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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도경수, ‘연기돌’ 칭찬에 “그냥 너무 많이…”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순정’에서 첫 주연을 맡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4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도경수는 “처음으로 주연이 돼서 연기를 했던 건데 긴장도, 부담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아이돌 그룹 엑소 소속으로 잘 알려진 도경수는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 ‘연기돌’로 인정 받은바 있다.도경수는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연기 잘 하는 아이돌로 꼽힌다”는 칭찬에 “그냥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겸손하게 대답하기도 했다.한편 도경수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순정'은 올해 2월 개봉 예정이다.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입당 김병관…문재인, ‘安 대항마’로 김병관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에 이은 문재인 대표의 두 번째 인재영입 인사다.이에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가 김 의장을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문재인 대표는 김병관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 의장은 (경제) 혁신을 상징한다”며 “우리 당을 더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주역으로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 의장의 행보는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의원과도 닮아있다. 김 의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기업 ‘웹젠’은 최근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을 서비스하며 성장한 온라인 게임사다.김 의장은 안철수 의원을 두고 “저도 회사를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그분이 사장님인 회사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안철수 대항마’로의 활약을 예고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입당 김병관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사우디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칼 든 사우디 처형인, ‘하얀 IS’?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관계 단절로 중동이 긴장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웹사이트를 통해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을 비난했다.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사우디가 이슬람국가(IS)와 다를바 없다고 비난하는 삽화를 올렸다. 검은 옷을 입은 IS 형집행자와 나란히 선 흰 옷을 입은 사우디의 형집행자를 ‘하얀 IS’로 칭하며 “무엇이 다른가?”라는 메시지를 담았다.하메네이는 현지 국영TV에 출연해 “신의 복수”를 언급하며 강도높게 사우디를 비난하기도 했다.사우디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은 앞서 2일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47명에 대해 테러 혐의로 사형을 집행한 것에서 시작됐다.이에 이란 시위대는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불을 지르며 항의를 이어갔다.결국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3일 저녁(현지시간) "사우디에 주재한 모든 이란 외교관들은 48시간 이내에 떠나야 한다"고 발표해 중동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무한도전' 광희 "행복한 날이었어요"MBC ‘무한도전’ 추격전 특집에서 광희가 소금쟁이처럼 '물 위를 달리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긴 가운데 무도 멤버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최근 광희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무한도전 정말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날이었어요! 김태호 PD님이 찍어주신 사진"이라는 글과 사진을 함께 올렸다.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광희, 무한도전에 완전 녹아듬" "무도 보는 우리도 행복한 날이었어요" "광희 행복한 날이었어요? 오구오구" 등의 반응을 보였다.'행복한 날이었어요' 사진=광희 인스타그램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페루에는 어떤 특산물이나 공예품 그런 거 있는지? 특이한 거 있음 사와 봐.”(이하 한국시간 6월 4일 오후 11시 55분·H 씨·최영환 서영엔지니어링 전무의 부인)“열심히 돈 벌어와.”(5일 오후 1시 28분·H 씨)“잔다. 내일 쿠스코 간다. 현장 헬기 타러. 과부 되면 우쩌냐(어쩌냐). 큰__ 걱정.”(5일 오후 1시 36분·최 전무)“이러∼∼∼언!!!!”(5일 오후 1시 37분·H 씨)“낼 아침 5시 40분(페루 현지 시간)에 모여. 헬기 타러∼. 고산이라 숨 막혀서 약 먹고. 해발 3500m. 조금만 움직여도 숨차네.”(6일 오전 11시 50분·최 전무)6일 오후 3시경(현지 시간) 한국인 8명 등 승객 14명을 태우고 비행하다 페루 남부 산악 암벽지대에 추락한 헬리콥터에 탑승했던 최영환 서영엔지니어링 전무(49)의 부인 H 씨가 사고 전 휴대전화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보도에도 H 씨는 아직도 남편의 사고를 믿지 못하고 있다. 사고를 예견하는 듯한 남편의 메시지가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메신저 마지막 줄에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인 8일 오후 3시 12분 고교생 아들(17)이 보낸 “아빠 --”라는 글이 있었다.10일 오빠와 함께 사고 현장인 페루로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나온 H 씨는 통곡했다. H 씨는 “며칠 전 나눈 대화를 보니 너무 안타깝다”면서 “남편이 저녁을 먹었냐는 메시지를 보내 와 바로 아들이 산책하는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그때가 헬리콥터에 탔을 시간이라) 아들 사진도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강원도 강릉에 살고 있는 시어머니에게는 사고 소식도 알리지 못한 채였다. 그는 “남편은 어딜 가든 그곳 상황을 알려줬다”며 “나에게는 모든 이야기를 다 터놓고 하는 솔직한 사람,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아빠였는데…아직 사망 사실이 확정적이지 않은 만큼 남편이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페루 남부 푸노 지역의 모요코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쿠스코로 복귀하다 실종됐던 한국인 8명 등을 태운 헬리콥터가 산악 암벽지역에서 추락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현재로서는 한국인 외에 네덜란드인 체코인 스웨덴인 각 1명, 조종사를 포함한 페루인 3명 등 탑승자 14명 중 일부라도 생존해 있을 확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페루 경찰청은 “남부 마마로사 산의 해발 4950m 높이 눈 덮인 암벽에서 헬기가 충돌한 지점과 기체 잔해를 육안으로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생존자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 “산속에서 너무 추울텐데… 당신 곁으로 달려갈게요, 제발…” ▼AP통신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드문드문 눈이 쌓인 암벽 일부가 폭발 화재로 검게 그을려 있으며, 아래로 기체 잔해로 보이는 물체들이 흩어져 있다. 페루 내무부 측도 한국 외교통상부에 “암벽과 충돌한 헬기가 두 동강이 났으며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색작업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통보해왔다.페루 라디오방송 ‘라디오프로그라마스’는 “사고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헬기 잔해가 발견된 것으로 미뤄 추락과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부 시신도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나 현지 경찰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시신은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은 “헬리콥터 출발 전 현지 기상상황이 나쁘다는 말을 들었다. 무리한 운항이 사고를 부른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피해자 가족들은 10일 속속 페루 현지를 향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날 오후 2시 반경 유동배 삼성물산 차장(46)의 부인과 딸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에릭 쿠퍼 삼성물산 과장(38·네덜란드)의 부인이 사고 현장을 찾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페루 리마로 들어가는 대한항공 KL866편을 타고 출국했다. 오후 3시 15분에는 서영엔지니어링의 최 전무와 임해욱 전무(56)의 가족이 리마로 가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다.오후 8시에는 삼성물산 김효준 부장(48)과 우상대 과장(39)의 부인과 형 등 가족 4명이 LA행 대한항공 KE011편에 올라 페루로 출발했다. 11일에는 한국수자원공사 김병달 팀장(50)의 가족 등이 출발할 예정이다.출국하는 김 부장의 부인과 사촌형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김 부장의 친구 곽창훈 대신씨앤디 대표(48)는 “효준이의 홀어머님에게는 아들이 칠레에 갔다고 했는데, 오늘 사고 소식을 알게 돼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라며 “부인과 사촌형은 그래도 아직 효준이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페루로 향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1979년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효준이와 알게 된 뒤 같은 날 육군 항공단에 입대해 헬리콥터 정비와 승무원으로 군 복무를 함께 했다”며 “사고 당일 통화를 하면서 아침 잘 먹으라고 한 뒤 한국에 돌아오면 소주 한잔 마시자고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이 먹먹하다”고 전했다.