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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67·사진)의 연임이 25일 확정됐다. 2014년 8대 회장으로 취임한 권 회장은 경영 실적 개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 이사회는 25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권 회장의 연임을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7차례의 회의를 거쳐 권 회장이 CEO 후보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사회를 앞두고 국정 농단 사태의 주역인 최순실 씨와 권 회장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각종 의혹들의 근거가 없거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공식 승인 과정을 거쳐 9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3년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새해 벽두부터 신차 출시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기아자동차의 ‘올 뉴 모닝’ 공식 출시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새해 ‘경차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로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 경차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던 모닝이 지난해 한국GM의 ‘스파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6년 만에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며 1위 탈환이라는 목표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안전성 높이며 ‘통뼈 경차’ 내세운 ‘모닝’ 사전 계약 기간 2주 만에 4000대 이상의 계약 실적을 올린 신형 모닝이 전면에 내세운 장점은 바로 안전성이다. 초고장력 강판을 경차 최고 수준인 44%까지 적용하며 충돌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28kg/mm²급 일반 강판과 100kg/mm²급 초고장력 강판으로 만든 두 개의 요철 위로 공차 중량만 1.8t이 넘는 쏘렌토가 지나가는 장면도 연출됐다. 일반 강판은 앞바퀴만 지나갔음에도 평면이 되다시피 한 데 반해 초고장력 강판 요철은 앞·뒷바퀴가 모두 지나간 뒤에도 모양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초고장력 강판의 강도를 눈으로 보여준 셈이다. 3세대 모델인 신형 모닝은 ‘견고한 차체에 첨단 스마트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콤팩트(SMART COMPACT)’를 목표로 하면서 외관과 내부 등도 크게 바뀌었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가 커지면서 실내 공간이 넓어졌고 전면 디자인도 스포티하게 바뀌었다. 기아차는 차세대 경차 플랫폼과 카파 1.0 에코 프라임 엔진을 적용해 주행 성능과 실내 공간, 연료소비효율 등 모든 부문에서 개선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모닝의 복합연비는 L당 15.4km 수준이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8만5000대의 신형 모닝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프로모션 펼치며 반격 나선 ‘1위’ 스파크 지난해 7만8035대를 판매하며 모닝(7만5133대)을 눌렀던 스파크의 저력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인 신형 모닝 못지않은 안전성 등이 여전한 가운데 대대적인 할인을 통해 신형 모닝 열풍 잠재우기에 나섰다. 스파크는 이미 38.7%에 이르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또 차량 간격이 너무 좁거나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경고음을 울리는 전방추돌경고시스템(FCA)과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등도 적용돼 있다. 스파크는 또 기존의 승용 밴 모델에 수동 변속기와 자동 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변속 시스템인 이지트로닉(Easytronic)을 적용한 모델을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특히 한국GM은 이달 스파크를 구입하면 최대 80만 원의 현금 할인 혜택이나 노트북을 제공하고 60개월 4.9%의 할부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스파크와 모닝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전략적인 프로모션으로 경차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창업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대학들도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공간과 초기자금 지원은 창업의 싹이 움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주목받는 곳 중 하나가 고려대 창업보육센터다. 2000년 3월 설립된 이 학교 창업보육센터는 15개의 입주 공간을 마련했다. 예비창업자와 창업 2년 미만 업체들이 대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SK그룹 같은 기업으로부터도 여러 종류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유치해 학생 창업자들과 연결시켜 주고 있다. 고려대는 ‘캠퍼스 CEO’라는 창업 교과목도 개설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교내에 지상 5층 규모로 ‘KU 개척마을 파이빌(π-Ville99)’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이곳은 창업은 물론 다양한 창의적 개척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수원 고려대 연구부총장은 “학생과 교직원이 세운 30개 이상의 자회사가 운영될 정도로 활발한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능력 있는 학생들이 대기업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지난해 5월 창업가정신 교육과 학생창업 지원을 담당하는 ‘창업가정신센터’의 문을 열었다. 