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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4%포인트나 높은 3.9%로 올렸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로 유지했지만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5.0%에서 4.9%로 낮췄다. 한은은 13일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국제유가가 오르고 구제역으로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겨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9%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1일 발표한 전망치인 4.5%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IMF가 국가별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석유류 등 외부 충격에 따라 물가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core inflation)도 높아지고 있어 올 하반기와 내년 물가도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채소류 가격 하락에 따라 3, 4월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내려갈 것”이라며 “4분기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외식비나 공산품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상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0%로 높였지만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5.0%에서 4.9%로 낮춰 결국 올 한 해 성장률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3.0%로 종전보다 0.6%포인트 올라 국내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105달러로 종전 예상치보다 18달러 상승하고 구제역 사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 긍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 수출은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세에 따라 11.2%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6.9%의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여 전망치를 종전 4.1%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12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이 대주단과 대출 만기 연장 및 담보 제공 여부 등에 대해 다시 논의를 시작하면서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부토건과 은행 등 대주단은 전날 오후부터 대출 만기 연장과 담보 제공에 대한 재협상에 나서 이번 주 안에 철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주단은 삼부토건에 만기 연장을 받으려면 서울 강남의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담보로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삼부토건은 너무 무리한 요구라며 맞서고 있다.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게 되면 삼부토건은 호텔을 담보로 내놓고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하는 대신 대출 만기일을 연장 받게 된다. 일부 대출과 기업어음(CP)을 상환하고 대주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업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당시보다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양측의 대립은 여전하다. 금융권은 삼부토건이 12일 갑자기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에 대해 LIG건설에 이은 부실계열사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의 지분 가운데 약 95%를 점한 대주주로, 부실한 삼부토건을 정리해 우량 회사인 호텔을 보호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부토건 관계자는 “공동사업자인 동양건설산업의 연대보증을 위해 호텔까지 담보로 내놓으라고 하는 건 우리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정관리 철회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채권단이 담보 요구를 철회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토목건축공 사업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올해 1월 1일부터 폐지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재입법을 위한 국회의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정부와 금융권은 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진행에 필요한 자율적인 구조조정 방법과 절차를 담은 기촉법이 제정돼야 비슷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크아웃은 금융 채무만 동결하는 반면 법정관리는 금융 채무뿐 아니라 상거래 채무까지 동결하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과 관계를 맺은 금융회사, 개인 투자자들은 더 큰 피해를 본다. 기촉법이 없는 지금 상태에서도 자율 워크아웃을 할 수는 있지만 채권단 전체의 의견이 일치해야 가능하다. 지금처럼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여신 비중이 30% 수준까지 늘어난 상태에선 사실상 워크아웃이 실현되기는 힘들다. 실제 이번 협의 과정에서도 주채권은행들은 만기 연장에 동의했지만 저축은행과 일부 증권사가 담보를 요구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삼부토건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12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건설산업도 같은 절차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과다한 지급보증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13일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삼부토건에 대해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했다. 삼부토건은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처분이나 채무변제를 할 수 없고, 이 회사에 대한 가압류나 가처분, 강제집행도 금지된다. 