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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외환보유액 운용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해 주목된다. 한은은 3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986억2000만 달러로, 2월 말보다 9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은은 “유로화 등 기타통화 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이 생겨나며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월 말 기준으로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브라질 인도에 이어 7위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한은의 ‘2010년 연차보고서’에 나타난 외환보유액 운용명세는 국채, 정부기관채 등 안전자산 비중이 줄어든 반면에 회사채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했다. 작년 말 현재 정부채 비중은 35.8%로 전년 말보다 2.30%포인트 감소했고, 정부기관채 비중도 0.50%포인트 줄어 21.8%였다. 반면에 회사채 비중은 1.40%포인트 증가한 16.5%, 주식 비중은 0.70%포인트 늘어난 3.8%로 집계됐다. 한은은 “외화자산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의 건강 관련 여행수지가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 관련 여행수입에서 지급을 뺀 건강 관련 여행수지는 22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첫 흑자다. 건강 관련 여행수입은 6800만 달러, 건강 관련 여행지급은 6580만 달러였다. 연도별로 보면 건강 관련 여행수지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이다가 지난해 흑자를 보였다. 흑자를 보였음에도 건강 관련 여행수입액과 지급액은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건강 관련 여행수입과 지급은 전년보다 각각 17.8%, 31.3% 떨어졌다. 해외 치료에 나선 내국인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여행지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발달해 굳이 외국에서 치료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원정출산이 줄어든 점도 흑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달러당 원화 환율이 2년 7개월 만에 108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불리하지만,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킨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1일 종가보다 4.50원 떨어진 108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일 연속 하락세다.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9월 8일(1081.40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연일 ‘사자’ 공세에 나서면서 환율 하락세를 이끌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우리나라와 무역거래가 많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코스피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4% 후반대로 고공 행진하는 등 물가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도 이날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외환당국이 특정 수준의 환율을 고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환율의 하락속도다. 시장에서는 지난주에 달러당 1100원이라는 지지대가 무너질 정도로 속도가 빨랐던 만큼 1080원대부터는 하락 추세가 더뎌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외환딜러는 “환율이 2주 만에 60원가량이 빠지는 등 하락속도가 워낙 빨라 거래를 주저하는 측면도 있었다”며 “외환당국도 이런 추이를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잡은 이 세 거인은 동아일보가 올해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의 롤 모델로 여러 차례 거명됐다. 특히 3인은 ‘동아 100인’ 중에서도 차세대 경제인들의 마음속에 지금도 살아있는 횃불로 타오르고 있었다. 차세대 경제인들은 기업이나 경제정책을 이끌다 난관에 부닥칠 때 이들의 경영철학과 이들이 남긴 말을 다시금 되새겼다. 3인이 맨발로 산업현장을 뛴 지 반세기가량 지난 지금 이들의 가르침은 고전이자 살아 숨쉬는 경영지침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제일’ 지난해 11월로 타계한 지 23년이 된 이병철 창업주는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를 가장 중시하는 ‘인재제일(人材第一)’의 경영철학이 나침반이 되고 있다. 세계 3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설비용량 기준)을 갖춘 셀트리온의 서정진 대표는 “인재제일, 사업보국이라는 말이 직장생활을 하며 마음에 와 닿았다”며 호암을 롤 모델로 꼽았다. 그는 “훌륭한 인재의 채용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중요하고, 인재 육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보국을 통해 후손에게 더 나은 조국을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호암에게서 경영감각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호암은) 국내의 작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이미 몇 세대 전에 글로벌 경쟁을 준비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셨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직관력, 비전을 제시하신 경영감각을 배우기 위해 (내가) 노력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특히 호암이 68세 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어 73세에 반도체 신화의 출발점인 ‘64K D램’을 개발해낸 열정과 집념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맨주먹으로 시작해 이제 우리 경제의 젖줄이 된 자동차, 조선, 건설 사업을 키워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10년 전 별세한 정주영 명예회장을 롤 모델로 삼는 이유다. 