대학 전체를 총괄하는 창업지원기관을 마련해 단과대별로 진행하던 창업 지원책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연세대도 창업지원단에서 외부 강사를 모집해 창업 관련 수업을 개설하고 창업 마일리지 제도 등을 도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두산그룹은 전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두산은 탄탄해진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미래 사업 개발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두산중공업은 핵심사업 기술력을 키우는 노력을 바탕으로 발전 분야 설계·조달·시공(EPC)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인도에서 3500억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수주 소식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연말에는 인도 현지법인인 두산파워시스템즈인디아(DPSI)가 인도 북부의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 발전공사로부터 2조8000억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2곳을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수주 실적은 총 9조 원을 넘겼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친 두산밥캣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직접적인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 소형 건설 기계 회사로 북미 시장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의 공약이 실현되면 매출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첨단 기술에서 앞서가겠다는 노력은 두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2014년 7월 인천 동구 본사에 글로벌 R&D센터를 완공한 두산인프라코어는 흩어져 있던 건설기계와 엔진 부문 연구 인력 1000여 명을 한곳에 모아 역량을 집결시켰다. 두산밥캣도 2014년 미국 노스다코타 주에 최첨단 R&D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이곳은 최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로 아이디어 도출 단계부터 시제품 제작, 컴퓨터 시뮬레이션 테스트까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발전 분야에서는 R&D 인력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조직 체계도 갖췄다. 보일러 기술은 두산밥콕, 터빈·발전기 기술은 두산스코다파워가 맡아 국내 연구개발 인력과 하나의 팀 체제로 움직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하나로 모은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이기는 팀(Winning Team)’을 만들자”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저도 단지 수학을 못한다는 이유로 체대에 진학하려 했던 적이 있었어요. 학생들 눈높이에서 올바른 진로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실제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잡쇼퍼’라는 인공지능(AI) 기반 진로탐색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인 권기원 잡쇼퍼 대표(24)의 얘기다. 잡쇼퍼는 올해 새 학기 전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권 대표는 스무 곳 이상의 고등학교에 진로 관련 강연을 다닌 강사로도 유명하다. 고교 재학 시절 진로 고민으로 좌충우돌했던 자신의 경험이 강연의 주재료다. 권 대표가 고교 시절 처음 목표로 잡았던 것은 마케팅 전문가였다. 그는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거나 이메일로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점차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공도 창업을 염두엔 둔 선택이었다. 권 대표는 강연을 할 때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창업을 하겠다는 등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고교 때 성적을 올리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다”고 강조한다. 권 대표는 실제 대학에 들어간 뒤 △대학생 강연기획사 △명동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버스형 물품보관함 △해외 수험생 대상 화상과외 중개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1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실패했다. 권 대표는 “대학생들로 팀을 구성하다 보니 아무래도 각자의 책임감이 작았던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사업이라는 건 목숨을 걸고 해야 되는 일인데 학업 과제와 아르바이트 등이 팀원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권 대표는 이후 다른 창업팀에 합류해 ‘대표’가 아닌 ‘구성원’으로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끄는 방법을 고민해 보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권 대표가 8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이 잡쇼퍼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학생들도 해당 직종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로를 찾고 싶어 할 것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잡쇼퍼는 플랫폼 개발을 이미 마무리했다. 지금은 3000여 가지 직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텍스트, 사진, 동영상, 그래픽 등으로 다채롭게 꾸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비스를 받는 학교에서는 학년과 반,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접속한 학생들이 입력된 직업 정보를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학생들의 ‘클릭’이 쌓이면 AI 분석을 거쳐 학교 측에 각 학생의 진로 관심과 학생 전체의 진로 관심 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차원의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짤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권 대표는 “진로 관련 서적이 시중에 많이 나왔지만 지금 학생들은 텍스트보다 동영상과 사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아예 읽히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잡쇼퍼는 학생들의 접근성과 가독성을 높이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 그는 7전 8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예감은 좋다. 