삼부토건은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PF 대출금 4270억 원의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대주단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삼부토건은 지난달에만 727억 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밝혀져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CP는 무담보 채권으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CP 투자자는 변제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만큼 삼부토건 CP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도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지만 앞으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 들어 기준금리는 1월과 3월에 0.25%포인트씩 올라가는 ‘징검다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개월간 추진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국내외 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연이은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 상환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쉬어가기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향후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관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압력과 국제원자재 가격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금리 정상화 과정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며, 다만 폭과 속도는 금통위에서 여러 여건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늘어 수요 압력이 커지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로 4.4%를 유지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은 당초보다 1.1%포인트 상승한 4.5%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11일 연 3.40%로 직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CD연동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5.28∼6.78%, 외환은행도 같은 수준만큼 상승한 연 4.82∼6.57%를 제시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1위 캐피털회사의 보안 수준이 이 정도면 어떤 회사를 믿어야 합니까?” 8일 현대캐피탈의 해킹 사건이 공개된 뒤 첫 영업일인 11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현대캐피탈 파이낸스숍에 피해 유무를 확인하려고 몰려온 고객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불만을 토해냈다. 고객 김원희 씨(33·여)는 “해킹 소식으로 불안해서 출근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다”며 “현대캐피탈은 물론이고 현대카드도 쓰고 있는데, 피해가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현대캐피탈에 책임을 묻기 위해 “집단소송을 하겠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융권 대상 실질적 고객정보 유출 금융권은 이번 해킹 사건을 금융회사에서 고객 금융정보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처음으로 빼내 갔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8년 저축은행 7곳의 전산망이 뚫렸을 때는 고객의 신상정보와 계좌번호, 예금액, 대출정보 등이 유출됐지만 비밀번호는 유출되지 않았다. 사실 고객정보 해킹 사례는 인터넷 쇼핑몰, 정유회사 등에서 몇 차례 발생해 드문 일은 아니다. 2008년에는 옥션에서 해킹으로 1081만 명의 ID와 주민번호가 유출됐고, GS칼텍스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3월에는 신세계몰과 아이러브스쿨 등에서 20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경찰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권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금까지 밝혀진 고객 신상정보와 비밀번호 등 대출정보 외에 고객정보가 추가로 유출될 개연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일단 현대캐피탈은 자사와 제휴를 한 리스차량 정비업체가 사용하는 서버에서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리스 고객이 정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정비업체 사이트에 접속할 때 남은 기록이 암호화되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현대캐피탈 측은 “상품정보 등을 고객에게 주기적으로 보내는 e메일 발송 서버 등 제3의 서버가 추가로 해킹당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유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캐피탈 외형 성장만 주력 비판 금융회사들은 자기 회사의 보안 허점이 공개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정보기술(IT) 담당 부행장은 “요즘 해커는 ‘60만 대군’ 수준이라 한 곳을 타깃으로 달려들면 우리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모든 은행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등 관계사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만 511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업그레이드 작업 등 정보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GE의 자본을 끌어들여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고객관리와 고객정보 보호 등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는데, 이번 고객정보 유출로 제휴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GE는 현대캐피탈 지분 4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측은 “암호화 시스템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려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도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제2금융권 전자금융 감독 사각지대 캐피털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사실상 전자금융 감독의 ‘사각지대’다. 전자금융 감독규정에 따라 캐피털회사, 저축은행은 실태조사 대상기관에서 제외돼 있다. 일반 종합검사에서도 금융감독원 IT서비스실에 소속된 검사역 11명이 전 금융권 회사를 점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금감원은 이날 특별검사에 착수해 현대캐피탈 고객의 비밀번호가 암호화됐는지 여부와 서버 운영 실태 등을 살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고객의 DB 가운데 로그인 기록 일부가 암호화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어 이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커가 DB를 확보하더라도 암호화돼 있으면 개인정보를 풀어내 악용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암호가 풀린 상태로 DB가 흘러나가면 해커의 손에서 개인정보가 유용될 수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
