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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체포된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 조사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체포 직전 기자회견에서 “정권이 짜놓은 각본에 따라 구속은 피할 수 없다. 아니 피하지 않겠다”며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는 궤변을 늘어놨다. 그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시절 77일간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2009년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이후 또다시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한상균, 묵비권 행사로 일관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된 한 위원장은 경찰서 1층 유치장 내 조사실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진술을 전면 거부했다. 경찰이 폭력으로 번진 집회 현장에서 채증한 사진도 보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는 변호인 입회하에 오후 2시 10분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인적사항만 답변하다가 30분이 지나자 입을 다물었다. 경찰은 미리 준비해 놓은 300여 개의 신문 항목을 차례로 물으며 한 위원장이 보이는 반응을 조서에 기록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경찰 조사에 앞서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조계사에서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에 투쟁 선동 동영상 등을 17차례 올렸지만 경찰 확인 결과 한 위원장은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았다. 수사에 대비해 체포 전 누군가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어 변호를 맡은 민노총 법률원 장종오 조세화 변호사를 접견했다. 11일째 단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경찰서 구내식당의 점심과 저녁을 모두 거부하고 오후 4시 1차 조사를 마친 뒤 구운 소금만을 요청했다.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2차 조사에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300여 개 신문 항목 중 절반 이상 질문했지만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며 “하지만 채증 자료와 한 위원장 발언, 관련자 진술 등만으로 혐의 입증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3차 조사는 11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등 한 위원장에게 총 24개 범죄 사실과 8가지 혐의를 적용해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는 1차 투쟁대회를 포함해 올해 총 11건의 불법 시위를 주도하면서 일반교통 방해, 해산명령 불응, 특수공무집행 방해, 특수공무집행 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형법상 소요죄는 구속영장 신청 때는 적용하지 않고, 증거 자료를 수집한 뒤 기소 단계에서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불법 폭력시위를 사전에 기획하고 청와대까지 진격하기 위해 민노총과 산하 산별노조에 시위 당일 역할을 분담시키는 등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자”며 폭력시위를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노총 핵심 간부들도 수사 경찰이 민노총 핵심간부 등 집행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예고해 민노총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때와 같은 불법 폭력시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출석요구 시한을 넘긴 민노총 핵심간부 이영주 사무총장과 배태선 조직쟁의실장 등의 영장을 곧 신청할 예정이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2일 경찰에 출석해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수석부위원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한 위원장은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함께 조계사 관음전을 걸어 나왔다.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린 그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총무원장과 약 15분간 면담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16일 총파업 투쟁을 부르짖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 위원장은 오전 11시 18분경 조계사 일주문을 빠져나왔고, 그를 기다리던 경찰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후 염주를 낀 그의 양손에 수갑을 채웠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김민 기자}

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조계사 관음전 주변은 하루 종일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였다. 이날 경찰이 통보한 체포영장 집행 시간인 오후 4시가 가까워질수록 관음전 주변 긴장감은 높아졌다. 오후 2시 10분경 조계사 측은 충돌에 대비해 대웅전 앞마당에서 관음전 2층으로 연결된 구름다리를 분리했다. 관음전 1층 출입구도 모두 잠갔다. 오후 2시 50분부터 조계종 스님과 종무원 등 200여 명은 한 위원장 검거를 저지하기 위해 “공권력 투입 반대”, “평화적 해결” 피켓을 들고 관음전 주변에 집결했다. 스님들은 항의의 의미로 목탁을 두드렸다. 이들을 향해 보수단체 회원 20여 명은 “한상균을 체포하라”고 소리쳤다. 이날 오전 조계종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법 집행을 명분으로 경찰력이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 주시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음전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경찰관 1000여 명을 조계사에 투입했다. 13년 만의 종교시설 진입이었다. 이들은 관음전 주변을 에워쌌다. 조계사 밖에는 경찰관 7000여 명이 조계사로 진입하는 출입통로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민주노총 관계자 등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한 위원장의 투신에 대비해 수십 개의 매트리스도 관음전 주변에 설치했다. 경찰은 오후 3시 17분 관음전 서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조계종 스님과 직원 200여 명은 스크럼을 짜고 “여긴 절이다. 경찰은 나가라”며 맞섰다. 경찰은 한 차례 물러난 다음 30분이 지나 조계종 관계자를 한두 명씩 끌어냈다. 연행 과정에서 조계종 관계자와 경찰 간에 고성이 오갔다. 오후 4시 4분경 서문 출입구를 장악했다. 관음전 주변을 둘러싼 조계종 관계자의 ‘인간벽’도 해체됐다. 같은 시각 경찰이 조계사 주변 경비를 강화해 민주노총 조합원 등은 관음전 주변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경찰 조끼를 입은 사복차림의 경찰 검거조는 관음전 출입구를 확보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 후 조계종 측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한 위원장에게 제안한 오후 5시까지 집행을 기다렸다. 오후 5시가 되면 종로경찰서 수사과 직원들이 체포영장을 들고 검거조와 함께 관음전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경찰이 행동 개시에 막 나서려는 순간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기자회견 소식이 들려오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오후 5시경 자승 총무원장은 한 위원장 은신 이후 처음 성명을 내놓고 “영장 집행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내일(10일) 정오까지 거취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조계종의 발표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시시각각 상황을 점검하고 있던 경찰청 지휘부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강신명 경찰청장과 수사국장, 정보국장, 경비국장 등은 30분간 숙의한 끝에 “큰 종교계 지도자이니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직접 시간을 정해 해결하겠다고 하니 여기서 더 밀어붙이면 충돌만 야기할 뿐”이라며 “단, 총무원장이 약속한 시간을 넘기면 가차 없이 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체포 명령만 기다리던 검거조에도 “내일 정오까지 연기한다”는 지시가 전달됐다. 검거 작전이 연기된 뒤 경찰은 관음전 주변 30명 등 병력 700여 명만 현장에 남긴 채 철수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체포 작전에 돌입하자 “즉각 총파업과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며 반발했다. 경찰의 체포 작전이 벌어지던 오후 5시 10분경 민주노총 조합원 30여 명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경찰 체포 작전에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대한불교청년회 회원 등 100여 명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체대비 법회’를 열고 경찰 대응을 비판했다.권오혁 hyuk@donga.com·박훈상·김재형 기자}

