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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서울 강서구 공항동 주민 정모 씨(42)는 23일 비에 젖은 가재도구 등을 골목에서 말리던 중 몇 가지 물건이 없어진 것을 눈치 챘다. 아침 일찍 밖에 내놓아 말리던 진공청소기와 검도 수련용 보호 장구가 사라진 것. 정 씨는 곧바로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물건이 없어진 시간이 오전 9시 반경으로 이른 시간인 데다 도난품 부피가 작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범인이 이웃 주민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 노인이 무거워 보이는 큰 가방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도 나왔다. 경찰은 신고 1시간 만에 정 씨 집 맞은편에 사는 주민 박모 씨(67)를 절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폐지 등을 고물상에 팔아 생계를 꾸려오던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에 많이 젖어 버리려고 밖에 놔둔 물건인 줄 알았을 뿐 고의로 훔친 것이 아니다”면서도 “내다 팔면 돈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집에 물이 차 추석 차례도 제대로 못 지낸 채 집안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웃이 물건까지 훔쳐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한숨만 쉬었다. 경찰은 24일 박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침수 피해 지역에서 비슷한 도난 사건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피해 지역의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수요일인 22일 정오경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한낮인데도 섭씨 20도 내외의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여 명이 굳게 닫힌 대사관 정문 앞에 모였다. 몇몇은 노란 조끼를 입고 있었다. 손에 ‘공식 사과’ 등이 쓰인 푯말을 든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제936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1992년 시작된 이후 일본 고베 대지진 희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딱 한 번 연기됐을 뿐 단 한 번도 취소된 적 없던 이 집회는 추석에도 이어졌다. 바람이 찬 데다 명절까지 겹치는 바람에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이번 집회에 나오지 못했다. 할머니들이 빠진 자리는 추석에도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촘촘히 메웠다. 노란 조끼를 입고 집회를 주관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4, 5명뿐이었다. 이들 외에는 “추석에 할머니들이 쓸쓸하게 집회를 하실까 봐 도와드리러 나왔다”는 사람들이었다. 한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찾아왔다는 학생도 있었고 일이 바빠 휴일에야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캐나다에 거주하다 명절을 보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공인숙 씨(73·여)는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인데도 아들 홍인기 씨(41) 및 세 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어린 손녀들이 살아갈 사회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더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집회가 계속 열린다는 사실이 해외에도 알려지면서 이날 행사에는 외국인도 다수 참가했다. 정신대 문제를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3개월간 아시아 각국을 돌며 취재를 하고 있다는 캐나다인 티파니 시웅 감독은 “정신대 피해 할머니가 훨씬 많은 중국은 이런 모임 자체가 없고 필리핀의 경우 모임은 있으나 관심은 거의 없다”며 “한국에서 이처럼 집회를 오래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관심이 많다는 뜻”이라면서 놀라워했다. 여행을 왔다가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친구 손에 이끌려 나온 한 일본인 청년은 “일본에서는 그동안 이런 일들에 대해 잘 몰랐다”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요집회는 내년 12월 8일 1000회 집회가 열린다. 사회를 맡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리자 한 참석자가 “일본이 하루빨리 공식 사과를 해 이 집회가 1000회까지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일본대사관을 향해 “일본 정부는 하루빨리 공식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30분간의 짧은 추석 집회를 마쳤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김영국 전 화원중 교장 영준 씨(사업) 영달 경기자동차과학고 행정실 과장 영직 프로야구 LG트윈스 수석코치 영광 씨(사업) 모친상·한상호 학교법인 한인학원 이사장 이광식 진명스탭스 대표 장모상=23일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25일 오후 1시 011-395-6432}
서울동부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건배)는 회삿돈 1898억 원을 횡령한 전 동아건설 자금부장 박상두 씨(49)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 등)로 기소된 김모 씨(55)의 항소심에서 1심대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을 전부 시인하고 반성한 점을 참작했으나, 박 씨의 도피자금 마련을 도와 국가의 형사사법 절차를 방해한 것은 무거운 죄”라며 김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박 씨와의 인간관계 때문에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이나,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회사 공금을 빼돌린 사실을 알면서도 도피를 도운 데다 그 대가로 상당한 금품을 받은 점에 비추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대준)는 17일 국회 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당직자를 강제 해산하는 데 항의하다 폭력을 행사하고 국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진)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던 1심을 뒤집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강 의원은 즉각 상고할 뜻을 밝혔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이 