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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까지 강원 속초시에서 열리는 한국농구연맹(KBL) 농구 유망주 캠프 참가자 가운데는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들이 많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코트를 지키고 있는 농구 2세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양원준 사무국장의 두 아들이 모두 선발됐다. 장남 양재혁(193cm)은 경복고 2학년이다. 삼선중 졸업반으로 형보다 키가 4cm 더 큰 197cm인 양재민은 최근 소년체육대회에서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던 아버지와 달리 두 아들이 모두 청소년 대표였다. 양 국장은 “애들이 아빠보다 낫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흐뭇하다”며 웃었다. 현역 시절 ‘캥거루 슈터’로 유명했던 조성원의 아들은 용산중 3학년 가드 조종민(175cm)이다. 조성원은 중학교 졸업반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반면 조종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공을 잡았다. 조성원은 “주말이면 틈나는 대로 아들에게 드리블과 슈팅을 가르친다. 아직은 어린 만큼 운동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재밌게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양원준 국장과 조성원은 맹모(孟母)처럼 아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집을 학교 근처로 이사하는 등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42세까지 선수로 뛴 이창수(196cm)의 아들 이원석은 올해 삼선중에 입학했는데 키는 180cm, 발 사이즈는 295mm에 이른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표필상(201cm)의 아들 표경도(196cm·3학년)도 광신정산고에서 활약하고 있다. 농구 선수는 아니었어도 정선재 KT 농구단 사무국장의 아들 정우진(용산중 1학년)도 촉망받는 가드로 주목받고 있다. 정재근 연세대 감독, 김승기 KT 코치 등도 아들이 농구를 하고 있다. 농구 2세들은 타고난 볼 감각과 신체조건을 지녔으며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자연스럽게 농구와 친숙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와 축구는 푸른 잔디 위를 누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 골프업계는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축구가 달갑지만은 않다. 국민적인 관심이 온통 태극전사의 발끝에 쏠리다 보니 한 달 가까운 대회 기간을 매출이 줄어드는 ‘보릿고개’처럼 여기기도 한다. 누군가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는 이색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정면 돌파하려는 아이디어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은 골프 라운드와 축구 응원을 묶은 ‘힘내라 대한민국, 24시간 응원단’ 이벤트를 실시한다. 행사 참가자들은 한국의 조별리그가 열리는 18일 오전 7시(러시아), 23일 오전 4시(알제리), 27일 오전 5시(벨기에)에 맞춰 전북 군산CC에서 단체 응원전을 펼친다. 이 행사에는 한국 경기 전후로 36홀 라운드와 함께 클럽하우스 응원전 등이 포함돼 있다. 1박 2일 동안 그린피, 숙박, 식사, 기념품 등이 포함된 참가비는 10만 원이다. 참가 신청은 볼빅 홈페이지(www.volvik.co.kr)를 통해 할 수 있다.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자사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160개 매장의 신청을 받아 한국의 조별리그 2, 3차전 때 야식 서비스를 진행한다. 스크린골프와 축구 중계를 즐기며 무료로 치킨, 피자 등의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인천 스카이72골프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드림 골프 레인지 이용료 할인 행사를 벌인다. 월드컵 기간에 붉은 티셔츠를 입고 천연 잔디 타석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추가로 볼을 제공한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7월 한 달 동안 사용 가능한 7홀 규모의 드림듄스골프코스 그린피 1만 원 할인권을 증정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용품 가운데 볼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골퍼들은 특정 브랜드의 볼에 친숙해지면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근 미국 잡지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볼은 1308가지에 이르지만 골퍼들은 주로 쓰던 볼만 계속 고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 마니아 4명 중 3명은 선호 브랜드의 볼 사용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국내 골프공 시장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챔피언은 바뀐다’는 광고 카피를 앞세운 일본 골프 브랜드 스릭슨이 그 중심에 섰다. 스릭슨과 볼 사용 계약을 한 프로골퍼들의 우승이 쏟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CF처럼 새 얼굴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허윤경(24·사진)은 4피스 공인 스릭슨 ‘Z-STAR XV’를 쓰고 있다. 