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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직접 쓰는 행위에는 심오한 심리학적 배경이 있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가 마음의 평온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잡념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도 잊게 만든다. 이 때문에 디지털 시대에도 필기구는 살아남았다. 최근 이 필기구가 더욱 진화하고 있다. 몽블랑은 종이에 쓴 내용을 디지털 기기로 옮길 수 있는 ‘어그멘티드 페이퍼’를 개발했다. 손글씨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로 쉽고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직접 써봤다. 접목된 기술은 고난도이지만 사용법은 굉장히 쉬웠다. 전용 케이스에 노트를 끼우고 몽블랑의 스타워커 볼펜으로 글씨를 쓴다. 그러면 스마트폰 앱(몽블랑 허브)으로 2, 3초 만에 손글씨가 전송된다. 이 내용은 PDF파일이나 문서로 전환도 가능하다. 제롬 랑베르 몽블랑 대표는 “기존에 스마트 기기에 직접 쓰는 기술은 나왔지만 우리는 더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으려 했다”며 “비록 종이에 써내려 가는 느낌은 따라갈 수 없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작업과 생각을 공유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어그멘티드 페이퍼의 가장 큰 장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손쉬운 전환이었다. 영어, 독일어, 중국어 등 12개 언어의 손글씨를 인식해 모바일로 전송하고 디지털로 변환해 검색과 편집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8시간 지속되며 100페이지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가격은 85만 원이다. 몽블랑 관계자는 “회의 등 업무를 할 때는 기록한 것을 디지털 기기로 옮겨야 때가 많은데 어그멘티드 페이퍼는 이에 대한 걱정을 없앴다”며 “아날로그적인 느낌도 살리면서 다양한 업무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 성분이 포함된 치약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성분이 발견된 ‘메디안’ 등 11개의 치약 제품들을 구매일자, 본인 구매, 사용 여부, 영수증 소지와 관계없이 전량 교환·환불한다고 27일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약에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아모레퍼시픽 치약에 들어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교환·환불은 가까운 판매처나 아모레퍼시픽 고객센터(080-023-5454), 구입 유통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받을 수 있다. 26일 식약처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에서 치약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을 뿐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가습기 살균제에서 시작된 공포가 치약으로 번진 것이다. 김성모 mo@donga.com·황성호 기자}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서류 마감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마감일인 10월 4일까지 전략 노출을 꺼리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3차 사업자 선정은 과열 양상을 보였던 지난해 1, 2차 사업자 선정 때와 확연한 온도 차가 있다. 신규 면세점들이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들이 여전히 면세점 사업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업태에 비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맞물려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3년 23억4290만 달러에서 2014년 24억5180만 달러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27억257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 칼 가는 SK·롯데 지난해 말 사업권 재승인을 받지 못해 매장 문을 닫은 롯데와 SK네트웍스는 재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곳 모두 오랜 기간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과 판매 시설, 운영 시스템 등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27일 SK네트웍스는 최근 워커힐면세점 투자 계획을 논의하는 이사회에서 최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드시 특허를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난해 면세 특허를 잃은 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공격 경영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강조했던 선친(최종건 SK그룹 선대 회장)의 철학을 되새겨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커힐면세점을 다시 열면 호텔과 면세점을 합쳐 3년 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시내면세점 재도전을 위해 기존 워커힐면세점 사업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천공항 물류센터와 전산처리 시스템 등을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에 매각했지만 면세사업부 내 담당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며 사업권 재탈환을 준비해왔다. 롯데면세점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식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응찰을 위한 작업을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올린 월드타워점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은 상태다. 애초 연말에 발표될 면세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6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면서 사업권 재탈환은 안갯속에 빠졌다. 롯데면세점은 계열사 사업이 그룹 수사와 연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서 브랜드 협상력과 가격 경쟁력 등을 갖췄다는 이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영업매장, 물류센터, 전산시스템, 전문 인력 등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릴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입지 선정도 ‘쉬쉬’하는 도전자들 재도전에 나선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찌감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역으로 최종 선정하고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차 사업자 선정에만 참여하고 2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가까운 입지로 관광객의 쇼핑이 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관광객들을 고려해 강남지역에도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밝힐 뿐 구체적 전략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아이파크타워를 사실상 후보지로 확정하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영등포 일대를 유력한 후보지역으로 고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입찰 참여 여부조차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입찰 참여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규 면세점 가운데서도 매출이 뒤처지는 업체들은 입찰 참여 여부를 밝히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두타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는 “아직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이랜드그룹도 마지막까지 입찰 참여를 고심 중이다.