임해욱 서영엔지니어링 전무의 부인 김모 씨(52)는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며 “그 희망 하나만 갖고 이 길을 떠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병하 삼성물산 개발사업부 전무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아직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과 페루에 들어가서의 일정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인천=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장치 등 군사기술 정보를 북한에 넘기려다 적발된 비전향 장기수 출신 대북(對北)사업가 이모 씨(74)에 대해 법무부가 ‘다시 간첩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가 이를 묵살하고 대북사업권을 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간첩죄로 18년간 복역하고 1990년 가석방돼 피보안관찰자 신분이었던 이 씨는 통일부의 승인 아래 최근까지 180여 차례 중국과 북한 등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업과 간첩활동을 병행하다 지난달 구속됐다.31일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당시 장관 정동영)는 2005년 10월 법무부(당시 장관 천정배)를 비롯한 남북경협 관련 부처에 이 씨가 1991년 설립한 남북교역업체 대동무역의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승인 신청에 대한 검토의견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 씨는 피보안관찰자 신분으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재차 간첩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등 재범 우려가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사업 수행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이 씨는 1972년 ‘김일성 회갑 선물 간첩단’ 사건 때 검거된 9명의 고정간첩 중 한 명으로 북한 노동당 연락부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그해 1월 간첩 권영섭과 경제·군사정보를 수집보고하고 국가전복 등을 꾀했으며 통일혁명당 재건에 협조했다가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재일 북한 공작원 포섭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1990년 3·1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뒤 보안관찰 대상으로 지정됐다. 보안관찰법에 따르면 이 씨처럼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 같은 중범죄나 내란음모 외환죄 등으로 기소돼 확정 판결을 받고 형기를 마친 사람은 주거지를 옮기거나 열흘 이상 집을 떠나 여행할 경우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는 등 당국의 관리를 받도록 돼 있다. 검사 및 사법경찰관리는 이들의 재범을 막기 위해 필요한 지도와 조치를 할 수 있다고도 규정돼 있다.하지만 통일부는 법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달 뒤인 2005년 11월 대동무역에 대해 강서청산수 생산 및 판매사업 관련 남북 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동시 신청을 승인했다. 당시 통일부는 “이 사업은 교역사업에서 경협사업으로 확대 발전된 것으로 그동안의 대북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간 경제교류와 상호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1970년대에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형을 살았다고 해서 협력사업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승인 사유를 설명했다.이 씨는 이듬해 8월 평안남도 남포에 강서청산수 생산 공장을 짓고 2008년까지 수시로 남북한을 오갔다. 그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정권이 교체되면서 남북 관계가 경색됐고 정부의 민간인 대북접촉 제한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계약무효 통고를 받았다”며 “하루빨리 남북교류 제한 조치가 풀려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비전향 장기수 별도 관리규정 없어… “범죄 우려땐 특별관리해야” 목소리▼경찰 관계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 교류가 활성화되다 보니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 등 국보법 위반 전과자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대했다”며 “이 씨는 일관되게 북한을 자신의 조국이라고 생각해왔고 GPS 기술정보 유출 시도 건도 경제적 이익보다는 북한에 대한 충성심으로 벌인 것 같다”고 전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씨 같은 비전향 장기수를 특별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김영삼 정부 이후 인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비전향 장기수의 동향 파악을 모두 중단했다. 현재 남아 있는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피보안관찰자로 포괄돼 있고 이들에 대한 별도 관리 규정도 없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전향 장기수는 교화된 일반 전과자와 달리 언제든지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며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로 인해 국가와 사회질서, 그리고 다른 선량한 시민들의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법무부는 31일 비전향 장기수 현황 및 통계에 대한 자료 요청에 대해 “보안관찰 대상의 규모나 현황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고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국회에서 자료 제공 요청이 와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원내지도부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의원직 자격심사 추진을 위한 물밑 조율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공동으로 두 의원의 자격심사 청구를 연명으로 제출하고, 본회의에서 자격심사 처리도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전날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김 의원이 윤리특위 자격심사 항목에 해당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즉각 호응한 것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민주당도 (자격심사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민주당은 실천적 의지를 보여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새누리당은 5일 국회의장단 선출 후 바로 청구안 제출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일단 원 구성 후 검토해보자”며 다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김 의원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며 원 구성 전까지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논문 표절과 성추문 의혹 등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김형태 의원을 포함해 새누리당의 제안이 있다면 원 구성 이후 (자격심사 문제를)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이, 김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청구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새누리당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선 정국에서 야권연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127석 민주, 이석기-김재연 제명 ‘열쇠’ 쥐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상임고문은 이날 라디오에서 “그분들이 자진해서 사퇴할 것 같진 않다. 야권연대 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경선이 끝나고 나면 이분들과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볼 생각”이라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는 “민주당은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이 국회에 들어오게 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연대를 풀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이, 김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가 청구될 경우 실제로 의원직 박탈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헌법 64조와 국회법 138조에 규정된 자격심사는 사법적 판단 없이도 ‘의원직 박탈’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이다. 의원들이 국회의장에게 자격심사를 청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회법상 30명의 연서를 받으면 가능하다. 최종 단계인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원직 상실안을 통과시키기까지는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단계마다 ‘산 넘어 산’이다.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도움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힘들다. 결국 두 의원의 제명에 대한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는 셈이다.국회법에 따르면 의장은 자격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경우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 여야가 자격심사 추진에 합의하지 못하면 청구 요건이 되는지부터 논란을 벌일 수 있다. 국회법상 ‘징계’의 경우 문제가 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심사에 대해선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자격’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윤리특위가 심사를 시작해도 이를 지연시킬 꼼수가 가능하다. 심사 대상 의원은 의장이 지정하는 기일 안에 소명을 위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정을 밝히고 기일을 연장할 수도 있고, 여야 정치상황으로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 강용석 전 의원의 징계를 위한 심사보고서도 회부에서 의결까지 윤리특위에 11개월 동안 머물렀다.윤리특위의 심사를 마친 뒤부터가 난관이다. 윤리특위에선 ‘의원직 상실안’을 새누리당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결돼도 국회선진화법에 걸려 본회의 직권상정은 어렵다. 이 때문에 여야 합의가 안 된다면 윤리특위에서 의결할 이유가 없다. 본회의 상정에 여야가 합의해도 민주당 의원 가운데 5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이유종기자 pen@donga.com}