권 대표는 “진로 강연을 다니며 구축한 진로 교사 인맥을 통해 ‘고교에는 직업과 관련된 학과 정보를 추가해 달라’는 요청까지 받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이제 많은 학생이 저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재계가 함께 한국이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때입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22일 귀국한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64·사진)이 강조한 내용이다. 우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워싱턴은 새 정부의 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각국 정치인과 경제인이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를 접촉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미리 읽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서 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도 면담했다. 우 회장은 “그는 ‘미국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면 어떤 나라, 어떤 기업도 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우 회장을 통해 올 상반기 한국을 찾고 연설회와 안내서 발간으로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안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김도형 dodo@donga.com·정민지 기자}

조선업이 초호황을 누리던 시절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던 조선소가 경기 불황과 업계의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조선소가 있던 땅이 난개발 되거나 오래 방치돼 흉물이 되는 걸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소 유휴 용지 두고 골머리 앓는 지자체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경남 통영시 도남동에 위치한 토지 14만7000여 m²가 경매로 나올 예정이다. 중견 조선소인 신아SB가 조선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미항(美港)인 통영항이 바로 앞에 보이고 통영의 대표 관광지인 미륵산이 뒤에 있다. 이 때문에 “뭘 해도 되는 땅”으로 불린다. 이 토지 사용 방안을 놓고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 등과 통영시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다. 채권 금융사들은 용지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부영과 LH 등이 매입 의사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부영 측은 50층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짓겠다며 통영시에 토지 용도 변경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이다. 통영시는 이곳을 미륵산 케이블카 등과 연계한 복합 관광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50층 높이 건물이 들어선다면 주변 자연환경과의 균형이 깨지고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지역 발전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통영시는 900억 원에 이르는 매입 대금을 감당할 수 없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태다. 조선소가 몰려 있던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군산의 핵심 산업단지로 축구장 250개 크기(약 180만 m²)와 맞먹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폐쇄설이 나돌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선박 수주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군산조선소가 올 9월 이후 가동을 중단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의 폐쇄 여부와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반면 군산시는 가동 중단 장기화에 대비한 용지 활용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용지 규모가 워낙 커서 조선소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힘든 상태다”라며 “매입할 조선업체가 나오기 어려운 곳이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하동군은 금성면 갈사리와 가덕리 일대 561만3000m²의 터에 ‘갈사만 조선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자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용지 조성을 맡은 건설사들끼리 공사 대금 문제로 소송을 벌이면서 2014년부터 작업이 중단됐다. 하동군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으로 투자자를 찾기 어렵고 다른 용도로 쓰고 싶어도 국가에서 지정한 특구를 해제해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복잡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부 주도로 다양한 활용 방안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조정 등을 염두에 두고 국가 차원에서 조선소 용지 활용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배 산업연구원 지역산업연구실장은 “조선소 자리를 항공기 제작 등 다른 분야의 산업 용지로 바꾸거나 신산업을 유치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마스터플랜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말뫼, 스페인의 빌바오, 영국의 런던 등과 같은 대개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에 따르면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는 1980년대까지 인구 50만 명의 선박 건조 도시로 성장했지만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등 신흥 조선 강국이 부상하자 위기를 맞았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말뫼를 친환경 도시로 바꾸기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현재 말뫼는 신재생 기업 200여 곳이 입주한 도시로 변모했다. 