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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장은 과거에 ‘마산 숯불구이’로 불렸다. 일부 관중이 경기를 보며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해서 생긴 애칭이다. 그러나 마산구장은 지난해 10월 창원시 예산 100억 원을 지원받아 리모델링해 새롭게 태어났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는 안방인 마산구장을 새로 꾸미면서 ‘관중 최우선’에 중점을 뒀다. 우선 관중석 앞뒤 간격을 넓혔다. 기존의 좌석 2만1600석을 1만6000석으로 줄여 쾌적하게 관람하도록 배려했다. 모든 내야석은 NC의 팀컬러인 딥 블루(짙은 파랑)로 통일해 깔끔한 분위기로 꾸몄다. 내야석 보호그물을 기존의 녹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꾸고 그물 간격도 기존 4cm에서 5cm로 늘렸다. 관중의 시야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다. 관중석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내야석엔 테이블 525개(2인용 418개, 3인용 107개)를 배치해 음식을 즐기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안방과 원정 더그아웃 바로 옆에는 더 가까이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다이내믹 존을 설치했다. 본부석 꼭대기엔 독립된 공간에서 경기 관람이 가능한 4개의 스카이박스를 마련했다. 다이내믹 존 바로 옆에 불펜을 만들어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외야 전광판은 가로 20.6m, 세로 7.35m의 대형 화면으로 교체했고 1, 3루 쪽 화장실도 2개에서 6개로 늘렸다.창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목동구장 1만2500석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이번 시즌 첫 매진. 이전에도 방문 팀이 롯데일 때는 팬들이 몰렸지만 평일치고는 이례적이었다. 근로자의 날이었던 데다 넥센 홈팬 역시 많았기 때문이다. 넥센이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4월을 5할 승률(0.563)로 마친 덕분이다. 모처럼 화려한 4월을 보낸 롯데와 넥센이 5월 첫날 만났다. 환하게 웃은 쪽은 롯데였다. 롯데가 1일 넥센을 11-1로 대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11승 5패(0.688)가 된 롯데는 이날 비로 경기를 못한 두산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롯데는 최근 3년 연속 4월 승률이 3할대에 그쳤었다. 전날까지 팀 타율 0.305로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할을 넘은 롯데의 타선은 이날도 시즌 5번째이자 팀 3번째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6안타를 퍼부으며 화력을 뽐냈다. 롯데는 1회 몸이 덜 풀린 상대 선발 심수창을 상대로 3점을 뽑아냈다. 홍성흔과 강민호의 적시타에 이어 상대 실책으로 추가점을 올렸다.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5-0으로 앞선 6회 타자 일순하며 5점을 추가해 넥센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롯데 조성환은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롯데 선발 투수 고원준은 5와 3분의 1이닝을 1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4경기 만에 첫 승(2패)을 신고했다. LG는 잠실에서 한화를 4-2로 꺾고 넥센과 공동 4위(9승 8패)가 됐다. LG 정성훈은 1회 상대 선발 마일영을 상대로 선제 결승 2점포를 쏘아 올려 홈런 단독 선두(8개)가 됐다. LG 선발 주키치는 7이닝 8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3승째를 챙겼고 봉중근은 9회 등판해 3자 범퇴로 승리를 지켜 한국 무대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KIA-SK의 광주 경기, 삼성-두산의 대구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9일 두산이 KIA에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9회초 잠실구장. KIA는 무사 1루에서 신종길이 오른쪽 안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윤완주는 2루를 밟자마자 3루로 내달렸다. 평소대로라면 당연히 3루까지 진루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두산 우익수 정수빈의 ‘빨랫줄’ 같은 송구로 윤완주는 아웃됐다. KIA는 추격의지를 잃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그림 같은 송구 하나가 승부를 가른 셈이다. 이처럼 강한 송구를 위한 절대 조건은 ‘도움닫기’다. 외야수는 선 채로 공을 던지는 투수와 달리 도움닫기를 한 뒤 던진다. 보통 3, 4번 도움닫기를 한다. 세 발짝을 걸으면 빠른 송구가 가능한 대신 네 발짝을 걸을 때보다 힘이 떨어진다. ‘짐승 송구’로 유명한 SK 외야수 김강민은 세 발짝 도움닫기를 한다. ‘수비수의 한 발이 주자의 두 발과 같다’는 지론 때문이다. 그는 “공이 외야수까지 굴러오는 동안 최대한 빨리 달려가 공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달(수비의 달인)’로 불리는 두산 외야수 임재철은 네 발짝 도움닫기를 선호한다. 그는 “이치로(시애틀)는 오른발을 앞에 두고 공을 잡아 세 발짝을 걷고 던지는데 나는 왼발이 앞일 때 공을 잡아 네 발짝에 던진다. 몸의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데 신경을 쓴다”고 했다. 빨랫줄 송구의 달인들은 투수 출신이 많다. 김강민과 임재철도 투수에서 야수로 전업했다. 넥센 심재학 코치는 선수 시절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이름을 날리면서 투수로 전업하기도 했다. 어깨가 좋다고 무조건 송구를 잘하는 건 아니다. 임재철은 “어깨가 좋으면 힘으로 공을 던지려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힘보다는 공을 잡아 던지는 스텝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외야에서 홈이나 1∼3루로 바로 던질 때는 최대한 낮게 원바운드로 송구하는 게 원칙이다. 