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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70%가량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분야로는 60% 가까이가 정치권을 꼽았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이념으로 제시한 ‘공정한 사회’에 대한 한국인의 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7, 8일 전국의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직접통화 방식)를 했다. 우선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3.2%는 ‘대체로 불공정하다’고 답했고 17.2%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59.0%가 정치권을 가리켰다. 2∼4위는 법조(7.9%) 교육(초중고교·7.9%) 중앙정부(7.3%) 순이었다. 취업의 기회, 분배 등 사회생활의 영역별 공정성에 대해서는 모든 영역에 걸쳐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정부 고위직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4.5%로 공정하다는 응답(19.2%)보다 훨씬 많았다. 취업 기회는 61.8% 대 32.7%,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는 58.3% 대 33.2%,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도 52.6% 대 35.8%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공정하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다만 교육의 기회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48.9%, 공정하다는 의견이 44.0%로 격차가 상대적으로 가장 작았다. ‘공정한 사회 만들기’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62.8%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에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인사처리 및 정부의 고위직 인사(人事)에 대해선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 구현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함을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 인사에 대한 만연한 불신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제반 영역 가운데 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사에 특히 높은 불신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에 대한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무려 74.5%로 교육 취업 분배 사법처리 등 다른 영역보다 훨씬 불신이 높았다.지역별로도 서울 80.5%, 대전 충청 78.6%, 호남 76.4%, 부산 울산 경남 69.7%, 대구 경북 70.0%, 강원 69.4% 등 전국에 걸쳐 불신이 높았다. 이는 최근 딸 특별 채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고위공직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 등이 공직 인사 전반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깊게 남긴 탓으로 풀이된다.‘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53.4%)이 공정하다는 답변(39.8%)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67.3%), 호남(65.1%), 대학 재학 이상(60.5%)의 응답자 사이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높았다. 반면 50대(50.8%), 대구 경북(49.3%), 중졸 이하(50.9%)의 응답자에서는 공정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 ‘공정 사회’ 정책기조 공감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 만들기’를 집권 후반기 정책 기조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적절하다’가 62.8%, ‘부적절하다’가 25.0%로 공감하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 지역별로 서울(67.1%)과 대구 경북(71.5%), 부산 울산 경남(69.5%) 등에서 긍정적 평가가 매우 높았다. 반면 호남은 ‘적절하다’는 응답이 49.6%, ‘부적절하다’는 대답이 37.2%로 상대적으로 평가에 인색했다.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답변(35.4%)이 가장 많았다. ‘불공정한 분야’로 높게 지적된 정치인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그 밖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순으로 해법이 제시됐다. 20대 이하(19∼29세)는 ‘사회적 약자 보호’(25.6%)를 수위로 꼽은 반면에 50대 이상 응답자는 ‘법치’(2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 “교육 기회는 비교적 공정”사회생활 영역 가운데 ‘교육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록 공정하다는 응답(44.0%)보다 불공정하다는 응답(48.9%)이 다소 높았으나 다른 분야에 비하면 긍정적이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에 따른 학력 대물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교육 부문은 상대적으로 그나마 덜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교육 현장에 있거나 최근 교육을 받은 20대 이하에서는 절반이 넘는 54.1%가 공정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에 어려운 형편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을 포기한 경우가 많았던 50대 이상에서는 공정하다는 대답이 36.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지역별로 대전 충청에서는 공정하다는 답변(46.9%)이 불공정하다는 답변(39.4%)보다 높게 나온 반면에 서울에서는 불공정하다는 답변(53.8%)이 특히 높았다. 사교육 바람과 고교 내신 및 입시 부정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의 기회(61.8%)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58.3%)에 대해서도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특히 30대에서 취업의 기회(66.4%)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68.2%)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20대 이하는 절반이 넘는 50.9%가 공정하다고 답한 반면에 50대 이상에서는 57.4%가 불공정하다고 답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했다. ○ 공정성 평가에서 가장 비판적인 충청권한국 사회의 공정함을 보는 의견은 지역별로 편차가 나타났는데 특히 대전 충청 지역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이어 광주 전라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1.6%로, 두 번째로 높았다.부문별로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충청권은 중앙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응답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모든 지역에서 정치권을 불공정 행태 1순위로 꼽고 2순위는 대부분 법조계 또는 교육계를 지목한 데 비해 충청권은 2순위로 중앙정부를 꼽았다.