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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불법 대출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문기 전 강원상호저축은행 대표(84·상지대 전 총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다우 부장판사는 9일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김 씨의 딸(55)에게는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10년 10월 강원상호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할 당시 자신의 딸에게 5억 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의 딸은 지인 명의로 불법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은 ‘대주주와 임직원의 직계 존·비속 및 배우자에게 대출(신용공여)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무분별한 신용공여 행위는 상호저축은행이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예금주를 보호하기 위해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상응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대출 과정에서 상당한 가치를 지닌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해 실질적으로 부실화 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춘천=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유봉여고 학생들이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을 찾아갔다. 이들은 유봉여고 학생회 임원들로 민 교육감에게 학교의 긴급 재난 진입로 개설을 부탁하고 학생 978명의 서명부와 호소문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도교육청을 찾아 온 이유는 4월 유봉여고와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유봉여중 본관 가사실습실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 불길이 크지 않아 학생 14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하는 가벼운 부상만 당했지만 학생 모두에게 화재에 대한 큰 불안감을 남겼다. 유봉여중·고 진입로는 3곳이지만 소방서에서 가까운 2곳은 보행 전용로와 승용차 통행만 가능한 골목길이어서 사실상 도청 앞으로 우회해 들어오는 길만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다. 화재 당시에도 소방차가 도청∼도지사 관사∼학교 구간으로 우회해 진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길도 폭이 2차로 정도에 불과한 데다 항상 주정차 차량들이 길 한쪽을 막아 대형 차량 통행에 애를 먹는 곳이다. 특히 등하교 시간대에는 자녀들을 데려다주기 위한 학부모 차량들로 큰 혼잡이 반복되고 있다. 이 구간은 ‘주정차 금지 구간’이 아니어서 주정차 단속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화재나 응급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소방차나 구급차가 출동할 수 없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호소문을 통해 “4월 화재는 위험 속에서 우리의 안전이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며 “긴급 진입로 확보는 다음에 있을지 모를 더 큰 화재 진압을 위한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밝혔다. 김윤정 학생회장은 “소방차가 폭이 좁은 진입로를 피해 먼 곳으로 우회하는 동안 불길이 유독가스를 내뿜었고 유독가스를 마신 학생들은 공포에 휩싸였다”며 “교통 혼잡, 토지 매매가 하락 등의 명목으로 학생들의 안전이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 교육감은 “학생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니 미안하다”며 “안타까운 화재 상황을 듣고 대안을 고민 중이었으며 춘천시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학교 측은 2014년부터 인접한 춘천시의회와 학교를 연결하는 도로 확장을 춘천시에 수차례 건의했다. 보행만 가능한 시의회와의 연결 도로를 확장해 비상시에라도 대형 차량 진입이 가능하게 해 달라는 것. 그러나 시 입장에서는 2018년 시의회가 이전하면 그 터를 매각해야 하는 데다 도시계획 변경 절차 등이 있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 확장 시 ‘주변 도로 혼잡’, ‘시의회 의정 활동 방해’, ‘지가 하락’ 문제도 우려된다. 이종헌 유봉여고 교감은 “긴급 재난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응급 상황 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크다”며 “학생과 교직원 등 1700여 명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적극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대한석탄공사 폐업과 국영광업소 폐광에 반대하는 강원 삼척시 도계읍 주민들의 궐기대회가 7일 도계종합회관에서 열렸다. 지난달 강원 태백 장성광업소, 삼척 도계광업소, 전남 화순광업소의 폐광설이 불거진 이후 열린 첫 궐기대회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도계읍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한석탄공사 폐업 저지를 위한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석탄공사 노조원, 지역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가해 “폐광은 주민 생존권을 말살하는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삼척시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도계읍은 60년 탄광촌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한 설득과 투쟁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 여러분의 뜨거운 의지와 동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1989년부터 지속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도시가 단숨에 폐허가 된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폐광정책 즉각 중단’ 등 9개 항의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도계읍은 전형적인 탄광지역으로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1980년대까지 인구가 5만 명에 달했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1만2000여 명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마지막 국영광업소인 도계광업소마저 문을 닫으면 인구 유출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몰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궐기대회를 마친 뒤 도계읍사무소까지 시가행진을 벌였다. 