최근 3주 동안 2위→3위→1위의 상승세를 타며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 선두에 나선 그는 ‘새로운 골프 여왕’을 꿈꾸고 있다. 허윤경은 “주니어 시절부터 늘 쓰던 볼을 교체한다는 게 처음엔 조심스러웠는데 막상 바꿔보니 좋았다. 스핀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도 비거리도 상당히 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본투어 미즈노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무명 장동규(26)도 스릭슨 볼을 사용해 트로피와 함께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2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스릭슨 계약 선수인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22)가 정상에 올랐다. 마쓰야마는 일본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첫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이 밖에 지난달 SK텔레콤오픈 우승자 김승혁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자 윤슬아도 스릭슨 ‘Z-STAR’를 애용하고 있다. KLPGA투어에서 흥행 카드로 떠오른 김효주 전인지 등 뉴 페이스들도 ‘팀 스릭슨’의 일원이다. 올 상반기 스릭슨 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훈 던롭 스릭슨 마케팅팀장은 “그동안 프로들과의 볼 계약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선수들이 먼저 후원 요청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청각장애 테니스 유망주 이덕희(16·마포고)가 세계 남자 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9개월 만에 재회해 특별 레슨까지 받았다. 이덕희는 1일 나달의 초대를 받아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연습 코트를 찾아 함께 공을 쳤다. 나달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덕희를 만나 내년 프랑스오픈에서 다시 보자고 한 약속을 지켰다. 이덕희는 “나달이 봐주지 않고 강하게 공을 쳐 힘들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대회 5연패를 노리는 나달은 이덕희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행운을 빈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 덕분이었는지 이덕희는 2일 열린 프랑스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프랑스의 코랑탱 무테를 2-0(6-1, 6-3)으로 완파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 2주 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김세영과의 연장전에서 패해 준우승. #2. 지난주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김하늘과의 4강전에서 3차 연장전 끝에 무너진 뒤 3위로 마감. 지난달 막판 연이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허윤경(24·사진)이 3주 연속 정상의 문을 두드린 끝에 기어이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1일 경기 이천시 휘닉스스프링스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 3라운드. 3타 차 4위로 출발한 허윤경은 버디 7개로만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김하늘을 2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두며 1억2000만 원을 받은 허윤경은 시즌 상금 6위에서 1위(2억4500만 원)로 점프했다. 경기 후 인터뷰 도중 갑자기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한 허윤경은 “고생한 엄마 생각이 났다. 2등만 7번 하면서 내공을 쌓은 것 같은데 오늘은 주인공이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허윤경은 17, 18번홀에서 3m 안팎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모두 넣으며 승리를 지켰다. 반면 김하늘은 17번홀에서 3퍼트 보기로 우승 기회를 날렸다. 이날 나주 해피니스CC(파71)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는 김우현(23)이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승했다. 나흘 내내 단독 선두를 달리며 2012년 KGT 데뷔 후 첫 승을 거둔 김우현은 아버지 김원길 씨가 운영하는 제화업체 ‘안토니’의 구두 브랜드인 ‘바이네르’ 로고를 단 모자를 쓰고 출전하고 있다. 중졸 학력으로 연매출 400억 원대의 컴포트 슈즈 제조업체를 만든 김원길 씨는 올가을 KGT 신설 대회 개최까지 추진하고 있다. 김우현은 5번홀에서 버디를 하고도 스코어 카드에 파로 적어 KGT 역대 72홀 최소타 기록인 21언더파와 타이를 이루지는 못했다.이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1953년 여름 어느 날이었다. 서울 배재고 2학년에 다니던 17세 까까머리 소년은 과외 활동으로 농구를 선택했다. “농구는 내가 좋아하던 수학과 비슷한 구석이 있었다. 농구 전술은 기하학 같고 공식을 풀어가는 과정처럼 보였다. 키 큰 우등생만 가입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컸다.” 그렇게 시작된 농구와의 인연이 60년 넘는 세월을 관통할 줄 누가 알았을까. 7월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하는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신임 총재(78) 얘기다. 지난달 23일 KBL 10개 팀 구단주의 의결 기관인 총회에서 총재로 선출된 그를 지난주 서울 종로구의 한 순두부 식당에서 만났다. 