하나SK카드는 고유가 시대에 유용한 ‘하나SK 오일행복 카드’를 내놓는다고 11일 밝혔다. 이 카드는 SK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L당 최대 150포인트를 OK캐쉬백으로 쌓아 준다. 적립되는 포인트 규모는 전달의 카드 이용금액 구간에 따라 다르다. 전달의 카드 사용액이 30만 원, 50만 원, 100만 원, 150만 원이면 L당 적립 포인트는 각각 80포인트, 100포인트, 120포인트, 150포인트다. 7월 6일까지 ‘L당 100원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어 이 할인 효과를 더하면 L당 최대 250원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매월 최고 4000원에 한해 건당 100원을 할인해 준다. 연회비는 국내용이 7000원, 국외 겸용이 1만2000원이다.}
국민은행은 ‘무배당 미래에셋 러브에이지 위너스 가입 즉시 연금보험’을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국민은행과 미래에셋생명이 공동 개발한 이 상품은 목돈을 한꺼번에 내면 돈을 낸 다음 달부터 매월 고객이 설계한 일정 금액의 연금을 준다. 가입연령은 45세부터 85세까지로 일시납으로 1000만 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살아있는 동안 매달 원금과 이자를 받는 ‘종신연금형’과 이자만 받고 상속재원으로 활용하는 ‘상속연금형’이 있다. 공시이율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매달 바뀌며 이달 현재 연 복리 5.1%가 적용된다. 10년 이상 계약을 이어가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 상품의 특징은 맞춤 연금액을 설계할 수 있는 ‘활동기 강화형’ 종신연금이 개발된 점이다. 종전 종신연금형 상품과 달리 연금액 수준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현대캐피탈 고객 42만 명의 개인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된 데 이어 1만3000여 명의 대출상품 번호와 비밀번호 등 신용정보도 해킹당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킹당한 고객 가운데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사례가 많아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42만 명의 고객정보가 해킹당한 것 외에 1만3000여 고객의 ‘프라임론패스’ 상품번호와 비밀번호도 해킹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론패스의 정보가 유출되며 고객들은 자기 신용정보를 활용해 돈을 빼내는 불법 대출이 일어나지 않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최대한도가 3000만 원에 이르는 대출상품인 프라임론은 패스카드 번호 16자리와 비밀번호 4자리만 알면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ARS 대출 서비스는 이미 중단됐다. 이 상품에는 약 40만 명이 가입해 있다. 인터넷과 전화 상담원 연결을 통한 대출은 아직 가능하다. 인터넷 대출은 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더라도 개인이 직접 은행 등에서 발급받아 보관하는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상담원을 통한 대출은 해당 고객의 휴대전화로 통화해 대출을 신청했는지 확인해야 대출을 해준다. 문제는 신용정보 유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객의 대출 한도를 결정짓는 신용등급이 이미 해킹됐고 통장의 계좌번호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계열사인 현대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 여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두 회사는 다른 서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현대카드 정보가 유출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미 흘러나간 대출상품의 비밀번호는 다른 금융회사의 정보 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인 고객들은 같은 4자리 비밀번호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미 유출된 고객 정보가 암시장을 통해 거래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고객 정보 관리에 허술했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업계 1위인 이 회사는 2월부터 해킹이 진행됐지만 두 달 동안 해킹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 사실도 초기 발표 이틀 뒤인 10일에야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현대캐피탈이 2009년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다가 투자비 부족 등을 이유로 중단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터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캐피탈이 해킹 사실을 더 빨리 알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고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킹 사건을 인지한 7일 오전 바로 공개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해킹 사실을 알고 경찰에 수사를 협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고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11일 카드 담당 및 IT 전문가로 구성된 대책반을 가동해 특별 검사에 나선다. 금감원은 IT 감독 기준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회사 측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커가 필리핀과 브라질에 있는 서버를 통해 현대캐피탈 서버에 침투해 고객정보를 수집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8일 해커들이 현대캐피탈에 침투하기 위해 한 국내 서버 업체를 경유한 것을 확인하고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확보한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수사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캐피탈과의 협의를 통해 해커가 협박 e메일로 제시한 계좌에 이들이 요구한 수억 원대 금액보다 적은 액수의 돈을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인들이 이 돈의 일부를 찾은 정황을 파악하고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이들이 이용한 은행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범인들이 대포통장을 이용한 데다가 돈을 바로 찾지 않고 다시 다른 은행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을 이용해 수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10일 “앞으로는 대출과 구조조정 심사에서 모든 은행이 원칙대로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제 제2의 포스코나 삼성전자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부 