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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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건강98%
보건2%
  • 블랙커피 하루 1~2잔, 사망위험 낮춰…설탕·크림 넣으면 효과 없어

    커피 섭취와 조기 사망 위험 감소 간의 연관성이 관찰되었다. 하지만 설탕이나 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커피에서는 이러한 보호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미국 터프츠 대학교 연구자들이 국제 학술지 에 온라인으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카페인 함유 블랙커피를 하루 1~2잔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6~1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커피에 설탕과 포화지방을 소량만 첨가하면 비슷한 사망률 감소(14%)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첨가당과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지면 건강상 이점이 사라졌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커피 섭취는 사망률,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특정 암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 커피의 건강상 이점은 카페인, 클로로겐산, 폴리페놀과 같은 생리활성 화합물 덕이다. 이러한 성분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 특성과 관련이 있다.하지만 커피에 설탕과 포화지방을 포함하면 칼로리가 높아져 커피의 건강상 이점을 상쇄할 우려가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듬뿍 넣어 즐긴다.이에 연구진은 커피에 첨가한 설탕과 포화지방이 사망률 위험 감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평가했다.이번 연구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9회 연속 실시한 미 전국 건강·영양 조사(NHANES) 데이터를 전국 사망 지수 사망률 데이터(National Death Index Mortality Data)와 연계해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조사 첫날 24시간 동안 자신이 섭취한 모든 음식을 정확히 기록한 20세 이상 성인 4만6000명 이었다.커피 섭취는 카페인 또는 디카페인, 설탕·포화지방 함량으로 구분했다. 사망률은 모든 원인(암과 심혈관 질환 포함)에 의한 사망, 암으로 인한 사망, 심혈과 질환으로 인한 사망 세 가지 범주로 나눠 분석했다.저첨가당(설탕, 꿀, 시럽)은 일일 권장량의 5% 미만, 즉 8온스(약 237㎖) 컵당 2.5g 또는 설탕 약 반 티스푼으로 정의했다.저포화지방(우유, 크림, 하프앤하프)은 일일 권장량의 5%, 즉 약 237㎖ 컵당 2g 또는 지방 함량 2% 우유 5큰 술, 라이트 크림 1큰 술, 하프앤하프 1큰 술에 해당하는 양으로 정의했다.9~11년의 추적 관찰기간 동안 7074명이 사망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1176명, 심혈관 질환 사망자는 1089명이었다.연구 결과 하루 최소 한 잔의 커피 섭취는 암과 심혈관 질환 포함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6% 감소시키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2~3잔을 마시면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17%로 약간 상승했다. 하루 석 잔을 넘어가면 추가적인 위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감소와의 연관성도 약화했다. 커피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주목할 점은 조기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블랙커피와 참가당·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커피에서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커피 첨가물이 커피 섭취와 사망률 위험 간의 연관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으며, 우리의 연구는 설탕과 포화지방이 얼마나 첨가되는지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며 “연구 결과는 설탕과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라는 식이 지침과 일치한다”고 밝혔다.디카페인 커피와 사망률 간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 중 디카페인 커피 섭취자가 적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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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버섯’속 환각 물질, 암환자 우울증 개선 효과

    주요 우울증을 앓는 암 환자들에게 버섯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환각 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을 단 한 차례만 투여해도 우울증과 불안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암협회의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되었다.실로시빈은 ‘마술 버섯’(magic mushroom)으로도 불리는 환각버섯 속(학명 Psilocybe)에 포함된 환각 물질이다.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on)이란 심각한 우울 증세가 지속돼 개인의 일상생활, 직업, 사회적 관계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피로감,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와 같은 신체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상태를 말한다.암 환자들은 종종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다. 이는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도 어렵다.이번 2상 임상 시험에서는 암과 주요 우울증을 앓는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실로시빈 25㎎을 1회 투여하고 심리적 지원을 병행했을 때 안정성과 효능을 들여다봤다.환자들은 실로시빈 투여 전과 복용 중, 그리고 투여 후에 각각 심리 치료사의 지원을 받았다.2년 후 실시된 임상 인터뷰에서, 15명(53.6%)의 암환자가 우울증의 상당한 감소를 보고했으며, 14명(50%)은 우울증 감소와 함께 완화(remission)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2명(42.9%)의 암환자는 2년 후까지 불안 감소가 지속 됐다고 밝혔다.현재 진행 중인 무작위 이중 맹검 시험에서는 암 환자들의 우울증과 불안을 치료하기 위해 25㎎의 실로시빈을 최대 2회 복용하는 것과 위약(placebo)을 비교 평가하고 있다. 이 연구는 1회 복용 연구를 기반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과 불안에서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마니쉬 아그라왈(Manish Agrawal) 박사는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심리적 지원과 함께 한 번 복용한 실로시빈이 암 환자의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있어 최대 2년 동안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치료를 반복하면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우울증이 해소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무작위 시험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면, 실로시빈이 암 환자들의 우울증 치료에 더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지난 5월 네이처 자매지인 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진에 따르면 실로시빈은 파킨슨병 환자의 기분, 인지 능력, 운동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마법 버섯의 환각 성분이 이 같은 효능을 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실로시빈이 뇌 염증에 영향을 미쳐 신경가소성(뇌가 신경 연결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신경 연결을 생성하는 능력)을 자극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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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에 좋다는 올리브유의 반전…“많이 먹으면 비만 유발”

    올리브유는 오래전부터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졌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의 필수 요소중 하나다. 하지만 올리브유를 과다 섭취하면 외려 비만을 유발하고 심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반전 연구 결과가 나왔다.올레산(oleic acid)이 풍부한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 지방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여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학술지 에 게재 됐다.올리브유에 풍부한 올레산이란?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 된 올레산은 단일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으로 오메가-9으로도 부른다. 올리브유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지만 유채씨(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견과류, 육류, 치즈, 계란, 아보카도와 같은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다.“지방 세포는 군대에 비유할 수 있다. 올레산을 섭취하면 초기에는 ‘지방 세포 군인’의 수가 증가하여 (에너지로 쓰고 남은) 초과 영양분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커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과 영양분이 지방 세포의 수보다 많아지면 비만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동 교신 저자인 오클라호마 대학교 생화학·생리학과 교수인 마이클 루돌프 교수가 경고했다.오클라호마대, 예일대, 뉴욕대 공동 연구진은 단순히 고지방 식단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비만을 유발하는지, 아니면 식단에 포함된 지방산의 조성이 중요한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이들은 올리브유와 함께 코코넛유, 땅콩유, 우유, 라드(돼지기름), 대두유(콩기름) 등 특정 지방산이 풍부한 식단을 쥐에게 먹였다.연구 결과, 올레산을 섭취한 실험군에서 지방세포의 형성·성장·분화에 관여하는 AKT2 단백질의 활성이 증가하고, 이를 억제하는 LXR 단백질의 활성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지방 세포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축적되는 결과를 초래하며,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비만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쉽게 말해, 올레산은 지방세포를 만드는 ‘신호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약화시켜 지방세포가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들어지도록 유도한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연구진은 “식이성 올레산은 다른 지방산과 비교했을 때 비만 관련 지방 세포 증식을 유발하는 유일한 지방산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는 올리브유를 먹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올리브유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며 심장 건강, 두뇌 기능 향상, 암 위험 감소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 오일을 버터 대신 매일 적당량 섭취하면 치매 위험을 줄이고 혈압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양한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균형 잡힌 수준의 올레산 섭취는 유익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심장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올레산 수치가 높은 게 좋지 않을 수 있다”라고 루돌프 교수는 말했다.이번 연구는 올리브유와 같은 건강식품이라도 적정량을 섭취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건강에 좋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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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질병 ‘만성 요통’, 걷기가 해법…하루 이만큼 걸어라