최고야 best@donga.com·김성모 기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내 최대 할인행사인 ‘2016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가하는 업체가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휴대전화가 처음으로 할인 품목에 포함되고 전국 전통시장 400여 곳도 동참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9월 29일∼10월 9일)에 이날 오전 기준으로 217개 업체가 할인행사 참여를 등록했다. 이는 지난해(92개)보다 참여 업체 수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휴대전화도 처음으로 할인 품목에 이름을 올린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 등 제조사는 공급가격을 대폭 낮추고 통신사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규정된 최대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28일 오전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소기업청은 전국 전통시장 400여 곳과 나들가게 1200곳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동참해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국 광역시도별로 1곳씩 선정된 거점시장은 할인행사와 함께 관광·문화 공연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온누리 마켓’ 입점 5개몰(527개 점포, 2만여 개 품목)도 최대 40% 할인 및 구매고객 경품 행사를 연다. 롯데마트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해 총 3500여 개 제품을 10월 12일까지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특히 소비자 물가지수 품목 중 가격이 많이 오른 생필품과 인기 상품들 위주로 세일한다.정민지 jmj@donga.com·김성모 / 세종=손영일 기자}

“중남미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올렸습니다. 중남미는 제약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면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곳입니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84·사진)은 2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고혈압 치료제 수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보령제약은 멕시코 제약 업체인 스텐달에 고혈압 복합 치료제 ‘듀카브’, ‘투베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2723만 달러(약 302억 원) 규모다. 간담회에는 김 회장과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카를로스 아레나스 스텐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이 진행된 코엑스에서는 ‘고혈압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고혈압학회가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이 행사의 메인 후원사다. 김 회장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학회가 열렸을 때 ‘언젠가는 카나브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렇게 큰 행사도 후원하고 계약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와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투베로는 2010년 국내에서 허가받은 보령제약의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후속 작들이다. 이번 계약으로 ‘카나브 패밀리’는 칠레, 우루과이 등 중남미 25개국에 공급된다. 기존에 카나브와 이뇨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는 멕시코 등 중남미 13개국에 진출해 있었다. 이로써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들은 총 3억7530만 달러(약 4165억 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보령제약은 중남미를 넘어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7∼12월) 중에는 러시아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1∼6월) 중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 사를 찾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롯데홈쇼핑의 신규 브랜드가 대박을 터뜨렸다. 롯데홈쇼핑은 신규 브랜드 ‘LBL(Life Better Life)’이 24일 진행된 방송에서 3시간 동안 110억 원어치의 주문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롯데홈쇼핑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날 방송에서 롯데홈쇼핑은 ‘지블리노 코트’, ‘스페인 토스카나 코트’ 등 LBL의 의류 상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홀가먼트 롱니트(13만9000원)’ 제품은 방송 전부터 사전주문이 몰려 방송 시작 5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리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성과의 비결로 높은 품질을 꼽았다. 이 브랜드를 내놓기 위해 롯데홈쇼핑은 1년 동안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명 패션업체를 직접 찾아 기획부터 제작까지 함께했다. 가죽, 양털 등은 버버리와 프라다에 제품을 납품하는 스페인의 ‘라도마’, 울은 3대째 캐시미어와 천연 울 소재만 사용하며 아르마니, 펜디 등에 소재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방직회사 ‘브레스키’와 협업해 제품을 만들었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 해외 유명 패션업체들과 협업하는 등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2014년부터 조르쥬레쉬, 샹티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단독으로 선보인 패션 브랜드로만 6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홈쇼핑 패션 매출 중 15∼20%를 차지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올해 6월 현대백화점 가전 바이어들은 아이디어 회의를 열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석 달 앞두고 특가 상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미국산 ‘월풀’ 전기레인지 등 일부 인기 제품을 아예 직접 사들여 싸게 팔기로 했다. 