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에 출전한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실격 판정을 당하자 심판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 판정 시비와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올림픽 퇴출 논란에 휩싸였던 태권도엔 또 하나의 악재였다. 한국은 당시 출전한 4체급에서 모두 우승하고도 찝찝한 귀국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4년 뒤 런던에서 태권도는 위기 탈출에 나섰다. 퇴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경기의 재미와 공정성을 높여야 했다. 9일 첫날 경기를 마친 뒤 달라진 태권도에 대한 런던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판정 시비를 줄이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호구 위를 일정 강도 이상으로 타격해야 득점이 인정된다. 판정 논란이 있을 경우엔 비디오 판독도 요구할 수 있다.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몸통 1점, 얼굴 2점’의 단순한 점수제를 몸통 공격 1점, 몸통 회전공격 2점, 얼굴 공격 3점, 얼굴 회전공격 4점으로 세분했다. 먼저 점수를 쌓은 뒤 수비 위주의 경기로 승리를 가져가려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선취 득점 후 ‘지키는 경기’도 불가능하다. ‘10초 룰’을 도입해 공격을 하지 않을 경우 경고(―0.5점)를 주고 등을 돌릴 경우에는 1점을 감정한다. 지난 올림픽 당시 가로세로 10m씩이던 경기장 크기도 2m씩 줄였다. 최소 14m씩인 유도에 비해서도 훨씬 작다. 공격을 하지 않고 도망다닐 공간을 없앤 것이다. 태권도의 변신은 이번 대회 ‘재미없다’는 평가가 늘어난 유도와도 비교된다. 유도는 손을 이용한 하체 공격을 금지하면서 공격이 단순해졌다. 한판승은 줄고 골든스코어(연장전)까지 가거나 판정승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졌다.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한 태권도의 노력이 런던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황색 탄환’ 류샹(29·중국)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원반의 제왕’ 로베르트 하르팅(28·독일)은 건재했다. 하르팅은 8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원반던지기에서 68.27m를 던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도전자들은 하르팅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라이벌 피오트르 마와호프스키(폴란드)는 67.19m(5위)를 던져 시상대에서 멀어졌다. 개인 최고기록(73.38m)에서 위르겐 슐트(독일)의 세계 기록 74.08m에 가장 근접한 게르드 칸테르(에스토니아)는 68.03m로 3위에 그쳤다. 이란의 에샨 하다디가 68.18m로 은메달이었다.이날 하르팅은 화끈한 ‘헐크 세리머니’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곧장 관중석으로 달려가 유니폼 상의를 찢으며 신장 201cm, 몸무게 126kg의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과시했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보여줬던 특유의 세리머니다. 그는 이어 여자 100m 허들 결선을 위해 세워 놓은 허들을 뛰어넘는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관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원반던지기는 육상에서 여자기록(76.80m)이 남자기록을 앞서는 유일한 종목이다. 여자용 원반의 무게가 남자 원반(2kg)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일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우승한 산드라 페르코비치(크로아티아)의 기록 역시 하르팅을 뛰어넘는 69.11m였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자메이카 육상 스타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26)가 ‘단거리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4일(현지 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5로 우승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출발 반응속도(0.153초)는 팀 동료 베로니카 캠벨브라운(0.143초)보다 느렸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탄력 넘치는 주법으로 이내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는 상대적으로 단신(160cm)이라 보폭이 짧은 약점을 잰걸음을 이용한 빠른 주법으로 극복했다. 육상 단거리에서는 당분간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10초78의 기록으로 우승했던 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초73, 올 6월 자메이카 대표선발전에서는 10초70을 기록하며 상승세에 있다. 반면 현역 100m 최고 기록(10초64)을 보유한 미국의 카멀리타 지터는 은메달(10초78)에 만족해야 했다. 200m 3연패에 도전하는 캠벨브라운이 동메달(10초81)을 차지했다. 자메이카는 프레이저프라이스를 앞세워 미국과의 육상 단거리 자존심 싸움에서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자메이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남녀 100m, 200m를 싹쓸이하는 등 단거리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16년 역사의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성역이 무너졌다. 주인공은 미국의 ‘검은 체조 요정’ 개브리엘 더글러스(17·사진). 그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종목 합계 62.232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 종목이 도입된 이래 흑인 선수가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은 더글러스가 처음이다. 더글러스는 체조계의 이단아다. 