비대위는 정부 부처 항의 방문과 삼척시민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2, 3차 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장성광업소가 있는 태백의 지역현안대책위원회도 폐광에 반대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상태여서 폐광 반대 투쟁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71)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씨에 대해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조 씨에 대한 소환 조사와 피해자 조사 등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할 때 조 씨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기소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조 씨가 대작 화가가 그린 그림을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판매한 것은 불특정 다수의 구매자를 속여 이득을 취한 것(사기 혐의)으로 보고 사전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했다. 그러나 조 씨가 고령인데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적고, 구매자에게 피해 변제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무명화가 송모 씨(61)에게 대작을 요구했던 조 씨의 소속사 대표 겸 매니저인 장모 씨(45)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장 씨는 지난해 2월부터 조 씨의 매니저로 활동해 대작에 가담한 횟수는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파악된 조 씨의 대작 그림이 100점 이상이고 이 가운데 30여 점이 갤러리 등에서 판매된 것을 확인했다. 구매자가 파악된 대작 20여 점의 판매가는 총 1억7000만 원이고, 구매자가 파악되지 않은 10여 점을 합하면 총 2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장 씨를 2차례 소환 조사한 데 이어 3일 조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6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속초=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국립한국문학관을 강원 춘천시에 유치하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도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각종 기관 단체들이 지지 성명을 발표했고 춘천 곳곳에는 이를 열망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마감한 유치 신청 결과 전국에서 24개 지자체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 중구, 충북 청주시 옥천군, 충남 홍성·예산군 보령시 등 충청 지역 지자체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춘천시는 수도권과의 뛰어난 접근성 등 입지 조건이 어느 경쟁 도시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춘천시의 문학관 후보지는 근화동의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터. 이곳은 경춘선 복선전철의 종착역인 춘천역과 도보로 3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서울에서 전철이나 ITX-청춘 열차를 타고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과 춘천역을 운행하는 ITX-청춘 열차의 운행시간이 1시간 10분임을 감안하면 접근성 면에서는 경기 지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캠프페이지는 진입도로를 비롯해 전기, 가스 등 기반시설이 이미 조성돼 있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속하게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 캠프페이지는 1983년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한 곳으로 한중 수교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각별하다. 춘천시는 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공원을 개발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캠프페이지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춘천 명동 닭갈비골목과 도보로 10∼15분 거리에 있다. 문학이라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춘천은 뒤질 게 없다. 춘천은 한국 근대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김유정 선생의 고향으로 신동면에 김유정문학촌이 조성돼 있고 지난달에는 82억 원을 들인 ‘김유정문학마을’이 문을 열었다. 여기에다 춘천시와 지역 잡지인 ‘월간 태백’은 ‘정류장 도서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해 춘천이 문학의 도시 이미지를 갖추는 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춘천시는 또 무엇보다 범도민적인 유치 열기가 전국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난달 강원도내 18개 시장 군수들의 모임인 ‘도시장군수협의회’가 춘천 지지 성명서를 채택했고 도내 국회의원 8명도 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강원도의회 역시 춘천 유치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도내 12개 문화예술단체, 도문화원연합회도 지지 선언에 가세했다. 