공을 공중으로 높이 던지면 그 사이에 주자가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건 반복적인 송구 연습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백만 불짜리 송구’는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얘기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신생구단 NC는 2014년 1월 8일까지는 홈구장인 마산구장에서 생기는 광고수익의 절반 정도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NC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홈구장인 마산구장의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해 사실상 광고수입이 거의 전부다. 현재 마산구장의 내·외야와 본부석 펜스 광고권은 H기획이라는 민간업체가 가지고 있다. 2010년 말 옛 마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입찰을 통해 이 업체에 광고권을 판매했다. 계약기간은 2011년 1월 9일부터 2014년 1월 8일까지다. 당시 마산구장은 롯데의 제2 안방으로 쓰여 1년에 5, 6경기밖에 열리지 않았다. 광고권 금액은 650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NC가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마산구장에서는 올해 54경기가 열리고 2013년 NC가 1군에 진입하면 더 많은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진다. NC 관계자는 “1군에 진입하면 내·외야 및 본부석 펜스광고에서 나오는 예상 수익만 20억 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는 구장 전체 광고 수익의 40∼50%로 추정된다. 지금은 마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없어져 창원시 시설관리공단이 마산구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당시 체결한 계약은 그대로 승계된다. 물론 이 계약 승계는 법적으로 타당해 아무 문제가 없다. 2010년 말 계약 당시만 해도 이렇게 될 줄 몰랐던 H기획은 예상 밖의 수익을 챙기게 됐다. NC는 광고권 인수 협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인수금액에 대한 양측의 눈높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NC는 2014년 1월까진 펜스 외의 공간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과 매점 판매 수익 등에 기대야 한다. 물론 모기업인 NC소프트에서 지원금 형식의 광고가 내려오지만 이듬해까지 알토란같은 내·외야 및 본부석 펜스 광고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건 뼈아프다. 손성욱 NC 마케팅팀장은 “야구단을 새로 만들어 육성하는 데 안 보이는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 경호, 진행, 응원단, 이벤트 등 부대비용만 수억 원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 창단한 구단은 가뜩이나 돈 들어갈 일이 많다. 그런데 돈 나올 곳이 줄어드니 신생 구단 NC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프로야구 △잠실: KIA 앤서니-두산 김선우(KBSN) △사직: LG 이승우-롯데 사도스키(XTM) △문학: 삼성 고든-SK 송은범(SBS-ESPN) △청주: 넥센 문성현-한화 양훈(MBC스포츠플러스·이상 17시)▽프로축구 △울산-대전(울산) △수원-성남(수원·TV조선) △대구-포항(대구·이상 15시) △상주-부산(17시·상주)▽골프 유럽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3라운드(7시·이천 블랙스톤골프클럽·KBS2)▽여자골프 이데일리 리바트 오픈(8시·여주 세라지오컨트리클럽)▽사이클 투르 드 코리아 7구간 경주(10시·영주∼충주)▽씨름 보은장사대회(10시·보은국민체육센터)▽공수도 대한체육회장기 전국대회 겸 국가대표 최종 3차 선발전 개회식(14시·대구체육관)▽탁구 한국마사회(KRA)컵 SBS 챔피언전(10시·충북 단양 문화체육센터)}

2010년 10월 13일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 투수 임태훈(24·사진)의 모자에는 ‘허리야 버텨줘!’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비록 이날 패전투수가 됐지만 고통을 참고 마운드를 지켰다. ‘아기곰’ 같은 귀여운 외모였지만 그 속에는 강한 승부욕이 끓고 있었다. 두산과 SK의 문학경기가 비로 취소된 25일 인천 로얄호텔에서 만난 임태훈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거기에 성숙함이 묻어났다.○ 더 큰 투수로 거듭나다임태훈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 3연승하며 ‘영건 에이스’로 떠올랐다. 3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했다(평균자책 0.53). 과거의 그는 최고 시속 150km 직구가 강점이었다. 올해는 140km대 초반으로 속도가 줄었다. 하지만 오히려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중간 계투로 나섰을 때는 힘으로 밀어붙였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3개 구종만 던졌다. 그러나 이제는 느린 변화구도 구사해 타자의 타이밍을 뺏고 있다. 24일 문학 SK전에선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서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지며 3승째를 챙겼다. 그는 “서울고 재학시절부터 던졌던 공을 다듬었을 뿐이다. 이제 내 공에 믿음이 생겨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임태훈은 2010년에도 잠시 선발투수를 했지만 9승 11패에 머물렀다. 허리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마운드에서 로진을 줍지 못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지만 진통제를 맞으며 버텼다. 어렵게 잡은 선발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화근이었다. 