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가 무상보육의 예산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안을 이번 주에 마련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7일 기자들과 만나 “9일 차관회의에서 정부안을 만든 뒤 공청회 등을 거쳐 이달 안에 보육예산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 회의에서는 이미 보육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방향과 내년 이후 무상보육 정책의 개편방향 등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각 지자체 단위로 예산이 얼마씩 부족한지 사실관계부터 조사하고 있다”며 “올해는 일단 기존 보육정책의 틀을 유지할 방침이며 내년 이후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관련 부처 및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정부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하게 돼 있는 보육예산 분담구조를 깨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지자체가 부담할 부분까지 중앙정부가 예비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신 재정부는 각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방채의 이자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국책사업의 연기 여부와 무상보육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여당과 날카로운 대립 각을 세워 온 경제부처가 ‘로키(low-key·절제된 대응)’로 돌아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6일 최근 무상보육제도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무상보육 문제는) 여야, 타 정부부처 등과 머리를 맞대고 조율을 하겠다”며 “원만하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장관은 여권의 무상보육 확대 방안에 대해 “지속 가능한 범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연설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가 태풍과 일시적인 폭우라면 지금의 (유럽발) 경제위기는 장기화, 상시화한 모습으로 지루한 장마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 드리운 안개가 자욱하며 언제쯤 걷힐지 가늠하기 어려워 하반기(7∼12월)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로존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시장 불안이 반복되고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또 박 장관은 “(한국 경제는)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고, 당초 기대보다는 회복 정도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장과 긴축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는 질문에 “고령화와 북한 경제를 생각해보면 재정여력을 상당히 비축해야 하지만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 성장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한 고민 끝에 하반기의 정책방향을 조금 온건한 성장 촉진 쪽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과거 경제관료 등으로 일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던 일부 여야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재정 부담이 큰 복지정책을 앞장서서 추진하거나 적극 옹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부처 등에서는 “합리적 판단을 통해 ‘건전 재정 지킴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민생경제종합상황실 회의에서 안종범 의원은 전날 ‘0∼2세 무상보육 축소’ 방침을 밝힌 기획재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안 의원은 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재정부 2차관에게 “(무상보육이) 포퓰리즘 정책인 듯 매도되는데, 그게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나 근거를 제시하면 좋겠다”며 “무상보육은 당이 재원을 철저히 준비한 만큼 절대로 포퓰리즘이 아니다. 보육은 모든 국민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선별적이 아닌 보편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성걸 의원도 “(김 차관의 발언이) 정부 입장인지, 한 부처의 개별 차관의 입장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인 이 두 의원은 국회 입성 전까지 건전 재정을 주창한 대표적인 재정 전문가들이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안 의원은 지난해 한국재정학회 회장 시절 재정부의 용역을 받아 집필한 ‘장기복지 재정계획’ 보고서에서 “지금의 복지지출이 계속되면 2050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8.7%로 남유럽과 같은 재정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이 당시 만든 보고서는 재정부가 정치권의 무상복지 주장을 반박하는 데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돼 왔다. 안 의원은 또 지난해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금과 복지 관련 정책은 한 번 정하면 영구화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정부 경제팀이 정치권의 무분별한 요구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류 의원은 1월 공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이날 질타한 김 차관이 맡고 있는 재정부 2차관으로 예산 부문을 총괄했다. 류 의원은 지난해 9월 정부 예산 총책임자로 올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서민과 중산층 위주로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 복지 포퓰리즘과 차별화되도록 하겠다”며 정치권과 각을 세웠다. 특히 이날 문제가 된 0∼2세 전면 무상보육은 지난해 국회 예산 편성 과정에서 막판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급하게 포함된 정책으로 재정부는 이를 마지막까지 반대한 바 있다. 이날 민주통합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재검토 움직임을 질타한 이용섭 정책위의장 역시 2001년 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시절 균형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이 정책위의장은 “정책 일관성을 훼손한 졸속행정의 표본일 뿐 아니라 대국민 약속을 위반한 국민 기만행위”라며 정부의 0∼2세 무상복지 선별 지원을 비판했다. 4·11총선 당시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꼽히는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공약 마련에 앞장섰던 김진표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일하던 2005년 “정부 재정을 감안하면 국립대도 서서히 사립대 수준으로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정부 관계자는 “문외한도 아니고 누구보다 건전한 재정의 중요성과 예산 정책의 민감성을 잘 아는 경제관료 출신이나 경제 전문가들이 국회에 들어가 이런 식으로 의견을 바꾸는 걸 