빌바오 역시 20세기 중후반까지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공업도시였으나 1970년대 들어 조선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활기를 잃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빌바오에 대한 장기 개조 프로젝트를 추진해 ‘구겐하임 미술관’ 등을 유치했고, 현재 세계적인 문화 도시가 됐다. 영국은 런던의 폐항만과 조선소 용지의 버려진 독(선박 건조대) 등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했다.강성휘 yolo@donga.com·김도형 기자}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올해 설 택배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보다 짧아진 연휴 탓에 귀성하는 대신 선물만 보내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을 맞아 16일부터 3주간의 특별 수송 기간에 들어간 CJ대한통운 측은 18일 “최근 상황과 과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번 설에는 지난해보다 20%가량 택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의 다른 택배 업체들도 지난해에 비해 10∼20% 택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설은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지 못하게 하는 청탁금지법이 지난해 9월 시행된 후 첫 명절이라는 점 때문에 택배 물량 변화 등에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하지만 오히려 물량이 늘어나 택배업계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명절 선물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내용물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물동량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택배 활용 비율이 높은 중저가 가공식품류 등이 선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택배 물량 증가가 짧은 연휴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명절 연휴가 짧아지면 귀성하지 않고 선물만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설 연휴는 5일이었지만 올해 주말과 겹치면서 4일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도 택배 물량 증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온라인과 홈쇼핑 등을 통해 저렴한 물품을 구매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우조선해양이 연초부터 검찰 수사에 이어 회계 감사와 유동성 부족 등 ‘3대 리스크’에 부닥쳤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회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의 45%로 내려 잡고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나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채권단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구조조정 일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정 사장이 선박 수주와 선주들로부터 잔금을 당겨 받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의 정상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지난해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 경영진이 분식회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대우조선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한정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2조8000억 원의 자본 확충으로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 상장 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한정의견을 받으면 증시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국제 신뢰도에 타격을 받게 된다. 대우조선의 자금난을 덜어줄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2기 인도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우조선 협상단이 소난골 측과 만나 드릴십 관리운영회사에 참여할 업체 및 광구를 개발할 오일메이저 선정 작업에 착수하는 등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협상이 지연되면 하반기(7∼12월)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우조선은 올해 1000여 명의 인력을 추가 감축하고 거제 숙소와 서울 강서구 마곡부지 매각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하고 해운업계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수주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도 조선업 시장 분위기는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는 올해 조선·해양 부문의 신규 수주 목표를 지난해 초 목표(419억 달러)의 45% 수준인 190억 달러로 잡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목표는 75억 달러(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 비조선 제외), 삼성중공업은 60억 달러, 대우조선해양은 55억 달러다. 지난해 초 조선 3사가 일제히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가 연간 총 수주액이 64억7000만 달러에 그치자 올해 연초 목표를 낮춘 것이다. 조선 3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연간 목표를 연초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것처럼 올해도 목표치를 한 차례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선 3사는 하반기부터 독(dock)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내년 3분기(7∼9월)까지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도형 기자}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만 대 판매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신차 6종 공개 등의 올해 계획을 밝혔다. 