동화(31·SK) 조동찬(29·삼성)은 연례행사처럼 치르던 그들만의 파티를 올해는 열지 못했다. 형제는 각 구단이 일본 오키나와에 모이는 2월에 쉬는 날을 잡아 현지에서 결의대회를 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동화가 무릎을 다쳐 한국에서 재활훈련을 해 만날 수 없었다. 당시 조동찬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형이 오키나와에 없으니 가슴 한쪽이 텅 빈 것 같다. 형이 힘을 내서 한국시리즈 전까지 꼭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8개월이 지난 24일 형제는 기적처럼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만났다. 2010년 첫 한국시리즈 맞대결 당시에는 둘 다 백업 위치였지만 이번엔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의 한국시리즈 재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조동화의 무릎 부상이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재활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형은 눈물겨운 재활훈련 끝에 시즌 막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조동화는 “결혼식 날을 잡아놓고 다쳐서 식장에 보조기구를 끼고 들어갈 정도로 심각했다. 아내와 동생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복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찬도 시즌 중반 왼쪽 눈 아래가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형제지만 승부의 세계 앞에선 양보가 없었다. 1차전 시작을 앞두고 조동화는 “2010년에는 거의 5회 이후에만 나왔고, 2011년에는 내가 엔트리에 없었다. 진짜 승부는 이번이다”라며 “우승반지가 지금까지 3개인데…. SK의 우승을 이끌고 동생(4개)과 반지 개수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조동찬도 “승부의 세계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무조건 5차전 안에 끝내고 빨리 가족 식사를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1차전에서 형제는 모두 인상적인 타구를 날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삼성이 2-1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는 조동찬이 날린 외야플라이를 SK 우익수 조동화가 잘 처리하기도 했다. ‘난형난제’ 야구 전쟁이 한국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대구구장이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가 타석에 등장하면서였다. 0-0이던 1회말 1사 1루. 그는 1스트라이크 1볼에서 SK 선발 윤희상의 시속 128km짜리 바깥쪽 약간 높은 포크볼을 침착하게 받아쳤다. 깊숙한 외야 플라이처럼 보이던 타구는 좀체 멈추지 않더니 기어이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함성은 굉음으로 바뀌었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국민 타자’ 삼성 이승엽이 24일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2004년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이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것은 2002년 11월 10일 역시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었다. 이전 타석까지 20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그는 6-9로 뒤진 9회말 1사 1, 2루에서 LG 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기적 같은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삼성은 다음 타자 마해영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당시 삼성 사령탑 김응용 감독이 LG 김성근 감독을 놓고 “야구의 신과 싸우는 것 같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경기였다. 2002년 이승엽이 환호할 때 고개를 숙여야 했던 LG 포수 조인성은 SK 유니폼을 입고 10년 만에 다시 밟은 한국시리즈에서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같은 장소, 같은 상대였고 홈런을 맞은 공은 이번에도 변화구였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포스트시즌 통산 13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세웠다. 삼성은 7회 1사 2루에서 배영섭의 내야 안타 때 대주자 강명구가 날렵하게 홈까지 파고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5와 3분의 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한국시리즈 생애 첫 승을 챙겼고,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네 타자를 퍼펙트로 막은 오승환은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7’로 늘렸다.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승엽은 “풀스윙을 했기 때문에 홈런이 될 줄 알았다. 그 순간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1차전을 이기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역대 28차례의 한국시리즈(1차전이 무승부였던 1982년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횟수는 23차례(82.1%)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정규시즌 우승 팀이 챔피언이 됐다.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양 감독의 말▼윤성환, 1선발 우려 잠재워▽삼성 류중일 감독=이승엽이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축포를 터뜨려 기분이 좋다. 