아닌 다른 법률을 위반한 때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이번 유죄 판결이 강 의원의 의원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국회 경위의 현수막 철거는 적법한 직무집행이었으며 방호원의 멱살을 잡고 흔든 것은 폭행으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며 “국회 사무총장실에서 보조탁자를 넘어뜨린 것도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강 의원은 소수 정당의 대표로서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항의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나 강 의원이 행사한 폭행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항의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고, 정식 절차를 통해 항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상된 물건의 가치나 상대방의 상해, 피해 정도가 크지 않고 대국민 사과를 통해 부적절한 행동을 사과한 점을 고려했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사무총장실에 난입한 행위에 대해서는 “강 의원이 흥분한 상태에서 사무실에 들어가긴 했으나 처음부터 폭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또 회의 중이던 국회의장실 앞에서 소리를 질러 공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강 의원은 선고 직후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월 미디어 관련법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농성하던 중 국회의장이 국회 경위 등을 동원해 민노당 당직자들을 해산시키자 국회 사무총장실로 가 집기를 쓰러뜨린 혐의(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폭력 사태를 초래한 국회 질서유지권이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해병대 사령부 소속 이모 상병(22)이 이르면 20일 의병제대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측은 17일 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군이 현재 이 상병의 전역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르면 20일 이 상병이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2일 이 상병이 국군수도병원이 아닌 외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을 허락하면서 이 상병의 보호자인 이모부 안모 씨(56)를 통해 의병제대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안 씨는 “제안을 받은 이후 의병제대 날짜 등에 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안 씨는 “가족들이 더는 (이 상병의) 군 생활이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지만 전역 절차가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상병 측은 이 같은 전역 계획이 공판 중 피고인 측 변호인을 통해 처음 알려진 점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편 이날 진행된 2차 공판에서는 증인 대부분이 출석을 거부해 심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군검찰과 피고인인 오모 대령(47) 측은 이 상병 당사자와 관계자, 목격자 등 총 6명의 증인을 신청했으나 이날 군사법원에 민간인 증인은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 군사법원은 마지막 증인 출석 시점인 오후 2시 반까지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자 공판을 종료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울릉도에서 칡소가 크고 있다. 시인 정지용의 시 ‘향수’의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는 구절에 나오는 얼룩백이(얼룩빼기가 표준어임) 황소가 칡소다. 울릉도는 한때 잊혀졌던 칡소를 복원해 사육하는 사업을 ‘섬의 미래’로 선정했다. 맑은 공기에서 약초를 먹고 자란 칡소를 고급 한우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새 명품 먹을거리’ 시리즈 첫 회로 울릉도 칡소를 소개한다. ■ 여야 지방행정체제 개편 19대 국회로 넘기기로1000년 이상 유지돼 온 중앙정부-도-시군-읍면동 행정체제를 새롭게 바꾸겠다며 여야 합의로 마련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이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논의만 무성했던 행정체제가 과연 달라지기는 하는 건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남의 행복이 싫어…” 묻지마 살인 충격TV를 시청하며 한가로이 주말 오후를 보내던 한 가정의 행복이 순식간에 풍비박산이 났다. 흉기를 들고 난데없이 뛰어든 한 괴한 때문이다. 남편은 숨졌고, 아내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시민 제보로 경찰이 한 달여간 추적한 끝에 붙잡힌 범인이 밝힌 범행 동기는? ■ 9·11테러 9주년… 갈라진 미국사회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테러에 3000여 명이 목숨을 빼앗긴 9·11테러가 일어난 지 9년이 흘렀다. 테러 현장인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엄숙하게 진행됐지만 뉴욕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슬람 모스크(사원) 건립 찬반 시위가 벌어지면서 미국이 둘로 갈라졌다. ■ 건강검진 받는 20대 는다는데… 필요성 논란20대 젊은이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5년 새 10%포인트나 늘었다. 그만큼 젊은이들도 ‘건강’이 화두인 셈이다. 하지만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비싼 검사까지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진을 통해 병을 발견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강도강간 혐의로 14년 6개월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올해 5월 출소한 윤모 씨(33). 그는 이렇다 할 직장을 구하지 못해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숙소에서 생활하며 일용직 근로를 해 왔다. 지난달 7일에도 오전 6시부터 인력시장에 나갔으나 일감을 구하지 못했다. 자괴감에 12시간 동안 양천구 일대를 방황하던 윤 씨는 막걸리 1병을 사들고 신정동의 한 놀이터에 주저앉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 윤 씨의 귀에 어디선가 행복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인근 다세대주택에서 나온 소리였다. 