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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했던 11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및 광물 가격 안정화 등 업황 변화에 따른 결정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는 다른 방면으로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1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중국 화유 등으로 꾸려진 LG컨소시엄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의 끝에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LG컨소시엄은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 정부와 니켈 광산 채굴부터 정제련, 소재, 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왔다. 당시 사업규모가 약 11조 원으로 추산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가격이 급등하는 광물 등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었다.하지만 프로젝트를 처음 추진했을 때와 다르게 광물 가격이 안정화됐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정체기를 맞으며 사업을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투자 여건 등을 고려해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는 최종 철회하기로 했다”며 “다만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디스플레이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자동차 대시보드 위로 길게 펼쳐져 있다. 운전석 바로 앞 디스플레이에는 차량이 현재 시속 몇 km로 달리는지, 목적지까지 어떤 경로로 가야 되는지 등 주행 정보가 떴다. 반면 조수석에서는 최신 유튜브 영상이나 넷플릭스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가 넓게 펼쳐져 시스템 제어 과정에서 화면을 전환할 필요가 없었다. 보통은 냉난방 공조 시스템을 켜거나 콘텐츠를 바꿀 때 내비게이션 화면을 꺼야 별도 조정이 가능했지만 화면이 넓어서 동시에 모두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나선 차량용 40인치 필러투필러(P2P) 디스플레이 기술을 7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체험해 봤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며 자동차 ‘필러(기둥)’ 양 끝만큼 길이를 채워 P2P라 불린다. 40인치 P2P 디스플레이는 일본 소니-혼다 합작사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첫 전기차 세단 ‘아필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김병훈 LG디스플레이 오토제품개발담당(상무)은 “해당 디스플레이 기술로 양산에 이른 곳은 전 세계에서 우리뿐”이라며 “일본 완성차 업체 수주를 계기로 미국, 유럽 완성차 업체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의 40인치 P2P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석의 시야각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기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샘플로 만든 콘셉트카에 탑승해 체험해 본 결과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우측 조수석에서 시청하고 있는 영상이 깜깜하게 가려져 볼 수 없었다. 운전석에서 일어나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영상이 뚜렷하게 보였다. 운전 중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안전을 위해 시청각을 제한한 것이다. 시야각 제어 기술을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 광원을 두 개 층으로 나눠 빛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설계해야 한다. 아래층 광원은 빛이 조수석으로만 직진하고, 위층은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으로 다 퍼지는 방식이다. 운전 중에는 한쪽 광원만을 활용해 운전자가 볼 수 없게 하고 다 같이 콘텐츠를 즐기고 싶을 때는 두 층을 다 켜서 시청할 수 있다. 또 옆으로 길게 펼쳐진 하나의 디스플레이에서 구획을 나눠 특정 광원만 조절하는 것도 LG디스플레이가 내놓은 기술이다. 2023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필라 수주 과정에서 중국, 일본, 대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유일하게 상업성을 인정받았다. 소니-혼다의 기존 디스플레이 협력사가 있었지만 양산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어 LG디스플레이가 사업을 따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사가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해도 생산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났다”며 “고객사가 기존 파트너 대신 한국의 신규 협력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이유”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대형화 추세와 함께 시야각 제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국의 안전 규제 강화 추세 때문이다. 김 상무는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에서 운전 중 TV 시청 제한을 법으로 강제했듯 P2P 디스플레이도 운전 중 시야각 제어가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을 때 1등 주자로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초 중국 상하이 창장(長江) 하이테크 산업단지에 있던 인공지능(AI) 연구소를 폐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연구소 부지를 방문했을 때 건물 앞 간판에 새겨져 있던 MS 로고는 사라진 채 뜯어낸 흔적만 남았고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MS는 2019년 중국 현지 테크 업체들과 협력하기 위해 해당 연구소를 세웠으나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더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려워지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지난해 중국 내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전쟁 및 무역전쟁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투자했던 외국 기업들이 국가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잇따라 사업 철수, 축소에 나서는 가운데 대중국 외국인 투자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탈중국 행렬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은 전체 제품 생산의 80%를 중국에 의존하는 애플이다. 이날 로이터가 분석한 인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인도에서 20억 달러(약 2조8500억 원) 상당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인 타다 일렉트로닉스가 미국으로 보낸 아이폰 수출 금액이 6억12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63% 늘었다. 인도는 트럼프 정부에서 부과한 상호관세가 26%로, 상호관세율 145%에 달하는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IBM도 올 들어 32년 동안 운영한 중국 연구개발(R&D) 조직을 폐쇄했다. IBM은 지난해 중국에서 연구 인력 1000명 이상을 해고하는 등 중국 내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탈중국 러시는 미국 기업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최근 중국 매장 3분의 2를 정리하고 현지 기업과의 판매 및 마케팅 합작 사업을 중단했다. 