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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다음 달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유럽 판매용 냉장고와 세탁기 신제품 25종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유럽의 에너지 가격 급등을 고려해 제품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고, 유럽의 주거 환경을 반영한 디자인과 편의성을 제품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냉장고는 단열을 강화해 온도 유지에 필요한 컴프레서 가동을 줄였다. 또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맞춰 컴프레서 가동을 최적화해 전력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보텀 프리저(상냉장·하냉동 냉장고), 프렌치 도어(상단 양문형 냉장실·하단 서랍형 냉동고) 등 주요 냉장고 신제품이 지난해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개선해 업계 최고 수준 효율을 낸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의 집이 좁다는 점에 착안해 냉장고 문을 본체 안쪽으로 회전시키는 기술을 도입해 벽이나 가구장에 밀착해서 설치해도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했다. 세탁기의 경우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이 일찍 상용화된 유럽 시장을 겨냥한 고효율 워시콤보 신제품을 선보인다. LG전자는 2021년 일체형 세탁건조기 가운데 유럽 최초로 에너지 효율 A등급을 받은 ‘LG 시그니처 히트펌프 워시콤보’를 출시해 시장 1위에 올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19일 법안 처리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날(18일) 경제 6단체에 이어 국내 최대 외국계 경제단체가 국내 투자환경 악화 등을 호소하며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고 요구한 것. 하지만 민주당은 일단 법안을 통과시킨 뒤 시행령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며 원안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상정해 24일 표결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 암참 “與 원내대표도 노란봉투법 완벽하지 않단 것 알아”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나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한국의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다국적 기업에 더 매력적인 투자지가 되기 위해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치·규제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란봉투법 통과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희는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말했다”며 “만약에 법안이 통과된 뒤 문제가 생기면 즉시 충분히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그(김 원내대표)도 노란봉투법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167개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50.3%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본사의 한국 투자 결정이 지연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법 시행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한 기업도 전체의 33.5%였다.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 암참과의 면담에서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정책과 투명한 규제”라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일은 정부와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안 처리 시점을 늦추는 방안이 언급됐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에 암참 측은 비공개 면담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전제로 “법안 통과 이후 한국에 진출하거나 투자하는 기업 환경에 큰 우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여당이 잘 발신해 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에 대해 “원칙적 부분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맞춰가야 할 부분도 있고, 세계적 수준에서 노동자라든가 상법 수준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두 법안 모두 처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두 법안 모두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처리 필요성을 강조한 사안”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 24일 국회 문턱 넘을 듯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함에 따라 민주당은 21일부터 25일까지 본회의를 열어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후 표결해 하루에 한 건씩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21일부터 22일 오전까지 순차적으로 방송 2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23일 오전 노란봉투법을 상정해 24일 표결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초 22일 곧바로 노란봉투법을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이날로 예정된 점을 고려해 여야는 이날 필리버스터와 표결을 하루 쉬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와 15개 지방 경총 및 업종별 단체는 국회 본관 앞에서 ‘노동조합법 개정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제단체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제단체들은 “경제계의 요구를 무시한 채 노동계의 요구만을 반영해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회가 근로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경제계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끝내 협의의 손길을 거부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대한민국은 파업과 분규가 일상화되는 ‘파업 공화국’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며 “여야·노사·전문가가 함께하는 ‘노동조합법 수정 협의체’ 가동에 대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문을 여는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 10명 중 8명은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노사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기업 10곳 중 4곳은 국내 사업 축소·철수·폐지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4%는 산업현장의 노사 갈등이 노란봉투법 통과 후 더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업체 노동자 등에게도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합법적 쟁의행위 대상을 ‘근로 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응답자의 80.9%는 “노란봉투법 통과시 파업횟수와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자동차, 조선, 전자, 물류 산업 등은 업종별 단계별 협업 체계로 구성돼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하청업체의) 쟁의 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경영계 의견”이라고 했다.