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 AD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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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dodo@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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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 학교 교칙은 자유분방? 美학교 실제 규정 들여다보니…

    《 초등학생이 친구에게 “너는 뚱뚱하고 멍청해”라고 놀리면 어떻게 될까? 국내 대부분 학교의 학칙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징계를 받을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담임교사가 알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몽고메리초등학교 학생이 같은 행동을 했다면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교칙이 정한 수많은 금지 행동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미국 초중고교의 학칙을 취재진이 검토했더니 자유분방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한국보다 훨씬 엄격했다. 또 학생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과 위반 시 징계내용을 학생 지도 차원에서 세세하게 정해 놓은 곳이 많았다. 》○ 한눈에 볼 수 있게 항목별로 정리고교 1학년이던 3년 전 미국 유타 주로 건너간 배해인 양(19)은 “한국에서는 교칙의 중요성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미국 학교에서는 대부분 정확하고 엄격한 교칙에 따라 생활지도를 한다”고 말했다.배 양이 다니는 이스트고교(공립)에서는 학기 초에 안내서를 통해 학칙을 알려준다. 또 교실을 포함한 학교 곳곳에 학생이 지켜야 할 규칙을 붙여 놓았다.마이애미 주 노스앤도버의 브룩스고교(사립)의 경우 70쪽 분량의 학교생활 안내책자를 통해 학생이 지켜야 할 점을 설명하고 있다. 복장 술 담배 약물 및 차별과 괴롭힘, 집단 따돌림(왕따), 다른 사람의 소유물에 대한 처리까지 다룬다. 집단 따돌림은 △다른 학생에게 육체적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히거나 △다른 학생의 소유물에 피해를 주거나 △교실에서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사이버 왕따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반면 한국은 간단하게 언급한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 A고의 학생생활지도규정은 모두 12쪽이지만 실제로 학생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2쪽에 그쳤다.내용도 예절, 준법, 수업, 근태 등의 큰 분류를 활용해 징계 대상 행위를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징계 대상 역시 △예의가 바르지 못하거나 △수업 준비 및 태도가 불량하거나 △무단가출하여 사회 물의를 야기한 학생 등 추상적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제정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따돌림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할 뿐, 다른 학생에게 해서는 안 될 폭언이나 폭행 등 책임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행동별 처벌방법 엄격히 적용미국 학칙은 문제 행동에 대해 적합한 처벌방법을 자세하게 명시한 점도 특징이다. 몽고메리초등학교가 있는 곳의 지역교육청이 만든 지침은 학생의 비행 정도에 따라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징계의 범위와 유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예를 들어 ‘욕설과 험담’, ‘학교 또는 교실에서 학습을 방해하는 행동’ 등의 분류에 따라 각기 △학생 상담 △공식적인 사과(말 또는 글) △휴식시간 제한 △부모 또는 보호자 면담 조치가 가능하다. 또 위반 정도를 1∼3단계로 나눠 △하루 종일 휴식 중지 △격리 △행동 제약 또는 반성문 쓰기 △수업 참여 금지 등의 추가 제재를 허용한다.반면, 한국은 처벌 상황과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다. 서울 B초교의 경우 징계와 관련된 교칙은 ‘학교장은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징계를 할 수 있다’며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출석정지(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 등을 열거하는 식이다. 여기에다 학생인권조례는 아무리 교육적인 목적이라도 직접체벌은 물론이고 간접체벌까지 금지하고 있어서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을 통제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수단이 학교와 교사에게는 없는 셈이다.○ 메신저에서 다른 친구 욕했다가 퇴학까지학칙을 실제로 엄격하게 적용하는 점도 한국과 미국이 다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기독교 재단 소속 학교들은 정학이나 퇴학 조치가 가능한 행위로 △싸움 △교사에 대한 의도적인 반항 △인종 차별적인 발언 △욕설과 비속어 사용을 들었다.실제로 아시아 출신의 고교 2학년 학생이 메신저로 채팅을 하다가 다른 친구들을 거칠게 욕한 사실이 드러나 퇴학을 당한 일이 있다.전문가들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학칙 개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도 보다 상세한 내용을 만들고, 실제 학생지도에 반영하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조금주 상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미국은 오래전부터 학교 스스로 규칙이나 규정을 만들고 이를 구체화했다. 한국은 교칙이 너무 획일화돼 있고 추상적인 경향이 있어 정교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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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성인 80% “간접체벌 찬성”

    국내 학부모의 대부분은 운동장 뛰기와 같은 간접체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인권조례로 간접체벌을 금지하는 서울에서도 이런 의견은 마찬가지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11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성인 1500명 가운데 75.1%가 학교에서 학생을 훈계 또는 훈육목적의 교육벌로 지도하는 데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3.8%에 그쳤다. 이번 설문에서는 운동장 뛰기, 교실 뒤에 서 있기 등 학칙으로 정해 실시하는 훈육을 교육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부모 응답자 1306명 가운데서는 78%가량이 교육벌에 찬성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간접체벌마저 금지한 서울지역에서는 응답자의 80%가 교육벌에 찬성했다. 이 수치는 광역시(67.5%)나 중소도시 평균(76.9%)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 11월 교육개발원이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59.4%가 “필요하다면 가벼운 체벌은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개발원 연구진은 지나친 학생체벌에 국민이 반대하지만 가벼운 체벌이나 훈계 훈육은 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교육당국이 교사의 교육벌이나 학생체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교사와 학생의 권리를 함께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30명 이상의 아이를 지도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간접적인 체벌을 동반하는 교육벌은 꼭 필요하다. 설문 결과는 학부모들 역시 교사가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녀를 지도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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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3이 무슨 주5일 타령”