    장시간 걷기가 만성 요통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00분 이상 걷는 사람은 78분 미만 걷는 사람보다 만성 요통 위험이 23%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 걷기 강도 역시 만성 요통 위험과 관련이 있었지만 걷기 양에 비해 그 정도가 적었다.만성 요통은 현대인에게 흔하며 잘 낫지 않는 고질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6억 명이 허리 통증으로 고통 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까지 만성 요통 환자 수가 2050년까지 8억 4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번 연구결과는 걷기를 요통 예방 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어떻게 연구했나?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연구자들은 노르웨이의 트뢴델라그 건강 연구(HUNT)에 참가한 20세 이상 성인 1만1194명(평균 나이 55.3세)을 대상으로 하루 걷기 양·강도와 만성 요통 위험 간 관계를 4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참가자들은 2017~2019년 7일 동안 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이들은 당시 요통이 없었다. 연구진은 2021~2023년 참가자들을 평균 4.2년 동안 추적 조사해 요통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연구 기간에 만성 요통을 겪은 사람은 1659명(14.8%)이었다.연구진은 하루 걷는 시간을 78분 미만, 78~100분, 101~124분, 125분 이상 네 그룹으로 나눴다. 또한 걷기 강도를 안정상태의 기초에너지 소비량인 분당 대사당량(MET)에 따라 3.00 MET 미만(걷기 속도 4㎞/h 미만), 3.00~3.11 MET(4.1~5.4㎞/h), 3.12~3.26 MET(5.5~6.4㎞/h), 3.27 MET(6.4㎞/h) 이상으로 나눠 만성 요통 위험을 비교했다.열구 결과그 결과 하루 걷기 시간이 78분 미만 그룹과 비교할 때 78~100분 그룹은 만성 요통 위험이 13% 낮았고, 101~124분 그룹은 23%, 125분 이상 그룹은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걷는 양과 만성 요통 위험 감소 사이에는 비례관계를 보이다 100분을 넘어서자 거의 수평선을 그으며 정체했다. 걷기 강도의 경우 분당 3.00 MET 미만 그룹과 비교할 때 3.00~3.11 MET 그룹은 만성 요통 위험이 15% 낮았고, 3.12~3.26 MET와 3.27 MET 이상 그룹은 각각 18%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연구팀은 일일 걷기 양과 강도 사이의 관계를 상호 조정해 분석한 결과 걷기 양과 만성 요통의 연관성은 대부분 유지됐지만 걷기 강도와의 연관성은 약화했다며 이는 걷기 강도보다는 걷기 양이 만성 요통 예방에 더 뚜렷한 이점이 있음을 시사 한다고 말했다.걷기의 요통 보호 효과 증거 추가걷기는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과 관절 가동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만성 요통이 있는 사람이 주 5일 동안 하루 30분씩 걸을 경우 걷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재발 없이 지낼 수 있는 기간이 두 배 더 길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만성 요통에서 회복한 후 12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사례가 약 70%에 달한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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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완주 가능성? ‘손가락 길이’에 힌트 있다

    달리기 열풍이 거세다. 열을 지어 달려가는 러닝 크루를 보면 운동 욕구가 샘솟는다. “그래 결심 했어!” 설레는 마음으로 러닝 화를 조여 맨다. ‘서브3’를 꿈꾸며 바람을 갈라보지만 얼마 못 가 양 무릎을 짚으며 헉헉대는 저질 체력에 좌절한 경험이 있다면, 자신의 손가락을 들여다보시라. 장거리 달리기에 소질이 있는 지 없는 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손가락 길이 비율(2D:4D)이 마라톤이나 장거리 사이클링과 같은 지구력 운동 능력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가락 길이 비율은 검지(2D)와 약지(4D)의 길이를 비교한 값으로, 약지가 검지보다 길 경우 낮은 비율, 그 반대인 경우 높은 비율로 간주한다. 이러한 손가락 길이 비율은 태아기 동안의 테스토스테론 노출 정도를 반영하며, 이는 운동 능력 및 지구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연구의 주요 내용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와 미국 노스다코타 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12개국에서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22개의 기존 연구 데이터를 새롭게 메타 분석한 결과 낮은 손가락 길이 비율, 즉 약지가 검지보다 긴 사람들이 심폐 기능, 특히 운동 내성과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에서 더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환기 역치와 운동 내성연구에 따르면 낮은 2D:4D 비율은 환기역치(운동 중 호흡이 급격히 증가하는 지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운동 중 몸이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시점을 의미한다.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긴(낮은 손가락 비율) 사람들은 환기역치가 더 높아, 더 높은 강도의 운동을 오랜 시간 동안 수행할 수 있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태아기 호르몬의 영향손가락 길이 비율은 태아기 동안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과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약지는 테스토스테론 수용체가 많아, 이 호르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태아기 동안 더 높은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사람은 일반적으로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어지며, 이는 장기적으로 심혈관, 근육, 신경계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운동 능력과 심리적 요소낮은 2D:4D 비율은 단순히 신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경쟁적인 상황에서의 심리적 요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낮은 손가락 비율을 가진 사람들은 경쟁적인 환경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증하여 더 나은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이는 마라톤 같은 장거리 경주에서 필요한 정신력과 의지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실생활에서의 응용일반인들도 자신의 손가락 길이를 통해 간단히 운동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낮은 2D:4D 비율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며, 이는 지구력 스포츠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연구의 한계다만, 연구는 주로 엘리트 운동선수나 대학생과 같은 비교적 젊고 건강한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손가락 길이 비율은 마라톤과 장거리 사이클링과 같은 지구력 스포츠에서 개인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흥미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에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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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삼 추출물이 암세포 성장·전이 늦추는 효과”