이 백화점의 이혁 마케팅팀장은 “지난해보다 준비 기간이 넉넉했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대한 절실함 때문에 많은 협력사가 참여 의사를 밝혀 세일 상품의 질과 양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2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 대한 유통업체의 기대는 크다. 25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750여 개, 현대백화점은 5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 올해에는 백화점이 직접 수입하거나 제조하는 상품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백화점은 한섬,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등 소비재 계열사가 함께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연합대전’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서울 천호점에서 다음 달 7∼9일에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한섬, 현대그린푸드, 현대렌탈케어 등 6개 계열사가 모여 의류와 식품, 가구 등을 최대 70% 할인해 판다. 또 백화점 주변 전통시장 11곳과 손잡고 관광객을 끌기 위한 공동 마케팅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유통 전문그룹으로서 내수 활성화와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 주도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홈쇼핑, 한섬, 리바트 등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계열사가 모두 참여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행사가 눈에 띈다. 2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강남점, 본점, 부산 센텀시티점 순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 행사를 릴레이로 연다. 신세계가 직접 수입하는 패션 의류 및 액세서리의 이월 상품 200억 원어치를 최대 80%까지 할인해 판다. 또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피에르아르디 등 직수입하는 해외 패션 브랜드의 신상품을 10∼20% 할인해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통 큰 경품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분양가 7억 원 상당의 롯데캐슬 아파트(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와 연금 4억 원 등 11억 원어치의 선물을 1등 당첨자에게 준다. 최근 구매 고객에 대한 경품 상한액 규제가 없어진 후 백화점업계에서 처음 나온 10억 원 이상의 고가(高價) 경품이다. 2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구매 영수증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할인 행사 내용이 알차지만 의류 제조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작년에 팔다 남은 이월 상품 할인전이 많고 신상품 세일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할인 폭이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11월 말인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는 패션 및 명품 회사들이 연말 세일을 시작하는 시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행사 시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성모 기자}

홈플러스는 최근 생일 날짜를 고쳤다. 홈플러스는 창립일을 삼성물산과 테스코가 합작한 1999년 5월에서, 1호점(대구점)을 만든 1997년 9월 4일로 바꿨다. 올해 초 취임한 김상현 사장이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경영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7살이 아닌 19세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자는 뜻과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체질 개선에 나선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상품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형 마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격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이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상품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품질 관리가 뛰어난 농가를 ‘신선플러스 농장’으로 육성했다. 전북 김제에서 천적 농법으로 키운 ‘친환경 파프리카’가 그 예다. 또 문화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5월 문을 연 서수원점의 ‘풋살파크’는 국제 규격 실외 구장 2개와 실내 구장 2개 등 전문 풋살 구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지역 주민과 유소년 축구팀 등에 개방했다. 이 외에도 ‘PUB 레스토랑’, ‘도요타 자동차 매장’ 등 새로운 공간을 계속 마련하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부문은 공정 거래문화의 정착이다. 김 사장은 5월부터 협력회사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막는 ‘무관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공정한 거래를 위해 ‘공개 입찰 제도’도 도입했다.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도록 업체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바꾼 것이다. 김 사장은 “올해 회사의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서랍장은 벽에 고정해서 써야 안전합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타임스퀘어에서 한국 내 사업성과를 설명하고 주방용품을 새로 선보이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현장은 각종 주방용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케아가 이 행사에 꽤 신경을 썼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올해(지난해 9월∼올해 8월) 이케아코리아의 매출액은 3450억 원으로 작년보다 17% 늘었으며 이달부터 식기와 주방용품 판매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7∼12월)에 경기 고양시에 2호점을 낼 계획도 발표했다. 이케아코리아는 한국에서 성과가 좋고, 사업도 확장한다는 내용이 널리 홍보되길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들의 관심은 최근 ‘늦은 리콜’로 논란을 빚었던 서랍장 문제에 더 쏠려 있었다. 이케아는 북미 지역에서 서랍장이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로 어린이들이 숨지면서 올 6월 3600만여 개의 서랍장을 리콜 결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리콜을 거부하다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리콜을 권고하자 뒤늦게 조치를 취했다. 