최갑용 춘천시 경제관광국장은 “현 시점에서 보면 입지 조건이나 유치 열기 등 모든 면에서 춘천시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도민의 유치 염원이 실현될 수 있도록 유치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 문학의 역사를 대표하는 문학관이자 문학 유산 및 원본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복원하고 보존·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문학관 터는 부지평가위원회의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 시청각 설명(PT) 심사 등을 거쳐 다음 달 결정될 예정이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수 조영남 씨(71)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씨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춘천지검 속초지청 관계자는 “조 씨를 소환해 조사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음 주 중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며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조 씨가 대작 화가인 송모 씨(61)에게 똑같은 그림을 배경만 조금씩 바꿔 여러 점을 그리게 한 뒤 이를 고가에 판매한 행위가 불특정 다수의 구매자를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씨가 2010년부터 최근까지 200여 점을 조 씨에게 그려준 것으로 보고 대작 여부와 판매 규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100여 점 이상의 대작 그림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30여 점의 대작 그림이 갤러리 등에서 판매됐다. 피해자가 특정된 대작 그림 20여 점의 피해액은 1억7000만 원이다. 구매자가 특정되지 않은 대작 그림 10점까지 합하면 2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씨가 고령인데다 유명인으로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낮은 점, 구매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변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달 중순까지 기소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이다. 앞서 조 씨는 3일 오전 8시 검찰에 출석해 16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같은 날 오후 11시 45분경 귀가했다.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실 관계는 대부분 인정했으나 “팝아티스트로서 통용되는 일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 조 씨가 자신을 팝아티스트라고 표현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대작 그림 구매자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대작(代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71)가 3일 오전 검찰에 출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이날 조 씨를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검찰에 출두한 조 씨는 청사에 들어가기 전 “(나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지, 정통 미술을 한 사람이 아닌데 어쩌다 이런 물의를 빚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를 성실히 잘 받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조 씨는 소속사 대표 겸 매니저인 장모 씨(45) 등을 통해 무명화가 송모 씨(61) 등에게 화투 그림을 그리게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씨가 판매한 대작 그림이 30점 가량이고 이를 산 구매자들의 피해액이 1억 원이 넘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송씨가 2010년부터 최근까지 200여 점을 조 씨에게 그려준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몇 점이 판매됐는지를 밝히기 위해 집중 수사해 왔다. 한편 이날 속초지청에는 조 씨의 팬클럽 회원들이 찾아와 ‘우리나라 최고의 팝아티스트 조영남, 세계적인 팝아티스트가 되도록 응원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발파 작업으로 갱도 안은 폭탄가루와 석탄가루가 가득했다. 코앞의 손바닥이 희미해 보일 정도였다. 30일 오후 1시 강원 태백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지하 425m는 상상을 초월했다. 바깥 기온은 섭씨 27도였지만 탄광에 걸린 온도계의 눈금은 36도, 습도는 85%를 가리키고 있었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환기구의 엔진 소음 탓에 바로 옆 사람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광부들은 묵묵히 탄만 캤다.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세상의 끝, 바로 막장이었다.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여기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분진(粉塵)이 난무했지만 광부들은 보안경도 쓰지 않았다. 썼다가는 금세 앞이 안 보이기 때문이란다. 방진 마스크 하나로 악조건을 견뎌내는 광부들은 삽질을 하기엔 비좁은 곳에서는 손으로 석탄을 긁어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훔쳐내려 무심코 눈을 비비다 석탄가루 고문을 당하기 일쑤였다. 희한하게도 광부들의 몸은 빛이 났다. 흥건히 젖은 땀에 탄가루가 달라붙어 작업복이 반들반들해 보이는 것이다. 올해로 30년째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오대현 씨(52)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기 때문에 작업복을 두 벌 갖고 들어가 중간에 갈아입어야 일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탄광의 특성상 작은 사고도 참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대한석탄공사가 설립된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65년간 각종 사고의 피해자는 6만2735명. 이 가운데 사망자만 1562명이다. 이재학 씨(58)는 “천장에서 돌이 떨어져 동료가 죽는 걸 눈앞에서 보기도 했고 나도 위험한 순간을 수도 없이 넘겼다”고 말했다. 그나마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설 부실로 일어난 사고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들이 일하고 있는 장성광(鑛)은 현재 국내에 남은 5개(민영 2개 포함) 탄광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980년대까지 6000명이 넘는 광부가 연간 220만 t의 석탄을 캤지만 작년에는 1100여 명이 47만 t을 채굴하는 데 그쳤다. 28년간 이곳에서 광부로 일한 이기재 씨(54)는 “정부가 전국의 국영 광업소의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얼마 전 접한 뒤 광부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며 “아무리 힘든 막장이지만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터전”이라면서 발을 굴렀다. 광부들뿐 아니라 지역사회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석탄공사 노조에 따르면 비정규직을 포함한 장성광의 근로자는 1170여 명. 4인 가족 기준으로 태백시 인구 4만7297명의 10%가량이다. 