    “토요일은 격주로 쉬고 한 주는 오후 6시까지 남아 공부하라는데, 이게 주5일제 수업인가요?”(서울 A고 3학년)“평일에만 하던 자율학습을 지난주 처음으로 토요일에도 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이 없어요.”(인천 B고 3학년)‘주5일제 수업’이 전면 도입된 지 1주일. 일부 학교들이 자율학습 명목으로 토요일에도 학생들을 불러내 논란을 빚고 있다. 수업일수가 모자란다며 수학여행을 없애려는 학교도 속출해 제도 도입의 취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는 토요일에 다양한 특기 적성·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서울 C여고 3학년 학생은 “자율이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선생님들이 토요일 자습에 거의 강제로 나오게 한다”고 말했다. D고 3학년 학생도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자습하고 점심 먹고 다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자습이다”고 했다.학생들은 불만이다. 한 학생은 “토요일에는 자습하고, 주5일 수업을 하기 위해 평일 수업 시간도 늘어났다. 이런 제도를 왜 도입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에 사는 한 학부모는 “원래 학교에 나가는 토요일에는 급식이 나왔는데, 주5일제 도입 후에는 안 나와서 따로 도시락을 싸야 한다.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사정을 토로한다. 서울 E여고 교장은 “고 1, 2학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했지만, 공부해야 하는 3학년은 자율학습 위주다. 지도교사가 감독하고 교실에서 EBS 강의도 듣게 한다. 기존에 하던 일요일 자습에도 학생 50명 정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C여고 교장은 “고 3이 집에서 놀면 학부모가 불안하게 생각한다. 자습이라도 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수학여행을 없애는 학교도 있다. C여고는 올해부터 고 2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 “수업일수는 기존 205일에서 190일 내외로 줄었는데 수업시수는 그대로라 수학여행을 갈 여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F고는 1학년 수학여행을 없애기로 했다. 교장은 “주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교육당국은 주5일제 수업 취지를 훼손하는 강제 자율학습은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일부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가 자율학습에 강제로 참여하게 한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24일까지 현장 점검을 벌여 운영상 문제가 있는 학교는 지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강제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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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육청 일반직노조 “郭교육감 인사전횡 계속땐 내주부터 퇴진운동”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비서실 확대를 비롯한 인사 전횡을 멈추지 않으면 다음 주 퇴진운동에 돌입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일반직노조는 이 사태가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비서실 행정’을 비판하며 곽 교육감을 강하게 압박했다.이점희 일반직노조 위원장(사진)은 “2010년 곽 교육감 취임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과 그 측근들만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됐다”며 “비서실 확대 철회, 비서실 권한남용 중단, 일반직 공무원 근무여건 개선 등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시교육청이 이를 계속 거부하거나 노조탄압 행위를 계속한다면 다음 주 곽 교육감 퇴진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이 채용한 5급 계약직 비서진은 비서 업무만 하도록 법률이 정하고 있는데도 사실상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행정조직의 계통에 따른 의사결정구조가 무너지면서 실무자뿐만 아니라 간부급 직원들도 비서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최근 곽 교육감은 정광필 전 이우학교장과 안승문 교육희망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을 각각 비서실장과 정책총괄보좌관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총무과 관계자는 “비서진의 경우 역할이 특정 업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 취임 이후 학교운영위원회 업무와 각종 행정정보 공개 요구가 많아지면서 교직원들의 행정업무가 가중되고 있지만 곽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다음 주초 감사원에 시교육청 인사 문제에 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시작한 곽 교육감에 대한 감사청구 서명운동에는 시교육청 일반직 공무원 3000여 명 중 760여 명이 참여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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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2, 수능대비 어떻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이원화와 관련해 진학지도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이 결정한 유형(문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을 준비하되 모의고사가 5등급 이하인 학생은 A형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박권우 서울 이화여대사범대부속고 교사는 “고교 2학년 학생이 지금부터 쉬운 시험을 목표로 공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위권 대학이 선택한 유형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A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면 시험을 앞둔 시점에서 B형으로 바꾸기 어렵고, 현재로서는 A형을 선호하는 대학이 적은 점을 감안하라는 조언이다. 따라서 중상위권 학생이라면 인문계는 국어B 수학A 영어B, 자연계는 국어A 수학B 영어B처럼 상위권 대학이 선택한 유형에 맞춰 시험을 준비해야 안전하다. 다만, 수능 모의고사 등급이 5등급 이하로 나오면 실제 수능에서 A형 선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도권 대학에 가기 힘든 중하위권 학생은 실제 수능에서는 A형을 골라 상위권 학생과의 경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병욱 경기 인창고 교사 역시 “하위권 대학이 상위권대를 의식해 B형을 전형에 반영하면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A형을 선택할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새로운 수능은 학교 교과 중심으로 출제하므로 학교 공부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역시 “학교에서 고른 교과서를 수능 준비의 중심에 놓되, 국어나 영어는 다른 학교에서 선택한 교과서를 함께 익히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능을 계속 쉽게 내겠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2014학년도 입시에서는 논술을 비롯한 대학별 고사의 중요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능의 변화를 반영한 EBS 교재를 겨울방학 이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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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시각장애인 위해 100명 ‘천사의 목소리’ 기부

