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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67·사진)이 차명 계좌를 이용해 90억 원대 회사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기소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총 10가지 죄명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일광공영과 계열사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총 90억여 원의 회사 자금이 차명계좌를 거쳐 홍콩 등 해외로 빼돌려진 사실을 확인하고 재산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혐의로 최근 이 회장을 추가 기소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검찰은 회사자금 담당자를 소환 조사한 결과 자금의 실소유주가 이 회장이라고 판단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는 액수가 50억 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정형이 규정돼 있다. 지난해 3월 구속된 이 회장은 EWTS 납품 대금을 1100억 원으로 부풀린 사기 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 EWTS에 탑재될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저작권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또 군 무기사업 및 장성 인사 정보를 빼내기 위해 기무사 직원 2명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와 일광학원 산하인 우촌초등학교의 증축을 위해 교비 6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권오혁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소설가 신경숙 씨(52)에게 31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책 내용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면서도 “출판사가 사기를 당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출판사가 먼저 출판을 제의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처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말 미국에 체류하던 신 씨를 상대로 e메일 조사를 벌여 “내 작품은 표절이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신 씨는 최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표절 의혹을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배 속의 둘째 때문인지, 자꾸만 숨이 차요.” 2008년 봄 폐 손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산소마스크로 겨우 숨쉬던 3세 아영이(가명)를 돌보던 만삭의 엄마가 숨쉬기 힘들어했다. 얼마 후 고향으로 내려갔던 아영이 엄마는 둘째를 낳다가 숨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인은 원인 미상의 폐부전증. 어린아이가 계속 죽었다. “원인을 찾겠다”고 부모를 달랬지만, 갈수록 의사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이 줄었다. 폐가 딱딱하게 굳고 손상되는 ‘섬유화’ 현상이 역력했다. 나는 “아이들이 급성 간질성 폐렴이라는 원인 불명의 병으로 죽어 간다”는 논문으로 이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선생님이 보셨던 환자와 증상이 비슷합니다.” 2011년 봄, 호흡기 중환자 병동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만삭 산모 4명이 한꺼번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또 그 녀석이구나.’ 질병관리본부가 의료계 권위자들로 구성된 역학조사팀을 꾸렸다. ‘감염은 아닌 것 같다’, ‘기도를 통해 들어가는 뭔가가 있다’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론은 명확하지 않았다. 엄청난 바이러스의 가능성마저 의심했던 나는 정부의 역학조사와 독성 실험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결론 나자 허탈한 마음마저 들었다. 2011년 8월 역학조사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가 폐 질환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7.3배 높았다. 건조한 가을철을 앞둔 만큼 모든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수거 명령을 내렸다. 기업들은 “영업을 방해한다”며 불편해했다. 이후 내게는 법원이 보낸 ‘사실 조회 요청’ 공문이 세금고지서처럼 철마다 날아왔다.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낸 모양이었다. 판사들은 “가습기 살균제가 아니라 세균 감염의 가능성은 없습니까”, “바이러스나 곰팡이 때문은 아닙니까”라고 물어 왔다. 법률 조언을 받은 기업이 여러 가능성을 물고 늘어졌고, 중간에 끼인 판사는 전문 지식이 부족해 보였다. 경찰과 검찰은 연락 한번 없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사건 수사팀이 나를 방문해 핵심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겠다고 요청해 왔다. 늦었지만 반가웠다. 검찰은 환자 개별 사례의 특성, 역학조사 과정과 동물실험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나는 그간의 연구 결과와 사례, 살균제와 사망 간 인과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의료 윤리상 환자들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직접 투여해 인과관계 실험을 할 수 없었던 사정도 설명했다. 수거 명령이 난 뒤엔 두 해가 지나도록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한 대기업이 한 대학에 의뢰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실험 결론을 검찰에 냈다고 한다. 어떤 실험 조건을 설정했는지 몰라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지만 실험실 연구는 조건에 따라서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실험 결과처럼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조건이 설정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호흡기중환자학회지에 “소아환자(138명) 역학조사와 사용 금지 명령 이후 2년을 추적한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폐 질환의 원인”이라는 우리의 논문이 등재됐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은 외국에선 수영장이나 물탱크, 정화조를 청소하는 데 주로 쓰인다. PHMG로 소비재인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매출을 높인 ‘창의적인’ 누군가는 회사에서 큰 상을 받았을 것이다. 