9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경찰의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영장 집행이 조계종의 긴급 요청에 따라 10일 낮 12시로 연기됐다. 6일까지 거취를 밝히겠다고 조계사 신도회에 약속했던 한 위원장이 말을 뒤집은 데 이어, 경찰의 체포 작전이 개시되자 조계종이 중재 역할을 자임하면서 검거가 또다시 미뤄진 것이다. 10일은 한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 25일째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9일 오후 5시 경찰의 체포 작전이 임박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위한 것”이라며 “내일(10일) 낮 12시까지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으니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종단의 노력을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자승 스님의 제안을 감안해 일단 영장 집행을 연기하겠다”며 “다만 10일 정오까지 한상균의 자진 출석 또는 신병 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9일 밤 한 위원장과 다시 접촉해 10일 정오 이전에 기자회견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한 뒤 경찰에 자진 출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사 관계자는 “10일 아침 한 위원장의 퇴거 방식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9일 오후 3시부터 한 위원장이 은신한 조계사 관음전 강제 진입을 두 차례 시도해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의 종교시설 강제 진입은 2002년 3월 10일 발전노조 간부를 검거하기 위해 조계사 경내에 들어간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경찰은 한 위원장이 피신해 있는 관음전 주변에 경찰 12개 중대 1000여 명을 투입해 검거에 나서는 한편 조계사 주변에 7000명을 배치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따뜻하게 입으셨네요!” 7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민 이욱주 씨(44·여)가 이웃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씨가 ‘먼저 인사하면 행복해집니다’라는 피켓을 흔들며 낯간지러울 법한 인사를 건네도 인사를 받는 주민들은 어색함이 없어 보였다. 이 씨가 한 초등학생에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하자 학생은 ‘배꼽인사’를 하며 “안녕하세요”라고 우렁차게 외쳤다. 이 씨가 매주 월요일 오전 아파트단지 앞에 나와 ‘인사캠페인’을 펼친 것은 올해 4월 ‘인사하기 실천리더’에 뽑힌 이후다. 처음에는 인사를 건네는 이도, 받는 이도 쑥스러워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하지만 늘 쑥스러워 도망가던 아이가 이제는 먼저 인사를 하고 갈 만큼 인사를 주고받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인사의 힘은 컸다. 아파트 주민의 힘을 모아야 할 때면 인사를 나눴던 주민들이 주저 없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주민 전체의 변화다. 아파트 주변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던 주민들이 인사로 서로 얼굴을 익히고 나니 주민과 마주치면 부끄러워 담뱃불부터 끄기에 바빴다. 얼마 전 새벽에 드럼을 쳐 한바탕 소란을 벌였던 두 가구도 이 씨의 주선 아래 인사로 갈등을 풀었다. 이 씨는 “처음 이사를 왔을 때만 해도 이웃과 서먹했는데 인사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공동체가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인사의 힘은 집 밖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14층 규모에 200여 명이 근무하는 서울 척병원은 분과 업무의 특성상 다른 층 직원과 교류가 거의 없었다. 7월부터 병원 내 인사하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조용했던 점심시간은 왁자지껄한 ‘수다시간’으로 바뀌었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 간에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가 늘어났다. 이현숙 간호부장(52·여)은 “인사한 다음부터 서로에게 다가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사진)을 체포하기 위한 경찰의 조계사 진입이 임박했다. 경찰은 9일 오후 4시까지 한 위원장이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조계사에 직접 들어가 검거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같은 시간에 수도권 조합원들에게 조계사에 집결하라고 지시해 충돌 사태가 우려된다. 경찰의 종교 시설 강제 진입은 2002년 3월 10일 발전노조 조합원 검거를 위해 조계사 경내에 들어간 이후론 없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상균의 도피 행위를 더 좌시할 수 없어 24시간 이내에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순순히 응할 것을 마지막으로 통보한다”며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조직적인 불법 폭력 행위를 주도한 후 종교 시설로 도피한 채 계속 불법 행위를 선동하는 것은 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라며 “‘자진 퇴거 약속’을 어기고 계속적인 불법 투쟁을 선언한 것은 20일 넘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준 국민과 불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체포 작전에 돌입하면 ‘즉각 총파업 및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는 투쟁 방침을 세웠다. 공안 탄압 규탄 촛불 집회를 시작으로 전면적인 총파업에 들어가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대기 상태를 유지하며 투쟁 강도를 높여 갈 계획이다. 한편 조계사는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머무는 것은 9일 오후 5시가 마지노선”이라며 “그 전에 종무원이라도 나서 경찰이 조계사로 진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조계종 화쟁위는 경찰의 최후통첩에 “경찰이 일방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기한을 발표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촉구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 기자}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23일째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더 피할 곳 없는 처지가 됐다.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에 조계종과 조계사 신도들은 ‘자비(慈悲)’를 거둬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질책에 경찰도 조계사 경내로의 강제 진입 방침을 밝혀 한 위원장 체포는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초긴장 상태 빠진 조계사 8일 조계사에는 하루 종일 전운이 감돌았다. 경찰은 밤사이 민주노총이 조계사로 진입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 11개 중대 약 900명을 조계사 주변에 비상 대기시켰다. 민주노총은 이에 맞서 경찰의 체포 작전을 ‘민주노총 궤멸 시도’로 규정하고 총파업으로 맞설 기세다. 이날 오후 1시 반 조계사 신도 60여 명은 “한상균을 끌어낼 테니 경찰이 잡아가라”며 한 위원장이 은신 중인 관음전에 진입했다. 이들은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4층에 진입하기 위해 열쇠공까지 불렀지만 복도를 막은 철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자 분노한 신도들은 “한상균 나와라”라고 소리치며 철문을 발로 차고 2시간 동안 퇴거를 요구했다. 