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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광주과학기술원)는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GIST 과학스쿨’이 100회째를 맞아 27일 오후 7시 오룡관 다산홀에서 특별 강연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특강 연사인 채연석 박사(사진)는 200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한 국내 최초 액체추진제 과학로켓(KSR-3)의 개발 책임을 맡았고 2002년부터 3년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을 지낸 우주 및 로켓 분야 권위자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화차(火車)를 복원해 ‘중·소신기전’을 처음 시험 발사한 사연 등을 소개하고 최근 연구하고 있는 거북선 모형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GIST 과학스쿨’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청소년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연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2만여 명이 강의를 들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과학 대중 강연으로 자리매김했다. 특강은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특강을 기념해 오후 6시 반부터 오룡관 로비에서 다과를 제공한다. 062-715-2024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패류의 황제’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전복은 영양 면에서 완전식품에 가깝다. 필수 아미노산 8가지를 포함해 20여 종의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특히 타우린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콜라겐 함량이 많아 면역 기능을 높이고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지방 함량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 보충과 원기 회복에 최고다. 중국에서 전복이 상어 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三寶)’로 꼽히는 이유다.○ 청정바다에서 나는 최고 웰빙식품 전남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81%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전복 양식장 면적은 3161ha로 여의도 면적의 11배다. 4000여 어가에서 연간 7400t을 생산해 40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구상에 100여 종의 전복류가 있지만 완도산은 그중에서도 맛과 영양이 가장 뛰어나다.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 미역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데다 해안선마다 갯벌이 있어 바다 정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견 사단법인 한국전복산업연합회 본부장(61)은 “청정 바다에서 생산되는 미역, 다시마를 먹고 자란 전복은 바다의 황제로서 맛도 좋고 영양 면에서도 칼슘, 철분, 아미노산, 타우린 등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완도 전복의 명성은 바로 친환경 양식법 덕분이다. 1990년대 후반 값싼 복합사료를 들여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양식 어가들은 자연산 미역과 다시마만으로 전복을 키웠다. 사료를 썼다면 당장은 이익이 났을지 모르지만 친환경 양식을 고집한 덕분에 소비자들은 완도산 전복을 꾸준히 찾았고 이제는 최고의 웰빙식품이란 명성까지 얻었다. 20일 완도군 완도읍 완도농공단지 내 대가수산유통. 전복 도·소매를 하는 이곳은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자란 전복을 가져다가 하루 정도 육상 양식장 적응 과정을 거친 뒤 출하하고 있다. 이를 순치(馴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질 관리다. 수질 관리를 잘못하면 질병이 번져 전복이 집단 폐사할 수 있다. 해상 양식장과 바다를 연결한 파이프를 통해 끌어온 바닷물은 압력여과기를 통해 공급된다. 여과기는 크기가 다른 자갈을 3겹으로 쌓아 바닷물의 갯벌과 적조생물 등 이물질을 걸러내는 일종의 정수기 역할을 한다. 액화산소를 주입하고 냉각수도 공급해 수온을 15∼18도로 유지해 준다. 고수온에 따른 질병 예방을 위해 수조의 물을 하루에 1, 2회 교체한다. 이용철 대표(57)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전복을 출하하기 때문에 콜레라나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될 위험이 없다”며 “지난여름 콜레라 여파로 전복 소비까지 줄었는데 전복이 패류 중 가장 안전하고 고단백의 천연식품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육지로 양식 패턴 변화 완도산 전복은 세계 최대 수산물 시장인 중국 수출 길에도 올랐다.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472t을 수출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1200t을 보낼 계획이다. 완도군과 한국전복산업연합회는 그동안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해외마케팅 사업을 적극 펼쳐 왔다. 지난해 8월에는 홍콩 기업과 전복통조림 30만 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11월에는 중국 기업과 전복소스 30만 달러 수출계약을 맺었다. 올해 1월에는 완도산 전복통조림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에 수출됐다. 육지에서 전복을 생산하는 양식장이 늘면서 양식 패턴도 바뀌고 있다. 해상양식장이 밀집해 바다가 오염되고 전복 폐사율이 높아지자 육지가 새로운 양식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완도군 군외면에서 육상수조식 전복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규 아쿠아뱅크 사장(55)은 “육상의 양식장에서 광어를 14년 키우다 2012년 전복 양식장으로 바꿨다”며 “인근에도 넙치를 기르다 전복으로 바꾼 곳이 10여 곳 있다”고 말했다. 완도군은 내만(內灣) 오염, 집단 폐사 등 해상전복양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육상 양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완도군에 따르면 2009년에 비해 전복양식장 시설은 두 배로 늘었지만 생산량은 19% 증가에 그쳤다. 완도군은 내만에 양식장 시설이 너무 많아져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하고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고 태풍 등 재해도 예방하기 위해 육상 양식을 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전복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전복산업발전위원회 출범도 전복 양식 경쟁력 강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전복 관련 업계 종사자와 해양수산부, 전남도, 완도군, 연구기관 등 각계 대표 29명으로 이뤄진 위원회는 6개 분과로 나눠 전문적인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종자분과와 양식분과는 건강한 종자 생산과 고품질 전복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유통, 가공, 수출, 연구분과는 현안 사항을 파악해 해결 방안을 내놓는다. 