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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더라도 바꿀 방법이 없는 현행 주민등록법은 헌법에 어긋나므로 2017년까지만 한시적으로 효력을 유지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법률 유예 기한이 끝나는 2018년부터는 1975년 도입 후 40년간 ‘평생번호’였던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게 된다. 헌재는 23일 주민등록번호가 불법 유출돼 이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강모 씨 등 5명이 “변경 조항이 없는 주민등록법 제7조는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강 씨 등은 2011∼2014년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뒤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구했다가 “근거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은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뒤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현행법은 가족관계가 바뀌었거나 오류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번호를 바꿀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 씨 측은 생일과 출신지 등 개인정보가 담긴 주민등록번호에 대해 변경절차가 없는 것은 사실상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헌재는 “주민등록번호는 단순한 개인식별번호가 아니라 개인정보를 통합하는 연결자(key data)로서 이용에 대한 제한 필요성이 크다”고 하면서도 “유출된 주민등록번호가 범죄에 악용되는 현실에서 개인의 사생활·생명·신체·재산 침해 등에 대한 아무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밝혔다. 국가가 유출 및 오남용을 예방하는 조치를 펴고는 있지만 유출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입법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위헌 결정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국회에 2017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개정안들이 1년째 계류 중이다. 지난달 헌재 공개변론에서 뒷번호 7자리 중 첫 숫자로 출생연대와 성별을 구분하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체계는 2100년 이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1·2번이 1900년대 출생 남녀, 3·4번 2000년대 출생 남녀, 5·6번 1900년대 출생 외국인 남녀, 7·8번 2000년대 출생 외국인 남녀, 9·0번은 1800년대 출생 남녀로 식별된다. 한편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개별적인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인정하는 경우 범죄은폐, 탈세, 채무면탈 또는 신분세탁 등에 악용할 우려가 있고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태국 난민캠프에 머물던 미얀마 난민 네 가족이 23일 첫 ‘재정착 난민’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법무부는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 쿠투 씨 가족 등 네 가구 22명을 이날 오전 8시 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시킬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재정착 난민제도는 해외 난민캠프에 있는 한국행 희망자들을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과 정부의 현지 심사를 거쳐 수용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 28개국이 재정착 난민을 수용하고 있고 한국은 2013년 시행된 난민법에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법무부는 10월 미얀마 접경지에 있는 태국 난민캠프로 심사단을 보내 면접조사를 하고 서류심사, 신원조회 등을 거쳐 성인 11명과 아동 11명을 첫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입국 후 난민인정자 지위를 받아 거주비자(F-2)로 체류하게 된다. 이들은 6∼12개월 동안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머물며 한국어, 기초 법질서 교육 등을 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5년간 국내 난민인정자 중 미얀마인이 가장 많고 1999년부터 공동체가 형성돼 적응이 용이한 점 등을 고려했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매년 30명 이내의 미얀마 난민을 시범적으로 수용한 뒤 정식 사업 추진을 검토할 방침이다. 대한적십자사와 이민재단 등도 이들에게 방한복과 출산·육아용품, 학용품 등을 지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1일 단행된 법무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정권 후반기에 안정적 국정 운영을 꾀하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내 힘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적절한 상호 견제가 이뤄지게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8)의 사법연수원 동기(19기)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서울 출신인 이영렬 대구지검장(57·18기)의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 발탁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당초 검찰 안팎에선 우 수석과 친분이 두터운 김진모 인천지검장(49·19기)과 김주현 법무부 차관(54·18기)이 막판까지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청와대가 ‘제3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력이 뛰어난 이 지검장은 대구지검 공판부장 시절인 2004년 부실 신협을 인수해 17억 원을 부당 대출한 혐의를 받던 현직 경찰 총경을 구속하면서 ‘공판특수부장’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대구경북(TK) 출신이 아닌 이 지검장이 청와대나 대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실세 지검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동기 중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주현 차관이 ‘실세 대검 차장’으로서 역할을 할 거라는 의견이 많고, 19기 고검장들의 급부상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차장은 중앙지검장에 비해 위험이 덜하고 청와대와는 더 가까운 자리”라고 전했다. 더욱이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던 TK 출신 17기 박성재 현 서울중앙지검장(52)도 서울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다. 17, 18기가 대거 물러나면서 고검장 승진자 6명 중 절반을 19기가 차지했다. 이창재 서울북부지검장(50)이 법무부 차관, 19기 중 TK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강욱 의정부지검장(57)은 대전고검장에 발탁됐다. 