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여론조사 문항 및 답변 결과 (단위: %) ▼문1)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1. 매우 잘하고 있다(8.4) 2. 대체로 잘하고 있다(39.7)3.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30.7) 4. 매우 잘못하고 있다(12.5) 5. 모름/무응답(8.7)문2)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1. 매우 공정하다(2.0) 2. 대체로 공정한 편이다(24.4) 3. 대체로 불공정한 편이다(53.2) 4. 매우 불공정하다(17.2) 5. 모름/무응답(3.2)문3)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순서대로 두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1순위1. 정치권(59.0) 2. 법조계(7.9) 3. 교육계(초중고교)(7.9) 4. 중앙정부(7.3) 5. 지방자치단체(3.5) 6. 재계(2.7) 7. 시민단체(1.9) 8. 언론계(1.5)9. 종교계(1.3) 10. 학계(교수 등)(0.4)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1순위+2순위1. 정치권(70.8) 2. 법조계(24.6) 3. 교육계(초중고교)(19.4) 4. 중앙정부(21.6) 5. 지방자치단체(17.8) 6. 재계(10.6) 7. 시민단체(4.5) 8. 언론계(8.0) 9. 종교계(2.8) 10. 학계(교수 등)(1.3)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문4) 다음의 각 항목별로 얼마나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문5)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 만들기 를 집권 후반기 정책기조로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62.8)2. 부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25.0) 3. 모름/무응답(12.2)문6)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그렇다(7.4) 2. 그런 편이다(32.4)3. 그렇지 않은 편이다(36.6) 4. 전혀 그렇지 않다(16.8) 5. 모름/무응답(6.8)문7)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1.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35.4) 2.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3.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4.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5. 모름/무응답(4.7)문8)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1. 수사 재개나 특검은 필요없다고 본다(50.5) 2. 수사 재개나 특검이 필요하다고 본다(42.4) 3. 모름/무응답(7.1)문9) 차기 국무총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1. 도덕성과 청렴성(62.7) 2. 다양한 경험과 경륜(24.6)3. 정치력(5.4) 4. 젊음과 역동성(3.4) 5. 모름/무응답(3.9)문10)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중심연합,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의 정당이 있습니다. 다음 중 어느 정당을 가장 좋게 생각하십니까?1. 한나라당(35.4) 2. 민주당(26.0) 3. 자유선진당(3.6) 4.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0.7)5. 민주노동당(7.0) 6. 창조한국당(0.6) 7. 국민중심연합(0.3) 8. 진보신당(3.2) 9. 국민참여당(3.4) 10. 기타 정당(0.5) 11. 없음/모름/무응답(19.3)※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9월 7, 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이 대통령 “누구나 균등한 기회 줘야 공정사회”▲2010년 9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
국민들이 차기 국무총리의 요건으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도덕성과 청렴성으로 나타났다. ‘차기 총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도덕성과 청렴성’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라는 응답이 24.6%로 뒤를 이었다. 반면에 정치력(5.4%), 젊음과 역동성(3.4%)을 총리의 요건으로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연령, 지역,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났지만 모든 계층에서 도덕성, 청렴성을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총리의 도덕성, 청렴성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반면에 젊음, 역동성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은 것은 ‘40대 총리 후보자’로 주목받았던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8일 당국의 사전 허가나 신고 없이 이란과 1만 유로(약 1500만 원) 이상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영업정지 기간은 2개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금융 △무역 △운송·여행 △에너지 등 4개 분야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29호의 이행을 골자로 하는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 40개와 개인 1명 이외에 이란혁명수비대(IRGC), 이란국영해운회사, 멜라트은행 등 기관 102개와 개인 24명을 추가 금융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한국은행의 허가 없이 이들과 외국환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했다. 개인 중에는 IRGC의 총사령관과 육군사령관, 해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멜라트은행장, 전직 에너지장관 등이 포함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활동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영업정지 통보를 위한 금융당국의 심의 절차가 마무리된 뒤 (정지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란 기관과의 거래에 대해서도 4만 유로(약 6000만 원) 이상이면 정부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1만∼4만 유로의 거래는 사전신고를 하도록 했다. 