위원회는 민·관·산·학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돼 한국 전복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복은 빵, 통조림 등 가공식품과 화장품 재료로 사용되는 등 무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완도에서 가장 인기 높은 먹거리는 전복이 통째로 들어간 ‘장보고빵’이다. 완도읍 장보고대로 변에 있는 프라임로스터스라는 카페에서 올해 1월 처음 출시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다.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7월 1일 서울 태릉선수촌에 어른 주먹 크기만 한 전복 90kg이 전달됐다. 원기 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완도산 전복이었다. 한국전복산업연합회가 완도 출신 프로골퍼 최경주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 초대 감독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보냈다. 이승열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65·사진)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완도 전복의 힘으로 종합 8위의 성적을 낸 것 같다”며 “대량 양식으로 품질은 유지하면서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많이 낮아진 만큼 전복이 ‘국민 보양식’으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전복 소비가 많이 줄었는데…. “청탁금지법 시행 전인 추석 때부터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전복은 20∼30%가 선물용으로 판매되는데 선물비용을 5만 원으로 제한한 여파가 컸다. 전복은 4인 가족이 한 끼를 먹으려면 기본 15∼20개는 들어가야 하는데 5만 원짜리로는 어림도 없다. 그동안 수협중앙회 등을 통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양식업계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 “현장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해 직접 가르치며 일하지만 1∼2년 지나면 기술을 익혀 다른 곳으로 옮긴다. 농업은 농촌진흥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이스터대학을 운영하며 농업인에게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는데 수산업은 그런 게 약하다. 수산양식업은 농업보다 창업자본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반영한 교육이 필요하다.” ―내수시장이 부진한 반면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그 배경은…. “올 1∼9월 전복 누적 수출액은 4780만 달러(약 53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40만 달러(약 283억 원)와 비교해 88.2% 늘었다. 지난 한 해 전복 수출액 3860만 달러(약 430억 원)를 이미 뛰어넘었고 참치, 김, 오징어, 굴에 이어 수출액이 많은 수산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시장을 개척한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만을 바라볼 수 없어 유럽과 미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 24일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 27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리는 ‘화순 도심 속 국화향연’을 앞둔 공원은 그윽한 꽃내음이 가득했다.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형형색색의 국화와 코스모스, 해바라기, 작고 수줍은 모양의 가우라 등이 어우러져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550점에 달하는 국화 조형물을 배치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화순을 대표하는 적벽, 입석대, 공룡, 파프리카 등 화순의 문화관광자원과 특산품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축제 개막 전까지 들어선다. #2. ‘두부버섯파이, 버섯매운닭갈비, 기정떡샌드위치, 파프리카브리토….’ ‘도심 속 국화 향연’과 함께 열리는 ‘힐링푸드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음식들이다. 이들 음식은 화순의 대표적 농특산물인 파프리카, 두부, 버섯,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등을 재료로 만들었다. 전주대 한식조리학과가 지역 음식점과 함께 22종의 힐링푸드를 개발했다.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수림정 대표 박정덕 씨(52·여)는 “레시피 전수 교육을 받으면서 화순의 대표 음식을 요리한다는 자부심이 컸다”라며 “관람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 기대된다”라고 말했다.○힐링푸드 맛보고 국화 향연 즐기고… 화순군이 ‘도심 속 국화 향연’과 ‘2016 화순힐링푸드 페스티벌’(27∼30일)을 함께 개최한다. 하니움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힐링푸드 페스티벌은 현대인의 관심이 높은 ‘치유, 음식, 건강’을 테마로 한 축제다. 올해 3회째 열리는 축제는 새로운 수익형 음식 축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향 각지의 음식을 전시하는 ‘백화점식’ 축제와 달리 화순의 특산물로 만든 명품 음식과 힐링 간식을 엄선해서 출품하고 이를 주민 소득과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에서 선보이는 힐링 요리는 총 22종. 힐링비빔밥, 산양삼힐링전골, 오리불고기, 승검초떡갈비버거, 두부고르곤졸라피자 등 명품 음식 7종과 힐링김밥, 씨앗박산, 순두부도넛, 파프리카볶음면 등 힐링 간식이 15종이다. 모두 화순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한식 특성화 대학인 전주대 한식조리학과가 레시피를 개발하고 12개 업소에 요리 방법 등을 전수했다. 힐링 간식을 판매하는 업소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탄산음료 대신 간식과 궁합이 맞는 오미자차, 아로니아 주스 등을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오! 쿠킹쇼, 아빠와 함께하는 요리교실, 화순 농산물로 만든 칵테일쇼 등 힐링 푸드와 관련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정선 화순군 축제담당은 “하니움 정문에 위치한 주제관에서 명품 음식과 힐링 간식을 맛 볼 수 있다”라며 “요리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 주고 체험 공간도 마련하는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라고 말했다.○축제 연계 시너지 효과 화순군은 힐링푸드 축제장과 국화 축제장을 오가는 관람객을 위해 나드리 복지관∼하니움 정문∼남산공원 남문 회차장을 순회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힐링푸드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도 만개한 국화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화순군은 남산공원 국화동산 조성을 위해 6월부터 3ha에 화단용 국화 10만 포기와 스프레이형 국화 6만 포기, 숙근초 2만 포기 등 총 18만 포기를 심었다. 관람객이 사계절 꽃동산을 즐길 수 있도록 가우라, 아스타 등 숙근성 작물을 산책로 주변에 식재했다. 분재 국화, 대국, 현애작 등 일반인이 재배하기 어려운 다양한 작품 국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고인돌 전통시장에서는 ‘블랙푸드’의 진수도 느낄 수 있다. 