그는 “그분의 인생과 가치관에는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기업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정 회장께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진정한 창조가”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한국 산업화의 젖줄을 키웠다면 황 대표는 태양광 사업 등 신산업의 젖줄을 일굴 주자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정 명예회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할 때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상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난 창발적 방식으로 무장한 그의 도전정신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기업가가 마음에 새겨야 할 영속적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 1세대인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이 창업주와 정 명예회장을 ‘우리 사회 초기의 벤처인’이라고 평가했다. 벤처기업은 2000년대 들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성기를 맞았지만 도전과 창의력으로 대표되는 ‘벤처정신’은 일찍이 두 거인이 꽃피웠다는 얘기다.○ 최종현 SK그룹 회장 “지구촌을 무대로”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종현 회장이 세운 고등교육재단 장학금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현지 교수 생활 1년 만에 국내 교수로 돌아오려다 최 회장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최 회장은 “내가 너에게 조건 없이 장학금을 대준 뜻은 국내에서 잘살고 높은 위치에 있으라는 게 아니었다. 세계 일류 학자와 경쟁하라고 내보냈더니 서울에서 제안이 왔다고 들어오는 건 내 뜻과 다르고 내가 생각한 네 모습이 아니다”라고 엄하게 타일렀다. 이 수석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라는 가르침을 지금도 새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한국이 세계 경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데 기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선대 회장께서는 기업이 사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셨다”고 회고했다.특별취재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올해 영업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제대로 한번 수익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고객들에게 인지도와 신뢰를 쌓았다면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얘기다. 하 행장은 “자동화기기(ATM)를 4800대 수준으로 대폭 늘려 고객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며 “올해에는 15개의 영업점을 추가로 만들어 고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스마트뱅킹은 씨티은행 영업의 강점이다. 씨티은행은 국내에 처음으로 24시간 ATM을 도입했으며 폰뱅킹, 인터넷뱅킹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은 ‘디지털 미디어월’과 ‘워크벤치’ 등을 도입해 우리 고객들에게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각종 금융정보를 접하게 하고 있다”며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고 은행직원의 도움 없이 고객 스스로 계좌를 조회하고 금융거래를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스마트뱅킹 지점’이 스마트뱅킹의 대표 사례다. 이 지점은 고객이 자주 묻는 환율, 주가변동, 이자율, 신상품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패널을 갖추고 있다. 객장에는 미디어월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금융정보, 뉴스, 지역정보 등을 간단한 터치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 행장은 “우리는 종이 없는 영업점을 지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발전에 따라 모든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무인화 점포’로 발전할 것”이라며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고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은 씨티그룹만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현재의 수준보다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하 행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의 씨티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슬로바키아의 씨티은행에 한국데스크를 설치해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 간 무역이 활발한 만큼 자금관리 서비스, 무역금융, 외환, 파생상품 분야 등에서 앞선 역량을 발휘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투자 서비스에도 씨티만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조기금융교육,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교실 진행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 행장은 “사회공헌활동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주제를 선정해 많은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금융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씨티 사회공헌활동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우리은행의 새로운 수장(首長)이 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올해를 ‘우리나라 1등 은행’으로 자리 매김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행장은 “2011년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금융권 판도 재편과 새로운 금융환경의 도래 등으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금융의 민영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등 금융권 재편에 대응해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경영진 구성을 마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 내정된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영화의 최전선에서 우리은행이 맏형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과 호흡을 맞춰 당면한 과제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떠오르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론에 대해 “우리은행은 어떤 은행도 가지기 힘든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1만5000여 임직원의 강한 영업력도 있다”며 “메가뱅크론이든,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든 그 중심에는 우리은행이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행장이 구상하는 1등 은행 만들기 전략은 ‘고객 제일’, ‘현장 우선’, ‘정도 영업’, ‘펀 경영’ 등 4가지 방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객의 행복, 고객이 우선시하는 가치를 영업의 우선순위로 정해 프라이빗뱅킹(PB), 서민금융 등에서 우량한 고객을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기업 고객 가운데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우량 산업군을 유치해 기업금융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부실자산도 신속하게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리스크 관리와 자산 클린화”라며 “올해는 부실 자산의 신속한 매각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자산 클린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연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정리하고 ‘요주의’ 이하 여신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잠재 부실 여신을 줄이기 위한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바젤Ⅲ 등 은행의 건전성 지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선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은행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직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많이 떨어진 것”이라며 “즐거운 일터,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은행으로 다함께 만들어 가자”고 격려했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뛰어넘어 해외시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행장은 “잠재력 있는 해외시장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현지 우량 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졌다.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이 수입물가의 고공행진을 막기 위해 원고 현상을 어느 선까지 용인할지 주목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50원 떨어진 109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9월 10일 종가인 1095.5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개장 초기에 해외에서 미국 달러화를 파는 흐름이 이어지자 하락세를 보이다가 장중에 1100원 선을 맴돌며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국내 은행권 시장참가자들도 달러화를 팔며 환율이 더욱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약화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일본 지진의 반사효과를 본 한국의 자산을 사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등락을 보이면서도 연말까지는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무리한 외형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이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실 성장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국민은행의 10년 역사를 뒤돌아보면 은행들이 무서운 속도로 외형 경쟁을 벌이면서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원인을 어느정도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올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4대 은행 중심의 체제가 이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은행 간 영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신 및 수신은 물론이고 비이자, 퇴직연금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것. 민 행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과거에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 성장’과 ‘주주와 시장의 신뢰’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장을 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영업역량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소매금융 분야의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기업금융과 외환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 대내외 시장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은행을 만들려고 한다. 민 행장은 이런 은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임직원이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영업’을 강력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스크 관리의 선진화도 국민은행의 중요한 전략이다. 민 행장은 “우리의 노력으로 거둬들인 수익을 제대로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당금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도 기울일 계획이다. 여신 취급 시점부터 성장성 있는 기업을 선정하고, 사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사고 없는 ‘클린 뱅크’를 위해 내부통제 체제를 강화하고 원화와 외화의 유동성도 최상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고객 가치의 향상’도 빼놓을 수 없는 목표다. 변화하는 고객의 수요를 잘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먼저 발굴해내 고객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도 확고히 다져 나가려고 한다. 