    해삼, 흔히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이 해양 생물이 암 치료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특정 해삼 종에서 추출한 천연 화합물이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효소인 SULF-2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는 미시시피 대학교와 조지타운 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했다.해삼은 어떤 생물?해삼은 전 세계 바다에 서식한다. 수심이 얕은 근해부터 깊은 심해까지 골고루 분포한다. 바다의 삼(海蔘)이라는 이름(영어 이름은 ‘sea cucumber’로 바다 오이)과 달리 식물이 아닌 극피동물이다. 불가사리와 성게의 친척이다.동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삼이 요리 재료와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해삼은 콜라겐, 필수 비타민,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하며, 인삼과 도라지 같은 전통 약용 식물에서 발견되는 사포닌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해삼의 독특한 당 화합물해삼에는 다른 생물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독특한 구조의 당 화합물이 풍부하다. 연구진은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서 주로 발견되는 ‘Holothuria floridana’라는 해삼 종에서 추출한 푸코실화 콘드로이틴 황산염(fucosylated chondroitin sulfate)에 주목했다.실험실 실험과 첨단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이 화합물이 SULF-2 효소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SULF-2 효소와 암세포 성장의 관계SULF-2 효소는 세포 표면의 글리칸(glycan) 구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글리칸은 면역 반응, 세포 간 통신, 위협 탐지 등을 조절하는 복잡한 당 사슬 구조이다.암세포에서 SULF-2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성장 가속화: 암세포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전이 촉진: 주변 조직으로의 침투를 돕고, 혈관이나 림프계를 통해 퍼지도록 지원.-생존 지원: 혈관 형성을 촉진하여 암세포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암세포 생존에 유리한 미세환경을 구축.-면역 회피: 암세포 표면 구조를 변경하여 면역 체계의 공격 회피.SULF-2를 억제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암세포 성장과 전이 억제.-암세포 주변 미세환경의 악화 방지.-면역 체계의 암세포 공격 능력 강화.안전한 암 치료의 가능성해삼에서 발견된 화합물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현재 SULF-2를 억제하는 치료제는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부작용이 있어 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출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우리가 연구 중인 이 특정 화합물은 그러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유망합니다”라고 연구 공동 저자인 조슈아 샤프(Joshua Sharp) 미시시피대 약학과 교수가가 설명했다.해양 생물이 제공하는 더 나은 해결책해양 생물, 특히 해삼에서 추출한 화합물은 육상 동물보다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낮아 더 안전한 자원을 제공한다. 이는 환자에게 더욱 안전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과제와 미래 전망해삼은 암 치료에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과도한 채취는 해양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이러한 화합물을 지속 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화학 합성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성공한다면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을 통해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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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 식품’ 감미료 에리스리톨 안전성 의문…“뇌졸중 위험 증가”

    ‘제로’ 식품·음료에 많이 사용하는 인공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뇌혈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세포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리스리톨 섭취 후 뇌에서 산화 스트레스 증가, 산화질소 생성 방해, 혈관 수축 유도 화학물질 방출 촉진, 주요 혈전 용해 단백질 방출 저해가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에 게재됐다.에리스리톨은 단백질 바, 저칼로리 음료, 무설탕 껌·캔디·아이스크림·커피 등 매우 폭넓게 사용하는 대체 당이다. 에리스리톨 첨가 제로 칼로리 소주 제품도 있다. 옥수수를 발효시켜 얻는 에리스리톨은 당류에서 유래한 화합물인 당알코올의 일종이다. 당알코올은 물에 잘 녹으며 단맛이 난다. 가장 큰 장점은 설탕의 70~80% 정도 되는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어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고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 된다는 것이다. 혈당과 인슐린 분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비만, 당뇨병, 대사증후군 환자를 위한 제빵류에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다. 천연 식품인 과일과 채소에 소량 포함 돼 있으며 인체에서도 일부 합성한다. 하지만 최근 에리스리톨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식·음료에 첨가하는 수준의 양만으로도 혈전 생성을 촉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결과가 대표적이다.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높을수록 3년 동안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선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이번 연구는 관련 증거를 추가한다.연구진은 실험실 환경에서 사람의 뇌 미세혈관 내피 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에리스리톨에 노출 시켰다. 사용한 양은 6밀리몰((mM·1리터 용액에 에리스리톨이 6밀리몰 농도로 포함돼 있다는 의미)로, 이는 일반적인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 한 병의 에리스리톨 함량(30g)과 동일하다. 세포를 에리스리톨에 3시간 동안 노출 시킨 후 세포 기능의 다양한 지표를 측정했다.그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 산화 스트레스 증가반응성 산소종(ROS) 생성이 약 75% 증가. 이는 세포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산화 스트레스의 중요한 지표.항산화 단백질(SOD-1, 카탈라제) 생성 증가. 세포가 스트레스를 완화하려 시도하지만 완전히 대처하지 못함.2. 산화질소 생성 감소산화질소(NO)는 혈관 확장 및 혈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함. NO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 활성화가 약 65% 감소, 억제 변형은 85% 증가.결과적으로 NO 생성량이 20% 감소, 이는 내피 기능 장애의 주요 특징임.3. 혈관 수축 화합물 생성 증가혈관 수축을 유도하는 엔도텔린-1(ET-1) 생성 증가.전구체인 Big ET-1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ET-1 방출량은 약 30% 증가.이는 혈관의 과도 수축 및 뇌 혈류 장애를 유발할 위험이 있음.4. 혈전 용해 효소 방출 저하t-PA(혈전 용해 단백질) 방출 반응이 저하됨.에리스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혈전 촉진 물질에 대한 t-PA 반응이 감소.이는 혈전 형성 방지 능력을 약화시키며, 뇌졸중 위험을 높임.연구진은 에리스리톨 노출이 뇌 내피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여러 기전을 교란한다고 결론 내렸다. 비록 실험실 환경에서 얻은 결과지만 이는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들과 일치한다고 연구자들은 강조했다.그러면서 실생활에서 에리스리톨을 정기적 또는 장기간 섭취할 경우 실험실 환경과 비슷한 영향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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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이것’ 1캔 마시는 여성, 췌장암 위험 12% 증가

    췌장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수술 가능한 초기 췌장암이 전체 환자의 20% 수준으로 알려질 만큼 조기진단이 어렵다. 예후도 안 좋다.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하다. 암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유형 중 하나로 꼽힌다.췌장은 소화 효소와 혈당 조절 호르몬을 생성하는 중요한 기관이다.발병 원인 중 개인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은 불변 요인은 유전적 소인과 노화가 대표적이다. 조절 가능한 요인으로는 흡연, 비만 및 비만 관련 대사 이상, 만성 췌장염, 제2형 당뇨병, 붉은 고기·가공육·고온 조리 음식과 같은 식이 습관 등이 꼽힌다.여기에 하나가 추가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음료이자 가장 사랑하는 음료, 바로 술이다.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는 최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서 알코올이 췌장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IARC는 알코올을 1급 발알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공중보건 최고책임자는 지난 1월 알코올이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후두암, 간암, 구강암, 인후암의 7가지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여기에 췌장암을 더해야 할 것 같다.IARC 영양·대사 분과 책임자이자 이번 논문의 교신 저자인 피에트로 페라리(Pietro Ferrari) 박사는 “알코올은 확인된 발암 물질이지만, 지금까지 알코올과 췌장암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확실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췌장암이 알코올 섭취와 관련된 또 다른 유형의 암일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다. 이러한 연관성은 지금까지 과소평가되어 왔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연구진은 아시아, 유럽, 북미, 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중위 연령 57세의 250만 명을 약 16년 동안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췌장암 발병 사례는 1만 67건이었다.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이 하루 10g(순수 알코올 양) 증가할 때마다 췌장암 위험이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은 비음주자가 아닌 가벼운 음주자(하루 0.1~5g 미만)이었다.알코올 도수 4.5%인 맥주 한 캔(500㎖)의 알코올 양은 18g, 알코올도수 17%인 소주 한 병(360㎖)의 알코올 양은 약 49g이다. 따라서 알코올 10g은 맥주 반 캔, 소주 4분의1 병(약 1.75잔)에 해당한다.하루 15~30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은 췌장암 위험이 12% 증가했다. 하루 30~60g 섭취하는 남성은 15%, 하루 60g 이상의 알코올 섭취 남성은 췌장암 위험이 36%로 껑충 뛰었다.페라리 박사는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 중 다수가 흡연을 함께 하기 때문에 흡연이 이러한 연관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심이 있었다”며, “그러나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알코올과 췌장암 위험 간의 연관성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알코올 자체가 독립적인 위험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주종별 차이도 있었다. 맥주와 증류주는 췌장암의 위험요인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와인은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췌장암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특히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알코올 대사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인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 결핍 확률이 높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아시아인에게 특히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ALDH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알코올의 독성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체내에 축적된다.발암 물질인 알코올은 염증, 산화 스트레스, 자유 라디칼 생성, 미생물 군집 불균형, DNA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췌장 세포 손상과 췌장 섬유화를 유발하여 췌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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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신약’ 맞아? 비만치료제 감량 효과, 임상시험의 ‘절반’