약품의 용도가 바뀌면 인체 영향에 대한 새로운 검증을 받는 시스템이 있어야 했지만 국가도 기업도 눈을 감았다. 다들 ‘나는 안전하다’라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우리 사회에 이처럼 큰 ‘구멍’이 나 있었다. 커다란 덩치의 아버지가 아이를 잃고 내 어깨에 기대 펑펑 울었다. 학자로서, 그리고 이 땅의 아버지로서 나는 괴로웠다. 해외 주재원인 아버지가 아이와 아내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 6개월 치를 사 놓고 떠났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인가.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 기사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호흡기알레르기과 홍수종 교수(56·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를 인터뷰한 내용을 홍 교수 시점에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광고홍보 업체로부터 5000만 원대 뒷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KT&G 백복인 사장(사진)을 24일 소환 조사했다. KT&G는 검찰의 수사 착수 8개월 만에 민영진 전 사장이 구속 기소된 데 이어 백 사장까지 소환되면서 전현직 사장이 모두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백 사장은 2010∼2013년 KT&G 광고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광고기획사 A사 등에서 5000만 원 안팎의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사장이 고가의 해외 명품 시계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백 사장은 자신이 직접 구입한 시계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품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과 공소시효를 따져보고 혐의를 확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2013년 4월 말 경찰이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할 당시 핵심 참고인이던 강모 씨가 경찰 출석을 요청받자 백 사장이 강 씨를 해외로 빼돌린 점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해 왔다. 검찰은 이를 무혐의로 종결한 적이 있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서 증인 도피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백 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광고기획사 J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금융업체 L사의 일부 임원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J사 대표에게서 뒷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양돈단체 간부 고모 씨와 카드회사 홍보실장 이모 씨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조동주 djc@donga.com·장관석 기자}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1925∼1970)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소설가 신경숙 씨(사진)가 검찰이 조사한 e메일 답변에서 “표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논란은 신 씨가 1996년 발표한 단편소설 ‘전설’이 미시마의 ‘우국(憂國)’을 표절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신 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미국에 체류하던 신 씨를 상대로 e메일 조사를 벌여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신 씨 사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상당 부분 진행한 검찰은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필요하면 최근 귀국한 신 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이 논란은 소설가 이응준 씨가 “신 씨가 1996년 발표한 ‘전설’이 미시마의 ‘우국’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미시마 작품의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는 문장과 신 씨의 작품 ‘전설’의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라는 문장 등이 유사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 씨는 당시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 붙인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신 씨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게 됐다. 신 씨는 지난해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 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책 내용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신 씨는 출판사를 속여 업무를 방해하고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로 고발됐지만, 신 씨의 책이 수백만 부가 팔려 나간 만큼 출판사를 사기의 피해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법원 판례도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했다 해도 기존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신저작물이 됐다면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1998년 소설가 김진명 씨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A 씨가 제기한 제작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KT&G 등 대기업에서 광고를 수주한 대가로 광고주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외국계 광고홍보업체가 코스닥에 상장된 금융업체의 고위 관계자에게 뒷돈을 건넨 단서가 포착돼 검찰이 확인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광고홍보업체 J사 대표 등으로부터 금융회사 L사의 고위 관계자 서모 씨 등 고위 임원에게 수억 원의 뒷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고 수사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돈거래를 뒷받침할 증거도 일부 확보하고 서 씨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씨는 국내 대기업 회장과는 인척관계다. 