스마트 금융, 녹색 금융, 고액자산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웰스 매니지먼트’ 등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다는 포석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의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고양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 강화 활동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민 행장은 이 같은 4가지 전략과제를 빈틈없이 추진하면 잠시 흔들렸던 국민은행의 대내외 위상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뱅크라는 비전에 맞게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금융산업 구도 재편에 적극 대응하는 힘을 축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올해 주요 경영전략은 지난해 다소 침체됐던 영업 현장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강한 현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에 참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서 행장은 은행과 고객, 은행과 시장, 본부와 영업, 리더와 팔로어 간의 원활한 소통강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본부에 종전보다 강한 영업지원 체계를 만들고 현장에 맞게 속도감 있는 영업을 추진하려는 것도 강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토대다. 서 행장은 올해 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신한금융 사태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업적평가대회를 계기로 조직과 영업에 대한 임직원의 열정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서 행장은 당시 바닥에서 조금씩 직원들의 열의가 꽃피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년 초 열리는 업적평가대회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직원들과 지방 일부 직원만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전체 직원(1만3000여 명)은 물론이고 해외 점포 인력까지 참가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대와 새 출발 의지를 보였다. 현장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잠재된 고객을 발굴해내고 이들을 신한으로 이끌기 위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대학생, 여성고객을 잠재력 있는 고객 그룹으로 보고 각 그룹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개인 고객을 위해서는 개별 금융상품을 다루는 데서 벗어나 종합적으로 자산관리를 맡아준다. 기업고객은 대출과 함께 여신, 자금관리, 컨설팅 등 복합적인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기둥인 신한금융그룹이 중시하는 ‘가치 중심의 질적 성장’도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아무리 영업 경쟁이 치열해도 외형적인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미다. 우량한 자산을 늘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서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퇴직연금과 자산관리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시장 리더십 확보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그룹에서 강조하는 브랜드 경영도 은행의 중점 과제다. 시가총액 6위에서 8위를 오가는 위상에 걸맞게 브랜드 관리 경영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고객서비스의 품질을 강화한다는 각오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리테일 영업 창구에 스케일 지수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CSR’ 모델도 확립할 계획이다. 서민금융사업 확대와 글로벌 CSR 활동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한다. 좀 더 긴 안목에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아동’ ‘미래’에 관련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은 지난해 내홍을 겪으며 다소 위축됐던 브랜드 가치를 다시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 회장은 올해를 ‘신한 1.0’에서 ‘신한 2.0’으로 브랜드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선 과거 신한을 이끌어온 경쟁가치를 ‘신한 1.0’이라고 규정하고 신한 1.0의 성공 요인 5가지를 △친절과 차별화된 서비스 △본질적 업무에 대한 충실한 수행 △성과지향적 실행 우선주의 △일사불란한 공동체 의식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킬 신한 2.0은 공유, 개방, 참여의 정신을 기반으로 미래의 새로운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신한 2.0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더 강조하고 고객의 경험을 차별화할 예정이다.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그룹사의 다양한 문화, 트렌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방침이다. 신한 2.0이 지향하는 구체적인 모습은 이렇다. 체계화된 경영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지속가능한 조직이어야 한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도 갖춰야 한다.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 소통의 채널과 영역이 더 확장된 공동체여야 한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동기도 필요하다. 신한 2.0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한 회장은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자긍심을 키우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할 계획이다. 외부적으로 신뢰감을 다시 강고히 해나가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상생 경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룹 측은 올해는 특히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성장률도 하락하면서 시장 재편 등 경쟁양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의 성장동력은 금융 융합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과 연계한 사업영역을 선점하도록 체계를 만들고 각종 상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신한 2.0을 지속적으로 이끌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 전문가 그룹을 키울 계획이다. 또 글로벌 사업의 바탕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거점 시장의 기반을 안정화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지난해 갈등으로 다소 경직된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조직 활력’을 강화하는 활동도 중점 과제다. 