그룹의 부실 계열사를 쉽게 정리하는 ‘꼬리 자르기’에 대해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은행들은 그룹의 신용이나 브랜드를 보고 그룹의 계열사에 대출을 해줬지만 앞으로는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전 은행권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의 발언은 은행이 그동안 재벌이 유망한 사업 분야에 계열사를 만들어 진출하면 그 계열사의 신용은 낮더라도 그룹 전체나 모기업의 신용을 믿고 대출을 해줬지만 이런 관행을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재벌의 계열사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돼 계열사가 그룹과 은행의 도움으로 단기간에 성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도대체 무슨 소득이 늘었다는 거지?” 30대 주부 이모 씨는 최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로 늘었다’는 뉴스를 듣고 기가 막혔다. 1인당 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데 살림살이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 씨의 가계부에서도 확인된다. 식비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쌀과 김치, 기본 반찬, 채소 등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음식과 식재료 외 꼭 필요한 부식만 사는데도 지출한 돈이 2008년 4월 10만 원에서 지난달에는 20만 원으로 100% 늘었다. 같은 기간 월급은 389만 원에서 421만 원으로 8% 오른 데 그쳤다. 식비 외에 세금과 각종 공과금, 통신비, 의류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늘다 보니 저축을 더 늘릴 여유도 없어졌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이 씨처럼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10대 부국(富國)에 진입했다는데 왜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는 걸까.○ ‘국민소득=개인소득’은 오해 이처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피부로 체감하기 힘든 것은 국민소득 통계가 가진 함정 때문이다. 여기에서 국민소득에는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 외 기업, 정부가 창출한 소득까지 모두 포함된다. 기업, 정부가 벌어들인 소득을 빼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2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총처분가능소득에서 수출기업이 포함된 비(非)금융회사가 벌어들인 소득의 비중은 2006년 12.8%에서 지난해 16.1%로 늘었다. 반면 개인의 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60.2%에서 57.5%로 쪼그라들었다. 경제성장의 과실(果實)이 개인보다는 기업에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더라도 살림살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이 원-달러 1100원대 환율 효과를 보며 영업실적을 높게 올렸다”며 “이런 흐름이 수출 기업들이 수익을 많이 가져간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살림살이의 형편을 보여주는 지표로 ‘개인총처분가능소득’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기업, 정부를 제외한 개인 부문의 1인당 총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만1891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의 57%에 불과했고, 금융위기 전인 2007년의 1만2703달러를 회복하지도 못했다.○ 소득 늘었어도 물가 고려하면 팍팍 이 씨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민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물가 상승 탓이기도 하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40대 주부 김모 씨도 물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남편이 최근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친지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지만 김 씨는 최근 2, 3년간의 가계살림이 결혼생활 17년 중 가장 빠듯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세금을 제외한 월수익 800만 원 가운데 애들 교육비로만 250만 원이 나간다”며 “3년 전만 해도 주말마다 외식을 나갔는데 이제는 고기를 먹더라도 사서 집에서 구워 먹는다”고 전했다. 소득 규모는 늘었지만 물가의 영향을 고려하면 손에 잡히는 돈이 적은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총처분가능소득 역시 물가 상승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명목 개념으로 쓰이기 때문에 물가를 고려하면 개인들이 통계상의 소득증가 효과를 못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 기준 1인당 총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든 것과 달리 원화 기준으로는 2007년 1180만4000원에서 지난해 1374만8000원으로 증가했지만 환율 효과와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하는 물가를 감안하면 경기회복에 대한 서민들의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개인총처분가능소득 ::개인이 재량껏 소비와 저축에 쓸 수 있는 소득. 소득에서 세금, 연기금 등 준조세 성격의 지출을 빼고 남는 돈으로, 개인의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여윳돈에 가까운 개념이다. 한국은행은 가처분소득이라는 일본식 용어 대신에 총처분가능소득으로 바꿔 쓰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외환보유액 운용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해 주목된다. 한은은 3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986억2000만 달러로, 2월 말보다 9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은은 “유로화 등 기타통화 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이 생겨나며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월 말 기준으로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브라질 인도에 이어 7위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한은의 ‘2010년 연차보고서’에 나타난 외환보유액 운용명세는 국채, 정부기관채 등 안전자산 비중이 줄어든 반면에 회사채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했다. 작년 말 현재 정부채 비중은 35.8%로 전년 말보다 2.30%포인트 감소했고, 정부기관채 비중도 0.50%포인트 줄어 21.8%였다. 반면에 회사채 비중은 1.40%포인트 증가한 16.5%, 주식 비중은 0.70%포인트 늘어난 3.8%로 집계됐다. 