    ‘기적의 신약’으로 불리는 비만 치료제가 실생활에서는 임상시험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주사형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Ozempic)·위고비(Wegovy)와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Mounjaro)·젭바운드(Zepbound)) 투여 환자들의 1년 후 평균 체중 감량 효과는 9% 미만으로 집계됐다.이는 위고비와 젭바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때 근거로 제시한 임상시험에서 약속했던 15~21%의 체중 감량 효과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FDA는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비만치료제, 오젬픽과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각각 승인했다. 에 발표한 논문의 연구 책임자인 햄릿 기소얀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나 트리제파티이드로 비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것보다 일반적인 임상 환경에서 평균 체중 감량이 더 적었다”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약물은 인슐린과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식욕을 감소시키며, 음식 소화를 늦추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한다.연구진은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중증 비만(BMI 39 이상)으로 치료받는 7881명의 성인 환자를 추적 조사했다. 이 중 1320명은 연구 시작 시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되었다. 이는 혈당 수치가 5.7%-6.4% 사이인 경우를 말한다. 당뇨병 전단계 환자는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연구 참가자들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티르제파타이드 주사제로 비만 치료를 시작했다. 약 6100명이 세마글루타이드, 나머지가 티르제파티이드를 처방받았다. 추적 관찰은 2024년 12월에 종료했다.앞서 소개했듯 전체 비만 환자의 1년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은 9%에 조금 못 미쳤다.임상시험보다 체중 감소율이 낮은 주요 이유는 비용이나 부작용 등의 이유로 약물 투여를 중단하거나 진료 의사들이 임상 시험에서 사용한 것보다 더 낮은 용량을 처방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실제 20% 이상의 환자가 초기에 치료를 중단했으며, 32%는 후기에 치료를 중단했다. 또한, 연구 참가자의 80% 이상이 낮은 유지 용량(세마글루타이드 1㎎ 이하, 티르제파타이드 7.5㎎ 이하)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 용량은 치료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약물의 양을 의미한다.치료 시작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일찌감치 치료를 중단한 참가자는 평균적으로 체중이 3.6% 감소했다. 어느 정도 치료를 받다가 늦게 중단한 그룹은 6.8%, 치료를 중단하지 않은 환자는 평균 11.9%의 체중을 감량했다. 높은 유지 용량으로 치료를 지속한 참가자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13.7%, 티르제파타이드의 경우 18.0%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다.이를 종합해 연구진은 치료 기간 1년 기준으로 평균 10%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약물을 중단하지 않거나 늦게까지 투여, △높은 유지 용량 사용, △티르제파타이드(젭바운드) 투여, △여성(남성과 비교).연구진은 또한 연구 시작 시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했던 환자의 혈당 조절 능력도 조사했다. 초기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33%가 정상 혈당 수치(딩화혈색소(HbA1c) 5.6 이하)를 달성한 반면, 후기 중단 그룹은 41%, 치료를 중단하지 않은 그룹은 67.9%가 정상 혈당 수치에 도달했다. 치료 기간이 길수록 높은 효과를 보였다.“당뇨병 전단계를 가진 대다수의 환자가 치료를 지속했을 때 정상 혈당 수치에 도달했다. 제2형 당뇨병은 비만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당뇨병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특히 초기 치료 중단이 체중 및 혈당 조절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기소얀 박사가 설명했다.치료를 중단한 가장 흔한 이유로는 약물 비용 및 보험 관련 문제, 부작용, 약물 부족 등이 포함되었다. 비만 치료제는 국내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다.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연간 치료비가 1000만 원을 넘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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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타기, 걷기보다 더 나은 치매 예방 효과

    이동할 때 주로 자전거를 사용하면 치매와 치매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걷기를 포함한 모든 교통수단 중 자전거가 두 가지 신경 퇴행성 질환의 발병률이 가장 낮았다. 자전거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면 치매 위험이 19%,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2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결과는 운동과 공간 탐색 활동(예: 머릿속 지도로 목적지까지 최단 경로를 찾아내야 하는)이 치매 발병 위험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 연구자들은 또한 자전거 타기가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중요한 뇌 영역인 해마의 크기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50만 명 이상의 건강·의료 정보가 등록된 영국 바이오 뱅크에서 평균 연령 56.5세인 47만 9723명의 건강 기록을 수집했다. 이들은 비교적 건강하고 치매 징후가 없었다. 이후 13년 동안 각 개인의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연구 기간 동안 8800명 이상이 치매, 약 4000명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출·퇴근을 제외하고 가장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두 가지 뇌 질환의 발병률을 분석했다. 자전거가 주 이동 수단이거나 걷기, 운전, 대중교통 이용 등 다른 이동 수단과 함께 자전거 타기를 병행하는 사람들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낮았다.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뇌를 촬영해 분석한 결과, 자전거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걷기, 운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해마 부피를 더 잘 유지했다. 해마 부피 감소는 인지력 저하를 의미한다.“자전거 타기는 중강도에서 고강도의 운동이며 균형 감각도 필요하다. 걷기보다 더 복잡한 뇌 기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치매 위험을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라고 미국 뉴욕 노스웰 헬스의 노인 의료 책임자인 리론 신바니(Liron Sinvani) 박사가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신바니 박사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신바니 박사는 “단순히 운동을 하고 그것을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딘가로 가기 위해 차를 운전하는 대신 자전거라는 활동적인 이동 수단을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라고 덧붙였다.다만 자전거 타기의 이점은 유전적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요인인 APOE E4 유전자 변이가 없는 자전거 이용자들은 치매 위험이 26%,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25% 낮았다. 하지만 이 유전자 보유자들은 위험 감소가 작게 나타나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수준이었다.한 가 지 더 흥미로운 점은 비활동적인 이동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직접 운전하는 것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뇌 건강에 약간 더 나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를 더 활발하게 사용해야 하는 데서 오는 차이로 보인다.이번 연구는 중국 우한 화중과학기술대학교 퉁지 의과대학이 주도했으며 호주 연구원 2명이 참여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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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잘린 팔·다리 스스로 재생, 불가능한 일 아니라고?