    오디오북 1만5000권이 6일 공개됐습니다. 목소리를 기부 받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을 만드는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오디션에 5만여 명이 참가해 100명의 목소리 천사가 뽑혔다고 하네요. 이들은 “봉사는 멀리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돈이 있어야만 기부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도움의 손길을 건넬 곳이 많습니다.}

    • 201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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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郭 인사전횡에 등돌린 교육청노조… 감사청구 400명 넘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매수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6일 오후 2시에 열렸다. 검찰과 곽 교육감, 후보를 사퇴했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곽 후보 측에서 건넨 2억 원의 대가성과 1심 양형(벌금 3000만 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일반직공무원 400여 명이 곽 교육감의 인사전횡 문제에 대한 감사청구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첫 공판…진술 엇갈린 3자 이날 공판은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검찰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원심은 특정인을 위해 완전히 균형감각을 잃은 부당한 판결이다. 이는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도 제3자를 내세워 후보를 매수한 뒤 몰랐다고 잡아떼면 된다는 지침을 주는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은 사퇴 대가로 돈을 주기로 한 것을 주변 측근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도 후보자 본인만 몰랐다는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타의 모범이 돼야 할 교육계 수장이 저지른 범죄는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양형이 지나치게 불균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화는 대의를 위해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한 결단이었다. 하지만 단일화한 한쪽은 벌금형을, 다른 쪽은 징역 3년형을 선고한 것은 원심 재판부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사실을 조작하면서까지 나만 나쁜 사람으로 몰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교육감의 변호인은 “후보 사퇴와는 무관하게 선의로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곽 교육감은 “개인의 부덕 때문에 현직 교육감으로서 법정에 서게 돼 부끄럽고 송구하다”며 입을 연 뒤 “나는 잡아떼거나 숨기는 성격이 아니다. 정직과 성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돈을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는 “박 교수의 경제적 사정이 궁박해 극단적 선택을 할까 봐 종교적 신앙심에 따라 곽 교육감에게 도와주자고 제안해 돈을 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음 공판은 20일과 26일에 열린다. 공직선거와 관련된 항소심 재판은 1심 판결 선고일(1월 19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끝내게 돼 있어 이르면 4월 중순 항소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청구 및 사퇴 촉구 잇따라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는 곽 교육감의 인사전횡 문제와 관련해 6일까지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 3000여 명 가운데 400여 명이 감사청구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노조 위원장은 6일 “시교육청이 서명운동 중 노조의 e메일을 삭제했지만 지난달 29일 시작한 서명운동에 3000여 명의 일반직공무원 가운데 400명가량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반직노조는 비서실 확대 개편, 교사 3명의 특별 채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파견교사 확대 등 인사 문제가 불거지자 서명운동을 벌였다. 청구에 필요한 인원(300명)을 넘어섬에 따라 9일까지 서명을 받고 감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감사원 훈령에 따르면 국민 300명 이상(19세 이상)이 서명하면 공익 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 한국교총도 교원과 학부모 329명의 서명을 받은 감사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인사권 남용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과 혼선, 교육력과 행정력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 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명확히 가려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과 공교육살리기교장연합 회원 40여 명은 6일 오전 8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 곽 교육감 자택 앞에서 사퇴와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곽 교육감이 직무 복귀 이후 일방적으로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하고 전교조 소속 교사의 공립학교 특채, 비서실 확대 등 상식 밖의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회원 60여 명도 낮 12시 반 시교육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범법, 편법, 특혜인사 비리 3중주 곽노현은 즉각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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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 3000명에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