미국과 동유럽 등 백인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체조에선 흑인 선수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이날 결선에서도 더글러스는 동갑내기 라이벌 빅토리아 코모바(러시아)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더글러스는 도마(15.966점)와 평행봉(15.500점)에서 코모바(15.466점·15.441점)를 앞섰지만 이단평행봉(15.733점)에서 코모바(15.966점)에게 뒤져 0.326점 차로 쫓겼다. 승부를 결정지은 건 마지막 종목인 마루운동. 15.033점을 기록한 뒤 초조하게 전광판을 지켜보던 더글러스는 코모바가 15.100점을 받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환한 웃음을 지었다. 더글러스는 합계 61.973점을 기록한 코모바를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더글러스의 성공 뒤엔 그를 홀로 키운 어머니 내털리 홉킨스의 희생이 있었다. 어머니는 딸의 기량 향상을 위해 더글러스를 집에서 2000km가량 떨어진 아이오아 주로 보냈다. 중국 체조스타 량차오에게 훈련을 받기 위해서였다. 량차오의 집중 지도 속에 두각을 나타낸 더글러스는 흑인 특유의 탄력과 깜찍한 연기를 바탕으로 올림픽 체조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이단평행봉과 평균대에서도 결선에 진출한 더글러스는 이번 대회 4관왕을 노린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가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펠프스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19번째 올림픽 메달(금 15, 은 2, 동 2개)을 목에 걸었다. 펠프스는 라이언 록티-코너 드와이어-리키 베런스에 이은 미국 팀의 네 번째 영자로 나서 6분59초70의 기록으로 2위 프랑스(7분02초77)와 3위 중국(7분06초30)의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야니크 아녤이 거센 추격에 나섰지만 격차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펠프스는 이날 앞서 열린 개인 접영 200m 결선에서도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샤드 르 클로(1분52초96)에 이어 2위(1분53초01)에 머물렀다. 하지만 펠프스는 지난달 29일 남자 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이날 2개의 메달을 추가하며 이번 올림픽에서 총 3개의 메달을 추가했다. 펠프스는 이로써 러시아 체조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78)가 세웠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 18개(금 9, 은 5, 동 4개)를 넘어섰다. 올림픽 금메달만 15개를 목에 건 펠프스는 금메달 2위권(9개·4명)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펠프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접영 100m, 개인혼영 200m, 혼계영 400m 등 3개 종목에서 추가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15세의 나이로 출전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접영 200m에서 5위에 오르며 올림픽 최다 메달(19개) 신화의 서막을 알렸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당시 펠프스보다 불과 한 살 많은 중국의 ‘괴물 소녀’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영 황색 돌풍의 주인공 예스원(16)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2분07초57의 아시아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스원은 첫 접영 50m에서는 4위로 처졌지만 두 번째 배영에서 선두로 나섰다. 평영에서 다시 3위로 밀려난 예스원은 마지막 자유형에서 무섭게 치고 나가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은메달은 호주의 얼리샤 코츠(2분08초15), 동메달은 미국의 케이틀린 레버런즈(2분08초95)가 차지했다. 지난달 28일 개인혼영 400m에서 4분28초43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예스원은 이번 대회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관왕에 올랐다. 예스원은 개인혼영 400m 우승 당시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을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라이언 록티(29초10)보다 빠른 28초93에 주파해 도핑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예스원은 “9년 동안 매일 5시간씩 훈련해왔다. 절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예스원의 손을 들어줬다. 콜린 모니핸 위원장은 이날 도핑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며 “놀라운 기록을 낼 때마다 약물 의혹이 나온다면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의혹을 일축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프로야구 △잠실: 한화 바티스타-LG 주키치(KBSN) △사직: KIA 김진우-롯데 이용훈(MBC스포츠플러스) △문학: 넥센 한현희-SK 김광현(SBS-ESPN) △대구: 두산 이용찬-삼성 장원삼(XTM·이상 18시 30분)▽농구 전국남녀종별선수권(10시·대구체육관 등)▽씨름 한씨름 큰마당 광양대회 및 전국대학장사대회(이상 11시·광양체육관)}

《 올스타전을 마치고 시작된 후반기 레이스. 휴식은 달콤했지만 각 팀의 명암은 엇갈렸다. 꼴찌 한화는 4강 싸움으로 갈길 바쁜 넥센과 KIA를 상대로 5승 1패를 거두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두 삼성은 2위 두산과의 승차를 6.5경기로 벌리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지난주 5연승을 달리며 6할 승률(0.610)을 돌파했고, 시즌 50승 고지도 선점했다. 반면 넥센과 롯데는 올스타전 후유증에 시달리며 부진했다. 