실라키스 대표는 이날 “지난해는 굉장한 성과를 이룬 한 해였다”며 “올해도 일관된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서 5만6343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수입차 최초로 연간 5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4만8459대를 판 BMW를 제치고 2009년 이후 7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신형 모델을 출시한 ‘E클래스’가 2만3000대가량 팔리는 호조를 보인 가운데 전체로는 2015년 4만6900여 대에 비해 19.9% 성장한 실적이었다. 올해 구체적인 판매 목표에 대해 실라키스 대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6만 대 판매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경제 성장이 예전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42곳인 전시장과 48곳인 서비스센터를 연내에 각기 50곳과 55곳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또 딜러사와 함께 올해 2000억 원가량을 신규 투자하고 10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실라키스 대표는 “올해는 네트워크 확장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개의 신차를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6개의 신차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부문별로는 콤팩트카 1종, 세단 2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종, 쿠페 및 컨버터블 차량 2종이다. 예정된 신차의 세부 라인업 가운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포함돼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또 국내 통신 기업인 KT와의 커넥티드카(연결형 자동차) 연구 개발 활동을 함께 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한 서비스 예약과 상담, 모바일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국내 럭셔리카 시장과 관련해 실라키스 대표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지만 여전히 (각 브랜드가) 성공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올해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두고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규제를 두고도 사업형태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고 있다. 조선·해운업계에서는 올해 9월 발효될 예정인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이 큰 관심사다. 선박 평형수는 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거나 빼는 물을 말한다. 선박들이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며 평형수를 넣고 빼는 과정에서 한곳에 있던 플랑크톤과 각종 생물이 다른 곳에 옮겨지다 보니 생태계가 어지러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평형수 처리설비 설치를 강제화한 협약을 마련해 발효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협약 발효로 국내 조선업계가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 평형수 처리시장 점유율이 48.7%에 이를 정도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기술적으로도 앞서가는 추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IMO에서 최종 승인한 평형수 처리 기술 41개 중 16개를 국내 업체가 갖고 있다. 이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테크로스의 김성태 전무(한국선박평형수협회장)는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과 올 7월 IMO 총회에서 준비가 덜 된 회원국들의 요구로 협약이 수정될 가능성 등 변수가 있지만 오래 기다려온 만큼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운영하는 선박에 평형수 처리설비를 달아야 하는 해운업계는 비용이 늘어 고민이다. 협약이 발효되면 그 이후 건조되는 배는 즉시, 그전에 지어진 배는 5년 내에 처리 설비를 달아야 한다. 척당 제품비용 약 5억 원, 설치비용 약 3억 원 등 8억∼10억 원을 더 들여야 한다. 가뜩이나 운임 ‘치킨게임’에서 밀리고 있는 국내 해운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까운 바다를 운항하는 근해선사의 배들은 규모가 작아 설비를 탑재할 공간도 부족하고 부담도 더 크다. 대책으로 정부는 협의체를 신설해 고가의 장비를 공동구매하도록 유도하거나 1조 원 규모의 ‘에코쉽펀드’를 활용해 설치 비용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배출가스 규제를 두고는 자동차와 중장비 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올해 말부터 국내에서 배출가스 인증 위반 과징금이 기존의 매출 기준 3%에서 5%로 상향되고 특히 9월부터 디젤차의 실제도로 운행 배출 규제가 도입된다. 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새 엔진을 개발하는 비용이 드는데, 승용차 시장에서 이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비용 부담 증가 등의 문제로 규제 시행 시기를 조절해달라고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이 많은 엔진·중장비 생산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가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신기술 개발과 적용, 그리고 신제품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가 시장에서 도태되면 살아남은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친환경 소형디젤엔진(G2)을 개발해 생산 중인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환경 기준을 충족하면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규 sunggyu@donga.com·김도형 기자}