연인이 어느 날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거나, 평소 잘 하지 않던 진한 화장을 한 낯선 모습으로 당신의 앞에 나타났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그녀의 심경에 무언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외모를 바꾸는 것은 달라진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일종의 시위인 셈이다. 술 역시 마찬가지다. 퇴근길 늘 들르던 바에서, 또는 쇼핑몰 매대에서 우연히 눈에 띈 평소 즐겨 마시는 위스키의 디자인이나 이름이 살짝 달라졌다면 그것은 소비자를 향해 자신을 알리는 메시지다. 위스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주류업계는 주당(酒黨)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 인기 제품을 리뉴얼한 다양한 새 술을 내놓고 있다.싱글 몰트위스키 글렌피딕은 2000년부터 판매해온 ‘글렌피딕 21년’의 패키지 디자인을 바꾸면서 이 술에 ‘그란 레세르바’라는 서브네임을 달았다. 오랜 기간 숙성한 와인에 주로 붙이는 이름인 그란 레세르바를 이름에 쓴 것은 이 술이 품고 있는 깊은 향을 알리기 위해서다. 글렌피딕 21년산은 캐리비언 럼을 담았던 오크통에 숙성하는 까닭에 독특한 풍미를 띠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1위를 달리면서도 국내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에서는 경쟁 브랜드인 매캘란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글렌피딕이 ‘나 이런 술이야’라며 반격을 하는 것이다. 글렌피딕은 이름을 바꾸면서도 기존 고객에게 술의 품질은 변하지 않았음을 알리기 위해 가격은 올리지 않는 정책을 썼다. 스카치블루는 지난해 11월 브랜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의 맛과 향을 바꾸면서 제품 디자인도 함께 변경했다. 특유의 둥근 병 모양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중후한 느낌의 종이라벨을 사용하고 마개를 감싸는 쉬링크 필름과 포장케이스를 금색으로 바꾸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또 이 같은 변신을 알리기 위해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을 여배우 엄정화 씨를 모델로 캐스팅하고 이 술을 ‘부드러운 남자’에 비유한 지면광고도 했다.‘한정판’ 마케팅도 주류업계가 주당들의 충성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달 ‘임페리얼 클래식 12 시티 에디션’ 시리즈 부산 지역 한정판을 내놓았다. 술병 앞면에 부산을 상징하는 파도와 광안대교, 빌딩 숲과 갈매기를 그려 넣은 이 제품은 부산에서만 판매한다. 지난해 말 내놓은 강원 평창 에디션과 제주 에디션이 현지 술집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한정판 마케팅을 부산으로 확대한 것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이 술의 판매를 앞두고 부산 지역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써달라며 1억 원을 부산시에 기부했다. 부산 에디션의 판매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부산 시민의 애향심에 호소한 것이다. 국내 보드카 시장 점유율 1위인 앱솔루트는 매년 여름과 겨울 시즌에 요철 모양의 독특한 병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라벨을 덧입힌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패션을 향한 찬사를 주제로 한 디자인의 ‘앱솔루트 모드’를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상품으로 ‘윈저 21년’의 한정판인 ‘W21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았다. W21 스페셜 에디션은 영국왕실이 인증한 로열 라크나가 증류소의 원액을 사용해 부드러운 맛을 냈음을 강조하기 위해 병 디자인에 곡선을 채택했다. 또 왕관 모양의 병마개와 정면의 방패 문양으로 브랜드의 전통을 과시하면서 각 병마다 고유의 시리얼 넘버까지 새겨 넣었다. 한정판으로 나온 위스키 중에는 새 옷을 입으며 가격이 껑충 뛰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시바스 리갈 18년 바이(by)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한 병당 가격이 65만 원으로 기존 ‘시바스 리갈 18년’ 가격(13만2000원)의 5배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2500병이 제작돼 국내에는 20병이 들어온 이 술은 술병이 입고 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디자인한 코트 가격이 술값의 4배나 되는 셈이다.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말년에 연인 도라 디아만트와 함께 독일 베를린에서 지내던 시절이었다. 둘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한 어린 소녀가 인형을 잃어버렸다며 울고 있었다. 카프카는 바로 이야기를 꾸며냈다. 그 인형이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인형은 지금 여행 중이라고. 소녀의 슬픔은 점차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3주 동안 카프카는 인형으로 위장해 매일같이 소녀에게 편지를 썼다. 글을 쓰며 생의 의지를 다져온 그가 소녀를 달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지난해 퇴임한 이주동 서강대 명예교수(66·독어독문학·사진)가 ‘카프카 평전’(소나무)을 펴냈다. 카프카의 어린 시절부터 보험공사 재직 시절, 사랑했던 여인들과의 일화, 글쓰기에 얽힌 이야기, 첫 성경험과 자살 충동, 그리고 결핵으로 숨지기까지의 생애를 872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담았다. ‘변신’ ‘성’ ‘소송’ 등 카프카 주요 작품의 창작 과정과 해설도 실었다. 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카프카가 ‘문학이란 거짓 없는 거짓을 말함으로써 그 무엇보다도 깊은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했듯이 인형을 잃어버린 소녀의 상처를 거짓 편지로 달랜 인간적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카프카 전집’(솔출판사) 1∼3권을 번역하고 2000∼2001년 한국카프카학회장을 지내는 등 카프카 작품 연구에 몰두해왔다. 카프카는 생전에 50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나 대부분 짧은 산문이나 단편, 평론 등이어서 다 합쳐도 438쪽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카프카가 남긴 일기와 편지, 미완성 유고와 카프카가 일했던 보험공사의 공무 증명 기록, 당시 신문과 잡지 등을 바탕으로 카프카 인생의 다양한 흔적을 최대한 복원했다. 세 차례에 걸쳐 카프카가 살았던 체코 프라하를 비롯해 그가 여행하고 요양했던 지역, 카프카 조상들의 고향까지 답사했다. 이 과정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푼 카프카의 인간적 매력을 발견하기도 했다. “카프카는 보험공사의 관리였지만 산업재해를 당해 곤란해진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몰래 변호사 비용을 대주거나 소송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 주기도 했어요. 직업상으로는 모순적인 행동이지만 그는 이 차가운 세계를 따뜻하게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세계에 카프카 평전이 여럿 나왔지만 독일어권 연구자가 아닌 한국인 교수가 평전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독문학자의 길을 카프카와 함께 걸어온 이 교수는 “카프카가 문학을 통해 개인적 고통을 ‘20세기 전후 부조리한 시대를 살아낸 인간의 보편적 고통’으로 승화한 점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카프카는 당시 체코에서 소수민족이었던 유대인이었고 아버지와도 갈등을 빚었으며 주입식 교육과 관료주의적 정치가 가져온 규율과 억압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 등 실존주의 철학자와 작가들도 카프카 작품의 영향으로 실존주의 철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은퇴했지만 카프카와 독문학을 향한 그의 사랑은 아직 식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카프카의 모든 작품을 학술적으로 파고들어 해설서를 쓸 계획이다.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인하대는 지난해 7월 강원 춘천시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희생된 발명 동아리 ‘아이디어뱅크’ 대학생 10명의 추모비 제막식을 24일 교내 공대 건물 앞에서 열었다. 추모비는 교직원, 동문, 지역사회 인사들의 성금으로 세워졌다. 인하대 제공}

중견 피아니스트 조미원씨와 테너 최원씨가 10일 저녁 7시30분 경남 통영 윤이상기념공원에서 '아름다운 시간속에서'란 제목의 연주회를 갖는다. 재능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 두 사람은 슈베르트와 윤이상의 가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동아닷컴}

10월 10일 타이완 국민의 건국기념일인 쌍십절,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매년 받는 정기 종합검진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제 장담하죠. 이렇게 계속 술 먹고 살 안 빼고 막무가내로 살면 5년 안에 죽습니다. 의학담당 기자가 이래서 되겠습니까. 2년째 100kg이 넘고 게다가 올해는 더 쪘네요.”지난 10여 년간 정기검진과 취재를 통해 안면을 튼 의사는 안전선을 훨씬 넘긴 혈압과 당(糖), 콜레스테롤 수치가 적힌 차트를 던지듯 내려놓으며 이렇게 내뱉었다.나는 그의 얼굴에서 걱정스럽다 못해 안쓰럽다는 표정을 읽었다. 머리 뒤편이 깨지듯 아프고 몸이 천근만근 축축 처져 무슨 질병이 튀어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죽는다’는 얘기를 들을지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의사는 “그 모든 증상이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스트레스에서 나온다”며 “5년 안에 심혈관질환이나 암이 발생할 확률이 거의 99%”라고 엄포를 놓았다.그래도 난 정신을 못 차렸다. 건강검진 당일 저녁, 이미 잡아놓은 취재원과의 술자리에서 ‘되바라진’ 의사를 탓하며 또 폭음을 한 것. “의사는 모두 협박꾼이다” “두고 봐라, 너보다 오래 살 거니까”…. 의사에게 당한 수모를 술로 보상했다. 다음 날 저녁은 상사와 또 술 한 잔. 사건은 그 다음 날 아침 화장실에서 벌어졌다. 변기에 앉아 힘을 주는데 피가 숫제 샤워 물줄기처럼 펑펑 쏟아져 나왔다. 정신이 혼미할 지경. 치질이었다. 술로 예민해진 종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아! 이렇게 가는 것인가.’‘운출생운(運出生運)’에 필 꽂히다오전에 휴가를 내고 오후에 출근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일단 살고 봐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헬스장에 다닐까, 아니면 배드민턴 모임에 동참할까. 매일 등산을 해? 문제는 시간과 지루함이었다. 난 일생에 딱 3번 다이어트를 해봤다. 그때마다 선택한 게 헬스였다. 새벽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이어트에 성공했지만 체중 감량은 10kg 언저리. 재미없는 운동을 피눈물 나게 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도저히 다시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내 몸무게는 4년 사이에 30kg이나 불었다. 105kg. 주변 사람들은 그쯤 되면 몸무게가 아니라 ‘가축의 중량’이라고 했다. 0.1t. 