언론에서 장원삼을 먼저 1차전에 투입해야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선발 윤성환이 그걸 잠재웠다.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던 구원 심창민은 6회 위기를 잘 넘겼다. 처음 출전한 포수 이지영도 대단한 활약을 했다. 3루 코치를 오래했지만 판단하기 힘든 순간이었는데 강명구가 재치 있게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윤희상 완투로 2차전에 기대 ▽SK 이만수 감독=선발 투수 윤희상은 7회 정도까지 생각했는데 투구수가 많지 않아 완투시켰다. 윤희상이 길게 던져서 중간투수 과부하가 해소됐다. 2차전부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삼성 이승엽이 1회 바깥쪽 높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 실투 하나가 유일한 패인이다. 타자들이 기회를 못 만들었는데 2차전에서는 활발한 타격을 기대한다.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쯤 되면 적이라도 반가울 법하다. 삼성과 SK가 또 만났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년 연속 같은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대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0년에는 SK가 4연승으로, 지난해에는 삼성이 4승 1패로 우승했다.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정규시즌 우승 팀 삼성은 류중일 감독과 진갑용 박석민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이만수 감독과 정근우 송은범이 참석했다.○ 류중일 vs 이만수 류중일 감독(49)과 이만수 감독(54)은 모두 대구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삼성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는 달랐다. 지난해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투표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던 이 감독이지만 선수 생활을 마칠 때는 구단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은퇴식도 못한 채 자비로 미국 연수를 떠났고 2007년 SK 수석코치가 돼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 복귀했다. 반면 류 감독은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뒤 내내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선동열 전 감독(현 KIA 감독)을 코치로 보좌하던 류 감독은 지역 출신 스타를 원하는 대구 팬의 염원 속에 지난해 깜짝 사령탑에 올랐다. 그리고 부임 첫해 “대구에는 내 팬들이 많다”는 이 감독의 SK를 완파하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또 SK와 만났다. 예상했던 일이다. SK가 가을에 강하다지만 작년에 꺾었기에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삼성의 우세를 점쳤다. 최근 10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은 정규시즌 우승 팀의 차지였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를 치르고 올라와 힘들었다. 하지만 5경기만 한 올해는 다르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어제 극적으로 역전승했기에 분위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 삼성 윤성환 vs SK 윤희상 시리즈 승부의 분수령이 될 1차전 삼성 선발은 윤성환(31)이다. 정규시즌 다승왕 장원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깬 기용이다. 류 감독은 “고민 끝에 1차전을 질 경우 2차전을 꼭 이겨야 하기 때문에 장원삼을 2차전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9승 6패에 평균자책 2.84를 기록했다. 10승 투수가 4명(장원삼 탈보트 배영수 고든)이 있는 삼성 선발진 가운데 평균자책은 가장 낮다. SK를 상대로는 2승 무패에 평균자책 3.00으로 강했다. 이에 맞서는 SK 선발은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이었던 윤희상(27)이다. 올 시즌 SK 팀 내 최다승(10승) 투수로 정규시즌 삼성과의 경기에 4차례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 0.99를 기록했다. 7월 26일 대구 경기에서 7이닝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SK의 2차전 선발은 마리오. 지난해 이 감독은 ‘감독 대행’ 신분이었다. 정식 감독으로는 첫 맞대결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을까, 아니면 이 감독의 말처럼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까.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시간이 지나도∼. 대한민국 최고 유격수∼. SK 와이번스 박진만, 최고의 박진만∼!” 그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문학야구장에는 팬들의 가슴을 울리게 만드는 테마송이 흐른다. 특히 ‘시간이 지나도’라는 노랫말에는 얼마 남지 않은 그의 현역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한결같은 응원의 마음이 짙게 배어 있다. 노래의 주인공은 1996년 프로 데뷔 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 등 숱한 국제대회를 누빈 ‘국민 유격수’ 박진만(36·사진)이다. 