    독특한 생김새와 웃는 것 같은 표정으로 잘 알려진 멕시코 도롱뇽 아홀로틀(axolotl)은 애완용 동물, 비디오 게임 캐릭터, 장난감 인형, 어린이 책 주인공으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앙증맞은 외모로 사랑받는 이 동물이 인간의 잘린 팔·다리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는 열쇠가 될지 모른다.양서류인 아홀로틀은 탁월한 재생 능력으로 유명하다. 다 자란 아홀로틀은 앞·뒷다리를 잃더라도 새로 재생할 수 있다.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 연구자들은 형광 효과를 내도록 유전자 조작한 아홀로틀을 사용하여 이 동물의 신체 재생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일부 알아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 게재 했다.아홀로틀은 개구리와 같은 다른 양서류와 달리 완전한 변태(예: 올챙이→개구리)를 거치지 않는다. 성체가 되어도 외부 아가미와 물갈퀴가 있는 유년기의 특성을 유지하며, 이러한 독특한 외형 덕분에 ‘영원한 젊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보통 10~15년 동안 살아간다.아홀로틀이 일찍부터 주목받은 이유는 사지뿐만 아니라 심장, 폐, 심지어 뇌 조직까지 재생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멕시코 야생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이 동물은 19세기부터 실험실에서 길러지며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아홀로틀의 재생 과정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어느 부위가 손상됐는지 정확히 인지한 뒤, 해당 부위에 딱 맞는 형태로 재생한다는 점이다. 신체 부위를 재생하려면, 재생 세포가 각 위치에서 필요한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절단 부위가 팔꿈치 위쪽(상완)이라면, 재생 세포들은 상완 먼저 재생한 후 하완→손 순서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팔꿈치 아래쪽(하완)이 절단 되면 하완과 손만 재생하면 된다.연구진은 이러한 정교한 메커니즘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레티노산(Retinoic Acid) 분자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비타민 A 유도체인 레티노산은 세포 성장, 분화,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리 활성 물질이다. 이는 피부관리 제품에 함유된 레티놀과 관련이 있다. 레티놀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 개선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레티노산이 존재할 때 조직이 빛나도록 만든 아홀로틀을 사용하여 실시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아홀로틀의 앞다리를 절단 한 후 어떻게 재생하는 지 들여다 본 것이다.논문 교신 저자인 생물학자 제임스 모나한 교수는 실험 전 아홀로틀에게 마취를 시행하고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으며, “아홀로틀은 포유류와 달리 절단 후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보이지 않으며 몇 주 안에 완전히 재생한다”라고 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심 시켰다.연구 결과, 레티노산 분해 효소를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한 아홀로틀은 절단된 사지를 잘못 재생했다. 예를 들어 아래팔이 있어야 할 자리에 위팔이 생겨났다. 반면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은 정상적으로 재생했다.연구진은 레티노산이 위치정보 시스템 GPS처럼 작용해 세포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포 내 유전자를 활성화해 사지 성장 과장을 조절하는 화학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연구진은 CYP26B1이라는 효소가 특정 부위에서 필요한 레티노산 양을 정확히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레티노이드의 양이 세포에게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팔 전체를 재생할 수 있는 세포 집합체는 손을 만드는 세포보다 더 많은 레티노산을 필요로 하며, 손가락을 재생하는 경우에는 더 적은 양을 필요로 한다.레티노산은 인간의 세포 분화와 성장에도 필수적이다.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진화의 어느 시점에서 잘린 신체 부위를 재생하는 능력을 잃었다. 이는 더 복잡하고 정교한 신체 구조를 갖추기 위해 치른 대가로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재생 능력이 인간의 몸속에 잠재해 있기를 바라고 있다. 더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재생 능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인간의 잘린 팔과 다리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모나한 교수는 인간의 DNA에는 신체 부위를 재생할 수 있는 설계도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우리는 배아였을 때 이미 이런 팔다리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화학적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다.(워싱턴 포스트, 내셔널지오그래픽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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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세대일수록 치매 발병 늦어져…의료-교육 개선 덕분”

    최근에 태어난 사람들은 수십 년 전 태어난 이전 세대보다 어느 연령대에서든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경향은 여성에서 더욱 두드러진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치매 인구는 5700만 명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치매에 더 취약하다. 치매로 인한 사망자의 65%가 여성이다.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건강 비즈니스·경제 센터 사브리나 렌젠(Sabrina Lenzen) 박사는 “젊은 세대는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 같은 나이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으며, 이는 희망적인 신호”라면서 심혈관 건강, 교육, 생활환경, 의료 서비스 등의 접근성 개선이 이러한 결과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1890년부터 1948년 사이에 미국과 유럽, 영국(EU 탈퇴)에서 태어난 70세 이상 노인 6만243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출생 코호트(동일 집단)에서 치매를 앓는 사람들의 수가 이전 출생 코호트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8개의 출생 코호트와 6개의 연령대로 나눴다.출생 코호트는 대략 5년 단위로 묶었다. 초기 코호트는 1890~1931년 출생자를 포함했으며, 최근 코호트는 1944~1948년 태어난 사람들로 이뤄졌다.6개의 연령 그룹은 각각 71~75세, 76~80세, 81~85세, 86~90세, 91~95세, 96세 이상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구분은 세대와 연령에 따라 치매 유병률이 어떻게 변하는 지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연구 결과, 더 최근에 태어난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한결같았다. 미국을 예로 들면, 1890~1913년 태어난 81~85세 사람들의 25.1%가 치매를 앓았다. 반면 1939~1943년 태어난 사람들은 동 나이대 치매 발병률이 15.5%로 뚝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1934년에서 1938년 사이에 태어난 동 나이대 사람의 30.2%가 치매에 걸렸지만, 1939년에서 1943년 사이에 태어난 동 나이대 사람 중 15.2%만 치매를 앓았다. 영국에서는 1924년에서 1928년 사이에 태어난 81~85세 사람의 15.9%가 치매에 걸렸지만, 1934년에서 1938년 사이에 태어난 같은 연령대 사람 중 치매 유병률은 14.9%에 그쳤다. 공동 저자인 렌젠 박사는 “교육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특히 여성의 교육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혈관 건강이 개선되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더 잘 됐는데, 이는 모두 치매의 위험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렌젠 박사는 최근 치매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번 연구가 이를 반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치매 진단을 받는 사람의 총 수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이번 연구결과가 어느 정도 희망을 주긴 했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의 전반적인 부담은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치매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렌젠 박사는 지적했다.“일부 위험 요인은 개선되고 있지만, 다른 치매 위험 요인인 높은 비만율과 대기 오염과 같은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치매 유병률이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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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레놀 진통 작용 비밀, 150년만에 풀었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진통제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로도 통함)은 1878년 처음 합성 돼 그 역사가 150년 가까이 된다. 두통, 발열, 생리통 등 다양한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어 누구나 한 번쯤 복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상비약 중 하나지만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이 약물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 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 미스터리의 일부가 풀린 것 같다.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이 뇌와 척수에서 직접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한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연구진은 이 약물이 뇌 외부, 즉 통증을 처음으로 감지하는 말초 신경에서도 작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타이레놀의 통증 차단 메커니즘아세트아미노펜의 진통 작용에서 중요한 요소로 N-아라키도노일페놀아민(AM404)이라는 대사체가 있다.타이레놀을 복용하면 간에서 4-아미노페놀(4-aminophenol)이라는 물질로 전환 되어 혈류를 타고 뇌와 다른 장기로 이동한다. 뇌에서는 지방산 아미드 가수분해효소(FAAH)의 도움을 받아 AM404로 바뀐다. AM404는 통증 감각 신경 말단에서도 자연 생성된다.연구진은 AM404가 나트륨 통로(sodium channels)를 차단하여 통증 신호가 중추 신경계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트륨 통로란 세포막에 존재하면서 막 전위에 따라 열리고 닫히면서 나트륨을 통과시키는 막 단백질이다. 공동 교신 저자인 히브리 대학 의과대학 뇌 과학 연구센터(ELSC)의 알렉산더 빈슈톡(Alexander Binshtok) 교수는 “AM404가 뇌 외부의 신경에서 직접 작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며, “이는 파라세타몰의 통증 완화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개념을 완전히 바꾼다”라고 설명했다.연구 결과는 종합 과학 학술지 에 발표했다.부작용 없는 새로운 진통제 개발 단서 제공이 발견은 새로운 형태의 진통제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AM404는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국소 마취제에서 발생하는 감각 마비, 근육 약화와 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공동 교신 저자인 약학부의 아비 프리엘(Avi Priel) 교수는 “AM404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약물을 개발한다면, 효과적이면서도 더 안전하고 정밀한 통증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메디컬 익스프레스, IFL사이언스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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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먹는 아메바’ 사망자 또 발생…한국 안전지대 아냐

