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유재호 3단은 국수전 본선은 처음이다. 올해 한국바둑리그 본선에도 오르며 힘을 내고 있다. 상대가 막강하다. 지난해 다승 1위에 타이틀을 딴 김지석 7단이다. 막강한 상대라고 위축되진 않는다. 유 3단의 의욕은 충만하다. 오히려 의욕 과잉으로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초반부터 서로 고집을 피운다. 흑은 좌하 백을 끝까지 잡겠다고 한다. 백은 잡고 싶으면 잡아가라는 식이다. 백은 대신 발 빠르게 좋은 곳을 선점하면 더 낫다는 생각이다. 백 16도 넘치는 의욕에서 나온 수. 유연하게 둔다면 참고 1도가 있다. 백 1로 여유 있게 협공해 흑 6까지 교환하고 백 7로 둔다. 느긋한 진행이다. 유 3단은 백 16을 놓을 때부터 실전처럼 죽죽 밀어붙일 작정이었다. 우상에 쌓이는 세력이 좌상 굳힘과 호응해 큰 모양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간에 흑이 반발하는 것은 안 된다. 참고 2도 흑 1은 백 2, 4로 끊겨 뒤끝이 좋지 않다. 백 18까진 서로 기세의 진행인데 흑 19로 보강해 귀를 살려야 한다. 백 20으로 전체적 주도권을 백이 잡게 된다. 백 26으로 상변에 폭넓은 백 세력이 등장했다. 김 7단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백 세력이 넓기 때문에 오히려 깨기 쉽다는 것일까. 김 7단은 즉각 흑 27로 깊숙이 침투했다. 쌍방 의도가 부닥치면서 격렬한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이세돌 9단, 자전적 내용 담은 ‘명국선’ 펴내이세돌 9단(사진)이 15년간의 기사 생활을 정리하는 ‘이세돌 명국선’(3권·파랑새미디어)을 최근 펴냈다. 지난해 하반기 휴직 기간에 누나 이세나 씨와 함께 집필한 이 명국선은 기사 생활에서 결정적 계기가 됐던 9국을 상세히 해설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릴 적 일화, 바둑과 인생에 대한 단상,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안에 대한 입장도 실어 이 9단의 속내도 엿볼 수 있다. 이를 10문 10답으로 정리했다. ▽바둑의 영역에서 가장 어려운 것=포석이다. 허허벌판에 무언가를 채워 나간다는 것이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포석이 끝나면 이후 진행은 덧칠과 같아서 편한 면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영역은 중반전이라고 생각한다. ▽기력 향상의 방법=실전을 통한 공부가 가장 효과적이다. 기보를 놓아 보면서 느끼는 것과 실전을 두면서 느끼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30분 이내의 속기로 두고 끝나면 복기를 해야 한다. ▽바둑 스타일=밋밋하고 안정된 바둑은 내키지 않는다. 보는 이에게 짜릿함과 흥분을 유발할 수 있도록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바둑을 추구한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과 영화, 좋아하는 음식=‘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과 생각이 든다. ‘갈매기의 꿈’은 간명하고 친숙하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해서 좋았다. 영화는 ‘파이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음식은 쇠고기와 회를 좋아한다. 매운탕 육개장 등 얼큰한 국물도 선호한다. 부족한 점 스스로 아는만큼 애정 갖고 지켜봐줬으면 ▽휴직=한국리그 불참에 대한 기사회의 징계 건의가 직접적인 이유였다. 사실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고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것을 잊기는 쉽지 않겠지만 모든 일에는 본인의 책임이 있고 스스로도 일 처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새삼 가부를 따지고 싶지 않다. ▽대국 중 해프닝=박영훈 9단과의 GS칼텍스배 결승 5국에서 실제로는 두지 않았는데 이미 해두었다고 생각하고 두다가 낭패에 빠져 결국 2연승 후 3연패로 타이틀을 내줬다. 또 초반에 화점을 두려고 하다가 소목을 두거나, 날일자 굳힘을 눈목자 굳힘으로 둔 적도 있는데 이런 실수를 한 경우엔 기분이 나빠져 승률이 50%가 안 된다. ▽역전승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바둑=성적을 내려면 실력 외에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믿는 편이다. 2003년 LG배 우승 후 긴 슬럼프에 빠진 뒤 2005년 도요타덴소배 4강에서 쿵제 9단과 만났다. 국면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패색이 짙어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다. 쿵제 9단이 보통 같으면 99% 선수가 되는 곳에 뒀는데 이를 절묘하게 되치기하는 수순이 성립해 대역전으로 이어졌다. 