윤갑근 대검 반부패부장(51)은 대구고검장에 임명됐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당초 검찰 안팎에선 “사실상 우병우 민정수석의 인사”라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정작 인사 면면이 공개되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 김수남 검찰총장, 우 수석이 적절히 타협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로는 TK 출신이 9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난 반면, 부산경남(PK) 출신은 8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호남 출신은 10명에서 11명으로, 충청 출신도 5명에서 7명으로 각각 늘었다. 수도권 출신은 14명으로 그대로 유지됐다. 김주현 차관, 이영렬 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서울 출신이 검찰 핵심 보직을 대거 맡았다. 17기 중 김희관 광주고검장(52)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문무일 대전지검장(54)은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호남 출신이다. 현재 서울고검 산하에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합동수사단을 꾸려 부패수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김수남 총장과 박성재 고검장의 역할도 주목할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수남 총장 취임 후 처음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지만 총장에게 힘을 전면적으로 실어줬다고 보기엔 어려운 인사”라며 “김 총장이 추진하는 반부패수사단(가칭)이나 고검 산하 반부패 TF가 모습을 드러내야 김 총장의 의중을 알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차기 검찰 지휘부의 경쟁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거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정권의 명운이 걸린 사정의 중심을 특정 인물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의중이 배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박성근)는 결혼정보업체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 이혼 전력을 속인 거짓 프로필을 등록해 여성들을 소개받은 혐의(업무방해)로 의사 정모 씨(43)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의 한 정형외과 원장인 정 씨는 올 5월 결혼정보회사 A 업체에 가입하면서 운전면허증, 혼인관계증명서, 전문의자격증의 이름을 가명으로 바꿔 제출했다. 이혼 경력이 있었지만 혼인한 사실이 없는 것처럼 기재했고 나이도 1972년생에서 1983년생으로 11살이나 어리게 적었다. 정 씨는 거짓 프로필로 4명의 여성 회원을 소개받았지만 이들 중 한 명이 정 씨의 거짓말을 눈치 채면서 덜미를 잡혔다. 이 여성에게 가입비 등 580만 원을 돌려준 A 사는 정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준강간 등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최윤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62)이 전역 두 달여 만에 해상 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와일드캣 도입을 중개한 함모 씨(59)로부터 2000만 원을 받고 시험 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뇌물수수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최 전 의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 기소를 끝으로 주요 방위사업 비리 수사를 일단락했다. 지난 1년여간의 와일드캣과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등 수사로 드러난 각종 사업의 비리 규모는 1조 원대에 이르며, 사법 처리된 관계자는 총 74명이다. 전·현직 장성의 별만 합쳐도 29개(대장 3명, 중장 3명, 소장 3명, 준장 2명)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경우 아들(36)이 지난해 8월 함 씨에게 “사업을 도와 달라”고 부탁해 2억 원을 약속 받은 뒤 다음 달 2000만 원을 먼저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합수단은 이 돈이 건네진 시점을 전후해 최 전 의장이 함 씨와 수차례 통화하고 공관에서 저녁식사까지 한 점으로 미뤄 “아들이 돈을 받은 줄 몰랐다”는 최 전 의장의 주장이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 가족과 함 씨의 유착 관계에 비춰 보면 수사로 드러난 비리 혐의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함 씨는 최 전 의장의 해군사관학교장 시절 공관병을 자신이 소유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고급 레스토랑에 채용해주는 한편 최 전 의장과 부인 김모 씨가 공관에서 연 각종 모임에 음식을 공짜로 제공했다는 것. 함 씨는 김 씨의 권유로 한 사찰에 2000만 원을 시주하기도 했다. 이런 유착 관계로 인해 최 전 의장이 와일드캣 선정에 부당하게 힘을 실어줬다는 게 합수단의 결론이다. 2012년 2월 와일드캣이 미국 기종 시호크(MH-60R)와 맞붙자 부인 김 씨는 당시 사업을 담당한 박모 소장(57·수감 중)에게 “미국 것은 절대로 안 되니 총장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라”며 압력을 가했고, 최 전 의장도 실물평가를 거치지 않은 와일드캣을 “문제없이 통과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2013년 1월 와일드캣이 선정되자 김 씨가 주변에 “함 씨가 ‘인사’를 할 텐데 얼마나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61)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심모 씨(58·여), 한화탈레스 전 사업본부장 임모 씨(63)도 함 씨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로써 와일드캣 도입 비리로 사법 처리된 관계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2)은 와일드캣 제작사로부터 14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박 소장 등 전·현직 군 장교 7명 중 일부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조건희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무허가 건물에서 담뱃가게 지정을 신청했다 거부당한 김모 씨가 서울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담배소매인 지정신청을 반려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씨는 2012년 8월 종로구청에 담배소매인 지정신청을 냈으나 “점포가 들어선 건물과 관련해 건축물대장 등 관련 문서가 없다”며 반려처분을 받았다. 당시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인 지정 요건으로 적법하게 건축된 점포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낼 것을 규정하고 있었다. 1심은 “옛 담배사업법의 장소 제한 규정은 청소년 보호나 보건의료 등 공익시설에 한해 적용돼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으나 2심은 “건축법상 적법한 건물인지를 심사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제한되는 사익보다 영업장소의 안정성을 통한 조세징수 확보 등 공익이 크다”며 2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수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 사건의 주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이 “조희팔은 죽었다”고 주장했다. 강태용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 중국으로 달아난 지 7년여 만이다. 