    삼성과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 제8기 장학증서 수여식 및 자기개발활동금 전달식이 29일 서울 중구 삼성생명 본관 콘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수여식에는 김태석 여성가족부 차관과 최맹호 동아일보 부사장을 비롯해 장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2004년 시작한 열린장학금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꿈을 잃지 않는 전국 고교생 3000명을 매년 선발해 한 해 동안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기개발활동금’ 150만 원을 장학생 100명에게 추가로 준다. 그동안 2만4000여 명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400여억 원에 이른다. 고교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10월 재학 중인 학교나 홈페이지(www.janghak.org)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장학생 명단은 심사를 거쳐 이듬해 2월에 발표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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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郭 ‘제 식구’ 빼곤 모두 등 돌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자신의 특혜 및 보복성 인사에 대해 교육계 곳곳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29일 기자간담회를 갑자기 열어 “7급 비서진의 6급 승진은 철회하겠지만 다른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교사 3명에 대한 특별채용 취소지시를 서울시교육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직권으로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은 부당한 인사가 계속되면 교육감 퇴진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청 직원들이 서명운동 벌여‘교육청을 사조직화하려는 음모를 중지하라.’ 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곽 교육감이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일반직 공무원에게는 과도한 업무부담을 지우면서 자기 사람들은 무더기로 승진시키고 있다. 현장 공무원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특히 인사를 담당하던 이재하 총무과장을 경기 가평의 서울시학생교육원으로 발령낸 데 대해 “총무과장은 일반직 공무원의 수장과도 같은데 이런 식의 보복성 인사는 7000명의 일반직 기능직 공무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노조는 7일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하면서 곽 교육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곽 교육감이 부당한 인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퇴진운동을 시작할 방침이다.학교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 특히 전교조 출신인 비서 1명과 해직 교사 2명을 별도의 공고 없이 공립고에 특별 채용한 데 대한 반발이 크다. 서울 송파구의 A고 교사는 “공립고로의 특채를 바라는 사립교원이 얼마나 많고, 임용시험 경쟁률이 20 대 1은 기본으로 넘는 현실을 안다면 이런 인사는 할 수 없을 거다. 자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교원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郭, 비서진 증원 비난에 “혁신교육 전도사 영입은 큰 행운”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도 “비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뜻이다. 민선 교육감이 특채를 자기 사람 심기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별 채용된 교사 3명은 교과부가 앞장서 구제해야 할 사람들이었다”며 “곽 교육감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인사 시정할 생각은 없어논란이 커지면서 곽 교육감은 이날 업무 복귀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곽 교육감은 “취임 당시 승진 적체 문제가 극심해 5급을 줘도 시원찮을 분들을 7급으로 영입했다. 그래서 (승진에 대해) 당위성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시점상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 부분은 철회하겠다”고 입을 열었다.그러나 5급 비서진을 2명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뜻이 맞고 철학이 통하는 몇 분하고 일을 같이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강하게 나왔다.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은 비서실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은 정책총괄보좌관으로 모실 생각이다. 혁신교육의 전도사인 두 분을 영입한 것에 대해 큰 행운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전교조 출신 교사 3명의 특별채용도 취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과부가 특채 취소를 요구하자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특히 자신의 비서로 일했던 이형빈 전 이화여고 교사를 거론하며 “워낙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나는 학생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고 변호했다.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공립학교 교사 채용은 국가위임사무에 해당하므로 교과부가 직접 취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특채된 교사들은 공립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다.이날 간담회에는 보복성 인사대상으로 지목된 이재하 총무과장도 참석해 “자리가 거기밖에 없었고 다른 분들 자리에 가면 또 말이 나올 수 있어 (지방근무를) 자원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이 과장이 곽 교육감의 인사 관련 지시를 몇 차례 거부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인데 간담회 자리에까지 불러 곽 교육감을 변호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교육청 관계자는 “총무과장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지방근무를 자원한 거지, 처음부터 이 과장이 인사를 희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곽 교육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여러 일이 불거지면서 6개월이 흘러 올해 실질적인 임기 2년차를 시작한다. 지금이 역량을 집결해야 할 때다”라고 의욕을 보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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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위에 교육청? 경기 “학칙이 학생조례 어기면 불이익”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을 폐지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일선 학교와 교육청이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서울 경기 광주교육청은 학교장이 두발·복장 제한, 간접체벌 허용 등 학생인권조례에 배치되는 내용을 학칙으로 정해도 교육감이 제재할 수 없다는 데에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서울과 경기도교육청은 28일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개학을 앞둔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 진보 교육감들, “학생인권조례 우선” 교육과학기술부는 개정된 법이 3월 중순부터 발효되게 할 방침이다. 