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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맨홀 작업 중 근로자 1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전남 해남군에서도 맨홀 작업 근로자가 가스 중독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폭염 기간에 유사한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며 맨홀 작업 시 철저한 안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폭염이 유해가스 발생 촉진 9일 전남 해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1분경 해남군 해남읍의 한 노인시설 인근 도로에서 맨홀에 들어가 작업을 하던 정모 씨(64)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그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고 현장은 안동하수로 신설 공사장으로, 당시 맨홀에선 하수도 관로의 빈틈을 메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 씨는 “맨홀 아래 5m 지하로 내려가던 중 어지럼증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맨홀 입구 일산화탄소를 측정한 결과 100ppm 수준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농도다. 장시간 노출 시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정 씨의 혈중 일산화탄소 포화도(SPCO) 역시 34%로, 일산화탄소 중독이 의심되는 수준이었다. 6일에는 인천 계양구 병방동 도로의 맨홀 작업 중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당시 숨진 근로자 김모 씨(52)의 사인에 대해 “가스 중독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서를 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심해질수록 맨홀 내 가스 중독 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고온으로 인해 맨홀 등 밀폐된 공간 내 공기 흐름이 정체되고, 하수 속 유기물이 빠르게 분해된다. 이에 따라 일산화탄소나 황화수소 같은 유해가스가 더 빠르게,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8일 경남 통영시에서도 정박 중이던 연안선망 어선의 어창 내부에서 선원 4명이 질식해 병원에 이송됐다. 어패류 등이 더운 날씨에 빠르게 부패하면서 황화수소 농도가 급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 밀폐공간 질식 사망 32% 여름철 발생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2024년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밀폐공간 질식 사고로 126명이 숨졌다. 특히 사망자 126명 가운데 40명(31.7%)은 6∼8월에 목숨을 잃었다. 그만큼 여름철 사고가 많고 위험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맨홀 작업을 할 경우 반드시 밀폐공간 재해예방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많은 사고가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인재”라며 “2인 1조 작업, 공기순환기 작동, 맨홀 내부 가스 측정, 마스크 비치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에서 사망한 김 씨도 가슴 장화만 착용하고 산소마스크 등 주요 보호장비 없이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많은 경우 동료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다며 사고 발생 시 즉시 환기를 시키고 보호장비를 갖춘 뒤 구조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인천 맨홀 사고 등을 언급하며 “일터에서의 죽음을 멈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철저히 밝히고,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정 처벌하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9일 노동안전 종합대책 수립에 착수했다.해남=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10년 넘게 살았는데 이렇게까지 메마른 적은 없었어요. 여기가 강릉의 주 취수원인데 식수까지 고갈되는 거 아닐까 걱정입니다.” 8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카페 겸 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우 씨(54)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 일대에 농업용수는 물론이고 식수 등 생활용수까지 공급한다. 하지만 이날 저수율은 32%에 그쳤다. 하루 뒤인 9일에는 30.9%까지 떨어졌다. 여름철 평년 저수율(60%대)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물 부족이 오봉저수지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이 마른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여름 가뭄’을 겪고 있다.● 장마철인데 물 바닥… 때 아닌 ‘여름 가뭄’이날 오봉저수지에는 황톳빛 맨바닥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었다. 물이 마른 지 오래돼 풀까지 자란 곳도 눈에 띄었다. 저수지 인근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원예영 씨(61)는 “물이 안 들어오니 고인물이 썩어서 냄새까지 난다”고 했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저수율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봉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강릉지사 관계자는 “저수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가늠할 수 없다”며 “지금 상태로는 마을 하천 등으로 물을 방류할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강릉시는 지난달 13일부터 대형 건축물에서 나오는 유출 지하수를 하루 1000t가량 보조 수원으로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이틀은 급수, 이틀은 단수를 하는 제한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는 이틀 급수, 삼일 단수를 시행 중이다. 저수율이 25% 밑으로 떨어질 경우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비상 급수’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지역도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9일 기준 각 지역 평균 저수율은 강원 49.5%, 제주 53.9%, 전남 57.8%, 전북 58.9%로, 평년 평균(64.2%)보다 많게는 15% 가까이 낮았다. 강릉 사천저수지 저수율은 20.6%, 전남 완도군 노화면 넙도저수지는 26%에 그쳤다. 한 해 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 때 아닌 가뭄이 찾아온 건 장마전선이 평년보다 빨리 북상하면서 ‘비 없는 장마’, 이른바 마른장마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예년 대비 크게 줄었다. 남부지방은 지난달 19일 장마가 시작돼 불과 12일 만인 이달 1일 끝났다. 제주는 14일 만인 지난달 26일 장마가 종료됐다. 두 지역 모두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다. 