장성광이 폐광하면 태백시의 기반이 무너지고 지역경제가 몰락할 것이 뻔하다. 장성광과 함께 폐광 후보의 도마에 오른 강원 삼척시 도계광업소, 전남 화순군 화순광업소 역시 사정은 같다. 지역사회는 민관(民官)이 한목소리로 강력히 폐광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시와 시의회, 번영회 등은 잇달아 성명을 통해 “폐광 정책은 탄광지역 말살 정책”이라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폐광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폐광은) 도시가 마비될 정도로 충격적인 정책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정말 불가피하다면 대체 산업을 확보한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폐업설이 불거지자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폐광은 탄광 노사의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신청해야 한다”며 “석탄공사를 정리하는 것도 현재 공사가 진 부채를 처리할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석탄공사를 정부가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석탄공사의 지난해 말 부채는 1조5989억 원이다. 공사 노조 역시 이런 사정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폐광에 앞서 노조와의 충분한 논의와 대체 산업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진섭 석탄공사 노조 사무처장은 “연탄 수요가 줄어 생산량도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폐광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석탄공사 노조는 다음 달 2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다.태백=유원모 onemore@donga.com·이인모 /세종=신민기 기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강원 춘천시 육림고개 상권에 젊은 창업자들이 대거 입주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춘천시에 따르면 육림고개 상권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청년 창업자 14명(예비자 4명 포함)이 선정됐다. 선정된 청년 창업자들은 주로 맛집 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어 앞으로 육림고개 상권은 기존의 막걸리집들과 함께 맛의 거리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 창업자들은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한 초콜릿 전문점, 호떡, 떡갈비 핫도그, 수제 식빵, 전통 찻집, 막걸리집 등을 창업할 계획이다. 또 생활 한복과 양말인형, 손뜨개를 특화한 수공예 점포도 문을 연다. 이들 청년 창업자에게는 점포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이 지원된다. 춘천시는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등 2억8000만 원을 투입한다. 청년 창업자들은 다음 달 춘천시가 주관하는 상인교육을 받고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옛 육림극장 앞에서 중앙시장 연결 지점까지 약 200m 골목의 육림고개 상권은 현재 50여 개 점포 가운데 절반가량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춘천시가 상권 회복을 위해 막걸리촌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 뒤 한방카페 수공예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청년 점포 10곳이 문을 열면 인접한 중앙시장에 부족한 맛의 거리가 형성돼 전통시장 상권이 살아나고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71)의 대작(代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처음 사건을 제보한 송모 씨(60) 외에 다른 대작 화가들을 추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무명화가 송 씨뿐 아니라 조 씨에게 그림을 그려준 화가 3, 4명을 대면 또는 전화 통화로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송 씨와 같은 방식으로 조 씨의 의뢰를 받아 그림을 그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일부 화가는 “그림 100%를 그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조만간 조 씨를 소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송 씨에게 대작을 요청한 조 씨의 소속사 대표이자 매니저인 장모 씨(45)도 최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 씨가 대작 화가들에게 한 작품에 10만 원가량을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고가에 판매한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씨는 28일 사건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6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른들이 화투를 하고 놀면 안 된다고 했는데 오래 가지고 놀다 쫄딱 망했다”고 말했다. ‘화투’는 대작 논란이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제비’, ‘딜라일라’ 등을 부른 조 씨는 마지막으로 ‘모란동백’을 부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공연 후 예정된 공동 인터뷰에 불참한 뒤 매니저를 통해 “몸이 너무 아프다. 검찰 소환 전에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공연보다 해명이 먼저다”, “진실 없는 (그의) 행보를 보고 싶지 않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김배중 기자}