윤 씨는 갑자기 부아가 치밀었다. “전과자가 된 뒤 나는 취업도 제대로 못 하고 이렇게 비참하게 사는데 저 사람들은 저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술에 취한 윤 씨는 자제력을 잃고 배낭에 들어 있는 작업용 망치와 평소 가방에 넣고 다니던 길이 10cm짜리 과도를 꺼내들었다. 웃음소리가 난 집으로 달려간 윤 씨는 잠기지 않은 문을 열어젖혔다. 마루에선 주부 장모 씨(42)와 14세의 딸, 11세 아들이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다짜고짜 장 씨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친 윤 씨는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방에서 뛰어나온 장 씨의 남편 임모 씨(42)에게도 칼을 휘두른 뒤 곧바로 도주했다. 장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장기에 큰 상처를 입은 임 씨는 결국 숨졌다. 경찰은 초동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이 워낙 우발적으로 일어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윤 씨는 아이들을 해치지는 않았다. 돈이나 금품도 가져가지 않아 범행동기가 무엇인지부터 아리송했다. 수사는 저인망식으로 진행됐다. 2만5000명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일일이 분석하고 4000여 가구를 방문 조사했다. 140명의 유전자(DNA) 샘플도 채취했으나 모두 허사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6일 만인 지난달 13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시민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제보와 인근 폐쇄회로(CC)TV 900곳 중 34곳에서 찍힌 범인의 옷차림 등을 활용해 이달 11일 신정동 인근 거리에서 범행 당시와 같은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길을 가던 윤 씨를 발견하고 긴급 체포했다. 사건 발생 35일 만이었다. 경찰은 12일 윤 씨에 대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된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약 3000만 원의 유족구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끈 여민지(왼쪽)의 역할 모델은 최근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골을 몰아치며 한국을 3위로 이끈 지소연이다. 여민지는 “소연이 언니의 활약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동생 민지에게 보낸 언니 소연이의 응원 메시지를 들어보자. ■ 어느 대학원생의 특별한 노숙체험 72일지난겨울 경희대 대학원생 김준호 씨는 72일 동안 ‘서울역의 노숙자’였다. 노숙인 체험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편견이 있음을 입증하려고 했다. 그의 결론은 ‘공적인 공간을 그들 방식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 김 씨는 이 체험을 바탕으로 석사 논문을 썼다. ■ 흑진주 3남매만 남겨두고… ‘흑진주 아빠’ 황정의 씨(40)의 유해는 사망 하루 만에 서울 납골당에 안치됐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뜬 아내가 잠든 곳 바로 옆이다. 어려운 형편에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다. 먼 길 배웅은 아프리카 출신 엄마를 닮은 세 남매가 큰절로 대신했다. ■ 14일 신한금융 이사회 표대결 어떻게롤러코스터를 탔던 신한금융 사태가 14일 이사회 개최로 1차 시험대에 오른다. 아직까지 어떤 안건이 오를지, 표 대결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이다. 한국 금융권의 오점을 남긴 신한사태가 어떻게 정리될지 한국 경제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 中-日경제문제까지 충돌최근 중국의 대미(對美), 대일(對日) 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역학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영해 분쟁을 위시한 외교 문제를 넘어 경제 분야의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서해상 연합훈련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빠르게 호전되는 양상이다. ■ 신간 ‘여자가 섹스를…’ 리뷰‘애정을 증명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두통을 없애려고’…. 여성 1000여 명으로부터 ‘섹스하는 이유’를 듣고 심리학, 생리학, 정신의학을 동원해 그 심리를 파헤친 새 책이 나왔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카를 융 분석 심리학자인 이나미 씨가 이 책을 읽었다.}

어려운 형편으로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8일 부산 태종대에서 몸을 던진 ‘흑진주 아빠’ 황정의 씨(40)의 유골은 9일 오후 8시경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납골당에 쓸쓸히 도착했다.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내려간 부산에서 돌아오지 못할 길을 택한 지 하루 만이다. 태종대 절벽 아래 검푸른 바다에서 그는 사별한 아내의 얼굴이라도 보았을까.아프리카 가나 출신 엄마를 닮은 세 남매 도담이(12·여), 용연이(11), 성연이(10)는 아빠의 사고 소식을 듣고 8일 오후 급하게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첫째 도담이의 눈에 눈물이 간혹 맺혔을 뿐 아빠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용연이와 성연이에게는 먼 길을 오가며 쌓인 여독(旅毒)이 더 힘들었다. 아빠가 누워있는 관이 시커먼 화로 속으로 들어갈 때도 침착한 모습을 보여 지켜보는 어른들이 더 가슴 아파했다.황 씨는 원양어선 타던 시절 잠시 들렀던 가나에서 천생 배필인 로즈몬드 사키 씨를 만나 1997년 결혼했다. 다섯 식구는 행복했다. 하지만 2008년 4월 아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뜰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병원에서는 아내의 사인(死因)을 ‘내출혈’이라고 했다. 과로하면 생기기 쉬운 병이라고 했다.아내와 사별한 후 황 씨는 아이들을 엄하게 키우기 시작했다. 엄마 없는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고 씩씩하게 컸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처받았다. 짓궂은 학교 친구들은 세 남매를 ‘흑진주’라고 부르는 대신 ‘토인’, ‘깜신’이라고 놀려댔다. 울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다독이면서도 엄마 없는 아이들 마음을 보듬어줄 수 없는 황 씨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일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현실도 견디기 어려웠다.그래도 황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황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충격을 줬다. 