특히 제주에선 장마 기간 중 비가 온 날이 8.5일뿐이었고, 강수량도 117.8mm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강릉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234.9mm로 평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달 상순부터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가뭄이 더 심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준일 강릉시 구정면 어단2리 이장(72)은 “귀농해서 농사지은 지 18년째인데 이런 가뭄은 처음 본다”고 했다. ● 농가들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마음”폭염과 가뭄이 장기화되며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30년 가까이 수박을 재배해 온 김수한 제주시 신엄리 이장은 “작년보다 비가 현저히 적게 내리고, 저수지까지 마르다 보니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과실이 햇빛에 타는 일소 피해를 막기 위해 중간 이상 자란 수박에 신문지를 씌워놨다”며 “물을 실컷 뿌리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니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농업용 저수지 외에도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의 수위가 계속 낮아질 경우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강릉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TV 자막, 출퇴근길 홍보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하고 있다. 대형 숙박업소와 공공기관 등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완도군은 해수를 식수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시설을 가동해 섬 지역에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은 비가 집중되는 3개월 동안 물을 모아 1년을 사용하는 구조여서, 지금처럼 강수량이 부족하면 다음 해 농사와 식수 공급에도 영향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댐에 모인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풍수 지역의 물을 가뭄 지역으로 보낼 수 있도록 수로를 연결하는 등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릉=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오직 종량제 봉투에만 열립니다.”신성심 광주 동구 청소행정팀장(55)은 9일 인공지능(AI) 종량제 배출함의 작동 방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AI 종량제 배출함 2대는 동구 산수동 친환경자원순환센터에 설치돼 있으며, 20리터 종량제 봉투 30개를 보관할 수 있다.배출함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주변의 불법 투기를 감시하고, 태양광 보안등이 부착돼 어두운 골목길을 환하게 비춘다. 신 팀장은 “AI 배출함은 광주 동구 종량제 봉투 이미지를 수천 장 학습했다”며 “지정된 봉투를 인식해야만 투입구가 열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동구가 AI 종량제 배출함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골목길이나 도로변에 종량제 봉투가 무질서하게 쌓여 민원이 발생하고 도시 미관이 저해되는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동구는 자체적으로 배출함을 개발해 특허 출원 절차를 밟고 있다. 민간기업과 협력해 경량화, 제작 단가 절감, 디자인 개선 등도 추진한다. 향후 상용화를 위한 새로운 제품도 개발 중이다.또한 동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청소차 도착 정보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버스 도착정보 시스템(BIS)처럼 청소차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시민들이 적절한 시간에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 집 앞 쓰레기 배출 시스템’의 안정화에 기여하며,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동구는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표준협회 주관으로 열린 AI 적용 서비스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서비스 AI 리더상을 수상했다. 공모전에는 6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지자체는 동구가 유일하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AI 등 시대적인 변화와 흐름에 함께하며 주민의 생활에 편리함을 더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행정을 추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광주시는 3월부터 6월까지 53개 실과 직원 165명을 대상으로 챗GPT, 퍼플렉시티, 미드저니, 감마 등 생성형 AI 서비스 활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신기술 이용료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고 8일 밝혔다. 직원 165명 중 약 95%가 이용하고 있는 챗GPT는 보고서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사례 수집 등에 도구가 됐다. 직원들은 챗GPT로 기획서 작성 55건, 통계 분석 122건 등을 했다. 생성형 AI는 업무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정보 조사에, 미드저니는 디자인 시안 제작에, 감마는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에 활용되는 등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 시는 직원들의 생성형 AI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챗GPT를 기반으로 한 행정 지원 서비스인 AI 대변인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보도자료 및 정책 설명문 초안 작성, 문서 요약 등에 쓰이며 1000여 명이 활용하고 있다. 시는 지원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직원이 생성형 AI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경험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병철 광주시 기획조정실장은 “생성형 AI는 행정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라며 “디지털 신기술 활용으로 행정 효율성을 높여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8일 경기 광명과 파주에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7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서울 낮 최고기온은 37.8도까지 오르며 7월 상순(1∼10일)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지 1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오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70mm가 넘는 비가 내려 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4분 파주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40.1도가 기록됐다. 광명 AWS에선 40.2도를 찍었다. 다만 두 수치는 전국 97개 기후관측 지점에서 공식 측정된 기록이 아니라 기상청 극값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41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명)의 약 2배다. 8일까지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9명으로 지난해(3명)의 3배다.수도권에선 이날 오후 갑자기 호우특보가 발효되고 많은 비가 내려 도로 등 곳곳이 잠겼다. 서울 양천구에는 오후 7시경 시간당 68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등 일부가 통제되고 지하철 1호선 노량진∼대방 구간 등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폭염속 공사장 첫출근 20대 외국인, ‘체온 40도’ 앉은 채 숨졌다가장 더운 7월 상순, 온열질환 속출논일 90대, 충남 첫 열사병 사망부평 유격훈련 군인 6명 열탈진정부, 폭염때 휴식 의무화 재추진8일 경기 광명시와 파주시 등지에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기온 극값이 속출하며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월 상순부터 무더위가 거세지면서 야외에서 일하던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폭염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낮 기온 40도… 사람 잡는 ‘살인 더위’7일 오후 5시 58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 지하 1층에서 하청업체 소속의 23세 베트남 국적 일용직 노동자가 앉은 자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체온은 40.2도에 이르렀다. 