서 씨는 금품 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는 KT&G의 광고 수주 비리와 더불어 광고업계에 만연한 비자금 조성과 뒷돈 수수 관행을 도려내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검찰은 J사가 100억 원대의 KT&G 광고 일감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KT&G 고위층에 로비하는 명목으로 30억 원을 가져간 혐의로 구속된 홍보업체 A사 대표 권모 씨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권 씨는 민영진 전 KT&G 사장(구속 기소)과 대학 및 대학원 동문인 한 방송인과 인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가 KT&G 윗선과 쉽게 연결될 수 있었던 만큼 J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KT&G로 되돌아갔는지 최종 확인 중이다. 모 카드회사 홍보실장 이모 씨는 J사가 KT&G 광고 일감을 수주하는 데 도움을 주고 억대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5억 원대의 로비자금을 수수한 양돈업체 전 사무국장 고모 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축산 농가의 피땀 어린 돈으로 조성된 기금을 홍보활동에 사용하면서 고 씨가 특정 업체에 광고 일감을 주고 자신은 뒷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난 만큼 엄벌할 필요성이 크다는 입장이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재벌들이 참여하는 사모펀드가 있다며 배우 정우성 씨 등 지인들에게 23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유명 방송작가 박모 씨(46·여)를 17일 구속 수감했다. 이날 오전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 씨는 2009년 평소 가깝게 지내던 정 씨 등 연예계 지인 등에게 ‘재벌 사모펀드’를 언급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23억여 원을 받은 뒤 자신의 패션 사업 등에 쓰고 갚지 않은 혐의다. 박 씨는 1990년대부터 지상파 드라마와 영화 각본을 쓰며 인기를 누려온 작가로 출판사와 연예인을 내세운 패션 브랜드 사업을 해왔다. 박 씨는 2009년 배우 정 씨와 손잡고 남성복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등 가까운 사이로 지내왔다고 한다. 정 씨는 고소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박 씨 혐의를 진술하는 차원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정 씨는 소속사를 통해 “상처가 컸던 일이지만 과거 일이라 더 이상 확대 해석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장관석기자 jks@donga.com}
전국 일선 검찰의 최선봉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그중에서도 인지수사를 전담하는 3차장 산하의 검사 전원이 간단한 점심식사를 곁들인 학습모임인 ‘브라운백 미팅’을 갖고 열공에 들어갔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취임 후 수사역량 강화를 강조하면서 일선 검찰청에 노하우가 풍부한 선배 검사가 수사 기법을 공유하는 ‘족집게 과외’가 기획된 것이다. 16일 낮 12시 서울고검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강의 주제는 ‘계좌 추적’. 손영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첫 강연자로 나섰다. 손 부장은 법조비리 사건, 신정아 사건,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 사례를 예로 들며 계좌 추적 때 확인해야 할 체크 포인트를 설명했다. 포괄적인 연결계좌 추적을 할 때는 대상 계좌를 최소화해야 무차별적 수사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올 초 검찰이 MB계 인사에 대한 무더기 계좌 추적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이동열 3차장을 비롯해 신설된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소속 일부 검사도 참석했다. 25일 저녁 시간을 활용하는 2회에는 이동열 3차장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최근 5년간 뇌물 무죄 사건’을 검토하고 설명하는 등 뇌물 사건의 진술 신빙성 확보와 유지 방안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박지원 의원 무죄 사건과 한명숙 전 의원의 금품 수수 사건에 대한 설명도 준비됐다. 그는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이 작성한 ‘특수 신분자 응대요령’ ‘변호인 응대요령’ 자료 등을 3차장 산하 검사에게 교육시켜 고위층 소환 채비를 마친 상태다. 4월 1일 저녁에 열리는 3회 강의는 ‘배임’이 키워드다. 검찰 내 금융 수사 커뮤니티와 연계해 이창온 거창지청장이 최근 3년간 배임 사건의 무죄 판결을 강의한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의 무죄 판결을 작심 비판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4월 6일로 예정된 4회에는 신영식 대검찰청 디지털수사과장이 나서 디지털 증거 수사기법을 공유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2011년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가 2001년 원료 성분을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로 변경하면서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흡입독성 실험은 호흡할 때 몸 안으로 들어간 가루나 가스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검찰은 제조사 내부에서 독성 실험을 검토했다가 흐지부지된 배경과 2001년 제품 출시 당시 