나에겐 단판 승부가 아닌, 꾸준히 아무 때나 재미를 느끼며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짧은 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가 얼마나 부작용이 심한지는 취재로도, 경험으로도 익히 아는 바였다. 의학담당을 한 지 14년, 이론에만 밝았지 결국 제 머리 깎을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이런저런 번민에 빠졌을 때, 책상에 놓인 한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십중팔구 암에게 이긴다’. 박재갑 서울대 의대 교수가 쓴 책이었다. 박 교수는 대장암 분야의 명의로 초대 국립암센터장을 지냈고, 금연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책을 이리저리 훑어보던 중 ‘운출생운(運出生運)’이란 낱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게 뭐지? 자세히 읽어보니 ‘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생활 속 운동’의 줄임말.박 교수는 이 책에서 “구두를 벗고 운동화를 신고 틈날 때마다 빠르게 자주 걸으면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빠지고 건강해지며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책은 그의 경험담을 오롯이 담았다. 그는 병원에서 회진을 돌 때도, 출퇴근길에도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하철과 버스도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걸어간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뛰어다닌다. 책 표지 속 그는 하얀 가운, 정장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바로 이거다.’ 시쳇말로 ‘필이 꽂혔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집에서 서대문구 충정로 회사까지는 2km 남짓이니 출퇴근길에 걷고 계단만 오르내려도 4km. 그날 오후 당장 주인을 닮아 기름만 퍼먹고 여기저기 끊임없이 고장을 일으키는 나의 애마를 버렸다. 치질을 치료한다는 빌미로 술도 끊었다. ‘과연 내가 평생 걸어 다닐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끝없이 밀려왔지만 모든 여건이 나를 강제했다. 책을 내려놓고 책상 밑을 보니 사놓고 버려놓다시피 한 ‘워킹화’가 눈에 들어왔다. 날씨도 좋았다. 차를 버리고 걷는 퇴근길. 가로등에 비친 단풍 든 나무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그날 처음 알았다. 몸으로 느낀 자연과 ‘일상의 재발견’다음 날 아침 백팩에 구두를 넣고 회사를 향해 걸었다. 예의를 갖춰야 하는 취재원이 있기에 구두는 필수다(요즘엔 운동화형 구두가 인기다. 비싼 게 흠이지만). 오피스텔 문을 열고 회사의 내 자리에 앉기까지 정확히 25분. 물론 6층 사무실까진 계단을 이용했다. 스마트폰에 담긴 음악을 들으며 씩씩하고 빠르게 걸었다. 자리에 앉으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체력이 바닥났구나’하는 생각이 차를 버릴 결심을 더욱 굳게 했다. 기사를 쓰다 막히면 회사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출퇴근길을 포함해 하루 10km를 걷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회사 뒤편을 따라 신촌의 안산 일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일과시간에 틈이 나지 않으면 퇴근길을 일부러 돌아서 갔다.일주일을 걷고 나서 체중계에 올라가니 3kg이 빠져 있었다. ‘아, 되는구나!’ 감이 오기 시작했다. 술을 끊었더니 저녁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치질 때문에 약을 먹는다고 소문을 내니 술을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 덕분에 10km를 걷고 난 후에도 한강공원을 찾을 수 있었다. 한강공원까지 가고 오는 데 왕복 4km, 한강변(마포대교에서 동작대교까지)을 걷는 데 6km, 모두 합해 10km를 더 걸었다. 갑자기 2km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차를 몰고 다녔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2주 차부터는 반경 5km 이내의 식사 약속이나 취재는 무조건 걸어 다녔다. 먼 거리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되 박 교수처럼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걸었다.살이 빠지는 게 매일 눈에 보이니 욕심이 생겼다. 몸에 쌓인 지방은 그날 먹은 에너지(음식)에서 운동하는 데 쓴 에너지를 뺀 결과물. 마이너스가 되면 그만큼 살이 빠진다. 지방을 태워 없애는 것이다. 아웃풋은 더 늘릴 수 없으니 인풋을 줄이기로 했다. 하루 10km 이상을 걸으니 발목과 무릎에 통증이 심해 걷는 양을 더 늘릴 수도 없었다. 어차피 치질약이 음식 먹는 중간에 물 한 잔(큰 잔)과 함께 복용해야 하는 것이라, 포만감 때문에 음식 섭취량도 줄 수밖에 없었다. 차제에 먹는 양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다. 치질약과 함께 항상화제와 각종 비타민제도 복용했다. 다이어트로 올 수 있는 영양 결손을 막으려는 처방이었다. 약과 물만으로도 배가 불렀다.차를 버리고 걸은 지 3주 차가 되니 또 다른 재미가 찾아왔다. ‘일상의 재발견’이라고나 할까.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나 할까. 마포에서 충정로 사이에 손기정 체육공원이 있는 것도, 참기름을 직접 짜내는 옛 방앗간과 아담한 아틀리에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현감리교회 첨탑에 달린 시계가 그렇게 정확하고 멋있다는 사실, 빌딩 앞에 세운 각각의 조형물은 빌딩주의 철학을 담았다는 사실도 새삼 알았다. 계절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된 건 축복이었다. 단풍이 드는지도, 낙엽이 지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세월에 비하면 격세지감. 신촌의 안산 꼭대기 봉수대에서 서울 시내가 다 보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인다는 사실도 놀라웠다.살은 빠지고 주머니는 두둑누가 기자가 아니랄까 봐, 곳곳에 비판할 게 널렸다. 차를 버리고 ‘뚜벅이’가 되고 보니 차량과 오토바이의 인도 위 주정차 및 운행 실태가 한눈에 보였다. 거의 폭력에 가까웠다. 새로 깐 보도블록이 왜 그리 울퉁불퉁해지는지 답이 절로 나왔다. 주먹구구식 도시행정도 문제였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은 9개월째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면서도 보행자 도로 폭을 단 1m도 확보해 놓지 않았다. 서로 걸어가면 어깨가 마주칠 지경. 갓길에 주차한 차 탓에 출퇴근길은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중앙 버스전용차선제도 권력은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서부지방검찰청으로는 좌회전이 금지됐는데, 마주한 마포경찰서로의 좌회전은 버스 전용차선과 횡단보도를 파고들면서까지 허용된 것. 마포에서만은 경찰이 검찰보다 힘이 센가. 사실 도로 신호체계 조정은 경찰 몫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승용차의 도심통행 자체를 제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해봤다.걷다 보니 평소에는 무관심했던 대기환경에도 관심이 커졌다. 공장도 없는 마포가 강남과 함께 공기 질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으로 매번 손꼽히는 것은 교통지옥 상황에서 차량이 뿜어대는 매연이 주범 노릇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로 꽉 막힌 도로를 보며 걸을 때면 ‘나는 그래도 움직인다’는 생각에 회심의 미소를 짓기도 하지만, 매연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적지 않다.내가 요즘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날씨가 추워져서이기도 하지만 매연을 조금이라도 적게 마시려는 꼼수다. 이런 상황에서 가끔씩 목도하는 경찰 전경버스의 매연 배출 행태는 꼴불견 수준을 벗어나 화까지 치밀게 한다. 일반 버스는 청정 LNG 버스로 바꿔 흰 수증기를 내뿜지만 마포경찰서를 출입하는 전경버스는 유독 시커먼 연기를 뽕뽕 내뱉으면서 다니기 때문이다.하지만 ‘매연 때문에 걷지 않는다’는 건 구더기 무서워 장 담 못 담근다는 것과 똑같다. 후배 기자들이 “나쁜 공기 속을 걷다가 더 일찍 가는 게 아니냐”고 험담할 때면 “비만으로 배 터져 죽는 것보다 폐암으로 죽는 게 더 우아하다”고 농 섞인 답을 하곤 한다. 무슨 일이든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으면 그걸 택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난 걷기 시작하면서 ‘환경적 인간’으로 거듭났다. 내가 버린 자동차의 엔진은 15년 차 디젤, 게다가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므로 다른 시민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총량을 줄이는 데 일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자동차를 버리면서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한 달에 20만 원 이상 나오던 기름값, 주제 파악 못하고 지불했던 술값이 사라졌다. 집과 회사식당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늘다 보니 몸무게가 준 것만큼 밥값도 줄었다. 한 달 후 신용카드 결제액이 그 전달의 절반. 앞으로 자동차세와 자동차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 유지비가 줄어든 효과가 나타나면 내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질 것이다. 자동차를 버리고 미친 듯 걸은 것밖에 없는데 정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바둑도 그렇지만 인생은 잘 버려야 성공한다고들 한다. 자동차를 버리면서 얻는 것은 건강만이 아니다. 도시 서민의 삶이 눈에 들어오고 환경에 대한 자각, 도시계획에 대한 식견이 생긴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이웃과 인사하기 시작하면 지역 공동체에도 관심이 커진다. 운전대를 놓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니 사색적이고 철학적 인간이 돼간다. 박재갑 교수는 책에서 우리 인간이 자동차를 버리고 걸어야만 하는 이유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한다.“인류 조상은 먹을 것을 찾아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살았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유전자를 지녔다. 그런데 인류 문명은 인간이 타고난 유전자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먹을 것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지면서 걷고 달리는 일이 줄기 시작했다. 걷고 달려야 하는 순간에도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유전자가 달라지는 것은 손상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때뿐이고 이는 곧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의 몸이 호모사피엔스의 유전자를 지닌 이상 우리 인간은 걷고 달리는 등 끊임없이 몸을 쓰고 살아야 한다.”43→37인치 인간의 허리 되다참, 걷기 예찬을 하다 보니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의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차를 버린 후 살이 얼마나 빠졌는지에 대한 것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11월 27일 오후 현재 몸무게 88kg. 10월 12일 퇴근길부터 걷기 시작했으니 7주 만에 17kg이 빠진 셈이다. 