신도회 임모 씨(75·여)는 “신도가 마음을 자비롭게 가지니 한 위원장이 우리를 이용한 것밖에 안 된다”며 “내일(9일)은 꼭 나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계사를 비롯한 조계종도 격앙된 분위기다. 한 위원장이 자진 퇴거 약속을 어기고 사찰을 정치 투쟁의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승 총무원장까지 거명하며 자신을 받아 준 조계종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그는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 그 전술은 자본과 권력의 수법과 다르지 않다”며 “객으로 한편으론 죄송해서 참고 또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고 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도대체 제정신이냐. 이런 말도 안 되는 ‘갑질’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입으로는 노동자의 대의를 얘기하지만 한마디로 신의, 약속, 책임 같은 단어와는 담 쌓은 인물이다”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셈이다. 한 위원장의 난데없는 조계종 비난은 조계사와 화쟁위원회가 이날 새벽 한 위원장에게 조계사 퇴거 시한을 통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계사 측은 “대화 내용은 공식 발표가 있기 전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 한 위원장 측이 노동 관련 매체에 흘렸다”며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간 한 위원장에게 우호적이던 화쟁위도 “국민을 믿고 한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하여 줄 것을 희망한다”며 한 위원장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대통령 불호령에 경찰 최후통첩 경찰은 9일 오후 4시까지 한 위원장이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 작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단 경찰은 조계사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검문검색을 통해 한 위원장 비호 세력의 조계사 진입을 막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명 ‘한상균 호위대’로 불리는 민주노총 노조원이 한 위원장 검거를 방해하면 범인도피죄를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조계사 진입 방침에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5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여전히 체포되지 않았다는 보고에 주무 장관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계사 경비를 위해 지난달 16일 이후 23일간 경찰관 1768명을 투입했으며 급식비와 간식비, 유류비 등으로 2억3344만 원을 썼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6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9일 오후 4시 민주노총 조합원이 조계사 인근에 결집해 경찰 체포를 막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 중이다. 9일 오후 7시엔 조계사 내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열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체대비 법회’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한 끼 동조 단식과 조계사 앞 연등 달기’ 행사도 12일까지 진행한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서 집회를 한다는 이유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곧장 해산을 명령하고 이에 불응하면 가담자도 공무집행방해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할 예정이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김갑식 기자}

6일까지 기다려 달라던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개악(노동5법 처리)을 막기 전까지 조계사를 나가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조계사 신도회가 요구한 퇴거시한(6일)을 넘기고도 은신 장기화를 꾀하자 조계사와 경찰은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간부들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 위원장의 글을 대독하며 “노동개악을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짧게는 10일 열리는 임시국회 기간까지 조계사를 나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현재 국회에선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기간제법)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노동5법’의 처리를 둘러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히려 조계사 안팎에 배치된 경찰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한 위원장의 ‘말 바꾸기’에 조계사 측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평화적 개최를 요구했던 한 위원장은 집회가 마무리되자 다시 ‘노동개악’ 철회를 요구하며 ‘은신 장기화’로 말을 뒤집었다. 조계사 측도 퇴거를 요구하는 신도회 측에 “6일까지 참자”며 달랬지만 더 이상은 말릴 명분도 없다. 조계사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약속을 깨고 신뢰를 저버렸다”며 “이미 조계사 내부 여론은 모두 등을 돌렸다”고 밝혔다. 조계사 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조계사 측이 한 위원장의 강제 퇴거를 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노총과 조계종, 신도회의 자발적인 결정을 기다리던 경찰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발부된 영장을 집행하지 않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며 “경찰의 선택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내부에선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이번 주말 안에 해결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도 감지된다. 일단 조계종과 물밑 접촉 중이지만 최악의 경우 조계사 진입까지 염두에 두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강 청장은 “지금은 (강제 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최악의 순간에는 배제할 수 없다”며 “법원 결정으로 집회가 열렸듯이 한 위원장도 법 집행에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4일 집회 당시 한상균 위원장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핵심 사수대인 쌍용차 노조원 이모 씨를 7일 구속했다. 불법 폭력시위와 관련한 구속자 수는 9명으로 늘었다.권오혁 hyuk@donga.com·박훈상 기자}

조계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도회가 요구한 퇴거 기한(6일)에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스스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5일 2차 총궐기 대회 후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조계사 관계자가 한 위원장을 6일 새벽까지 면담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까지 언제 어떤 모양새를 갖춰 조계사를 나갈지 밝히지 않았다. 조계사 관계자는 “도법 스님이 ‘평화 집회의 명분도 얻었고 조계사 신도회를 포함한 국민 앞에서 6일까지만 있겠다고 했으니 나와 손잡고 명예롭게 출두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지만 한 위원장이 노동법 개악에 대한 우려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12월 16일 총파업 투쟁’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남기는 등 향후 투쟁을 계속 이어 갈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한 위원장이) 화쟁위와 소통하는 중이나 아직 최종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 약속을 깨고 계속 조계사에 은신한다면 그동안 불편과 고통을 참아 준 신도들과 국민 앞에서 종단이 뭐가 되겠느냐”며 “한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준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은 “한 위원장이 나오지 않으면 7일 신도회 회장단 회의를 여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계사 신도회는 긴급 총회를 열고 “6일까지 인내하고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이날 돌발 상황에 대비해 조계사 주변 배치 인력을 700여 명으로 늘려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1차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발생한 불법 폭력 행위를 한 위원장이 주도했다며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집회 관련 법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 최고 징역 10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권오혁 hyuk@donga.com·김갑식·김민 기자}