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나타난 김 총재는 자신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기자를 향해 “김 형이 한발 빨랐다”며 웃었다. 김 총재는 한국 농구의 살아 있는 역사다. 스타 선수로 이름을 날리며 올림픽에 두 차례 출전했다. 1969년 33세로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의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과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끌었다. 1970년대 기업은행 지점장과 신용보증기금 전무 등을 거쳐 신보투자 대표를 지내면서도 농구와의 끈을 유지했다. 1980년대 대한체육회 부회장으로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에 뛰어든 뒤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KBL 전무 부회장 총재 등을 역임했다. KBL 고문으로 있던 그는 이번에 KBL 총재 제안을 받고는 처음엔 고사했다. “나이가 몇인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통화가 연결됐던 그의 휴대전화에서 ‘지금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반복되던 것도 그즈음이었다. 그래도 그를 차기 총재 후보로 천거한 한선교 현 KBL 총재의 권유는 집요했다. “한 총재와는 막역한 사이다. 내가 휴대전화를 받지 않으니 한밤에 집으로 전화를 했다. 내 아내에게 미안하다고까지 하더라.” 김 총재의 마음을 돌린 건 정작 따로 있었다. 그에게는 정기적으로 골프를 치는 고려대 법학과 55학번 동기 모임이 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박수길 전 유엔대사, 박종석 전 한화 부회장 등이 주요 멤버다. “친구들이 그러더라. 그 나이에 누가 불러 주냐. 부럽다. 구단주들이 다 널 인정해 준 거 아니냐.” 피하지 말라는 격려에 마음을 돌렸다. 1990년대 중반 KBL 창립과 프로농구 출범을 주도한 건 바로 김 총재였다. 1997년 시작된 프로농구가 뜨거운 인기로 단기간에 자리를 잡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 수백억 원 가치의 KBL 사옥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KBL 총재였던 2004년 그는 판정 시비로 몰수 게임 사태가 일어난 뒤 책임을 통감한다며 홀연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10년 만에 KBL 총재로 컴백한 그의 어깨는 무겁다. “언제부터인가 코트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 나쁜 플레이가 좋은 플레이를 몰아내면서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내가 할 일은 그것뿐이다.” 평소 김 총재는 빠른 농구를 지향하고 고의 파울과 할리우드 액션 같은 비신사적인 플레이는 지양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가 그려 나갈 코트의 밑그림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얼마 전 프로농구 시상식에 갔더니 심판상 수상자가 야유를 듣더라. 신뢰받는 심판이 중요한데 너무 안타까웠다. 지도자도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보다 경기 시간이 8분 더 긴 미국프로농구(NBA)의 평균 득점은 100∼105점이다. 한국도 경기 시간에 비례해 NBA의 83.3%인 85점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 70점 넘기도 힘들다. 이래선 안 된다.” 구체적인 데이터까지 짚어가며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서 세월을 거스르는 열의가 느껴졌다. 비결을 물었더니 “뭔가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내에 약속이 있으면 늘 전철을 타고 걸어 다닌다. 하루에 8000보 이상 걷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 5시 전후로 저녁을 먹는다.” 그러면서 김 총재는 수첩을 꺼내 보여줬다. 첫 장부터 끝까지 검은색 볼펜으로 깨알같이 적은 영어 표현이 담겨 있었다. “늘 다니면서 반복해 읽고 외운다. 1주일에 영문 추리소설을 한 권씩 읽고 있다.” 그는 2년 전 골퍼라면 누구나 동경한다는 에이지 슛(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를 기록)을 달성했다. 만 76세 때 76타를 친 것이다. 골프 실력뿐 아니라 고령에도 탄탄한 체력을 지녀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김 총재는 선수 시절 180cm의 키에도 덩크슛을 할 만큼 타고난 점프력으로 유명했다. 코트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원조 오빠이기도 하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한국에서 팬레터가 하루 600통 넘게 선수촌으로 왔다. 당시 내가 약혼했을 때였는데 약혼녀 편지를 찾느라 진땀 흘렸다. 허허.” 농구 선수, 지도자, 금융인, 스포츠 행정가로 연이어 성공의 길을 걸었던 김 총재는 “뭘 하든 스포츠맨십만큼은 지켰다. 규칙을 준수하고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다. 직장에 출근할 때도 경기하러 가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밖에 안 한 농구 감독이 가장 힘들었다. 선수 앞에서 모범을 보이고 감정을 조절하면서 선수들의 재주를 최대한 살려주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던 김 총재 곁에 2시간 넘게 있다 보니 북적거리던 식당은 어느새 한산해져 손님은 한 테이블만 남았다. 점심을 들던 식당 아주머니들의 시선도 느껴졌다. “차 한잔하면서 마저 하지.” 김 총재는 맥박수가 180까지 치솟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으로 볼을 넣고 상대를 막아야 하는 게 농구의 매력이라고 했다. 