연구진 및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 기업 레킷벤키저가 2001년 4월 동양화학그룹의 계열사였던 ‘옥시’를 인수해 설립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사건 발생 후 회사명을 RB코리아로 변경했다. PHMG를 주성분으로 한 가습기 살균제는 옥시레킷벤키저가 인수하기 전인 옥시 때부터 출시 계획이 수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살균제 주성분이 바뀌는 만큼 옥시 내부에서 독성 실험이 검토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업체 내부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하지만 회사가 레킷벤키저로 매각된 뒤 흡입독성 실험을 비롯해 피부독성 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가 영유아와 임산부 수십 명이 숨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커진 2011년까지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점도 조사할 계획이다. 1997년 최초로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는 2011년을 전후해 연간 국내 판매량이 60만 개에 육박했지만, 어떤 제조업체도 흔한 동물 실험 한번 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대량으로 판매했다. 이에 대해 옥시 관계자들은 “우리는 화학독성 실험을 계획했으나 회사가 매각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옥시레킷벤키저 측은 “인수하기 전 회사에서 이미 안전성 검토까지 마쳤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 옥시 대표와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을 소환해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2001년 당시에는 가습기 살균제가 비누와 비슷한 ‘세정제’로 등록돼 있었던 만큼 동물실험이 의무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검찰은 업체 관계자들에게 PHMG의 독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해 다수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과실치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과 환경 시민단체는 롯데마트와 SK케미칼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전현직 임원도 14일 검찰에 고발했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군 실탄 490발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김모 전 대령(66)이 유출한 실탄에는 M60 등 일선 군에서 사용하는 실탄 3, 4종이 포함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대령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감사원이 이첩한 방탄사업 관련 비위 의혹 자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군용물 절도 혐의로 구속한 방탄 연구 전문가 김 전 대령을 수사한 결과 M16과 M60 실탄 등 3, 4종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M60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람보’에 등장한 기관총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총기다. 방탄 시험은 실탄마다 추진제 양을 달리해 시험 규정에 맞는 속도를 내는 구조로 이뤄지며, 일선 군의 작전과 조건이 유사할수록 정확도가 높다. 김 전 대령은 민간기업 A사가 의뢰한 방탄유리 성능 실험에서 나온 결과를 B사가 의뢰한 제품의 성능 평가 결과인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 전 대령이 결과적으로 A사에 피해를 입혀 가며 B사에 이익을 준 동기가 무엇인지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S사 등 방탄복 납품 사업과 관련해 비위 의혹이 있는 예비역 소장과 영관급 장교 일부에 대한 자료를 감사원으로부터 건네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대령이 빼돌린 실탄이 490발에 이르고 종류도 다양했다는 점에서 연루된 인사가 더 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국내 방탄 실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 전 대령은 전역 후 방산업체 S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대령을 등에 업은 S사의 방탄시험소는 방탄복 등 안전장구에 공인시험성적서를 내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민간 시험기관이 됐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2014년 6·4 지방선거 때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입수해 보도한 것과 관련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60)이 9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이날 오전 9시 손 사장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 등은 6·4 지방선거 당시 예측조사 결과를 다른 경로로 입수한 뒤 MBC 등 타 방송사보다 먼저 보도했다. 이에 지상파 방송 3사는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7월 손 사장 등 JTBC 관계자 6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로 당시 여론조사 결과가 입수된 경로 등에서 일부 언론사 출신과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가 정보를 빼내고 교류한 사실이 드러났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광화문 복원용 금강송 네 그루 등을 빼돌린 혐의로 2014년 경찰 수사를 받은 신응수 대목장(74)에 대해 검찰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찰 수사 당시 러시아산 소나무를 숭례문 복구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받은 적이 있는 신 대목장이 검찰 수사에서 목재 횡령 의혹까지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목재 횡령 의혹과 관련해 신 대목장 등 사건 관련자를 최근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검토한 결과 신 대목장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하지 않은 목재의 분량이 경찰 조사에서 인정된 것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대목장이 다른 용도로 목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의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정황도 나왔다고 한다. 