보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정부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경제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물가오름세가 둔화되고 고용이 확대되는 등 실물지표가 완만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동행·선행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은 약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5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5포인트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도 0.4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고용과 물가지표 개선으로 소비 여건이 개선될 수도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향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기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박 장관은 “최근 4개월간의 물가안정세로 물가에 대한 경계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며 “그동안 서민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 대형마트 등의 생활필수품 할인행사가 끝나고 있으며 공공요금, 가공식품, 서비스 등에서 가격인상 기대심리가 형성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주요 국정 현안의 처리 시기와 방법을 놓고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가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일부 국책사업을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이 현안들을 강행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당정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경제정책을 놓고도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공방은 여당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경선 캠프가 이명박 정부와 ‘선 긋기’에 나서고 청와대 및 정부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기싸움의 성격을 띠고 있다. ○ 정부, “현안 임기 말까지 밀고 간다” 박 장관은 4일 주재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일각에서 주요 국정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정은 ‘릴레이’와 같기 때문에 지금 주자가 전력 질주해서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그만큼 우리 경제는 뒷걸음치는 셈”이라며 “마침 19대 국회도 개원한 만큼 주요 사안은 국회와 충실히 협의해 매듭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록 대선을 앞두고 있어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여야를 설득해 가며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박 장관의 이번 발언은 “정부가 일부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새누리당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인천공항 지분 매각, 공군 차기전투기(FX) 사업, 우리금융지주 매각 등을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 사업들을 다음 정부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연구포럼 창립총회에서도 “단기적인 경기부양은 당장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순 있지만 단기적 대응은 항상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야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경 등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장관은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대해선 “법에 기업공개(IPO)의 근거를 만들려는 것으로, 법이 통과돼도 매각 진행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당정, 올해 들어 연일 마찰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이 확실하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밀린 숙제하듯 임기 내에 처리하려 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조만간 ‘박근혜 캠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당정이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지금보다 더 자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단호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여당 등 정치권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주요 국책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당장 인천공항의 지분 매각 문제는 관련법 개정이 필수적이라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협조가 없다면 추진이 불가능하다. 8조 원 이상을 들여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FX 사업도 선정 과정의 투명성 논란 등이 제기되며 기종 선정이 연기될 공산이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우리금융 지분 매각도 유력한 합병 후보인 KB금융에 대한 특혜 논란이 있고, 금융권에서도 매각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4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은행과 생명보험사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때 냈던 근저당 설정비를 돌려 달라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금융 분야의 집단 소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이번 소송에 은행과 생보사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은 금융회사에 근저당 설정비를 낸 약 4만3000명의 소비자를 대신해 최근 은행과 생보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1인당 평균 피해액은 53만 원으로 승소하면 받을 수 있는 보상액만 230억 원에 이른다. 올해 초 소비자원은 이번 소송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2월부터 피해상담 신청을 받아왔다.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객이 부담하던 근저당 설정비는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현재는 금융회사가 모두 부담하고, 인지세도 금융회사와 고객이 반반씩 내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그 전에 냈던 설정비도 돌려 달라는 것이다. 다만 법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에 관한 청구권 소멸시효가 10년인 점을 감안해 소송 참여자는 2003년 1월 이후 담보대출자로 제한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이 문제에 성의 있게 나서지 않아 결국 소송을 내게 됐다”며 “자체적으로는 소송에서 질 확률보다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소비자원 외에 고객들이 근저당 설정비 반환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 법원에 낸 소송이 200건을 넘는다. 