중위권 6개 팀의 운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위 두산과 6위 KIA의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 ■BEST 3[1]역대 최소 경기 500만 관중 ― 한국야구위원회(KBO)폭염이 무색했다. 4년 만에 열린 올림픽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프로야구는 28일 4개 구장에 6만3851명이 입장하면서 역대 최소인 322경기 만에 500만 관중(500만9201명)을 돌파했다. 5년 연속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1995년 사상 최초로 500만 관중(540만6374명)을 달성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뒤 2002년 한일 월드컵 열기에 묻혀 200만 관중 시대로 돌아갔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 그 자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정규시즌 총관중은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681만28명을 훌쩍 뛰어 넘어 800만 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 순위싸움만큼 흥미로운 숫자 맞히기. [2] 참새에서 독수리로 ― 한대화 감독(한화)올 시즌 전반기 내내 동네북이 돼 참새로 전락한 한화. 후반기 한화는 날카로운 부리와 화려한 날개를 뽐내는 독수리로 대변신. 후반기 첫 주간 롯데전 위닝시리즈(3연전에서 2승 이상)에 이어 KIA 3연전을 휩쓸며 5승 1패. 팀 타율(0.295)과 평균자책(2.67) 모두 1위를 달리며 범접하지 못할 위엄 과시. 이런 게 바로 대전 스타일…. [3]‘마조니 주니어’ 2176일만의 승리 ― 신재웅(LG)2006년 LG 시절, 전지훈련 당시 메이저리그 명 투수코치 레오 마조니가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격찬한 투수. 하지만 그해 이적과 부상 끝에 잠시 야구를 놓기도. 지난해 신고선수로 LG로 돌아온 뒤 절치부심하더니 26일 두산전에서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2176일 만에 승리 따내. 역시 마조니는 옳았다. ■WORST 3[1] 영웅은 어디에? 위기의 히어로즈 ― 김병현(넥센)올 시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핵잠수함’ 김병현. 26일 광주 KIA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하며 고향에서 체면 구겨. 외국인 투수 밴헤켄은 29일 목동 삼성전에서 이승엽의 한일 통산 500홈런을 비롯해 솔로포 4개를 허용하며 4패째(8승). 팀 평균자책 8위(4.67), 타율 7위(0.216)로 투타 균형이 무너지면서 넥센은 5연패. 전반기를 3위로 마친 기세는 오간 데 없고 5할 승률에도 턱걸이. 극장가에선 영웅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의 활약이 대단하다던데, 김시진 감독도 요즘 난세를 헤쳐 갈 영웅만을 기다릴 듯. [2] 3할 타자 실종 위기 ‘김기아’ ―김원섭·김선빈(KIA)KIA의 팀 홈런 수(25개)가 넥센 강정호(19개)와 비슷해서 붙은 달갑지 않은 별명 ‘김기아’. 지난주 6경기에서도 4차례나 1득점에 그치며 변함없는 물 방망이를 과시. 주말엔 한화에 3연패하며 5할 승률도 무너져. 잘 치던 김선빈-김원섭마저 각 2안타에 그치며 침묵. KIA가 이기려면 투수들이 점수를 내주지 않는 수밖에. [3] 두렵지 않은 강속구 ― 리즈(LG)24일 잠실 두산전 4와 3분의 2이닝 8안타 6실점하며 시즌 7패째(2승). 29일 문학 SK전에서는 결정적 폭투 2개로 무너지며 3과 3분의 2이닝 4실점.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도 노리고 치는 타자들 앞에선 속수무책. 지난 시즌 16차례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던 ‘리즈 시절’이 그립네….}
삼성 이승엽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6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상대 선발 박찬호에겐 삼진 2개를 연거푸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무뎌진 스윙이 마음에 걸렸던 이승엽은 불펜 한쪽에서 쉴 새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대선배의 땀방울에 자극을 받은 걸까. 0-5로 끌려가던 삼성은 연장 10회 혈투 끝에 한화를 6-5로 물리치고 6연승을 내달렸다. “혼이 담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이승엽의 좌우명이다. 프로 18년차 베테랑이지만 자신을 다그치는 데는 그 누구보다 엄격하다. 이승엽의 혼이 담긴 스윙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이승엽은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한일 통산 500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1-1로 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밴헤켄의 시속 140km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7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승엽은 “삼진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쳤는데 의외로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경기당 0.21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전성기 시절의 몰아치기는 없었지만 기복 없이 꾸준했다. 4월 5개, 5월 4개, 6월 6개의 아치를 그리며 타격감을 이어갔다. 국내 통산 341개의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한화 장종훈(은퇴·340개)을 제치고 최다 홈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500홈런은 우리보다 긴 역사를 가진 프로리그에서도 드문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리 본즈(762개)를 비롯해 25명,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 사다하루(868개)를 비롯해 8명만이 갖고 있다. 현역 선수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짐 토미(볼티모어), 매니 라미레스(오클랜드), 마쓰이 히데키(탬파베이)밖에 없다. 이승엽의 홈런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단일리그 500홈런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기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의 시선은 이제 한곳에 맞춰져 있다.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준혁(은퇴)이 갖고 있는 국내 통산 최다 홈런(351개) 기록이다.박성민 기자 ▼ 최연소300호… 日서 400호… 마침내 새 역사 ▼“(이)승엽아, 타자 한번 해봐라.” “싫습니다. 