다만 국내 기업과 이란 간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는 지속하도록 국내 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결제 계좌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의 제재 방안은 미국의 이란 제재 요청에 협조한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수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 대표단이 지난달 25∼27일 미국을 방문해 이란 제재와 관련한 정부의 구상을 밝혔을 때 미국은 그리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이란대사관 관계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분간 (이 문제와 관련해) 대사관 측에서 내놓을 것이 없다”며 “일정 시점이 지나 공식 입장 표명을 할지도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44년 만에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개막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이후 첫 공개 활동으로 군부대의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전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는 그가 4박 5일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30일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방중 보도를 한 후 9일 만에 나왔다.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호위사령부인 인민군 제963군부대 예술선전대의 혼성 중창 ‘경례를 받으시라’ 등을 관람한 뒤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외부 활동을 보도한 것은 그의 건강이상설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경 개막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동당 대표자회가 늦어지자 건강이상설이 확산돼 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가 북한의 수해 복구를 돕기 위한 긴급구호용 쌀과 시멘트의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분배의 투명성 확보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쌀과 시멘트가 군대 지원용 등으로 전용되지 않고 수해 복구에만 쓰이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인도적 지원 기준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출범한 이후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 ‘퍼주기’ 관행을 비판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의 3원칙을 확립했다.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중단 없는 지원 △영·유아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지원 △지원 물자의 분배 투명성 강화가 그것이다. 과거 대북 지원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되고 수해 복구용 굴착기가 군부대 시설 공사에 사용된다는 비판을 감안해 인도적 지원의 경우 먼저 수혜국의 요청이 있어야 하고 전용 가능성을 없애 실제 필요한 곳에 물자가 가도록 지원국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적인 규범과 관행을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 공개적으로 남한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었던 데다 국제적 기준의 모니터링을 허락할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로 2008년 미국 정부는 세계식량계획(WFP)과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식량 50만 t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분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한국어 사용이 가능한 요원들을 배치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가 북한 정부가 이를 번복하자 식량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정부도 지난해 가을 북한에 옥수수 1만 t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인도적 지원 3원칙을 지키기 위해 북한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정부는 함경도 등 취약계층이 사는 곳에 바로 식량을 지원하고 실질적인 모니터링을 하려 했으나 북한은 과거처럼 남포항에 물자를 내려놓는 장면만 보고 돌아가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원은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모니터링 문제 상의할 회담 필요 이번 지원의 경우 수해를 당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긴급구호 성격이라는 점과 북한의 요청이 있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세운 기준의 기초 요건을 충족한 셈이다. 그러나 분배 투명성을 위한 모니터링 문제를 놓고 당국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지원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와 방역제, 그리고 지난달 민간단체가 지원한 말라리아 방역물자 등은 전용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원하는 쌀과 시멘트 등은 모두 전용이 쉬운 물품들이다. 따라서 정부는 의약품보다 더 강한 모니터링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례를 따른다면 정부는 수해가 심한 신의주 등 평양 이외의 지역을 골라 직접 식량을 배달하겠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원 주체인 대한적십자사 직원 또는 민간 요원들을 되도록 많이 지원 장소에 보내 물자가 제대로 분배되는지 보겠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폐쇄적인 북한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십자회담을 열어 정부의 원칙과 기준을 설득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당초 제의한 100억 원 규모보다 더 줄 수 있다는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의 모니터링을 거부할 경우 북한이 믿을 수 있는 국제기구의 요원들을 대신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신석호 기자 kyle@donga.com▲동아일보 이종승 기자}
북한이 ‘55대승호’ 송환 결정을 내리기 이틀 전인 4일 남측에 수해 복구를 위해 쌀과 중장비, 시멘트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를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하고 이른 시일에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7일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4일 오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한적) 앞으로 ‘남측이 수해물자를 제공할 바에는 비상식량, 생활용품, 의약품보다는 쌀과 수해 복구에 필요한 시멘트, 자동차, 굴착기 등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식 통지문의 형태로 정부에 쌀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적은 지난달 26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북측의 수해와 관련해 비상식량과 생활용품, 의약품, 긴급구호세트 등 1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제의했지만 쌀과 중장비, 시멘트는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한적이 이미 지원을 발표한 ‘100억 원 규모의 대북 수해 지원’의 맥락에서 수해 복구를 위해 지원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쌀 지원 요청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북측이 공식적으로 뭔가를 요청한 첫 사례인 