이날 구미의 최고기온은 38.3도로, 7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온 환경에 의한 온열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폭염 안전 대책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충남에서도 첫 열사병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오후 1시 26분경 공주시에서 논일을 하던 9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앞서 4일에는 경북 의성군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지난달 29일에는 봉화군에서 텃밭을 가꾸던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봉화에서 숨진 남성의 체온은 39.9도로 측정됐다. 모두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117년 만에 가장 더운 7월 초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977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배경은 이례적으로 빨리 찾아온 폭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장마전선이 예년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를 빠르게 뒤덮었고, 7월 상순부터 전국이 본격적인 ‘찜통더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실제 8일 서울의 낮 기온은 37.8도로,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상순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서도 역대 기록이 깨졌다. 전북 정읍시는 37.7도까지 올라 1988년 이후 최고치를, 충남 서산시는 36.5도로 2019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35.6도), 대전(36.3도), 광주(35.9도), 부산(34.6도) 등도 모두 7월 상순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35곳에서 7월 상순 하루 최고기온이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폭염에 농작물 피해도 확산 중이다. 전남 영암군 금정면에서는 감이 햇볕에 그을려 빨리 익는 ‘일소 현상’이 확인됐다. 한 농민은 “6월에 이런 피해가 나는 건 살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낮 활동 피하고 물, 모자 필수행정안전부는 8일 오병권 자연재난실장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폭염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977명 중 290명이 건설·물류·조선업 등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공공 발주사업 현장을 중심으로 폭염 안전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폭염 시 의무 휴식시간 보장을 위한 제도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전문가들은 폭염이 노약자뿐 아니라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 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군부대 유격훈련장에서는 20대 군인 6명이 열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 발효 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을 삼가고, 30분마다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원한 복장과 모자 착용, 수분 섭취도 필수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진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8일 경기 광명과 파주 등지에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기온 극값이 속출하며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월 상순부터 무더위가 거세지면서 야외에서 일하던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폭염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한낮기온 40도…사람 잡는 ‘살인 더위’7일 오후 5시 58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 지하 1층에서 하청업체 소속 23세 베트남 국적 일용직 노동자가 앉은 자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체온은 40.2도에 이르렀다. 이날 구미의 최고기온은 38.3도로, 7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온 환경에 의한 온열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폭염 안전 대책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에서도 첫 열사병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오후 1시 26분경 공주시에서 논일을 하던 9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앞서 4일에는 경북 의성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지난달 29일에는 봉화에서 텃밭을 가꾸던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봉화에서 숨진 남성의 체온은 39.9도로 측정됐다. 모두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117년만에 가장 더운 7월 초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977명, 이 중 사망자는 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배경은 이례적으로 빨리 찾아온 폭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장마전선이 예년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를 빠르게 뒤덮었고, 7월 상순부터 전국이 본격적인 ‘찜통더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8일 서울의 낮 기온은 37.8도로,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상순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서도 역대 기록이 깨졌다. 전북 정읍은 37.7도까지 올라 1988년 이후 최고치를, 충남 서산은 36.5도로 2019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35.6도), 대전(36.3도), 광주(35.9도), 부산(34.6도) 등도 모두 7월 상순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35곳에서 7월 상순 하루 최고기온이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에 농작물 피해도 확산 중이다. 전남 영암군 금정면에서는 감이 햇볕에 그을려 빨리 익는 ‘일소 현상’이 확인됐다. 