기업문화, 인적 역량 등 무형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취임 1주년(4월 1일)을 앞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간 한은 내부의 혁신을 위해 채찍질을 해온 김 총재가 앞으로는 외부를 향해서 중앙은행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가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논거를 대며 강하게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재는 29일 기자단과의 만찬에서 “앞으로 한은법(개정)도 포함해 중앙은행의 역할에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들과) 네트워킹을 하려면 같은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하는 일이 상당히 제약돼 있고 카운터파트(외국 중앙은행)는 다른 일(금융감독)을 하면 어떻게 네트워크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구조적 위기(systemic risk)’를 해결하려면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위해 감독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총재는 “통화신용정책만 담당하는 중앙은행은 한국 일본 캐나다”라며 “이 세 나라를 빼고는 중앙은행, 재무부, 감독기구가 대개 같이 협의해 거시안정정책을 담당한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한국은행도 감독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에 금융회사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은 지난해 4월 진통을 거듭하다 국회에서 통과가 유보된 상태다. 이 개정안은 금융감독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한은의 공동검사 요구를 거부하면 한은이 단독으로 검사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한은에 자료를 제출하는 대상도 제2금융권으로 넓히고 한은 설립의 목적을 ‘물가안정’ 외에 ‘금융안정’ 기능으로 넓혔다. 김 총재는 “(한은법 개정 주장에 대해) 언론이나 제3자가 기관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밤에 불을 끄지 말고 헌신적으로 실력을 닦아 ‘이렇게 곰바우처럼 일만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것(금융감독)을 맡겨야 되겠구나’라는 여론이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조직 개편의 후속 계획에 대한 구상도 나왔다. 김 총재는 “외자운용원을 개방하겠다고 했으면 적어도 언제까지 어떤 일정에 의해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을 이제는 밝힐 때가 됐다”며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인재개발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용할지 등을 부총재 및 부총재보들로 구성된 경영인사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하면서 세계 10대 부국(富國)이 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4.5%만 유지되면 1인당 국민소득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0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759달러로 2007년 2만1695달러 이후 3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했다. 1인당 GNI는 2007년 처음 2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1만 달러대로 밀렸다. 지난해 경기회복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급증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원화 가치는 상승) 달러 표시 GNI가 증가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인구 2000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나라가 10개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부국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5%만 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007년의 최고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업에 비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소득의 비중을 의미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전년의 60.9%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36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아무리 스마트폰 뱅킹, 인터넷 뱅킹이 뜬다고 해도 음성 통화로 거래하는 ‘폰뱅킹(phone banking)’은 꿋꿋하게 살아 있다. 무선 인터넷 기반의 금융서비스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사이 폰뱅킹 서비스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PC 기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중년층과 노인층은 물론이고 외국인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은 28일부터 ‘고객 맞춤형’ 폰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고객별로 원하는 서비스 메뉴를 우선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이 고객별로 발신자번호표시(CID)를 통해 인식한 고객 정보를 통해 특정 고객이 자주 쓰는 서비스를 앞으로 배치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폰뱅킹으로 돈을 보낼 때 입금할 은행의 코드를 꼭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3개월간 자주 사용한 은행 코드 3개를 먼저 불러주기 때문에 거래를 원하는 은행의 번호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장애인에게는 녹음된 여러 안내 메시지를 줄줄 읊어주는 대신 상담사 연결을 가장 앞으로 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CID를 통해 장애인 고객임이 인식되면 다른 내용에 앞서 상담사 연결을 우선 들려준다. 노년층 고객을 위해 ‘쉬운 말 서비스’도 도입했다. 쉬운 말 서비스는 음성 속도가 느리고 어려운 금융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폰뱅킹은 저녁 시간에 타행이체 서비스가 잠시 중단되는 인터넷 뱅킹에 비해 24시간 열려 있다.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으로 인터넷 연결이 안 될 때는 더욱 유용하다. 이용 신한은행 콜센터 차장은 “인터넷 뱅킹은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서비스가 막혀 버리지만 전화는 비교적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돌발 사고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폰뱅킹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장애인을 배려한 폰뱅킹이 눈길을 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폰뱅킹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음성 메시지를 못 듣는 점을 고려해 음성과 문자로 동시에 안내하는 ‘KB 와이즈 폰뱅킹’을 활용하도록 권한다. 