아내를 마음에 묻을 때부터 황 씨를 도와줬던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목사는 “원양어선 선원으로 일했던 황 씨에게 부산은 고향 같은 곳이었을 것”이라며 “그곳을 찾아갔다면 몸도 마음도 더욱 힘들어졌다는 뜻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낮술에 취한 황 씨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짧은 말도 전하지 못한 채 모든 죄책감을 혼자서 끌어안고 바다로 몸을 던졌다.황 씨 친척들 중 한 집이 당분간 세 남매를 맡기로 했다. 내년 초 지구촌사랑나눔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국제다문화학교’를 개교하면 아이들을 이 학교 기숙사로 보내 공부시킬 예정이다. 황 씨의 유해가 저녁 늦게 도착한 납골당은 아내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아내의 유골함 옆에 황 씨의 유골함이 놓였다. 저승에서 다시 손을 잡은 엄마 아빠에게 이승에 있는 세 남매가 큰절을 올렸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에선 눈물샘이 터졌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해병대에 이어 국회경비대에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는 “올해 4월경 경비대로 전입해 온 진모 일경(21)을 선임병들이 집단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진 일경과 경비대 등에 따르면 부대 선임병들은 올 5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무반에서 소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 일경에게 부동자세를 취하라고 명령한 상태에서 바지를 벗기는 등 수차례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 일경은 “지휘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려고 했으나 선임병들의 강요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진 일경이 경비대를 방문한 부모의 요청으로 이달 6일부터 휴가를 나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진 일경은 현재 음낭 정계정맥류(음낭의 정맥이 팽창해 정자 수 감소를 초래하는 질환)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분열 증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경비대 측은 “가해자들이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예정”이라며 “혐의가 확인되면 가해자를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진 일경 가족은 “부대가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재단법인 행복세상(이사장 김성호)은 ‘우리 아이 세계로’라는 이름의 다문화장학금 100억 원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우선 재단 기금 1억 원을 출연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장학금은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선발해 유학비를 지원해 주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김성호 이사장은 이날 서울 한강 유람선상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함께 3박 4일간 진행한 ‘다문화 청소년 한국문화 탐방’ 행사 해단식을 하고 “다문화가정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다문화시대 성공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행복세상은 3일부터 다문화가정 청소년 70명, GKL 장학생 100명, 자원봉사자 30명 등 총 200명의 젊은이와 부산, 경북 경주·안동, 서울 등의 주요 유적지를 둘러보는 탐방 행사를 열었다. 후원 문의 행복세상 사무국 02-558-0001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외상 후 장애 증상을 보여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해병대 이모 상병(22)에게 국방부가 의가사(依家事)제대를 제안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이날 민간 위탁병원 치료를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여 이 상병이 계속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해병대 측은 최종 복귀일인 1일 오후 8시까지 이 상병이 소속 부대로 복귀하지 않아 휴가 미복귀자로 처리했지만 하루도 안 돼 이를 철회한 셈이다. 이 상병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국방부 측에서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 상병이 계속 외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상병은 위탁진료 허가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반경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했다가 정오경 치료를 받고 있는 민간 병원으로 돌아갔다. 또 이 상병의 가족들은 이날 국방부가 “이 상병의 상처가 크고 군인 신분으로 계속 외부에서 진료를 받는 점도 부담일 것”이라며 의가사제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이 상병 본인이 사건 발생 직후 ‘병역 의무는 완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신중히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심한 외상 후 장애 증상에 시달려 민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 상병(22)이 끝내 군무이탈자(탈영병)로 처리됐다. 해병대사령부는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상병이 부대에 복귀한 뒤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을 통보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 상병이 외부 진료를 받은 기간(42일)을 휴가로 처리해 왔으며, 휴가가 끝나는 1일 오후 8시까지 이 상병이 복귀하지 않아 휴가 미복귀자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상병의 보호자 안모 씨(56)는 “현 상태로 부대에 복귀하면 (이 상병이) 자살을 기도할 수도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부대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이 상병은 군복이나 인식표 등 군 관련 물품만 봐도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극심한 외상 후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 상병의 주치의는 “증상이 매우 심해 심리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병대가 이 상병 체포를 강행할 경우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측은 “군무이탈자 체포는 적법한 과정에 따라 