한 농민은 “6월에 이런 피해가 나는 건 살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낮 활동 피하고 물, 모자 필수행정안전부는 8일 오병권 자연재난실장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폭염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977명 중 290명이 건설·물류·조선업 등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공공 발주사업 현장을 중심으로 폭염 안전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폭염 시 의무 휴식시간 보장을 위한 제도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전문가들은 폭염이 노약자뿐 아니라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 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군부대 유격훈련장에서는 20대 군인 6명이 열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 발효 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을 삼가고, 30분마다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원한 복장과 모자 착용, 수분 섭취도 필수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진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광주시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행정을 추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광주시는 3월부터 6월까지 53개 실과 직원 165명을 대상으로 챗GPT, 퍼플렉시티, 미드저니, 감마 등 생성형 AI 서비스 활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신기술 이용료 지원사업을 시행했다고 8일 밝혔다.직원 165명 중 약 95%가 이용하고 있는 챗GPT는 보고서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사례 수집 등에 도구가 됐다. 직원들은 챗GPT로 기획서 작성 55건, 통계 분석 122건 등을 했다.생성형 AI는 업무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정보조사에, 미드저니는 디자인 시안 제작에, 감마는 프레젠테이션 자료작성에 활용되는 등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시는 직원들의 생성형 AI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챗GPT를 기반으로 한 행정지원 서비스인 AI 대변인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보도자료 및 정책 설명문 초안 작성, 문서 요약 등에 쓰이며 1000여 명이 활용하고 있다.시는 지원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직원이 생성형 AI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경험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병철 광주시 기획조정실장은 “생성형 AI는 행정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이라며 “디지털 신기술 활용으로 행정 효율성을 높여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이 무등산 보호활동에 나섰다.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 직원 60명과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회원 70명은 5일 무돌길 안내 리본 달기와 환경정화활동 등 무돌길 가꾸기 행사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4시간 동안 무돌길 1구간인 광주 북구 각화동 각화마을에서 청풍동 등촌마을까지의 탐방로를 따라 안내 리본 약 200개를 부착했다.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무돌길 탐방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내 리본과 손수건 제작에 1000만 원을 후원했다. 무등산 둘레길인 무돌길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선정한 곳으로, 걷기 여행과 힐링을 원하는 탐방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무돌길은 광주 동구·북구와 전남 담양군·화순군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총 15개 구간, 51.8km로 조성돼 있다. 노현주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 대표는 “조성된 지 100년이 넘은 역사적인 무돌길을 걸으며 봉사활동을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무돌길의 지속적인 환경 개선을 위해 참여하고, 지역 단체 간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도심을 통과하는 상습 정체 구간인 호남고속도로 11.2km 구간의 확장 공사가 이르면 8월 착공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5년도 제2회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시가 요청한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IC)∼광산IC 확장 사업비 183억 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시는 8∼9월 광주시의회 추경 심의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2029년까지 약 8000억 원을 투입해 동광주IC에서 광산IC까지 11.2km 구간을 현재 왕복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는 내용이다. 광주시와 한국도로공사는 공사비를 5 대 5 비율로 분담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해당 구간 주변의 시설물 정비와 공사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남고속도로 광주 도심 구간을 확장하는 이유는 상습적인 교통 정체 때문이다. 1973년 개통된 호남고속도로는 전남 순천시와 충남 논산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약 195km의 고속국도다. 개통 이후 광주 도심이 확장되면서, 2000년대부터 이 구간은 고속도로이자 도심 도로의 역할을 겸하게 되며 교통량이 크게 증가했다. 2023년 기준, 해당 구간 중 서광주IC∼동림IC 2km 구간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13만8800대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왕복 4차선 도로의 적정 통행량(5만1300대)을 훨씬 웃돈다. 이에 따라 해당 11.2km 구간에서는 만성적인 정체 현상이 발생해 왔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2010년경부터 용봉IC 진출입 도로 신설을 요구하며 확장 논의를 본격화했다. 광주시는 2015년 한국도로공사와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 협약을 맺었지만,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광주시는 전체 사업비 약 8000억 원 가운데 절반인 40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며, 일부에서는 사업이 2029년까지 진행될 경우 총사업비가 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제1회 추경까지 2조165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채무비율은 21.3%로 재정위기단체 지정 기준인 25%에 근접한 상황이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1일 시민 토론회를 열고 확장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대부분은 “확장사업을 원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에 따라 시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국비 지원 확대를 계속 건의할 방침이다. 