금융 관련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과 일부 민간 법무법인도 별도의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금소연은 지난 10년간 금융기관들이 개인 고객에게 징수한 설정비만 10조∼1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금융권은 설정비를 부담한 고객에게 그만큼 대출이자나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면해줬기 때문에 반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근저당 설정비와 관련해 고객이 손해를 본 것도, 은행이 이득을 취한 것도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이를 반환할 이유가 없다”며 “해당 은행들도 나름대로 소송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올 상반기 은행권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대형 지분 매각 같은 일회성 이익이 없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경기부진의 여파가 겹쳤기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4대 금융지주사(하나 신한 우리 KB)와 IBK기업, 외환은행 등 6개사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를 6조7957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7조9542억 원)에 비해 1조15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외환은행은 올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 상반기(1조3308억 원)보다 대폭 줄어든 5090억 원으로 예상됐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통상적인 영업수익 외에도 현대건설의 지분 매각차익(8756억 원)을 냈지만 올해는 아직 이런 특별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KB금융도 같은 기간 순익이 1조5749억 원에서 1조16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기업은행도 순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4∼2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싸게 인수하며 생기는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해 순익이 9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은행권의 수익 감소는 경기 부진과 각종 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점도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일회성 특별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 전망이 그리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앞으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쌓아야 하는 자기자본적립비율이 최대 15.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국내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 규제체제 권고안’을 발표했으며 올 11월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이르면 2014년 말부터 BCBS와 각국의 금융당국은 부도가 났을 때 금융시스템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평가되는 대형은행들을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이나 D-SIB로 선정해야 한다. 이때 G-SIB나 D-SIB로 선정되면 해당 은행이 쌓아야 하는 자기자본비율이 2019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최대 15.5%까지 올라간다. 현행 바젤Ⅱ 체제에서 의무 자기자본비율은 최저 8.0%다. 이번 권고안은 특정 은행의 부실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자본의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은은 설명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지난해 말 현재 금융자산만 10억 원 이상인 부자들이 국내에 14만2000명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의 수는 2008년(8만4000명) 이후 2년간은 연평균 20% 이상씩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2010년 대비 8.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른 것이다.KB금융지주는 한국은행 통계청 국세청 및 국민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 부자들의 현황과 투자 행태, 라이프스타일 등을 종합 분석한 ‘2012 한국 부자 보고서’를 2일 발간했다.부자의 수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만8000명으로 전국의 47.9%를 차지했고 경기(2만7000명), 부산(1만2000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 중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부자는 2만6000명이었다. 전국 부자 중 서울의 비중은 2009년(49.6%)에 비해 다소 낮아졌고 서울 부자 중 강남3구의 비중도 같은 기간 39.2%에서 37.8%로 하락했다. 부자의 지역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보유 자산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체의 68.0%는 “나는 부자가 아니다”라고 응답했고 자산 50억∼100억 원의 부자들도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7.5%에 불과했다.자산 구성은 부동산이 58.0%, 금융자산 35.2%, 기타(예술품, 회원권 등) 6.8%였으며 부동산의 비중은 총자산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자산 중에는 현금 및 예적금(42.3%)의 비중이 높았고 실제 이들은 지난 1년간 현금성 자산의 비율을 상당히 높였다. 그러나 향후 유망한 투자처로는 응답자의 30.0%가 국내 부동산을 꼽아 국내 주식(19.8%), 예적금(12.3%)보다 많았다.또 부자들은 전체 지출 중 24.4%를 자녀 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가구(14.6%)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다. 은퇴 이후엔 83.2%가 자녀 없이 부부끼리만 살겠다고 답했고 31.8%는 전원주택으로의 이주를 꿈꿨다. 자산 100억 원 이상의 부자는 손자·손녀에게도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응답이 40.0%나 됐다.한편 정보 습득을 위한 매체별 신뢰도를 보면 신문(77.3%) 구전(口傳·72.5%), TV(65.5%), 인터넷(40.