문자와 음성이 동시에 안내되는 이 서비스는 LG유플러스의 ‘마이 LG 070’ 인터넷전화를 통해 제공한다. 송금 잔액과 거래명세 조회, 신용카드 서비스 등을 음성과 문자로 동시에 받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아파트담보대출을 폰뱅킹으로 제공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은행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방문하거나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대출해주는 ‘모기지 원’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365일 24시간 열려 있는 콜센터(1599-1111)에 접속해 대출이 가능한지를 알아볼 수 있다. 전화로 대출상담을 마치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대출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특히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 전자설정 등기 방식으로 담보를 설정하기 때문에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기부등본 등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하나은행의 ‘다국어 폰뱅킹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에게 인기가 높다. 영어, 중국어, 몽골어, 베트남어 등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폰뱅킹 대기 인원이 많을 때 고객이 전화를 받을 번호만 입력하면 나중에 전화를 걸어오는 ‘콜백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폰뱅킹 서비스를 최대한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잔액조회, 당행이체, 타행이체 등 5가지 주요 서비스만 단축 코드로 만들었다. 버튼 입력에 서투른 고령층을 위해 번호 입력 시간을 10초로 늘리기도 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달 경상수지가 11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번 달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달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1억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2003년 4월부터 2005년 3월까지 2년의 흑자 릴레이 이후 최장기간의 흑자다. 상품수지는 15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흑자규모가 2000만 달러 늘었다. 자동차, 휴대전화 등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서비스수지는 계절적 특성상 해외여행이 줄어들며 적자규모가 5억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적자 규모가 10억7000만 달러 준 것이다. 자본·금융계정은 순유출 규모가 전월 12억8000만 달러에서 22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 특히 증권투자는 외국인 주식 투자가 순유출로 크게 돌아서며 전월 9억 달러 순유입에서 30억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2008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고속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에 글로벌 자본의 ‘투자 러브콜’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 금융권도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블랙스톤, 칼라일 등 세계적인 사모(私募)펀드들이 중국에서 ‘위안화 사모투자전문회사’(위안화 사모펀드)를 만들어 현지 기업 투자에 뛰어들자 국내 자본도 한국발(發) 사모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선 것이다. KTB투자증권과 산업은행,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한 5억 위안(약 850억 원) 규모의 위안화 사모펀드가 처음 등장한 데 이어 국내 증권사들이 잇달아 위안화 사모펀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성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 자본 유치를 반기는 데다 중국의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시장도 세계 최대 규모로 커지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본의 투자 행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업 5곳과 곧 투자 체결” KTB투자증권과 산업은행이 올 1월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 시에 설립한 위안화 사모펀드 ‘KKY 인베스트먼트 엔터프라이즈’는 현재 비상장 현지 기업 5곳과 투자 체결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 윤승용 KTB투자증권 중국사업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관련 기업과 협상하고 있으며 4, 5월경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기업 1곳당 수많은 투자자가 달려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모펀드는 중국 인프라 산업 투자를 모색하던 교직원공제회가 300억 원을 출자한 것을 비롯해 청두 시 정부의 모태펀드(fund of funds)가 250억 원을 투자했다. 위안화 사모펀드를 만들려면 현지 출자자가 1곳 이상 포함돼야 하는데, 지방정부와 손잡는 게 기업 투자 및 이후 상장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는 데 유리하다고 펀드 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도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 최초로 올 초 장쑤(江蘇) 성 장자강(張家港) 시의 출자(4000만 위안)를 받아 1억 위안(약 17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중국판 나스닥 증시인 ‘차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위안화 사모펀드 설립 등 중국 현지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IPO 시장 급성장 글로벌 자본이 현지 기업에 눈독 들이는 것은 눈부신 성장성 때문이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투자금융사업부 이사는 “이전엔 제조업체 위주의 다국적 기업이 현지법인을 만들어 투자하는 데 그쳤다면 이젠 글로벌 자금이 중국 기업 자체에 투자하고 있다”며 “지속성장하는 국가를 이끌어 가는 중국 기업의 성장률은 중국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선진시장에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기 힘든 데다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 IPO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투자 기업을 상장하려는 사모펀드에 매력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 연구원은 “중국 기업이 주로 대출로 자금 조달을 해왔는데 지난해 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으로 늘면서 중국 정부가 IPO 등을 통한 자본 조달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기업의 투명성 문제, 제약이 많은 경제 시스템 등은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된다. 