허리둘레는 43인치에서 37인치로 줄었다. 동물의 중량에서 인간의 몸무게로, 동물의 허리에서 인간의 허리로 돌아왔다. 어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큰옷 전문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에서 옷을 샀다. 38인치 바지를 샀는데 좀 헐렁했다.7주 만에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도 말끔히 사라졌고 자다가 2~3번씩 깨는 일도 없어졌다. 후배들이 얼굴이 맑아졌다고 놀린다. 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치에 많이 근접해 있을 터. 이런 추세라면 가로수에 신록이 푸르른 내년 여름쯤엔 10년 전 나로 돌아가 있지 않을까. 귀마개와 장갑 등 겨울 걷기에 대비한 각종 장구를 사면서 나와 같은 신인류 ‘호모 워커스(walkers)’의 출현이 행여나 이 복잡다단한 세상 문제의 해답은 아닐까라는 공상을 해봤다.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채널 A의 시사 추적 프로그램 ‘잠금해제 2020’이 9일 오후 9시 20분 첫회 ‘워킹 홀리데이 잔혹사’를 방영한다. 첫 회에서는 인신매매 폭력 마약 등 워킹 홀리데이 비자 뒤에 숨겨진 참혹한 실상을 현지 취재를 통해 고발한다. ‘잠금해제 2020’은 채널 A와 동아일보가 공동 취재 보도하는 크로스미디어 프로그램이다.한해 호주로 떠나는 한국인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 3만~4만 명에 이른다. 이 비자는 관광과 이민을 장려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머물려 취업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지만 성매매에 악용되는 실정이다. 한국의 윤락여성들이 발급 절차가 비교적 간편하다는 점을 이용해 호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들도 활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성매매가 합법인 호주에서 일하는 한국인 윤락 여성은 최소 1000여명에 이른다. 게다가 취업과 여행을 하기 위해 순수한 목적으로 떠난 워홀러 중에서도 현지 폭력조직에게서 성매매를 유혹받거나 강요당하기도 한다. 브로커를 통해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빚이 생기고, 시급이 고작 15달러도 채 되지 않는 고된 농장 일이나 서빙으로는 그 빚을 갚을 수 없어 결국 성매매 업소에 출입하게 되는 여성들도 있다. 대부분 폭력조직과 연관된 성매매 업소의 특징 상, 마약중독에 빠진 여성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검사를 파견할 예정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동영상=구자철, 훈련 중 동료와 난투극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는 구자철(22)이 팀 훈련 도중 동료와 주먹다짐을 벌이는 동영상이 인터넷 공간에 퍼지고 있다.5일 유투브(www.youtube.com)에는 'Koo'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7초 분량의 영상에는 팀 연습경기 중 구자철이 브라질 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더인 조수에 올리베이라(32)와 격하게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조수에가 구자철에게 달려들어 두 주먹을 휘두르자 구자철이 재빨리 피했고, 동료가 재빨리 두 선수를 갈라놓는다.이 영상은 일본 방송사가 이번 시즌 초반에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는 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인 하세베 마코토를 취재하던 중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디지털뉴스팀}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유상증자에 나섰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유상증자란 무엇이며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요? 또 증권사들이 이렇게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지요.》 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유상증자 결정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우증권이 9월 7일 제일 먼저 1조4000억 원의 메가톤급 자본 확충안을 내놓으며 유상증자 이슈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몸집 불리기에 가세했습니다. 이 빅3에 이어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유상증자안을 발표했지요. ‘유상증자(有償增資)’를 알려면 증자(增資)란 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자란 기업이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자본금을 늘리는 방식이 크게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로 나뉘는 것이지요. 무상증자는 쉽게 말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입니다. 주주에게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는데 어떻게 자본금이 커질까 싶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기업의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잉여금으로 나뉘는데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게 되면 전체 자기자본은 같더라도 자본금은 늘어나지요. 그 늘어난 자본금만큼의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 바로 무상증자입니다. 주주에게 보유 주식수를 늘리는 혜택을 줌으로써 증시에서 인기를 높이고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요. 기업 재무구조나 자금사정이 안정적이어야만 무상증가가 가능하므로 ‘재무가 탄탄한 회사’라는 이미지도 얻을 수 있고요. 반면 유상증자는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입니다. 기업들로서는 매우 매력적인 자금 확보 수단이지요. 금융회사에서 빌려도 되고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원금을 갚아야 하고 이자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이자 걱정이나 원금 상환 부담 없이 사업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는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주주 우선공모 또는 주주배정 방식이 있습니다. 기존 주주에게만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살 권리를 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일반공모 방식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통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파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이 있습니다. 주주는 아니지만 회사의 임원, 종업원, 거래처 등 회사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신주인수권을 줘 주식을 사게 하는 방법입니다. 기업들은 이 셋 중 한 가지 방식을 고르거나 두 가지 이상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상증자가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줍니다. 증자 뒤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돼 순이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일단 기업가치가 떨어진다고 보니까요. 보통 주당순이익(EPS·기업이 일정 기간 올린 순이익을 발행 주식수로 나눈 값)이 클수록 투자가치가 있는 주식으로 봅니다. 증자를 하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서 주당순이익이 낮아집니다. 증시상황도 영향을 미칩니다. 증시가 침체해 주식 수요가 적을 때는 주가가 더 떨어지기 쉽습니다. 물론 증시가 강세장이라면 유상증자가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증시가 상승국면이면 주식을 사려는 세력이 많아지니 증자로 주식 공급물량이 늘어도 주가 하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최근 증권사들의 유상증자 발표 뒤에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첫 타자였던 대우증권의 깜짝 유상증자 발표는 큰 후폭풍을 불러왔습니다. 유상증자 규모가 크다 보니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부정적 평가가 잇따랐고 대우증권 주가는 일시적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한 달여가 흐른 뒤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증자 발표에는 시장이 차분하게 대응했지요. 유상증자에 앞서 증권사들도 주가변동 가능성 때문에 부담을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형 IB 업무를 하려면 자기자본 3조 원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고 이를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이죠. 장기적으로 이 증권사들의 주가 향방은 결국 향후 IB로 잘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프라임브로커 업무 등을 제공하게 된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은행으로 얼마나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입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일본 빠찡꼬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빠찡꼬의 제왕’ 한창우 마루한그룹 회장, 미국 중남부에서 쇼핑·골프장 사업을 벌이는 삼문그룹의 문대동 회장, 인도네시아 재계 20위로 3만 명의 직원을 둔 코린도그룹의 승은호 회장…. 해외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한상(韓商)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빈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自手成家)했다. 연매출 30조 원의 거부(巨富)인 한 회장은 16세 어린 나이에 빠찡꼬 직원으로 일했다. 단돈 5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간 문 회장은 가발제조회사 영업사원부터 시작했다. 승 회장은 부친(고 승상배 동화기업 창업주)의 목재사업을 돕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벌목사업을 시작했지만 동화기업의 부도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 1세대 한상은 모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눈은 세계를 바라보되 마음은 조국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어느덧 한 회장은 80세, 문 회장과 승 회장도 70세 안팎이 됐다. 