경찰이 금지 통고한 ‘2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가 5일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법원은 경찰의 증거만으로 5일 집회가 ‘폭력 집회’가 될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며 경찰의 불법 집회 엄단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 “폭력 집회 간주 어려워”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3일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118개 단체로 구성된 범대위에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한 단체 53개 중 51개가 동일하게 가입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1차와 동일한 집회 주최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차 집회와 이 사건 집회의 주된 세력이라고 해도, 2차 집회가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이 명백하게 발생할 집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경찰 주장에 따르면 앞으로 민주노총이 주최하거나 참석하는 모든 집회는 허가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또 “주최 측이 수차례 평화적인 집회를 열겠다고 한 점, 1차 집회 이후 지난달 28일 열린 집회도 평화적으로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공공의 안녕 질서를 위협할 명백한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집회 개최 장소와 주변 도로의 교통 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불편을 줄 수 있다’는 경찰 주장에 대해 “집회 주최 측이 질서유지인 300명을 두고 도로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고,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는 증거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았다”며 범대위 측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재판의 집행정지는 민사재판의 가처분과 유사한 개념이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재판부가 내린 기각 또는 인용 결정에 대해 불복할 경우 즉시 항고할 수 있다. 그러나 집행정지 결정 집행 효력을 차단하는 효과는 없어서 경찰이 이번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다고 해도 범대위 측의 집회 개최를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 경찰 “평화적 개최 약속 지켜야” 범대위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 등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를 받았던 단체들은 일제히 법원 결정을 환영하며 5일 집회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범대위와 연대회의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집회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해 4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은 백남기 범대위의 일원으로 5일 집회에 참여한다”며 “구체적인 집회 참가 방식은 5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백남기 범대위와 최종 협의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경찰과 집회 주최 측 사이에 이어진 ‘신경전’은 일단 주최 측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진보단체들이 신청한 5일 집회신고 4건에 대해 모두 금지 통고를 했다. 경찰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범대위 연대회의의 집회 신고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국민행동이 5일 서울 독립문에서 동화면세점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한 집회 신고에 대해서도 차례로 금지 통고를 했다. 전농은 3일 또다시 5일 광화문광장에서 마로니에공원까지 행진한다는 내용의 집회 신고서를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 전농은 집회 신고와 별도로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문화제를 열기 위해 서울시에 광장 사용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냈다. 경찰은 5일 차벽 등의 사전 조치는 취하지 않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히 조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며 “법원 결정 이유에 ‘이번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점’이 반영된 만큼 5일 집회는 준법으로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농이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할 문화제에 대해선 “서울시가 허용한 문화제를 막을 순 없다”면서도 “그 대신 시민을 선동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 성격으로 바뀌면 불법으로 간주해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5일 경찰 병력 220여 개 중대, 2만여 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권오혁 hyuk@donga.com·신나리·송충현 기자}
전국 5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가 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 및 행진을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2001년 출범한 연대회의에는 흥사단을 비롯해 YMCA 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도 집회에 함께하기로 해 폭력시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대회의는 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일 집회는 평화적인 집회·시위 문화가 자리 잡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당일 집회와 행진이 평화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전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민주 회복·민생 살리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범국민대회’를 열겠다는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광장에 5000여 명이 참가해 집회를 마친 뒤 백남기 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까지 행진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교계·정계 인사들과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참가 단체인 민주노총의 최종진 수석부위원장,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도 참석했다. 연대회의는 경찰에 평화로운 집회 및 행진을 허용하고 차벽이나 물대포로 집회 참가자를 자극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 집회 참가자들도 신고된 집회 장소 및 행동 경로를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연대회의가 신고한 집회 가능 여부를 3일 오후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옥외집회 금지 통고 시한인 48시간 내에 별도의 금지 통고가 없으면 해당 집회는 계획대로 열릴 수 있다. 