강원 춘천시가 몸짓의 향연에 빠져들었다. ‘2016 춘천마임축제’가 26일 저녁 공연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29일까지 춘천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마임축제에는 해외 7개국, 10개 단체와 국내 5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이번 마임축제는 크게 3개 분야로 구성됐다. 첫날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개막공연, 봄의 도시’와 축제 하이라이트인 ‘불의 도시, 도깨비 난장’, 도심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물의 도시, 아! 水라장’이다. 도깨비 난장은 27∼29일 무박 3일간 수변공원에서 열린다.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마임 공연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흥겨운 자리. 가로 349m, 세로 157m의 수변공원에 지름 10m의 계단형 분화구를 비롯해 간단한 음주와 함께 소규모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콜로세움까지 불 설치물이 만들어졌고 무대에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27, 28일 오후 7시부터 공연이 시작돼 다음 날 오전 3시경까지 각각 30편 이상의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메마른 도심에 물이 쏟아지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싸움을 벌이는 ‘아! 水라장’은 28일 오후 1시 중앙로 한국은행 강원본부 앞에서 펼쳐진다. 스페인 극단 ‘무 테아트로’와 국내 몸짓그룹 ‘몸꾼’ 등이 거리 공연으로 흥을 돋우고 일반 참가자들은 준비해 온 물총과 물바가지 등으로 물싸움을 즐기는 아수라장을 연출한다. 춘천시는 ‘아! 水라장’ 행사와 준비 기간인 27일 오후 6시부터 28일 오전 10시까지 중앙로 로터리∼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간 거리를 1개 차로만 남긴 채 통제한다. 또 본행사가 열리는 28일 오전 10시∼오후 4시는 전면 통제된다. 심현주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28회를 맞이하는 올 마임축제는 ‘몸짓, 춤짓, 광대짓, 대동짓’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며 “춘천시민뿐 아니라 관객 모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밤새 즐기고 뛰어놀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75)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이후에 경찰을 상대로 강연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손 명예회장은 3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대 후반의 여성 종업원 A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16일 입건됐다. 그러나 손 회장은 입건된 지 이틀 후인 18일 강원지방경찰청에서 경찰관 300여 명을 상대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폐허에서 기적을 이룬 힘, 기업가 정신’이었다. 손 명예회장은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같은 훌륭한 리더가 위대한 나라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경찰은 성추행 혐의자에게 강연을 맡긴 꼴이 됐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손 회장을 강연자로 초청한 것은 이미 수사를 시작하기 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성범죄 사건은 비밀 수사가 원칙이라 초청 당일까지 입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24일 강원 태백시 도심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태백시의 각종 기관 단체들이 내건 플래카드는 한결같이 대한석탄공사와 탄광 폐업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의 결집을 요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있다. 인접한 삼척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폐광지역인 태백과 삼척 지역이 마지막 남은 국영광업소의 폐광설로 폭발 직전이다. 최근 모 언론을 통해 폐광설이 보도됐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민들의 의구심과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광원들의 집단 실직은 물론 지역 경제는 초토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성광업소 근로자는(하도급 포함) 1117명으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태백시 인구 4만7297명(3월 현재)의 10% 정도에 해당한다. 도계광업소 근로자는 570여 명으로 삼척시 도계읍을 지탱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폐광은 지역 경제 몰락과 직결되는 셈이어서 태백과 삼척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관 단체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국회 항의 방문까지 이어졌다.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대책 없는 대한석탄공사 폐업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방적인 폐업 수순을 밟는다면 태백시민은 1999년 12·12 생존권 쟁취 투쟁보다 더욱 강력한 물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백시번영회도 “석공 폐업 시도는 폐광지역 생존권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폐업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미래 발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삼척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시의회, 도계읍번영회, 도계광업소 노조 등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플래카드 걸기, 성명서 발표, 지역 국회의원 면담 등의 폐광 저지 투쟁 계획을 마련했다. 강원도의회 폐광지역개발촉진지원특별위원회도 23일 성명을 통해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대부분의 광산이 폐광되면서 수십만 명의 광부와 가족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지역 경제는 황폐화됐다”며 “폐광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및 서민에너지 수호 차원에서 석공과 광업소 폐업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이날 “폐업 시도를 중단하지 않으면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폐광지역은 물론 도민이 한뜻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장인 유태호 태백시의회 의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폐광 시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백지화를 촉구한다”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1인 시위를 비롯해 대규모 집회, 상경 시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탄공사 노조는 25일 원주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총파업 찬반 