저는 한국시리즈 우승 투수가 꿈인데요.” 1995년 삼성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플로리다 주 베로비치. 당시 박승호 삼성 1군 타격코치(현 NC 수석코치)는 고졸 신인 투수 이승엽에게 타자 전향을 권유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하던 이승엽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단번에 ‘재목’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승엽은 이후 박 코치의 집요한 구애에 결국 방망이를 잡았고 그해 홈런 13개를 터뜨리며 타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한일 500홈런쇼’의 시작이었다. 1996년 홈런 9개에 그쳤던 이승엽은 1997년 홈런왕(32개)에 올랐다. 이승엽은 “당시 백인천 감독님이 경기 후 삼성 2군 훈련장이 있던 경산까지 찾아와 배팅 볼을 던져주셨다. 그게 홈런 타자로 거듭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매끈한 체형을 지닌 거포의 등장에 팬들은 열광했다. 그는 2003년 6월 22일 만 26세 10개월 4일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통산 300호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맨 이승엽의 홈런쇼는 2003년 홈런 56개로 한 시즌 아시아 최다 기록을 세우며 절정에 달했다. 9년 동안 경기당 홈런은 0.28개(1143경기 324홈런). 3.53경기마다 홈런을 생산했다.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일본 진출 뒤 다소 주춤했다. 2004년부터 8년 동안 797경기서 홈런 159개에 그쳤다. 경기당 홈런 0.20개. 5.01경기당 홈런 1개였다. 이승엽은 “타자에 대한 전력 분석을 꼼꼼하게 하는 일본에서는 내가 노리는 공이 잘 안 왔다”고 회상했다.2004년 일본 롯데로 옮긴 뒤 2년 동안 44개의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요미우리 첫해인 2006년 만 29세 11개월 14일의 나이에 ‘한일 통산 400홈런’이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만 30세가 되기 전에 40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오 사다하루(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그리고 이승엽뿐이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LG 왼손 투수 신재웅(사진)은 2006년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투수코치 레오 마조니로부터 “당장 빅리그로 데려가 선발로 키우고 싶다”는 극찬을 받았다. 주위의 기대만큼 선발 데뷔도 화려했다. 그해 8월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하지만 신재웅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이듬해 박명환의 자유계약(FA)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한 뒤 어깨 부상에 시달리면서 점차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2010년 신고 선수로 친정팀 LG 유니폼을 입은 신재웅은 지난달 3일 한화전에서 6년여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최진행에게 3점 홈런을 맞았지만 부활을 기대할 만한 역투였다. ‘통산 2승’ 투수 신재웅이 LG를 4연패의 위기에서 구했다. 신재웅은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1실점 역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승이자 2176일 만에 거둔 승리. 7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2개에 불과했지만 볼넷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제구가 완벽했다. 신재웅은 “포수 김태군의 리드가 좋아 믿고 던졌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올 시즌 박찬호와 김병현에게 첫 승을 헌납하는 등 처음 만난 투수들에게 유달리 약했던 두산 타자들은 신재웅을 상대로도 3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LG는 4번 타자 박용택이 0-0으로 맞선 6회 2사 2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2-1로 쫓긴 8회에도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날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대구에서 SK를 8-1로 꺾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삼진 7개를 솎아내며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두 달 만에 4승째(4패)를 신고했다. 삼성의 테이블세터 정형식과 배영섭은 10타수 6안타 4타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SK 선발 윤희상은 7회까지 1자책점(4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시즌 8패째(5승)를 떠안았다. 롯데는 대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한화를 9-2로 누르고 2위로 뛰어올랐다. KIA는 광주에서 넥센을 9-1로 이겼다. 보름 만에 마운드에 오른 넥센 선발 김병현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LG의 추락은 지난달 22일 롯데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날 LG는 5-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봉중근이 강민호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은 뒤 5-6으로 역전패했다. 홧김에 더그아웃 소화전을 내려친 봉중근은 오른 손등이 부러져 3주간 뒷문을 비워야 했다. LG는 이후 4승 14패에 그치며 7위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롯데는 기세를 몰아 선두까지 내달렸다. 당시 반 경기 차에 불과했던 양 팀의 승차는 전반기를 마칠 무렵 7경기까지 벌어졌다. 