강태용은 올해 10월 10일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 고급 아파트에서 공안에 검거된 뒤 67일 만인 16일 국내로 송환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과 대구지검은 강제 추방 형태로 강태용의 신병을 넘겨받아 중국 난징(南京)공항에서 김해공항을 거쳐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으로 압송했다.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초췌한 모습으로 대구지검 청사에 나타난 강태용은 ‘조희팔이 살아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흔들었다. ‘조희팔이 죽은 것을 직접 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직접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1년 12월 겨울에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비 리스트는 있느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었다.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그는 “죽을죄를 졌다”고 했다. 대구지검 앞에 모인 피해자 수십 명은 강태용을 보고 “그놈이 맞다”고 소리쳤다. 2억여 원을 사기당했다는 한 여성 피해자는 “식당 일을 하면서 겨우 살고 있다. 철저하게 수사해서 꼭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태용이 송환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과 은닉자금 등 조희팔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태용이 입을 열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는 대구 인천 부산 등지의 불법 유사수신 업체 부사장을 맡는 등 조희팔의 자금과 로비를 담당하고 신규 사업을 기획하는 역할을 해 핵심 실세로 불렸다. 강태용은 2006년 검경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검찰과 경찰 내 인맥을 동원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당시 조희팔 사건을 담당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 김광준 차장검사(54)와 오모 서기관(54)이 18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세 사람은 대구의 한 고교 선후배 사이다. 검경이 그동안 조희팔 사건과 관련해 구속한 사람은 모두 15명에 이른다. 검찰 안팎에선 강태용이 뇌물 장부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강태용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그동안 그의 가족, 주변 인물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로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은닉 자금도 핵심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현재 드러난 1200억 원대 자금 외에도 숨겨진 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방위로 계좌 추적을 하고 있다. 2004∼2008년 의료기기 대여업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주겠다는 조희팔 일당에게 속은 피해자는 최소 2만4000여 명, 공식 집계한 피해액만 2조5620여억 원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8조 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기소는 내년 1월 초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용은 조희팔이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희팔의 생사를 둘러싼 의혹이 사그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 공안은 최근까지 한국 검찰에서 첩보를 넘겨받아 칭다오(靑島) 등에서 목격자 조사 등 조희팔의 흔적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태용이 조희팔의 중국 도피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생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장영훈 jang@donga.com / 신동진 기자}
내연녀와 다투다가 치정에 의한 살인극을 벌인 남성들에게 징역 20년 이상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 씨(46)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신 씨는 올 1월 내연관계인 여성이 잘 만나주지 않자 차에 태운 뒤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씨는 시신을 다리 밑에 숨겨놓고 흙을 덮어 은닉한 뒤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통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신 씨의 범행 이후 행적을 보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나 도덕을 저버렸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마약에 취해 내연녀를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김모 씨(36)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내연녀와 다투다 주방에 있던 배관을 찢어 가스를 유출시키고 살해하려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김 씨는 필로폰에 취해 피해여성의 치아와 눈을 빼는 등 잔혹한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인간 사회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반인륜적 범행”이라며 살인미수범 중 역대 최고형인 징역 30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고려돼 징역 20년으로 감형됐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내연녀의 남편과 다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윤모 씨(37)에게는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씨는 지난해 7월 내연녀가 살고 있는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내연녀의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박모 경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씨는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인 것을 알고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윤 씨가 심신미약 상태임을 받아들였지만 2심은 인정하지 않았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4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중국 도피 7년 만에 현지 공안에 검거됐던 강태용 씨(54)가 이르면 16일 오후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올해 10월 은거 중이던 중국 장쑤성 우시시 아파트에서 체포된 지 2달 만이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강 씨의 신병 인도를 위해 검사와 수사관 등 4명이 14일 중국으로 출국해 중국 공안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범죄인 인도가 아닌 불법체류에 의한 강제추방 형태로 송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강 씨가 구금된 곳에서 가까운 중국 난징공항에서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시킨 뒤 대구지검으로 압송할 방침이다. 