기자들이 그 이유를 묻자 슈미트갈 대표는 뚜렷한 답변 없이 벽에 고정하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이다. 사과 없는 해명이 이어졌다. 슈미트갈 대표는 “자체 조사를 통해 15종을 리콜 품목에 추가했다”라면서도 “서랍장을 벽에 고정했을 때 단 1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서랍장 전도는 가구업계에 만연한 문제”라고 변명했다. 2014년 말 이케아는 ‘SEA OF JAPAN(일본해)’이 표기된 세계지도(프레미아)를 판매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에 책정된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는 가격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리콜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깨져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과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울 리 없다.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듭니다.” 이케아가 강조하는 이 슬로건처럼 ‘더 좋은 생활’은 자신에 대한 반성과 진솔한 사과로부터 비롯된다. 이케아가 이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김성모·소비자경제부 mo@donga.com}

“JW그룹의 C&C신약연구소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쏟아내는 화수분이 될 것입니다.”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JW그룹의 혁신신약 후보물질 공개현장에서 이경하 JW그룹 회장(53)이 밝힌 포부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JW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처음 언론 앞에 등장했다. 기자간담회를 겸한 이날 행사에서 이 회장은 유방암 표적항암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특화된 면역질환치료제 등 2종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유방암 치료물질은 기존에 없던 신약물질이다. 유방암의 25%는 호르몬과 관계없는 비(非)호르몬성으로 이를 ‘삼중음성 유방암’이라고 부른다. 이 유형의 유방암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 JW그룹이 발견한 물질이 바로 이 유형의 유방암 치료에 적합하다. JW그룹 관계자는 “비아그라처럼 세상에 없던 물질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라고 자평했다. 또 지금까지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염증 치료제와 가려움증 치료제를 따로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물질이 약으로 개발되면 두 질환을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JW그룹은 내년에 일본 주가이제약과 협의해 이 두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이와 별도로 후보물질 제조 기술을 해외 제약사에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JW그룹에 따르면 이 모든 연구는 C&C신약연구소가 주도했다. JW그룹과 주가이제약이 1992년에 절반씩 투자해 만든 연구소다. 현재 JW그룹은 두 후보물질 외에도 줄기세포치료제 등 총 8종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태다. 연구소 설립 후 24년간 기초연구에만 1200억 원을 쏟은 결과다. 이 회장은 “20년 넘게 기초연구에 투자한 제약사는 JW가 유일할 것”이라며 “우리가 최초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한 셈”이라고 자부했다. 2012년에는 연구소에 ‘코어 테크놀로지 플랫폼’도 구축했다. 각종 질환과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놓고,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검증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실험을 직접 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를 예측할 수 있어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박찬희 C&C신약연구소 탐색연구센터장은 “보통 탐색에서 동물실험을 거쳐 후보물질에 도달하기까지 8∼10년 걸리지만 이 DB 덕분에 신약 개발에 착수한 지 6년 만에 결과물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적인 롤 모델을 만들었다”며 “기존 신약을 개량하는 게 아니라 진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제약사 매출 늘어도 수익 주는‘실속 없는 장사’ 많은 상황전통의 제약사들 앞장서서신약 R&D 비용 대폭 늘려업계구조조정과 함께다양한 연구로 밝은 ‘미래’ 예약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제약업체들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이를 두고 ‘실속 없는 장사’라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수출 대박 이후 업계가 공격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제약업체들이 투자를 늘리고 자사의 약을 만들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제약업체 관계자도 “판매관리비를 줄여 R&D에 쏟아부을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고 말했다.공격적으로 R&D에 투자 지난해 한미약품(1조3175억 원)과 녹십자(1조478억 원)는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겼다. 유한양행(1조1287억 원)을 포함해 국내 ‘1조 원 트로이카’를 이뤘다. 상위권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 흐름을 이어나갔다. 10대 제약사들의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평균 13.9%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 1위는 유한양행(6047억 원)이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늘었다. 한미약품은 6.9%, 녹십자는 12.4% 증가했다. 종근당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보다 41.9% 매출이 뛰었다. 이처럼 상위 10대 제약사 대부분이 작년보다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위권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줄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영업이익이 각각 5.0%, 7.8% 줄었고, 녹십자는 25.6% 줄었다. 이는 신약 개발을 위해 업체들이 R&D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업계는 상반기 R&D 비용을 작년보다 최대 30% 더 늘리는 등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4∼6월) R&D 투자를 작년 동기 대비 25% 늘렸다. 이 기간 녹십자도 20% R&D 투자를 늘렸다. 