이 바둑을 승리한 뒤 도요타덴소배와 삼성화재배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슬럼프 탈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 판을 졌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밋밋하고 안정된 바둑 싫어, 실전 통한 공부 가장 효과적 ▽승부를 앞둔 마음가짐=흔히 큰 승부를 앞두고 부담 없이 편하게 임하라고 하지만 약간의 부담감과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의욕이 솟구칠 때가 더 좋은 성적을 낸다. ▽바둑판 사인=바둑판에 사인하는 것에 유독 까다롭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종이나 부채에 사인하는 것과 달리 바둑판은 바둑인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진정과 정성을 담으려고 한다. 적어도 사인한 바둑판이 누구에게 가는지는 알고 싶다. 가끔 아무런 언급 없이 다짜고짜 바둑판을 들이밀며 사인을 요구하는 것은 사인에 담긴 진정성을 무시하는 것 같아 언짢은 면이 있다. ▽바둑과 인생=바둑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지만 어릴 적부터 바둑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한 프로기사들은 인생이나 세상살이에 문외한인 경우가 더 많다. 바둑의 고수가 반드시 인생의 고수는 아니다. 기사들도 바둑을 통해 인성을 닦고 성숙함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력이 강한 만큼 그에 걸맞은 인성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은 부담스럽다. 바둑으로는 정상권에 올랐더라도 아직 인생을 사는 데는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아는 만큼 애정으로 지켜봐 줬으면 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중견 기사가 당대 1인자를 상대로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그 주인공이 바둑의 꿈을 위해 의사의 길을 접고 28세에 늦깎이 입단해 인생 항로를 바꿨다면? 최근 사카이 히데유키 7단(37)이 제35기 일본 고세이(碁聖)전에서 대회 5연패를 노리던 랭킹 1위 장쉬 9단(30)을 3 대 2로 꺾고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중국에서 이런 이변은 통하지 않는다. 중년을 넘기면 승부현장에서 버티기 힘들고 현재 초일류 기사들도 어린 후배들 틈새에서 수모를 당하기 일쑤다. 2일 제12회 농심배 중국대표 선발전에서 구리, 창하오 9단, 후야오위 8단, 천야오예 9단 등이 신예들의 기세에 밀려 모두 탈락했다. 퉈자시 3단, 저우루이양 5단, 왕시 9단이 예선을 통과해 시드 출전자 쿵제 9단, 셰허 7단과 함께 역대 최연소 팀을 구성했다. 일본 한 중년 기사의 영웅담은 멋이 넘치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만큼 일본바둑의 젊은층이 엷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0대, 20대 기사들의 실력이 선배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반면 중국은 선수층이 두꺼운 데다 다음 세대의 성장과 도전이 거세다. 경쟁이 치열하고 세대교체가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성이 최고다. 한국은 어떨까. 후배들이 선배들을 따라잡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중국 쪽에 가깝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계바둑 판도는 한중일 삼국지가 아닌 한중 양강 대결로 압축될 수밖에 없다. 1일 물가정보배 결승 1국이 끝난 뒤 승자인 이세돌 9단에게 앞으로의 한중 대결 판도에 대한 이 9단의 전망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9단은 “향후 5년간 양국 경쟁 구도는 깨지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5 대 5지만 앞으로는 차세대 주자가 어디서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지금의 균형은 새로운 바둑을 구사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언젠가는 깰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한중 바둑계의 큰 승부는 다음 세대로의 교체를 얼마나 잘 이루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세대교체는 연속이자 단절이다. 이창호가 조훈현에 대해, 이세돌이 이창호에 대해 그랬다. 이세돌 9단이 예견한 차세대 주자는 지금 어디에서 웅크리고 있을까. 왕성한 중국의 성장 앞에 한국바둑의 5년 뒤, 10년 뒤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입단 제도를 정비해 미래의 기사들을 키우기 위한 과감한 포석이 긴요한 때다. 그래야 제2, 제3의 이창호 이세돌이 나올 수 있다. 이세신 바둑TV 편성기획팀장}