투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71)의 대작(代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 씨의 대작이 ‘미술계의 관행’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18일 밝혔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지청장 김양수)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조영남 씨 대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알려지면서 문화계의 비판이 거센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건은 미술계에서 흔히 말하는 ‘조수’의 일반적인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 씨의 대작 논쟁이 불거진 뒤 미술계 일부에서는 “조수에게 작품의 콘셉트를 제공해 그리도록 하는 것은 관행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조 씨 역시 “대작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작업 관행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속초지청 관계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작업생을 두고 본인 감독 아래 구체적 지시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관행이라고 하는 것이지 조 씨의 사례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 씨가 강원 속초시에 거주하는 무명 화가 송모 씨(60)가 그린 그림을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유통시킨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사건을 제보한 송 씨는 “8년 동안 작품당 10만 원을 받고 수백 점의 그림을 대신 그렸다”며 “통상적인 작업 보조 수준이 아니라 90% 이상 그림을 완성해 제공했고 조 씨가 덧칠과 서명을 보태 자기 작품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대작 그림에 조 씨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대작이 어느 수위까지 이뤄졌는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를 위해 미술계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는 한편 대작 그림이 실제 판매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사기일까, 관행일까.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 씨(71)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헐값에 대신 그렸다”는 화가 송모 씨(60)의 폭로에 조 씨가 “작업 관행일 뿐”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미술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씨의 제보를 받은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조 씨의 서울 사무실을 16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씨가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을 자신의 그림처럼 유통시킨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한 송 씨는 뉴욕에서 조 씨와 우연히 인연을 맺어 2008년 귀국 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조 씨 작업을 돕기 시작했다. 송 씨는 “통상적인 작업 보조 수준이 아니라 수수료를 받고 90% 이상 완성된 그림을 제공하면 조 씨가 여기에 약간의 덧칠과 서명을 더해 자기 작품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의 친구로 수차례 설치예술 작업을 함께 했다는 시인 오모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씨가 송 씨를 공동작업자나 조수가 아니라 아랫사람 부리듯 대했다. 오랫동안 겪은 인간적 모멸감이 폭발해 벌어진 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씨의 소속사 미보고엔터테인먼트 장호찬 대표는 “조 씨가 탈진해 직접 대화가 어렵다. 올해 초 전시 일정이 임박했을 때 빠듯한 방송 스케줄에 쫓기며 급하게 준비하다가 송 씨에게 대작(代作)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품의 개념 구상은 조 씨의 창작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19일부터 서울 용산구 UHM갤러리에서 열 예정이던 조 씨의 개인전은 취소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른 법적 책임은 물론 도의적 책임도 달게 지겠다”고 답했다. 조 씨는 진행을 맡고 있던 MBC 표준FM ‘지금은 라디오시대’ 출연을 17일 중단했다. 조 씨와 가까운 대중음악계 관계자들은 조 씨의 혐의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연기획사 대표 박모 씨는 “조 씨가 작업실에서 중심이 되는 소재를 그리면 조수가 여백을 칠해 메우는 것을 여러 번 봤다. 송 씨가 얘기하는 ‘대량 주문생산’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술계 전문가들은 대작 논란이 최초로 불거진 시점에서 조 씨가 “원본을 내가 그리고 이를 샘플로 복제시켰다”고 해명한 데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송 씨의 도움을 얼마나 빌렸든 그간의 작업 방식을 뚜렷이 밝히지 않은 채 TV에 작업 장면을 노출시켜 마치 자기가 혼자서 온전히 그린 것처럼 여겨지게 한 것, 낮은 수수료를 주고 얻은 대작 그림을 시장에 유통시킨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찬규 학고재 회장은 “작가와 도제(徒弟)의 공동 작업 방식은 미술계의 오랜 전통이다. 현대미술에서는 작가가 고안한 개념과 얼개를 실물 작품으로 구현할 보조자를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조 씨의 경우는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일각에서 ‘작가가 개념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는 건 미술에 대한 모독이다. 이름값을 앞세워 그림을 미술시장에 유통시키는 소위 ‘아트테이너’의 행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관계없이 조 씨의 그림을 산 수집가들은 작품을 중개한 갤러리나 경매회사에 변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7월 서울옥션 자선 경매에 나온 조 씨의 그림 3점은 각각 180만, 210만, 260만 원에 낙찰됐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속초=이인모 기자}