만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곧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가 끝난 뒤 지원을 결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해 지원 결정이 조만간 나올 것임을 내비쳤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한적은 정부가 아니라는 점(민간단체라는 의미), 한적이 수해 지원을 제의했고 북측이 필요에 따라 역(逆)제의를 한 것이라는 점, 긴급구호라는 인도주의적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쌀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가 이번에 북측의 쌀 지원 요청을 수용한다면 천안함 사태로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5개월여 만에 해빙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쌀이나 시멘트를 보내더라도 일단은 인도적 지원에 한정된다”며 “현재의 대북 대응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북한이 4일 수해지원용 쌀과 시멘트 등을 요구한 사실을 통일부가 사흘이나 숨겨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55대승호를 송환한 것은 쌀 지원 요구에 대한 ‘선불지급’ 성격으로 볼 수 있는데도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북한이 나포한 어선 55대승호의 송환을 발표한 뒤 ‘수해 지원 제의에 북측의 반응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다가 7일 오전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뒤늦게 북측이 이미 사흘 전 쌀과 중장비, 시멘트 등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통일부는 북측 통지문의 수신인이자 수해 지원의 주체인 대한적십자사(한적)에도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북측의 지원 요청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은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던 정부로서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쌀 지원 요구에 방침을 정리하기 어려워 요구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을 수 있다. 쌀과 중장비 등을 지원할 경우 북한이 이를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민이 길어진 요인일 수 있다. 정부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측에 ‘먼저 55대승호를 송환하라’고 제안한 뒤 때를 기다려 공개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통일부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국민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기회를 막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측이 어떤 의도에서 이런 제의를 했는지 정부도 검토하고 나름대로 판단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100%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지난달 8일 동해에서 조업을 하던 중 북한에 나포됐던 한국 어선 55대승호와 선원 7명(한국인 4명, 중국인 3명)이 30일 만에 귀환한다.통일부는 6일 “북측 조선적십자회가 오늘 오후 2시경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7일 오후 4시 55대승호와 선원을 동해 군사경계선(북방한계선)에서 남측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사(한적) 앞으로 보내왔다”고 밝혔다.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해경이 7일 오후 4시경 해당 수역에서 선박과 선원들을 인수할 예정”이라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북한 조선중앙통신도 6일 오후 “동포애적 견지에서 그리고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대승호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선원) 본인들이 행위의 엄중성에 대해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남조선 적십자가 그들을 관대히 용서해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해온 것을 고려했다”고 보도했다.북측이 55대승호 송환 배경을 설명하면서 ‘남조선 적십자사의 요청’을 언급한 것은 한적과 민간단체 등의 수해 물자 지원 제안을 받아들이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3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대승호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41t급 오징어채낚기 어선 55대승호는 북한 해역과 인접한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하다 지난달 8일 오후 포항어업정보통신국과 위성전화통화에서 나포 사실을 알린 뒤 교신이 끊겼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9일 “8일 우리 동해 경제수역을 침범해 어로작업을 하던 남조선 선박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정부는 한적 총재 명의로 지난달 11일과 20일 대승호와 선원들의 조기 송환을 촉구했지만 북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정부, “北수해, 100억원 상당 지원” 대북통지문 발송▲2010년 8월3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외교통상부가 장관 딸을 특별 채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무시하거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특채와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6일 “외교부에 대해 특별 인사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며 “응시 요건과 시험 절차 등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교부 인사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외교부는 특채 재공고(7월 16일) 후 26일이 지난 8월 11일 원서접수를 마무리했다. 통상 시험 공고 후 보름 이내에 끝내는 것과 달리 열흘 이상 기간이 길었다. 행안부는 유명환 장관 딸이 8월 10일 발표된 텝스(TEPS) 성적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어학 요건으로 토플과 텝스를 제시했으나 이번 채용과정의 첫 공고에는 텝스로만 제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유무역협정(FTA) 담당자를 선발하면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는 자격 요건 명문 규정에서 삭제하고 ‘석사 후 2년 경력자’를 응시 요건에 붙여 장관 딸에게 유리하게 만든 점도 문제로 꼽혔다. 첫 채용 과정 때는 ‘영문 에디터’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재채용 서류심사 때는 ‘번역사’ 경력을 인정하는 등 유 전 장관 딸의 경력에 적합하도록 시험 과정이 설계된 것 같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심사위원 5명으로 구성된 실제 면접에서도 외교부 공무원 2명은 장관 딸에게 20점 만점에 19점씩을 준 반면 차점자에게는 12점과 17점을 줬다. 