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노동쟁의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내용에 공감하는 응답자는 8.2%에 불과했다. 국민의 35.8%는 ‘사업재편과 기술투자 등이 늦어질 수 있어 반대한다’고 했고, 56.0%는 ‘의무화하기 전에 충분한 노사대화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또 8월 임시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 응답자가 전체의 65.3%였다. 기업들은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경우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대한상의가 600개 국내기업, 167개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 응답)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 45%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협력 업체 계약 조건을 변경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답했다. 그 외 국내사업 축소·철수·폐지를 고려하겠다는 답변은 40.6%,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30.1%였다. 외투기업 가운데 노란봉투법 통과에 대해 ‘본사 투자 결정 지연 또는 철회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답변은 50.3%였다. 이어 ‘본사 정책과 한국 노동법 규제 간 괴리 확대’(39.5%), ‘한국시장 투자매력도 하락’(33.5%) 등도 우려 대상이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늦깎이 대학생 이대웅 씨(35)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동의 발달 지연(장애) 가능성을 조기에 알려주는 서비스를 현실화할 방안을 찾는 데 나섰다. 이는 아동 정신 상담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마인드아너스’가 AI 개발자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제시한 과제다. 이 씨는 “사용자가 입력한 육아 일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동의 발달 상태를 추적하는 AI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미지·비디오·오디오 캡셔닝(사진이나 영상에 자막을 다는 기술), RAG(검색으로 보강한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이를 파악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AI 솔루션을 개발하려는 대학생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개발자를 꿈꾸는 AI 인재들이 만드는 사회 문제 해결 솔루션 개발 경연 대회가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인 ‘소셜밸류커넥트(소백·SOVAC) 2025’에서 25, 26일 이틀간 열린다.● 중장년층 ‘친구 만들기’도 AI로 해결 SOVAC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SK텔레콤의 대학생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플라이 AI 챌린저(FLY AI Challenger)’와 협업해 ‘SK텔레콤 플라이 AI 엑스 SOVAC 챌린저’ 프로그램을 올해 SOVAC 2025에 신설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9곳의 사회적 기업이 제시하는 과제를 대학생 참가자들이 해결하는 AI 솔루션 경진 대회다. 플라이 AI 챌린저 7기로 활동 중인 교육생 66명이 12개 팀을 이뤄 이번 경진 대회에 참여한다. 12개 팀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된 4개 팀에 상이 주어진다. 현대 사회의 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 ‘시놀’은 여행 성향을 기반으로 중장년층의 여행 동반자 맺어주기, 여행 장소 추천 서비스 솔루션 개발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도전하는 송승호 씨(27)는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싶은 중장년층이 어디서, 어떤 사람과 어울려야 할지 등을 AI 솔루션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도가 높아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보고서 작성을 AI로 자동화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여기에 도전하는 대학생 김지헌 씨(26)는 “AI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기업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더 많은 노력 기울여 생태계 육성해야” 올해 7회째인 SOVAC은 대학생 등 미래 세대뿐 아니라 정부, 사회적 가치 생태계 지원 조직, 글로벌 인사들로 참여 대상을 늘렸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플래그십 세션은 SOVAC 2025의 중심 무대다. 이 세션은 행사 첫날인 25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번 플래그십 세션에 패널로 참석하는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이전과 달리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 많아졌음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다룰 예정”이라며 “그 외 임팩트 투·융자 등 사회적 금융 시장의 과제, 개인 기부금이나 기업의 사회공헌 자금이 사회적 가치 생태계에 공급되는 현황과 이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정책 제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SOVAC이 공동 주관으로 참여하는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는 SK하이닉스·마이크로소프트의 ‘AI 포 임팩트(for Impact)’ 프로젝트 성과 발표가 25일에 진행된다. 일상 속 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지역 사회와 환경 분야에서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 사례들이 소개된다. AI 포 임팩트는 한미 대표 기업이 사회적 기업과 환경·안전·보건 분야 시민과학자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해 지역·환경 현안 해결과 기술 기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5월 시작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정수기 카운터탑’(사진)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크기까지 거르는 초정밀 4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미세플라스틱, 납·수은 등 중금속, 마이크로시스틴을 포함한 82종의 유해 물질을 제거한다. 이는 국내 출시된 카운터탑 정수기(싱크대 위에 올려두고 쓰는 형태의 정수기) 중 가장 많은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수준이다. 이 제품의 정수 성능, 내구성은 미국국가표준협회(ANSI)가 공식 승인한 정수기·음용수 실험 기관인 NSF 인터내셔널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이 제품은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사용해 부식에 강하고, 직수관 자동 살균과 잔수 비움 기능을 탑재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통한 필터 교체 알림 △10mL 단위 출수량 조절 △최대 90도까지 5도 단위 온도 설정 등이 가능하다. ‘빅스비’ 음성 인식을 활용해 냉수·정수 모드, 원하는 출수량, 라면 38종 조리용 맞춤 물 양 등을 목소리로 설정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가로 17cm 크기의 슬림형 카운터탑 구조로 별도 공사 없이 설치할 수 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전자가 조직 내 인력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최대 3년 치 연봉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TV사업부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 소속 만 50세 이상 임직원과 최근 몇 년간 성과가 