그 대신 30, 40대 젊은 한상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선교사인 부친을 따라 14세 때 아프리카 가나로 이민 간 최승업 씨는 2006년 이동통신 제품을 파는 ‘나나텔’을 설립해 연간 7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하얀 가나인’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산악자전거용 고급 타이어 생산업체 ‘PT흥아’의 정용완 대표, 베트남 하노이에서 산업단지와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헤르메스&선’의 홍선 대표 등도 차세대 한상 리더다. 외롭게 사업을 일군 1세대와 달리 이들은 2007년 ‘영 비즈니스 리더 네트워크(YBLN)’를 결성해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시로 안부를 묻고 가족을 동반해 지구 반대편까지 방문하기도 한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세계적인 명품 수제(手製) 피아노 제조회사 스타인웨이의 지분 31.8%를 삼익악기가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YBLN의 작품이다. 스타인웨이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매물로 나오자 매각 주간사회사인 메릴린치의 데니스 임 부사장이 사업 확장에 열심이던 삼익악기의 김민수 부사장에게 인수를 제의했고, 미국 로펌 ‘김&민’의 파트너 스콧 김은 실사(實査) 등 법률적인 일을 맡았다. 세 사람은 모두 YBLN 멤버다. 이들 1세대 및 2, 3세대 한상이 다음 달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0회 세계 한상대회’에 참석한다. ‘한상! 세계를 향해 미래를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 40개국에서 온 3300여 명이 각종 포럼과 기업전시회, 투자유치 설명회,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다. YBLN 멤버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청년 구직자들을 현지 인턴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홍선 YBLN 부회장은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도 많지만 심각한 한국의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마인드에 애국심까지 겸비한 이들이 세계 경제에서 큰 날개를 펼 수 있기를 기대한다.정경준 산업부 차장 news91@donga.com}
2일 강원 인제군 남면 38대교 일대에서 열린 ‘제2회 38대교 전국철인3종경기대회’에서 선수들이 소양강을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식욕이 왕성해지는 요즘, 식이조절을 소홀히 하기 쉽다. 여름 동안 비키니 수영복이나 핫팬츠 차림의 노출을 위해 다이어트에 공들이던 사람들도 긴장을 풀 수 있다. 왕성해진 식욕만큼 음식 섭취를 늘리면 힘겹게 줄인 체중도 한순간에 다시 늘어난다. 다행스럽게도 가을은 운동으로 몸무게를 줄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건강상태와 체형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면 군살빼기 효과가 어느 시기보다 높아진다. 가을에 유난히 식욕이 증가하는 이유는 인체 변화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 작용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소화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공복감을 빨리 느끼게 된다. 또 야외 활동이 늘면서 섭취 중추가 자극을 자주 받는 것도 식욕이 왕성해지는 이유다. 추운 겨울에 대비하기 위한 동물적 본능도 한몫한다. 피하지방을 늘려 다가올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인체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지방 대사를 줄인다. 이렇게 되면 체중이 저절로 늘어난다. 가을철 다이어트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 시기의 다이어트 효과는 다른 계절보다 좋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운동을 하더라도 효과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또 봄과 여름에는 운동으로 쉽게 피로감을 느끼지만 가을철에는 비교적 강도 높은 운동에도 좀처럼 지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다 보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식욕도 줄일 수 있다.○ 탄수화물의 유혹은 뿌리쳐야 가을에 접어들면 이유 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슬픈 음악을 들으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 이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이다. 초콜릿 빵 과자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비만의 주범이다.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으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불러와 인슐린이 일시적으로 넘쳐나고, 과잉 섭취된 탄수화물은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무조건 식욕을 억제하거나 참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따라서 포만감은 크면서 칼로리는 적고 영양가는 높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요리, 생선구이, 가을철 버섯 등으로 식단을 짜는 것이 뱃살 방지에 좋다. 튀김이나 육류 대신 견과류를 통한 필수지방산 섭취를 늘리도록 한다. 적당량의 과일 섭취는 바람직하나 가을철 포도는 당분 함량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덕 연근 나물은 저칼로리이면서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 유익하다.○ 과체중형은 30분 이상 3일간 운동 건강 상태와 체형에 따른 운동법을 선택하는 것도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다. 신장 대비 체중의 비율에서 체중이 너무 많고 체지방률을 따져도 비만으로 나오면 ‘과체중형’에 알맞은 운동을 골라야 한다. 이런 체형은 근육보다 지방이 많고 전체적으로 살이 많다. 음식 섭취량을 즉각 줄이고 특히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비중을 낮추는 것이 필수다. 비만인 사람은 특히 등산과 같은 관절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피하고,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좀 더 활동적인 운동을 즐기고 싶다면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좋다. 운동은 한번 시작하면 30분 이상 지속하는 것이 좋으며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도록 노력한다. 짧은 시간 동안 걷는다거나 줄넘기를 수십 번 하는 것은 체중 감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군살형도 유산소 운동이 우선 체중도 표준에 속하고 근육도 정상이지만 배 등 팔뚝과 같은 곳에 군살이 붙는 ‘군살형’도 유산소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지 위로 불룩 솟아오른 뱃살, 브래지어 라인 위아래로 나온 등살, 팔뚝에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 등의 군살은 국소 부위 운동만으로는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이런 운동은 오히려 근육을 빨리 피곤하게 하고 총 에너지 소비량은 적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피하지방 감소는 총 에너지 소비량으로 결정되므로 속보,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큰 근육을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특정부위의 근력을 향상시키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마른 비만형은 근육량 늘리는 운동 겉으로 봐서 비만은 아니지만 체지방지수로는 비만인 ‘마른 비만형’은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에 주력해야 한다. 이 체형은 굶어서 살을 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사량을 조금만 늘려도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체형은 무조건 음식을 줄이기보다는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 마른 비만형은 체지방을 줄이는 유산소 운동은 일주일에 대여섯 번, 한 번에 30분 이상 지속하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 무산소 운동도 같이 해야 탄력 있는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도움말=365MC비만클리닉)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에 나선 대원들을 동행 취재하고 있는 본보 이훈구기자가 3번째 현지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이훈구기자의 취재일지를 게재합니다. 산악지대에 있어 통신시설이 없는 만큼 이동하는 현지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틈틈이 며칠간의 일지를 올리고자 합니다.》◆18일째 : 8월 29일(월)어제 판다르(Phandar) PTDC(파키스탄 관광청이 운영하는 모텔/호텔)에서 출발해 구피스(Gupis)와 가쿠치(Gakuch) 거쳐 길기트(Gilgit)에 밤 8시 도착하다. 현지 안내인은 길기트는 수니/시아파간 갈등도 많고, 보수적인 곳이라 위험하고 특히 여성들 사진촬영에 유의하라고 당부한다.아닌게 아니라 길기트 입구 초입부터 군인들이 총들고 서있고, 저녁에도 기관총을 장착한 지프들이 계속 순찰을 거듭했다. 하지만,이 곳으로 오는 산길 중간중간 벌써 가을느낌이 완연했다. 코스모스가 활짝 피고 ,길가의 나무들 잎새엔 서서히 노란물이 들고 있었다.오전에 길기트 시내에서 위성통신장비인 인말셋 부품을 새 걸로 교체하고, 현지 핸드폰 전화기를 충전했다. 생각보다는 통신요금이 싸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우리 통신회사들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참 좋을텐데. 길기트는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치트랄, 동쪽으로는 스카르두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통하는 사통팔달 교통과 교역의 요충지이며, 파키스탄 북부의 중추도시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차로 16시간에서 20시간 걸린다. 유명한 만큼의 큰 매력은 못 느꼈다. 거리가 깔끔하지 않고, 매연이 심하고 복잡하고 부산해 혼란스런 느낌만 더해 빨리 떠나고 싶었다.길기트하면 고선지장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길기트는 티벳국(토번)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교통요지인 이 곳을 중국 당나라시절, 고구려 유민으로 끌려간 고사계(高舍鷄)의 아들 고선지장군이 장군으로 성공해 747년 정벌했다. 오늘날엔 파키스탄 영역이지만, 중국 서쪽 국경확장에 지대한 기여를 한 전투다. 고선지장군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중국영토가 서쪽으로 그리 확장되진 않았을 거란 추측도 무리가 아니다. 한 영국학자는 “한니발, 나폴레옹의 원정보다 다 위대한 원정”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송 드라마에서도 고선지장군이 등장했다고 한다. 파키스탄 여행책자에 의하면, 신라 혜초스님도 이 곳을 지나간 것으로 일반에 알려졌는데, 실제 다녀가지는 않고, 이런 곳이 있다더라 정도로 언급한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11:00 장수마을로 알려진 훈자(Hunza)로 이동하다.