이뤄지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은 “이 상병을 체포할 계획은 없다”며 “필요하면 수도병원 복귀 후 진단 절차를 거쳐 외부 위탁 진료를 의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군인권센터 측은 이날 ‘부대 복귀 후 치료’ 견해를 고수하고 있는 해병대 측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가 겉으로는 ‘이 상병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런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 측도 “군 법무관들이 외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군 당국을 설득하는 등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을 텐데 이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상병이 민간 위탁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취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청소년들을 위한 해병대 여름캠프}

“이건 예전 교과서에서 봤던 ‘북한 삐라’ 같은데요?” 직장인 이모 씨(31)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인 트위터에서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가 한 컷짜리 시사만평(漫評) 몇 개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씨는 “만화가 하나같이 미국이나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삐라 형태였다”고 말했다.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가 최근 대남 트위터 홍보 방식을 바꾼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간단한 선전문구와 함께 인터넷 주소를 올려놓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디지털 삐라(전단)’에 가까운 만평과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사진을 주로 올리고 있는 것. 만평이나 사진은 트위터 글과 함께 첨부돼 전달되기 때문에 굳이 관련 사이트를 열어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우리민족끼리가 만평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모리간상배의 궤변’ ‘가련한 노새’ ‘공시문’ 등 3개가 올라 왔다. 이어 25일 ‘전쟁도발자의 말로’, 30일 ‘한방 더 쏴야겠네’ 등 총 5개가 게시됐다. ‘가련한 노새’는 노새로 표현된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금융제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것으로 표현돼 있다. ‘한방 더 쏴야겠네’는 안중근 의사가 “리완용을 찜 쪄 먹을 네×도 한방 더 먹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 밖에 북한의 풍경사진 등도 15개 정도 해당 트위터에 게시됐다.경찰청 보안국 관계자는 “북한의 체제 홍보 전략이 계속 진화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웹 주소는 남한에서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짤막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삐라’ 형태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우리민족끼리 외에 ‘평양DPRK’ 등 다른 체제홍보 계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의 대남 접속을 차단한 후 다른 계정의 차단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9일 ‘우리민족끼리’에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조치를 의결했지만 31일에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해당 트위터에 접속할 수 있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웹 기반의 인터넷 주소 차단과 달리 스마트폰 트위터 프로그램은 개별적으로 구성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고 있어 접속 차단이 쉽지 않다”며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차단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동영상=자유통일 기원하며 풍선어뢰 쏘다}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25일 소속 부대 장교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병사에게 해병대사령부가 부대 복귀를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려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해병대 법무관이 내놓은 해명이다. 피해자인 이모 상병(22)의 주장과 달리 자체조사 결과 △성추행은 네 차례가 아닌 세 차례였고 △성추행의 수위가 이 상병 측 주장보다 낮았으며 △사건 이후 이 상병이 자살을 기도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병대의 이 같은 해명은 모두 ‘성추행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없는 내용이다. 이 상병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없거나 성추행 수위가 낮다고 해서 이 상병이 현재 심한 수치심과 외상 후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 상병을 치료하는 주치의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성추행 횟수가 다르다”는 해명은 오히려 가해자인 오모 대령이 성추행을 실제로 했음을 인정하는 것일 뿐이다. 스스로 잘못을 시인해 놓고도 해병대사령부 측은 “이 상병이 다음 달 1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탈영병으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엄중한 조치를 취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는커녕 피해자의 규정 위반을 문제 삼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이 상병의 보호자인 이모부 안모 씨(56)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군 당국에서 계속 연락해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고 사건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면 될 텐데 군 당국은 한 달이 지나도록 엉뚱한 얘기만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오 대령의 성추행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강제로 끌어안고 입을 맞추거나 옷을 벗긴 뒤 중요 부위에 손을 대는 등 피해사실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역겹고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도 이 상병은 가해자인 군 당국으로부터 ‘탈영병’으로 몰리는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해병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소리 높일 만큼 해병대의 자존심과 자긍심은 남다르다. 그러나 이번 일로 61년 해병대 역사와 70만 해병대 전우들의 명예에 큰 상처가 생겼다. 대한민국 청년들과 부모들이 이번 소식을 접하고도 계속 해병대를 믿고 당당히 지원할지부터 걱정이다. 지금 해병대가 취해야 할 태도는 마치 트집 잡듯이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를 엄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다.이원주 사회부 takeoff@donga.com}