초빙된 교수 출신 면접관 3명은 장관 딸보다 차점으로 떨어진 응시자에게 총점에서 2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면접 과정에서도 외교부 면접관이 “실제 근무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장관 딸이 선발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감사 결과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채 의혹에 대한)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 사회’를 핵심 국정 기조로 천명한 만큼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모든 공무원 특채 특감 ▼감사원 “지자체 채용비리 중점 점검”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으로 불거진 공무원 채용 과정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이 특정감사에 착수한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인사 전반에 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자료 수집 등의 준비를 거쳐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별채용제도가 당초 목적대로 제대로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느냐가 관심을 끌 것 같다”며 “특히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장들이 사람 심기 수단으로 특채 제도를 무리하게 이용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 채용 분야에 한정해 감사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보통 예비조사에 열흘 정도 걸리고 조사결과를 분석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본감사는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장은 “금년 하반기 공직인사 비리 점검 계획을 세우고 있던 차에 유 장관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지금까지 세웠던 계획에 따라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공정한 사회’ 구현 의지를 밝히며 “기득권자에겐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 모른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김 원장은 “원론적인 말로 이해하고 있으며 특별히 사정 정국을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감사원 측은 “무리한 ‘자기사람 심기’ 등 지자체장들의 채용 비리에 중점을 둔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기회에 국가기관의 특채제도에 대해서도 예비조사를 해보고 감사의 범위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모든 공무원, 모든 인사절차를 감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5∼9일 서해에서 실시하는 한미 연합 대잠수함훈련에 대해 “호전광들이 분별을 잃고 무모한 도발에 나서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무자비한 타격으로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3일 위협했다. 이 사이트는 논평에서 “미국은 이번 훈련 이후에도 연말까지 10여 차례의 연합 군사연습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는 병력과 전쟁수단들을 항시적인 공격상태에 뒀다가 임의의 순간 북침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5∼9일 한국군이 서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을 때에도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재오 특임장관은 2일 오전 취임 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와 관련해 “내가 대통령 할 때는 청문회라는 것이 없었다. 이번에 보니까 여러 가지 딱한 일이 있어서…”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도 임기의 반이나 남았으니까 지금부터가 아주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장관은 오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김장환 이광선 목사를 잇달아 방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찾은 이 장관에게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반 남았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큰일 많이 했는데 앞으로 계속 큰일 많이 할 수 있도록 특임장관이 잘 도와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다음에 올 때는 술병을 들고 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장관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김대중도서관에서 맞은 이 여사는 “북한의 서너 살 된 아이들에게 보낼 모자를 뜨개질하고 있다. 북한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나를 초대했지만 갈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고문당한 데 좋다’며 제게 웅담을 준 일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여사가 북한에 쌀을 지원하도록 이 대통령에게 건의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배석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은 ‘DJ 자서전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일정이 이달 4∼7일로 결정됐다고 대북 인권단체 ‘좋은 벗들’이 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 당국은 6월에 ‘당 대표자회가 9월 상순 열린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날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단체는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의 후계자 추대식을 거행, 공식화할 것”이라며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65돌 기념대회부터 김정은의 주도하에 모든 국정운영을 장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전한 30일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 이번 행사에 대한 두 나라의 서로 다른 속내를 내비쳤다.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중국의 개혁 개방을 찬양했다는 내용은 신화통신에는 있지만 중앙통신에는 없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27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빠른 발전을 이룩했고 어느 곳이든 생기가 넘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5월 방중 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개혁 개방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앞으로 북한 경제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하지만 중앙통신은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이 27일 창춘(長春) 시에서 열린 연회에서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변혁은 중국 공산당의 노선과 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이 현실에서 실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고만 보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국내적으로 ‘개혁’ ‘개방’이라는 단어 자체를 금기시해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김 위원장을 포함한 양국 지도자가 북핵 6자회담의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를 희망했다는 대목도 신화통신에만 있고 중앙통신에는 없다. 