결국 홈런을 27방이나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임태훈은 지금도 허리 상태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한층 성숙한 투구를 하며 달라졌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는 “강약 조절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거의 임태훈은 ‘강함’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능수능란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투수가 됐다는 거였다. ○ 팀을 위한 희생을 알다임태훈은 올해 연봉 1억 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보다 5500만 원이나 깎였다. 하지만 그는 말없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지난해 두산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한 건 자신의 부진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다.“내가 입단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두산은 매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그러지 못했다. 내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 순위가 떨어졌다. 동료들에게 너무 죄송했다.”임태훈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올해 모두 채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인적인 욕심은 버렸다. 과거에는 ‘몇 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지면 평균자책이 2점대로 내려간다’는 식으로 계산적인 야구를 했지만 이젠 아니다. 자신의 성적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선발투수로서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역할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야구는 임태훈에게 ‘힘’이자 ‘독’이었다. 어린 시절 힘들 때마다 야구에 빠지면 모든 게 잊혀졌다. 때로는 야구 때문에 심신이 괴로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 야구를 한다면 그때는 여유를 찾고 싶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 임태훈은 두산의 에이스이자 성숙한 인간으로 화려한 잔치를 열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해까지 삼성은 ‘8회 야구’를 했다. 8회까지만 리드하면 9회에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라는 승리의 보증수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오승환의 성적은 53경기 등판에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 0.63. 블론세이브는 단 한 번 있었다. 유일한 승리를 거둔 5월 20일 대구 두산전이었다. 올해도 오승환은 건재한 것 같았다. 22일 한화와의 청주 경기까지 3차례 등판해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3세이브를 따냈다.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2-0으로 앞선 9회초 오승환이 등판할 때까지만 해도 이변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올 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롯데는 달랐다. 결코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오승환을 무너뜨린 것도 롯데 타선이었다. 선두 타자 전준우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게 시작이었다. 이어 홍성흔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박종윤에게 보내기 번트를 대 줘 1사 2루가 됐다. 손아섭을 고의사구로 걸러 맞은 1사 1, 2루에서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나 했으나 황재균에게 좌익수 앞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오승환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신본기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주찬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뒤 안지만과 교체됐다. 안지만마저 후속 조성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오승환의 실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2006년 5월 17일 두산전에서 기록한 5실점을 넘긴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팀이 2-6으로 패하면서 오승환은 2009년 7월 16일 두산전 이래 1013일 만에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난타전 끝에 KIA에 16-8로 크게 이겼다. 양 팀 선발로 나선 윤석민(KIA)과 박찬호(한화)는 나란히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박찬호는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4이닝 5안타 6볼넷 4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윤석민 역시 전반적으로 공이 높게 몰리면서 5회 장성호에게 2점 홈런을 맞는 등 5이닝 7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수영 제84회 동아대회(8시 30분·울산 문수수영장)▽사이클 투르 드 코리아(10시·부여∼광주)▽배구 한국실업연맹전(10시·부산 기장체육관)▽컬링 한국선수권 및 2012 한국주니어선수권(9시·의정부빙상장)}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이대호(30·사진)가 정규 시즌 17경기 만에 일본 진출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대호는 21일 고베 호토모토필드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안방경기에서 4회말 상대 투수 다케다 마사루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시속 116km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의 솔로포였다. 