연대회의에는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참가 단체가 포함되지 않아 집회 신고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가 참여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단체의 집회까지 금지 통고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만약 이날 집회에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참가 단체들이 가세하면 폭력집회 재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2일 부산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복면금지법(가칭)과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 7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에서 총파업투쟁 승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 대다수는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복면과 가면을 쓴 채 모였다.권오혁 hyuk@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 경찰이 12월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경찰버스 훼손, 경찰관 폭행을 저지르는 불법 폭력 시위대를 현장에서 검거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도심 대규모 집회가 불법 폭력 집회로 변질되자 해산 위주의 방어적 자세에서 강경 대응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경찰이 12월 5일 집회 금지 통고에 이어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으면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30일 조계사 신도회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조계사에서 나가 경찰에 자진 출석하라”며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다 몸싸움이 벌어졌다.》경찰이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폭력과 난동을 부리는 시위자를 바로 체포하는 강경 진압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경찰버스를 세우고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을 줄이는 방어 위주에서 적극적인 진압으로 돌아선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2차 총궐기 집회 주최 측은 경찰의 금지 통보에도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차 민중 총궐기 집회 등 최근 대규모 집회·시위에서 차벽을 훼손하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불법 행위가 지속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불법 폭력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가 차벽을 훼손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불법 시위자들에게 유색 물감을 뿌린 뒤 경찰을 투입해 현장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일반 시위대와 폭력 시위대를 분리하고 경찰 기동대로 이뤄진 검거 전담반을 투입해 조기에 불법 행위를 통제할 방침이다. 폭력 행위가 없더라도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는 행위도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이 강경 시위 진압 방침으로 돌아선 것은 올해 있었던 4·16 세월호 1주년 집회, 5·1 노동절 집회 등 대규모 집회가 주최 측의 ‘평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폭력 시위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특히 11월 14일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국민 여론이 커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구 청장은 “주최 측이 평화 집회를 주장하지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평화 집회라고 볼 수 없다”며 “폴리스라인을 넘어 지정 장소를 위반하고 주요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집회라면 준법 집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백남기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5일 개최하겠다고 신고한 7000명 거리 행진(서울광장∼대학로)도 이날 금지 통고했다. 집회의 목적과 참여 단체가 1차 총궐기 집회의 연장선상에 있어 불법 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실제로 범대위 소속 107개 단체 중 51개 단체가 지난 1차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경찰은 이에 앞선 11월 28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서울광장 집회를 금지 통고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경찰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며 집회 개최 자체를 원천 금지했다”며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5일 사실상 모든 집회를 불허한 상황에서 불법 집회 참여자들을 현장 검거할 경우 경찰과 시위대 간에 큰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경찰청장을 지낸 한 인사는 “과거 현장 검거 위주의 작전을 수행했을 때 경찰과 시위대 모두 부상자가 상당히 발생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제주도에 가면 한국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나왔던 곳에 꼭 가보고 싶어요.” 지난달 28일 중국 하이난(海南) 성 하이커우(海口) 시 하이난국제컨벤션센터 내 제주 홍보관에서 들뜬 표정의 중국인 쑨리화(孫麗華·27·여) 씨가 한 말이다. 쑨 씨는 12월에 가족과 함께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에 하이난국제컨벤션센터 안에 차려진 제주 홍보관은 11월 27∼29일 열린 2015 하이난국제해양관광박람회를 맞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민관 공동으로 참여해 구성했다. 이번 박람회는 하이난 최대 관광축제인 ‘제16회 중국 하이난 환러제(歡樂節)’ 중 하나다. 제주도는 제주-하이난 성 자매결연 20주년 기념 및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 선정에 따라 진행된 하이난 성 ‘제주의 날’ 행사에 맞춰 180여 명 규모의 방문단을 하이난에 보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1월 28일 기자단과 만나 “제주는 하이난과 한국의 다른 지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하이난은 제주가 중국 타 지역 및 동남아 등으로 뻗어 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하이커우=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24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기리는 발길이 사흘째 이어졌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 홍인길 전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몰려드는 정재계 조문객을 맞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빈소를 지켰다. YS와 한 시대를 함께한 정계 인사들은 내빈실에 모여 그의 업적을 기렸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하나회 척결을 언급하며 “(YS 집권 당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60만 병력을 가진 군을 숙청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3당 합당을 거부한 채 ‘꼬마 민주당’을 주도해 한때 YS의 정적으로 남았던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도 “4·19세대는 YS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4·19가 혁명인지 논란이 일었을 때 YS 정부의 결정으로 혁명으로 정리가 됐다는 얘기였다. 