두 팀의 얄궂은 운명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이어졌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이스턴(삼성 SK 두산 롯데) 올스타의 전 포지션을 싹쓸이한 롯데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3회까지 웨스턴(KIA LG 한화 넥센) 올스타의 류현진(한화)과 나이트(넥센)를 상대로 1안타에 그친 이스턴 올스타는 0-2로 뒤진 4회 웨스턴 올스타의 세 번째 투수 주키치(LG)를 상대로 강민호와 박종윤이 적시타를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스턴 올스타는 이어진 2사 2, 3루에서 황재균(사진)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2로 앞서 나갔다. 이스턴 올스타는 이어 전준우(이상 롯데)의 6회 솔로포로 한 점을 추가해 5-2로 승리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황재균은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45표 중 23표를 얻어 팀 동료 전준우(8표)를 제치고 생애 첫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롯데는 역대 31차례 올스타전에서 13명의 MVP를 배출하며 올스타전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웨스턴 올스타는 4회 강정호가 올 시즌 최다승 투수 삼성 장원삼(11승)을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터뜨리며 앞서 나갔지만 팀 타율 1위(0.273)의 롯데 타선을 막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패배를 되갚은 이스턴 올스타는 역대 전적에서도 23승 13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웨스턴 올스타 선발로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과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스턴 타자 김상수(삼성)가 각각 최우수투수와 최우수타자상을 받았다. 10개의 아웃카운트가 주어지는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는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한화 김태균이 3개에 그친 LG 박용택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태균은 3번째 올스타전 홈런왕에 오르며 양준혁(은퇴) 박재홍(SK)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태균은 예선에서 1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신기록을 세워 대전 팬들을 즐겁게 했다. 대전=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열심히 투표해 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롯데 홍성흔은 최근 올스타전 팬 투표 결과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을 제치고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부문 1위를 차지해서다. 야구팬들은 성적이 앞선 이승엽의 탈락을 아쉬워했다. 롯데가 이스턴리그 10개 포지션을 싹쓸이하면서 투표의 공정성을 두고도 뒷말이 많았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올스타 멤버를 다 가졌으니 올 시즌 꼭 우승을 해야 한다”며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1일 오후 6시 30분 대전구장에서 열린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롯데다. 역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명단을 보면 롯데 선수들은 올스타전을 가장 즐길 줄 아는 ‘별 중의 별’이었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30차례 열린 올스타전에서 12차례나 MVP를 배출했다. 프로 출범 첫해 김용희(SK 2군 감독)는 3차전까지 열린 올스타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MVP에 올랐다. ‘마이카’가 드물던 시절 승용차(맵시)를 부상으로 받기도 했다. 이후 박정태(1998, 1999년) 정수근(2004, 2007년) 이대호(2005, 2008년)가 두 차례씩 MVP에 선정되며 올스타전에서 롯데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6년 두산 소속으로 MVP가 된 홍성흔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10년 올스타전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며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부상 탓에 홈런레이스 출전을 포기한 홍성흔은 본경기에만 집중하며 3번째 ‘미스터 올스타’에 도전한다.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홈런레이스도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이스턴리그에서 최정(SK), 강민호(롯데), 김현수(두산), 진갑용(삼성)이, 웨스턴리그에서는 박용택(LG), 김태균 최진행(이상 한화), 강정호(넥센)가 출전한다. 올 시즌 홈런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는 동갑내기 거포 강정호(19개)와 최정(18개)은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친다. 본경기에 앞서 오후 3시 30분부터는 팬 사인회와 번트왕 대회, 홈런레이스 예선전이 열린다. 메이저리그에 이어 한국 무대에서도 올스타로 뽑힌 한화 박찬호의 번트 실력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992년 공주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한양대에 다니던 1994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하는 바람에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없었다.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한국 무대로 복귀한 박찬호는 그 당시 인연이 닿지 않았던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19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로 나섰다. 