지역 정치권도 광주시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국비 비중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갑)은 “광주시와 협의해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에 대한 국비 반영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기존 4차선 도로가 6∼8차선으로 넓어지면서 병목 구간이 해소되고, 주요 교통축의 이동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용봉IC가 개설되면 호남고속도로와 제2순환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 간 연결성이 강화돼 광역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고, 용봉동 등 주변 지역의 상습 정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시장은 “시민들의 뜻에 따라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며 “공사가 시작되면 최소 5년 이상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울과 광주의 여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각각 접수돼 수사 당국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두 이메일에 담긴 폭발 예상 시각과 여성 혐오적 표현이 같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동일인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7일 서울 성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11시 42분경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의 한 교직원은 ‘(학교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오후 3시 34분에 터질 예정’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발신자는 스스로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해당 교직원은 7일 낮 12시 2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반경 광주 북구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에서도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평생교육원 관계자가 받은 이메일에는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오후 3시 34분경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메일에는 장소, 시각은 특정돼 있었지만,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 수색 결과 성신여대와 광주여대 모두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이메일은 폭발 시각과 함께 ‘여성을 싫어한다’는 표현 등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메일 발신자를 찾기 위해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울과 광주의 여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각각 접수돼 수사 당국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두 이메일에 담긴 폭발 예상 시각과 여성혐오적 표현이 같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동일인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7일 서울 성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11시 42분경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의 한 교직원은 ‘(학교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오후 3시 34분에 터질 예정’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발신자는 스스로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해당 교직원은 7일 낮 12시 2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반경 광주 북구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에서도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평생교육원 관계자가 받은 이메일에는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오후 3시 34분경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메일에는 장소, 시각은 특정돼 있었지만,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 수색 결과 성신여대와 광주여대 모두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이메일에는 폭발 시각과 함께 ‘여성을 싫어한다’는 표현 등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메일 발신자를 찾기 위해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접수돼, 경찰과 군·소방 당국이 현장 수색에 나섰다.7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반경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평생교육원 관계자가 받은 이메일에는 “평생교육원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15시 32분경 폭발 시키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112신고를 했다. 이메일에는 장소, 시각은 특정돼 있었지만 날짜는 적혀있지 않았다.경찰 등은 신고직후 광주여대 교직원을 교내 밖으로 대피시키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이후 경찰관 290명, 군인 17명, 소방관 29명 등 300여명과 탐지견 등이 투입돼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을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평생교육원 출입은 통제된 상태다. 광주경찰청은 광주여대 교내 전체에 대해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메일 발신자를 찾기 위해 이메일 발신자 전자주소(IP 주소 등)의 추적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이 무등산 보호활동에 나섰다.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 직원 60명과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회원 70명은 5일 무돌길 안내 리본 달기와 환경 정화 활동 등 무돌길 가꾸기 행사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2시간 동안 무돌길 1구간인 광주 북구 각화동 각화마을에서 청풍동 등촌마을까지의 탐방로를 따라 안내 리본 약 200개를 부착했다.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경영의 일환으로 무돌길 탐방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내 리본과 손수건 제작에 1000만 원을 후원했다.무등산 둘레길인 무돌길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선정한 곳으로, 걷기 여행과 힐링을 원하는 탐방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무돌길은 광주 동구·북구와 전남 담양군·화순군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총 15개 구간, 51.8㎞로 조성돼 있다.노현주 KB국민은행 호남지역영업그룹 대표는 “조성된 지 100년이 넘은 역사적인 무돌길을 걸으며 봉사활동을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무돌길의 지속적인 환경 개선을 위해 참여하고, 지역 단체 간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도심을 통과하는 상습 정체 구간인 호남고속도로 11.2㎞ 구간의 확장 공사가 이르면 8월 착공될 전망이다.광주시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5년도 제2회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시가 요청한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광산IC 확장 사업비 183억 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시는 8~9월 광주시의회 추경 심의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이번 사업은 2029년까지 약 8000억 원을 투입해 동광주IC에서 광산IC까지 11.2㎞ 구간을 현재 왕복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는 내용이다. 광주시와 한국도로공사는 공사비를 5 대 5 비율로 분담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해당 구간 주변의 시설물 정비와 공사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호남고속도로 광주 도심 구간을 확장하는 이유는 상습적인 교통 정체 때문이다. 1973년 개통된 호남고속도로는 전남 순천시와 충남 논산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약 195㎞의 고속국도다. 