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설 체감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과 설 연휴 평균 휴무일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의 종업원 5인 이상 기업 36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설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 결과 기업들이 실제로 쉬는 설 휴무 일수는 4.1일로 지난해 4.4일에 비해 0.3일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대체공휴일을 포함한 공식적인 설 연휴가 지난해 5일에서 올해 4일로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설 연휴는 토·일요일과 모두 겹친다.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68.4%로 지난해 73.8%보다 5.4%포인트 줄었다. 다만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상여금은 120만7000원으로 지난해(117만5000원)보다 3만2000원(2.7%) 늘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의 비율이 줄어든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올해 설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설 체감 경기와 관련된 질문에 72.3%의 기업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질문에 68.2%의 기업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바 있다. 올해 설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25.0%였고 ‘개선됐다’는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경총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정치 불안 등의 요인이 함께 나타나면서 우리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아들 같은 후배들이 결혼식 주례를 서 달라고 해도 ‘내가 자격이 되나’란 생각에 못 나섰습니다. 이제는 당당하게 주례석에 설 수 있겠네요.” 11일 인천 동구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에서 업무보고를 막 마치고 만난 이희연 기술상무(58)는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1937년 조선기계제작소로 출범한 이 회사에서 기술직 직원이 임원이 된 것은 이 상무가 처음이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 배출이 시작되고 있지만 이 상무 같은 기술직 출신 임원은 여전히 업계에서 희귀한 존재다. 이 회사 인천공장에는 건설기계 생산과 엔진 생산 등 두 영역에서 800명가량의 기술직 직원이 일하고 있다. 회사는 이들을 이끌 현장 리더로 기술상무 직위를 신설했다. 이 상무는 지금은 한국폴리텍대 성남캠퍼스가 된 성남직업훈련원에서 공부한 뒤 1978년 당시 대우중공업에 입사했다. 엔진 생산 분야에서만 40년 가까이 근무했다. 지금은 핵심 인력으로 대접받지만, 예전에는 점퍼 차림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직 사원의 대우가 변변치 못했다. 사무직 직원보다 월급이 적은 데다 회사 명함이 나오지 않아 인쇄소를 찾아 자비로 명함을 만드는 일도 있었다. 기술자들 스스로도 때리고 맞으며 일을 가르치고 배우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급여 수준은 크게 올라갔고 각자 가진 기술을 무기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게 됐다. 모두 상당한 수준의 현장 기술을 보유하고 입사한다. 이 상무는 “당당하게 일하고 능력을 키우면 임원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이번 승진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술직 직원이 ‘사고 없이 정년까지 일한다’는 수준의 목표가 아니라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 이 상무는 후배들의 역할모델이다. 하지만 사실 그 후배들이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승진을 앞둔 지난해 말 이 상무는 20대 후배 직원 2명과 2박 3일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늘 큰형님 같은 역할을 해온 터라 후배들과 어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내 야구동아리와 봉사활동 단체도 이끌고 있다. 이 상무는 “내가 좋은 평가를 받아 승진했다면, 아마도 후배들의 지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승진 소식을 들었을 때 나를 이끌어 준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과 아들 같은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고민 끝에 이 상무는 올해 기능장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생산 분야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것도 그의 포부다. 그가 입사했을 때 엔진을 출하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여전히 엔진이 실려 나가고 있다. 당시엔 독일 회사에서 배워온 기술로 엔진을 만들었다. 지금은 독일 회사에서 납품을 요청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이 상무는 “정보기술(IT) 같은 첨단 분야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인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상선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해운 출신 인력을 최대 220명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11일 본사와 해외 현지 직원, 선박 관리, 해상 직원 등 총 131명에 대한 채용을 1차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상 직원을 포함한 41명을 추가로 선발해 다음 달 중에 발령을 내는 등 총 172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확보하는 선박 상황에 따라 40∼50명의 해상 직원을 추가로 채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최대 고용 인원은 22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본사에 배치되는 60여 명의 한진해운 직원은 16일부터 정상 출근해 교육 과정을 거친 뒤 현업 부서에 배치된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일대일 면접을 통해 최고의 해운 인재를 확보한 만큼 개개인이 현대상선에 빠르게 적응해 진가를 발휘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 출신 인력 250여 명은 한진해운의 자산 일부를 인수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신설 