이대호의 첫 홈런은 과거 해외파 타자들에 비해 늦은 편이다. 해외파 중 가장 빠른 데뷔포를 쏘아 올린 선수는 이종범(은퇴)과 KIA 최희섭이다. 이종범은 1998년 해태에서 주니치로 이적해 정규 시즌 5경기 만인 1998년 4월 8일 한신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최희섭은 시카고 컵스 시절인 2002년 첫 한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경기 만인 그해 9월 9일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첫 홈런이 빨리 나왔다고 그해 성적이 좋았던 건 아니다. 이종범은 데뷔 첫해에 한신 투수 가와지리 데쓰로의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은 뒤 부상 후유증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희섭 역시 빅리그 데뷔 첫해 타율은 1할대(0.180)에 머물렀다. 삼성 이승엽(2004년 지바 롯데)은 일본 진출 8경기 만에 비거리 150m짜리 장외 홈런을 데뷔포로 터뜨리며 일본 열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첫해 14홈런에 그치며 아시아 홈런왕다운 면모를 보여주진 못했다. 이듬해인 2005년 30홈런을 치며 기세를 올린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 타율(0.323)과 홈런(41개) 2위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첫 홈런을 위해 가장 오래 기다린 해외파는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의 추신수다.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직후인 2006년 7월 29일 친정인 시애틀을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쳤다. 2005년 4월 21일 빅리그에 이름을 올린 지 464일 만이었고 자신의 15번째 메이저리그 경기였다. 그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는 등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22일에도 오클랜드와의 방문경기에서 5타수 2안타로 전날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한편 이대호는 22일 고베에서 계속된 니혼햄전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21일 일본에서 첫 홈런을 날린 뒤 “팀이 졌기 때문에 의미 없는 홈런”이라고 했다. 이대호가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맹타를 휘두를지 관심이 쏠린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던 이대호(오릭스·사진)가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3차례의 득점 찬스에서 모두 타점을 올렸고, 처음으로 장타를 쏘아 올렸으며 결승타까지 쳐낸 것이다. 19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의 홈 경기.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이날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1-9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대호는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 데뷔 후 14경기 동안 홈런은커녕 장타 하나도 때리지 못했고 타율은 1할대(0.196)로 떨어졌다. 타점은 3개에 불과했다. 그는 “그래도 계속 기회를 주시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님께 감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이대호는 모처럼 한국 롯데 시절 같은 거포 본능을 선보였다. 이대호는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 아라가키 나기사의 5구째 몸쪽 역회전공(시속 144km)을 당겨 쳐 3루수 왼쪽을 빠져나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일본에서 기록한 첫 장타였다. 2-2로 팽팽하던 3회 1사 1, 2루에서는 아라가키의 시속 146km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연결시켰다. 이 점수는 이날의 결승타였다. 아라가키는 1일 경기에서 자신에게 4타수 무안타의 수모를 안겼던 투수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후 처음 맞은 한국인 투수와의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7-2로 앞선 4회 2사 1, 2루에서 소프트뱅크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무영을 상대로 1타점(아라가키의 자책점) 중전 적시타를 친 것이다. 이대호는 7회와 8회에는 각각 3루수 앞 땅볼과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대호의 타율은 0.196에서 0.232가 됐다. 오릭스는 7회초까지 8-7, 한 점차로 쫓기기도 했으나 7회말 공격에서 3점을 더 달아나며 11-9로 신승했다. 소프트뱅크의 한국인 투수 김무영은 2와 3분의 1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하와이에 처음 와봤는데 너무 좋고 신나요. 존경하는 프로님들에게 축하까지 받았어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수학여행이라도 가 있는 듯 들떠 있었다. 19일 미국 하와이 주 오아후 코올리나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한국 아마추어 국가대표 자격으로 초청받은 ‘프로 잡은 슈퍼 여고생’ 김효주(17·대원외고)였다. 김효주는 2주 전 제주도지사배에서 우승한 데 이어 15일 끝난 한국 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9타 차의 완승을 거뒀다. 김효주의 LPGA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은 작은 편인데 코스는 무난한 편이에요. 바람이 많이 불어 집중력을 잘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한 차례 연습라운드를 마친 김효주는 18일 쇼트게임과 퍼트 위주로 대회 준비를 마쳤다. “LPGA 대회는 역시 다르네요. 