신 대목장 측은 “제공받은 목재의 품질 등이 좋지 않아 생긴 일이며, 고의적으로 목재를 빼돌린 것이 아니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에서는 신 대목장 측이 목재 일부를 정해진 용도 외에 사용한 정황이 행정법규 위반 사유일 뿐 형사처벌을 하기는 어렵지 않으냐고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 대목장은 문화재청이 강원 양양군 국유림에서 벌채해 공급한 금강송 네 그루(감정가 최소 6000만 원)를 2008년 4월 자신이 운영하는 목재소 창고로 빼돌리고, 숭례문 복원에 써 달라며 국민이 기증한 목재 154본(감정가 4200만 원 상당)을 2012년 5월 경복궁 수라간 복원 공사 등 다른 공사에 사용한 혐의로 2014년 3월 검찰에 송치됐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KT&G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광고홍보업체 J사가 KT&G로부터 받은 총 100억 원대 광고홍보 대금 가운데 30억 원가량을 KT&G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광고업체 A사 권모 대표가 챙긴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KT&G 고위층에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이날 A사 권모 사장에 대해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J사 김모 사장과 박모 전 사장, 전 J사 부사장 김모 씨(L사 사장)에 대해서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뒷돈을 건넨 혐의(횡령 및 배임증재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 씨는 1억3000만 원대 배임수재 혐의가 적용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KT&G와 KGC인삼공사가 J사에 지불한 총 100억 원대 광고홍보비 가운데 30억 원이 수차례 걸쳐 A사 측 위장 계열사로 입금된 뒤 대부분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검찰은 30억 원과 관련해 “거래를 알선한 수수료 명목이었지만 실질은 A사 대표가 KT&G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명목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J사 전 대표 등에게서 확보했다. 검찰은 권 씨가 KT&G 관계자와 여러 차례 접촉한 단서를 확보하고 A사를 압수수색했다. A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KT&G의 브랜드 광고를 맡아 왔다. 광고홍보업체 J사 김 대표 등은 해외 자동차 회사인 F사를 속이고 광고비를 부풀려 청구해 10억여 원을 타 낸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F사 안에서 뒷돈을 받고 이런 사실을 눈감아준 인사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은 J사 김 사장과 L사 김 사장이 기업 광고주 4, 5곳에 금품을 건넨 혐의도 추가로 포착했다. J사 김 대표와 L사 김 대표는 온라인 미디어렙 업체로 선정되는 데 힘써 주는 대가로 광고용역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광고홍보업체가 광고주에게는 일감 수주를 위해 뒷돈을 건네면서 동시에 하청업체로부터는 뒷돈을 받아 챙기는 갑을(甲乙) 관계의 전형적 비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KT&G 김 씨는 J사로부터 1억 원대 현금을 비롯해 총 3000만 원 상당의 골프와 술자리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사건 비리에 백복인 현 KT&G 사장이 연루됐는지도 확인하고 있다.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개인회생 브로커는 개인회생 신청자, 변호사, 대출업체 모두에게 갑(甲)이었다.” 2020건의 개인회생 사건을 처리하고 30억 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검찰에 구속된 사무장 이모 씨(53) 사건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개인회생 신청자를 둘러싸고 ‘브로커-대부알선업체-변호사’의 검은 3각 공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개인회생 브로커’였다. 4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 등에 따르면 이 씨 등 회생 브로커들은 파산 위기에 몰린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등을 끌어모으기 위해 “돈 없이도 회생 절차가 가능하다”고 인터넷이나 전단에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수입의 10%가량을 광고비로 지출할 정도로 광고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회생은 건당 평균 수입이 100만∼150만 원의 소액 사건이지만, 개인회생 신청자가 늘면서 쏠쏠한 정도를 뛰어넘는 핵심 수입원이 된 것이다. 개인회생 신청자는 곧 ‘돈’이었고, 사업이 커지면서 이 씨가 데리고 있는 부하 사무장만 10명이 넘었다. 현행법상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는 변호인이나 당사자가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씨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명의를 빌려 회생 업무를 직접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법무법인에 자신의 사무실을 뒀고, 고객도 이곳에서 맞았다. 그 대신 변호사에게는 수수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 원 안팎을 월급처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씨는 변호사 명의를 1년 정도 만에 바꾸는 등 변호사 이름을 여러 개 사용했다. 이름을 빌릴 수 있는 변호사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매달 수백만 원의 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었기에 명의 대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할 만큼 수입이 쏠쏠해 위법인 줄 알면서도 명의를 빌려주겠다는 변호사들이 주변에 여럿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부분 신용불량 상태에 빠져 대출이 어려운 개인회생 신청자들에게 특정한 대부알선업체를 소개했다. 