고통 끝에 희열을 맛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는 그의 열정은 10대 시절만큼이나 뜨거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구관이 명관인가. 다음 시즌 프로농구 코트에도 낯익은 외국인선수들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는 외국인선수 재계약 마감 시한인 31일에 앞서 관심을 끈 애런 헤인즈(31)를 붙잡기로 했다. 당초 헤인즈는 지난 시즌 도중 KCC 김민구에 대한 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으면서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사건 후 헤인즈는 방문경기만 가면 야유가 쏟아져 SK 구단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헤인즈가 비록 무산되기는 했어도 한국 농구 대표팀 선발을 위한 귀화 의사까지 적극적으로 밝힌 게 이미지 개선 효과를 불렀다. SK 구단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여론의 흐름이 바뀐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헤인즈가 잔류할 경우 프로농구 초창기 이름을 날린 조니 맥도웰이 갖고 있는 외국인선수 최다 출전 기록인 7시즌과 타이를 이룬다. SK는 헤인즈와 함께 코트니 심스도 재계약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룬 모비스도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다. 벤슨과 라틀리프가 ‘OK’ 할 경우 모비스 골밑을 지키게 되지만 만약 이들이 거부하면 규정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국내에서 뛸 수 없게 된다. LG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매시도 재계약을 통보받았다. 김진 LG 감독은 “제퍼슨에게 최종 확답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도 리카르도 포웰과 찰스 로드와 모두 재계약하기로 했다. 주장을 맡았던 포웰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로드는 다른 리그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CC도 득점왕 출신 타일러 윌커슨과의 재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이로써 다음 시즌 재계약 외국인선수는 역대 최다인 2001∼2002시즌 6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골프 대회 때 선수들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사용하는 공은 까다로운 선별 과정을 거친다. 티오프에 앞서 몸을 푸는 골퍼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세리는 몇 해 전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가 연습장에서 쓰는 공에 대해 푸념한 적이 있다. “같은 클럽으로 쳐도 칠 때마다 비거리가 달라졌다. 알고 보니 일반 동네 연습장에서 쓰는 저급한 공이었다.” 국산 골프공 업체 볼빅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처음으로 드라이빙 레인지 볼을 공급하게 된 것은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30일 미국 뉴저지 주 갤러웨이의 스톡턴 시뷰 호텔 앤드 골프클럽 베이코스(파71)에서 개막하는 숍라이트 클래식은 바로 그 무대다. 미국 본토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에서 해외 브랜드의 드라이빙 레인지 볼이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볼빅 화이트 컬러 S3볼을 사용한 외국 선수들은 “막상 다뤄보기 전에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다른 공에 비해 뒤떨어지는 게 없었다”고 호평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최운정은 “미국 연습장에서 한국 볼을 만나 반갑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볼빅은 2012년부터 LPGA 2부 투어에 볼 후원을 시작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전 세계 골퍼가 주목하는 LPGA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 골프공 브랜드로서 당당하게 참여한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새삼 볼빅의 인지도가 예전보다 높아졌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수한 품질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재능 있는 선수 후원으로 세계의 대표적인 골프공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볼빅은 2011년부터 시작된 캐디빕(캐디들이 입는 조끼) 마케팅을 올해도 4년 연속 실시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캐디 전원은 ‘Volvik(볼빅)’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게 돼 인쇄 매체, 중계 카메라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게 됐다. 볼빅은 이번에 이벤트 경기인 ‘밀리언 달러 슛아웃’의 메인 스폰서도 맡았다. 최종 라운드에 앞서 열리는데 예선을 거친 26명의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참가해 파3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했을 때 100만 달러(약 10억2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달 초 국내 업체 최초로 유럽투어(더 챔피언십) 드라이빙 레인지 볼과 캐디빕을 후원한 볼빅의 세계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45·사진)은 최근 휴대전화 컬러링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27일 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봄여름가을겨울’의 히트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흘러나왔다. 