    ‘뇌 먹는 아메바’라는 섬뜩한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감염 사망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미국 텍사스의 한 캠핑장에서 끓이지 않은 수돗물로 코(부비동) 세척을 한 71세 여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는 뇌 먹는 아메바가 원인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 감염이 의심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이 시작된 지 8일 만에 사망했다.파울러자유아메바는 현미경을 사용해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다. 담수호, 강, 온천 등 따뜻한 민물이나 흙에 서식하는 단세포 생물이다. 수영장, 수돗물에 섞여 있을 수 있지만 매우 드물다.호수나 강, 온천에서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할 때 드물게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코로 들어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에 오염된 물을 넣어 사용하다 감염될 수도 있다. 아메바가 포함된 물을 마실 경우에는 감염이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간 전파도 안 된다.감염 후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머리를 앞으로 굽힐 수 없는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 초기 증상 발현 후 일주일 이내 사망할 확률이 97%에 이른다. 세균성 뇌수막염과의 구분을 위한 임상적 특징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하지 못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 생존률이 5% 미만으로 매우 낮아진다. 질병의 진행 정도가 매우 빠르며 근본적인 치료제도 없다. 다만 감염 초기에 발견하면 항진균제와 다른 약물을 병용해 치료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명 미만이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앓는다. 1962년부터 2023년까지 164명이 감염돼 그중 단 4명만 살아남았다. 전 세계적으로는 2023년 기준 381명이 감염돼 8명만 생존했다.뇌 먹는 아메바 감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뇌 먹는 아메바 감염은 미국은 물론 일본, 대만, 인도, 파키스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96년 파울러자유아메바에 의한 아메바성 뇌수막염이 처음 보고되었고, 실제 환경 표본조사 결과, 온천 및 공장 배수 등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검출됐다.국내 감염 사례도 한 건 있다. 지난 2022년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한국인 첫 사망자가 나왔다. 그는 태국에서 감염 됐다. 귀국 당일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10일 후에 사망했다.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자연환경 내 분포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CDC는 뇌 먹는 아메바에 대한 안전 대책으로 △담수에 뛰어들거나 다이빙할 때는 코를 잡거나 코 클립을 착용하고, △온천에서는 항상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아메바는 물이 얕은 곳에 서식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바닥을 파지 말고, △코를 세척할 때는 증류수나 끓인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염소로 소독한 수영장이나 바닷물은 뇌 먹는 아메바의 위험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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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물건 들기’로 노년 건강 미리 점검할 수 있다

    무게 5㎏의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노인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주요 만성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5개국 50세 이상 중·노년 인구 5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얻은 결론이다. “5㎏을 들어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삶의 질 저하, 우울증, 만성 폐 질환, 고관절 골절, 골 관절염 포함 관절 질환, 고콜레스테롤혈증,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라고 논문 제1저자인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대학교 리즈완 카이사르(Rizwan Qaisar) 교수가 말했다.그는 “이러한 연관성은 연령·성별에 관계없이 나타났다”며 “이 단순한 검사가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미래의 건강 문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초기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짜리 물건을 쉽게 들어 올리지 못 한다는 것은 근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카이사르 교수에 따르면 근력 약화는 각종 질병의 위험 요인으로 전반적인 건강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의사들은 고가의 특수 진료 장비를 사용하여 근력을 측정한다. 유용한 장비지만 비싸고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연구진은 집에서도 누구나 근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고, 5kg 물건 들기를 제안했다.예를 들어 쌀 소포장이나 설탕 한 봉지, 작은 애완 동물, 프라이팬과 같은 여러 주방 용품이 이에 해당한다.이러한 물건을 들기 힘들다면 근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전반적인 건강 문제의 초기 신호일수 있다는 것이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7억 1000만 명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 이는 이동성과 민첩성 심각하게 저해한다.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근력 약화 여부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5㎏ 들어올리기는 간단한 행동이지만 강력한 건강 예측 지표다 특별한 장비는 필요 없다. 이 연구 결과는 모든 사람이 조기 건강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공동 저자인 독일 SHARE 베를린 연구소의 파비오 프란체제(Fabio Franzese) 박사가 말했다. 그는 “근력 약화는 단순히 노화의 징후가 아니다. 이는 미래 질병에 대한 중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과학자들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수행한 유럽 건강, 고령화, 은퇴 조사(SHARE)의 데이터를 활용했다.2013년 기준 응답자의 19.5%(1만 25명)가 5㎏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이들을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5㎏ 물건을 수월하게 드는 사람들과 비교해 삶의 질 저하(9.42%)와 함께 우울증(8.14%), 악력 저하(7.38%), 골관절염(6.98%)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류마티스 관절염, 심장마비, 당뇨병, 고혈압,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고관절 골절을 겪을 위험 또한 작거나 중간 정도 더 높았다.연령과 국가에 따라 결과를 조정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5㎏짜리 물건을 쉽게 들어 올리지 못 한다면 근력이 약화 됐다는 징후이자, 주요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며 병원을 찾아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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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 운동 ‘하루 몇분, 주당 몇번’이 심장에 최적일까?