윤 본부장은 “투자한 기업을 키워 상장하거나 M&A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비상장된 우량기업을 제대로 고르고 투자 기업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엔화 가치의 강세가 잠잠해지면서 호주달러, 중국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호주달러화는 1.0294미국달러에 거래돼 198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런민(人民)은행이 25일 미국달러화 대비 6.5580위안이라고 고시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일본 대지진 충격이 잦아들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풀어놓은 자금들이 다시 신흥국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위안화 사모펀드 ::글로벌 자본이 중국에서 위안화 계좌로 이뤄진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만들어 중국 비상장 기업에 투자한 뒤 기업을 본토 증시에 상장시키거나 인수합병(M&A)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펀드.}
국내 첫 보험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28일 정식으로 설립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그룹의 모회사였던 메리츠화재가 본사 및 자회사의 주식, 현금성 자산의 일부를 분할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자회사로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 5개 회사가 있다. 지주사는 6월 메리츠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주회사 체제 구성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회사로는 은행 중심의 산은 신한 우리 하나 KB SC금융지주와 증권 중심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있다.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한 차원 높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과 사회에 이바지하자”며 “최초의 보험사와 최초의 보험지주에 그치지 말고 대한민국 금융의 새 지평을 여는 성공 스토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출범을 기념해 이날부터 한 달간 그룹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헌혈 캠페인을 펼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4월 1일부터 은행 저축은행 보험 증권 신용카드 등 214개 금융회사가 상품 공시방법을 표준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고 정확하게 상품을 찾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감독원은 28일 금융회사의 공시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5단계 활용법을 공개했다. 1단계는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을 확인하는 것이다. 금감원의 ‘금융소비자포털’이나 각종 금융협회의 ‘금융상품 안내’, 생명·손해보험협회의 ‘보험가입조회’를 이용해 가입 목적에 맞는 상품을 골라낸다. 2단계는 금융상품을 회사별로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금감원 금융소비자 포털이나 각 협회의 상품비교공시에서 가입하고 싶은 상품의 회사별 금리와 수수료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3단계로 납부액과 만기금액을 미리 계산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고른 상품의 예상 이율과 기간, 보험료, 가입금액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다. 금융소비자포털의 ‘금융계산기’, 각 보험사의 ‘보험가입설계’, 금융투자협회의 ‘펀드수익비용계산기’ 등을 이용하면 간단하다. 4단계로는 이모저모 따져본 상품의 상세한 정보를 되짚어보는 것이다. 단순하게 이율, 수수료만 볼 것이 아니다. 각 금융회사의 상품공시실에 들어가 이율을 결정하는 방법, 중도해지 조건, 보상해주는 범위 등을 확인해본다. 마지막 5단계에서는 금융상품 모집인의 자격을 살펴본다. 자격이 없는 모집인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면 불완전한 상품을 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이나 해당 협회의 홈페이지를 찾으면 보험모집인, 대출상담사, 보험대리점, 금융투자전문인력, 신용카드모집인 등을 조회해볼 수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롯데카드는 다음 달 2일 서울 잠실구장, 인천 문학구장, 부산 사직구장, 광주 무등구장 등 전국 4개 구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2011년 롯데카드 프로야구’ 개막전 입장객 가운데 한 명씩을 추첨해 1000만 원 상당의 황금 야구배트 50돈(187.5g)을 제공한다. 또 경기가 열리는 4월 한 달간 야구를 사랑하는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야구경기 티켓을 롯데카드로 사서 홈페이지(www.lottecard.co.kr)의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1등 3명에게는 황금 야구공 20돈, 2등 8명에게는 롯데상품권 카드 30만 원권, 3등 200명에게는 황금 야구배트 휴대전화 고리, 4등 1800명에게는 롯데 포인트 1만 점 등을 준다.}