마이클 로셸러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이 결정에 대해 “중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마다 다른 전략을 취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국 항암 전문 제약사 베이진은 중국에 뿌리를 둔 기업이지만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기업명을 ‘비원 메디슨스’로 바꾸며 주목받았다. 본사를 스위스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제약에서도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내린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외국 기업의 탈중국 러시에 따라 외국인의 중국 투자는 빠르게 줄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1, 2월 대중국 외국인 자본 투자 규모는 1712억 위안(약 33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줄었다. 이는 외국인직접투자(FDI)와 간접투자를 합친 금액이다. 외국인의 중국 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826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1% 줄었다. 이는 트럼프 정부 1기 출범 전인 2016년(8132억 위안)으로 회귀한 수준이다. 2023년 첫 감소세를 보인 뒤 매년 줄어들고 있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최근 미중 갈등에 더해 중국 내수 부진과 중국 내 경쟁 격화로 외국 기업들이 중국 사업 확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인공지능(AI) 개발 및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25% 이상 증가할 것이다.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틴 초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 참여해 이같이 전망했다. 초젬파 연구원은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원자재, 부품 가격이 오를텐데 (미국 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AI 개발 및 반도체 공장에 드는 비용이 비싸진 만큼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상대적으로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의는 한미협회와 2021년부터 해마다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불러 논의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그동안 콘퍼런스가 9월에 열렸지만 올해는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일정을 (4월로) 앞당겼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이드 인 USA’ 정책과 맞물려 한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조선 방산 분야의 협력도 강조됐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노후함정 정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소 공간이 없어 신규 함정 건조까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과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을 한다면 미국 조선소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미 건조 분야 협력을 위해 ‘존스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항구에서는 미국산 선박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한미 전문가와 기업인 120여 명이 참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인공지능(AI) 개발 및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25~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투자할 경제적 타당성이 약화되는 만큼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마틴 초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초젬파 연구원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모든 원자재, 부품 가격이 오를텐데 (미국 산업계의)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미국에서 비싸진 AI 개발, 반도체 공장에 기업들은 한국 투자를 상대적으로 선호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특히 관세 (협상) 측면에서 훨씬 건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초젬파 선임연구원은 또 AI, 반도체 분야에서 한미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AI 파운데이션(기초) 모델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훈련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며 “이제는 AI 모델을 기반으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지와 같은 시장성이 중요한 과제가 될텐데 이는 한국이 활발한 생태계를 가진 분야”라고 했다. 한국이 직접 AI 모델을 만들기보다는 미국 빅테크들의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앱을 내놓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이날 컨퍼런스에서 AI·반도체 부문 발표를 맡은 김창욱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도 “한국 기업들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만든 AI 기초 모델을 가져다 필요한 기능들을 구현하는 방안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국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덜고 빅테크들은 그 대가로 수익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김 파트너는 아울러 “미국은 제조 분야 엔지니어가 부족하고 한국은 연구 엔지니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떻게 하면 양국이 (인적자원을) 공유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지에 대한 협력 방안도 모색하면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정부가 시행하는 ‘2025년 저소득층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의 냉방 기기 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에너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고효율 냉난방기 교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냉방 기기 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에어컨의 우수성과 함께 설치부터 사후서비스(AS)에 이르는 체계적인 사업 수행 경험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월부터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선정한 1만8000여 가구에 2025년형 벽걸이 에어컨 신제품을 순차 공급한다. 