업체는 먹잇감을 기다렸다는 듯 신청자들에게 10%가 넘는 선이자를 떼고 회생 절차에 필요한 비용을 대출해 줬다. 대부분 120만∼200만 원 선의 소액대출이라 큰 부담이 없었고, 이 씨 등 사무장들이 연대보증을 섰기 때문에 대출은 쉽게 이뤄졌다. 회생 신청자들이 돈을 갚지 않으면 이 씨도 법원의 회생 절차를 중단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회생 신청자가 지급한 비용의 30%가량이 브로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대부알선업체 F사 등이 30∼40건의 회생 신청 일감을 소개해주고 이 씨에게 수수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씨는 “추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출해 줄 곳이 널려 있다”며 업체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대부업체와의 관계에서도 ‘갑’ 행세를 한 셈이다. 검찰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브로커들이 진행한 개인회생의 성공률이 정상적인 회생 사건보다 많게는 30% 가까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씨를 기소한 뒤 이 씨에게 변호사 명의를 대여해 준 변호사들을 전원 소환조사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개인회생과 관련해 ‘브로커’들이 국내 대부중개업체를 동원해 개인회생 희망자를 끌어모아 거액의 수익을 남긴 단서와 이 과정에 변호사 사무장 수십 명이 비리를 저지른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은 법조비리 전담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 검사와 산하 수사과 인력을 전원 투입해 비리 변호사와 브로커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변호사 명의를 대여받고 2020건의 개인회생 및 파산 사건을 처리해 총 31억 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된 브로커 이모 씨(53)가 대부중개업체 F사를 통해 개인회생 고객을 소개받아 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최근 F사에서 내부 문서와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알선하거나 개인회생 관련 상담을 하는 업체인 F사는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특정 법무법인의 사무장을 연결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F사 네이버 카페에는 현재까지도 “개인회생 전문 법무법인 사무장님을 연결해 드리겠다”는 취지의 글이 여러 개 올라 있다. 검찰은 이 씨가 개인회생 브로커 사건의 ‘총책’ 격으로서, 이 씨 밑에 10명이 넘는 사무장이 딸려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이 서로 역할을 분담해 개인회생 고객을 끌어모으고 수임료 명목으로 수입을 분배한 단서를 잡고 이들을 처벌할 계획이다. 검찰은 브로커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개인회생 희망자들을 특정 법무법인 소속 브로커에게 연결한 대부중개업체 관계자도 공범으로 처벌할 계획이어서 사법처리 대상은 늘어날 수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개인회생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변호사 12명 등 총 30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들의 사건 수임 명세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을 통해 제출받았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곳은 중소 법무법인 10곳이 넘으며, 해당 변호사는 사법시험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까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형 사건과 유력 전관이 밀집해 있는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를 정조준해 수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비리의 양태가 다양하고 수도 많다”며 “비리 정도가 심각해 수사과를 전부 동원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2011년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와 제품을 제조한 업체 대표 등 전현직 핵심 임원 30∼40명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기업 대표 등을 직접 겨냥함에 따라 수사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이사, 롯데마트 노병용 전 사장(현 롯데물산 대표), 홈플러스 이승한 전 회장 등 핵심 임원 30∼40명을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출국 금지 조치했다. 출국 금지 명단에는 옥시레킷벤키저 전현직 외국인 임원도 상당수 포함됐다. 원료 성분을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납품한 SK케미칼의 전현직 임원도 출국 금지 대상에 일부 포함됐다. 신 전 대표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를 지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레킷벤키저의 한국 현지법인으로, 2001년 동양화학그룹의 계열사였던 옥시의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사건 발생 이후 기업명을 ‘RB코리아’로 바꿨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장 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돼 검찰에 의해 출국 금지된 임원만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집중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롯데마트는 당시 자체 브랜드(PB)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마트 사업본부에서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롯데마트 전현직 제조 책임자와 고위 임원도 최소 5명이 출국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제조해 판매한 홈플러스도 이승한 전 회장을 비롯한 5, 6명이 출국 금지됐다. 