개통 이후 광주 도심이 확장되면서, 2000년대부터 이 구간은 고속도로이자 도심 도로의 역할을 겸하게 되며 교통량이 크게 증가했다.2023년 기준, 해당 구간 중 서광주IC~동림IC 2㎞ 구간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13만8800대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왕복 4차선 도로의 적정 통행량(5만1300대)을 훨씬 웃돈다. 이에 따라 해당 11.2㎞ 구간에서는 만성적인 정체 현상이 발생해 왔다.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2010년경부터 용봉IC 진출입 도로 신설을 요구하며 확장 논의를 본격화했다. 광주시는 2015년 한국도로공사와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 협약을 맺었지만, 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광주시는 전체 사업비 약 8000억 원 가운데 절반인 40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며, 일부에서는 사업이 2029년까지 진행될 경우 총사업비가 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광주시는 올해 제1회 추경까지 2조165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채무비율은 21.3%로 재정위기단체 지정 기준인 25%에 근접한 상황이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일 시민 토론회를 열고 확장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대부분은 “확장사업을 원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에 따라 시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광주시는 국비 지원 확대를 계속 건의할 방침이다. 지역 정치권도 광주시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국비 비중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광주시와 협의해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에 대한 국비 반영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확장공사가 완료되면 기존 4차선 도로가 6~8차선으로 넓어지면서 병목 구간이 해소되고, 주요 교통축의 이동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용봉IC가 개설되면 호남고속도로와 제2순환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 간 연결성이 강화돼 광역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고, 용봉동 등 주변 지역의 상습 정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강기정 시장은 “시민들의 뜻에 따라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며 “공사가 시작되면 최소 5년 이상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자금난 해소를 위해 500억 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광주시의 소상공인 특례보증 규모는 역대 최대인 1700억 원이다. 시는 이미 1월부터 상반기에 1200억 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시행했으며, 하반기에는 500억 원 규모의 보증을 추가로 시행한다. 고물가 상황을 반영해 대출 한도는 업체당 최대 5000만 원이며, 특례보증 운영 기간은 보증 한도가 소진될 때까지다. 대출자에게는 1년간 이자 지원이 제공되며, 일반 신용자는 3%, 중신용자는 4%의 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유흥·도박·사행성 업종을 제외한 광주 지역 소재 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 업종이다. 대출 조건은 광주신용보증재단의 심사 및 보증을 통해 담보 없이 융자받을 수 있다. 상환 방식은 일시상환 또는 1년 거치 후 2·4·6년 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보증 수수료는 연 0.7%다. 한편, 광주시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현장 밀착형 정책 추진의 구심점으로 ‘골목경제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는 △골목상권 주변도로 야간 주차 허용 △시·공공기관과 전통시장·골목 상점가 간 1 대 1 매칭 지원 △광주공공배달앱 활성화 △골목상권 전담 조직 신설 등이 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정책들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아까 더위로 쓰러지신 분, 괜찮은 거 맞죠?”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청사 지하 3층의 폭염종합지원상황실. 파란 방재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대형 모니터를 수시로 확인하며 자치구와 통화를 이어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이날 직원들은 “온열질환자는 없느냐” “쪽방촌이나 무더위쉼터에 필요한 물품은 더 있느냐” 등을 확인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온열질환은 발생 후 30분 이내가 ‘골든타임’인데, 취약계층은 1분만 늦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10분 안에 대응을 마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 대응 ‘골든타임’ 30분장마전선이 예상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마른 장마’ 양상이 이어지자, 전국 지자체에 폭염 대응 비상이 걸렸다. 통상 장마전선이 올라오면 남쪽의 북태평양 기단이 한반도를 덮으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그 시점이 예년보다 앞당겨진 셈이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 폭염종합지원상황실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형 상황판에는 서울시 지도와 기온, 온열질환 발생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비상이 걸린 건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 183개 기상특보 구역 중 174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전국의 95%가 ‘가마솥더위’에 휩싸였다. 취약계층이 많은 지자체는 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닷새째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대프리카’ 대구는 이날도 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대구시는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의 집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활동 감지기를 설치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119에 자동 신고되도록 했다. 또 노숙인과 쪽방 생활인에게는 얼음 생수, 쿨토시, 마스크 등 냉방용품을 지급하고 있으며, 주 4회 제공되는 도시락에는 삼계탕 같은 보양식도 포함시켰다. 어르신들이 많은 농촌도 비상이다. 전남 화순군은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드론 3대를 투입해 홀로 밭일을 하는 고령자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전남 나주시, 영암군, 고흥군도 드론 순찰을 준비 중이다. 전남도는 기상청과 협력해 부모님이 거주하는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자녀에게 이를 문자로 알리는 ‘폭염 영향예보 직접 전달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현재까지 약 1600명이 해당 서비스를 신청했다. 