삼성전자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에어컨을 설치한 가구는 총 6만여 가구에 이른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사업재편시대, 기업 경쟁력과 주주권 보호’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재편 및 주주권 보호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글로벌 관세전쟁과 내수 침체 등 대내외적 위기가 산재해 선제적 사업 재편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며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을 단기 주가 관점에서 평가하고 규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 장윤종 전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산업전환기 ‘밸류업’은 선제적 사업 재편을 통해 달성될 수 있으며 이를 소홀히 해 주가 부양에만 치중하면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밸류업은 사업 재편을 통한 산업 대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기업 마이크론의 부상이 국내 반도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오랜 기간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이던 마이크론이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품목의 상호 관세 제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에 대해선 14일(현지 시간)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끝까지 ‘목줄’을 죄고 있어, 마이크론이 미국 보호주의 기조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 이어 마이크론 HBM3E 12단 양산 시작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시중 HBM 제품 중 최선단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정상품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를 한 건 아니지만 양산 물량을 스스로 밝힌 만큼 사실상 엔비디아 공급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한 두 번째 반도체 업체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며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체 D램 시장에서도 마이크론 위협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점유율 25%를 차지했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36%)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34%)와의 격차가 9%포인트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6.9%포인트였다.● 관세 불확실성 속 물량 경쟁 본격화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로 인해 경쟁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크론이 물량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한미반도체 등 장비업체로부터 HBM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마이크론이 확보한 TC본더 물량이 지난해 전체 도입량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등 기존의 주력 생산 기지를 넘어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마이크론은 2022년 발표 이래 미국 뉴욕주 클레이 및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각각 1000억 달러(약 142조9000억 원), 2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마이크론도 가동 중인 공장 대부분이 해외에 있어 관세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미국 현지 기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자제품의 상호 관세 예외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품목에 대해서는 14일(현지 시간)에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언급하며 끝까지 목줄을 죄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급부상도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오랜 기간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으로 남아 있던 마이크론이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치고 나가며 미국 보호주의 기조의 수혜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시중 HBM 가장 최신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를 한 건 아니지만 양산 물량을 스스로 밝힌 만큼 사실상 엔비디아 공급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현재 HBM 시장 최선단 제품인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두 번째 업체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반도체 관세로 인한 경쟁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기술적 성장을 계기로 물량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한미반도체 등으로부터 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2년 발표 이래 미국 뉴욕주 클레이 및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각각 1000억 달러(약 142조9000억 원), 2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36%)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34%)와 격차가 9%포인트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6.9%포인트였으나 한 개 분기 만에 크게 따라잡은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마이크론도 대부분의 공장이 해외에 있어 관세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미국 현지 기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폰, PC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잠시 안도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다시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는 품목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50%가량을 베트남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한다.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에 매긴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46%에 달해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스마트폰과 PC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한시름을 놓는 듯 싶었다. 지난해 미국의 ‘컴퓨터 및 유사장치’ 부문 수입액은 1414억 달러로 스마트폰의 약 3배 규모다. 미국 스마트폰 및 PC 시장이 고관세로 위축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가 일시적인 것이고 조만간 다시 품목 관세가 매겨질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국내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등에 매겨질 품목 관세율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다시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일정 수준 타격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곧 발표될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품목 관세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품목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14일) 답을 주겠다”며 “우리는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품목 관세 부담이 클수록 한국과 중국 등에 주요 제조기지를 두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망 이전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대만 TSMC가 미국에서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추가 투자 발표를 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대미 투자에 대한 압박감이 커진 상황이다. 두 기업은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각각 370억 달러,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수출액 가운데 미국 비중은 7.2%였다. 