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이광재와 2대에 걸친 인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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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직장선배였던 李선수 부친 뇌출혈 쓰러지자 전감독이 가족 돌봐
동부 감독 시절, 신인 李뽑아 우승
KT로 옮긴후 5년만에 다시 한솥밥

전창진 감독(왼쪽)과 이광재 선수.
전창진 감독(왼쪽)과 이광재 선수.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은 실업팀 삼성 매니저 시절인 1991년 6월 1일을 잊지 못한다. 전 감독은 홍콩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룸메이트였던 선수 출신 이왕돈 총무가 34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전 감독이 친형처럼 따랐던 이 총무는 4시간에 걸쳐 머리에 고인 핏덩이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20년 넘게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당시 7세였던 이 총무의 아들이 바로 최근 동부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KT로 이적한 이광재(30)다. 이광재의 어머니는 1970년대 농구 여자대표팀에서 맹활약한 홍혜란 씨이며 동생은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 이유진. 그동안 전 감독은 몸이 불편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가장을 둔 ‘농구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챙겼다.

동부 사령탑 시절 전 감독은 이광재를 신인 드래프트 7순위로 뽑기도 했다. 이광재는 작은아버지처럼 여기는 전 감독 밑에서 패기 넘치는 활약으로 프로 데뷔 첫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KT로 옮긴 전 감독이 이광재를 영입하면서 이들은 5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코트의 의리남으로 유명한 전 감독은 “개인적인 인연을 떠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조성민과 함께 뛰게 하면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진 동부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이광재도 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광재는 “신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는데 이젠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KT#전창진#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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