마늘모의 호수안국현 2단은 이번 명인전 리그 A조의 다크호스였다. 그는 첫 판에서 이창호 9단을 꺾었고 강동윤 9단, 백홍석 7단을 누르며 3승 2패를 기록해 이 9단과 동률을 이뤘다. 이번 대국은 4강 진출을 위한 이 9단과의 재대국. 중반까지 백이 조금 낫다는 평가. 안 2단이 저단 돌풍을 이어가려면 뭔가 한 방이 필요하다. ▽장면도=지금 반상에서 가장 큰 곳은 ‘가’. 그러나 불리한 흑으로선 평범하게 ‘가’를 차지하는 정도론 흐름을 되돌리기 힘들다. 안 2단은 흑 125로 상변에서 수를 내러간다. 백 128까진 필연. ▽참고1도=흑이 얼씨구나 하고 흑 1로 백 석 점을 잡는 것은 눈앞의 이득만 쫓는 것. 백 2, 4를 선수한 뒤 장면도 ‘가’의 곳을 차지하면 백이 여전히 좋다. 흑 7, 9로 좌상 백을 위협해도 백 10으로 여유 있게 산다. ▽실전도=흑 129의 마늘모가 안 2단이 준비한 수. 백은 134까지 버티는 게 최선인데 흑 135로 젖히는 수가 좋다. 흑 141까지 패가 나서 형세불명의 바둑이 됐다. ▽참고2도=실전 흑 137로 흑 1처럼 젖히면 안 될까. 이땐 백 2가 묘착. 백 6까지 흑이 실전보다 훨씬 불리해진다.도움말=김승준 9단}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빛나는 노장 투혼을 보여줬던 톰 왓슨(61·미국)이 국내 첫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지닌 그는 온화한 미소로 한국 팬들을 만났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클럽을 빌려주는 그의 모습에서 명불허전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 태풍에 울고… 농협 무관심에 울고태풍에 우수수 떨어진 과일들로 농민들 마음이 타들어가기만 하는 요즘. 절망한 농심(農心)을 달래주기 위해 낙과(落果)를 구입하겠다는 온정 어린 전화가 충남도와 농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우리 부서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개념 없는 대답뿐이라는데…. ■ 삼호드림호는 언제 돌아오나올 4월 초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드림호. 피랍 5개월이 지났지만 선원 석방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적들이 제시한 ‘몸값’이 터무니없이 높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조급해진 해적들이 살해 위협을 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도 병행하고 있어 가족들이 애태우고 있는데…. ■ “코란 화형식” vs “美에 죽음을”‘국제 코란 소각의 날.’ 미국의 한 원리주의 교회가 9·11테러 9주년에 맞춰 벌이겠다고 공표한 이 행사가 전 세계 이슬람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라운드제로 모스크 논쟁에서 시작된 불길이 이슬람권 반미시위로까지 번지는 모양새. 미 종교계까지 나서고 있지만 진화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 이세돌이 쓴 ‘나의 삶, 나의 바둑’이세돌 9단이 기사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명국선 3권을 펴냈다. 대표적 대국 9국을 상세히 해설했다. 기보 해설 외에도 어린 시절 일화, 기사생활에서 느낀 점, 바둑과 인생, 가족 등 속내에 담아둔 얘기도 실려 알려지지 않은 이 9단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 바둑의 소비시간은 두 기사를 합쳐 1시간 45분. 오전 10시에 대국을 시작해 점심 식사 전에 끝난 셈이다. 제한시간이 각 3시간인 바둑에서 대국 시간이 2시간을 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명국의 후유증이다. 박진솔 4단은 백 94로 끊는 수를 보지 못한 것이 이 바둑의 명을 재촉했다. 흑이 더 둔다면 참고도 흑 2인데 백 3∼7로 수를 꽉꽉 메워간 뒤 9로 먹여치는 것이 묘수. 백 11 때 흑은 이을 수 없다. 박 4단이 백 94를 봤다면? 그 이전에도 다른 길이 있었겠지만 흑 87 때가 마지막 방향 전환의 기회였다. 참고도 수순은 사실 프로기사에겐 한눈에 보이는 그림이다. 적어도 흑 87 때는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박 4단은 이를 놓쳤다. 그 이전에 하변에서 백에게 눈물날 정도로 당한 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했고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물론 흑 87로 다르게 뒀어도 백이 많이 유리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여지는 있었다. 박 4단이 승부의 끈을 일찍 놓아버린 것은 아쉽다. 박 4단으로선 정말 오랜만에 정규기전 본선에 진출했는데 제대로 몸을 풀기도 전에 패배를 당했다. 안 2단으로선 지난 기 4강 진출에 이어 또 한 번 힘을 낼 기회를 잡았다. 소비시간 흑 44분, 백 1시간 1분. 94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흑이 하변에서 많이 당했다. 박진솔 4단은 오랜만에 본선에 진출해 첫판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초반부터 망가져 속이 상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의 골이 깊다. 박 4단의 얼굴에 못마땅한 표정이 짙게 드리워 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추스르고 힘을 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성급하게 덤비지 말고 꼬인 매듭을 하나씩 풀어야 한다. 