블랙푸드는 흑염소, 다슬기, 검은콩, 검은쌀 등 화순에서 생산되는 검은색 재료를 이용한 음식이다. 최근 14개 점포가 산약초등갈비찜, 검정깨 호박전, 흑염소탕 등 블랙푸드 21종을 개발해 국화 축제 기간에 판매한다. 국화와 힐링푸드를 연계한 축제는 예산 절감은 물론 관광객이 크게 늘고 전통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두 축제를 동시에 치른 지난해 11만2000여 명이 화순을 찾았다. 음식 판매로 1억43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9500만 원어치의 농특산물을 팔았다. 고인돌 전통시장은 관광과 쇼핑이 가능한 시장으로 이름나면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11월 27일까지 매주 수·토·일요일에 운영되는 화순적벽 투어 예약도 대부분 마감됐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화순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힐링음식을 특화시켜 산업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구충곤 전남 화순군수(57·사진)는 24일 “화순은 힐링 음식의 고장”이라며 “전체 면적의 74%가 산인 데다 연평균 기온이 13.8도로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풍부해 몸에 좋은 먹거리가 많다”고 소개했다. 화순군은 이런 여건을 살려 3년 전부터 힐링푸드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구 군수는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느 축제장에서도 맛볼 수 있는 음식이 판매되면서 ‘힐링 푸드’란 용어가 무색할 정도였다”며 “올해는 과거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보완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가 끝나도 화순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고 주민 소득과 연계될 수 있도록 산업화 전략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대표 축제를 동시에 개최하는 화순군의 ‘축제 실험’은 여러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구 군수는 “무분별한 지역 축제로 예산 낭비와 효율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집중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군수는 “화순은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무등산, 조선 10경(景) 중 하나인 화순적벽, 천불천탑의 운주사, 고인돌 등 볼 거리도 쏠쏠해 발품이 아깝지 않은 힐링 여행지”라며 “차별화된 축제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글로벌 페스티벌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17일 광주 북구 첨단과기로 국립광주과학관. 정기 휴관일인데도 기획전시실과 상설관, 로비 등이 초중고교생들로 북적였다. 광주과학관이 마련한 특별 개관행사에 초청된 광주새날학교와 도시속참사람학교 학생들이었다. 새날학교는 중도 입국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초중고교 과정을 가르치는 대안학교다. 광주시교육청 위탁형 대안학교인 도시속참사람학교는 학업 중단 위기에 있는 고교생들이 일정 기간 머무는 곳이다. 광주과학관은 평소 과학문화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특별한 전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휴관일에 이들을 초청했다. 특별 개관행사는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학생들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임머신’전에서 다빈치의 발명품과 회화 작품을 보면서 상상력을 한껏 키웠다. 컴퓨터 스캔 장비를 이용해 모나리자, 인체도, 비행기 등을 그려보고 창의공방에서 다빈치가 설계한 다리를 본떠 플라스틱 조각을 이용해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었다. 이어 학생들은 과학관 1층 로비에서 7대 로봇이 가요와 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과학관 측이 제공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한 학생들은 상상홀 1층에서 ‘사이언스 매직쇼’를 관람했다. 물을 부어도 젖지 않는 모래, 그림자와 저글링을 이용한 마술 등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지희 광주새날학교 교사는 “과학 체험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들이 다양한 전시물을 마음껏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휴관일인데도 정성껏 프로그램을 마련해준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별 개관행사는 분기별로 한 차례씩 과학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계속 진행한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나 사회복지시설은 국립광주과학관 전시기획운영실(062-960-6122)로 문의하면 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아, 엄마야. 우리 딸이 사춘기를 보내면서 많이 힘들 텐데 엄마한테 고민을 털어놓고 친구처럼 대해줘서 고마워. 며칠 전 시내에서 같이 밥 먹고 액세서리 사고 영화를 보면서 엄마는 너무 행복했단다. ○○가 좋아하는 조수미의 ‘나 가거든’을 신청했어. 이 음악 듣고 힘내. 우리 딸 사랑해.” 17일 낮 12시 광주 북구 신안동에 자리한 광주북FM 스튜디오. ‘사랑하는 그대에게’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은영 씨(47·여)가 낭랑한 목소리로 사연을 읽었다. 북구에 사는 청취자가 중학교 3학년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 씨는 신안동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주민이다. 방송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다는 김 씨는 “녹음, 편집, 진행 등 1인 3역을 하고 있지만 너무 재미있고 보람돼 삶의 활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전남지역에 ‘마을 방송국’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의 이슈와 의제, 소소하지만 소중한 이웃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마을 공동체 회복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 참여 주민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지역의 소통 활성화에도 기여해 라디오방송에 도전하는 마을이 늘고 있다. 올해 5월 개국 이래 시험방송을 해온 광주북FM은 10일부터 20개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을 시작했다. 주파수 88.9MHz로 광주 북구와 서구 일부 지역이 청취권역이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모두 광주시민이다. 공무원,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시험방송부터 진행을 맡거나 정규 편성에 맞춰 참여한 주민 등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요즘 광주북FM에는 방송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음악방송을 듣고 젊은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들에게 광주북FM 측은 방송제작 교육 등을 안내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최초로 6월 개국한 마을 라디오 채널인 ‘해남FM’은 최근 100회를 맞았다. 