한화가 ‘레전드 데이’로 기획해 빙그레 유니폼을 입은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팀의 3연패를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전날 류현진이 2이닝 동안 8실점하며 무너진 탓에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박찬호는 올 시즌 삼성전에 2차례 선발로 나서 2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은 7.45로 상대한 7개 팀 가운데 가장 나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박찬호는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전날까지 팀 타율 2위(0.271)를 달리던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왼손 타자의 무릎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컷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올 시즌 16차례 선발 등판에서 첫 무실점 경기라 기쁨도 더했다. 한화 타자들은 0-0으로 맞선 2회 이대수의 3점 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아내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문제는 허약한 불펜이었다. 5-0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김혁민은 7회 이지영과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점을 내줬다. 한화 불펜은 8회와 9회 1점씩을 내주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날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삼성 이지영은 10회 1사 2루에서 결승 2루타를 날리며 6-5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9회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SK는 잠실에서 LG를 8-2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무릎 부상 후 2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SK 선발 마리오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4승째(2패)를 올렸다. KIA는 광주에서 선발 앤서니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6-0으로 꺾었다. 넥센은 목동에서 롯데를 5-3으로 꺾고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2루 쇄도였다. 41세 노장 LG 최동수의 전력 질주는 연패 탈출을 향한 LG 선수들의 강한 열망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LG가 모처럼 공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근 7연패이자 홈구장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 LG가 2-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8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동수는 SK의 3번째 투수 이재영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다. 걸음이 느린 최동수로서는 2루로 뛸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공을 잡은 건 강견으로 유명한 SK 김강민이었다. 하지만 최동수의 발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거침없이 2루로 뛰었다. 당황한 김강민이 뒤늦게 공을 던졌지만 최동수의 발은 이미 2루 베이스를 밟은 뒤였다. 이 주루 플레이 하나가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LG는 한 점 차로 리드하고 있긴 했지만 불안한 처지였다. 6회말 1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무산시키는 바람에 역전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한 점이 절실했던 LG로선 무사 2루 상황이 반가웠다. 최동수는 곧바로 발 빠른 주자 김일경으로 교체됐다. 이후 1사 1, 3루 김태군의 타석 때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가 나왔다. 방망이가 약한 김태군이 1루 쪽으로 스퀴즈 번트를 대 한 점을 보탰다. “상황에 따라 에이스 주키치를 중간 계투로 투입할 수도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던 LG 김기태 감독은 6회에 정말로 주키치를 등판시켜 2이닝을 막게 했다. 8회와 9회는 각각 유원상과 봉중근이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LG의 3-1 승리. 전직 메이저리거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서재응(KIA)과 김선우(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 경기는 김선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김선우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두산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5월 22일 SK전 이후 56일 만의 승리. 최근 개인 5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서재응 역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회 김현수에게 결승 2점 홈런을 맞은 게 패인이 됐다. 목동 경기에서는 넥센이 롯데에 6-3으로 역전승했다. 삼성-한화의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롯데 외국인 투수 유먼은 선발로 나서는 날이면 예민해진다. 특히 전담 포수로 강민호를 고집한다. 유먼은 고집이 세고 흥분을 잘하지만 강민호와 배터리가 되면 안정을 찾는다.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먼을 보면 야구는 ‘포수놀음’에 가깝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수가 팀 전력의 60∼70%를 차지한다면 이 중 반 이상은 포수의 몫”이라고 했다. 올 시즌 1∼3위(이하 14일 현재)에 포진한 삼성 롯데 두산의 공통점은 든든한 안방마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수 최고령인 삼성 진갑용(38)은 타율 0.323에 득점권 타율 0.491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안정된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올해 66경기에서 실책이 단 2개일 정도로 수비능력도 좋다. 강민호와 두산 양의지는 진갑용의 뒤를 이을 간판 포수로 손꼽힌다. 둘은 모두 ‘공격형 포수’다. 강민호는 지난해 실책을 8개 구단 가운데 최다인 15개나 저질렀지만 올해는 2개뿐이다. 양의지는 올 시즌 27개의 도루를 잡으며 도루 저지율 1위(0.386)에 올라 있다. 