출국 금지된 임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달 설 연휴를 전후해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다 출입국 당국의 제지를 받은 사실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외국인 임원 등 핵심 관련자들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출국 금지 조치를 대거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으로 출국 금지된 임원을 전원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살균제 원료 성분의 위험성을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옥시레킷벤키저 등 업체들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단서는 검찰이 해당 대기업 연구원 등의 진술을 통해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사팀은 1회 적정 사용량을 제품 겉면에 표기했다고 해서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독이 든 립스틱을 제조한 뒤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 표기를 한다고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검찰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경우 거대 유통망을 가진 업체가 안전성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어느 때보다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이번 수사의 파문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위험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미필적 고의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조동주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다가 1조 원대 손실만 남기고 좌초된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현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의 측근 손모 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코레일이 용산개발 사업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에 직접 공문까지 보내면서 손 씨에게 일감을 주라고 요구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23일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서 127억 원대 일감을 하도급받은 W사가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를 잡고 손 씨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용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에서는 사업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손 씨는 보수단체 인사 등 이 사건 고발인들이 ‘허 전 사장의 비밀 금고지기’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검찰은 용산역세권개발이 삼성물산에 맡긴 2900억 원대 용산 기지창 철거 공사 가운데 127억 원대 폐기물 처리 일감이 코레일의 압박으로 W사로 하도급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코레일 이사 등이 삼성물산에 “W사에 일감을 줘라”라고 요구했고 삼성물산은 W사가 규모가 영세하고 폐기물 사업 경험이 없는 점을 감안해 “정식 공문을 보내 달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코레일은 실제로 공문을 보내며 사실상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특별한 전문성이 없는 손 씨가 용산역세권개발 고문으로 재직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허 전 사장과 손 씨 등의 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는 검찰은 허 전 사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허 전 사장은 25일로 예정된 차기 자유총연맹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이 2010년 용산 개발사업 주관사 지위를 내려놓자 롯데관광개발이 사업 전면에 나선 과정도 확인하고 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사장 등 핵심 임원 4, 5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는 검찰이 폴크스바겐 국내 법인의 독일인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세계적 논란 속에서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업체가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사건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타머 사장 외에 등기이사인 테런스 브라이스 존슨 씨도 출국금지했다. 존슨 씨는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의 임원도 맡고 있다. 검찰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본사와 고위 임원의 자택, 승용차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면서 핵심 임원들이 배기가스 배출량이 조작된 사실을 인지했는지를 집중 확인 중이다. 타머 사장 등 핵심 임원들이 독일 본사와 주고받은 e메일과 업무 기록이 집중 분석 대상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이 현행법을 위반한 단서를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폴크스바겐이 환경 당국의 시험을 무사히 통과할 목적으로 주행 테스트 때에만 배출가스가 억제되고 실제 도로 주행 시인 배출가스 관리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설치한 사실을 업체 내부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검찰은 핵심 임원 대다수가 엔지니어 출신인 점과 이들이 오랜 기간 본사에서 관련 업무에 종사한 만큼 조작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전원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독일 본사의 비리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법인 임원들이 국내에서 판매를 계속했다면 사기, 공무집행방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박동열 전 대전국세청장이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71·구속)의 요청에 따라 표적 세무조사를 지시해 임 전 이사장 측이 수억 원을 얻는데 힘써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19일 오전 박 전 청장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최성환)은 세무조사를 명목으로 국세청 관계자들을 통해 대명종합건설 대표 지모 씨(36)를 협박한 뒤 토지대금 2억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임 전 이사장의 사촌동생 임모 씨(66)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19일 임 전 이사장도 같은 혐의로 기소한다. 