저조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은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며, 근속 연한과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치 연봉 수준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LG전자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가속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필요 시 조직 내 연령 구성을 고려해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과 더불어 LG전자는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브라보마이라이프(Bravo My Life)’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퇴직을 앞둔 직원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1년간 근무시간 절반을 활용해 창업, 기술 교육 등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재정난에 빠진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을 살리는 것에 더해 핵심 전략 물자인 반도체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인텔 지분 매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번 보도에 대해 “가정으로 논의되는 거래는 공식 발표 전까지 추측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대금 일부를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2년 착공한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설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재정난 때문에 완공 시점을 올해에서 2030년으로 연기했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2022년 1분기(1∼3월) 이후 매 분기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지분은 10%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확보가 아닌 긴급 자금 지원 성격이 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해당 조치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경쟁사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보유할 경우 빅테크들이 ‘인텔 몰아주기’ 주문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영난을 겪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난에 빠진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을 살리는 것에 더해 핵심 전략 물자인 반도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인텔 지분 매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텔은 “미국의 기술·제조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보도 이후 “공식 발표 전까지는 가정에 대한 언급은 추측일 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업계에선 이미 구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2년 착공한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단지를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시설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재정난 때문에 완공 시점을 당초 올해에서 2030년으로 연기했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2022년 1분기(1~3월) 이후 매 분기 적자를 내고 있으며 올해 2분기(4~6월)까지 누적 손실은 196억 달러(약 27조2000억 원)에 달한다. 3월 취임한 탄 CEO는 인텔의 재정 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만약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면 지분율은 10% 안팎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제너럴모터스(GM)에 구제 금융을 투입해 60%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경영권 확보가 아닌 긴급 자금 지원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인텔 지분은 블랙록(8.8%) 등 2690곳의 기관투자가가 68.64%를 보유하고 있다.한편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도 파급 효과가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 정책을 결정하는 미국 정부가 인텔에 발주 물량이 가도록 유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어요. 원래대로라면 주문 전화가 계속 울리는데, 지금 한 통도 안 오잖아요. 이렇게 장사가 안 됐던 적은 없었어요.” 13일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산단) 내 롯데케미칼·LG화학 대산공장 앞에서 공구상을 운영하는 김정현 씨(56)가 한 말이다. 그는 “요즘 외상을 한 롯데케미칼·LG화학 협력업체들의 대금 지급이 자주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산업의 핵심 동맥 역할을 해왔던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가 서산시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누적된 실적 부진이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생산 라인이 멈춰서면서, 대산산단 내 주요 공장에는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앞에서 식당을 하는 박미정 씨는 “밥 먹으러 오던 손님들이 갑자기 안 보인다”며 “라인 가동이 중단되니 일거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모 등 보호구를 판매하는 이상미 씨는 “최근 안전 장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안전 장비가 석유화학 공장의 필수품인데도 사지 않는다는 건 공장에 안전모를 쓸 사람이 줄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세금 안 걷히고 인구 줄고, 불황 직격탄서산 내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특히 서산은 석유화학에 특화된 산단이라 최근 석유화학 불황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서산시에 따르면 서산시 인구는 올해 7월 기준 17만9579명으로 18만 명 선이 무너졌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협력업체 직원과 임시 고용 직원, 또 그 가족들이 지역을 떠나며 인구 감소에 직면했다. 서산시 지방 재정에 큰 기여를 했던 대산산단의 석유화학 공장들은 최근 세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이날 만난 서산시청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 위기로 기업들의 세금 납부액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며 “지난해 지역 내 석유화학 기업 적자가 상당한 만큼, 올해도 세수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산시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실사단은 4일 서산을 방문해 현장 실사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실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공장들을 둘러보니 일부 라인은 철거를 앞두고 아예 배관을 분해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에틸렌글리콜(EG) 2공장 등 일부 시설은 이미 오랫동안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서산시 전체 위기가 된 석유화학 위기서산시 최북단에 있는 대산산단의 위기는 서산시 전체의 위기로 번지고 있었다. 서산시청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6월에 보증금 300만 원짜리 월세 한 건, 7월에 매매 한 건을 했다. 8월에는 단 한 건도 계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서산시청 근처 중앙로 거리 상가들에는 ‘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약 1km 거리에 빽빽하게 들어찬 상가들은 세 곳 중 한 곳꼴로 공실이었다. 