주민 50여 명이 앵커가 되고 출연자가 돼 만드는 주민 주도형 인터넷 방송이다. 마을 구석구석 이웃들의 이야기에서부터 해남의 실시간 뉴스, 문화예술과 시사토론 등 10여 개 코너가 개설됐다. 40, 50대 주부 9명이 마을을 찾아 수다를 떠는 ‘떴다 줌마’ ‘해남전설 513’ ‘만만한 시(詩)세상’ ‘명량의 후예들’ 등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의 호응이 좋다. 아기 엄마부터 문화관광해설사, 시인, 책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가뭄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한 부군수 등 게스트도 다양하다. 최재희 해남FM 방송편성국장은 “주민 주도형 방송이어서 세련미보다는 서툴고 농촌스러움이 매력”이라며 “지역의 문제와 주민들의 소소한 관심사를 파고들면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잔잔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인 동포를 위한 마을방송 ‘고려FM’도 참여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2일 국내 최초로 개국한 고려FM은 매일 6시간 이상 제작돼 102.1MHz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국으로 방송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10대들의 세상’. 자신들의 이야기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생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자신과 놀아줄 시간이 없는 엄마를 향해 격려와 사랑을 전하는 마음 찡한 이야기가 청취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라디오방송에 도전하는 마을도 늘고 있다. 광주 첨단부영1차 아파트에는 실제 스튜디오가 마련됐다. ‘도래샘ing라디오방송’이다. 2주마다 인터넷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을 업로드하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터넷이 아닌 ‘아파트 방송’을 활용해 방송하는 곳도 있다. 북구 두암주공2단지 ‘삼정승고을 희망메아리’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해 두암종합사회복지관과 주민들이 만들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4시면 어김없이 각 가구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방송이 전파된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광주 서구 농성·화정동의 ‘항꾸네마을뉴스’는 영상 뉴스다. 동네를 돌며 직접 취재하고 촬영한 내용을 담는다. 10여 명의 주민이 촬영, 편집 등 영상 제작기법을 배웠다. 사라져가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 저소득 노인들의 문제를 비롯해 올해 4·13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기관과 입주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17일부터 수질검사를 한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전력, 한국농어촌공사 등 14개 이전 기관과 12개 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미생물류, 중금속류 등 총 58개 항목을 무료 검사한다. 연구원에서 시료를 직접 채취해 안전성을 검사한 뒤 결과를 통보해 준다. 수질검사는 빛가람 혁신도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입주 활성화를 위한 전남도와 혁신도시 이전 기관 간 상호 협력 과제의 하나로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8월 국제공인숙련도 시험 운영기관인 미국환경자원협회(ERA) 주관 환경 측정 분야 국제 숙련도 시험에서 먹는 물 분야 우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박종수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수질분석과장은 “첨단 분석 장비로 수돗물의 안전성을 검증해 입주민과 이전 기관이 마음 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1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엑스포공원은 그윽한 국화 향기로 가득했다. 화단은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꽃물결을 이뤘다. 중앙광장 입구에서는 대형 국화 조형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조형 예술가들이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블록에 담긴 국화 송이를 마치 퍼즐을 맞추듯 조형물에 끼워 넣었다. 21일 개막하는 ‘2016 대한민국 국향대전’에서 선보일 광화문과 세종대왕상이다. 50만 송이 국화로 꾸며지는 광화문은 높이 8m, 폭 20m로 실제의 2분의 1 크기다. 실물을 3분의 2로 축소한 세종대왕상(높이 4.4m)도 20만 송이 국화로 채워진다. 고찬훈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연구사(44)는 “이제 막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국화로 장식한 조형물은 축제 때 만개해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알찬 축제 함평군과 주민들은 21일부터 11월 6일까지 17일간 열리는 ‘2016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해마다 축제기간에 군 전체 인구(3만5000여 명)의 5배가 넘는 20만 명이 몰리기 때문에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향대전은 전국에서 가장 알찬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014년 광역자치단체 5억 원, 기초단체 3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행사와 축제의 원가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향대전’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한 395개 행사와 축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8억9000만 원의 예산으로 7억4780만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려 총원가 대비 수익률 78%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억 원을 투입해 7억2300만 원의 수입을 올려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7억4000만 원의 예산을 들인 올해는 8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축제 기획부터 전시, 행사 진행을 공무원과 군민들이 맡아 소모성 예산을 줄인 게 비결이다. 함평군은 대부분 자치단체들이 축제를 기획사에 맡기는 것과 달리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팀을 꾸려 전시 프로그램을 짠다. 인기 가수 초청공연이나 불꽃놀이 등을 없애고 시낭송회 사생대회 사진전 등 꽃과 어울리는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다. 새마을부녀회 여성방범대 모범택시회 등 사회단체 회원과 학생 등 20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행사장에서 관람객을 안내하고 청소를 한다. 축제에 필요한 100억 송이 국화를 자체 조달하는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것도 예산을 줄이는 데 한몫했다. 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작품용, 분재용, 품종관리용 대국 200여 종, 소국 2000여 종을 재배하고 엑스포공원사업소에서도 국화를 키워 축제 때 선보인다.