한은은 “외화자산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의 건강 관련 여행수지가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 관련 여행수입에서 지급을 뺀 건강 관련 여행수지는 22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첫 흑자다. 건강 관련 여행수입은 6800만 달러, 건강 관련 여행지급은 6580만 달러였다. 연도별로 보면 건강 관련 여행수지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이다가 지난해 흑자를 보였다. 흑자를 보였음에도 건강 관련 여행수입액과 지급액은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건강 관련 여행수입과 지급은 전년보다 각각 17.8%, 31.3% 떨어졌다. 해외 치료에 나선 내국인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여행지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발달해 굳이 외국에서 치료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원정출산이 줄어든 점도 흑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달러당 원화 환율이 2년 7개월 만에 108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불리하지만,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킨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1일 종가보다 4.50원 떨어진 108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일 연속 하락세다.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9월 8일(1081.40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연일 ‘사자’ 공세에 나서면서 환율 하락세를 이끌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우리나라와 무역거래가 많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코스피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4% 후반대로 고공 행진하는 등 물가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도 이날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외환당국이 특정 수준의 환율을 고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환율의 하락속도다. 시장에서는 지난주에 달러당 1100원이라는 지지대가 무너질 정도로 속도가 빨랐던 만큼 1080원대부터는 하락 추세가 더뎌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외환딜러는 “환율이 2주 만에 60원가량이 빠지는 등 하락속도가 워낙 빨라 거래를 주저하는 측면도 있었다”며 “외환당국도 이런 추이를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목표수익률 10% 도달 시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한국투자 압축포트폴리오 프리미어 목표전환형펀드 2호’를 8일까지 신한은행 전 영업점을 통해 모집한다. 이 펀드는 20개 내외의 우량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한다. 지난달 선보인 1호 펀드와 동일하게 ‘종목별 균등 편입비율’ 운용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한국투신운용 측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2,100 선을 뚫고 고공비행 중이지만 여전히 쏠림 현상이 강하다”며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펀드로, 일정 수익률을 지키는 것은 효과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 원이며 단위형 상품이라 가입기간 이후 추가 납입할 수 없다. ■ 최대 11.8% 수익 ELF 판매현대중공업그룹 하이투자증권이 8일까지 최대 연 11.80% 수준의 수익을 지급하는 지수연계펀드(ELF)를 판매한다. ‘하이 K-H 증권투자신탁 14호(ELS-파생형)’는 3년 만기 원금 비보장형 상품으로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연계 ELF 상품이다. 상품 가입 후 6개월마다 기초자산인 코스피200과 HSCEI 두 지수가 최초 기준주가의 90%(6, 12개월), 85%(18, 24개월), 80%(30, 36개월) 이상인 경우 최대 연 11.80% 수준의 수익을 제공한다. 가입 기간에 기초자산 중 어느 한 지수라도 각각의 기준지수의 55%(수익률 기준으로 ―45%) 미만으로 하락(장중 포함)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원금 보존이 추구된다. ■ 신차 할부 견적시스템 열어신한카드는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과 제휴해 국산 신차 가격을 비교하고 할부 견적, 보험료를 계산해 주는 신차 할부 견적시스템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이 시스템(auto.shinhancard.com)은 배기량, 가격 등 조건에 따라 차를 비교해 준다. 금리, 선수율에 따른 월 할부금도 산출할 수 있다. 차량을 살 때 예상되는 보험료를 즉시 계산해 주기 때문에 차량 가격부터 할부 금액, 보험료를 한꺼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점이 특징. 신한카드는 이 시스템 개장을 기념해 이달 30일까지 이 시스템에서 상담 신청을 한 뒤 다음 달 10일까지 신한-에르고 자동차 할부금융을 1500만 원 이상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아이패드, 차량용 블랙박스, 주유상품권 등을 준다.}
“퇴직연금 가입해 주면 우리 제품을 사줄 수 있습니까?” 일부 대기업이 퇴직연금 가입에 대한 대가로 자사상품 구매를 제안하는 이른바 ‘역(逆) 꺾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퇴직연금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구속성 영업 행위인 ‘꺾기’는 금융회사가 기업에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강요하는 형태가 많았다. 이제는 역방향으로 대기업이 제안을 해오는 흐름이 나타나 이를 ‘역꺾기’라고 부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대기업은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시하라고 금융회사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의 임원은 “기업들이 거꾸로 자사 제품을 살 것을 요구해온다”며 “보험사들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업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들 모기업이 있는 데다, 증권 보험 은행이 모두 퇴직연금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면 자기 회사가 출시하는 신상품을 사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해오는 데가 몇 군데 있다”고 전했다.