미국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 후공정을 거친 뒤 미국으로 향하는 규모도 상당해 미국의 관세 영향권에 드는 물량은 훨씬 더 많다. TSMC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만으로 들여와 인공지능(AI) 가속기를 만들고 미국으로 보내는 게 대표적인 케이스다. 국내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뒤바뀌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때문에 경영 계획을 쉽사리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는 데다 생산기지를 하루아침에 이전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계속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고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걷히고 난 뒤에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각 품목에 부과되는 최종 관세율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안도하기 이르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품목 관세 발표가 14일(현지 시간)로 예고된 가운데 세율이 높게 책정될 경우 화웨이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자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보복관세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 미국산 칩과 장비 도입이 제한되고 자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사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은 실적 발표 행사에서 올 1분기(1∼3월) 매출과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5.1%, 44.2% 늘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나우라는 식각, 증착, 세정 등 주요 공정 대부분을 다루는 종합 반도체 장비회사다. 나우라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회사와 경쟁하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나우라는 매출액 기준 2023년 글로벌 8위로 처음 10대 장비사에 오르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는데 지난해에는 6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중국 내 나우라의 주요 경쟁사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패브리케이션 이큅먼트 차이나(AMEC) 또한 자국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ME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4.7% 늘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기존 미국 공급망을 대체하는 중국 반도체 및 장비 자립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은 반도체 장비 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설계 및 제조 분야도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팹리스(설계) 기업 화웨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 간 동맹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재를 뚫고 7나노, 5나노 칩을 내놓으며 한국과 미국 등 경쟁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의 대(對)중국 규제는 내수 의존도를 키워 이들 기업에 호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MIC에서 생산하는 화웨이 칩 수율(정상품 비율)은 지난해 20%로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40%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수율은 보통 60% 이상일 경우 수익성을 갖는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자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제품 및 장비를 개발, 생산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달 31일 화웨이가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1797억 위안(약 36조 원)이다. 삼성전자(35조200억 원)보다 1조 원가량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 화웨이의 연간 R&D 규모는 2016년 이후 10년 연속 삼성전자를 앞질렀는데 매년 발생한 차액의 누적 액수만 32조 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또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또 다른 방식의 규제를 내놓으며 자국 기업들을 밀어주고 있다. 실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자국 기업들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쓰라”는 규정을 도입하며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 자제 품목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은 한국 기업에 리스크 요인이다. 한국이 강점을 갖는 메모리 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빠르게 추격하며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을 양산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0% 밑으로 떨어졌다. 장비업체들도 중국 매출에 큰 타격을 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명예 교수(초대원장)는 “상당 부분 중국이 기술력에서 따라잡아 갈수록 한국 반도체가 중국에서 설 자리도 좁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 시장이 없어지는 상황까지도 고려해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임직원 편의를 개선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로봇 배달 서비스가 시행되는 곳은 경기 파주시 사업장이다. 사업장에 입점한 커피 매장에서 임직원이 근무하는 건물 입구까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이 음료를 전달해 준다. LG디스플레이는 산업단지에서 옥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임직원 이동 거리와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주 사업장 규모는 축구장 150여 개 수준으로 커피 매장과 가장 거리가 먼 근무지의 경우 도보로 왕복 30분이 소요된다. 회사는 임직원 의견을 청취해 배달 품목을 추후 음료에서 햄버거 등으로 확대하고 로봇 대수도 늘릴 계획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폰, PC 등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2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발표 후 약 열흘만에 예외 사항을 내놓는 등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다 여전히 품목별 관세 리스크를 안고 있어 불확실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50%가량을 베트남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한다.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에 매긴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46%에 달해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 축소가 우려됐지만 이번 상호관세 예외 조치로 인해 이러한 부담을 덜게 됐다. 