지역 경제가 빠르게 얼어붙자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에게 친필 손편지를 보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요청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심의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산과 마찬가지로 석유화학 산업 침체로 위기를 겪는 여수는 이미 산업위기 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업체 간 치킨게임에 뾰족한 지원책도 없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에 공통적으로 산업용 전기료 감면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기료는 2021년 대비 약 80% 늘었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업 통합과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이다. 하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의 생산량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는 원론적인 해법은 이미 기업 간 ‘치킨게임’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2월 산업부가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은 민간 주도의 자발적인 사업 재편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자발적인 사업 재편은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한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감산 또는 설비 폐쇄를 다른 곳보다 먼저 하면 ‘저 기업은 경영이 어렵구나’라고 시장에서 인식될 수 있어 꺼리는 상황”이라며 “각 사의 이해관계가 달라 자발적인 통합이나 생산량 감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여유가 있는 기업은 무너지는 곳이 나오면 그 기업의 생산 시설을 싸게 인수할 수 있어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서산=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의 자체 실적 전망치를 높였다. 인공지능(AI) 수요 급등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된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론은 11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를 기존 104억∼110억 달러(약 14조5000억∼15조3000억 원)에서 111억∼113억 달러(약 15조4000억∼15조7000억 원)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기존 2.50달러에서 2.85달러로 높였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상승 이유에 대해 “AI가 고성능 메모리의 전례 없는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올해 생산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판매가 끝났으며, 내년까지 높은 HBM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HBM이 수요를 촉발시키며 구형 D램 가격도 오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7∼9월) DDR4 가격이 최대 9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전날보다 4.06% 오른 123.7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에서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형태의 공동체가 ‘다자주의 수호’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사진)는 12일 한국경제인협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개최한 제32차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로빈슨 교수는 “최근 다자주의의 위기는 기존 제도가 모든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자발성, 개방성, 비구속성, 합의 기반 협력이라는 APEC의 ‘열린 지역주의’ 원칙이 다자주의 쇠퇴와 보호주의 강화 등 ‘닫힌 지역주의’로 회귀하려는 글로벌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로빈슨 교수는 APEC이 ‘국가’ 대신 ‘경제체’ 개념을 사용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APEC은 경제체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국가가 아닌 홍콩 등의 참여가 가능하다. 그는 “더 유연한 정체성이 필요한 시대에 APEC의 접근법이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 구축에 있어 유럽연합(EU)보다 더 적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과 관련해선 “휴대전화, 선박, 자동차뿐만 아니라 K팝, ‘오징어게임’, K뷰티까지 경제적, 문화적으로 놀랍도록 창조적인 사회”라며 “APEC 내에서 다양한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 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를 연 PECC는 APEC의 싱크탱크이자 공식 옵서버(참관 단체)다. 올해 한국이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서울에서 열렸다. 총 4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총회 결과는 ‘여의도 선언’으로 정리해 10월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저사양 반도체 수출 재개를 허가받는 조건으로 대중(對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미국 정부에 내는 ‘수출 통행세’만 최소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인 엔비디아 ‘H20’의 중국 수출 재개는 H20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는 일단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조건이라, 향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납품단가 인하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NYT “美 정부 최소 20억 달러 수익”1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도체 H20, AMD는 MI308(중국 수출용 저사양 AI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재개하는 대신 각 품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수익 일부를 정부에 지불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와 AMD로부터 최소 20억 달러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H20 매출액 예상치를 뉴욕타임스는 150억 달러, FT는 230억 달러로 내다봤다. 이 수치에 15%를 적용하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에서만 22억5000만∼34억50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미국은 올 4월 H20과 MI308을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당시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서 미국의 최신형 반도체가 중국의 AI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엔비디아는 꾸준히 “저사양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과 이달 6일 거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8일 H20과 MI308의 대중 수출을 허용했다.