새로운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는 4월에 학교들이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법령 범위에서 학칙을 제정 및 개정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학생인권조례도 법령일 수 있다”며 “학칙인가권이 폐지된다고 해서 학교가 조례에 위반되는 학칙을 기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일 먼저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은 좀 더 강경한 태도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칙인가권이 폐지돼도 학교가 조례에 부합되는 학칙을 제정하도록 지도하겠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칙의 상위법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학생인권조례와 부합하지 않는 학칙을 제정하면 장학지도와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예산상의 조치를 취하거나 정원을 감축하는 등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1월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한 광주시교육청의 윤흥현 대변인은 “학칙 제정·개정은 학교 자율에 맡기되 최대한 학생인권조례를 반영하도록 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응할 경우의 조치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윤 대변인은 “조례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시정권고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학칙이 학생인권조례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징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학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학교들은 교과부와 교육청 사이에서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서울 A고 교장은 “학칙으로 두발을 규제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학교에 올 텐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기 B중 교장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기 힘들었는데 개정안이 통과돼 환영한다. 하지만 교육청은 여전히 조례가 중요하다고 하니 학교가 나서서 학칙을 개정하기 쉽지 않다. 학생들 반발도 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고교생은 “이번 주가 개학인데, 학교에서 학생들의 두발과 복장을 간섭할 수 없는 게 확실한 거냐. 만약 선생님이 단속을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사를 보니 학생인권조례가 무력화된다는데…”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학교에 자율권을 주는 게 맞다. 교육감은 혼란을 조장할 게 아니라 학교가 자율적으로 학칙을 제정·개정할 수 있게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을 추진했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들은 “학교가 따를 이유가 사라져 사실상 조례는 힘을 잃었다. 헌법소원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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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단신]서울 강남구 인터넷수능방송 外

    ■서울 강남구 인터넷수능방송(강남인강)이 강남인강을 통해 성적을 크게 올린 59명의 학습수기를 3월부터 홈페이지(edu.ingang.go.kr)에 올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강남구는 이 학생들에게 장학금 4000만 원을 전달했다.■진학사는 수학전문 교육기업 MPDA와 함께 제작하는 논리수학의 신상품 출시를 맞이해 ‘학력평가 대비학습 수리 나형’ 모의고사 상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실전과 동일하게 구성된 30문항을 3회에 걸쳐 풀게 하는 등 6회의 모의고사 기회를 준다. 성적을 분석해 개인별 필수 공략단원도 추천한다. 3월 1일 논리수학에 가입하는 회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1661-5212■비상에듀는 2010년과 2011년 3월 모의고사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 120개를 점검할 수 있는 ‘오답문제 베스트 콕’ 문제집을 무료로 제공한다. 고1과 고2의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에서 학년별로 50문제씩 뽑았다. 학년별로 선착순 2500명이 대상. 신청은 3월 9일까지. www.visangedu.com■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는 청솔학원의 온라인 강의인 ‘퍼스트클래스’를 전국 고교에 1년간 무료로 지원한다. 퍼스트클래스는 청솔학원 재수종합반 학생을 대상으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동영상 강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회당 20분 분량으로 영역별로 주당 2, 3개의 강좌가 있다. 신청은 3월 23일까지. 02-400-4000■메가스터디는 제8기 목표달성 장학생 25명의 명단과 수기를 최근 공개했다. 총 1만6000여 명의 수험생이 도전한 결과, 2012학년도 입시에서 본인의 목표 대학과 학과에 최종 합격한 학생을 대상으로 합격수기를 공모했다. 1인당 4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준다. 지난 7년간 이런 방법으로 153명에게 5억7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 201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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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의 설계도’ 개요부터 짜야… 무작정 ‘쓰고 보자’는 사상누각

    올해 입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4년제 대학은 모두 32곳. 전체 대학 중에서 숫자로는 많지 않지만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주요 대학이 포함된다. 특히 수시모집의 일반전형 우선선발에서 논술고사 비중이 높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준비하기 어렵고, 정답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애를 먹는 논술.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어 고민이다. 서울 태릉고 2학년 김상규 군(18)이 27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를 찾아 논술담당 김은식 강사(39)의 지도를 받았다.○ 핵심을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어야 수업을 시작하면서 김 강사가 불쑥 물었다. “상규야, 대학이 왜 따로 논술 시험을 치르는지 생각해본 적 있니?” 김 군이 머뭇거리자 김 강사가 강조했다. “대학생이 학술서적을 제대로 읽고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논술이야.” 김 강사는 대부분의 학생이 문제에서 요구하지 않은 엉뚱한 내용을 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시문보다 문제(논제)를 먼저 읽고 그 뜻을 한 줄로 쉽게 설명할 정도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문제를 한번 풀어볼까.” 김 군은 A4 용지 한 쪽 반 분량의 제시문 3개와 문제(논제)를 받았다. 2012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사회계열에서 나온 문제다. 제시문 (가)는 창조적인 종교적 시도들이 대중의 요구가 획일적인지 다양했는지에 따라 다르게 수용되었다고 주장한 글이고 제시문 (나)는 예술사에서 아류들이 걸작을 모방함으로써 이를 또 다른 걸작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다. 제시문 (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모방함으로써 집단적인 성찰이 이루어지면서 진보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군은 ‘사회에서 새로움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다수가 수행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제시문 세 편을 비교하라’는 문제를 풀었다. 2시간이 걸렸다. 김 강사는 1000자 분량의 답안을 훑어보고 평가했다. “제시문 분석에는 성공한 반면 문제에서 요구한 대로 차이점을 정확하게 비교하는 부분이 부족했구나.” 