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대신 기업 직원들의 신용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영업 형태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은 “대기업들은 퇴직연금 가입을 진행하며 자기 회사 직원의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로 해달라거나 ‘다른 은행은 금리가 어떤 수준이다’며 낮춰달라는 제안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역꺾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퇴직연금시장에서는 직원이 많은 대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수가 50개를 넘어서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회사가 대기업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증권, 한화손해보험, 동부생명, 동부화재 등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계열사 물량을 쥐고 있어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사정이 더욱 절박해졌다. 금융감독 당국도 역꺾기에 대한 소문을 포착하고 사실 파악에 나섰지만 사실상 제재는 힘들다고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협의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양쪽에서 입을 다물면 불공정행위를 찾기 힘들다”며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관련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보가 한 건도 안 들어왔다”고 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잡은 이 세 거인은 동아일보가 올해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의 롤 모델로 여러 차례 거명됐다. 특히 3인은 ‘동아 100인’ 중에서도 차세대 경제인들의 마음속에 지금도 살아있는 횃불로 타오르고 있었다. 차세대 경제인들은 기업이나 경제정책을 이끌다 난관에 부닥칠 때 이들의 경영철학과 이들이 남긴 말을 다시금 되새겼다. 3인이 맨발로 산업현장을 뛴 지 반세기가량 지난 지금 이들의 가르침은 고전이자 살아 숨쉬는 경영지침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제일’ 지난해 11월로 타계한 지 23년이 된 이병철 창업주는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를 가장 중시하는 ‘인재제일(人材第一)’의 경영철학이 나침반이 되고 있다. 세계 3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설비용량 기준)을 갖춘 셀트리온의 서정진 대표는 “인재제일, 사업보국이라는 말이 직장생활을 하며 마음에 와 닿았다”며 호암을 롤 모델로 꼽았다. 그는 “훌륭한 인재의 채용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중요하고, 인재 육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보국을 통해 후손에게 더 나은 조국을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호암에게서 경영감각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호암은) 국내의 작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이미 몇 세대 전에 글로벌 경쟁을 준비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셨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직관력, 비전을 제시하신 경영감각을 배우기 위해 (내가) 노력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특히 호암이 68세 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어 73세에 반도체 신화의 출발점인 ‘64K D램’을 개발해낸 열정과 집념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맨주먹으로 시작해 이제 우리 경제의 젖줄이 된 자동차, 조선, 건설 사업을 키워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10년 전 별세한 정주영 명예회장을 롤 모델로 삼는 이유다. 그는 “그분의 인생과 가치관에는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기업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정 회장께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진정한 창조가”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한국 산업화의 젖줄을 키웠다면 황 대표는 태양광 사업 등 신산업의 젖줄을 일굴 주자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정 명예회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할 때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상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난 창발적 방식으로 무장한 그의 도전정신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기업가가 마음에 새겨야 할 영속적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 1세대인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이 창업주와 정 명예회장을 ‘우리 사회 초기의 벤처인’이라고 평가했다. 벤처기업은 2000년대 들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성기를 맞았지만 도전과 창의력으로 대표되는 ‘벤처정신’은 일찍이 두 거인이 꽃피웠다는 얘기다.○ 최종현 SK그룹 회장 “지구촌을 무대로”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종현 회장이 세운 고등교육재단 장학금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현지 교수 생활 1년 만에 국내 교수로 돌아오려다 최 회장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최 회장은 “내가 너에게 조건 없이 장학금을 대준 뜻은 국내에서 잘살고 높은 위치에 있으라는 게 아니었다. 세계 일류 학자와 경쟁하라고 내보냈더니 서울에서 제안이 왔다고 들어오는 건 내 뜻과 다르고 내가 생각한 네 모습이 아니다”라고 엄하게 타일렀다. 이 수석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라는 가르침을 지금도 새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한국이 세계 경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데 기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선대 회장께서는 기업이 사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셨다”고 회고했다.특별취재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올해 영업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제대로 한번 수익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고객들에게 인지도와 신뢰를 쌓았다면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얘기다. 하 행장은 “자동화기기(ATM)를 4800대 수준으로 대폭 늘려 고객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며 “올해에는 15개의 영업점을 추가로 만들어 고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스마트뱅킹은 씨티은행 영업의 강점이다. 씨티은행은 국내에 처음으로 24시간 ATM을 도입했으며 폰뱅킹, 인터넷뱅킹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은 ‘디지털 미디어월’과 ‘워크벤치’ 등을 도입해 우리 고객들에게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각종 금융정보를 접하게 하고 있다”며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고 은행직원의 도움 없이 고객 스스로 계좌를 조회하고 금융거래를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스마트뱅킹 지점’이 스마트뱅킹의 대표 사례다. 