○오색 국화로 물든 축제장 축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면적이 100만 m²나 된다. 축제 기간 행사장은 온통 꽃 대궐을 이룬다. ‘국화 향기가 들려주는 가을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예년과 달리 기획 작품과 수준 높은 분재가 많이 출품됐다. 축제장 입구에서 광화문과 세종대왕상 국화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객이 꽃구름을 걷는 기분을 느끼도록 동선을 국화동산으로 꾸몄다. 분재 작품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한 줄기에서 1538송이가 피는 천간작을 비롯해 작은 화분에서 작은 꽃잎을 피우는 ‘복조작’, 자연미와 인공미가 적절히 조화된 ‘현애작’도 눈길을 끈다. 3만3000m²에 이르는 억새단지와 10만 m²의 좁은잎 해바라기 꽃밭을 조성해 풍성한 가을 분위기를 보여준다. 29일엔 함평 특산물인 한우와 단호박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제6회 전국 명품 한우와 단호박 요리경연대회’를 함평여중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다. 축제기간 동안 군립미술관 특별기획 ‘추사 김정희’전, 슈퍼호박 전시회, 서각작품 전시회, 문인화 작품전, 시화전, 사진전, 통기타 공연 등 가을과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식용국화 따기, 앵무새 먹이 주기, 천연비누와 향수 만들기 등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한우, 단호박, 국화를 이용한 특산품 판매장터도 운영한다. 관람객이 축제장에서 농·특산물을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해준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이벤트성 행사를 없애니 축제 예산이 40%나 줄었습니다. 공무원과 주민의 봉사정신도 축제 성공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안병호 함평군수(68·사진)는 11일 “국향대전이 명품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은 공무원과 주민들이 자기 일처럼 챙기면서 땀 흘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 군수는 “국향대전이 추구하는 콘셉트는 3가지”라며 “무엇보다 이야깃거리가 있는 테마 위주의 전시회로 꾸미고, 동호회 회원과 함께 만들어 가며, 국향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향대전은 지역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축제 기간에 지역 농특산물, 기념품, 음식점 등 현장 판매액이 12억 원에 달한다. “축제 기간 주말에는 함평읍내 교통이 마비될 정도입니다. 식당마다 손님들로 북적이고 한우, 단호박 등 특산품도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니 효자 축제가 따로 없죠.” 국향대전이 성공하면서 함평을 알리는 국화동호회 회원도 3000명 넘게 생겼다. 안 군수는 “이들이 ‘함평 홍보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국화 향기로 물든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면서 “수준 높은 국화 작품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을의 낭만과 추억을 가득 선사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광주·전남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가족으로 구성된 문화예술동호회원들이 11, 12일 광주디자인센터 전시장에서 뜻깊은 전시회를 열었다. ‘렌즈뷰’ ‘자연미인’ ‘자연가꿈회’ 등 동호회원 40여 명은 ‘2016 공감·나눔 예술작품 전시회’에서 사진, 분재, 수석 등 작품 110점을 선보였다. 이들은 전시 작품 판매 수익금을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후원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작품도 보육원이나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동호인 모임 ‘렌즈뷰’ 박정준 회장(45·구례군 선관위 사무과장)은 “회원 간 공감의 장을 마련하고 기부를 통해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 위해 올해 처음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11월 11일까지 광주 동구 세계조각·장식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원로작가 9인 특별전’이다. ‘2016 광주비엔날레’(9월 2일∼11월 6일)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평생 순수예술의 외길을 걸어온 거장들의 완숙미를 느껴 볼 수 있다. 참여 작가는 서양화 황영성 박석규 송용 박동인 박종수 신동언 박성현 화백과 조각 전뢰진 정윤태 작가 등 9명이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전뢰진 작가는 대리석으로 만든 ‘소녀상’ ‘재롱’ 등을 출품해 어린아이, 토끼, 젖을 먹이는 어머니 등의 형상으로 온기를 전한다. 고향과 이웃, 황소를 한 식구로 표현하고 있는 황영성 작가는 ‘고향 이야기’ ‘가족 이야기’ 시리즈를 선보인다. ‘갯벌작가’로 불리는 박석규 작가는 갯벌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남도땅, 갯벌에 살다’를 출품해 일하는 아낙을 소재로 정감어린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남부대에 작품을 기증해 조각공원을 만든 정윤태 작가는 ‘청해진의 꿈’ ‘포즈A’ 등의 작품을 통해 휴머니즘과 희망을 부각시켰다. 유채와 수채를 넘나드는 송용 작가는 ‘소리산 계곡’ ‘백장미’ 등 자연주의와 인상주의가 결합한 작품을 보여준다. 박동인 작가는 꽃과 오방색을 통해 생명의 환희를 표현하는 ‘축일’ 시리즈를 출품했다. 박종수 작가가 그린 ‘바람의 초상’에서는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거나 가만히 서 있는 말이 등장한다. 신동언 작가의 ‘수련’은 무겁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박성현 작가의 ‘바이칼 자작나무’에는 풍경뿐 아니라 바람 소리, 빛, 역사까지 담겨 있다.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뒤편에 올해 1월 개관한 세계조각·장식박물관은 김상덕 관장이 전 세계에서 수집한 조각·장식 7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쇼나 조각부터 중국 매머드 뼈 장식품까지 희귀한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062-222-0072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 위치한 전라우수영(全羅右水營)은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군사적 요충지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전라우도 수군의 본영이다. 정유재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의 대승을 거둔 울돌목의 배후기지로, 조선시대 수군체제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성곽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라우수영이 최근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5호로 승격 지정됐다.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성곽 복원 등 해남군이 벌이고 있는 우수영 성역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라우수영 국가사적 지정 전라우수영성은 16세기 중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다져 쌓은 내탁식(內托式) 석성으로, 평면 형태는 배 모양에 가깝다. 