박진만의 기량은 전성기를 지나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133경기 중 5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도 통산 타율(0.262)에 못 미치는 0.210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이만수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라인업에 박진만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박진만의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출장 기록(22일 현재 98경기)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좌우 수비 범위는 전성기에 비해 좁아졌지만 일정 구역 내에서의 안정적인 수비력은 아직 박진만이 대한민국 최고다”라며 믿음을 보였다. 박진만은 플레이오프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의 활약 유무는 곧바로 승패와 연결됐다. 1차전과 4차전에선 박진만의 다이빙캐치가 SK 승리의 교두보가 됐다. 반면 2차전에선 7회부터 박진만 대신 유격수로 나선 최윤석이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해 역전패했다. 3차전에선 박진만의 평범한 실수가 승부처가 됐다. 박진만은 2승 2패로 맞선 22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많아 피부 트러블이 났다”며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힘은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그는 3-3으로 맞선 5회초 롯데 전준우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 1루로 뿌려 아웃시켰다. 타격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호수비 후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박진만은 안타를 치고 출루해 박재상의 3루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7회에도 출루해 쐐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2루수 박준서와 포수 강민호가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며 무너진 롯데에는 박진만의 경험이 몹시 부러운 하루였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야투율을 높여라.’ 올 시즌 프로농구는 수비자 3초룰(골대 밑 제한구역에서 3초 동안 머물지 못하는 규칙)이 폐지됐다. 골밑 공격이 자유로워지면서 외곽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외곽에서 던지는 3점슛 성공률이 적지 않은 변수로 떠올랐다. 오리온스와 동부의 21일 원주 경기는 외곽슛이 승부를 갈랐다. 오리온스는 성공률 50%(16개 중 8개)에 이르는 고감도 3점포에 힘입어 동부를 82-66으로 잡고 시즌 3승째(2패)를 거뒀다. 3점슛 성공률이 23%(13개 중 3개)에 그친 동부는 시즌 4패째(1승)를 당했다. 오리온스 전태풍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5득점 7어시스트 4리바운드 3스틸 등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최진수는 16득점 4리바운드를 보탰다. 모비스는 울산 안방에서 KCC를 79-66으로 꺾고 시즌 3승째(2패)를 수확했다. 모비스는 최근 전자랜드, SK에 연달아 패하며 우승 후보의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날 승리로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성공했다. 모비스 문태영은 양 팀 최다인 20점을 넣었고 함지훈은 15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인천 안방에서 LG를 79-66으로 꺾고 단독 선두(4승 1패)가 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자프로농구(WKBL) 첫 여성 사령탑인 이옥자 KDB생명 감독이 데뷔 첫 승을 거뒀다. KDB생명은 19일 구리 안방경기에서 하나외환을 66-59로 꺾고 시즌 첫 승(1패)을 신고했다. 신정자(14득점 10리바운드), 이경은(13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곽주영(10득점 2리바운드)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인생 역전’이다. 올 시즌 KT에서 LG로 이적해 에이스로 거듭난 김영환(28·195cm)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고려대 시절 장신 왼손 슈터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07년 KTF(KT의 전신)에 입단한 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 동안 한 경기 평균득점 7.5점, 리바운드 2개 등 평범했다. 조성민, 박상오(현 SK) 등 간판 포워드가 즐비한 KT에서 김영환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 종료 후 동료 양우섭과 함께 LG의 김현중, 오용준과 2 대 2로 트레이드됐다. LG 유니폼을 입은 김영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그는 13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에서 3점슛 6개를 포함해 31득점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17일 오리온스전에서는 양 팀 최다인 25점을 넣었다. 김영환의 질주는 19일 동부와의 창원 안방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팀 최다인 16득점, 어시스트 7개를 기록하며 LG의 95-67 대승을 이끌었다. 김영환과 함께 박래훈(14득점 2리바운드), 로드 벤슨(11득점 10리바운드)이 찰떡 호흡을 과시한 LG는 2승째(2패)를 거뒀다. 김영환은 “내가 잘했다기보다 동료가 도와준 게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라며 겸손해했다. 반면 동부는 삼성에서 이적한 이승준과 외국인선수 브랜든 보우만이 협력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며 시즌 3패째(1승)를 당했다. 전자랜드는 고양 방문 경기에서 오리온스를 85-66으로 잡고 2011년 1월 4일 이후 655일 만에 단독 선두(3승 1패)로 뛰어올랐다. 