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신문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자들은 경제성장(68.3%)이 복지(31.7%)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52.8%는 지난 1년간 사회공헌 및 현금 기부에 참여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1년 평균 기부액은 1893만 원이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 등 삼성그룹 계열 디스플레이 3개 법인이 합병한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통합법인의 규모는 연매출 30조 원, 직원 2만5000명으로 디스플레이 업체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4월 말 이사회 결의에 따라 3사의 통합작업을 추진해 왔으며 다음 달 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대표이사로는 삼성전자 김종중 DS사업총괄 경영지원실장과 SMD 조수인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알뜰주유소협의회 출범… 함재덕 회장 선출 전국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은 알뜰주유소의 조기 정착과 그 권익 증진을 위해 26일 대전 재향군인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알뜰주유소협의회’를 출범시켰다고 29일 밝혔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전국 알뜰주유소 운영자 40여 명은 함재덕 전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협의회는 다음 달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원을 선출하고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LG상사, 인도네시아 광산 지분 60% 인수 LG상사는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 있는 대형 광산인 ‘감’ 유연탄광의 지분 60%를 2억1000만 달러(약 24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LG상사는 이 유연탄광의 운영권과 생산물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LG상사는 2013년 시험생산을 시작해 연평균 1200만 t 규모의 유연탄을 한국과 중국, 인도 등에 발전(發電)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대한생명이 올 10월부터 ‘한화생명’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한다.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10년 만이다. 대한생명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社名) 변경 안건을 71.7%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대한생명은 간판 교체 등의 준비 작업을 거쳐 한화그룹 60주년 창립기념일인 10월 9일부터 새 이름을 사용할 계획이다. 대한생명 정관에 따르면 사명을 바꾸기 위해선 출석 주주 7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화 측이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2대 주주(지분 24.75%)인 예금보험공사가 “이름을 바꾸면 기존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이 올 수 있다”며 반대해 사명 변경은 번번이 좌절돼 왔다. 이날 주총에서도 안건 통과가 불투명했지만 해외투자자 및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가까스로 사명 변경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에는 한화손해보험을 비롯해 모두 7개의 금융 계열사가 있지만 대한생명만 한화 이름을 쓰지 않아 그룹 차원의 마케팅이나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대한생명 측은 “한화생명의 탄생으로 명실상부한 ‘한화금융네트워크’를 완성해 그룹 통합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큐스앤자루가 상한가로 치솟는 등 바이오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28일 코스닥시장에서 이큐스앤자루는 미국 신약 개발사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300원(14.93%) 오른 2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큐스앤자루는 이날 미국의 신약 개발사인 컨퀘스트가 이큐스앤자루의 자회사인 아이넥스바이오의 지분 22%를 취득하는 형태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분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컨퀘스트의 대표이사인 베리 제이 사이먼 박사가 아이넥스바이오의 등기이사에 선임되는 등 경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한카드는 28일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 전용 점자카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카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점자로 입력한 신용·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시각장애 방송인 이동우 씨에게 1호 카드를 전달했다. 신한 점자카드는 카드 이름과 카드 번호, 유효 기간 등을 모두 점자로 표시해 시각장애인이 지갑에서 쉽게 카드를 구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카드 가입과 함께 발송되는 안내장도 점자와 음성 안내본으로 만들고 이용대금 명세서는 음성 안내 파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 점자카드는 러브 신용·체크카드, 하이포인트 신용·체크카드 등 4종류로 발급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제 현실을 인정할 때다. 많은 사람들은 4년 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이유로 그 심각성을 애써 무시하곤 했다. 15년 전 직접 외환위기를 겪었기에 위기라면 내성(耐性)이 생긴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이와 깊이에 있어서 이번 경제위기의 파급력은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클 것이다. 세계경제 전체는 물론이고 한국경제에 대한 충격만 놓고 봐도 그렇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유동성(liquidity)의 위기였다면 이번 위기는 지급능력(solvency)의 위기다. 굳이 비유하자면 ‘지금 당장 지갑에 돈이 없는 것’과 ‘지갑은 물론 은행계좌에도 돈이 없는 것’의 차이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 급한 대로 구제금융을 받고 단기간에 전열을 정비해 위기를 수습할 수 있었지만 이번 유럽발(發) 위기는 그렇게 간단히 풀 수가 없다.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가계의 채무 위기는 일단 정부 재정으로 눌렀지만, 이젠 각국 정부가 파산할 지경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반복될 것이다. 그동안 진통제 처방만 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을 못 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다. 위기 대응방안도 별로 남아있는 게 없다. 금리는 내릴 만큼 내렸고, 재정도 이미 바닥났다. 불황이라 세금을 더 걷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복지를 줄이자니 그건 더 어렵다. 긴말 할 것 없이 지금의 그리스만 봐도 안다. 돈을 찍어내 시장에 공급해도 실물로 가지 않고 다시 정부로 환수되고 있다. ‘빚 경제’의 종말을 목도한 기업들이 더는 차입과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에 맞서온 각국 중앙은행은 요즘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4년 전 세계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중국이 이번에도 뭔가를 해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중국도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를 만큼 올랐고 무엇보다 이 나라도 ‘디플레 수출국’이란 과거 명성에 걸맞지 않게 물가상승과 싸우고 있다. 경기부양을 마음 놓고 할 처지가 아니란 뜻이다. 브릭스(BRICs)의 또 다른 축인 인도나 브라질도 성장세가 푹 꺾였다. 일본은 벌써 세 번째 ‘잃어버린 10년’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 ‘메시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해결할 ‘마법’은 찾기 힘들어 보인다. 신대륙 발견이나 산업혁명에 맞먹는 인류 역사의 엄청난 혁신이 당장 일어나면 모를까. 