● 이익 되면 자국 기업도 쥐어짜는 트럼프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향 AI 칩 수출 재개가 양사에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업체들의 H20 주문이 재개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20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를 한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 재개는 물량 증가로 이어져 유리하다”면서도 “다만 엔비디아와 AMD가 매출의 15%를 세금 형태로 내야 하는 만큼, 이를 협력사인 한국 기업에 전가해 고통을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해석되는 만큼, 대미(對美) 투자 압박을 받는 한국 기업들이 이를 참고해 유연한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자국 기업에 수출 허가를 내주는 대신 돈을 받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여기에 당초 H20의 중국 수출을 막았던 이유인 기술 유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정황도 없다. 그런데도 H20 수출을 허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통행세’를 받기 위해 수출 제한 조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중국 전문가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로 수익을 창출한 것에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록히드마틴도 중국에 전투기를 팔고 15% 수수료를 내면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는 “트럼프식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려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관세와 시장 규모 변화에 맞춰 글로벌 생산 설비를 재배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저사양 반도체 수출 재개를 허가받는 조건으로 대중(對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미국 정부에 내는 ‘수출 통행세’만 최소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H20 수출 재개는 H20 제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납품단가 인하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 “美 정부 최소 20억 달러 수익”1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도체 H20, AMD는 MI308에 대한 중국 수출을 재개하는 대신 각 품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수익 일부를 정부에 지불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와 AMD로부터 최소 20억 달러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H20 매출액 예상치를 뉴욕타임스는 150억 달러, FT는 230억 달러로 내다봤다. 이 수치에 15%를 적용하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에서만 22억5000만~34억5000만 달러를 받게 된다.미국은 올 4월 H20과 MI308을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당시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서 미국의 최신형 반도체가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엔비디아는 꾸준히 “저사양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과 이달 6일 거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8일 H20과 MI308의 대중 수출을 허용했다.● 이익 되면 자국 기업도 쥐어짜는 트럼프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향 AI 칩 수출 재개가 양사에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업체들의 H20 주문이 재개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20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를 한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 재개는 물량 증가로 이어져 유리하다”면서도 “다만 엔비디아와 AMD가 매출의 15%를 세금 형태로 내야 하는 만큼, 이를 협력사인 한국 기업에 전가해 고통을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해석되는 만큼, 대미(對美) 투자 압박을 받는 한국 기업들이 이를 참고해 유연한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자국 기업에 수출 허가를 내주는 대신 돈을 받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여기에 당초 H20의 중국 수출을 막았던 이유인 기술 유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정황도 없다. 그런데도 H20 수출을 허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통행세’를 받기 위해 수출 제한 조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중국 전문가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로 수익을 창출한 것에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록히드마틴도 중국에 전투기를 팔고 15% 수수료를 내면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는 “트럼프식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려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관세와 시장 규모 변화에 맞춰 글로벌 생산 설비를 재배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제품 수출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대중(對中) 판매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중국 반도체 공급망과 연계될 경우 자국 기업이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례없는’ 정책 방향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중국 수출용인 인공지능(AI) 칩인 H20와 MI308의 판매수익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대중 수출 허용을 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MD는 FT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설정한 규칙을 준수한다”고 밝혔다.앞서 FT는 8일 수출 통제를 관장하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엔비디아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허가 문제를 논의한 지 이틀만이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칩의 수출을 금지했다가, 지난달 입장을 바꿔 수출 재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의 H20 칩 수출 허가 발급이 지연돼 대중국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매출의 일부를 정부에 내기로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거래는 ‘관세’를 고리로 국내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유치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협상) 패턴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연계된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을 공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립부 탄 인텔 CEO에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탄 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계 미국인이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은 “탄이 중국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탄은 직접 또는 벤처 펀드를 통해 중국 군부와 관련된 일부 기업을 포함, 여러 중국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미국에 생산설비를 건설하거나, 짓겠다고 약속하는 기업에는 반도체 품목별 관세(100%)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건설 예정인 