위상에 걸맞게 4개의 성문과 옹성(甕城·성문 앞에 설치한 항아리 모양의 시설물), 치성(雉城·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적의 접근을 관찰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물), 여장(女墻·성벽 위에 설치하는 낮은 담장), 수구문(水口門·성 밖으로 물이 흘러나가도록 만든 문)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십자형의 성내 도로망을 중심으로 관아 건물과 창고시설이 배치됐고 동쪽으로 7km 떨어진 가장 목이 좁은 곳에 육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한 차단성인 원문(轅門)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전라우수영지(1787년)에는 영내에 민가 620채, 수군병력 1085명이 주둔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우수영에는 우리나라 수군진성 중 가장 큰 규모인 석축성곽 1872m와 원문을 비롯한 동, 서, 남, 북 4개의 성문 터, 객사, 영창 터 등 각종 군사 시설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90년 명량대첩을 기념하는 기념공원이 조성되면서 국민 관광지가 됐고 1992년 전남도 기념물 제139호로 지정됐다. 해남군은 2011년 문내면사무소 이전을 계기로 전라우수영 보존과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자 학술조사를 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가 사적 승격을 추진해왔다. 양재승 해남군 부군수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전라우수영 종합정비계획을 세운 뒤 2018년부터 성곽과 성문 복원 등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역화 사업 본격 추진 해남군은 울돌목과 전라우수영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2월 울돌목 입구에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 전시관이 개관한다. 3만5672m² 터에 건축면적 1452m²(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80억 원이 투입됐다. 웰컴존과 세계해전사 체험관, 명량대첩관을 비롯해 조선 수군의 판옥선과 왜선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고 명량대첩부터 대승의 순간까지 격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줄 4D영상관도 들어선다. 1688년(숙종 14년) 해남군 문내면에 세워졌던 명량대첩비(보물 531호)는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를 찾아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 명량대첩비는 1597년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기념하기 위한 승전비.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는 명량대첩비를 강제 철거해 서울로 옮긴 뒤 경복궁 근정전 뒤뜰에 파묻었다. 광복 이후 해남 주민들이 수소문 끝에 대첩비를 찾아내 1950년 다시 가져왔으나 원래 자리에 노인당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900여 m 떨어진 문내면 학동리에 옮겨 놓았다가 2011년 동외리에 다시 세웠다.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1964년 건립한 충무사도 올해 안에 우수영 내로 옮긴다. 문내면 선두리·남외리·남상리 등 우수영 일대 10개 마을은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와 문화가 소통하는 예술의 마을로 탈바꿈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15 마을미술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돼 벽화, 아트카페, 생활사박물관, 강강술래 아트로드, 시(詩) 조형물 등 38점이 설치됐다. 울돌목에 해상 케이블카 설치도 추진된다. 명량해협을 가로질러 해남 우수영과 진도군 진도타워를 잇는 988m 길이로, 2018년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영산강의 대표적인 체험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은 황포돛배 뱃길이 추가로 개설됐다. 나주시는 광주 남구 승촌보에서 나주시 삼도동 나주대교 취수탑까지 운항하는 황포돛배 노선을 신설해 8일부터 운항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황포돛배는 49인승 나주호로, 주말과 휴일에 10km 구간을 하루 6차례(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3시, 4시) 왕복 운항한다. 왕복 운항 시간은 50분. 요금은 어른 8000원, 청소년 6000원, 경로·어린이 4000원이다. 탑승객들은 뱃길을 따라 펼쳐진 은빛 억새의 장관을 볼 수 있고 철새도 만날 수 있다. 나주시는 영산포 선착장을 출발한 영산강호가 승촌보 선착장까지 갔다가 머무르지 않고 돌아오기 때문에 승촌보를 찾는 관광객들은 황포돛배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뱃길을 신설했다. 승촌보는 주말에 문화장터와 직거래장터가 열리고 오토 캠핑족과 자전거 라이더들이 몰리는 명소다. 나주시는 황포돛배 뱃길 체험을 나주관광의 거점으로 활용해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열 계획이다. 영산강 황포돛배는 빛가람 1, 2호(12인승), 나주호, 왕건호(96인승), 영산강호(83인승)가 영산포 선착장에서 한국천연염색박물관까지 5km 구간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3만1000여명, 올해 8월까지 1만7000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이 사료 가치가 큰 조선 후기 고문서류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문중이 최근 기증한 고문서류는 호적류 11점, 교령(敎令)류 74점, 시권(試卷) 25점 등 총 110점. 조선 중기 문신이자 의병장인 충렬공 고경명(1533∼1592)의 7세손인 수촌 고정봉(1743∼1822)의 후손에게 전승된 것들이다. 1750∼1888년에 이르는 문서들로, 전라도사를 지낸 고정봉의 문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호적류로는 1750년 고정봉의 부친 고영이 가족들의 인적사항을 직접 작성해 광주목에 제출한 호구단자 1점을 비롯해 관청에서 개인의 호적사항을 증명해 주는 문서인 준호구 10점이 있다. 교령은 왕(관청)이 개인에게 직접 발급한 임명장을 말한다. 문과 급제 증서인 홍패와 사령장인 고신(告身), 승정원이 작성한 유지(有旨). 전시(殿試·합격자의 순서를 가르는 최종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직부첩(直赴牒), 임금이 직접 하교한 전교(傳敎) 등 모두 26점이다. 나머지 48점은 고정봉의 아들 고시억, 손자 고성진, 증손자 고제일의 교첩(敎牒·임명장)류다. 시권은 과거시험 응시자들이 제출한 답안지로, 시지(試紙) 또는 명지(名紙)라고도 한다. 기증 시권은 고정봉 6점, 고시억 2점, 고성진 4점, 고제일 3점, 고영주 6점, 응시자가 파악되지 않은 4점이다. 기증 유물 가운데 주목을 끄는 것은 고정봉의 시권이다. 1798년(정조 22년) 광주목에서 치른 과거시험의 시권 3점과 1800년 별시문과 전시 시권 2점이 있다. 여기에 1798년 받은 직부첩과 1800년에 정조가 하교한 전서 등도 함께 전승돼 흥미롭다. 고정봉은 광주목에서 치른 시험에서 보성의 임흥원과 함께 장원급제했고 전시에 직부돼 출사했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은 이 문서들이 조선 후기 광주의 역사와 연관돼 있고 5대에 걸친 가문의 종적을 파악할 수 있는 일괄 자료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고운석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회장은 “광주 역사 탐구와 후손들의 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진도군에서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 전국 품평회(사진)가 열린다. 