사실 지금 그런 해법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다. 선진국들은 이미 미래의 소득을 흥청망청 당겨썼다. 한국 등 다른 나라도 어찌 보면 그들의 위험한 축제를 함께 즐긴 공범이다. 항상 깨닫는 진리지만 경제엔 공짜가 없다. 분에 넘치는 과소비 뒤엔 어김없이 청구서가 날아온다. 이제 우린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버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견디는 수밖에 없다. 그게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졌을 때 나는 이 위기가 대충 끝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 동아일보가 연재한 시리즈 제목은 ‘길고 깊은 미국발 금융위기’였다. 길고 깊은 위기…. 결코 바란 일은 아니었건만 이젠 정말 부정할 수 없는 무거운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당장 대선주자들이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 할,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가 가장 먼저 마주해야 할 불편한 진실이다. 넋 놓고 있다가 장기불황의 파도에 휩쓸려갈지, 위기를 기회 삼아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을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유재동 경제부 기자 jarrett@donga.com}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28일 서울대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ASP) 총동창회 초청강연에서 “은행 금융상품 약관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대다수 시중은행의 약관에서 (금융소비자에게) 불공정한 부분이 발견됐다”며 “다음 달 금융위원회에 시정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재 460건에 이르는 시중은행 금융상품 약관 중 은행에 과도한 면책조항을 둬 부당하게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내용이 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은행 약관 심사가 끝나면 여신전문회사와 증권사 약관도 검토할 방침이다.■ 5월 경상수지 4개월째 흑자 한국은행은 5월 경상수지가 3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보여 올 2월 이후 4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서비스수지는 흑자 규모가 4월 5억5000만 달러에서 5월 15억9000만 달러로 늘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모두 7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억7000만 달러보다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6월은 ‘분기 말 효과’로 5월보다 흑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이 추세라면 올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20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산 기장 등 10곳에 미니복합타운 국토해양부는 부산 기장, 강원 강릉, 충북 충주·제천, 전북 완주, 전남 영광·장흥, 경북 고령, 경남 창녕·함안 등 10개 지역의 산업단지 인근에 ‘미니복합타운’을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미니복합타운은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 규모의 산업단지 3, 4개를 묶어서 단지 형태로 개발하는 것으로 임대주택, 도서관, 영화관, 보육원, 유치원 등이 들어선다.■ “회계법인 부실감사 제재 강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6차 감사인대회’ 기조 강연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회계법인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고의적이고 중대한 부실 감사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실 감사로 적발되는 회계법인은 동종 금융업종에 대한 감사업무가 제한되고 공인회계사법상 과징금 상한액도 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늘어난다.■ 캠코 “쌍용건설 매각 천천히 재추진”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3차례 무산된 쌍용건설 매각과 관련해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지만 시간에 쫓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3차 매각이 무산된 만큼 국가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도 가능해졌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혀 수의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안여객선 전산매표 확대 국토해양부는 연안여객선 승선권을 좀 더 편리하게 발권할 수 있도록 전산매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국토부는 단말기 등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스마트폰용 예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무인발권기 및 홈티켓 서비스도 확대한다. 일부 항로에서만 가능한 차량 전산매표도 내년부터 모든 항로로 확대 적용한다. 또 완도∼제주 항로에서 시범운영 중인 인터넷예매 지정좌석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판촉용 단체보험도 가입사실 알려야 금융감독원은 8월부터 판촉용 단체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에게 가입 사실을 알리도록 지도했다고 28일 밝혔다. 카드사나 정유사 등이 가입하는 무료 단체보험은 피보험자들이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단체보험의 피보험자에게 우편, 전자우편, 문자메시지로 보험 가입 사실을 안내해야 한다.}

금융위기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불안을 막기 위해 국내 은행의 외화예금 유치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시중은행의 국내외 점포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외화예금을 끌어 모아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향후 ‘달러 고갈’ 등 비상 상황에도 대비하자는 의도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외화예금 확충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정부는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주로 해외 차입과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불안해지면 조달비용이 급격히 올라가며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현재 외화예금은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낮아 가입자가 많지 않고 수시입출금식 예금 비중이 원화예금의 두 배가 넘는 71%나 돼 은행 편에서도 외화자금으로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번 외화예금 확충 계획을 3단계로 나눠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1단계로는 정부가 외화예금 유치 우수은행을 1, 2곳 지정해 외환건전성부담금을 깎아주고 해외교포 등 비거주자 외화예금의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 마련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2단계로는 금융당국이 외화예금 유치에 대한 은행별 실적을 점검하고 기존의 주된 외화조달 경로였던 외화 차입을 억제하는 조치가 