이는 6자회담과 비핵화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강조했던 올해 5월 방중 때의 중앙통신 보도와도 달라 이 부분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그 대신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6일 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다는 중국 지린(吉林) 시의 위원중학교와 베이산공원 등을 방문한 내용을 A4 용지 7쪽에 이르는 장문의 보도로 매우 상세히 소개해 이번 방중의 목적이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3대 세습’을 위한 김씨 일가의 우상화에 있음을 드러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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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조 원에 달하는 부채로 경영 위기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분별한 사업 확대와 불필요한 기반시설 부담, 과도한 토지 보상금 지급으로 재무구조 악화를 불러온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이 30일 공개한 LH 감사 결과에 따르면 LH는 경기 A시에 주택 공급 사업을 하면서 A시의 요구에 따라 주민들의 복지·체육시설 3곳 건립비 1300억 원을 지원하고 이를 조성원가에 포함했다. 이는 사업과 관련 없는 기반시설 설치비를 조성원가에 포함할 수 없도록 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규칙’을 어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H가 이처럼 지자체의 요구에 따라 적법한 기준 없이 도로, 스포츠센터, 도서관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준 비용이 2003년 이후 총 4조731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총사업비의 4.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감사원은 “기반시설 설치비 부담이 입주자에게 전가되고, 결국 미분양 증가로 LH의 재무구조 악화를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2003년 이후 두 공사가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타당성 검토를 소홀히 한 채 사업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수요보다 많은 공급이 이뤄지면서 미분양 토지 규모는 2003년 2조7357억 원에서 지난해 17조7942억 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감사원은 “사업계획이 승인됐지만 아직 착공하지 않은 물량 45만 호 중 7만3000호(2009년 기준)는 수요 부족 등으로 장기간 사업 착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LH 이지송 사장은 이날 충남 천안시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 참석해 “임대주택 건설에 따른 구조적인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임대주택 건설분에 대한 정부 출자비율을 확대하고 주택기금 지원단가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사장은 향후 임대주택 건설분과 관련해 정부 출자비율을 건설비의 19.4%에서 30%로 확대하고, 주택기금 단가를 현행 3.3m²당 496만8000원에서 696만9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또 기존 임대주택 건설에 따른 금융부채 해결책으로 △기금융자금의 출자전환 △기금 거치기간 연장 △임대주택 관리손실분 보전 등을 건의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천안=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지난(至難)했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은 7명은 취임사 등을 통해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이재오 특임장관 내 임무는 소통… 출퇴근 지하철로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에게도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 이를 통해 성공한 대통령과 정부를 만드는 것이 특임장관실의 임무입니다. 국민과 공직사회의 여론이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도 임무입니다. 일류국가가 되려면 정치와 공직사회가 청렴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이 저절로 청렴해집니다. 이것이 공정한 사회를 담보하는 길입니다.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앞으로 출퇴근은 지하철로 하겠습니다. 가급적 공직자는 서민식당을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주요 이슈가 안 풀릴 때에는 직원들과 밤을 새워서라도 계급장을 떼고 토론해 풀어가겠습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교육 통한 공정한 기회 제공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서 저는 우리 사회에서 부자이건 가난하건, 지방에 살건 수도권에 살건,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마음껏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소득층과 소외된 계층에 교육 기회가 공평하게 부여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렵더라도,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학교교육만으로 창의력과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를 한층 더 공정한 사회로 발전시키고, 긍정의 에너지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투명한 일처리로 신뢰 확보보건복지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서민생활을 총괄하는 부서로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은 투명한 일처리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주십시오. 국민의 신뢰 없이는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신뢰는 투명한 일처리에서 나옵니다. 국민과의 관계에서 투명한 일처리로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평가해 나갑시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공정하고 역동적 시장으로공정하고 역동적인 노동시장을 만들겠습니다. 고용노동정책의 지평은 근로자의 기본권 보장을 넘어 국민이 일할 수 있는 권리까지 확장돼야 합니다. 