소속 부대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치료를 위해 민간 병원에 입원한 해병 2사단 이모 상병(22)에 대해 군부대가 “다음 달 1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탈영병으로 간주하겠다”며 복귀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상병은 해병 2사단 본부대대 소속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지난달 10일 참모장인 오모 대령에게 성추행을 당한 이후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외상 후 장애 증상까지 보여 지난달 13일부터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방부는 문제를 일으킨 해병 참모장을 수사 중이다.○ 군, ‘탈영병으로 간주하겠다’ 25일 군인권센터와 해병대사령부 등에 따르면 이 상병은 성추행을 당한 후 지난달 13일부터 성폭력 연계 치료 프로그램이 있는 민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해병 2사단 측은 지난달 13일부터 이 상병을 휴가자로 처리해 치료를 위한 청원휴가 30일, 위로휴가 2일, 상병 정기휴가 10일 등 총 42일의 휴가를 쓰도록 했다. 이어 휴가 기간이 이달 23일 끝나자 다시 병장 정기휴가 9일을 앞당겨 쓰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상병은 다음 달 1일이면 더는 쓸 수 있는 휴가가 없어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 해병대사령부 측은 “복귀하면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군 측은 “국군수도병원에 정신과가 설치돼 있고 군의관들은 외상 후 장애 증후군 치료 경험도 있다”며 “이 상병은 수도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상병 측, ‘군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상병의 보호자인 이모부 안모 씨(56)와 이 상병을 면담한 군인권센터 측은 “상담 등을 통한 정신적 치료 프로그램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이 상병의 상태가 심각하다”며 “복귀 명령은 가혹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김태영 국방부 장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등에게 정신과 전문의 의견서를 첨부한 장기민간위탁치료 허가 요청서를 보냈다. 이 센터가 첨부한 전문의 의견서에는 “이 상병이 현재 상태로 군에 복귀하면 증상이 악화돼 자해나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병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측은 “국방환자관리훈령의 상위법인 군인복지기본법이 민간 의료기관에서 치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외부치료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 상병은) 고교 재학 중 성적 우수학생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고, 대학에서도 입학이후 군 입대 직전인 2학년 1학기까지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며 “그 똑똑한 아이가 지금은 남자와 조금이라도 신체가 닿거나 군용품만 봐도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사령부 소속의 한 법무관은 “해당 병사의 성추행 진술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특히 사건 후 자살을 시도했다는 등의 진술에 대해서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조건 고개 숙이기’와 ‘동문서답’ 작전으로 일관했다. 여야 의원들은 12시간여 동안 무려 일흔 번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존재하는지를 물어봤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초점을 비켜가기로 작심하고 나온 듯 “송구스럽다”는 말만 24차례 반복했다. 일부 질문에 대해선 주제와 무관한 답변을 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조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 시절에 의해(중용된 덕분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을 발판이 된 것 아니냐.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백원우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왜 당당하게 말을 못하느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최규식 의원은 “나라를 흔들어 놨으면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문학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대해) 구체적인 금액이 얼마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동영상) 발언 전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조 후보자의 답변 태도에 일부 야당의원들은 흥분해 삿대질까지 하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격한 표현도 나왔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차명계좌와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 등을 거론하며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장세환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비하발언을 두고 시중에서는 애완동물도 주인에게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안경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장 의원에게 “극단적인 표현은 자제해 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은 모든 역사적 사건을 캐비닛에 묻었고, 노 전 대통령의 한은 국민의 가슴에 묻었다”며 “(노 전 대통령 사건은) 그래서 역사적 사건이 되지 않고, 신화가 돼 버렸다. 