반면 포수 자원이 부족한 팀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7위 LG와 8위 한화가 그렇다. LG는 지난해 말 SK로 이적한 조인성의 빈자리가 크다. 김태군(타율 0.213)과 심광호(0.205)는 타격이 약하고 윤요섭은 수비가 불안하다. 한화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전 포수 신경현은 극심한 타격 부진(타율 0.181)으로 제몫을 못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프로 7년차 정범모를 기용하고 있지만 실책이 7개나 돼 불안하다. 아직 블로킹 능력과 송구 동작에서 다듬을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다. 포수는 야구에서 성장이 더딘 포지션이다. 각종 장비를 부착해야 하는 탓에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 SK 이만수 감독은 “매일 마스크를 쓴다는 건 매일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좋은 포수는 좋은 팀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SK가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데는 투수 리드의 달인 박경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은 1999년 진갑용이 이적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4번 우승했다.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팀과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일치한 경우는 8번이나 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어제도 똑같은 대답을 했는데요…. 마∼ 올해 안에 홈런 한 개는 안 치겠습니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초반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을 당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류 감독은 그때마다 똑같은 대답을 내놨다. 최형우에게 최대한 부담을 덜 주면서도 희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한때 마음속으로는 ‘최형우와 관련된 질문에는 말하지 말자’는 생각까지 했지만 참았다고 했다. 최형우는 류 감독의 인내 속에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12일 LG와의 대구 경기는 최형우의 집중력이 빛난 한판이었다. 최형우는 3-3으로 맞선 7회 2사 1, 2루에서 상대투수 이상열의 시속 124km짜리 몸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4호이자 통산 100호 홈런. 최형우 직전 타자인 박석민이 고의 사구로 1루에 출루한 터라 자존심이 상했는데 보란 듯이 대포로 복수한 것이다. 6-3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8회부터 권오준 오승환 필승 계투조가 LG의 추격을 막고 6-5로 이겼다. 최형우는 이날 2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선두 삼성은 2위 롯데를 2경기 차로 따돌렸다. LG는 6연패. 최형우는 “상대 투수 이상열이 변화구를 잘 던지는 걸 노린 게 주효했다.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날려 기쁘다. 올해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기본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KIA는 광주에서 롯데를 5-1, 8회 강우콜드게임으로 잡고 5할 승률을 돌파(34승 4무 33패)했다. KIA 선발 소사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포함해 7안타 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4패)째를 거뒀다. KIA의 특급 불펜으로 떠오른 박지훈은 시즌 2세이브(2승 2패)째를 기록했다. SK는 문학에서 넥센을 10-2로 잡고 8연패를 끊었다. SK 이호준은 2-2로 맞선 6회 결승 2점 홈런을 기록하며 고참의 힘을 보여줬다. 선발 송은범에 이어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엄정욱은 시즌 3승(2세이브 3패)째를 올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한화를 9-2로 꺾었다. 두산 선발 김승회는 5이닝 3안타 2실점 호투로 시즌 4승(5패)째를 거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인천=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4번 타자 이대호가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퍼시픽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를 유지했다. 이대호는 10일 라쿠텐과의 방문 경기에서 2-2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가와이 다카시의 6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15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54타점째. 이대호는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타율은 0.302. 오릭스는 연장 10회 끝내기 3점 홈런을 내주며 3-6으로 져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배구에서만 ‘블로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야구에서 포수도 블로킹을 잘해야 한다.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의 승부를 가른 것도 블로킹이었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원바운드 공을 곧잘 막아냈다. 반면 LG 포수 김태군의 블로킹은 아쉬움이 남았다. 2-2 동점이던 5회 수비. 1사 1루 박한이 타석에서 투수 김광삼이 던진 2구째 원바운드 공이 김태군의 몸을 맞고 뒤로 빠지면서 1사 2루가 됐다.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 돌렸지만 이승엽 타석에서 다시 원바운드 공이 김태군 뒤로 빠졌다. 이 공은 백네트까지 굴러갔고 그 사이 발 빠른 2루 주자 김상수는 홈까지 밟았다.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5이닝 2실점으로 3-2 승리를 이끈 장원삼은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은 잠실에서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터진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화에 4-3으로 역전승했다. 