당초 검찰은 강 씨의 송환시기를 더 앞당길 예정이었지만 강 씨의 중국 내 체포소식이 국내 언론에 먼저 보도되면서 현지 공안 측과 송환 일정 등을 여러 차례 조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조 씨가 운영한 다단계 업체의 재무 업무를 총괄한 ‘2인자’로 2004¤2008년 4조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뒤 조 씨와 함께 중국으로 밀항했다. 검찰은 강 씨를 상대로 2011년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조 씨의 생존 여부와 정관계 비호 세력에 대한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법무부가 14일 전격적으로 고검장 2명과 검사장급 간부 6, 7명에게서 사표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김수남 검찰총장(56·사법연수원 16기) 취임 후 처음 단행되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예상외로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고검장급 6명, 검사장급 12명 안팎의 대규모 승진 인사를 이르면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 내 핵심 요직으로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에는 충북 청주 출신의 김진모 인천지검장(49·19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검장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8·경북 봉화)과 연수원 동기다. 당초 예상과 달리 대규모 인사가 이뤄지게 된 데에는 청와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 검찰 간부 15명이 물갈이된 것보다 더 큰 폭이며, 내년 총선 이후 임기 후반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14일 사표를 낸 고검장은 김경수 대구고검장(55·17기·경남 진주), 조성욱 대전고검장(53·17기·부산) 등 2명이다. 또 18기 검사장급 간부 중에서 변찬우 대검찰청 강력부장(55·경북 안동), 오광수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55·전북 남원), 김영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55·전북 군산), 강찬우 수원지검장(52·경남 하동), 정인창 부산지검장(51·부산) 등 6, 7명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퇴한 검찰 간부 8, 9명 중 부산경남(PK) 출신이 4명이나 된다. 현직 고검장급에서는 17기의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52·경북 청도)과 김희관 광주고검장(52·전북 익산), 18기의 김주현 법무부 차관(54·서울) 등 3명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공석 중인 4곳과 사표를 낸 2곳 등 모두 6자리의 고검장 승진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연수원 18기와 19기에서 3명씩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급 승진 후보로는 18기에서 오세인 서울남부지검장(50·강원 양양), 문무일 대전지검장(54·광주), 이영렬 대구지검장(57·서울)이, 19기에선 김진모 인천지검장과 윤갑근 대검찰청 반부패부장(51·충북 청원), 김강욱 의정부지검장(57·경북 안동), 황철규 서울서부지검장(51·서울) 등이 거론된다. 신규 검사장급 승진 대상자도 21, 22기를 중심으로 12명 안팎으로 늘게 됐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대법원이 2000년 8월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재심 개시를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0년 만기 출소한 최모 씨(31)의 재심청구 인용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경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 씨(당시 42세)가 뒤따르던 오토바이 운전자와 시비 끝에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근 다방 종업원이던 최 씨(당시 16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최 씨가 수감 된 동안에도 자신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나타나는 등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3년 광주고법에 재심 개시를 청구한 최 씨는 올해 8월 9일로 예정이던 공소시효 만료를 불과 50일 앞두고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지만 검찰이 항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았다. 광주고법은 재심 사유로 최 씨가 불법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했고, 자신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다른 피의자의 진술 등 새로운 증거가 확보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재심은 광주고법에서 시작되며 올해 8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태완이법(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공소시효가 사라진 만큼 진범을 밝혀낼지 주목된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최고로 상승하는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음주 측정을 당했다면 그 농도가 단속 기준을 약간 넘었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30)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후 11시30분쯤 술을 마신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무단횡단을 하던 행인 2명을 치었다. 자정을 넘긴 0시7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58%였다. 김 씨는 경찰에서 “사고 1시간 전부터 50분 동안 소주 2~3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운전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도로교통법상 처벌기준인 0.05%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를 완전히 지났다고 볼 수 없고 처벌기준을 근소하게 초과하는 수치만으로는 음주운전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덕길)는 지하철 역사 등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조모 씨(40)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조 씨는 지난해 5월 짧은 치마를 입고 케이크 진열대 앞에 서 있던 여성의 뒤로 다가가 휴대전화로 다리를 찍는 등 올해 9월까지 지하철역과 상점 등에서 20회에 걸쳐 여성의 다리나 치마 속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9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에도 여성 승객의 뒤에 붙어 하체를 몰래 찍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사실을 통보받은 헌재는 조 씨를 사건 심리를 다루지 않는 헌법재판연구원으로 인사 조치했고 내년 1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정보기술(IT) 업체에 지급되는 정부출연금을 빼돌리고 뒷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된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 강모 씨(41)와 연구원 김모 