트럼프 정부가 스마트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제외한 것은 당장 애플과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해외에서 515억 달러(약 73조5000억 원)어치 스마트폰을 수입했는데 이중 81%(417억 달러)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중국은 애플 아이폰의 핵심 생산지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상호관세가 그대로 강행될 경우 미국 내 100만 원대에 팔리는 아이폰 가격이 400만 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스마트폰을 비롯해 PC도 상호관세가 제외된 탓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지난해 ‘컴퓨터 및 유사장치’ 부문에서 수입한 규모는 스마트폰의 약 3배인 1414억 달러다. 미국 스마트폰 및 PC 시장이 고관세로 위축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PC에 공급하는 범용 반도체는 이번 예외 조치로 부담을 덜게 됐다”면서도 “다만 반도체는 품목 관세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안도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반도체 품목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14일) 답을 주겠다”며 “우리는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상호관세 제외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자동차, 철강, 의약품, 반도체 등은 특정한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며 “곧 반도체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경우 긴급하게 조치를 내릴 수 있다.반도체 품목 관세 부담이 클수록 한국과 중국 등에 주요 제조기지를 두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망 이전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대만 TSMC가 미국에서 1000억 달러 추가 투자 발표를 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대미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두 기업은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각각 370억 달러,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는 데다 생산기지를 하루아침에 이전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계속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고 어느정도 불확실성이 걷히고 난 뒤에야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는 9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LG 어워즈’를 열고 고객가치 혁신 우수 사례를 시상했다. 올해는 역대 수상자를 기념하는 ‘명예의 전당’이 처음 공개됐다. LG 어워즈는 고객의 삶을 바꾼 제품과 서비스 혁신 사례를 발굴해 상을 주는 행사로, 2019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492개 팀, 40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올해는 87개 팀, 680명이 수상했다. 최고상인 고객감동대상 개인 부문은 에어컨 위생 관리 불편을 해소하는 ‘클린뷰’ 기능을 개발한 문성국 LG전자 책임이 받았다. 단체 대상은 로봇을 활용한 물류 혁신 솔루션을 만든 LG에너지솔루션 인프라FA 기술담당 조직이 수상했다.이번에 새로 공개한 명예의 전당에는 지금까지 고객감동대상을 받은 수상자 160명의 이름과 21개 대상 수상 과제가 전시됐다. 구광모 ㈜LG 대표는 “그동안의 혁신 노력을 모아 이곳 인화원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여기에 새겨질 여러분의 이름과 노력이 많은 LG인에게 도전과 열정의 가이드북이자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또 “언제나 최우선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고객”이라며 “LG의 도전과 변화의 DNA를 진화시켜 고객에게 더욱 사랑받는 LG의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베트남 관세가 너무 높아져서 다른 나라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있는 국내 대기업 법인장 A 씨가 전한 현지 한국 기업의 상황이다. 실제 국내의 한 기업은 최근 베트남 공장 증설을 중단하고, 남는 인력을 인도로 보내 인도 공장 투자를 늘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율은 베트남 46%, 인도 26%다. 9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경영 불확실성에 빠졌다. 미국이 세계 57개 나라에 책정한 관세율이 11∼84%로 천차만별인 데다 정책이 계속 오락가락하면서 기업들이 대책만 준비할 뿐 실행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한국 경제가 고관세와 고환율이란 ‘더블 펀치’를 맞는 형국이 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84.1원으로 2009년 3월 12일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관세와 환율로 인한 경제 여파는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업계는 미국 관세로 인해 미국 빅테크들의 투자 축소가 우려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수입해야 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비용이 늘어나는 ‘이중고’에 처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의 소부장 국산화율이 30%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배터리 업계 역시 해외 광물 의존도가 높은 데다 최근 미국, 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여럿 확충하고 있어 고환율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철강 업계는 미국의 25% 철강 관세를 맞았다. 매출이 줄고 생산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자재 수급 비용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항공 업계는 항공기 대여비, 연료비 등 고정비가 달러로 나가 원-환율이 오를수록 실적이 나빠진다. 대기업에 비해 환율 예측과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김철우 중기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최근 고환율로 수출입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생산 기지들은 미국 관세전쟁의 여파로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탈중국’의 중심지로 삼았던 베트남이 가장 큰 문제다. 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다음 주 베트남을 찾아 베트남 정부 관계자 및 한국 기업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고태연 베트남 코참(한인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미국이 베트남에 고관세를 물린 가장 큰 원인에 중국의 우회 수출이 있다고 본다”며 “베트남에서 악용되는 우회 수출을 어떻게 막을지 대응 방안을 베트남 정부에 제시해 달라고 안 장관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고관세-고환율의 이중고에 해외 경영 전략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미국의 대(對)멕시코 25% 관세 발표 이후 대안으로 베트남 공장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계획을 중단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에 시나리오별 ‘플레이북’으로 대응해 왔는데, 베트남 관세 폭탄에 따라 베트남 공장 추가 가동을 보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관세 폭탄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3조 원 규모의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정책금융 2조 원과 현대자동차 및 금융권이 협력한 1조 원 규모의 상생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자동차 부품 산업을 도울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SK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매각에 나섰다. 