임 씨는 임 전 이사장과 함께 지 씨를 협박해 2010년 5월경 2억 원 상당의 돈을 받아낸 혐의다. 대명종합건설은 임 전 이사장이 실제 소유하고 있던 경기 고양시에 있는 272㎡ 토지를 매입한 회사다. 임 씨와 임 전 이사장은 “땅을 너무 싼값에 팔았다”는 생각에 매매 잔금에 추가금까지 받기로 공모했다. 2008년 9월 임 전 이사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박 전 청장(당시 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에게 “사촌동생이 대명종합건설에서 땅을 판 뒤 받을 돈이 있는데 아직 못 받고 있다. 매매대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박 전 청장은 2008년~2009년에 걸쳐 삼성세무서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당시 삼성세무서장은 지 씨에게 “임 씨를 만나보라”고 했고, 임 씨와 지 씨의 대면이 이뤄졌다. 지 씨가 “다른 토지주와의 형평상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거절했고, 임 씨는 “우리 사촌 형이 이명박(MB)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차기 국정원장으로도 거론이 되고 있다. 사촌 형이 국세청 관계자를 많이 알고 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 씨는 계속 거절했고, 임 전 이사장은 2010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으로 부임한 박 전 청장에게 재차 부탁했다. 같은 해 3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은 대명종합건설 등에 대한 주식변동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또 2010년 5월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법인 소득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했다. 박 전 청장은 이 무렵 지 씨에게 “임 씨의 요구대로 매매대금 등을 빨리 지급해주라”는 취지의 압력까지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인물의 청탁과 입김에 따라 부당한 세무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후 임 씨는 지 씨를 만나 “박 국장은 사촌 형의 심복이다. 세무조사가 잘 마무리되도록 도와줄 테니 매매잔금과 추가금 2억 원을 달라”고 요구해 총 6억2800만 원을 받아냈다. 박 전 청장은 “정윤회 씨와 대통령의 측근 그룹이 주기적으로 만나 국정을 논의한다”는 얘기를 박관천 전 경정에게 말해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박 전 청장은 유흥업소에서 3억 원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 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장관석기자 jks@donga.com}
대한수영연맹 고위 간부가 업체에서 받은 뒷돈이나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돈을 국내 카지노 등에서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전국 수영장 시설공사를 대한수영연맹이 인증한 업체 3곳이 사실상 독점해 온 사실을 확인했으며, 대한수영연맹 고위 임원 J 씨를 출국금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17일 국가보조금과 훈련보조금 등이 빼돌려진 단서를 잡고 서울 송파구 대한수영연맹과 강원 춘천시의 강원수원연맹 사무실, 연맹 고위 임원과 수영 지도자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예산 집행 명세를 확보했다. 검찰은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 씨와 수영 지도자 2명을 횡령 혐의로 이날 체포했다. 특히 검찰은 이 씨 등 일부 임원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수상한 자금이 이 씨의 계좌로 입금된 뒤 강원랜드 등에서 뭉칫돈이 인출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횡령자금이 J 씨 등 대한수영연맹 핵심 관계자에게 전달됐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수영업계의 고질적 비리로 지목된 시설공사 비리를 비롯해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수영연맹 내부의 뒷거래 의혹 전반을 광범위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동안 연맹 내부와 수영 선수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 선발권한을 가진 수영연맹 임원과 지역수영연맹 관계자들이 수영 코치로부터 금품을 상납받고, 코치나 지도자들은 보조금을 유용하거나 학부모들로부터 뒷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일부 브로커가 뒷돈을 받고 수영 대표 선발 과정에 가담했다는 상세한 진술을 받아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대한수영연맹이 발주한 시설과 납품사업을 대거 수주해 최근 2년간 매출이 3배 가까이 오른 업체 B사도 수사하고 있다. 연맹의 일부 임원이 공사 업체와 유착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단서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체육계 비리 전반을 들여다보는 내사에 착수한 뒤 전국의 일선 검찰청이 진행하던 체육 관련 비리 첩보 상당수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 모아 협회자금 유용이나 대표 선발 비리 의혹을 광범위하게 추적해왔다. 검찰은 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신축 공사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과 이기흥 부회장(대한수영연맹 회장) 등 대한체육회 최고위층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장관석 jks@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