도입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외화예금과 관련한 거래규제를 완화하고 외화예금의 만기 구조도 저축성 예금 중심으로 장기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추진전략을 통해 전체 은행 수신 중 외화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3%에서 1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과 비슷한 개방형 경제구조인 대만의 외화예금 비중은 현재 10% 안팎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외화예금 가입액의 대부분을 개인이 아닌 기업이 차지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내외금리 차가 확대되는 등 시장 여건은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원화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커졌고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 유입이 충분한 만큼 외화예금을 늘릴 잠재력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꽤 많은 것은 맞는데…. 때로 우리 언론이 좀 ‘오버’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가계빚 문제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한 전문가가 익명을 전제로 한 얘기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빚도 마찬가지로 늘어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지나치게 위기감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은 상환 능력이 충분한 고소득자의 빚이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 대출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설령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돌파한다고 해도(3월 말 현재 911조 원) 갑자기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현재 우리경제를 괴롭히는 다른 요인들과 결부해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집값 하락이다. 한국경제에서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채무자들이 담보로 잡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들의 부채 건전성이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은행들이 “원금을 일부 갚지 않으면 만기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자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급한 대로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다. 가계부채를 위태롭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유럽발 경제위기와의 연관성이다. 외부 충격에 의한 경기침체가 기업의 고용 악화, 개인 소득 감소로 이어지면 지금은 큰 문제가 없는 가계라도 부채 상환능력이 눈에 띄게 악화될 수 있다. 원자재값 상승과 과잉 유동성에 따른 금리상승 가능성도 가계빚의 급격한 부실화를 촉발할 만한 요소다. 이처럼 여러 가지 외부요인이 ‘퍼펙트 스톰’처럼 한꺼번에 몰려든다면 가계부채라는 오래된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민간 금융회사의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KB금융지주는 현재는 큰 문제가 없지만 미래의 경기상황에 따라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군 부채’가 75조 원, 또 이를 포함해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전체 위험부채가 180조 원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부채는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누적돼 온 문제다. 2000년대 초반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신용카드 사용 장려,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부동산 거품 등도 모두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빚을 권하는 사회’가 아니었는지도 돌이켜봐야 한다. 세계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인 지금 이 상황은 정부 당국자들이 책임론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 가계부채는 우리 모두의 책임과 과제라는 인식을 갖고 비상하게 대응해 나갈 때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국내 가계가 보유한 금융부채의 약 30%인 180조 원이 향후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 부실해질 수 있거나 이미 차주(借主)의 상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위험부채’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가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기초로 가구당 소득 및 자산, 부채 규모를 정밀 분석한 결과다.이처럼 가계 빚이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주된 정책과제도 외화 건전성 확보나 금융시장 안정에서 가계부채의 연착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KB금융이 26일 펴낸 ‘가계부채 고위험군 분석 보고서’는 현재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전국 941만 가구의 부채 591조 원(임대보증금 제외)을 향후 부실 가능성에 따라 △저위험군 △잠재적 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부실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부채의 69.5%(410조8000억 원)는 현 소득이 원리금 상환에 충분하거나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아 상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2.7%인 75조3000억 원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처분하면 빚을 갚을 수 있지만 향후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 위험 가능성이 커지는 ‘잠재적 위험군’, 10.7%인 62조9000억 원은 소득이 원리금 상환액과 생활비의 합계액보다 적어 현상 유지가 불가능한 중위험군으로 각각 분류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80%는 이자만 상환중 ▼잠재적 위험군과 중위험군은 자산을 팔면 어떻게든 빚을 갚을 수는 있다는 점에서 파산 가능성은 적지만 당장 쓸 돈이 없게 된다. 집을 사느라 막대한 빚을 진 ‘하우스푸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이어 실물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고위험군 부채는 6.2%인 36조8000억 원, 실물자산은 물론이고 소득을 보태도 상환하는 데 역부족인 부실군 부채는 0.9%인 5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의 주택 보유 비율은 20%에 불과하고 제2금융권 이용자도 상당수인 다중(多重)채무자여서 금융기관이 빚의 일부를 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문제가 시급한 것은 위험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잠재적 위험군’이다. 향후 경제여건 변동에 따라 부실 가능성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적지 않은 ‘하우스푸어’들이 시중은행들로부터 일부 원금 상환 압력을 받고 있다.