동교동계 인사인 김옥두 전 의원도 “DJ를 모신 마음으로 YS를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인 화해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조문 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많은 국민이 (YS를) 비난하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팠다”며 “다시 한번 재조명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도 “YS의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화해의 의회 민주주의가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나라의 큰 어른이 돌아가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국 곳곳에 설치된 김 전 대통령 분향소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전국에 설치된 분향소 222곳(정부 대표 1곳, 지자체 221곳)에 24일 오후 2시까지 방문한 조문객은 6만7717명이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의 김 전 대통령 생가 옆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24일 후배들이 합동 조문을 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경 김 전 대통령(7회)의 모교인 장목초등학교(교장 민수현) 재학생 68명이 학교버스 2대에 나눠 타고 분향소를 찾았다. 주정희 교무부장 등 인솔교사 6명과 함께 헌화 분향한 6학년 배현진 군 등은 머리 숙여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광주시청 내 분향소에는 23일 오전 7시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조문객 1299명이 방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5월 광주의 한을 풀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많은 시민이 분향소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신안군은 섬이 많은 점을 고려해 주민들이 방문하기 편리한 압해읍사무소 2층에 김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조문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이날 김 전 대통령(3회)의 모교인 경남고 분향소에서는 경남 통영중 동기인 김명곤 씨(88)가 “남은 친구라곤 당신과 나 둘뿐이었는데 이제 혼자 남게 됐다”며 ‘명복을 기원합니다’는 글을 적은 뒤 눈물을 훔쳤다. 마쓰이 사다오(松井 貞夫) 재부산 일본총영사는 이날 부산시청 1층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한국 현대사에 큰 업적을 남기시고 부산시민, 한국 국민의 사랑을 받으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부산지역 12개 분향소에는 이날 7000여 명이 조문했다.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2980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이날 분향소에서 상주 역할을 하며 시민들을 맞은 이들은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원 50여 명이었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덕룡 전 의원, 정병국 의원 등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인사가 어우러져 함께 조문 온 시민을 맞이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상도동계 인사들이 함께 상주 노릇을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전국 종합}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12월 5일로 예정된 ‘제2차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의 평화적 개최를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전날 화쟁위에 중재를 요청한 3개 안 가운데 하나다.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24일 오후 “화쟁위는 노동계에 이어 정부, 정치권과 대화하겠다”며 “12월 5일 예정된 집회가 시위 문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주최 측과 경찰, 정부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로운 집회 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불교계뿐 아니라 범종교계가 함께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하자”며 다른 종교단체에 제안했다. 이를 위해 화쟁위는 중재 전담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도법 스님은 “7명 정도로 구성될 소위원회는 범종교계 연대를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쟁위는 한 위원장이 중재를 요청한 나머지 2개 안의 판단을 유보했다. 한 위원장은 2차 투쟁대회의 평화로운 진행과 함께 △정부와 노동자 대표의 대화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 중단 등의 중재를 요청했었다. 화쟁위는 연석회의 끝에 “현재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가 폭력적 집회 진행 및 대응이라고 판단해 이 문제를 먼저 중재하면서 판단하겠다”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한 종단 관계자는 “이번 화쟁위 결정은 조계종 측의 부담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23일 자승 총무원장께서 ‘이번 사안을 화쟁위뿐 아니라 조계사와 신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해결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사실상 화쟁위 논의는 종단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화쟁위가 어쩔 수 없이 ‘평화’라는 종교적 대의를 내세우며 최소한의 결론만 내렸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종단 관계자는 “조계종 측에서 볼 때 정부와 노동계가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고 12월 5일 평화적 집회가 이뤄지면 크게 잃을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화쟁위가 중재를 진행할 역량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화쟁위에 ‘평화적 집회’ 중재를 요청한 한 위원장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2차 투쟁대회 때 강경투쟁을 선동하는 ‘이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가 국민을 죽이고 있다. 우리가 우리 권력을 찾자. 모두가 나서야 가능하다”는 글을 남겼다. 민주노총도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2차 투쟁대회에 모든 역량을 집결할 것을 강조했다. 조합원 300여 명이 참가한 결의대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폭력 탄압을 넘어서 집회조차 금지하겠다는 초헌법적 유신 발상을 내뱉고 있다”며 “더이상 피할 곳이 없으니 쫄지 말고 당당하게 총궐기에 나서 박근혜 정부 끝장내는 데 앞장서자”고 외쳤다.박성진 psjin@donga.com·권오혁 기자}

23일 전국 189곳(정부대표 1곳, 지자체 188곳)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 마련된 정부대표 분향소를 비롯해 서울광장, 모교인 부산 경남고, 고향인 경남 거제시 김영삼대통령기념관, 광주시청 시민의 숲 등 전국 곳곳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정부는 이날 국가장 분향소를 국회의사당에 마련하고 조문객을 받았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준비가 지연돼 예정된 낮 12시보다 약 2시간 늦게 조문이 시작됐지만 시작 30분 전부터 시민 300여 명이 조문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렸다. 민주동지회 활동을 하며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김흥영 씨(73) 등 민주동지회 대표 9명은 유족 대리로 이날 서울시청 앞 분향소의 첫 번째 조문객이 됐다. 김 씨는 “저분(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지 않았으면 그를 표현할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대표에 이어 조문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은 “많은 시민이 분향소에 와서 민주주의와 통합을 위해 업적을 이룬 고인의 생애를 기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분향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생가 옆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 2700여 명이 찾아와 조문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 최구식 서부부지사 등 경남도 간부 공무원은 이날 오전 9시 경남도청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26일 김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다. 아들 건호 씨는 23일 오후 중국에서 귀국해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았다. 광주시청에도 각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시민의 숲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은 뒤 분향, 묵념하며 애도했다. 