신세계 감독에서 물러난 뒤 2년 만에 코트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의욕이 넘쳐 보였다. ‘레알 신한’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화 멤버를 갖춘 신한은행은 6년 연속 통합 챔피언에 오르다 지난 2년간 무관에 그쳤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연고지를 경기 안산시에서 인천으로 옮긴 신한은행은 정인교 감독을 앞세워 제2의 창단 분위기 속에 정상 탈환을 꿈꾸고 있다. 정 감독은 “처음 팀을 맡았을 때 부담이 컸다. 하지만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해보니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구단의 지원도 든든하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기본기와 디테일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상당히 좋은 선수 자원을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확한 협력 수비, 슈팅 정확도 향상 등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신한은행은 오전 6시 30분 슈팅 훈련을 시작으로 야간까지 하루 네 차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하은주(202cm) 살리기’도 정 감독의 과제. 정 감독은 “그동안 주춤했던 하은주가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동력과 높이를 겸비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사랑의 3점슈터로 이름을 날린 정 감독은 신세계 시절 늘 짧은 헤어스타일을 고집했다. 팀이 우승할 때까지는 기르지 않겠다고 했던 그의 머리카락은 신한은행으로 옮겨서도 여전히 짧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예전 우승은 다 잊으라고 했다. 도전하는 자세로 성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문경시청 정구부 주인식 감독(51)은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7개 전 종목 금메달의 신화를 엮어냈다. 12년 만에 아시아경기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면서 주 감독이 다시 대표팀 사령탑의 중책을 맡았다. 대한정구협회는 최근 주 감독을 9월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주 감독과 호흡을 맞출 여자 대표팀 감독은 장한섭 NH농협은행 감독(47)이 맡게 됐다. 장 감독은 이달 중순 끝난 국내 최고(最古)의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에서 팀을 사상 첫 6연패로 이끌었다. 성적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어도 주 감독과 장 감독은 “안방에서 열리다 보니 해외보다 더 부담이 크다. 메달을 많이 따야 정구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옥천군청 주정홍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다. 정구 대표팀은 6월 2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두 달가량 합숙 훈련을 한 뒤 8월에는 대회 장소인 인천에서 코트 적응에 나설 계획이다. 남자 단체전과 남자 복식, 여자 단복식, 혼합 복식 등에서 4개 이상의 금메달이 목표. 정구는 연금 수혜자가 45명에 이를 정도로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올리는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해마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골프장의 무한 변신이 일어난다. 벙커는 씨름장이 되거나 두꺼비집을 만드는 모래 놀이터가 된다. 어디선가 후각을 자극하는 먹을거리 장터가 펼쳐진다. 기부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자선 바자회도 진행된다. 어둠이 깔리면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콘서트 무대가 열린다. 9개 홀의 페어웨이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한다. 31일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그린 콘서트를 개최하는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이다. 골프장은 일부 계층만의 공간이라는 선입견을 깨고자 1회 행사가 열린 것은 2000년. 골프장의 품격을 떨어뜨린다거나 잔디를 망친다는 우려 속에 3개 팀의 출연진과 1520명의 관람객이 참가한 게 그 시작이었다. 해마다 관심이 증폭되면서 지난해 3만8000명이 몰려들어 누적 관중 2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4만 명의 관람객이 예상되는 가운데 틴탑, 걸스데이, 비투비. 에이핑크, 박재범, 구창모, DJ DOC, 휘성, 유리상자, 바비 킴, 박학기 등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호화 출연진이 출동한다. 이 스타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의 정신에 동참하기 위해 출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무료 입장이며 경품 추첨에 쓰이는 초청권은 국내 주요 골프연습장, 서원밸리골프장, 캘러웨이 골프 대리점, 레저신문 사무실 등에서 배포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환경 보호에 협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오랜 세월 콘서트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지난해까지 4억 원가량의 자선기금을 모은 이 행사는 올해도 수익금 전액을 사랑의 휠체어보내기 본부 등에 전달한다. 