    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장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심장 문제로 숨지는 사람이 가장 많다.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걷기다. 돈이 안 들고,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충분하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혈압 강하, 체중 감량, 인지 건강 증진, 우울증 완화 등이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몇 번, 한 번에 몇 분 정도 걸어야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까?미국의 건강·생활양식 매체 퍼레이드(PRADE)가 3명의 심장 전문의에게 자문했다.세계적인 의료연구·진료기관인 텍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이조마 엘레아주 박사는 미국 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권고 사항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150~300분 중강도 유산소 활동(예: 빠르게 걷기)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활동(예: 조깅)이다.“이는 하루 약 30분, 일주일에 5일 정도의 운동량이며,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엘레아주 박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심장 건강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은 최소한 하루 30분, 일주일에 5일 걷기를 목표로 삼되 몸이 적응하면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을 권장한다.미국 버지니아 주 소재 심장 전문 병원 버지니아 하트(Virginia Heart)의 조나단 시걸 박사는 “조금이라도 걷는 것이 안 걷는 것보다 낫다”며 “더 많이 걸을수록 심장에는 더 좋다”고 말했다.하지만 각자 건강 상태가 다르기에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운동량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세인트 프랜시스 병원 심장 센터의 루이즈 스파다로 박사는 “전체적인 건강 상태, 이전의 운동 수준, 낙상 위험이 있는 정형외과적 문제, 폐 질환, 기타 건강 문제에 따라 걷는 횟수와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걷기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엘레아주 박사는 하루 30분 걷기가 특히 유익하지만 더 짧은 걷기를 여러 반 반복해도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핵심은 꾸준하게 운동하고, 매주 권장 운동량을 지키는 것”이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루 동안 5~10분 정도의 짧은 걷기를 여러 번 나눠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걷는 속도에 관해서는 심박수의 증가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숨이 약간 가빠지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걷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좋다. 빠른 속도는 느리게 걷는 것보다 심박수와 혈액 순환을 더욱 효과적으로 증가시킨다”라고 엘레아주 박사가 설명했다.걷기 효과 높이는 업그레이드 방법심장 전문의들은 심혈관 건강 개선을 위한 걷기를 더욱 효과적인 운동이 되도록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도 제시했다.엘리아주 박사는 빠르게 걷기와 느리게 걷기를 번갈아 하는를 권장했다. 이는 최대 체력의 70%로 3분간 걷고, 그 다음 3분 동안 최대 체력의 40%로 걷는 것을 5회 이상 반복하는 체력 단련법이다.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한 후 회복 시간을 갖고 다시 심박수를 높이는 방식이다.인터벌 걷기를 통해 심박수를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높이면 혈류가 개선되어 신체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며, 심장을 강화하고, 칼로리를 소모량을 늘리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도 권했다. 엘레아주 박사는 중량 조끼를 착용하면 몸이 더 열심히 움직이게 되어 심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근력 강화 효과도 있다.스파다로 박사는 걷는 거리를 늘리거나 심박수를 높이기 위해 가벼운 등산, 언덕이 많은 지형에서 걷기를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거친 지형일수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근처에 등산로가 없다면 언덕이 더 많은 코스를 선택하라”고 스파다로 박사가 조언했다.또한 “어떤 활동이든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지 못 할 경우 일상생활에서 몇 걸음 더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몇 정거장 전에 내려 목적지 까지 걷고, 휴식 시간에 산책을 하고,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스파다로 박사는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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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 8주만 먹어도 몸의 변화 ‘뚜렷’