씨(49)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강 씨 등은 2009~2014년 자신들이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국책 연구사업에 선정되게 하는 방식으로 정부 출연금 12억여 원을 빼돌리고 연구용역업체로부터 2억7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IT 관련 협회를 만든 뒤 정보화진흥원 등 공공기관 발주 사업 참여를 원하는 업체들을 모집해 협회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음주운전으로 3번 적발되면 기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이른바 ‘삼진아웃’ 제도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 제2호의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트럭운전사 박모 씨는 2001년, 2004년에 이어 지난해 9월에도 혈중 알코올농도 0.082%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박 씨는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가 운전업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적발 횟수만 기준으로 삼을 뿐 적발 간격이나 불법의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아 타당성이 없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된 경우 음주운전 행위 사이의 기간에 관계없이 준법정신이나 안전의식이 현저히 결여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음주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자 하는 공익은 개인이 일정기간 운전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위법성을 다투며 6년째 끌어온 소송에서 4개 하천별 사업이 모두 적법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적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2013년 2월 사업이 종료된 지 3년 가까이 돼서야 나온 늑장 판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4대강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국민소송단이 “사업 시행계획을 취소하라”며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4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하급심 판결을 10일 모두 확정했다. 대법원은 “행정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행정주체의 판단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없지 않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예산 편성상 하자가 4대강 사업 계획을 위법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면서 “보 설치로 인한 유속 저하 등으로 수질이 악화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으로 얻는 공익을 능가할 정도로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박성근)는 4대강 사업으로 22조 원대 국고 손실을 초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발당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 부처 공무원 57명에 대해 지난달 말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전직 국토교통부 장관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토해양부 장관을 지낸 정종환 전 장관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2심이 낙동강수계 사업을 국가재정법 위반이라 판결했는데 대법원에서 이를 바로잡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위법성을 다투며 6년째 끌어온 소송에서 4개 하천별 사업이 모두 적법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적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2013년 2월 사업이 종료된 지 3년 가까이 돼서야 나온 늑장 판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4대강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국민소송단이 “사업 시행계획을 취소하라”며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4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하급심 판결을 10일 모두 확정했다. 금강은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 영산강(주심 박보영 대법관) 한강(주심 김용덕 대법관) 낙동강(주심 권순일 대법관) 소송은 3부가 심리했다. 4건 중 2심에서 유일하게 일부 위법성이 인정된 낙동강 사업 취소 소송도 적법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됐다. 국민소송단은 2009~2010년 “4대강 사업이 국가재정법과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등을 위반했다”며 사업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각 관할법원에 냈다. 이중 낙동강 사건을 맡은 부산고법만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을 뿐 나머지 소송은 1,2심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행정계획 수립단계에서 사업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행정주체의 판단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없지 않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예산 편성상 하자가 4대강 사업 계획을 위법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4대강 사업은 홍수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면서 “보 설치로 인한 유속저하 등으로 수질이 악화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으로 얻는 공익을 능가할 정도로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박성근)는 4대강 사업으로 22조 원대 국고 손실을 초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시민단체 등에게 고발당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 부처 공무원 57명에 대해 지난달 말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한신 소속 투수 오승환 선수(34·사진)가 9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말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VIP룸)’에서 도박을 한 경위 등을 추궁했다. 오 씨는 검찰 조사에서 “칩을 바꾸긴 했지만 당시 술에 많이 취해 있어서 게임을 몇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실제 도박 액수는 수백만 원대”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 씨가 마카오 현지 롤링업자로부터 수억 원의 도박 칩을 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오 씨는 지난해 11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 동료 투수였던 임창용 선수(39)와 함께 마카오 카지노 VIP룸에서 수차례에 걸쳐 억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아왔다. 