SK하이닉스 등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대통령 임기 중에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상무부에 신고한 뒤 건설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받을 경우 관세에서 면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100% 품목관세’ 발언에 노심초사하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 동안에는 관세 없이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는 러트닉 장관의 설명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관세율 100%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관세 100%는 ‘미국에 투자하라’고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 보내는 정치적 신호로 읽히기 때문에 과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에 눈에 띄는 혜택을 주면서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미국 본토에 투자를 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고,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 지역에 3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종 행정명령 등으로 관세 적용 범위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심도 여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령 파운드리는 관세를 면제해주고, 메모리 반도체는 면제 품목에서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와 투자 결정 시점을 두고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트럼프 임기 내 투자’를 핵심 기준으로 삼을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국 현지 생산 시설 확충을 결정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이 오히려 한국 반도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환 상명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결국 미국의 목적은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을 본토에 끌어들여 반도체 패권국이 되는 것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를 기회 삼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오히려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의 새로운 무역협정은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의 서막”이라며 “이제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세계 무역질서는 불가능하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각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협상)’가 1995년 출범해 30년간 유지된 기존의 WTO 다자무역 체제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15% 상호관세 및 거액의 대미(對美) 투자 등을 합의한 것을 ‘턴베리 체제’라고 명명했다. 턴베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지역 이름으로,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무역 합의를 체결한 곳이다. 그는 “(턴베리 합의는) 공정하고, 균형적이며, 구체적인 국익에 부합하는 역사적 합의”라며 “트럼프 라운드가 시작된 지 채 130일이 안 됐고, 턴베리 체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 구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우리가 세계 질서를 재편한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WTO 체제가 관세 보호를 해제시켜 미국의 제조 기반을 무너뜨리고, 낮은 노동 기준 등을 갖고 있는 중국에 이익을 안겨 줬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WTO 중심의 신자유주의 무역질서로 인해 미국은 산업과 일자리를 잃었다”며 “그 체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고관세를 통한 제조업 보호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투자를 위한 협정을 병행해 새로운 세계 무역질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새로운 미국의 접근 방식은 기존 무역 관료들이 선호한 지루한 분쟁 해결 절차 대신 합의 이행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불이행 시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히 재부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관세 정책이 물가를 올려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제 관세를 더 폭넓게 부과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억제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2%)를 상회하지만, 지난해 3월(3.5%)에 비해선 낮아졌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미국에 생산설비를 짓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는 기업들에 한해 반도체 관세(100%)를 면제하겠다고 7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면제 대상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만든 여천NCC가 운영 자금 부족에 따른 부도 위기에 처했다. 여천NCC가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당장 이달 21일까지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려 하지만, DL그룹은 근본적인 경영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석화단지인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여천NCC는 이날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추가 자금 수혈이 없다면)이달 21일 여천NCC는 부도가 불가피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여천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한때 연간 3000억 원에서 1조 원대의 이익을 내던 알짜 회사였다. 하지만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2년 3477억 원, 2023년 2402억 원, 지난해 2360억 원 등 3년 내리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3월 주주사 간 협의를 통해 2000억 원을 증자했으나, 누적 손실로 인해 또 자금난에 빠졌다. 한화그룹과 DL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신속하게 자금 지원에 나서 기업 지속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DL은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으나, 여천NCC 이사회 내 DL 측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천NCC 이사회는 총 6명으로, 한화그룹과 DL그룹이 3명씩 지명해왔다.DL케미칼 측은 “논의가 진행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여천NCC의 현금흐름이 안 좋아진 이유, 자구책을 갖췄는지, 주주가 얼마나 자금지원을 해야 하는지 등 경영상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 측 관계자는 “25년간 공동 경영을 해온터라 경영상황을 잘 알고 있다”라며 “양사가 1500억 원씩 지원을 할 경우 정상화되는데 문제가 없다”고 내다봤다. 