한 시민은 “5·18광주민중항쟁을 민주주의를 위한 고귀한 희생으로 승격시켜 준 대통령이 서거해 안타깝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김 전 대통령(3회)의 모교인 부산 서구 경남고 국산기념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동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학교장과 총동창회 간부들이 분향한 데 이어 오전 11시부터 1, 2학년생 60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날 부산지역 10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4000여 명에 이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시도 이날 시청 민원실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을 맞았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전국 종합}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 당일(2014년 4월 16일) 행적을 포함한 청와대 대응 과정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새누리당이 추천한 조사위원들이 회의 도중 회의실에서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세월호특조위는 23일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제19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청와대 등의 참사 대응 관련 업무 적정성’ 안건을 조사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과의 관련성이 나올 경우 이를 배제하지 않기로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날 고영주 위원 등 여당이 추천한 4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사 당일 7시간’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 의사를 밝히며 퇴장했다. 특조위 조사위원 17명 중 13명만 표결에 참여해 9명이 조사 개시에 찬성했다. 세월호 특조위는 이날부터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의 행적을 조사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이 규정한 대로 사고 관계자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진술과 사실 조사, 고발, 청문회 등 광범위한 조사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청문회 등은 12월까지 일정이 이미 잡힌 만큼 내년부터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은 “세월호 침몰과 대통령 행적 사이에 최소한의 연관성이라도 있어야 소위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국가 조직인 특조위가 일부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집단이 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권오혁 기자}

“이번 결정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임을 또 한번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누가 특조위의 조사 결과를 믿겠습니까.” 23일 세월호 특조위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포함한 ‘청와대 세월호 대응 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하자 한 특조위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당초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세월호 특조위가 이번 전원위원회에서 조사 개시 결정까지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통령의 행적 조사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이미 사회 여론은 양극으로 갈라졌다. 여기에 특조위 내부 ‘중립파’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조사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소위원회에서 다시 검토” 의견 묵살 이번 조사는 9월 29일 접수된 세월호 유가족 박종대 씨의 조사 신청에서 비롯됐다. 박 씨는 신청서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해 달라”고 썼다. 한 특조위 관계자는 “박 씨가 가해자를 ‘박근혜’로 명시하고, 첫 번째 조사 내용으로 ‘박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해 달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달 진실규명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조사 안건을 논의했다. 당시 위원 간의 합의로 ‘대통령 행적’ 등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빠진 채, 세월호 참사 당시의 △대통령 및 청와대 지시사항 △정부부처의 이행사항 △정부부처의 보고사항 △책임자 위법사항 △사고 수습 ‘컨트롤타워’ 조사 등 5개 안건만 상임위원회에 올렸다. 그때부터 이견이 발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및 유가족이 추천한 위원들은 “대통령의 7시간은 당연히 조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 상임위에서 이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새누리당 추천)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했지만 상임위는 안건을 결의기구인 전원위원회에 회부했다. 23일 열린 전원위원회는 특조위 안의 ‘이념 구도’를 뚜렷이 보여줬다. 총 17명의 특조위원 중 새누리당 추천 위원 4명이 해 13명이 표결했다. 이 중 9명이 조사 개시에 찬성했다. 반대한 사람은 이 부위원장과 김선혜 상임위원(대법원), 이상철 위원(대법원), 이호중 위원(유가족 추천) 등이다. 이 부위원장은 “대통령 행적과 세월호 침몰 사이에 연관관계가 없는 만큼 이번 조사는 ‘정치 논리’로 결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립’ 입장으로 평가되는 대법원 추천 위원들은 “소위에서 조사 대상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은 조사 개시에 찬성하지 않았다. 유가족이 추천한 이호중 위원은 “대통령 행적 조사를 논란으로 남겨두고 의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행적 조사를 명문화하자는 취지에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및 유가족 측 위원들은 ‘대통령 조사’ 의지를 다시 한번 보였다. 새정치연합이 추천한 류희인 위원은 “대통령의 당일 행적이 어땠으며 7시간 동안 어떻게 상황을 보고받고 인식했는지를 아는 것은 이 사건 규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특조위발 보혁 갈등 불가피 이번 결정으로 우리 사회 안의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보수 측에서는 이날 “특조위를 해산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조위가 박 대통령을 조사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는 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상실하는 등 존재 이유를 상실한 특조위의 해체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는 특조위 해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 개시를 결정한 만큼 언제 조사를 시작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조위에 따르면 전원위원회의 조사 개시 결정은 내린 순간부터 효력을 지닌다. 진술을 받고 사실조사에 나서는 한편 동행명령도 내릴 수 있어 준수사기관의 성격을 띤다. 특조위 관계자는 “12월까지는 특조위 조사 일정이 가득 찬 상태”라며 “내년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농해수위는 24일 이석태 위원장과 이헌 부위원장을 불러 이번 조사 개시 결정과 세월호 특조위 예산안 등을 추궁할 예정이라 또 한번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박재명 jmpark@donga.com·권오혁 기자}