연습장도 한국과 달리 천연 잔디로 돼 있고 공도 타이틀리스트를 줘요. 호호∼.” 환영 만찬에서 김효주는 최나연, 신지애와 함께 식사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최나연은 후배의 등을 두드려준 뒤 팬에게 선물받은 홍삼을 우승 기념으로 김효주에게 전달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클리블랜드 추신수가 4경기 연속 2타점씩 쓸어 담으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추신수는 18일 시애틀과의 방문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8로 뒤진 5회 무사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추신수는 후속 타자 카를로스 산타나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추가했다. 클리블랜드가 9-8로 역전승했다.}
▽프로야구 △잠실: 삼성-두산(MBC스포츠플러스) △사직: SK-롯데(KBSN) △목동: KIA-넥센(SBS-ESPN) △청주: LG-한화(XTM·이상 18시 30분)▽수영 제84회 동아대회(8시 30분·울산 문수수영장)}

올 시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16명은 모두 투수다. 그중 8명이 ‘신입생’이다. LG만 지난해 멤버인 주키치와 리즈를 그대로 기용했을 뿐 나머지 구단은 한 명 이상 외국인 선수를 바꿨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부터 외국인 투수의 실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와 SK 삼성 두산은 활짝 웃고 있다. 유먼(롯데), 마리오(SK), 탈보트(삼성)가 데뷔 무대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마무리를 맡은 프록터(두산) 역시 첫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유먼은 시범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 5.00에 그치며 불안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 들어 11일 LG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첫 승을 올리더니 17일엔 선두 SK를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으며 2승째를 챙겼다. 고교 때까지 야구와 농구를 병행한 유먼은 “겨울에는 KT에서 프로농구를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이미 한국 무대에 적응했다. 마리오는 7일 KIA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외국인 신입생 가운데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3일 한화전에선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괴물’ 류현진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은 시범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 4.85로 부진했던 밴 헤켄에게 기회를 더 줄 예정이다. 헤켄은 13일 삼성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으로 제몫을 했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KIA와 한화는 울상이다. KIA는 올해 영입한 두 명 모두 부진하다. 메이저리그 40승 투수 라미레즈는 왼쪽 어깨 염증으로 8일 1군에서 제외돼 5월에나 복귀할 수 있다. 앤서니는 14일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2경기에서 11이닝 동안 8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 배스는 15일 SK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무려 8실점하며 조기 퇴출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로또’와 같다. 롯데 사도스키는 2010년 3월 한국 데뷔 이래 4연패했지만 시즌 중반 살아나며 10승(8패)을 거뒀다. 한화 바티스타 역시 지난해 첫 등판에서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3승 10세이브로 간판 마무리가 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웬만한 투수의 직구 속도를 넘는 144km의 고속 슬라이더에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150km의 강속구는 그냥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5회에는 3명의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넥센 2번 타자 김민우는 4타석 연속 삼진의 수모를 당했다. KIA 윤석민이 화려한 탈삼진 쇼를 펼치며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윤석민은 17일 목동에서 열린 방문 경기에서 개인 최다인 삼진 14개를 솎아내며 통산 7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안타는 3개를 맞았고 4사구는 없었다. 9이닝을 던졌지만 투구 수는 103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윤석민의 개인 최다 탈삼진은 지난해 7월 30일 넥센전에서 기록한 12개. 넥센은 잇달아 ‘닥터 K’ 윤석민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투수 4관왕 윤석민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2경기에서 2패에 평균자책은 7.45나 됐다. 그래도 KIA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을 믿었다. 삼성과의 11일 홈 개막전에 내세운 것도 그래서였다. 그날 윤석민은 삼진 11개를 잡으며 8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윤석민이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1-0으로 앞선 2회 상대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한 것.