이것이 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곳과 고용형태는 달라도 기본 권익은 충실히 보호할 것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복지함정에 빠지지 않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사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노사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일부 대기업과 정규직 노사가 중소기업, 비정규직, 나아가 국민경제에 부담을 전가하는 관행도 바뀌어야 합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농어업인-국민 공존 시대로‘안정되고 잘사는 농어촌’과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을 목표로 농어업인과 국민이 함께하는 농림수산식품산업과 농어촌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 △농림수산식품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안전한 농식품 공급시스템 정착 △수산업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화 △여성농어업인,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 배려 등 다섯 가지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쌀 문제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고 중장기 수급안정대책도 재정립하겠습니다. 쌀 관세화 문제는 농업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참으로 먼길 돌아 이 자리에 섰다참으로 멀고 먼 길을 돌아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모든 허물은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과 동료 여러분의 뜻을 받드는 경찰청장이 되겠습니다. 모두가 경찰의 ‘질적 성장’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치안행정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치안행정의 경찰 편의주의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조직운영의 중심축을 ‘국민 우선’, ‘현장 존중’에 두겠습니다. 수사과정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친화적 치안행정을 통해 억울한 사람, 소외받는 이웃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현동 국세청장작은 땀이 모여야 일 잘하는 조직혼창통(魂創痛)이란 책에서 본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3명의 벽돌공이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벽돌을 쌓았습니다. 행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으니 한 벽돌공은 인상을 찌푸리며 ‘벽돌을 쌓고 있소’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벽돌공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돈을 벌고 있지 않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웃고 있는 벽돌공은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이오’라고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지금 하는 일이 하찮은 것이라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벽돌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다운 성당이 되듯 여러분이 쏟는 작은 땀과 정성이 일 잘하는 국세청을 만드는 것입니다.}
29일 오전 10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그동안 개인사무실로 써온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A4 용지 1장 분량의 발표문을 안주머니에서 꺼내 담담하게 읽어 나갔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임채민 총리실장 등 총리실 주요 간부들도 배석했다. 김 후보자는 먼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국민께서 준 채찍을, 그 채찍을 스스로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무신불립은 ‘논어’에 나오는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에서 유래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진솔하게 말하려 했던 것이 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됐다”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관계 등 의혹들에 대해 거듭 부인했다. 그는 발표문을 읽고 두 차례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한 뒤 “사퇴를 결심한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떴다. ■ 天要下雨…“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가고 싶어하네” 어쩔수 없는 심경 트위터에 우회적 표현김 후보자는 사퇴 발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天要下雨 娘要嫁人(천요하우 낭요가인·하늘에서는 비가 내리려 하고 어머니는 시집가고 싶어 하네)’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주요종(朱耀宗)이라는 서생이 장원급제를 한 뒤 홀어머니 진수영(陳秀英)에게 열녀문을 지어드리기 위해 황제의 허락까지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스승 장문거(張文擧)에게 개가(改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요종이 “어머니가 개가하면 황제를 속인 죄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탄식하자 어머니는 비단치마를 풀며 “이 치마를 빨아 널어 내일까지 마르면 개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요종은 마른하늘에 비가 오겠느냐고 생각하며 동의했지만 갑자기 짙은 구름이 끼더니 폭우가 하루 종일 쏟아져 결국 어머니가 개가했다는 내용이다. ‘막으려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1971년 마오쩌둥(毛澤東)은 측근 린뱌오(林彪)가 자신을 암살하려다 발각돼 비행기를 타고 도주하자 이 구절을 인용하며 “어쩔 수 없으니 가도록 내버려 두라”고 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의 한 측근은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고, 하늘의 뜻은 곧 민심이라는 뜻에서 쓴 글”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16일 취임한 안상근 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도 조만간 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이틀째 개인사무실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26, 27일 이틀간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개인사무실 겸 숙소로 써온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오피스텔에 머물렀다. 한 측근은 “식사는 배달을 시키거나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밖에 나가지 않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측은 여권 내부에서 자진 사퇴의 목소리가 나오며 임명동의안 처리가 늦어지자 큰 부담을 느끼는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아침에 신문을 펴 보기도 싫을 정도”라고 토로했다.한편 김 후보자가 2006년 2월에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사실이 27일 확인됐다.2006년 2월 21일 경남 창원에서 경남대 경남지역연구원 주최로 열린 ‘꽃과 똥의 경영철학’ 출판기념회에서 당시 김 후보자는 경남도지사, 박 전 회장은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모두 9명이 함께 촬영한 사진인데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이 행사는 2006년 2월 22일자 경남신문에 실렸다.