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감수하며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사진)은 “지역 주민과의 약속이기에 지켜야 했다. 골프장을 하루 만이라도 기쁨을 나누는 마당으로 마련한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년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캘러웨이골프는 ‘사랑나눔 창고 대방출’ 행사를 통해 클럽과 액세서리 등을 최고 70%까지 할인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자선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하늘(26)은 허윤경(24)과의 11번홀(파4)에서 열린 준결승 2차 연장에서 티샷 OB로 패색이 짙었지만 20m 칩샷을 홀에 집어넣었다. 이른바 ‘OB 버디’로 보기가 되면서 3차 연장으로 몰고 간 김하늘은 4m 버디 퍼트를 넣어 승리를 결정지었다. 먹구름 사이로 드러난 하늘을 보며 “우승한 것 같다”고 흥분한 김하늘의 결승 상대는 윤슬아(28·사진)였다. 윤슬아는 4강전에서 김다나를 2홀 차로 제치고 1시간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해 샤워, 식사 등으로 여유 있게 결전에 대비했다. 반면 김하늘은 윤슬아보다 4개 홀 더 많은 21개 홀을 치르며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결국 윤슬아는 25일 춘천 라데나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에서 김하늘을 15번홀 버디로 3홀 남기고 4홀 차로 이겼다. 2012년 하이트 챔피언십 이후 통산 3승째를 챙긴 윤슬아는 7회째를 맞은 이 대회 최고령이자 올 시즌 투어 최고령 챔피언이 되며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받았다. 골프 선수 남동생(윤정호)의 영향으로 중3 때 뒤늦게 골프를 시작한 윤슬아는 “출전 선수 64명 중 가장 많은 홀을 쳤지만 매 홀 연장이라는 각오로 버텼다. 혹독한 겨울 훈련으로 체력은 자신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5경기 동안 3차례 연장을 치른 김하늘은 하체가 흔들렸고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샷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출전 선수 64명 중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윤슬아는 4강전까지 김하늘보다 1홀 많은 91개 홀을 치르면서도 스윙은 견고했다. 3위는 허윤경이 차지했다.남자 ‘먼싱웨어’선 이기상 우승 이날 용인 88CC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이기상이 최준우를 2홀 차로 꺾었다. 8강까지 홍순상 김도훈 김대현 등 역대 챔피언을 연파한 이기상은 2009년 동부화재 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2승을 모두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억 원. 춘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은 실업팀 삼성 매니저 시절인 1991년 6월 1일을 잊지 못한다. 전 감독은 홍콩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룸메이트였던 선수 출신 이왕돈 총무가 34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전 감독이 친형처럼 따랐던 이 총무는 4시간에 걸쳐 머리에 고인 핏덩이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20년 넘게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당시 7세였던 이 총무의 아들이 바로 최근 동부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KT로 이적한 이광재(30)다. 이광재의 어머니는 1970년대 농구 여자대표팀에서 맹활약한 홍혜란 씨이며 동생은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 이유진. 그동안 전 감독은 몸이 불편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가장을 둔 ‘농구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챙겼다. 동부 사령탑 시절 전 감독은 이광재를 신인 드래프트 7순위로 뽑기도 했다. 이광재는 작은아버지처럼 여기는 전 감독 밑에서 패기 넘치는 활약으로 프로 데뷔 첫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KT로 옮긴 전 감독이 이광재를 영입하면서 이들은 5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코트의 의리남으로 유명한 전 감독은 “개인적인 인연을 떠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조성민과 함께 뛰게 하면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진 동부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이광재도 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광재는 “신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는데 이젠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농구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고문(78·사진)이 다시 한 번 프로농구를 이끌게 됐다. 