서울시도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쪽방 주민,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총 8만5352건의 보호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 “2018년 재현될 수도”… 그늘-쉼터로이 같은 대비에도 불구하고 온열질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7월 1일까지 전국 500여 개 응급실에 내원한 온열질환자는 총 5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8년 ‘역대급 폭염’과 유사한 양상이 올해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수십 년간의 통계를 보면 장마 일수는 줄고, 폭염 일수는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시기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중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그늘이나 무더위쉼터 등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하며, 식중독 예방을 위한 음식 점검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LG화학 여수공장은 전남 여수 도서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용 전자기기를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여수시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된 전달식에는 백도현 여수시교육지원청 교육장, LG화학 이현규 주재임원, 나민수 대외협력담당 등이 참석했다. LG화학 여수공장과 여수YMCA는 전달식을 통해 경도 경호초교, 거문도 거문초교, 금오도 여남초교, 개도 화정초교 등 여수 섬 지역 4개 학교에 LG스탠바이미, VR기기, 학습 닌텐도 등 약 1000만 원 상당의 교육용 전자기기를 기증했다. 이번 행사는 도서 지역에서 지리적 여건 탓에 디지털 인프라·교육 자원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미래 교육에 실질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제인 섬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여수YMCA에서는 도서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기후 환경·에너지 생태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LG화학 여수공장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섬 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섬 지역 화재 위험 가구 전기 수리 봉사, 경로당 필수품 지원 등 다양한 섬 지역 정주 여건 개선 활동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LG화학 여수공장은 전남 여수 도서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용 전자기기를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여수시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된 전달식에는 백도현 여수시교육지원청 교육장, LG화학 이현규 주재임원, 나민수 대외협력담당 등이 참석했다. LG화학 여수공장과 여수YMCA는 전달식을 통해 경도 경호초교, 거문도 거문초교, 금오도 여남초교, 개도 화정초교 등 여수 섬 지역 4개 학교에 LG스탠바이미, VR기기, 학습 닌텐도 등 약 1000만 원 상당의 교육용 전자 기기를 기증했다.이번 행사는 도서 지역에서 지리적 여건 탓에 디지털 인프라·교육 자원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미래 교육에 실질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제인 섬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진행됐다.이와 더불어 여수YMCA에서는 도서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기후 환경·에너지 생태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현규 LG화학 여수공장 주재임원은 “교육용 전자기기 활용을 통해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 및 초등학생들의 교육 경험 다양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LG화학 여수공장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섬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섬 지역 화재 위험 가구 전기 수리 봉사, 경로당 필수품 지원 등 다양한 섬 지역 정주 여건 개선 활동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에 사는 청년 A 씨(22)는 지난해 초까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엄마를 모시고 친척 집에 살았다. A 씨는 “친척에게 폭언·폭행까지 당하고 길거리로 쫓겨났다”고 호소했다. 쫓겨난 A 씨의 손에는 옷가지가 들어 있는 황금색 보자기와 엄마 명의 청약통장 400만 원이 전부였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던 A 씨 가족은 월세방을 얻고 나니 빈털터리가 됐다. A 씨는 동네 통장의 도움을 받아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신청해 식사 서비스 등을 지원받았다. 이후 취업했고 올해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광주의 한 구청 사회복지공무원 권미진 씨(42)는 “A 씨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지원받아 직장생활을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되찾았다”며 “A 씨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2023년부터 시행됐다. 시민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면 소득, 나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돌봄이 필요하면, 증빙서류 없이 누구나 전화 한 통으로 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A 씨 사례처럼 통장 등 이웃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신청하지 않아도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위기 사례를 발굴해 지원한다. 기존 돌봄 시스템의 ‘신청주의’와 ‘선별주의’를 과감히 탈피했다. 기존 제도권 돌봄 서비스와 연계하지만, 틈새에는 광주만의 복지나 긴급 돌봄 서비스를 한다. 광주지역 96개 동행정복지센터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SOS 요청이 접수되면, 공무원 364명이 위기가정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한다. 이후 마련된 지원 대책에 따라, 65개 민간기관의 직원 768명이 식사, 청소, 방역 등 13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2023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26개월 동안 2만3280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줬다. 공무원들은 같은 기간 위기가정 5만5228명을 찾아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물론 각종 국가지원 상담 등도 했다. 이처럼 이 제도는 돌봄 공공서비스와 책임을 강화했고 보편적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최근 광주다움 통합돌봄에 방문간호, 방문구강교육 등 의료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일본의 권위 있는 학술대회에 초청돼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다. 광주시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24회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여해 광주형 통합돌봄 체계를 소개했다고 30일 밝혔다. 노인 인구 비율이 29.6%에 달하는 일본은 국가의 체계적인 돌봄 정책을 이끄는 복지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 한국의 지방정부 정책을 벤치마킹 사례로 초청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일본 케어매니지먼트학회는 한국 장기요양보험의 모델이 된 일본 개호보험 제도의 설계에 참여한 시라사와 마사카즈 교수(일본 국제의료복지대학교)가 이끄는 기관이다. 