흑 77로 공격에 나서는데 백 78로 단단히 응수하자 공격이 쉽지 않다. 흑 79, 81로 우측에 벽을 쌓는데도 백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백 82까지 다 받아둔다. 그만큼 백의 타개에 자신이 있다는 것. 물론 이것이 침착한 것인지, 아니면 만용인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 흑 85의 씌움이 흑에 유일한 공격 행마인데 백 86으로 척 붙여간 걸 보면 이미 이 대목의 수읽기를 확실하게 본 듯하다. 여기서 갑자기 파국이 발생한다. 흑 87로 젖힌 것이 성급한 마음에서 비롯한 폭주. 박 4단은 백 말을 살려주고 실전처럼 빵때림을 하면 흑이 두터워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흑 93까진 필연이라고 본 것인데 백 94를 보자 박 4단의 낯빛이 확 바뀐다. 이제야 백 94가 어떤 수인지를 파악한 것. 돌아보면 흑 87로는 그나마 참고도 흑 1로 치받는 수가 나았다. 백 14까지 백이 얄밉게 살아가긴 하는데 파국은 막을 수 있었다. 박 4단은 곧 돌을 던졌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흑이 좌상에서 백 두 점을 때리며 머뭇거리는 사이에 백에게 하변 침투의 기회가 돌아왔다. 백 46이 짜릿한 치중이다. 백의 하변 침투가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흑은 47로 물러선다. 어쩔 수 없다. 참고 1도 흑 1로 두면 백 2, 4가 선수여서 백 6으로 백의 몸통이 쉽게 수습된다. 백 50으로 넘어간 것이 크다. 흑은 51의 급소를 찌르며 하변만은 접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다. 백이 당장 움직이는 것은 무리. 안형준 2단은 백 52로 묘한 곳을 붙여 흑의 응수를 묻는다. 일단 흑이 강한 곳이어서 흑 55까지 하변 백을 포획했다. 하지만 뒷맛이 매우 께름칙하다. 일단 삼켰으나 소화가 안된다. 백 56, 58도 흑에겐 괴롭다. 전보에선 당연히 참고 2도 흑 1로 잡았을 것이다. 그래도 별 탈이 없다. 지금은 우하 백을 활용해 백 4로 붙이는 수가 있다. 흑이 여기서 당하지 않으려면 흑 5로 잇는 것이 최선인데 백 6으로 끊는다. 백 12까지 흑이 망하는 그림이다. 흑은 59로 양보하고 대신 선수를 잡아 흑 61로 두어 타협한다. 흑 61도 한 수의 가치가 충분한 곳. 박진솔 4단은 여전히 하변에 불씨가 살아 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윽고 그 불씨가 광야의 들불처럼 번진다. 백 62가 그 불씨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백 20으로 참고1도 백 1에 두면 흑은 10까지 선수로 실리를 얻고 14, 16으로 백의 세력을 견제한다. 이건 흑이 혼자 다 둔 느낌이다. 안형준 2단은 백 20, 22로 두고 흑이 한 수 보강하면 좌상귀를 끊을 작정이다. 그러나 흑은 손을 빼고 발 빠르게 흑 23, 25을 둔다. 좌하 귀는 백이 먼저 손을 대면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후수를 잡을 공산이 커서 백도 당장 두기는 껄끄럽다. 그래서 백 26, 28을 둔 것인데 흑은 다시 손을 빼고 흑 29로 하변을 보강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흑이 스피드를 내고 있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는 듯하다. 백 30에 흑 31은 바른 응수. 참고 2도 흑 1처럼 백을 잡으려고 하면 우선 백 4로 한 방 맞는 것이 아프다. 또 나중에 ‘가’로 치중하는 수도 남아 있다. 흑이 한껏 속도를 높여 백을 저 멀리 따돌렸다고 한 순간 흑 41이 급브레이크를 건다. 지금은 백이 흑 한 점을 따낼 이유가 없으므로 흑도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 한마디로 양쪽 다 급한 곳이 아니다. 백 40까지 좌변은 이미 정리된 만큼 이젠 하변 흑 진이 국면의 초점이었다. 선수를 잡은 흑으로선 ‘가’ 등으로 하변을 지켰으면 초반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토끼가 잠시 낮잠을 자는 느낌. 백 42로 거북이의 추월 작전이 시작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암은 재발이 더 무섭다. 만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아야 완치했다고 보는데 이 고비를 넘지 못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황성주 사랑의클리닉 원장이 ‘암은 없다’에 이어 내놓은 이 책은 앞으로 암 치료의 성패를 재발 방지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눈에 보이는 암을 치료하긴 쉽지만 암의 뿌리까지 없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재발을 막으려면 환자의 면역체계를 복원해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재발 제로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3단계와 6원칙을 제시한다.