강원도 북한 접경지역에 조성된 작은 영화관들이 주민과 군 장병들을 위한 문화의 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화천군에 따르면 2014년 12월 화천읍 하리에 문을 연 산천어시네마(125석)에는 3월까지 9만1396명이 찾아와 영화를 관람했다. 화천군민이 2만7000여 명임을 감안하면 군민 1인당 3.4회 관람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사내면 사창리에 개관한 토마토시네마(98석)에는 1만4829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영화관은 각각 하루에 5편의 개봉작을 상영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40∼50분 거리의 춘천까지 가야 했지만 이제는 집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더욱이 관람료도 보통 성인 5000원, 군 장병 및 학생 4000원으로 도시 지역에 비해 30% 이상 저렴하다. 화천읍 주민 이인숙 씨(45·여)는 “예전에 비해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작은 영화관은 화천군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문화 욕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었고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화천군은 두 영화관의 성공에 힘입어 상서면에 10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조성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작은 영화관이 군민의 문화 욕구 충족과 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다음 달 상서면관이 개관하면 군민에게 더 좋은 관람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문을 연 양구군 국토정중앙영화관도 연간 2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양구군은 CGV와 협약해 매주 토, 일, 공휴일 최신 개봉작을 하루 3, 4차례 상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6000원으로 CGV는 수익금 일부를 지역 학생들을 위한 양록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양구군 동면사무소 2층 청소년문화의집에는 15석의 초미니 영화관이 마련돼 있다. 동면사무소가 17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문을 연 영화관은 규모는 작지만 음향 및 영상시설은 일반 영화관 못지않다. 이 영화관은 지역 주민 5명 이상이 상영을 요청하면 문을 여는 비상설로 운영돼 농한기나 방학 때 관람객이 많은 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평화의댐 관리단이 운영하는 ‘평화영화관’(51석)의 인기도 뜨겁다. 관리단은 2, 3개월에 한 차례 인접한 양구와 화천 주민, 군 장병들을 초청해 화제작을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군 현내면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현내면 16개 마을을 순회하며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인기 영화를 무료 상영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 모 대학 교수가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학 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17일 대학에 따르면 A 교수가 미술 관련 전공 실기 과목을 지도하면서 여학생의 팔과 뒷목을 잡거나 어깨를 안고 손을 잡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신고가 지난달 말경 접수돼 A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 학생들이 학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피해 사례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한 학생은 “A 교수가 옆에 앉아 머리카락을 만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작업하다 옷에 뭔가 묻었는데 지워주겠다며 홑겹 옷 입은 애 배 쪽으로 손을 넣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성추행으로 느끼면서도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신고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우리가 더 피해를 입을까 무서워서 그랬다”고 하소연했다. 총학생회는 SNS를 통해 이를 확인한 뒤 피해 학생들의 신고를 받은 결과 17명의 피해가 접수됐다. 대학 관계자는 “성폭력대책위원회에서 해당 교수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A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화가로 활동해 온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 씨(71)가 무명화가에게 돈을 주고 의뢰한 그림을 고가에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강원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화가 A 씨(60)가 조 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렸고, 그 작품들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의혹을 제보함에 따라 조 씨의 서울 사무실과 갤러리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앞으로 A 씨가 조 씨의 그림을 몇 개나 어느 정도까지 그렸는지, 실제 이 작품이 판매됐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속초지청 관계자는 “A 씨가 그린 그림을 조 씨의 작품으로 비싸게 판매됐다면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는 A 씨 자신도 어떤 그림이 얼마에 팔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A 씨와 조 씨에 대한 소환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씨 측은 그림을 의뢰한 것은 맞지만 A 씨는 자신의 조수로서 지시한 것을 그려주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조 씨는 “오리지널 그림을 찍어서 A 씨에게 보내면 똑같이 그려서 다시 보내주고 내가 손을 봐서 사인을 한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그림에 대한 판례를 검토한 결과 그림이 음영, 붓의 터치 등에 의해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컨셉을 제공하더라도 그리는 사람이 아이디어에 따라 다르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컨셉 제공자가 그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 씨는 A 씨에게 그림 1장당 10만~20만 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그림이 “1000만 원, 2000만 원 정도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A 씨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현지에서 활동하다 2008년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1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갤러리 U.H.M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 씨의 ‘조영남 그림 그리다’전은 전격 연기됐다. U.H.M 관계자는 “대작 의혹 문제가 터져 전시를 연기하기로 하고 그림은 일단 다 내려놓은 상태”라며 “추후 전시 일정은 경과를 지켜보며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속초=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7만5000t급의 대형 크루즈선인 ‘코스타 빅토리아호’(사진)가 17일 강원 속초항에 처음으로 입출항한다. 