“하루에도 수백 번씩 ‘빵빵’대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듣다 보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도 금세 지쳐요.” 3년 넘게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가판대를 운영해온 황모 씨(56)는 하루 종일 왕복 10차로를 지나는 차량 경적소리를 듣고 있다. 이제 어지간한 경적에는 아무 느낌이 없을 정도지만 이따금 버스나 화물차의 요란한 경적이 울리면 깜짝 놀라 귀를 틀어막는다. 황 씨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매일 귀 옆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를 듣는 일은 정말 곤혹스럽다. 시내에서 과도하게 울려대는 경적은 정말 소음을 넘어 고통의 수준”이라고 푸념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자동차 경적은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에게 큰 불편이다. 일반적으로 경적의 크기는 90∼110dB(데시벨). 100dB은 비행장 근처에서 들리는 항공기 이착륙 소리나 야구장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경적이 심각한 도시 소음이 된 이유는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 도로 위 ‘불만’을 표출하는 위협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팀은 22일 서울의 주요 정체구간인 영등포로터리를 찾았다. 오후 9시∼10시 1시간 동안 이곳에서 들린 경적은 118회. 경적을 울린 원인을 파악한 결과 ‘상대 운전자의 갑작스러운 차로 변경에 따른 불만 표시’가 가장 많았다. 물론 차로 변경으로 인해 위험이 생겼다면 경적을 울려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대부분 본인의 진로에 끼어들었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경적을 울렸다. 신호가 바뀐 뒤 앞 차량에 출발을 재촉하기 위해 경적을 울린 경우도 많았다. 자동차 경적을 지나치게 자주 울리면 보복운전이나 분노운전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운전자들이 사소한 일에도 경적을 울리고 다른 운전자가 이를 듣고 화를 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다른 운전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경적을 자제하고 여유 있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어이구, 어이구….”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22일 오전 11시 반경 고인의 빈소에 들어서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영정 앞에 털썩 주저앉아 서럽게 곡을 했다. ‘민주화 동지’였고, ‘YS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최 전 장관은 1997년 자신의 대선 도전에 제동을 건 YS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 무렵 중풍에 걸려 지금도 거동이 어렵다. ○ 오열한 ‘우(右)형우’ 최 전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은 부인 원영일 여사는 “(최 전 장관이) 충격을 받아 잘 못 걷는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이 빈소에서 회한과 슬픔이 담긴 듯한 격정적인 말들을 쏟아내자 원 여사는 “이러다 오늘 쓰러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전 장관은 상도동계 1세대다. 특히 김동영 전 정무장관(1991년 작고)과 더불어 YS의 ‘오른팔, 왼팔’을 자처한 ‘투 톱’이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숨긴 채 대선 한 해 전 저세상으로 떠났다. 이날 김덕룡 홍인길 전 의원, 이원종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앞다퉈 상주를 자처하며 빈소에서 YS 차남인 현철 씨와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김무성 “나는 YS의 정치적 아들이다” YS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새벽부터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3200여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한목소리로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빈소로 전화를 걸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분은 김영삼 대통령밖에 없다”고 애도했다. 반 총장은 YS 정부 시절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여야 대표도 오전에 조문했다. 이날 오전 8시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나는 김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고인이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문 도중 흐느낀 김 대표는 “상주 역할을 하겠다.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지키겠다”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 애통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 최고위원과 함께 조문한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기자들에게 “(YS가 일주일 전 서 최고위원 꿈에 나타나) 서 총무 잘하라고 해서 ‘한번 찾아가야 되겠다 싶었다’고 서 최고위원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 최고위원은 YS 정부 시절 여당 원내총무(지금의 원내대표)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오전 11시경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조문했다. 문 대표는 조문 직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라고 강조했다. ○ 줄 이은 조문 행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아쉬워했다. YS 재임 시절 마지막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한 전 의장은 오전 2시 반경 가족 등 친인척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전 의장은 26일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오정소 전 국가보훈처장은 “너무나 대통령다우셨던 분이고,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분이었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23일 이희호 여사와 함께 합동 조문에 나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분이다”라며 “손명순 여사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도 “정치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서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삶과 업적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대한민국헌정회는 “(YS는) 재임 시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총독부 건물 철거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빈소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서 일반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S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던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빈소를 찾아 “YS는 정치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인 ‘담대한 용기’를 우리에게 가르쳐 줬다”고 애도했다.길진균 leon@donga.com·권오혁·차길호 기자}

경찰청은 14일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 때 빚어진 불법 폭력시위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 민사소송 준비팀을 구성했다고 20일 밝혔다. 변호사 자격을 갖춘 경찰 15명이 불법 시위를 저지른 개인과 단체, 배후 세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부상당한 경찰관 치료비와 파손된 차량 수리비 등 피해액을 산정한 뒤 소송을 낼 예정이다. 당시 경찰관 113명이 다치고 경찰 차량 50대가 파손됐다. 경찰은 2006년부터 시위 단체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 27건을 제기했고 이 중 21건에서 승소해 3억6587만 원을 받아냈다. 6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금속노조 간부 김모 씨를 이날 구속했다. 전날 한 위원장이 은신 중인 관음전에 승복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노총 간부 이모 씨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7명을 구속하고 한 위원장 체포를 방해한 노조원 등 124명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총 177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도주를 돕거나 경찰의 검거 활동을 방해하면 범인도피죄를 적용해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사 측은 20일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관음전 건물 일부 출입문에 ‘폐문’ 글귀를 붙이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