지난달 먼저 소환 조사를 받은 임 씨는 “4000만 원 정도 도박을 했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조만간 두 선수의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부가 당초 2017년 폐지할 예정이던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존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주현 법무부 차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9월 실시한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사시를 일단 존치시킨 후 폐지 여부를 더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85.4%로 우세했다”며 이런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시 존치 시한을 2021년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로스쿨제도 시행 10년인 동시에 응시 횟수 제한에 따라 변호사시험 응시 인원이 3100명대로 일정해지는 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현행법에 따른 마지막 사시 1차 시험이 내년 2월인 점을 감안해 ‘4년 유예안’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시 존치 관련 법안에 반영해 신속하게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신동진 shine@donga.com·조건희 기자}
법무부가 3일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존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사시 존폐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의식한 결과다. 그러나 사시 존치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일각에선 다음 정권으로 최종 결론을 미룬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대법원도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전공을 등한시하고 고시에만 매달리는 대학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하고 ‘고시 낭인’을 줄이자는 취지로 2009년 출범했다. 사시는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2016년 2월을 끝으로 1차 시험이 없어지고, 2017년 12월 31일에는 완전 폐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학비가 비싸 ‘가진 자를 위한 제도’라거나 저소득 소외계층의 신분 상승 통로가 막혀 기회의 평등을 되레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최근 국회의원 등 일부 사회지도층 자녀의 로스쿨 입학과 취업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신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법무부가 전문 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4%가 사법시험 유지에 찬성 의견을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시 폐지 유예 시한을 2021년으로 정한 것은 ‘로스쿨-변호사시험’ 제도 시행 10년이 되는 해여서 어느 정도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는 점과 사시 폐지에 따른 대안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존치와 폐지 어느 한쪽으로 당장 결론을 내기보다는 로스쿨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가 크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시 존치론 쪽이 당장의 실익을 챙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법무부의 이번 발표가 법조계 내부에서도 충분한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4년간 사시 합격자 수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법무부 발표가 논란의 종식이 아니라 새로운 논란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국민적 여망을 반영해 사시를 존치하기로 한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 25개 로스쿨은 “법무부가 떼쓰는 자들에게 떠밀려서 사법시험 연장이라는 미봉책을 내놓았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등 로스쿨 학생회는 이날 학생 전원 자퇴서 작성, 학사일정 전면 거부 등을 의결했다. 대법원도 “4년 동안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해야 한다는 판단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법원은 “사시 폐지 유예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4년이라는 기간이 적정한지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적절한 기회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4년 후에도 ‘로스쿨 체제’가 유일한 사법인력 양성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법무부는 유예기간 동안 사시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사시와 유사한 별도 시험을 만들어 합격할 경우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로스쿨에 갈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 변호사시험을 치를 기회를 주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또 다른 사법시험을 만드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2021년에도 올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 ‘사시존치’ 법률개정案 6건… 2년째 소위 통과 못해 ▼법무부 “신속한 법률 개정 위해 계류 법안에 의견 첨부할 것”법무부 발표대로 2021년까지 사법시험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우선 ‘2년 후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이 국회에서 개정돼야 한다. 법무부는 신속한 법률 개정을 위해 별도의 개정안을 내지 않고 국회에 계류 중인 기존 개정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은 6건이나 되지만 2년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제각각 발의한 이 개정안들은 공통적으로 2017년 사시 폐지를 규정한 부칙 제2조 및 제1·4조 일부를 삭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법무부는 정부 입법 형태가 아닌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대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응시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현행법상 내년 2월 마지막 1차 시험 전까지 최대한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일 여야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여 국회 통과가 신속히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로스쿨이 있는데 공개적으로 사시 존치를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법무부와 교육부의 의견이 다른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장관석 기자·민동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