거래가 성사되면 수조 원대 ‘빅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팔기 위해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거래를 타진했다. SK실트론의 지분 구조는 SK㈜ 51%, 특수목적회사(SPC) 49%로 구성돼 있다. SPC 지분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4%를 갖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 회장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70.6%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의 기업 가치는 5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사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일본 섬코, 신에쓰에 이어 글로벌 3위다. 과거 LG그룹 계열사였으나 2017년 SK에서 인수했다. SK실트론의 매출은 2017년 9331억 원에서 지난해 2조1268억 원으로 2.3배로 늘었다. SK는 SK실트론 매각 성사 시 3조 원대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리밸런싱)에 나서고 있다. 비주력 사업 지분을 정리하고 주요 사업 간에는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SK그룹은 지난해 SK스퀘어의 크래프톤 지분 2660억 원을 매각했고,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지분 8200억 원을 정리했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했고, SK스페셜티도 최근 2조7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번 SK실트론 매각 역시 고강도 리밸런싱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산 저가 TV 공습에 맞서 ‘인공지능(AI)’ TV로 반격에 나섰다. 사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츠 추천과 화질 및 사운드 자동 보정, 실시간 번역 등 다양한 AI 기능을 담은 프리미엄 TV로 고부가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삼성전자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강남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 ‘언박스&디스커버 2025’를 개최하고 AI TV 신규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AI TV 라인업을 지난해 9개 시리즈 34개 모델에서 올해 14개 시리즈 61개 모델로 늘렸다. 기존에는 AI TV를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최상위 제품군에서만 도입했는데 중상급인 QLED, 더프레임으로 범위를 넓혔다.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부사업부장(사장)은 “올해 (판매) 수량이 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프리미엄 중심으로 점유율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올해 풀 라인업이 갖춰졌고 비전 AI와 같은 막강한 기능이 탑재돼 승산이 있다”고 했다.비전 AI는 TV가 사용자의 취향이나 의도를 파악한 뒤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AI TV는 콘텐츠 추천, 실시간 번역, 화질·사운드 최적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LG전자는 이날 국내,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 AI 기능을 강화한 2025년형 OLED TV를 본격 출시했다. LG전자는 이달부터 영국, 독일, 스위스, 헝가리 등 8개국에서 OLED TV 신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LG전자는 차별화된 ‘5대 AI 기능’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AI TV 신제품에는 시간대별 사용 패턴을 분석해 ‘축구 하이라이트 시청’ ‘게임 콘솔 연결’ 등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 사용자 취향에 맞춰 화면과 사운드를 설정해주는 ‘AI 맞춤 마법사’와 같은 기능들이 지원된다.한편 국내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삼성과 LG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삼성 OLED TV가 올해 한국에서 1등을 할 것”이라며 “77인치 이상은 (삼성전자의) 국내 점유율이 60%”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삼성전자가 밝힌 데이터는 LG베스트샵과 구독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가전 유통업계를 통해 파악해 보면 실제 판매량은 올 1∼3월 삼성이 LG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반박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중국산 저가 TV의 공습에 ‘인공지능(AI)’ TV로 반격에 나선다. 화질을 자동으로 보정해 주거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는 등 다양한 AI 기능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7일 삼성 강남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인 ‘언박스&디스커버(Unbox&Discover) 2025’를 열고 2025년형 AI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일상을 쉽고 편하게 만들어주는 AI 기능들을 소개했다.2025년형 삼성 AI TV는 시청하는 콘텐츠의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 기능이 지원된다. ‘클릭 투 서치’ 기능으로 현재 시청하는 영상과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받고, 등장하는 배우가 누구인지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되는지 추가 정보도 리모콘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업스케일링, 리마스터링 기능을 활용하면 화질과 사운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8K AI 업스케일링 프로’와 ‘4K AI 업스케일링 프로’는 저해상도 콘텐츠를 AI로 업스케일링해 디테일, 입체감, 명암비가 향상된 화질로 제공해 준다. ‘오토 HDR 리마스터링 프로’는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SDR 콘텐츠를 장면 별로 분석해 실시간 HDR 효과를 적용해 풍부한 명암비와 실감나는 색상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TV 라인업을 14개 시리즈 61개 모델로 지난해 9개 시리즈 34개 모델에서 대폭 늘렸다. LG전자는 5대 AI 기능을 갖춘 2025년형 올레드 TV를 출시한다. 2025년형 LG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모델인 올레드 에보(M5/G5/C5)와 일반형 모델인 올레드 TV(B5) 등으로 운영된다. 42형부터 97형에 이르는 다양한 사이즈를 갖추고 있다.매직 리모컨에 탑재된 전용 버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5대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2025년형 TV 신제품에 탑재한 5대 AI 기능은 △AI 컨시어지(AI Concierge) △AI 서치(AI Search) △AI 챗봇(AI Chatbot) △AI 맞춤 화면·사운드 마법사(AI Picture·Sound Wizard) △보이스 ID(Voice ID) 등이다. ‘AI 컨시어지’는 AI가 시간대별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게임 콘솔 연결하기, 축구 하이라이트 시청 등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모드다. AI 버튼을 길게 누르면 음성인식이 활성화된다. 고객이 질문이나 요청을 말하면 생성형 AI인 AI 에이전트가 발화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AI 서치, AI 챗봇, AI 맞춤 화면·사운드 마법사 등의 기능을 구동한다.‘AI 서치’는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기능이다. “파리에 가기 전에 보기 좋은 영화를 보여달라”는 요구에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식이다.‘AI 챗봇’은 TV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간단한 문제 해결을 돕는다. 예를 들어 “화면이 어두워졌다”고 하면 AI가 해결 방법을 안내해 준다. 