진도군은 한국진도개관리협회 주관으로 10월 2일 진도군 청소년수련관 일원에서 용맹성·수렵성·경계성 등의 품성을 겨루는 진도개 전국 품평회가 열린다고 29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 열리는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 부상으로 고급 자동차를 준다. 심사는 진도개 원형에 준하는 체형을 지닌 우수한 개체 선발을 위해 말뚝을 통과하는 심사 등 1·2차로 구분해 이뤄진다. 접수는 30일 오후 6시까지다. 채종안 한국진도개관리협회 총재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뛰어난 귀소본능, 민첩성, 수렵성을 겸비해 세계 애견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진도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품평회를 마련했다”면서 “명실공히 진도개가 세계적인 명견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진돗개’가 맞는 표기지만 문화재 지정 공식 명칭은 ‘진도개’다. ‘진도개’ 명칭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의 진도를 서식지로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담양군이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남도립대와 담양종합체육관 일대에서 ‘2016 전국 드론 대축제’를 연다. 축제는 드론 체험, 드론 레이싱 경기, 드론 사진 및 영상 공모 등 관람객 참여 중심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전남도립대 메인 무대에서는 풍물패, 국악, 힙합 공연, 드론가요제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 기간 전남도립대 운동장에 설치되는 8개 드론 부스에서 드론 비행에 대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드론 관련 생산품 전시와 정보 교환은 물론이고 드론이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담양군은 드론을 이용해 항공방제를 하는 등 드론의 농업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월 18일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벼 실증시험포장에서 병해충 방제를 위한 드론 시연회를 가졌다. 5개 드론 업체가 참여해 드론의 기종별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드론을 활용한 방제 기술을 선보였다. 또 농업용 드론 상용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 농가 교육을 하고 호남권 드론 수리소 유치를 위해 관련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드론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드론 체험교육장이 담양읍 만성리 홍수조절지에 조성됐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조성한 드론 체험교육장은 4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실내 교육장, 초급용 중급용 실외 체험장, 동호인들을 위한 레이싱 경기장 등을 갖췄다. 교육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와 차량 5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 등 부대시설도 함께 들어섰다. 체험교육장 운영 및 관리는 담양홍수조절지를 관리하는 K-water 영산강통합물관리센터에서 맡는다. 센터 측은 이달 말까지 교육장을 시범 운영한 뒤 10월 4일 공식 개장한다. 담양홍수조절지는 대도시인 광주와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고, 유휴 국유지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안전성도 우수해 드론 체험교육장으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고독사(孤獨死)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 등을 보살피고 돌보는 ‘고독사 지킴이단’이 발족했다. 전남도는 26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고독사 지킴이단 발족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킴이단은 마을 통·이장, 부녀회장, 종교단체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총 259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고독사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 1811명을 주기적으로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고독사 지킴이단은 정기적으로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노인들의 근황을 챙긴다. 고독사 위험이 있는 중장년층(40∼64세) 691명도 보살핀다. 전남도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남지역 노인 인구수가 39만2000명을 기록해 전체 인구의 21.1%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노인인구 가운데 혼자 살고 있는 노인 12만2000명에 대한 돌봄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9만8000명(80%)이 집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8만2000명(84%)이 돌봄서비스, 도시락 배달 등 공적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몸노인을 돌보는 생활관리사(961명)는 1인당 적게는 20명, 많게는 30명까지 보살피고 매주 1회 돌봄 대상자 집을 방문하고 주 2회씩 안부전화를 하고 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고독사 지킴이단 발족을 계기로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정부에서도 고독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아따, 오느라 고생들 허셨소. 만나서 반갑소∼잉.” 20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 피에로 복장을 한 남자가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짝이는 중절모에 한쪽 눈을 동그란 코와 같은 빨간 안대로 가린 그는 연극 ‘애꾸눈 광대’의 주인공 이세상(본명 이지현·65) 씨. “요새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웃을 수가 없어요. 먹고살기도 힘들고 그래서 제가 이번에 여러분을 위해 특별히 총을 하나 개발했습니다. 이름 하여 웃음 총!” 과장된 몸짓과 구성진 입담에 관객들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잠시 후 무대가 어두워지고 애잔한 음악이 흘렀다. 환한 조명을 받은 애꾸눈 광대가 객석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 “사람을 찾습니다. 사람을…. 혹시 이 사람을 본 적 있으신가요?” 젊은 남자의 얼굴이 그려진 커다란 포스터를 목에 걸친 광대의 절규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누구를 그렇게 애타게 찾는 것일까.○5월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 ‘애꾸눈 광대’는 5·18민주화운동 기념공연 상설화 사업으로 5·18 당시 현장에서 투쟁하다가 한쪽 눈을 잃은 주인공 이 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한국 현대사 비극의 한복판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한바탕 신명나는 광대놀이로 풀어낸 작품이다. 2012년 초연 이후 5년째 꾸준히 무대에 올라 8월 23일 100회 공연을 맞았다. 