컨테이너 선사 SM상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3월 공식 출범을 앞둔 SM상선 측도 선박을 확보하고 지점과 영업소를 설립하는 대로 기존 한진해운 직원을 중심으로 해상직원과 해외 현지 직원을 충원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9일(현지 시간) ‘2017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성능을 갖춘 차량을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에서 신차를 공개하는 대신 다음 달 북미 시장 출시를 앞두고 경제성 있는 차량과 정보기술(IT) 관련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전략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했던 고연료소비효율의 대명사 도요타 프리우스 3세대 모델의 56MPG보다 2MPG 높은 58MPG의 연비를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인증받은 바 있다. MPG는 연료 1갤런으로 갈 수 있는 거리를 마일로 나타낸 것이다. 58MPG는 L당 약 24.65km를 갈 수 있는 연비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최근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실제 도로 자율주행 시연을 마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도 전시했다. 또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인 아마존의 ‘알렉사’ 기술을 활용한 아이오닉 커넥티드카 신기술을 시연하는 등 다양한 차량 IT를 선보였다. 현대차 측은 “이번 모터쇼에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기술을 선보여 차량 IT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한 ‘북미 올해의 차 2017’에는 쉐보레 전기차 볼트가 함께 후보에 올랐던 현대차의 EQ900와 볼보의 S90을 제치고 선정됐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개막한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Stinger)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찌르다’ ‘쏘다’는 의미처럼 5.1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다(3.3트윈 터보 GDi 장착 모델 기준). 기아차 모델 중 최고의 가속력을 자랑한다. 후륜구동 5인승 세단인 스팅어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GT 콘셉트카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다. 양산 차는 6년 만에 등장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디자인센터 사장이 디자인을 총괄했다. 주행 성능은 고성능차 개발 분야에서만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알버트 비어만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이 총괄했다. 스팅어는 세타 II 2.0터보 GDi, 람다II V6 3.3트윈 터보 GDi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 모델로 출시된다.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카’는 스팅어가 아우디 A4,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과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는 상반기(1∼6월)에 스팅어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28·사진)가 서울 강남구의 한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5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3시 30분경 강남구의 한 위스키 바에서 술에 취한 채 남자 종업원 2명의 뺨과 머리를 2, 3차례 때린 혐의(폭행)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순찰차에 태워 가는 과정에서 유리문을 걷어차는 등 발길질을 해 차량을 훼손한 혐의(공용 물건 손상)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김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고 이번에는 체포 후 파출소와 경찰서에서 계속 욕설을 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까지 신청하기로 했다. 김 씨는 “잘못한 점은 당연히 인정하고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 팀장인 김 씨는 승마선수로도 활동 중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와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김 회장은 아들의 난동 소식을 전해 듣고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화그룹 측은 전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씨(28)가 술집에서의 폭행 사건으로 5일 경찰에 입건됐다. 김 씨는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모 주점에서 술에 취한 채 폭행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폭행 혐의 등으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피의자 인적 사항과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이기도 한 김 씨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1)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대회에 함께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4일 국내 모처에서 만난 정윤회 씨(62)는 머리가 하얗게 세고 수척한 모습이었다. ‘비선 실세’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엄청난 불장난’이라고 일갈했던 2014년 12월 서울중앙지검 출두 당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정 씨는 2014년 5월 최순실 씨(61)와 이혼한 뒤 강원 횡성군 자택에 혼자 거주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뒤 취재진 등이 끊임없이 찾아오자 정 씨는 연말부터 집을 비운 채 ‘떠돌이’ 생활을 했다. 지난해 12월 15일 국회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집에 없던 정 씨에게 증인 출석요구서는 전달되지 않았다. 