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암 유전자를 무력화하고 종양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신체 시스템 만들기(1단계), 암이 재발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해 전이를 막는 것(2단계), 몸의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것(3단계)이 필요하다. 황 원장은 단계별로 2개의 행동 지침을 제시해 암을 유발하는 환경과 습관에서 벗어나 암을 치유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조건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암 완치 후의 생활을 준비하고 긍정적 홀동을 계속하는 그룹이 훨씬 생존율이 높다는 점도 보여준다. 책에선 탤런트 강신일(간암) 김자옥(대장암) 오미희(유방암), 가수 양희은 씨 (난소암) 등 암을 극복한 유명인사 10명의 비결을 소개했다. 또 부록으로 암을 이기는 식이요법, 영양소 8종, 식품 20종도 함께 알려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뇌손상 따른 근육경직 약물치료뇌성마비나 뇌손상, 척수손상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근육 경직을 치료하는 약물 시술법이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장진우·조성래 교수팀은 저산소증으로 인해 뇌가 손상된 30세의 남성환자에게 ‘바클로펜’이라는 약물 주입 시술을 실시했다. 시술 전 이 남성은 팔다리의 경직 증상이 심하고 이차적으로 관절 변형이 진행되는 상태였다. 바클로펜 펌프 치료는 배속에 바클로펜 약제를 담은 펌프를 이식하고 가느다란 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척수강(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공간) 속에 약물을 주입한다. 이 남성은 시술 후 경직 증상이 완화됐고 편안한 자세로 잠도 잘 수 있게 됐다. 다리와 몸의 경직도 감소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 교수는 “심한 경직 증상이 나타나는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 환자에게는 효과적인 시술”이라고 말했다. ■ 암환자 위한 건강강좌 열려아주대병원 통합의학센터가 주최하고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가 후원하는 암 환자를 위한 건강강좌가 2일 오후 2시 아주대병원 별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건강강좌는 ‘생기 업(up)! 활력 업(up)! 암 환자의 즐거운 생활에너지, 건강운동법’을 주제로 삼았다. △암 환자에서 운동의 중요성과 방법(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조현미 교수) △즐겁고 유익한 운동, 이렇게 해봅시다(경기도생활체육회 이재주 강사) 순으로 진행한다.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참석할 수 있다. 031-219-5890, 7123 ■ 생후 6개월 이상 유아용 두유 출시삼육식품은 생후 6개월 이상의 유아를 위한 ‘삼육아기두유 빅스(Bigs)’를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아를 4단계로 구분해 단계별로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첨가했다. 6∼12개월 유아에겐 소화 흡수, 12∼24개월 유아에겐 두뇌성장과 면역, 24∼36개월 유아에겐 튼튼한 영양, 36개월 이상 유아에겐 균형 잡힌 성장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삼육식품은 “유아를 위한 프리미엄급 두유로 동물성 영양소에 치우쳐 영양불균형이 될 소지를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2단은 지난 기에서 4강에 올라 이번 기 시드를 받고 본선에 자동 진출했다. 반면 박진솔 4단은 예선에서 박영훈 9단을 누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입단 후 처음으로 국수전 본선 무대를 밟았다. 안 2단은 올해 부진하다. 10승 16패. 지난해 35승 17패를 거두며 3개 기전 본선에 진출한 것에 비하면 볼품없는 성적이다. 7월 28일 이 대국이 열리기 전 3개월 동안 그는 1승 7패의 부진에서 헤맸다. 안 2단이 이 대국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 대국실로 들어오는 안 2단의 표정에선 그늘을 찾을 수 없었다. 백 10이 특이한 수. 참고1도 백 1로 평범하게 받으면 흑 2, 4로 좌변을 벌리는 것이 싫다. 백 10이 온 만큼 참고2도처럼 흑 1로 두고 싶진 않다. 흑 3으로 벌리는 간격이 좁다. 백 4로 귀를 지킨 모양과 참고1도를 비교하면 확실히 백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 4단은 손을 빼고 흑 11로 미니중국식 포석을 두며 천천히 둔다. 오랜만의 본선 대국인 만큼 신중하다. 박 4단은 올해 성적(19승 10패)이 예년에 비해 훨씬 좋다. 이달에는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예선 결승에서 중국의 리저 6단을 누르고 본선에도 올랐다. 흑 15, 17은 흔히 쓰는 수법. 백 18도 정수. 밀어주면 밀어줄수록 백이 손해를 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