16일 우승후보 모비스를 잡았던 전자랜드는 이날 ‘4강 후보’ 오리온스마저 잡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전자랜드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포웰은 24득점 7리바운드, 문태종은 22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만수 감독님은 ‘SK 하면 김광현’이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은 SK 하면 누굴 꼽으실 건가요?” 18일 삼성전을 앞둔 프로농구 SK 문경은 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잠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문 감독은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곤 망설임 없이 답했다. “SK 하면 김선형이죠. 이기는 방법만 조금 터득하면 진짜 크게 될 겁니다.” 2년차 가드 김선형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특급 가드다. 오세근(인삼공사) 최진수(오리온스)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치며 프로농구 흥행몰이에 한몫했다. 김선형은 이날 삼성과의 시즌 첫 서울 라이벌전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는 김선형의 23득점 6어시스트 6스틸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82-65로 제치고 2승 1패를 기록했다. 개막 후 2연승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 최하위 삼성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김선형의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 보였다. 트레이드마크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가 위력적이었다. 이번 시즌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전환한 탓인지 게임 운영의 폭도 넓어졌다. SK는 업그레이드된 가드 김선형의 활약 속에 3쿼터까지 63-45로 앞섰다. 4쿼터 삼성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고비 때마다 김선형이 레이업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애런 헤인즈는 18득점 9리바운드로 승리를 거들었다. 삼성은 용병 브라이언 데이비스(12득점 8리바운드)와 케니 로슨(13득점 4리바운드)이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다. KT는 부산 안방에서 인삼공사를 86-84로 잡고 시즌 첫 승(2패)을 올렸다. 84-84로 맞선 4쿼터 종료 13초를 남기고 외국인 선수 대리언 타운스(16득점 10리바운드)가 자유투 2개를 성공하며 승부를 갈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리듬체조 간판’ 손연재(18·세종고)는 17일 인천공항에서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십’ 선수 등록을 위해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었는데 대한체조협회가 대회 조직위에 일방적으로 손연재의 불참을 통보하면서 완전히 틀어진 것이다. 손연재는 초청 비행기표의 취소 사실도 공항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이날의 어이없는 해프닝은 협회와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갈등이 빚은 촌극이었다. 특히 협회가 IB스포츠에 빼앗겼던 손연재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몽니를 부렸다는 게 중론이다. 손연재가 협회에서 권유한 일본 이온컵(9월 28∼30일) 출전을 거부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얘기도 나온다. 협회는 ‘선수 보호’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협회 소정호 사무국장은 “손연재는 부상 중이다. 또 세리에A는 국제체조협회(FIG)나 이탈리아체조협회가 주최하는 대회가 아닌 지역 이벤트성 대회에 불과하다. 더구나 어떤 대회도 선수가 직접 개최지에 가서 선수 등록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리에A는 지난해 ‘여왕’ 예브게니야 카나예바, 다리야 콘다코바(이상 러시아) 등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했던 톱클래스 대회다. 올해도 러시아, 아제르바이잔의 상위 랭커들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손연재 측은 “현지법에 따라 유럽 선수들도 선수 등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세리에A에 참가하기 위해 스페인 독일 등 여러 대회의 제안을 사양했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소 국장은 “손연재는 연예인이 아니라 협회 소속 선수다. IB스포츠가 끼어들어 상업적으로 이용만 하고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회가 갈라쇼에 소속 선수를 보내는 조건으로 4000만 원을 챙기는 등 ‘손연재 효과’는 한껏 누리면서 상업성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지적했다. 런던 올림픽 이후 협회 및 대한체육회의 각종 행사에 동원됐던 뜀틀 영웅 양학선(20·한국체대)은 “이렇게 통제된 상황에선 운동하기 싫다”며 괴로워했다. 시대가 달라졌는데 협회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아쉬움의 토로였다. 선수들에게 날개를 달아줘야 할 협회가 오히려 족쇄를 채우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유근형 스포츠레저부 기자 noel@donga.com}