길기트에서 북쪽으로 향하자, 곧바로 그 유명한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KKH)에 접어들었다. 카라(Kara)는 검은 색을 뜻하고 코람(Koram)은 바윗돌을 뜻한다. 온통 웅대한 바위산에 기가 눌릴 정도다. KKH는 파키스탄 북부와 중국 신장 웨이우얼자치구를 연결하는 산악도로다. 국경 쿤제랍고개는 해발 4693m로,이 엄청난 험산을 뚫는 공사를 1966년에서 1978년까지 마쳤다. 공사 중 사망자만 3000여명이라니, 안타까울 뿐이다.누군가 고속도로에 진입했다고 하자,‘무슨 고속도로가 이러냐’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 고속도로지, 상당수가 비포장에 흙돌길이다. 가끔씩 보이는 공사현장엔 중국글씨가 써 있어, 중국 쪽에서 건설책임을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으로선 전혀 손해 볼 게 없다.중국은 우리나라쪽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동진 혹은 동북공정만 신경쓰는 게 아니다. 서남쪽 진출에도 엄청난 국가적 공을 들이고 있다.이름만 고속도로지,고속도로가 아니다. 그 옛날 실크로드 시절에 비하면 고속도로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변변한 휴게소도 없고, 흙먼지 자욱하고, 동네주민들과 양떼, 소들이 뒤섞여 길 한가운데를 점령하는 고속도로라니!!! 이런 고속도로는 세계에서 이 곳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통행료는 안받은 것 같다. KKH는 상당부분이 실크로드와 일치한다. 실크로드는 제8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실제로 그 험악한 고산준령의 돌산을 뚫어 만든 실크로드를 보니 옛사람들의 지난한 피와 땀이 배어 있는 듯 했다. 동방견문록으로 알려진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도 이 길을 지났다. 그 먼 옛날 낙타와 말들이 힘들게 물건을 지고 가던 곳이, 오늘날 화려하게 외부를 장식한 파키스탄 트럭들이 가득한 도로로 바뀌었다.지난해 산사태로 훈자 위쪽마을 고속도로가 막혔는데, 그 규모가 너무 커서 막힌 도로 위로 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거대한 호수가 생겼다. 이재민도 엄청나게 발생해 아직도 텐트생활하고 있다. 나중에 답사를 다녀온 원정팀은 흡사 거대한 바다처럼 보인다고 했다.16:00 실크로드와 KKH가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3시간 정도 달린 후 KKH를 잠깐 빠져 나오자,아담한 언덕마을이 나타난다. 어느 광고에도 장수마을로 소개되고 우리나라 배낭여행자들이 즐겨찾는 훈자(Hunza)다. 지도에 칼리마바드(Kalimabad)라고 씌여진 곳으로 전체 마을 인구가 6만 명이다. 훈자 중심마을 칼리마바드에 위치한 아담한 힐탑호텔에 여장을 풀었다.◆19일째 : 8월 30일(화)08:30 비행을 위해 호텔밖 주차장에서 장비를 꾸리던 중 뒷산 울타르피크 쪽에서 귀가 따가울정도로 천둥소리가 난다. 개명천지에 천둥소리라니...방송팀 홍감독이 “눈사태다”를 외친다. 순식간에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다. 마을까지 덮칠 정도는 아니었지만,그 순간만은 아슬아슬했다.난생 처음으로 영화에서 말고, 눈사태를 눈앞에서 본 건 처음이다.09:00 훈자 칼리마바드 숙소에서 20여분 언덕을 올라가 이글네스트(Eagle's Nest)라는 곳에 비행을 위한 본부텐트를 설치했다. 해가 어느 정도 올라, 열기류가 생기길 기다리는 비행 팀은 휘파람을 불며 정찰비행을 위한 장비점검에 분주하다.10:00 저 아래 훈자강 옆 모래사장을 목표지로 정찰비행을 했다.모두 다 성공적이었고, 차로 다시 올라와 만난 그들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이글네스트는 언덕 위 바윗돌마다 구멍이 뚫려있어 독수리 둥지 모양 같아 지어진 이름이다. 실제로 독수리가 살거나, 알을 낳진 않는다. 훈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망대다. 이글네스트에서 사위를 둘러보니 ,참으로 멋진 곳이다. 남쪽으로는 멀리 라카포시(Rakaposhi 7788m) 산 정상이 하얀 눈을 담고 있고, 동쪽으론 골든 피크(7027m해질녘에 황금빛으로 물든다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가, 바로 위쪽, 북쪽엔 그 형태가 멋지기로 유명한 레이디 핑거Lady Finger(6000m.물론 이름 그대로 여인네의 뾰쪽한 손가락 모양이다)와 울타르 피크(Ultar Peak.7388m)가 있다. 자연경관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이 마을은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많다.마을 안엔 옛 훈자왕국시절의 성채 두 곳이 있다. 티벳의 포카라궁과 흡사한 발티트성(Baltit Fort)과 알티트성(Altit Fort)이 있다.발티는성에는 1945년까지 훈자왕이 거주했었다. 지금은 우리 조선왕조 왕손들처럼, 존재는 하지만 군림하진 않는다.이 곳 사람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할아버지도 영어가 유창하고, 발음이 정확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도 그렇지만, 교육열이 남다르다. 종교도 그렇다. 많은 지역이 수니와 시아파가 주종인데,이 곳은 이스마엘파 이슬람이라고 한다. 이 종파의 수장은 스위스에 살고 있다. 이 종파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교육과 영육간의 건강이라고 한다. 조기교육에 대한 열정 또한 남다르다. 특히 여성도 똑같이 교육받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진적이고 개방적이다. 물론 이방인에게 무척 친절하다.금주를 나름 철통(?)같이 지키는 이슬람국인데도 이 곳에선 술을 맛볼 수 있다. 훈자워터라는 별명을 가진 멀베리술(일종의 뽕나무술)이 그 것이다. 마을 사람들 상당수가 마시지만, 공개적으로 유통하지는 않는 듯 했다.저녁 열두시 넘어, 호텔 주인 자베드 알리(javed Ali)씨가 훈자워터를 살짝 내놓으면서,라마단 끝나기 전인 지난주, 경찰이 밀주업자 집을 급습해 100L를 압수했다고 살짝 귀띔해 준다. 더 신기한 점은 언어다.훈자에는 크게 세 마을이 있는데,세 곳 모두 언어가 다르다. 코아래 20분 아랫마을,윗마을 사람들과 언어가 안통해 의사소통이 안된다니 신기할 뿐! 훈자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동경외국어대 요시(Satoko Yoshie.여)박사는 몇 년째 이 곳을 방문해 이 곳 언어연구에만 천착하고 있다. 그녀 해설에 따르면,훈자 중심부 칼리마바드 마을의 언어는 언어학적으로 Isolated Language여서,그 기원을 전혀 알 수 없다고 한다. 마치 스페인의 바스크지방 언어처럼 이웃 지역과 언어계통이 다르다고 한다.훈자주민의 기원도 알쏭달쏭이다. 마을 형성은 9세기경으로 역사학자들은 추정한다. 어떤 이는 이란쪽이라고 하고,어떤 이는 타지키스탄쪽과 아프칸쪽에서 이주했다고 한다. 가장 낭만적인 가설은 알렉산더군의 동방원정때 3명의 병사가 페르시아 여인을 데리고 탈영을 했는데, 이 마을에 숨어 정착했다는 이야기다. 일부 마을 주민은 이 이야기를 믿으면서 아랫마을에 가면 그들이 쓰는 언어 중 특정단어들이 알렉산더 대왕시절 군인들만이 쓰는 용어라며 알렉산더 후손이라고 확신하는 듯 했다.또 우리가 묵는 호텔 사장 자비드씨는 동방원정군 중 아픈 군인들이 있어 그들을 이 곳에 놓고 치료하게 하면서 정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동경외국어대 요시(Satoko Yoshie.여)박사(동행한 그녀 아버지도 언어학자다)일행은 언어학적으로 그 시절 언어와 전혀 관계가 없고, 많은 고고학자들의 연구가 있었는데 그 시절 유물이 한 점도 출토되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적 자료를 봐도 당시 알렉산더대왕은 지금의 파키스탄 서쪽지역을 통과해 인도쪽을 향해 진군했을 뿐,훈자지역은 전혀 아니다. 어쨌든 언어나,문화,주민의 실체에 대해서 밝혀진 것이 없다니 의아할 뿐이다. 기자가 스카르두로 온 후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파키스탄 역사에 정통한 샤비르 후세인(54)씨는 훈자피플의 기원과 그간의 미스테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본래 오늘날 타지키스탄과 중국 위구르쪽에서 이주해 왔는데, 산중을돌아다니며,도적질을 일삼던 혼합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러던 중 발티스탄왕국(지금의 스카르두지역,본래 조상이 티벳이고 이 곳 사람들은 아직도 티벳언어를 알고 있다)의 공주가 시집을 갔는데, 산중에 아무 문화도 없고,한마다로 깝깝했나보다. 미개한 생활을 참다 못한 공주는 아버지 왕에게 울면서 하소연을 했다. 공주의 불쌍한 소식을 들은 왕은 목수,철공기술자,약사 등 모든 인력을 훈자지역에 보내 오늘날 훈자의 밑바탕을 건설했다는 것이다. 심지어,살구와 사과나무 등 모든 나무와 종자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100% 확실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발티트포트의 건축양식이나,언어의 독립성 등을 볼 때 모두 근거있는 해석이다. 훈자사람들이 아마도 이 역사적 사실을 알면서도 외부인에게 알리기 싫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그는 “비록 과거 역사는 그래도 오늘날 훈자는 매우 아름답고, 교육수준도 높은 마을이 되었다”고 덧붙인다.오기 전부터 궁금한 점이 있었다. 왜 이 곳이 장수마을로 유명한지를…여러 명의 주민들에게 묻고 얻은 공통적인 대답은 이젠 더 이상 장수마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결같이 그 이유를 카라코람하이웨이(KKH) 탓이라고 했다. 예전엔 교통이 막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고 근면하게 일해 조미료도 안쓰고 그야말로 웰빙음식만 먹어 실제 장수하는 마을이었다고 한다. 특히 마을 곳곳엔 살구나무 천지인데 장수비결음식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오직하면 영국 BBC에서 장수비결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했을까!그런데, KKH가 생기면서 상황이 바뀐다. 공산품들이 대량 유입되고, 관광객이 늘면서 몸을 움직여 일을 안하면서 비만도 생기고 이젠 100살 넘은 노인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원정팀 도착하기 몇 달 전 한국에서 어느 연구진들이 방문해 100살 넘은 노인들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마을 작은 은행에서 노인에게 지급하는 연금수급자 명단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100세 이상 노인이 3명뿐이었다고 한다. ◆20일째 : 8월 31일(수)아침에 눈뜨니 산자락이 온통 짙은 구름에 가려져있다. 동화 속 풍경처럼 운치가 있어, 창문 너머로 마을과 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식사자리 가니 비행팀은 울상이다.기상악화로 비행을 취소해야 하기 때문에…동네를 한바퀴 순찰하면서 우연히 왁자지껄한 소리와 음악이 들린다. 집옥상위에서 한바탕 음악과 춤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훈자음악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마을 민속발표회에 나갈 음악인들이 모여 전통악기를 연주하면,자연스레 동네 노인들과 젊은이들이 춤사위를 계속해서 선보였다. 점심도 안먹는 지(아! 오늘까지 라마단 기간이다) 덕분에 하루 종일 이국땅 풍악소리를 공짜로 감상했다.19:00 패러글라이딩에 심취한 마을 주민 만쥬르(Manjur)씨가 원정대원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라마단이 끝나는 날엔 친지들끼리 인사하고 집에서 자축하며 성대하게 음식을 먹는다. 전통적인 훈자음식이라고 대접했는데, 식전에 나오는 국물(수프)이 우리 고깃국물과 흡사해 맛있었다. 메인은 양고기,소고기,짜파티와 볶음밥. 아이들은 여러 대의 카메라와 피곤에 지친 이국의 방문자들에게 호기심어린 눈을 계속 유지한다. 주인장 만쥬르는 호탕 쾌활한 성격으로 술도 매우 잘 마셨다.나중에 훈자워터(멀베리술)에 혼자만 취한 만쥬르씨의 다변에 대원들은 아무 말도 못했다. ◆21일째 : 9월 1일(목)간밤엔 비가 내리고, 연이틀 먹구름이 낀다. 산 위쪽에선 잠깐 눈발이 날린다. 비행이 취소되면서, 비행팀은 다음 목표지인 히스파라 빙하 답사를 가기로 했다. 