특히 이들 가구가 본격적으로 원금 상환을 시작하면 가정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받을 수 있다. KB금융은 현재 이자만 갚고 있는 가구가 원금을 갚기 시작하면 금융부채 가구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49.1%로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버는 돈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금융당국도 이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 비중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80% 수준이고 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의 비중도 95%나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부채가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이 된 것처럼 가계부채가 이번 경제위기 국면에서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제 중앙은행의 역할은 한계에 봉착했다.” 23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 참석한 60개 회원국의 중앙은행 총재 및 대표단이 고심 끝에 내린 진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유동성 공급, 금리 인하 공조 등 수많은 정책을 써왔지만 결국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수는 없었다는 무력감을 토해낸 것이다. 1930년 설립된 BIS는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기구로 매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세계 금융안정을 위한 보고서를 채택한다. 올해는 82회째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했다. BIS는 2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각국의 정책들은 급박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채무상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전통적이든 ‘비전통적(unconventional)’이든 통화정책이 모두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단기적 조치들은 그저 시간을 벌어준 것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경제회복의 시기는 더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BIS는 이런 판단의 근거로 각국이 더 취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고갈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주요국의 정책금리는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이고, 특히 미국 일본 등은 오랜 기간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해왔다.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 국채 매입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비전통적인 방법들을 동원했다. 통화량 관리를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하는 중앙은행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감수하고 대거 ‘돈 풀기’에 앞장선 것이다. 미국 유럽 영국 일본의 중앙은행이 이런 방식으로 공급한 유동성은 2008년 이후 5조 달러(약 5800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위기국면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거뒀지만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BIS는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돈을 수혈 받은 금융기관이 이를 민간대출에 쓰지 않고 자신의 재무건전성 확보에만 이용했기 때문이다. 김 총재도 최근 ‘한은 창립 기념사’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엔 도움이 되지만 민간부문에 대한 대출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유동성 공급은 중앙은행의 자산만 공룡처럼 비대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의 총자산은 전 세계 경제규모의 30%(약 18조 달러)로 10년 전의 두 배 가량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자산 확대가 통화 공급의 증가로 이어져 각국의 인플레이션 및 원자재 값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저금리에 실망한 자본이 신흥국에 몰리면서 일부 국가의 자산 버블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가져올 위험도 크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BIS는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도 이것이 기업투자나 경기 진작에 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중앙은행의 무용(無用)론’과는 다르다”며 “부실 금융기관을 선별적으로 구제하는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요즘 케인시안 포퓰리즘이란 표현이 나오고 있다”면서 케인스 정책의 유효성에 대한 언급했습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뉴딜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제시한 경제학자. 포퓰리즘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그릇된 정책을 펴는 정치인, 또는 정부를 말합니다. 두 단어가 결합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중고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케인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언론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당시 불황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죠. 케인스 경제학은 경제가 안 좋을 땐 당국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경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론으로 정부의 역할을 유독 강조합니다. 각국 정부의 케인스식 시장 개입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인 요즘에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금리 인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국채 매입, 양적 완화와 같은 ‘돈 풀기’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풀면 당장은 경기가 살아날 수 있겠지만 시중 통화량이 많아져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정부 재정은 재정대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경기부양책으로 반짝 인기를 얻을 순 있어도 국가경제는 자칫 골병이 들 수 있다는 것이죠. 포퓰리즘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케인스 이론에 대한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량 실직이나 증시 폭락 등 엄청난 충격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통화·재정정책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재정위기의 해법이 성장인지, 긴축인지에 대한 논쟁도 이런 논란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