복수의 칼날을 가는 자의 눈빛은 매서웠다.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준비하는 롯데 타자들이 그랬다. 롯데 타선은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K 에이스 김광현에게 삼진 10개를 당하는 등 침묵했다. 황재균 등 전날 부진했던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는 기사를 보니 씁쓸하더라. 어차피 진 것을 두고 이야기해서 뭐 하느냐”며 말을 아꼈다. 홍성흔도 “한 팬이 아내에게 ‘홍성흔을 4번 타자가 아닌 5번 타자로 나가게 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처를 받았다. 그동안 욕을 안 먹으려고 ‘책임 회피형’ 배팅을 했지만 오늘은 다를 것이다”라며 절치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조용히 복수혈전을 준비한 롯데는 이날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SK에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전에 성공한 롯데는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며 19일부터 사직 안방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 4차전을 가벼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 6회까진 1차전의 흐름이 계속됐다. SK는 1회 1사 1루에서 최정이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1km의 높게 형성된 커브를 잡아당겨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서갔다. 2002년 LG 시절 이후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SK 조인성이 2-1로 앞선 6회 ‘롯데 불펜의 핵’ 정대현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쳐 4-1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자 승부의 추는 SK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의 ‘독기’는 7회에 대폭발했다. 롯데는 7회초 문규현의 땅볼 때 전준우가 홈을 밟았고 김주찬의 1타점 2루타, 조성환의 동점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단숨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3루 측 원정 팬들은 ‘부산갈매기’를 부르며 열광했다. SK는 주전 유격수 박진만을 대신한 최윤석의 실책성 수비가 아쉬웠다. 팽팽한 기 싸움이 진행되던 승부는 연장 10회에 갈렸다. 롯데 정훈은 4-4로 맞선 10회초 2사 만루에서 SK 마무리 정우람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역전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7회부터 2와 3분의 2이닝 동안 롯데 뒷문을 책임진 김성배는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며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0회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한 최대성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준우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타이인 4개의 안타(4타수)를 때려내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롯데 양승호 감독=6회 정대현을 투입하고도 1-4까지 벌어졌을 땐 힘들겠다 싶었다. 하지만 중견수 전준우가 좋은 홈 송구로 추가점을 내주지 않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3점 차와 4점 차는 다르다. 오늘 경기는 SK가 일방적으로 이길 수 있었는데 7회 상대 유격수의 실책으로 우리가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우리 선수들이 이제는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오늘은 감독의 작전 실패다. 원래 7회 박희수를 올려서 2이닝을 맡긴 다음에 정우람을 9회에 올리려 했는데 3점 차로 앞서서 엄정욱을 먼저 올렸다. 엄정욱이 잘해왔기에 믿었는데 그게 실수였다. 엄정욱을 계속 쓸지는 아직 더 생각해봐야겠다. 부산 내려가서 4차전에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도박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예고된 김광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차가웠다. 김광현이 시즌 중후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광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4차례 등판해 2패에 그쳤다. SK 이만수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에서 송은범 윤희상 등 안정적인 선발투수들을 뒤로한 채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하자 장내가 술렁였던 이유다. 하지만 이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SK 하면 김광현이다. 성준 코치가 말렸지만 내가 밀었다”고 강조했던 이 감독은 16일 문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 전에도 “롯데 타자들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왼손 투수와 상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좋은 카드다. 에이스가 살아야 팀이 산다”며 무한 신뢰를 보였다. 김광현은 이날 회의론을 불식하며 ‘왜 내가 SK의 에이스인가’를 스스로 증명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공 95개를 뿌리며 5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쳐 SK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2008년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 두산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5%(28번 중 21번). 김광현은 경기 초반에는 최고 시속 151km에 이르는 빠른 직구로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롯데 타자들이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한 것이다. 