광주(KIA-롯데)와 문학(SK-넥센)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을 앞둔 중국 선수단이 ‘돼지고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8일 “중국 선수단은 선수촌 밖에서 식사를 할 때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수영 대표 선수들은 최근 40일 동안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생선과 단백질 분말로 영양을 보충했다. 이는 중국 국가체육총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중국 체육 당국이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은 중국 선수들에게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 약물로 지정한 클렌부테롤이 검출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클렌부테롤은 천식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이지만 지방을 태우고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체육계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살코기를 많이 얻기 위해 클렌부테롤을 먹인 돼지가 대규모로 유통돼 논란이 됐다. 실제로 이 돼지고기를 섭취했다가 도핑검사에 적발된 중국 선수들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퉁원은 2010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클렌부테롤 양성판정을 받아 2년 동안 출전자격이 정지됐다. 수영 대표였던 어우양쿤펑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도핑테스트에서 클렌부테롤이 검출돼 영구제명 됐다. 단백질 주 공급원인 돼지고기 섭취가 제한되자 선수단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위줴민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월드그랑프리 토너먼트에서 4연패를 당하자 “선수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못해 힘이 떨어졌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최근 중국에서 염색 만두, 튀김용 기름 재활용 등 불량식품 문제가 불거지고 식품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먹은 식단을 상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일부 선수단의 경우 지방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안전한 육류를 섭취하기 위해 선수단이 직접 닭과 돼지를 기르기도 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역시 SK네.” 내우외환 속에서도 지난달 25일까지 SK가 줄곧 선두를 지키자 야구 전문가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2000년대 후반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SK의 저력에 대한 부러움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랬던 SK가 최근 5연패에 빠지며 6일 현재 넥센과 함께 공동 4위다. 4위까지 처진 건 지난해 9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최대의 위기다. 자칫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인 4위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의 추락은 선발진 붕괴에서 비롯됐다. 땜질 선발이 난무하다 보니 올해 선발로 등장한 투수만 13명이다. 선발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LG(10명)보다도 많은 리그 최다다. SK는 에이스 김광현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2선발 송은범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 로페즈는 중도 퇴출시켰다. 6월 김광현이 돌아와 한숨 돌리자 잘 던지던 마리오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건 윤희상(15경기 4승 6패)뿐이다. 선발 붕괴는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마무리 정우람(12세이브)과 셋업맨 박희수(18홀드)는 6월 21일 각각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만수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길게 던지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SK 선발은 최근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는 단 세 번에 불과할 정도로 흔들렸다. 방망이 부진도 심상치 않다. 6일 현재 팀 타율(0.253)과 타점(266), 득점(284) 모두 최하위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팀 홈런(65개)을 날렸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중심 타자인 박정권(0.230) 박재상(0.228) 김강민(0.248) 등의 성적도 예년만 못하다.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던 이 감독의 조급증도 부진에 한몫했다. 그는 “8월까지 패보다 승이 18경기는 많아야 1위 경쟁을 할 수 있다”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SK는 35승 1무 33패로 겨우 2승이 더 많다. 이광권 SBS-ESPN 해설위원은 “정규시즌은 마라톤과 같다. 아직 레이스가 절반이 남아 있는데 이 감독이 너무 서두른다”고 우려했다. SK는 6일 우천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이틀 연속 네 경기가 모두 취소된 게 반갑다. 이틀 연속 전 경기 취소는 지난해 6월 25, 26일 이후 377일 만이다. 흐트러진 전력을 재정비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인 셈.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SK가 8월 말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한다면 4강 싸움은 해볼 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