김 후보자 측은 “수백 명이 모이는 행사에서 단체 기념사진 찍을 때 우연히 함께 선 것”이라며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는 사진”이라고 설명했다.김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회장과 알게 된 시점을 “2007년 이후”라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2006년 10월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해 ‘말 바꾸기’란 비판을 받았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동영상=김태호 후보자,박연차 일면식도 없다}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후계구도를 안정시키기 위해 다급하게 중국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길에 이용한 특급열차 안에는 상당한 수준의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의료진 수십 명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위원장은 2008년 8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같은 해 10월부터 다시 공식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후유증으로 최근까지도 왼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고, 올해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왼쪽 다리를 절어 수행원이 부축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만성신부전증도 심각해 지난해 5월부터 인공 투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대북 단파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지난달 북한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호위사령부 산하 특수진료과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종합검진한 결과 길어야 3년밖에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김 위원장이 정밀검사를 받거나 고난도 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을 찾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일부 전문가는 근래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오판하고 화폐개혁과 외환통제 정책을 무리하게 실시하는 등 대내외 정책에 이상기류가 나타난 것은 김 위원장의 치매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김 위원장이 3개월 만에 다시 장시간 기차여행에 나선 것은 건강이 그만큼 양호하다는 증거라는 시각도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신석호 기자 kyle@donga.com김정일 방중▲2010년 8월26일 동아뉴스스테이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25일 공방의 초점은 핵심 의혹과 관련한 김 후보자의 말 바꾸기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에도 △‘박연차 게이트’ 관련 여부 △2004, 2006년 경남지사 선거자금의 출처 △재산증가 과정 및 ‘스폰서’ 존재 등 숱한 의혹 가운데 진위가 속 시원히 밝혀진 사안은 거의 없다. 이는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증인이 대부분 불참했고, 김 후보자 측이 즉답을 피해간 대목이 적잖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핵심 의혹 관련 말 바꾸기 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 서면답변과 청문회 첫날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첫 만남’을 묻는 10여 차례의 의원 질의에 “2007년 이후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25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6년 10월 3일 오후 1시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CC)에서 박 전 회장과 공창석 (당시) 경남 행정부지사, 이창희 (당시) 정무부지사와 골프를 쳤다. 맞는가, 아닌가”라고 묻자 “가을쯤 했다”고 시인했다. 정산CC는 박 전 회장 소유다. 그는 “기억이 잘…. 3, 4년 된 것이어서 정확히 기억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 기록에 그렇게 남아 있다면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오히려 “골프 한 번 쳤다고 절친하다고 어떻게 추론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로 이어진 김 후보자 인생에 있어 중요한 사람인데도 만난 시점을 모른다는 건 기억력이 아닌 도덕성의 문제”라며 “나이가 50도 안 된 분의 기억력이 정말 이렇다면 총리 자격이 없다. 나라 말아먹을 일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이 “후보자의 기억력에 화가 난다”며 “분명히 2007년에 처음 만났다고 하지 않았느냐. 언제냐, 기억 못하는가”라고 추궁하자 “2006년 선거(5월 31일 지방선거) 전에는 제 기억으론, 전혀 교류가 없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정옥임 의원도 “잦은 말 바꾸기는 사람의 인상을 바꿀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관련 무혐의 처분 사실을 통보한 사람이 누구냐는 추궁에 전날은 처음엔 ‘검찰간부’라고 했다가 ‘지인’이라고 수정했으나 이날은 “무혐의 처리됐다는 기사를 보고…”라고 말을 바꿨다. 2006년 도지사 선거자금 중 6억 원을 누가 빌렸는지에 대해서도 세 번째로 답변을 바꿨다. 전날 김 후보자는 “아버지 명의로 6억 원을 빌렸으며 신용대출로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가 오후 늦게 “3억 원은 부친 명의로, 3억 원은 김 후보자 명의로 빌렸다”(안상근 총리실 사무차장이 대신 답변)고 수정했다. 그러나 이날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부친이 6억 원을 모두 빌린 것이라고 다시 수정했다.○ 해외 여행경비 출처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07년 이후에만 본인이 8차례, 배우자가 7차례, 아들이 5차례, 딸이 3차례 사적으로 해외여행을 나갔다. 항공료와 숙박비, 기타 비용을 최소 비용으로 계산해도 여행경비가 7700만 원 정도 쓰였을 것”이라며 “생활비로 월 400만∼500만 원 썼다고 설명했는데 누가 여행경비를 부담했는지 밝히라”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2007년 이후 한 달 생활비로 평균 450만 원가량을 썼고 (생활비를 제외한 소득을 저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3억3000여만 원의 재산이 늘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에게 9500만 원을 빌려준 김 후보자의 형수 유귀옥 씨가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돈 관련 의혹을 푸는 데 소득은 없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차용증에 도장이나 사인이 없다”며 차용증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유 씨는 불쾌한 듯 “(김 후보자가) 나한테 줬을 때 펴서 보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걸 뭐 하러 줘요’라고 했다”고 맞받으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