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다음 타자 강정호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윤석민은 이어진 2사에서 조중근까지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KIA는 3회에 터진 최희섭의 결승타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5할 승률(4승 4패)에 복귀했다. 1위 SK와 2위 롯데의 사직 경기에서는 롯데가 3-2로 승리하며 SK의 4연승을 막았다. 롯데 홍성흔은 0-2로 뒤진 4회 2점 홈런을 터뜨리며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산은 잠실에서 최준석의 3점 홈런 등 1회에만 8점을 뽑아내며 삼성을 9-1로 대파했다. 두산 선발 임태훈은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2승을 기록했다. 한화는 청주에서 LG를 7-6으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물 흐르듯 부드러웠다. 15일 넥센과의 안방 경기에서 3118일 만에 국내 팬들에게 홈런을 선사한 이승엽(삼성)의 스윙이 그랬다. 잠자리채를 들고 홈런포를 고대하던 대구 팬들은 그가 베이스를 도는 내내 ‘이승엽’ 세 글자를 연호하며 국민타자의 귀환을 축하했다.이승엽은 이날 6회 4번째 타석에서 넥센 오재영의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0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2003년 10월 2일 대구 롯데전에서 아시아 최다 홈런(56호) 기록을 세운 뒤 8년 6개월 13일 만의 홈런이다. 이승엽의 복귀포는 경기 초반 넥센에 홈런 3방을 헌납하며 3-7로 끌려가던 삼성 타선을 응집시켰다. 6회 이승엽의 2점 홈런으로 5-7을 만든 삼성은 8회 우동균의 적시타로 6-7까지 쫓아갔다. 삼성은 우동균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이 오른쪽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최형우가 적시타를 터뜨려 7-7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진은 이승엽이 만든 승리의 기회를 지켜내지 못했다. 넥센은 연장 10회초 삼성 정현욱과 안지만을 상대로 3득점하며 10-7로 다시 앞섰다.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은 8회부터 2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3, 4호 홈런을 기록한 넥센 강정호는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SK의 대졸 신인 임치영은 2012년 신인 중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인 임치영은 한화와의 안방 경기에서 5이닝 동안 4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하며 11-6 승리를 이끌었다. 3일 미디어데이에서 “나이는 같지만 팀 선배인 김광현을 넘고 싶다”는 당돌한 목표를 밝혔던 것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SK 타선은 1회 한화 선발 배스를 상대로 대거 7점을 뽑아내며 임치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SK는 6승 1패로 선두를 질주했다.롯데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프로 첫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던 이용훈을 앞세워 두산을 5-0으로 이겼다. 이용훈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LG는 잠실에서 KIA를 5-3으로 이겼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화 박찬호(39)가 1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한 뒤 첫 승을 신고했다. 그는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첫 한국인 투수가 됐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24승(98패),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서 1승(5패)을 거뒀다. 박찬호의 뒤를 이을 한국인 투수는 누가 있을까. 가장 유력한 선수는 일본 야쿠르트의 마무리 임창용(36)이다. 그는 1995년 해태에 입단해 삼성 등에서 104승(66패 168세이브), 야쿠르트에서 11승(13패 128세이브)을 거뒀다. 그는 내년까지 야쿠르트와 계약이 돼 있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이 원할 경우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사실 한미일 승리 기록은 더 일찍 달성될 수도 있었다. 선동열 KIA 감독은 해태 시절 146승 40패 132세이브를 거둔 뒤 1996년 일본 주니치로 가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며 10승 4패 98세이브를 거뒀다. 1999년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하고 싶다”며 유니폼을 벗었다. 이상훈(은퇴)과 구대성(시드니)의 경우 한국 일본 미국에서 뛰었지만 미국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넥센 김병현은 미국에서 54승(60패 86세이브)을 거뒀지만 지난해 일본 라쿠텐 2군에서만 뛰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임창용이 미국에 가거나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김선우(두산) 봉중근(LG)이 일본에 가지 않는 한 박찬호의 기록은 상당 기간 깨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는데 예의를 갖춰야죠.”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한화)의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 첫 선발 등판이 예고된 12일 한화-두산의 청주 경기. 두산 김진욱 감독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앞선 두 경기에 결장했던 간판타자 김현수를 3번에 배치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찬호가 아니더라도 김현수는 원래 이날부터 출전할 예정이었다. 김 감독은 최선을 다해 이날 경기를 잡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또 김 감독은 “박찬호에게 보복을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는 “박찬호가 한창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그가 선발로 나오는 중계를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쳐야 했다. 