김 군은 둘째 셋째 넷째 문단의 첫 줄에 △제시문 (가)는 새로움을 수용하는 것이 다수의 역할이라고 제시한다 △제시문 (나)는 다수가 과거의 것을 전승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제시문 (다)는 다수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제시하여 새로움을 창조한다고 본다고 간단하게 썼다. 김 강사는 “쉽지 않은 제시문인데 논제에서 제시한 ‘창조적 변화에 관한 대중의 역할’이라는 기준으로 읽어냈고 차분하게 잘 풀어냈다”며 칭찬했다. 이어 “난해한 제시문 때문에 논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제시문을 샅샅이 분석하려고 들지 말고, 상규처럼 문제가 요구하는 초점에 맞춰서 쉽게 쓰기만 해도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요 없는 글쓰기에 빠진 내용 많아 원고지를 살펴보던 김 강사가 마지막 단락에 줄을 치며 물었다. “그런데 개요는 작성한 거니?” 김 군은 “시간에 쫓겨서…”라며 머리를 긁었다. 세 지문을 비교한 글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같은 얘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돌아왔다. 김 강사는 “새로움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다수가 수행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비교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답안 뒷부분은 ‘차이점’에 주목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거의 없다”면서 한 문단의 글을 만들었다. ‘제시문 (가)는 대중이 변화의 수용 여부만을 결정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반면 제시문 (나)와 (다)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존재로 보고 있다. 특히 제시문 (다)는 대중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 자체를 만들어가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 김 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지막 문단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면 딱 맞을 것 같아요.” 김 강사는 핵심요소를 활용해 개요를 미리 구성하고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술은 문제 읽기, 제시문 읽기, 개요 작성, 개요 검토 및 수정, 글쓰기, 글 고치기 순으로 이뤄져야 한다.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이 빠진 건 결국 개요를 짜지 않고 무작정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야.” 원 포인트 특강을 마치며 김 강사는 실전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소한 장소에서 긴장한 채 논술문을 써서 아쉬웠다는 김 군에게 그는 실제로 대학에서 시험을 치를 때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김 강사는 대학이 주관하는 모의논술대회에 자주 참가하면 이런 불안감이나 긴장감이 줄어든다고 얘기했다. 마지막 조언 하나. “처음부터 시간과 분량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빠지는 내용 없이 글을 써내는 연습을 자주 하는 게 좋단다.” “선생님, 이 정도면 몇 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김 군이 주저하며 물었다. 김 강사는 어깨를 두드렸다. “오늘은 80점만 줄게. 문제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메모하고 이런 내용이 빠지지 않도록 개요를 짜서 글을 쓰면 90점 정도는 항상 받을 수 있을 거야.”■ 논술의 4가지 유형논술은 유형을 나눠 접근하면 훨씬 수월하다.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유형별로 유의할 점이 다르다. 이해설명형 논술은 이론적 추상적 개념을 통해 다른 제시문을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개인주의라는 개념을 학생들은 이기주의와 비슷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무관하다. 개인주의의 반대는 집단주의이고 이기주의의 반대는 이타주의이다. 개인주의는 이기적인 결과와 이타적인 결과를 모두 낳을 수 있다. 이해설명형 논술에서는 통념적인 이해를 버리고 반대말이나 실제 사례를 들어보면서 정확하게 개념을 잡고 다른 제시문 분석에 나서야 한다. 문제해결형 논술은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식이다. 여기서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문제점의 구조를 파악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출산율이 떨어지는 문제에서 세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식의 아이디어성 해법을 무작정 제시하면 곤란하다. 보육 문제가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한 뒤에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수 있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무난하다. 요약형 논술은 최근에 늘어나는 추세다. 축약이나 발췌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요약은 제시문의 핵심을 설명하는 한편의 다른 글이다. 줄여서 쓰는 글이 아니므로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서도 안 되고 서술 순서를 따라가서도 안 된다. 제시문의 필자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를 한 줄로 줄여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양론형 논술은 상반된 입장의 제시문을 비교하거나 한쪽을 비판하는 방식이다. 여기서는 쟁점을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생각해 보자. 똑같은 찬성 입장이어도 한국영화의 상업적 경쟁력이 떨어져서 필요하다는 의견과 영화는 문화적인 정체성을 담고 있으므로 필요하다는 의견은 쟁점이 다른 주장이다. 다양한 제시문이 어떤 쟁점을 놓고 찬반 의견을 펴는지 살펴야 근거가 뒤섞이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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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퇴임 교원 3978명에 훈포장-표창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말 퇴임하는 교원 3978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하기로 하고, 26일 명단을 발표했다.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등 3명에게 청조근정훈장, 김소윤 대구 화원초 교장 등 1282명에게 황조근정훈장, 박근하 충북 옥천고 교사 등 594명에게 홍조근정훈장, 권기을 안동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463명에게 녹조근정훈장, 임진 서울 창경초 교사 등 539명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한다. 손경태 부산 반안중 교사 등 461명은 근정포장, 이흥재 서울대 교수 등 214명은 대통령표창, 남궁종오 인천 원당중 교감 등 198명은 국무총리표창, 강민순 목포 신흥초 교사 등 224명은 장관표창을 받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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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교 인사위원 절반, 임명 대신 투표로”