그는 2007년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 보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전 부인 최 씨의 국정 농단으로 자신이 특검의 수사 대상에까지 오른 처지를 ‘불가항력’이라고 표현했다. ‘믿었던’ 박 대통령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고 전 부인 최 씨와 외동딸 유라 씨(21)가 모두 수감된 데 대한 한탄으로 읽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 대통령에게 최 씨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대통령 곁에 있었을 때까지는 박 대통령의 ‘친한 지인’이었다.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맺은 지인은 매우 드물다. 여성 대통령이다 보니 남자 참모진은 가까이 가는 데 한계가 있다. 급한 일이 생겨도 동성이면 편히 와서 도와줄 수 있지만 이성이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최 씨가 박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작업을 도왔는데…. “연설문이란 건 ‘팩트’다. 한 장을 쓰려 해도 엄청난 자료를 검토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재검증해야 한다. 어감을 고치는 것 정도는 몰라도 전문가가 아니면 수정하기 힘들다. 고지식하고 원칙주의자인데,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에게 연설문을 보냈다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박 대통령은 왜 최 씨와 연락을 했나. “(한숨을 내쉬며) 그게 문제다. 내가 최 씨와 가깝게 지냈다면 (그 사이를) 알았을 거다. 그랬다면 국정 농단을 막았을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이런 얘길 한들 무슨 소용이겠나. 내가 있건 없건, 지나간 과거다.” ―정윤회 씨가 국정 농단 폭로의 배후 설계자란 설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고영태 노승일 차은택 김종 안종범 등 국정 농단과 관련된 사람을 아무도 모른다. 고영태 차은택은 이름 한 번 못 들어본 사람들이다. 나는 최 씨와 2011년 별거했다가 합쳤지만 남남처럼 살았기 때문에 문제의 태블릿PC를 실제로 본 적도 없다.” ―‘정윤회 문건 파동’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다른 곳도 아닌 민정수석실에서 그런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을 보고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박관천 전 경정이 허위 기록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판명이 났다.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박 전 경정과 대질했는데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 답을 못 하더라. 박지만 EG 회장 미행 사건 때문에 박 회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오해를 푼 적은 있다.” ―‘문고리 3인방’과는 계속 교류하고 있나. “대선 전에도 그랬지만 그 후에도 연락 안 했다. 문건 파동 사건 당시에 딱 한 번 연락했다. 같이 만나서 밥이라도 먹었으면 덜 억울할 텐데 밥 한 번 같이 안 먹었다. 나는 박 대통령과도 2007년 이후 연락 안 한다. 대선 끝나고 한 번 연락이 온 것 빼곤 없다.” ―세계일보 전 사장이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이혼을 권유했다’고 하던데…. “대통령이 왜 남의 가정에 이혼하라 마라 하겠나. 그건 인격 모독적인 일 아닌가. 참 유치한 발상이다. 박 대통령은 그렇게 할 분도 아니다.” ―최 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이라고 하는데…. “결혼하면서 살던 집을 받았다. 1997년경 역삼동의 그 집을 허물고 방 36개 규모의 원룸건물 2동을 지었다. 장모와 다른 동에 살았다. 원룸 수익이 꽤 많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한 거다. 그 원룸 두 개를 팔아서 건물(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세웠다.” ―딸 정 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됐다. 평소에 연락이 닿았나. “(2014년 열린) 아시아경기 이후 3년 가까이 못 봤다. 승마를 하면서도 부모 문제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부모가 잘못해서 애를 저렇게 만든 건 아닌지. 승마는 열심히, 또 잘했고 성적도 냈는데 이렇게 되니까 너무 안타깝다.” ―지금 심경은….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죄가 없고 다 내려놓고 시골에서 여생을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다. 웬만해선 이런 말 안 하는데, 나 굉장히 강한 사람인데 지금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김도형 dodo@donga.com·최지연·이범찬 기자}

최순실 씨(61)의 전남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 씨(62·사진)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해 “이 정도까지일 줄은 상상을 못했다”며 “만약 내가 계속 최 씨와 가깝게 지냈더라면 막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4일 국내 모처에서 동아일보, 채널A 기자와 만난 정 씨는 “최 씨와는 2011년부터 거의 남남으로 살았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최 씨와 2014년 5월 이혼했다. 정 씨는 최 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수시로 국정 자료를 주고받았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상당히 고지식하고 원칙주의자인데 어떻게 그렇게 (최 씨와 자주) 연락을 했을까 미스터리”라고 반문했다. 2007년 박 대통령 보좌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누구(최태민 씨)의 사위다’라는 얘기가 나왔고 ‘결국은 이런 취급을 받는구나,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누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스스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 관계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박 대통령 곁을 떠났다는 것이다. 정 씨는 외동딸 유라 씨(21)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데 대해 “불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최근 아이와 연락 안 한 지가 3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정말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