오늘 거기에 대한 복수를 해야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개막 후 3연패를 당한 한화 처지에서는 박찬호의 어깨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이래저래 이날 박찬호의 등판은 양팀 벤치의 관심사였다. 정규시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박찬호를 보기 위해 팬들도 경기 시작 직전 7500석의 청주구장을 가득 메웠다. 1회는 불안했다.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내리 볼 네 개를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2사 3루 위기에서는 또다시 김동주에게 볼넷을 내줬다. 두 차례 등판한 시범경기에서 15안타(2홈런 포함)의 뭇매를 맞으며 1패에 평균자책 12.96을 기록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2사 1, 3루에서 5번 타자 최준석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2회부터 박찬호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오가는 절묘한 컨트롤을 앞세워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용덕한을 3루수 뜬공으로 잡을 때 던진 4구째는 이날 자신의 최고 구속인 149km를 기록했다. 3회에는 고영민-이종욱-정수빈을 모두 공 1개씩만 던져 처리했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36번째 나온 1이닝 공 3개 퍼펙트였다.박찬호는 5-0으로 앞선 7회 초 1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구원투수 송신영이 고영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은 2점이 됐지만 승리투수는 그의 몫이었다. 6과 3분의 1이닝 4안타 2볼넷 5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였다.전날까지 침묵하던 타선도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 타자 김태균이 4타수 4안타를 치는 등 무려 17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8-2 대승을 이끌었다. 박찬호는 “중학교 때 날 투수로 만들어 주신 오영세 감독님이 시구를 하셨고 부모님도 경기를 지켜봤다. 팀의 연패를 끊을 수 있어 더욱 보람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삼성은 광주에서 KIA를 10-2로 대파하고 역시 첫 승을 따냈다. LG는 롯데를 4-0으로, 넥센은 SK를 4-2로 꺾었다.청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1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33·넥센)의 얼굴은 밝았다. 잘 웃고 털털했다. 과거 ‘악동’의 모습은 없었다. 그는 2001년 애리조나의 마무리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영예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마이너리그 강등과 방출의 아픔도 겪었다.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야구장에서 만난 김병현은 자신과 관련한 ‘오해’와 ‘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해 1=김병현은 ‘악동’이다?그래. 나는 김병현이다. 한때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주위에선 나를 두고 ‘4차원’이라거나 ‘언론 기피증’이라고 불렀지. 그럴수록 나는 더 꼭꼭 숨었다. 사실은 내 야구가 안 돼서 그랬어. 스무 살 때인 1999년 성균관대를 다니다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에 입단한 탓에 사회를 몰라도 너무 몰랐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2년은 나에게 최고의 시간이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도 꼈지. 하지만 이듬해 상대 타자 배트에 발목을 맞으면서 몸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어. 그 후 내 공이 마음에 들었던 해가 한 번도 없었어. ‘멋지게 성공해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조급해졌어. 집에 가면 엉뚱한 상상을 했어. ‘우주의 끝은 어딜까?’ ‘지구는 왜 돌까?’ 혼자서 나만의 ‘작은 방’에 갇혀 있었지. 하지만 이젠 아냐. 소속 팀이 있고 소중한 가족이 있으니까. 팀 동료와 함께 뛰고 대화하는 게 즐거워졌어. 아내와 아이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게 행복해. 아내와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보다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가슴속 응어리가 풀렸어. 아이와 함께 놀면서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임을 깨달았지. ○ 오해 2=일본 프로야구에서 실패?지난해 라쿠텐에 입단할 때 신인 연봉(1200만 엔·약 1억6900만 원)을 주겠다고 했을 때 그대로 받았어. 화려한 부활을 꿈꾼 게 아니야.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었어. 7월까지 직구가 최고 시속 148km까지 나왔고 평균자책도 2점대로 괜찮았지. 하지만 일본의 야구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웠어. 그동안 던져온 싱커(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공)가 있는데 자기네들 싱커를 배우라고 하더군. 일본은 만화가 발달해서인지 마구(魔球) 같은 싱커를 원하더라. 유니폼을 입고 2군에서 뛰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 오해 3=WBC 여권 분실 사건은 왜?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정말 가고 싶었는데 아쉬웠어. 하와이 전지훈련을 앞두고 제대로 몸을 만들려고 했지. 출국하던 날은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였어. 