    서울시교육청이 앞으로 사립 중고교 교원인사위원회 위원의 과반수를 반드시 선출로 구성토록 하면서 사립학교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원인사위는 교원의 채용과 해임 등을 심의하는 교내 기구다. 시교육청은 ‘사립학교 교원인사위원회 운영 내실화 계획’을 확정해 일선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행정 지도했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교원인사위를 민주화해 채용 비리 등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교원인사위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학교(328개교)의 약 60%(200개교)가 학교장이 위원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등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립학교들은 이는 사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 사립중고등학교장회 최수혁 회장(영도중 교장)은 “투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학교가 직능별 대표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교원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교원 임면에 선출된 교원인사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는 것은 사립학교의 인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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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성향 교육감들 “체육수업 안늘린다”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하나로 새 학기부터 중학교 체육수업을 늘리도록 했지만 서울 경기 전북처럼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에서는 이를 거부하거나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라는 방침을 정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7일 전국시도부교육감회의를 열어 현장 의견을 듣고 비용과 인력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6일 중학생의 체육활동 시수를 주당 2∼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고 모든 중학생이 1개 이상의 학교스포츠 클럽에 가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체육수업을 예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 및 강원도교육청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라는 방침을 정했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체육시간을 늘릴지는 학교가 알아서 결정하라는 공문을 23일 보냈다. 이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일선 학교의 준비 부족과 반발을 이유로 체육수업 확대방안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들 교육청은 개학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미 확정된 교육과정을 바꾸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간벽지가 많은 강원의 경우 강사가 1∼2시간의 수업을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비용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성명을 내고 “중학교 체육수업 확대 강제시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성명서에서 “대부분 학교가 영어와 수학시간은 그대로 둔 채 소위 비입시과목을 줄이거나 평일 수업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체육시간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학생의 수업부담만 늘어날 뿐, 어느 것 하나 교육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당초 2학기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새 학년이 시작되는 1학기부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앞당겼다”며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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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사고로 잃은 한쪽 팔꿈치,‘교사의 꿈’은 잃지 않았죠

    김인탁 씨가 다음 달 서울의 일반고교에서 체육교사가 됩니다.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교사발령이 왜 뉴스가 되냐고요?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는 3급 지체장애인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꿈을 이뤘으니까요. 김 씨는 세 살 때 사고로 팔을 잘라야 했지만 대학 시절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교단에 서기로 했답니다. 불가능한 일은 없죠? 노력하면 말이에요.김도형기자 dodo@donga.com}

    •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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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나는 퀴즈 짱

    문제 1)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정상회담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상회담에서 오간 말은 세계 경제나 정치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말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표면적인 말 뒤에 예사롭지 않은 속뜻이 있음을 말하는 사자성어는 무엇일까요?(동아일보 2월 16일자 A10면 참조)①언중유골(言中有骨) ②촌철살인(寸鐵殺人) ③청산유수(靑山流水) ④함구무언(緘口無言)정답: ①언중유골(言中有骨)문제 2)소 4.2마리가 자동차 1대 분량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2008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0.6%는 가축의 트림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트림하면서 나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가스는 무엇일까요?(동아일보 2월 17일자 A24면 참조)①프로판 ②부탄 ③메탄 ④암모니아정답: ③메탄문제 3)생선은 머리가 가장 맛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증보산림경제’ 등 조선시대의 여러 문헌에 보면 이 생선의 머리 부분이 맛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어두일미(魚頭一味)의 어원으로 알려진 이 생선은 무엇일까요?(동아일보 2월 17일자 A29면 참조)①대구 ②도미 ③아귀 ④전어정답: ②도미문제 4)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4월 11일)를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지역구 의원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현행법상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일 며칠 전까지 발표할 수 있을까요?(동아일보 2월 20일자 A5면 참조)①7일 ②10일 ③14일 ④20일정답: ①7일문제 5)기상이변은 지구 환경훼손과 온난화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올해는 국제환경회의가 잇달아 개최됩니다. 1948년 창립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생물의 다양성과 기후변화를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국제회의를 개최합니다.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에서 23번째로 개최되는 이 회의는 무엇일까요?(동아일보 2월 21일자 A16면 참조)정답: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출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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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 계산능력보다 논리적 사고력 키우는 시대로