이 지점은 고객이 자주 묻는 환율, 주가변동, 이자율, 신상품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패널을 갖추고 있다. 객장에는 미디어월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금융정보, 뉴스, 지역정보 등을 간단한 터치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 행장은 “우리는 종이 없는 영업점을 지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발전에 따라 모든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무인화 점포’로 발전할 것”이라며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고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은 씨티그룹만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현재의 수준보다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하 행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의 씨티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슬로바키아의 씨티은행에 한국데스크를 설치해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 간 무역이 활발한 만큼 자금관리 서비스, 무역금융, 외환, 파생상품 분야 등에서 앞선 역량을 발휘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투자 서비스에도 씨티만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조기금융교육,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교실 진행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 행장은 “사회공헌활동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주제를 선정해 많은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금융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씨티 사회공헌활동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우리은행의 새로운 수장(首長)이 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올해를 ‘우리나라 1등 은행’으로 자리 매김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행장은 “2011년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금융권 판도 재편과 새로운 금융환경의 도래 등으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금융의 민영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등 금융권 재편에 대응해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경영진 구성을 마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 내정된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영화의 최전선에서 우리은행이 맏형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과 호흡을 맞춰 당면한 과제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떠오르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론에 대해 “우리은행은 어떤 은행도 가지기 힘든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1만5000여 임직원의 강한 영업력도 있다”며 “메가뱅크론이든,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든 그 중심에는 우리은행이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행장이 구상하는 1등 은행 만들기 전략은 ‘고객 제일’, ‘현장 우선’, ‘정도 영업’, ‘펀 경영’ 등 4가지 방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객의 행복, 고객이 우선시하는 가치를 영업의 우선순위로 정해 프라이빗뱅킹(PB), 서민금융 등에서 우량한 고객을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기업 고객 가운데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우량 산업군을 유치해 기업금융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부실자산도 신속하게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리스크 관리와 자산 클린화”라며 “올해는 부실 자산의 신속한 매각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자산 클린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연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정리하고 ‘요주의’ 이하 여신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잠재 부실 여신을 줄이기 위한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바젤Ⅲ 등 은행의 건전성 지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선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은행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직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많이 떨어진 것”이라며 “즐거운 일터,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은행으로 다함께 만들어 가자”고 격려했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뛰어넘어 해외시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행장은 “잠재력 있는 해외시장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현지 우량 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졌다.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이 수입물가의 고공행진을 막기 위해 원고 현상을 어느 선까지 용인할지 주목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50원 떨어진 109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9월 10일 종가인 1095.5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개장 초기에 해외에서 미국 달러화를 파는 흐름이 이어지자 하락세를 보이다가 장중에 1100원 선을 맴돌며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국내 은행권 시장참가자들도 달러화를 팔며 환율이 더욱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약화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일본 지진의 반사효과를 본 한국의 자산을 사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등락을 보이면서도 연말까지는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