노 전 대통령을 신화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신화가 되면 정치적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고 사회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갖은 억측 등이 난무한다”며 “특검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밝힐 건 밝혀야 한다.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결단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조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취지의 말이 아니었겠는가”라며 “조 내정자의 발언이 충격적으로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17회)지만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적극 도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23일 논란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족 여러분과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선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차명계좌 발언을 한 근거를 묻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켜가면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만 말했다.조 후보자가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의 근거와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대해 침묵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은 검찰 수사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조 후보자를 노 전 대통령과 유가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한 상태다.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이 “국회에서 특검을 결정한다면 나와서 정확하게 발언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사퇴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특사 역할과 관련해 “특별한 사안에 대해 특별한 임무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보건복지위 인사청문회에서 “영리병원 도입 추진을 앞장서서 막을 것이냐”는 민주당 주승용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이해해도 좋다. 현 정부 임기 중에는 영리병원을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국회에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열렸으나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4, 25일 이틀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이원주 기자 ▲동영상=조현오 인사청문회, 격분한 ‘야’의원}

민주당 등 야당은 24, 25일 양일간 열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 문제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2009년 검찰수사 당시 김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 “여종업원 조사 안 한 채 내사 종결” 김 후보자는 경남지사 시절인 2007년 4월 출장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한인식당인 ‘강서회관’에서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은 식당 사장 곽현규 씨로부터 박 전 회장의 돈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6월 9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당시 곽 씨가 김 후보자 외에도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식당을 찾은 이광재 강원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 등에게도 각각 수만 달러를 건넨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었다. 곽 씨는 검찰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만 “직접 돈을 주지 않고 식당 여종업원에게 그가 오면 주라고 맡겨 놨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 2명은 지난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종업원을 조사한 적이 없다”며 “여종업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없어 김 후보자를 결국 무혐의로 내사 종결했다”고 말했다. 진실 규명의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 없이 사건이 일단락된 것이다. 일반적인 사건이라면 핵심 증인에 대한 조사 없이 내사종결할 경우 검찰예규 위반이 된다. 법조계에선 여종업원이 조사를 받을 때까지는 김 후보자의 ‘내사 중지’ ‘기소 중지’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검찰이 여종업원의 신병 확보를 위한 기본절차인 ‘미국에의 사법공조 요청’ 조치를 취했는지도 의문이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검찰이 사법공조 요청을 했는지를 답해달라고 16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22일 현재까지 침묵하고 있다. ○ “다른 사람들에 대해선 항소 했는데…” 이 지사와 서 의원의 ‘박연차 돈 수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항소했다. 이 지사와 서 의원의 1심 판결에서 법원이 ‘박연차 돈 수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는 검찰이 같은 혐의를 받은 김 후보자에 대해 무혐의로 내사종결한 것과는 모순이 되는 대목이다. 한편 진실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뉴욕 강서회관 전 사장 곽 씨는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곽 씨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2008년 9월 1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것으로 법무부에 기록돼 있으며 한국의 주민등록도 이때 말소됐다. 그는 하지만 이 즈음부터 경기 용인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지배인을 두고 몇 달에 한 번씩 들르는 정도였으며, 올 3월에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곽 씨의 주소지를 파악하지 못해 이 식당으로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으나 곽 씨는 이를 수령하지 않았다. 한편 김 후보자는 22일 총리인사청문특위 위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박 전 회장과는 경남지사 시절인 2008년 이후 지역 경제인들과 몇 차례 골프를 친 적이 있다”고 밝혔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