김 고문은 22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KBL 임시 총회에서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의 지지를 받아 김인규 전 KBS 사장(64)을 제치고 제8대 총재로 선출됐다. 1997년 KBL 출범을 주도했던 김 고문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KBL 총재로 일하다 당시 SBS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일으킨 몰수게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10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날 1차 투표에서는 김 고문이 6표, 김 전 사장이 3표, 무효표 1표가 나와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7표)를 채우지 못해 2차 투표를 통해 경선이 마무리됐다. 구단 측은 오랜 농구 경험과 다양한 경험을 갖춘 김 고문 쪽으로 일찌감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나이로 보면 이 자리에 서는 게 무리인 것 같다. 그만큼 프로농구의 현실이 절박한 게 아닌가 싶다. KBL 농구를 재미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경기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규정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자는 명작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판도 생존하려고 복지부동해서는 안 된다. 빠르고 정밀한 플레이로 폭발적인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한선교 현 KBL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는 직후인 7월 1일 부임한다. 임기는 3년이지만 프로농구 출범 20번째 시즌이 끝나는 2016년까지 두 시즌만 맡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고 1학년 때인 1952년 농구와 인연을 맺은 김 고문은 고려대를 거쳐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스타 출신이다. 1969년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과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끈 성공한 지도자였다. 신보투자 사장을 지낸 금융인이자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KBL 전무, 부총재를 두루 거친 스포츠 행정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꿈나무 정현(18·삼일공고)이 형의 뒤를 이어 국내 최고 권위의 주니어 대회인 제58회 장호 홍종문배 전국대회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정현은 22일 서울 장충장호테니스장에서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 정윤성(16·양명고)을 2-0(6-4, 6-1)으로 눌렀다. 정현은 2010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형 정홍에 이어 우승하며 테니스 집안의 실력을 과시했다. 이 형제의 아버지는 삼일공고 테니스부 정석진 감독이다.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정현은 “이번이 마지막 장호배 출전인데 마무리를 잘해 기쁘다. 국내에서 열린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지난해 준우승자인 김다빈(조치원여고)이 송경은(충남여고)을 49분 만에 2-0(6-0, 6-2)으로 완파하고 역시 처음 우승했다. 정현과 김다빈은 각각 3000달러의 해외 진출 경비를 받았다. 준우승자에게도 각각 1500달러가 돌아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번 주 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는 미리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22일부터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가 개막된다. 골프 대회의 대부분인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과 달리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승부를 가리다 보니 평소와 다른 공격적인 코스 공략과 상대 상황에 따른 전략 등이 중요하다. 게다가 객관적인 실력이나 지명도를 떠나 이변이 쏟아져 관전의 묘미가 색다르다. 남자 대회는 경기 용인 88CC에서 열리는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상문(캘러웨이)이 초청받았으며 일본투어 상금 1위 김형성(현대자동차), 지난해 우승자 김도훈(신한금융그룹) 등이 주목받는다. 배상문은 그동안 세 차례 출전해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총상금은 지난해 6억 원에서 8억 원으로 늘렸으며 우승 상금은 2억 원이다. 여자 대회는 강원 춘천 라데나CC에서 열리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6억 원). 상금 1위 장하나는 2연패를 노리며 상금 2위 김세영은 2주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두 대회 모두 64명이 출전한다. 역대 남녀 대회에서 모두 1번 시드를 받은 선수가 우승한 적이 없을 만큼 강자에게는 무덤으로 불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인기 배우 송승헌(38)은 두 달 가까이 처음 접해보는 정구에 매달렸다. 14일 개봉한 영화 ‘인간중독’에서 정구를 하는 장면(사진)이 있기 때문. 송승헌은 베트남전 영웅인 육군 교육대장 김진평 대령 역으로 캐스팅됐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69년 정구는 국내 고급 사교 스포츠의 하나였다. 요즘으로 치면 골프나 테니스 정도로 저변이 넓었다. 해병대원으로 베트남에 파병됐던 김성재 대한정구협회 부회장은 “1960년대까지 군대뿐 아니라 관공서, 은행 등에서 정구가 대세였다”고 했다. 송승헌의 정구 코치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권란희였다. 