고객이 서비스 센터에 전화하고 상담하는 수고를 AI가 덜어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정부가 모든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4일 보복전에 나섰다. 34%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매기겠다고 한 상호관세율이다. 또 11개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거래를 금지하고, 첨단 기술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 폭격을 날린 데 이어 중국이 강력한 보복전에 나서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발 관세만으로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주요 2개국(G2)이 통상전쟁으로 정면 대결에 나서면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것이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만으로도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3일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약 5100조 원)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 원)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중국 34% 관세에 희토류 통제 보복전 중국 국무원은 4일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으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 가돌리늄 등 중국산 희토류 7종의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9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강력한 무역 전쟁 무기로 활용돼온 바 있다. 미국이 앞서고 중국이 따라잡는 분야인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의 핵심 부품 ‘CT 튜브’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나선다. 물류회사 유니버설 로지스틱스홀딩스 등 16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기업으로 지정하고 스카이디오, 브링스드 등 11개 미국 방산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관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 신뢰할 수 없는 기관으로 지목된 기업은 중국과 거래할 수 없다.● “세계경제 침체 확률 60%”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후 중국에 보편관세 20%, 상호관세 34%로 총 54%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도체와 의약품, 구리 등 자국 산업에 치명적인 품목에 대해선 상호관세에서 배제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의약품 등 모든 제품에 대해 미국에 34%를 매기겠다고 해 보복 수위를 높였다.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직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약 3% 하락으로 낙폭을 키웠다. 전날 나스닥 종합지수가 5.97% 하락하며 2002년 3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발 관세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 후폭풍이 현실화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미중을 중심으로 세계가 갈라져 통상전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우방인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한국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등 세계가 각기 보복전에 나선다면 대공황 수준의 경기 침체를 면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관세 전쟁 외에도 중국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심각한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돼 JP모건은 3일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중 보복전으로 한국 수출의 미래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씨티는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며 개시한 관세 전쟁이 부메랑이 돼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뉴욕 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4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5063조 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중 3조1000억 달러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美 증시 하루 만에 4500조 증발 3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4.84% 급락한 5,396.52에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8% 떨어진 40,545.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다우존스는 2020년 6월, 나스닥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다. 이날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2조 원) 수준이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본 닛케이225 지수(―2.77%), 유럽 스톡스600지수(―2.57%) 하락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날린 관세 폭격이 유독 미국 기업 주가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는 미국 정보기술(IT) 및 의류 기업들이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아시아 전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탓이다. 애플의 경우 미국 본사에서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한국 대만 등에서 부품을 가져와 90% 이상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편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맞아 총 54% 관세가 추가됐고, 애플이 생산기지를 이동하기 시작한 인도도 27%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로젠블랫 증권은 현재 1599달러(232만 원)인 ‘아이폰 16프로 맥스 1테라바이트(TB)’의 판매가가 2300달러(334만 원)로 약 43%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가가 이날 9.25% 하락한 이유다. 갭(―20.29%), 언더아머(―18.79%), 나이키(―14.44%)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도 컸다. 글로벌 의류 기업은 주로 캄보디아(관세율 49%), 베트남(46%)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확율 60%”…韓도 0% 대 성장 우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경제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관세에 따른 비용상승과 수요감소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관세 폭탄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고, JP모건은 미국이 휘청이며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내다봤다.세계 주요 경제대국 중국도 국가 부채와 관세 폭탄 압박에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중국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에서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씨티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최근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와 JP모건이 0.9%로 조정한 데 이어 세 번째 0%대 성장률 전망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