손아섭 등 롯데 주요 타자들은 “직구처럼 오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빠르게 떨어지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얼마만큼 참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라며 경계했었다. 김광현은 한 템포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6회까지 삼진 10개를 기록했다. 특히 1회 홍성흔부터 2회 황재균까지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은 5회 투구 동작 후 왼발을 접질려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치료를 받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곧 일어나 제 몫을 다했다. 에이스가 중심을 잡자 SK 타자들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SK 4번 타자 이호준은 0-0으로 맞선 2회 상대 선발 유먼의 시속 141km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1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1-1로 맞선 6회에는 SK 타선의 끈끈함이 돋보였다.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박재상은 도루로 2루를 훔친 데 이어 이호준의 플라이 때 3루까지 내달려 2사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박정권은 정확한 타격으로 적시타를 터뜨렸고 SK는 2-1로 다시 앞서나갔다. 7회부터 가동된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 등 SK 벌떼 불펜은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7일 오후 6시 문학에서 열린다. ▼ 박준서 타구 잡힌게 결정적 패인 ▼ ▽롯데 양승호 감독=선발 유먼의 구속이 처지는 것 같아 일찍 뺐는데 그 후 결승타를 맞았다. 6회 1사 1, 3루에서 대타 박준서의 타구가 상대 유격수 박진만의 수비에 걸린 게 결정적인 패인이다. 1패를 해 상황을 따질 처지가 아니니 총력전으로 가겠다. 2차전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 윤희상인 만큼 타순에 변동을 줘야 할 것 같다. 박준서 김문호를 활용하겠다.▼ 박재상 도루 덕에 결승점 뽑아 ▼ ▽SK 이만수 감독=김광현이 올해 들어 가장 좋은 투구를 했다. 팀 에이스로서 기대 이상으로 던졌다. 이호준 박정권 등 고참 선수들도 잘해 줬다. 박진만의 6회 다이빙캐치가 승부처였다. 거기서 추가점을 줬으면 어려웠을 거다. 선수들이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가을만 되면 잘한다. 오늘도 박재상이 도루를 한 덕에 결승점을 뽑을 수 있었다. 계속 뛰는 야구를 하겠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첫째, 둘째 아들이 태어난 해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올해 세상에 나온 셋째 딸을 위해 우승하겠다.”(SK 정근우) “홍성흔 선배가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면 꼭 졌는데…. 이번엔 안 나왔으니 꼭 이길 거다.”(롯데 황재균)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1차전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진 미디어데이 현장이 그랬다. 지난해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입담을 앞세워 기 싸움을 펼쳤다.○ 이만수 vs 양승호 SK 이만수 감독은 지난해 감독대행 신분으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잡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럼에도 올해 플레이오프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선수들의 달라진 눈빛을 봤다. 하지만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 SK 야구의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승리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2위를 한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입장이었지만 올해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 부담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SK가 양보해주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한 것을 올해 우리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광현 vs 유먼 SK는 시즌 도중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에이스 김광현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이만수 감독은 “성준 코치가 만류했지만 내가 광현이를 밀었다. SK 하면 김광현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을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 이용훈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롯데는 ‘SK 킬러’ 유먼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유먼은 올 시즌 SK전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 1.27로 강했다. ○ 정대현을 잡아라 vs 정대현이 지킨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총 36억 원을 받고 SK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투수 정대현을 두고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대현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올렸고, 4차전에서는 구원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양 감독은 “정대현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해준 만큼만 던지면 된다”며 각별한 신뢰를 보였다. 