기자는 따로 오전에 숙소 바로 위에 위치한 발티트성을 둘러 보았다.유럽의 여러 성을 돌아봤어도 이처럼 아담하고 단아하고 편안한 성은 만나지 못했다. 700여년 전후 아야소(Ayasho) 2세왕이 리틀 티벳이라 불리던 발티스탄 공주를 신부로 맞으면서 티벳건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얼핏 보면 티벳 라사에 있는 포탈라궁과 모양이 흡사하다. 크기만 차이날 뿐 작은 포탈라다.여기에서 유명인사는 문지기다.콧수염을 길게 만들어 아라비안나이트 영화속 인물 같다. 보통때는 콧수염을 말아 올려 양쪽 귀에 걸어놓는다. 기자가 요청하니 풀어 보여준다. 집이 훈자가 아니라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간다고 한다. 성심껏 기자만을 위해 특별안내를 해주고 그 귀한 콧수염까지 풀었으니, 방문객도 약간의 인사(?)를 해야 하는 건 기본예의다. ◆22일째 : 9월 2일(금)09:30 칼리마바드 중심마을 언덕너머에 있는 또 하나의 훈자성 알티트성(Altit Fort)을 방문했다. 마을정보통인 호텔사장 자베드 알리씨가 마을 여성들을 취재할 좋은 기회라며 알려왔다.Woman Social Enterprise(여성 사회적 기업)라는 NGO가 길티트성 안에서 마을 여성들에게 목공예와 배관, 전기, 생활가구를 만드는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 곳에 온 지 4개월밖에 안되는 직원 나딤(Farah Nadeem.24)의 안내로 여성들의 지위향상과 소득증대관련 사업설명을 들었다.때마침 의자를 만들고 있었다. 박정헌대장도 일을 도우면서 대패질 등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처음엔 여러 남성들의 방문에 쑥스러워하던 여성들이 나중엔 왜 잘 못하냐며 핀잔까지 주면서 경계심을 놓는다. 선진적인 사업을 이 곳 산 속 훈자에서 하고 있다니, 참으로 놀라왔다. 역시 이 곳은 다른 이슬람지역과 전혀 달리 여성의 사회적 활동지원에 적극적인가보다.13:00 이글네스트 본부텐트에 가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다.서울에서는 손도 대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는 음식이었는데, 맛있다. 아니 먹을 수밖에 없었다. 비는 계속 부슬부슬 내린다. 완연한 가을인가보다.히말라야 깊숙이 들어가면 추워서 어쩌나 벌써 두려움이 엄습한다.15:00 칼리마바드 마을을 걷고 있는데, “한국에서 오셨죠?”라고 말을 걸어온다. 처음 만난 한국인. 이 곳이 한국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된지는 한참이다. 그는 50대 중반으로 주소도, 자세한 직업도,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다. 별명이 김남희라고 했다. 한국 동명의 가수와 얼굴이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그러고보니 정말 똑같다. 중국,태국,미얀마,라오스,인도,네팔 몇 십 년째 안가본데 없는 보헤미안이자 돈키호테같은 아저씨다. 중국에서 머물다가 5월부터 이 곳에 살고 있는데, 너무 좋아 아직껏 눌러 앉아있다고 말했다. 우리 원정대의 소식과 활동소식을 동네사람들에게 다 취재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 훈자엔 자기 같은 보헤미안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이 마을의 자연환경에 매료되고 사람들 친절한 심성을 조금이라도 경험하다 보면 누구라도 눌러앉을 것 같다.‘미래소년 코난’을 만든 일본 만화영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렇다. 우연히 KKH를 지나 이 곳에 온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곳의 자연에 반해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만들면서,이 곳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러고 보니 대학시절 본 그 영화의 산세가 연상된다. 상상속의 산인 줄 알았는데....여기 오기 전 카라코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의 저자 전우석씨도 그렇다. 일 때문에 만난 부지런한 산악인 김창호씨도 그 중 한사람이다.◆23일째 : 9월 3일(토)이국에서의 결혼식 구경은 참 흥미롭고 유쾌하다. 내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그러고 보니 이상한 점이 또 있다. 훈자사람들은 거의 훈자사람과 결혼한다.오늘 결혼식 주인공도 그렇다. 라마단이 끝난 첫 번째 토요일, 마을 전체가 결혼잔치 때문에 부산하다. 장소는 바로 우리 호텔. 호텔주인은 먼저 취재진에게 결혼식장 촬영허가를 신랑신부 가족에게 받으면, 취재한 사진들을 선물로 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물론 오케이다.16:00 신랑이 모스크에 가 예를 갖춘 후 신부집에 가 신부를 혼례장까지 데리고 온다. 간단한 원로의 기도 후 또 다른 원로가 신랑신부를 소개한다. 신랑은 아쉐드(Arshed.28) 신부는 살마(Salma.27). 신부가 제법 나이가 많다. 신랑은 길기트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는데, 혼례는 전통대로 고향에서 올린다. 신부 역시 마을 출신 처녀다. 제법 여유 있는 집안이라 그런지 결혼식도 화려하고 외모도 준수하다. 하객들 역시 성장을 하고 외모도 깔끔했다. 훈자는 이 근처 지역에서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원색의 화장,화려한 목걸이,귀걸이,순금 팔찌...더 신기한 것은 결혼식때만 한다는 팔에 한 문신 같은 거다. 파키스탄 우르드어로 메흐디(Mehdi)라고 부르는데, 인도여인의 헤나같은 거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신부는 거의 웃지 않았다. 결혼예식 시간은 우리 예식장처럼 20분도 채 안된 것 같다. 특이한 점은 식중에 마을사람과 친지들이 계속해서 신랑신부와 기념사진 찍는 장면. 기자도 빈틈을 이용해 신랑신부와 같이 찍었다. 예식이 끝나자마자 신랑신부는 호텔 밖을 나와 대기한 차로 곧바로 떠났다. 신랑신부의 신혼집인 길기트로 훌 떠났다. 이 곳 사람들은 신혼여행가는 풍습은 없다고 한다.◆24일째 : 9월 4일(일)원정팀이 다음 목적지인 히스파르(Hispar)빙하로 가는 건 갑자기 취소되었다. 히스파르쪽에서 K2와 가셔부룸1.2, 브로드피크를 조망하는 곤도고로라쪽 방향이 험난하고, 보이지 않는 크레바스(빙하사이 함몰돼 구멍난 절벽들)들이 많아, 포터들이 엄청난 가격을 요구하고, 중간에 짐을 모두 버리고 도망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히스파라 포터들이, 다른 지역 포터들이 오는 것도 허용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는 것이다. 이 곳엔 마을마다 자기영역을 주장하는 텃새가 있어 까다롭다. 이런 대규모 원정에서 포터들의 스트라이크와 집단행동은 자주 있다고 한다. 짐 버리고 도망 안가면 다행이다. 또, 빙하 가는 쪽 도로가 산사태로 무너져 길도 끊겨 도보거리가 훨씬 늘어났다.원정대장은 하는 수 없이 돌고 돌아 거꾸로 스카르두(Scardu)로 이동후 후세에서 곤도고로라를 넘어 비행을 먼저 하고,발토로(Baltor) 빙하,비아포 빙하, 히스파르 빙하를 건넌 후 훈자로 다시 오기로 했다. 빙하탐험이 끝나면 곧바로, 다시 스카르두로 다시 와서 낭가파르팟으로 향한다.훈자는 명성 그대로 참 자연풍광과,문화,역사,사람 모두 멋진 곳이었다.언덕 끝에 위치한 이글네스트호텔 알리씨는 “한국인들이 좋고 너무 고맙다”고 했다. 유럽 방문자들과 일본 방문자들의 발길이 점점 줄고 있는데 한국 배낭여행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는 호텔을 증개축하면서 많은 은행빚을 졌다고 한다. 훈자에서 가장 전망 좋은 호텔이 그 곳이다.동네에서 만난 한 주민은 “9.11테러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그 이전엔 파키스탄에 미국이나 유럽인들이 많이 찾았는데, 9.11 이후 파키스탄은 위험한 나라로 낙인찍혔다. 실제로 봐라 얼마나 아름답고 안전하냐?”고 소리를 높힌다. 기자가 “그래도 뉴스를 보면 파키스탄,특히 남쪽 카라치나 국경부근에 매일 사건사고가 있지 않느냐?”는 반문에 “그 몇 사람 때문에 보통 파키스탄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사람생명이 가장 중요하고 인생은 짧은데 계속되는 국내 테러사건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8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선의로 총 2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곽 교육감은 이날 오후 4시30분 경 서울시교육청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직 박명기 교수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선의의 지원을 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곽 교육감은 "교육감 취임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박 교수가 자신의 경제적형편과 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교육감 선거에 두번이나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졌고 부채 때문에 경제적으로 몹시 궁박한 상태이며 자살까지도 생각한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그는 "박 교수의 성품과 정황상 정말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교수가 처한 상황은 결코 미뤄둘 수 없는 급박한 것으로 느껴졌다"며 "박 교수에 대해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고 같은 미래를 꿈꾸며 교육운동의 길을 걸어오신 박 교수의 상황을 모른 척할 수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이어 "(이 돈을)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선거와 무관한, 나와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며 "그 친구도 정의와 원칙, 도덕을 지키며 살아왔기에 만약 이 돈이 문제가 있었으면 제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곽 교육감은 "박 후보와 철저하게 반칙 없는 후보단일화를 이뤄냈고 취임 이후 선거와 무관하게 그분의 딱한 사정을 보고 선의의 지원을 했다"며 "이것을 후보직 매수 행위로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또 "선거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서 그분의 곤란한 형편을 영원히 외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배우고 가르친 법은 인정이 있는 법이자 도리에 맞는 법이다. 이번 일은 나의 전인격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고 저로서는 최선의 조치였다"고 말했다.검찰 수사에 대해선 "공권력은 명확한 검을 휘둘러야 한다. 사람을 죽이는 검이 아니라 살리는 검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것이 범죄인지 아닌지, 부당한지 아닌지, 부끄러운지 아닌지는 사법당국과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또 "왜 나에게 항상적인 감시가 따르나. 이른바 진보교육감, 개혁 성향 인물이라는 이유일 거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도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로 봐도 틀리지 않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그는 "(박 교수와) 후보단일화가 내게 절실했던 목표일 수밖에 없지만 올바름과 정직을 철칙으로 삼았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뒷거래는 명백한 반칙이라 내가 살아온 방식과 전혀 다르고 나와 생리적으로 맞을 수 없다"며 "선거에서 나와 관련한 위법과 반칙은 전혀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곽 교육감은 이날 미리 준비한 입장 발표문을 10분에 걸쳐 읽어 내려간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