공항에 도착했는데 친구랑 밥 먹은 식당에 여권이 든 가방을 놓고 온 사실을 알았어. 길이 막히는 시간이어서 택배로 받을 수도 없었지.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에게 “출국을 늦출 수 없느냐”고 했지만 안 된다고 했어.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내 잘못이어서 “죄송하다. 그러면 못 갈 것 같다”고 했어. 내년에 제3회 WBC가 열리는데 만약 불러준다면 영광이지.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같은 쟁쟁한 선수가 많지만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좋아.○ 오해 4=관중을 향해 욕한 까닭은?2003년 보스턴 시절에 선발로 던지다 마무리로 보직이 바뀌었어. 감독은 왼손 타자만 나오면 나 대신 왼손 투수로 바꿨어. 오클랜드와의 플레이오프 때도 내가 투아웃을 잡았는데 투수를 바꾸더군. 바뀐 투수가 실점해 경기에서 졌지. 그리고 홈으로 돌아왔는데 내 소개를 할 때 일부 관중이 야유를 했어. 솔직히 화가 났어. 무심코 미국 사람들이 장난하듯이 중지를 들었는데 그 장면이 대형 전광판에 나온 거야.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많이 혼났어. 욕을 한 건 분명 내 잘못이야. 하지만 내가 끝까지 책임졌던 경기로 비판받았다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거야. ○ 오해 5=월드시리즈 홈런 악몽에 굴복?난 항상 ‘홈런을 맞으면 다음에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어.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9회 스콧 브로셔스에게 홈런을 맞고 주저앉은 건 팀원들에게 미안했기 때문이야. 그때 애리조나엔 노장 선수가 많았어. 특히 마이크 모건(53·2002년 은퇴)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8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였어. 나랑 친했고 김치도 즐겼지. 그런 그가 “이번엔 월드시리즈 반지를 받는구나”라고 말하던 모습이 떠올라 주저앉아 버린 거지.○ 진실=나는 김병현이다!다시 시작한 야구가 정말 재밌어. 김시진 감독님과 정민태 코치님에게서 중심 이동 등 조언을 받으며 과거의 감각을 되찾고 있어. 투구 폼도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중간동작 없이 바로 공을 던졌는데 지금은 글러브를 한 번 치고 던져. 떨어진 유연성과 근력을 보완하기 위해서지. 한현희 등 멋진 후배들을 보면 언젠가 지도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비록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고향으로 왔지만 후회는 없어. 마운드 위의 김병현에게 이렇게 말하곤 해. “똑바로 던져”라고. 난 나니까.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승옥 채널A 기자 touch @donga.com}

KIA 선동열 감독은 11일 삼성과의 광주 개막 경기에 앞두고 10명이 넘는 1군 타자에게 일본제 방망이를 선물했다. 선 감독이 일본인 지인에게 부탁해 공수해온 방망이는 약 15만 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다. 선 감독은 “타자들이 잘만 쳐준다면 이 정도 투자는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새 방망이 효과가 9회 빛을 발휘한 KIA가 삼성을 1-0으로 잡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1999년 이후 처음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KIA 타자들은 삼성 투수진에 막혀 8회까지 5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KIA 타자들은 9회 집중력을 발휘했다. 0-0으로 맞선 9회말 안치홍과 최희섭의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나지완이 고의사구 볼넷을 얻어 1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김원섭은 상대 투수 권혁을 상대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뽑아내며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선 감독은 1995년 해태 유니폼을 벗은 뒤 17년 만에 고향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KIA 선발 윤석민은 지난해 투수 4관왕의 위력을 재현하며 팀 승리에 주춧돌을 놨다. 윤석민은 8이닝 동안 공 107개를 뿌리며 삼진을 11개나 잡아내는 등 1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4km를 찍었고 주무기인 고속 슬라이더는 143km까지 나왔다. 0-0으로 맞선 9회를 앞두고 마운드를 한기주에 넘겨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위력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윤석민은 “시범경기 때 밸런스가 무너져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만족스러운 피칭을 했다. 9회 더 던지고 싶었지만 시즌 초반이라 무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청주 방문경기에서 이원석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한화를 6-0으로 꺾었다. 이원석은 1-0으로 앞선 3회 상대 선발 양훈의 142km짜리 직구를 당겨 4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2010년 8월 28일 한화전 이후 592일 만에 선발에 복귀한 임태훈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목동 방문경기에서 넥센을 5-1로 잡고 개막 후 3연승을 달렸다. KIA에서 SK로 이적한 선발 로페즈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실점하며 이적 신고식을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는 잠실에서 LG를 8-3으로 꺾었다.광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바로잡습니다]◇12일자 A29면 ‘17년 만에 ‘태양’이 뜬 날, 광주는 따뜻했다’ 기사에서 임태훈의 마지막 선발 등판일은 ‘2010년 8월 28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