정대현을 바라보는 SK 선수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정근우는 “대현이 형의 강한 눈빛을 SK에서는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면 이호준은 “대현이가 잘 흥분하기 때문에 약을 올려 데드볼을 맞고서라도 1루에 나가겠다”고 자극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 오후 6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 첫날인 12일. 레드불 팀의 피트(경주장 내 정비소)는 마치 서울 홍익대 인근 클럽을 연상케 했다. 흥겨움과 열정, 에너지를 강조하는 팀답게 힘 있는 음악으로 가득했다. 팀 안내자는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 가며 설명을 했다. 결선이 열린 14일. 경기를 앞둔 레드불의 피트는 흥겨움을 넘어 열기로 가득했다. 음악 소리는 더욱 높았고, 사람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드라이버부터 정비사까지 모든 사람이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전날 열린 예선에서 마크 웨버(호주)와 제바스티안 페텔(독일) 등 2명의 레드불 소속 드라이버가 나란히 1, 2위를 했기 때문이다. 결선에서는 예선 성적순에 따라 출발 위치가 정해진다. 예선 1위가 가장 앞에서 출발하고 2위가 그 뒤에서 출발하는 식이다. 가장 앞쪽에서 출발하는 선수가 가장 유리하다. 좋은 출발 위치를 장악한 두 선수는 처음부터 선두권을 유지했고 이를 뚫을 수 있는 경쟁자는 없었다. 순위가 조금 바뀌어 페텔이 1위, 웨버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을 뿐이다. 페텔이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페텔은 이날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5.615km의 서킷 55바퀴(총길이 308.630km)를 1시간36분28초651에 달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웨버의 바로 뒤에서 출발한 페텔은 첫 번째 코너에서 곧바로 웨버를 추월했고 그 뒤로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코리아 그랑프리 2회 연속 우승이자 최근 싱가포르, 일본 그랑프리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올 시즌 20개 대회 중 16개 대회를 소화한 상황에서 시즌 2위였던 페텔은 포인트 25점을 더해 시즌 포인트를 215점으로 늘리며 이날 3위에 그친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를 6점 차로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페텔은 이로써 3년 연속 시즌 종합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62년 역사의 F1에서 3시즌 이상 연속해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미하엘 슈마허(독일·5시즌 연속)와 후안 마누엘 판히오(아르헨티나·4시즌 연속) 등 두 명밖에 없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결선에만 8만6259명이 입장하는 등 사흘간 총 16만415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지상 최대의 스피드 축제를 즐겼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는 체커기(레이스 종료를 알리는 흰색과 검은색의 체크무늬 깃발)를 흔든 뒤 축하 공연을 펼쳤다.영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팀 빌딩은 포뮬러원(F1) 대회가 펼쳐지는 서킷의 오아시스다. 대회 기간 중 하루 12시간 이상 서킷에 머무는 F1 드라이버, 기계공, 팀 관계자들은 이곳에서 먹고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팀 빌딩 분위기가 성적을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레드불의 드라이버 마크 웨버(36·호주)의 안내를 받아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내에 위치한 레드불의 팀 빌딩을 12일 탐방했다. 웨버는 드라이버 랭킹 5위를 달리며 레드불의 팀 랭킹 선두를 이끌고 있는 정상급 드라이버다. 파워 넘치는 드라이빙과 섹시한 외모로 유럽에서는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웨버는 “최강 레드불의 팀 빌딩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반갑게 기자의 손을 맞잡았다. 그는 팀 빌딩을 함께 돌아보며 “레드불의 팀 빌딩은 어느 나라에 가든지 같은 콘셉트로 조성된다. 최대한 익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레이싱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레드불 팀은 ‘건물과 일부 식재료를 제외한 모든 것’을 호주에서 공수한다. 가구, 주방 도구, 홍보 문구가 적힌 집기 등은 물론이고 식탁, 의자, 컵, 수저, 그릇, 화분 등 세세한 부분까지 포함된다. 물품은 배와 항공기를 통해 1주 전에 서킷에 먼저 도착한다. 레드불은 전문 요리사 2명을 항상 대동한다. 이들은 샐러드 등 찬 음식과 파스타 스테이크 등 더운 음식을 각각 맡고 있다. 식사 때마다 팀 빌딩 1층의 식당에서는 호텔 뷔페 못지않은 성찬이 차려진다. 웨버는 “레드불 팀 셰프의 올리브 소스 치킨 파스타와 시금치 요리는 언제 먹어도 일품이다”고 말했다. 팀 빌딩 2층은 휴식 공간과 사무실로 꾸며져 있다. 주전 드라이버 페텔과 웨버에게는 전용 휴식 공간도 제공된다. 팀 소속 마사지사가 24시간 대기해 이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웨버는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의 팀 빌딩 건물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톱 5 안에 들 정도로 훌륭하다. 다른 곳은 2층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영암 서킷은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12일 개막한 2012 코리아 그랑프리는 13일 예선, 14일 결선 경기가 이어진다. 영암=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