속초시에 따르면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16일 일본 후쿠오카를 출발해 17일 오전 8시 반 속초항에 입항한 뒤 이날 오후 7시 ㈜롯데관광이 모집한 내국인 관광객 2000여 명을 태우고 속초항을 출발한다. 코스타 빅토리아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아오모리, 니가타 등을 거치는 7박 8일의 항해 일정을 마친 뒤 24일 부산에 도착한다. 이탈리아 선적의 코스타 빅토리아호는 전장 252.9m로 승객 2464명, 승무원 790명의 승선이 가능하다. 속초항은 1997년 12월 8일 개항한 이후 2만∼3만 t급 소규모 크루즈선의 입출항이 1년에 한 차례 정도 있었지만 코스타 빅토리아호 같은 대형 크루즈선을 맞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강원도와 속초시는 속초항이 7만5000t급 크루즈선의 접·이안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크루즈선 기항 및 모항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형 크루즈 모델의 첫 시범운항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각별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속초항을 중심으로 한-러-일을 잇는 새로운 크루즈 항로를 입안했고 이번이 첫 출항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속초시는 코스타 빅토리아호의 입출항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 반 속초항 관광선 부두에서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선장 및 승무원들에게 꽃다발과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념사진 촬영, 시립풍물단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속초시 관계자는 “강원도해양관광센터와 협력해 중대형 크루즈선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속초항이 환동해 크루즈 중심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태백소방서 소속 허승민 소방위(46)에게 3일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 딸의 백일이었다. 나이에 비해 비교적 늦게 결혼한데다 올 1월 결혼 2년 만에 태어난 첫 딸이었기에 애정이 각별했다. 딸의 백일이었지만 이날은 그가 야간조 근무를 하는 날이었다. 대신 백일잔치는 이틀 전인 1일 가족들과 조촐하게 치렀다. 아내(38)와 딸을 집에 남겨둔 채 그는 근무를 위해 오후 5시경 집을 나섰다. 이날은 동해안에 강풍이 예고돼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밤이 깊어지자 고원도시인 태백에 부는 바람은 거세졌다. 4일 0시 51분 태백시 동점동에서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119대원들이 출동했다. 이후에도 강풍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출동 가능한 119대원들은 모두 현장으로 달려갔다. 응급구조사인 허 소방장위 오전 1시 9분 2차 출동 때 동료들과 함께 동점동으로 향했다.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나뭇가지들이 부러지고 도로변 3층 연립주택을 덮고 있던 강판 지붕 일부가 뜯겨져 도로에 나뒹굴고 있었다. 주민의 안전 확보가 시급한 상황. 당시 이 일대를 강타한 바람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0m가 넘었다. 일반적으로 초속 20m 정도의 바람이 불 때는 굴뚝이 무너지고, 기와가 벗겨지고, 사람이 걷는 것은 물론 몸의 평형 유지가 힘들다. 대원들은 즉시 도로에 떨어진 구조물을 치우는 등 안전 조치 활동을 벌였다. 오전 1시 26분경 연립주택 옥상에 남아있던 강판 지붕 일부가 강풍에 뜯겨져 날아와 순식간에 허 소방위와 함께 있던 동료 강태희 소방장(45)을 덮쳤다. 수백 ㎏의 강판 무게에다 강풍을 타고 3층 옥상에서 떨어진 탓에 그 충격은 대단했다. 강판 지붕을 머리에 맞은 허 소방위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안전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강 소방장은 머리 부분은 피했지만 전신에 타박상을 입었다. 동료 대원들은 즉시 허 소방위를 응급조치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의식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급성경막하혈종. 구조헬기를 동원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지만 소생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태백의 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허 소방위는 끝내 12일 오전 8시 16분 세상을 떠났다. 허 소방위는 2003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돼 그동안 홍천 정선 태백소방서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재난과 사고 현장에서 생명을 구조했다. 그의 동료들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었다”며 “충실한 가장일 뿐만 아니라 부모님께 늘 효도하는 아들이었다”고 전했다. 최영수 태백소방서 현장대응과장은 “자신의 업무인 응급구조 관련 책을 항상 가까이에 두고 공부하는 학구파로 매사 자신의 업무에 빈틈이 없는 열정적인 대원이었다”고 말했다. 한 동료는 “딸이 최근 뒤집기에 성공하고 낮은 포복을 한다고 바보처럼 자랑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사고 당시 소방장이던 그를 소방위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또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허 소방위의 빈소는 태백시 문화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4일 오전 10시 태백소방서에서 강원도청장(葬)으로 열린다. 고인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태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