이날 공연은 102회째로 올해 상설공연의 마지막 무대였다, 주인공 이 씨는 1980년 5월 계엄군의 폭력으로 한쪽 눈을 잃은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는 전남도청에서 후배인 민철과 끝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하지만 도망가다 총에 맞아 실명한다. 민철이 계엄군 진압작전에 희생되자 부채 의식을 갖고 있던 그는 결혼 후 아이 이름을 민철로 짓고 제사도 지내 준다. 서울에서 내려온 여동생을 민철의 형 민남과 결혼시키지만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로 힘들어하던 여동생은 세상을 떠난다. 5·18 진상 규명 투쟁에 나서면서 가정을 돌보지 못한 탓에 아내와 아들 민철은 집을 나가 버린다. 자살을 시도하던 그는 꿈속에서 만난 민철과 여동생의 격려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전국을 떠도는 광대가 돼 아들을 찾으러 다닌다. 이 씨는 2012년 5월 연극인 신동호 씨와 손을 잡고 1인극 ‘애꾸눈 광대’를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직접 무대에 올라 오월 이야기를 절절하게 풀어냈다. 이후 작품은 2인극, 3인극으로 발전하면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졌다. 연극은 올해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악기 연주 등이 어우러진 ‘악극’ 형식을 도입했다. 주인공 이 씨와 함께 그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정이형 씨 등 전문 연극배우 5명이 합류하면서 극의 구성이 탄탄해졌다. 5·18을 주제로 한 다른 작품과 달리 ‘애꾸눈 광대’는 사건 당시의 참상보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스러운 여생과 가족 해체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아들을 찾는 것으로 표현되는 이 연극에서 진짜로 찾자고 말하고 싶은 건 나보다 서로를 먼저 위했던 ‘오월 공동체”라고 했다. 연극은 초연 이후 서울과 부산 인천 전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공연됐고 2014년 1월에는 일본 오사카 무대에도 오르며 ‘광주의 오월’을 알렸다. “공연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보람도 있었어요. 일본 공연 때 중고교생들이 5·18의 역사를 알게 돼 무척 기뻤어요. 전주 공연 도중에 정전이 됐는데 관객들이 라이터를 켜고 휴대전화로 불을 밝힌 채 관람하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얻기도 했지요.”○ ‘5월 투사’에서 ‘애꾸눈 광대’로 1980년 5월 광주는 그의 삶을 180도 바꿔 놓았다. 광주상고를 졸업한 뒤 한때 악극단에 몸담았던 그는 1980년 서울에서 작은 슈퍼와 연탄배달업을 하고 있었다. 가끔 서울에서 모교의 야구경기가 열리면 응원단장으로 나설 정도로 끼가 있었다. 그러다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고 해서 가족이 걱정돼 광주를 찾았다. 현장에서 본 광주는 처참했다. 계엄군에게 목숨을 빼앗긴 주검들을 똑똑히 눈으로 봤다. “전남도청에서 주검들을 수습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다 농성동 바리케이드를 지나다 계엄군이 휘두른 M16 개머리판에 왼쪽 눈을 맞았어요. 전남대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실명했지요.”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아 1985년 5월 10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5·18의 숨겨진 실상을 알렸다. 1988년 ‘5공 청문회’ 때 안대를 쓰고 나가 증언하기도 했다. 5·18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왔다. ‘오월 투사’가 ‘광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방방곡곡 대학과 중고교를 다니며 증언과 강연을 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걸 꺼렸어요.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그때부터 각설이 타령부터 색소폰 연주, 마술을 두루 배워 공연도 하면서 실상을 알리기로 했다. 연기와 노래, 악기 연주 등이 어우러진 그의 강연은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1인극에 도전했다. 5·18민주화운동 30돌인 2010년 5월 처음으로 ‘5·18 품바’ 공연을 선보였다. ‘애꾸눈 광대’의 시작이자 연극인의 길로 들어선 계기였다. “애꾸눈 광대에는 저의 슬픈 가족사가 담겼습니다. 저도 그해 5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제 남동생도 공영버스터미널에서 데모를 하다 상무대로 연행당해 고문을 당했습니다. 제 여동생은 5·18 당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형과 결혼했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났죠.” 연극 내용이 이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무엇보다 가족의 반대가 심했어요. 좋은 일도 아닌데 이렇게 알릴 필요가 있느냐고 말렸지만 우리의 아픔이 광주의 아픔이니 널리 알려 더 이상의 비극이 없도록 하자고 설득했어요.” 연극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극작가와 영화배우, 마당극 총감독으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5월 마당극 ‘천강에 뜬 달’의 총감독을 맡아 10월 6∼8일 금남로 5·19민주광장에서 첫 공연을 한다.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를 다룬 악극의 대본도 쓰고 있다.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애꾸눈 광대’는 저의 분신입니다. 작품 완성도를 높여 뮤지컬과 영화로 제작해 보고 싶어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정제된 연출의 힘으로 롱런하고 있는 영국의 연극 ‘쥐덫’처럼 말이죠.”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세상 씨는 2012년 ‘문예시대’에서 신인상을 받은 시인이다. 그는 문병란 시인(2015년 작고)의 권유로 시인으로 등단했고 ‘당신의 눈물도 행복입니다’란 첫 시집(사진)도 냈다.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문 선생께 제가 쓴 시 몇 편을 보여드렸어요. 시장에서 좌판을 깔았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을 시로 썼는데 ‘정말로 이 회장이 쓴 것이냐’고 하면서 어깨를 두드려 줘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어머님은 달을 머리에 이시고 십리 자갈길 새벽을 노래했다. 어둠 씻겨 간 남광주역 길바닥 분신 같은 보따리를 푼다’로 시작하는 ‘노점상’이란 제목의 이 시는 그의 시집 첫 번째 장에 실려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89세의 노모를 떠나보냈다. 공연 1시간을 앞두고 어머니 부고를 들었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께 당장 달려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내가 한쪽 눈을 잃은 것은 결국 한눈팔지 말고 쭉 한길로 가라는 뜻인 것 같아요. 한쪽 눈을 잃은 것이 아니고 세상을 바로 볼 한쪽 눈을 얻은 것이죠.” 두 눈을 멀쩡히 뜨고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세상에 그의 일성이 더욱 크게 들렸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