또 “디폴트가 날 경우 지역사회, 근로자, 정부의 화학업계 구조조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하다”고 덧붙였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미국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의 새로운 무역협정은 새로운 글로벌 무역 질서의 서막”이라며 “이제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세계 무역 질서는 불가능하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각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협상)’가 1995년 출범해 30년간 유지된 기존의 WTO 다자무역 체제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우리가 세계 질서를 재편한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15% 상호관세 및 거액의 대미(對美) 투자 등을 합의한 것을 ‘턴베리 체제’라고 명명했다. 턴베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지역 이름으로,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무역 합의를 체결한 곳이다. 그는 “(턴베리 합의는) 공정하고, 균형적이며, 구체적인 국익에 부합하는 역사적 합의”라며 “트럼프 라운드가 시작된 지 채 130일이 안 됐고, 턴베리 체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 구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그는 기고문에서 WTO 체제가 관세 보호를 해제시켜 미국의 제조 기반을 무너뜨리고, 낮은 노동 기준 등을 갖고 있는 중국에 이익을 안겨줬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WTO 중심의 신자유주의 무역 질서로 인해 미국은 산업과 일자리를 잃었다”며 “그 체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고관세를 통한 제조업 보호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투자를 위한 협정을 병행해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새로운 미국의 접근 방식은 기존 무역 관료들이 선호한 지루한 분쟁 해결 절차 대신 합의 이행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불이행 시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히 재부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관세 정책이 물가를 올려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제 관세를 더 폭넓게 부과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억제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2%)를 상회하지만, 지난해 3월(3.5%)에 비해선 낮아졌다.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미국에 생산설비를 짓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는 기업들에 한해 반도체 관세(100%)를 면제하겠다고 7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면제 대상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가진 기업들은 이번 관세 부과의 대상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아 당분간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예측 못한 반도체 관세 100%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7일 국내 반도체 업계는 관세의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15% 상호 관세율에는 ‘다른 나라보다 손해 보는 건 아니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반도체 품목 관세가 100%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직 불확실성이 남은 것도 우려할 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약속하거나 진행 중인 경우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에도 외국 반도체 기업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물량에 한해 관세 면제를 하는지, 아니면 본국 생산분까지인지가 불명확하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주력 고객사로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율 관세 대상이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인데, 지금이 정확히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100%’ 발언을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압박하는 의도로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국에 생산 기지를 갖춘 기업에 ‘눈에 띄는’ 혜택을 준 뒤,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상황이 나을 수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고,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 지역에 3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최혜국 대우만 믿고 안심은 금물” 그러나 만일 미국이 현지 생산 물량에만 반도체 관세를 면제해 주겠다고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일부 물량만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한국이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미국에 생산 기반이 없다. 미국 외 생산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기는 것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충격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최혜국 대우’ 약속만 믿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관세 부과 품목이 완제품, 부품, 가공품 중 무엇일지 명확하지 않다”며 “만약 부품 반도체가 관세 부과 품목이 될 경우 D램, 낸드, HBM 등 부품 반도체가 주력인 한국 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대미 투자를 앞으로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할지 고민도 커지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에 고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기업도 그만큼 비싸게 반도체를 사야 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역시 주요 생산 시설이 일본 대만 등 아시아에 있다”며 “반도체 고관세가 미국 기업에도 유리하지 않은 만큼 미국 현지 투자 여부를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그룹은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빈그룹 지분 전량을 6년 만에 매각해 1조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빈그룹은 부동산 개발과 유통, 호텔,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이다. SK는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하던 빈그룹 지분 전량(6.05%)을 올 1월부터 지난달 초에 걸쳐 사전 지정된 제3자에게 장내 분할매각하는 ‘기관투자가 간 장내 매매 방식’으로 팔았다. SK는 2019년 빈그룹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하며 4대 주주로 올라섰다. SK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회수했다”며 “최근 빈그룹의 주가 상승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서 빈그룹 주가는 한 주당 3만9000동(약 2070원)이었는데, SK의 지분 매각 완료 시점인 이달 초 10만4000동으로 약 167%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SK가 이번 매각으로 약 1조3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빈그룹 지분 매각은 SK그룹이 진행하는 ‘리밸런싱’(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최근 비주력 자산을 처분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등 사업 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