    《 수학에서 문제를 잘 푼다고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게 됐다. 계산을 빨리 한다고 유리하지도 않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의 뼈대는 생각하는 수학, 쉽고 재미있는 수학이다. 단순한 계산 능력보다 사고력을 중시하는 수학. 복잡하지 않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문제를 이해하기조차 쉽지 않다. 새 수학교육 과정에 따라 주부 허수연 씨(39)가 최승우 군(8)을 가르치기로 했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의 전문가가 지켜보면서 조언을 들려줬다. 》      ○ 문제를 직접 읽으며 의미를 파악해야 “승우야, 문제를 읽어줄게 잘 봐.” 허 씨가 초등학교 1학년인 최 군을 앉히고 시작하려 했다. 하늘교육의 이선경 성북방문지점장(46)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문제를 승우가 읽도록 하는 게 기본이에요. 사고력 수학 문제는 옛날 기준으로 보면 응용 문제니까 뜻을 직접 파악해야 하거든요.” 승우가 소리 내서 문제를 읽기 시작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의 색연필을 모두 이용해 3개의 영역으로 나눈 원 안에 색칠을 하려고 합니다. 몇 가지 방법이 있을까요?” 공부의 주제는 ‘경우의 수’. 원래 이 지점장이 가르칠 예정이었지만 이날은 허 씨가 맡았다. 집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자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지 어머니도 느껴보기 위해서다. 문제 읽기의 중요성은 이내 나타났다. “점이 일, 육 개가 찍힌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주사위를 3개 가지고 주사위 놀이를 하려고 합니다.” 허 씨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점이 1∼6개’라고 나와 있는데 승우는 ‘점이 일, 육 개’라고 잘못 읽었다. 허 씨가 설명했다. “승우야, 주사위 알지? 주사위니까 점이 하나에서 여섯 개까지 찍혀 있다는 게 맞겠지? 육 개가 아니라 여섯 개란다.”○ 아는 문제 직접 풀어야 효과적 사고력 수학 문제집에는 연습지가 포함돼 있다. 문제에 맞춰 그림이 나온 연습지에 풀이 과정을 적어보면서 답에 접근해야 한다. 처음 시작한 문제는 색이 다른 주사위 3개를 던져 나온 수의 합이 6이 되는 경우의 수를 물었다. 승우가 연습지의 주사위에 점을 그리기 시작했다. ‘1, 4, 1’ ‘1, 3, 2’ ‘1, 2, 3’ ‘1, 1, 4’ 순으로 4개를 채웠다. 이어서 승우가 ‘4, 1, 1’을 적자 이 센터장이 나섰다. “문제는 체계적으로 풀어야 해요. 앞자리에 1이 나온 숫자 4개를 쓴 다음에는 2를 맨 앞에 놓는 숫자를 생각하는 게 좋아요. 승우야, ‘4, 1, 1’보다는 ‘2, 1, 3’을 먼저 적는 게 순서에 맞지 않을까? 차례대로 적어야 나중에 헷갈리지 않겠지.” 설명을 들은 승우가 지우개로 숫자를 지우고 ‘2, 1, 3’ ‘2, 2, 2’ ‘2, 3, 1’을 썼다. 허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1, 2, 3’ 세 장의 숫자 카드로 세 자리 수를 만드는 문제에선 승우가 대뜸 답을 말했다. “음, 6개일 것 같은데?” 정답이다. 승우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허 씨가 이 지점장을 쳐다봤다. 이 지점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접 풀어보면서 답을 확인하라는 주문. “승우야, 정말 6개가 맞을까? 직접 한 번 풀어보자.” 승우가 ‘1, 2, 3’부터 ‘3, 2, 1’까지 6가지 경우를 다 적어내자 허 씨가 맞았다는 뜻으로 동그라미를 크게 그렸다.○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중요 수업 후반부에는 앞에서부터 읽든, 뒤에서부터 읽든 똑같은 ‘팰린드롬 수’ 문제가 나왔다. 허 씨에게도 생소했다. 이 지점장은 승우가 문제를 읽을 때 허 씨도 함께 읽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허 씨는 ‘12321’과 같은 수라는 예시를 보며 개념을 깨쳤다. 아이들도 문제를 보면서 새로운 개념을 알아간다. 이번 문제는 ‘2, 4, 6’을 주고 팰린드롬 수를 만들라고 했다. 문제를 읽은 승우가 곧바로 답을 적기 시작한다. ‘1.24642 2.26462 3.42624 4.46264 5.64246.’ 승우가 연필을 내려놓자 허 씨가 크게 동그라미를 쳤다. 이 지점장은 문제집을 다시 집어 들었다. 숫자를 사용하는 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또 모든 숫자를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답이 무한히 나올 수 있어요. 승우가 쓴 답 말고 ‘224422’도 가능해요. 예시 답이 있지만 답을 제한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중요해요.” 40분가량의 수업이 끝나자 이 지점장이 마지막 조언을 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공부가 중요하긴 하지만 사고력을 키우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해요. 과제로 나온 문제를 승우가 혼자 풀어보게 하세요.”    ▼ 도형문제는 머릿속에 입체그림 떠올려야 ▼■ ‘사고력 수학’ Q&A새로운 수학교육 과정은 수학적 논리력과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중시한다. 교육전문가들이 ‘사고력 수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특히 시험에서 출제비중이 커지는 서술형 평가 문항은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풀기 힘들다. 어떻게 하면 기본개념을 잘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을지 문답으로 알아본다. Q. 사고력 학습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A. 수학적 논리력을 배우는 일이다. 또 문제를 해결할 때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풀이법을 갖추어야 한다. 훈련 결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으니까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 Q. 어느 부분에서 사고력이 특히 중요한가. A. 도형과 관련된 문제가 대표적이다. 입체도형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수나 연산 문제보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고력 수학의 교재를 활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입체도형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직접 보여주면 학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유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생각하는 훈련을 자주 했던 학생들은 경시대회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강점을 보였다. Q. 사고력 수학을 시작할 적당한 연령은…. A.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에도 사고력을 측정하거나 응용하는 문제가 나오니까 유아기에 시작하면 좋다. 보통 4세 이전에 숫자를 많이 익히므로 5세 정도면 괜찮다. 움직임이나 도형을 통해서 익힐 수 있는 부분이 많다. Q. 어떤 교재가 좋은가. A. 유아라면 교구를 많이 사용하는 교재가 좋다.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교구뿐만 아니라 경시대회와 관련된 문제를 푸는 식으로 심화학습을 해야 한다. 단계별로 연계된 커리큘럼을 선택해야 꾸준히 학습할 수 있다. Q. 부모가 직접 가르치겠다면…, A. 학부모 지도법을 알려주는 내용이 포함된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영재교육 전문 업체나 전문가가 집필한 교재, 실생활과 연관된 문제가 많은 책도 좋다. 무엇보다 흥미를 느끼게 하는 내용이나 방법이 중요하다. 교구를 이용한 활동이나 게임을 하는 식으로 사고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도움말: 하늘교육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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