송승헌은 촬영에 앞서 지난해 늦여름 서울 아차산 부근의 정구장에서 1주일에 한 차례씩 하루 2시간 가까이 라켓을 휘두르며 땀을 쏟았다. 어릴 적 테니스는 쳐봤다는 송승헌은 “테니스보다 공이 부드러운 정구는 정말 활동적인 스포츠라 신나게 배울 수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전국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후 1주일도 안 돼 누적 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했다. 제자의 모습을 보려고 극장을 찾은 권란희는 “송승헌 씨는 운동 신경이 뛰어났다. 영화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정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국장은 “흥행 호조가 정구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송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한정구협회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라켓과 공 등 용품을 전달하고 조언해줬다. 정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쓴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송승헌 효과’가 정구 코트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5세 소녀 배나랑이(단월중·사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최고의 메이저 대회로 꼽히는 US여자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배나랑이는 19일 천안 우정힐스CC(파72)에서 열린 사상 첫 US여자오픈 한국 예선전에서 하루에 36홀을 도는 강행군에도 최종 합계 2언더파 142타로 1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 이소영(안양여고)은 선두에 1타 뒤진 2위에 올라 상위 2명에게 주어진 합격증을 받았다. ‘나라를 빛내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의 이름을 지닌 배나랑이는 “리디아 고를 비롯해 세계적인 언니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대(삼성전기·사진)가 4개월 만의 복귀무대에서 2연승을 달렸다. 자격정지 징계 해제로 1월 이후 처음 코트에 선 이용대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28회 세계남자 배드민턴선수권에서 유연성(상무)과 짝을 이뤄 복식에서 2승을 따냈다. 한국은 당초 예선에서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인도와 독일을 연파하며 2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짓고, 21일 말레이시아와 조 1, 2위를 다투게 됐다. 이용대가 없었다면 예선 탈락할 수도 있었다는 게 이득춘 대표팀 감독의 얘기였다. 이용대는 유연성과 1주일도 채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실전에 나섰지만 체력을 탄탄하게 끌어올린 덕분에 묵직한 스매싱으로 포인트 결정력을 높였다. 빠른 공격과 수비 전환도 돋보였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건 과제로 지적됐다. 이 감독과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는 “공백이 있어서 경기 흐름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연성과 오래 떨어져 있어서 팀워크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역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세영(21·미래에셋·사진). 18일 포천 일동레이크CC에서 끝난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3승을 비롯해 통산 4승을 모두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다. 4개 대회에서 선두와 평균 3.3타 차의 열세를 마지막 라운드에 뒤집었다. 실력과 정신력을 겸비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다. 경기 막판 몇 개 홀에서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거나 이글, 홀인원이 나오는 행운까지 따랐다. 김세영은 “어떤 경우에도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결정적인 한 방이 나왔다”고 말했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는 의미다. 그만의 멘털 유지 방법도 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틈만 나면 너트바, 초콜릿류 같은 고열량 스낵과 이온 음료를 먹었다. 허기를 느끼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자기 전에 늘 연장전, 마지막 홀, 1타 차 상황 등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도 보고 있다. 김세영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를 274.5야드 날려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키(163cm)는 작아도 뼈가 굵은 데다 유연성을 지녔다. 힘쓰는 센스는 타고난 것 같다”며 웃었다. 장타를 앞세워 쇼트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거나 파5홀에서 스코어를 쉽게 줄이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는 상금 랭킹을 14위에서 2위(1억3854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기분이 상승되고 좋은 느낌을 받는다는 이유로 마지막 날에는 빨간 바지를 고집하는 김세영은 “줄곧 선두를 달리다 우승하지는 못했다. 일관성을 유지하고 압박감을 컨트롤하는 게 아직 부족하다.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