광주시는 학술대회에서 복합적 문제나 거부·고립, 제도 밖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 곤란 사례를 중심으로 광주다움 통합돌봄 체계의 운영과 현장 경험을 설명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앞서 지난해 정부혁신 왕중왕전 대통령상을, 2023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도시혁신상을 수상했고 한국사회복지학회, 한국정치사상학회 등 연구단체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통합돌봄의 확대와 돌봄통합지원법 정착 등으로 광주가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돌봄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사람이 현미경으로 결핵균을 확인하면 하루에 15건밖에 못 합니다. 하지만 AI는 1시간에 3, 4건씩 처리합니다. 이 방식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입니다.” 지난달 20일 광주 동구 금남로 광주첨단3지구 내 ‘인공지능(AI) 창업캠프’에서 만난 김용혁 페르소나AI 자회사 메디큐스타 부사장이 말했다. 이곳은 광주시가 조성한 AI 집적단지로, 헬스케어·빅데이터·AI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7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직원 수 10명 이하의 소규모 기업이 대부분이다. 단지는 사무 공간은 물론 공유 주방, 수면실, 샤워실 등 24시간 개발 환경이 가능하도록 편의시설도 갖췄다. 김 부사장은 “광주시가 신생 AI 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생태계가 잘 구축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SOC 대신 AI를 선택한 광주 1995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지방자치가 본격 출범한 후 30년 동안 각 지방자치단체는 고유한 강점을 살려 지역 맞춤형 산업 전략을 추진해 왔다. 광주시는 AI를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9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광역자치단체들에 지역 핵심 사업을 요청했을 때, 다수의 지자체가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제안했다. 반면 광주시는 ‘AI 특화단지 조성’을 내세웠다. 이 제안은 국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2020년부터 총 4269억 원이 투입됐다.그 결과 2023년 광주첨단3지구에 AI데이터센터가 완공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AI 실증장비 77종과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본격 가동된다. 창업동과 인근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200여 개 AI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공공형 AI데이터센터’는 AI 집적단지의 핵심 시설이다. AI 기술 개발에는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고성능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이 필수다. AI데이터센터는 이런 연산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 없이도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공공형 AI데이터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민간이 아닌 공공 주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고비용의 컴퓨팅 자원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광주 AI데이터센터는 최근 5년 동안 1166개 기업이 총 2만2000건의 AI 관련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1000억 원 상당의 컴퓨팅 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지원했다. 지역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주권 AI’(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AI 개발) 환경과 저렴한 이용 비용 덕분에 삼성 같은 대기업들도 이 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AI 플랫폼과 자율주행 무인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써니팩토리’는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통한다. 이지훈 써니팩토리 대표(45)는 “민간 AI 서버를 이용했다면 월 2000만 원, 연 2억40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공형 데이터센터 덕분에 회사를 실질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터 이용을 위한 최근 5년간 평균 경쟁률은 3 대 1에 달한다. 광주시는 AI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부터 AI영재고, AI융합대학, 대학원, 전문 교육기관인 ‘AI사관학교’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췄다. 페르소나AI는 “AI사관학교 졸업생 10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기업 유치 성과도 뚜렷하다. 최태조 광주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2018년부터 AI 산업 기반을 조성해 현재까지 299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중 150개 기업이 광주에 실제로 사무실을 개소했다”며 “스타트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최소 10년 이상 안정적인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이 주도하는 첨단 산단 모델” 한국의 AI 시장 규모는 올해 3조4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보다 12.1% 성장한 수치로, 2027년엔 4조46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 신산업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 인재, 연구기관을 한데 모으는 전략을 펴고 있다. AI 분야에서도 실리콘밸리처럼 고밀도 집적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시는 컴퓨팅 자원, 인재 양성, 기업 유치, 행정 지원 등 이른바 ‘4대 핵심 자원’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6000억 원을 투입해 ‘AX(AI-based Augmented eXperience) 실증밸리’도 조성한다. AX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기술의 소통을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든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고객 질문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AI 상담원이나 건강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는 AI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GPU 서버 등)을 지원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상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은 “광주는 AI 기술뿐 아니라, 산업에 필수적인 신재생에너지 전력망과 산업용수 등 기반시설을 고루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라며 “글로벌 AI 도시로 도약할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근 광주에는 기반시설, 인재 양성, 기업 활동 등을 두루 갖춘 AI 생태계를 배우기 위해 전국 지자체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의 AI 산업 육성을 ‘지방정부가 미래지향 산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모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김광수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원장은 “정부가 지역에 강제할 수 없는 산학연 연계형 산업집적단지를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광주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자리 잡는다면 다른 지자체에도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