    첨가당은 달콤한 유혹이다. 혀를 즐겁게 하지만 대가가 따른다. 혈압을 높이고, 내장 지방을 늘리며, 혈당을 치솟게 한다. 첨가당은 맛, 색, 질감, 저장성을 등을 높이기 위해 식품의 제조과정이나 조리 시에 첨가하는 당류로 설탕, 액상과당, 시럽, 물엿과 같은 것이 있다. 열량은 높고 영양가가 없어 ‘빈 칼로리 식품’으로도 불린다.보건복지부가 권고한 하루 당류 섭취량은 총 섭취 열량의 10~20%(50~100g) 이내, 첨가당 섭취량은 10%(50g) 이내다. 330㎖ 콜라 한 캔에 35g의 첨가당이 들어 있다. 탄산음료 두 캔을 마시면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긴다.첨가당의 일일 권장량 초과 섭취는 비만, 우울증, 제2형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질병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대안인 인공 감미료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신체 건강은 물론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답은 자연에 있다. 꿀과 함께 대표적인 천연 감미료인 메이플 시럽으로 설탕을 대체하면 달달한 맛은 물론 건강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메이플 시럽은 캐나다 퀘벡 주에 주로 분포하는 단풍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농축해 만든다. 연구에 따르면 메이플 시럽에는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과 함께 수십 가지의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들어있는 천연 화합물로 항산화, 항염증 등의 효과가 있다.정제 설탕 25g을 같은 양에 해당하는 순수 메이플 시럽 두 큰 술로 대체하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심장질환과 같은 대사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퀘벡 라발 대학교 의과대학 심장‧폐 연구소 연구진은 만 18~75세 사이 BMI(체질량지수)가 23~40kg/m²인 성인 42명을 2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각각 메이플 시럽 두 큰 술(일일 칼로리의 5%)과 같은 양의 자당(수크로오스) 시럽을 먹게 했다. 4주간 평소 식단을 따르는 ‘세탁’기간을 거친 후 실험군과 대조군을 바꿔 다시 8주 동안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그 결과 체내에서 포도당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 지 확인하는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에서 메이플 시럽을 먹었을 때 -50.99로 나타난 반면 자당 시럽 섭취 시에는 +29.33을 기록했다. 이는 메이플 시럽 섭취 시 포도당 처리 능력이 크게 개선 됐음을 의미한다. 수축기 혈압은 메이플 시럽 섭취 시 2.72㎜Hg 낮아진 반면, 자당 시럽 섭취 시0.87㎜Hg 상승했다. 심장 질환과 관련된 심부 복부 지방인 안드로이드 체지방은 메이플 시럽 섭취 시 7.83g 감소했다. 반면 대조군(자당 시럽 섭취)은 67.61g 증가했다.대변 검사에서도 몸의 변화가 감지됐다.메이플 시럽 섭취 그룹은 장내 유익균 수가 증가하고 염증 및 대사 장애와 관련된 장내 미생물 수치가 줄어들었다.연구진은 두 큰 술의 메이플 시럽에는 하루 권장량의 약 35%인 망간, 15%인 리보플래빈(비타민 B), 8%인 구리, 그리고 소량이지만 측정 가능한 양의 칼슘, 티아민, 칼륨이 포함되어 있으며 열량은 저칼로리의 옥수수 시럽보다 12% 낮다“고 설명했다.라발대 의대 심장‧폐 연구소 안드레 마렛 박사는 “메이플 시럽에 폴리페놀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천연 화합물이 들어 있다”며 “폴리페놀 성분들이 지방을 연소하는 능력을 높여줘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며, 항염증 효과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그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위험 요소가 이렇게 크게 개선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이 연구는 에 게재되었다. 퀘벡 메이플 시럽 생산자 협회가 연구 자금을 지원했다.한편 메이플 시럽은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제품이라도 당도가 높다. 당분 과다 섭취는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 증가, 제2형 당뇨병, 비만, 충치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적정량 섭취가 필수다. 특히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메이플 시럽을 설탕 대체제로 사용할 경우 먼저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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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츠하이머 혈액 검사법’ 95% 정확도로 초기 환자 찾아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달 처음 승인한 이 95%의 정확도로 초기 증상자를 판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은 외래 기억력 클리닉을 방문한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 의심 환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새로운 혈액 검사법이 95%의 민감도와 82%의 특이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 발표했다.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정확히 식별하는 능력이다. 정확도로 봐도 무방하다. 특이도는 알츠하이머병이 없는 사람 등 중 82%가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정확히 판정됐다는 의미다.연구를 주도한 메이요 클리닉의 신경과 의사이자 치매 전문가인 그레그 데이 박사는 “외래 임상 환경에서 시행할 경우, 혈액 검사법은 뇌척수액 바이오마커의 정확도와 유사하며 훨씬 더 편리하고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라고 설명했다.후지레비오 다이어그노스틱스(Fujirebio Diagnostics)에서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혈액 검사법 루미펄스(Lumipulse)는 혈장에 들어 있는 두 가지 단백질의 비율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를 판별한다. 이 비율은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과 관련이 있다.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tau) 단백질 엉킴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루미펄스는 아밀로이드 베타 42·40과 p-tau217의 혈중 농도를 비교해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병인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를 진단한다.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그동안 뇌척수 액을 뽑는 요추천자나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매우 비싸고 침습적인 검사에만 의존해 왔다.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p-tau217의 수치가 정상인보다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p-tau217 혈장 농도는 신장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혈액 검사를 수행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상실, 집중력과 사고력 장애, 성격 및 행동 변화 등이 특징이다. 독립적인 삶이 어려워 환자와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65세 인구의 약 10%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두 가지가 있다. 증세를 다소 늦추는 효과는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다. 다만 초기 증세에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기 진단이 절실한 상황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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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젬픽·위고비, 남성 생식기 크기 키운다” 주장 제기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이라는 본연의 효과뿐만 아니라 남성 생식기 크기를 키우는 부작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레딧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을 사용한 후 주요 부위가 커졌다고 밝힌 남성 사용자들의 사례가 제법 많다. 영국의 당뇨병 전문 웹사이트 다이아베티스(diabetes.co.uk)는 영국 남성의 평균 생식기 크기가 2022년 5.17인치(13.13㎝)에서 2024년 5.63인치(14.30㎝)로 2년 사이 0.46인치(1.17㎝) 증가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주사가 이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버밍엄 소재 퀸 엘리자베스 병원의 비뇨기과 전문의 리처드 비니 박사는 “남성의 생식기는 나이가 들면서 체지방 증가와 전립선 크기 증가로 인해 짧아진다. 이는 음경을 몸 안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라며 “이론적으로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하는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와 같은 신약이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요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남성의 체중이 감소하면 생식가가 더 커 보인다”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이는 추정일 뿐이다.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와 남성 생식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들여다본 연구는 아직 거의 없다.또한 이러한 약물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부터 남성의 생식기 크기는 계속 커지는 흐름이다.뉴욕 포스트는 세계 남성 건강 저널(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의 2023년 발표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남성 생식기의 평균 크기가 지난 29년 동안 12.1㎝에서 15.2㎝로 약 24%(3.1㎝) 증가했다고 지적했다.해당 연구의 저자인 마이클 아이젠버그 박사는 “생식계는 인간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발달 과정의 전반적인 변화는 우려스럽다”며 “이처럼 빠른 변화가 나타난다면 우리 몸에 강력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블로그(Scope)에 썼다.아이젠버그 박사는 살충제나 위생용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남성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내분비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체중 감량 주사가 남성 생식기 크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 2017년 승인 돼 아직 사용 기간이 짧고 축적된 데이터가 적다. 따라서 체중 감량 주사가 남성 생식기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명확해질 것 같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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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력 약해진 노인들 낙상 피하려면 ‘이 운동’ 하세요

    나이가 들면 근력과 균형 감각이 감소한다.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사고가 낙상(落傷)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고령자의 경우 낙상에 따른 고관절 골절을 방치할 경우 2년 이내 사망률이 70%, 수술을 하더라도 2년 이내 사망률이 3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노인들은 하체 근력과 평형 유지 기능이 약해져 낙상 위험이 크다. 최대한 늦게까지 남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꼭 헬스장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바로 계단 오르기다.지난 3월 학술지 ‘체력과 컨디션 조절 연구 저널’(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발표한 벨기에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는 근육 힘을 키우고 균형 감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장에서 피트니스 기구를 사용해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65세에서 80세 사이의 건강한 노인 46명을 무작위로 레그 프레스 운동 그룹과 계단 오르기 운동 그룹에 배정했다. 계단 오르기 운동 그룹은 한 주에 2회씩 층당 6개로 된 2층 계단을 최대한 빨리 오르고 45초 동안 휴식한 후 다시 오르는 과정을 4차례 반복했다. 레그 프레스 운동 그룹은 세트 당 12~15회 반복 운동을 4세트 수행했다. 총 12주 간 진행한 연구 결과 두 그룹 모두 하체 근력과 의자에서 일어서고 걷는 속도가 향상됐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계단 오르기 그룹은 계단 오르기 테스트에서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연구진은 계단 오르기를 10분 만 해도 하체 근력강화와 균형 감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단 오르기는 비용이 들지 않고, 접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계단을 오를 땐 발을 11자로 유지하면서 발의 앞쪽으로 딛는 게 운동 효과 측면에선 좋다. 하지만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인은 발바닥 전체로 딛는 게 안전하다. 상체가 앞으로 굽지 않도록 허리를 꼿꼿이 펴야 한다. 안전을 위해 난간을 잡을 경우 몸을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균형을 잡는 데만 사용해야 한다. 계단 오르기는 근력(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강화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결합된 형태다. 심박 수를 높이고, 열량 소모를 촉진한다. 매 걸음마다 균형 감각을 요한다.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2024년 논문을 게재한 호주 영국 스페인 덴마크 캐나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와 같은 짧은 고강도 활동은 심장 건강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하루 4~5분만 계단을 오르더라도 심장 질환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하고 건강한 장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모든 운동이 그렇듯 계단 오르기 또한 꾸준하게 해야 한다.지하철 에스컬레이터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이 생활의 습관으로 만들면 따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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