직장인 김모 씨(30·여)는 토요일 오전에 차를 몰다가 처음으로 접촉사고를 겪었다. 당황한 김 씨는 자기 차량이 가입된 보험사에 전화해봤지만 주말이라 간단한 상담만 받는다고 했다. 억울하고 걱정스러워 월요일까지 기다리기가 고통스러웠다. 이때 김 씨가 금융감독원의 토요 상담 서비스를 알았다면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었을 것이다. 금감원은 주말 교통사고에 따른 보험처리 상담 등을 받고 있다. 전화는 물론이고 금감원을 방문해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토요일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까지 방문 상담을 받는다. 소비자가 전화상담을 예약하면 상담원이 예약된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주는 ‘24시간 상담 예약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소소하지만 알아두면 일상이 편해지는 금융 정보가 많다. 금감원은 이처럼 금융상담 및 민원에 대한 유용한 팁들을 소개했다. 돈 문제로 머리가 복잡한데 낮에는 바쁜 직장일 때문에 손쓸 수가 없다면 ‘야간 상담제도’를 이용해보자. 금감원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번 없이 ‘1332’로 걸거나 직접 금감원을 방문하면 된다. 전화 야간상담 시간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다. 1332번 민원 서비스는 전국 어디서나 시내요금만 내면 전화로 금융거래 관련 질문이나 불만 해결을 도와준다. 불법 대부업체에 사기를 당하거나 금융거래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화를 거는 수고마저 부담스럽다면 일하면서 온라인으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금융소비자포털’(consumer.fss.or.kr)에 접속하는 것이다. 두 달 전에 열린 이 사이트는 각 금융회사의 상품을 비교해주고 각종 회사들의 경영 상태에 대한 정보를 준다. 금융 관련 법에 따라 설립된 금융회사가 아닌 사금융회사와 돈을 거래하다 찜찜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시스템’을 이용하자. 금융 관련 법에 따라 설립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다.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금융민원-민원신청-민원안내를 통해 들어가면 된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는 잠깐 숨을 고르고 확인해볼 점들이 있다. 민원처리는 일반 민원의 경우 보통 14일, 분쟁 성격의 민원은 한 달 가까이 걸리므로 국번 없이 1332번으로 전화를 걸어 상담을 먼저 받아보자. 금감원 관계자는 “민원 내용 가운데는 상담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민원 신청 전에는 증거 자료를 챙겼는지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충분한 증거 없이 다짜고짜 민원만 넣었다가 시간만 끌고 힘만 빼는 경우가 있다. 바쁜 민원인이라면 금감원에 직접 발걸음을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다. ‘e-금융민원센터’(www.fcsc.kr)나 금감원 홈페이지의 ‘금융민원’을 찾으면 된다. 문제가 간단하지 않아 금융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면 일단 분쟁조정 신청 제도를 활용해보자. 금융회사와의 거래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금융계좌를 알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는 금감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가 열쇠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12개 금융 분야에서 피상속인 명의의 예금 대출 보증 증권계좌 보험계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은행이나 증권사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금감원의 본원 또는 지원, 국민은행, 삼성생명, 농협, 동양종합금융증권, 우리은행 중에서 한 곳만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일본의 ‘원전 공포’가 확산되면서 엔화가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올 들어 처음 장중 달러당 1140원대를 넘어서는 등 아시아 통화 가운데 원화가치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뉴욕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일 오후(현지 시간) 달러당 76.52엔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끝에 79.59엔으로 마감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 수준인 1995년 4월 19일의 79.75엔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바로 몇 시간 뒤인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가치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오후 3시 5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79.21엔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고는 일본 경제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외환시장에서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투기세력이 위기 때마다 나타났던 엔고를 미리 예상하고 엔화를 사들이기 때문에 엔화 강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일본이 달러당 80엔 선에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일본은행(BOJ)은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금융시장에 28조 엔(약 392조 원)을 방출한 상태에서 17일 5조 엔을 더 풀겠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급속도로 약해진 경제체력이 엔화의 약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엔화가 단기적으로는 강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약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의 허약한 경제상황이 어느 시점에 엔화가치에 반영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허약해진 일본 경제를 경고하는 ‘적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본의 국가부도위험을 보여주는 5년물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7일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서 118bp(1bp는 0.01%포인트)로 치솟았는데, 이는 한국(106bp)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지진 발생 뒤 첫 영업일인 14일에는 일본 CDS 프리미엄이 장중 한때 125bp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가 치솟고 있지만 원화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핵 공포가 확산되며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확산된 탓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20원 급등한 114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달러당 1135.3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1140원대를 넘어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원화가치는 1.3% 하락한 반면에 홍콩달러화는 0.2%,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0.5%가량 떨어지는 데 그쳤다. 원화가치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정책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구두개입까지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