한미약품도 2분기 매출(2345억 원)의 17.2%(403억 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과 상품 매출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업계가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상위권 업체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신약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업체들 신약 개발에 박차 올해 2분기에 분기 최초로 200억 원이 넘는 R&D 비용(203억 원)을 투자한 유한양행은 2018년까지 혁신신약 3개 이상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26개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7개는 임상 2상과 3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대사·내분비, 면역·염증, 항암제 등 3대 질환군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7월 중국 제약회사 뤄신에 폐암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수출(1350억 원 규모)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4가 독감 백신(4가지 독감을 예방하는 백신)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를 내놓았다. 올해 초에는 수출을 목표로 1인용 싱글도스, 10인용 멀티도스 등 제형을 다양화해 선보이기도 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그동안 백신으로 1600억 원이 넘는 수출 성과를 올렸다”며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도 백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업체는 백신 사업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에 4000억 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2012년에는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공장(L하우스)를 짓기도 했다. 이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1억4000만 도스에 달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SK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가 세포배양 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의 시판을 허가받았다. 세포배양 방식으로 4가 독감 백신을 만든 것은 SK케미칼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B형 간염, 수두, DT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등 다양한 백신을 가지고 있다. 종근당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혁신신약은 최근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종근당은 내년 헌팅턴질환 치료제 ‘CKD-504’의 해외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항암제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종근당은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차세대 항암제 ‘CKD-516’ 경구제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대장암을 대상으로 임상 1,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일동제약도 간염, 암, 치매 등 만성·난치성 질환의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시포비어’의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표적항암제(IDF-11774, IDX-1197)도 개발중이다. ‘기업활력법’으로 성장 기대하는 제약협회 한편 한국제약협회는 지난달 13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이 시행되면서 일본의 ‘다케다’ 같은 제약기업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활력법은 공급과잉 업종에 속한 기업이 빠르게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기업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M&A)과 관련된 규제를 없애고 지원하는 법안이다. 제약협회는 이를 업계의 인수합병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달 19일 제약협회는 관련 내용이 담긴 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협회는 “일본도 산업활력재생특별조치법이 1999년 도입되고 기업 간 M&A가 활발해지면서 제약기업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R&D에 집중하고 신약을 개발하기 시작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 이전의 일본과 비슷하다”며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신약이 계속 나오면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다케다 같은 업체가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제약업계는 군소업체가 난립해 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제조업체는 851곳이며 이 중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307곳에 불과하다. 매출 100억 원 미만인 곳이 148곳이나 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에 의존하거나 외국계 제약사의 약을 대신 판매하는 상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돼도 큰 변화가 없을 거란 의견도 있다. 복제약과 수입약 판매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소 제약사들이 인수합병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만 만들어도 충분히 사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처럼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재계 5위 롯데가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 공백 위기를 맞게 됐다. 롯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196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올 것이 왔다’며 신 회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올까 숨죽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경영 공백뿐 아니라 일본 경영진의 지지를 잃고 자칫 한국 롯데의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갈까 초조해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신 회장의 소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국내외 18만 명이 종사하는 롯데의 미래 역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이 힘을 모으겠다”며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의 컨트롤타워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해외 신사업은 올스톱된 상태다. 그간 신 회장은 ‘한일 원리더’ 체제를 확실히 다지고, 2018년까지 아시아 10위권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2018 비전’을 제시하며 사업 확장에 매진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올해 6월 미국 루이지애나의 롯데케미칼 공장 기공식에서 돌아온 후부터 출국금지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미국 석유화학 기업 엑시올 인수, 롯데면세점의 미국 면세점 인수도 없던 일이 됐다. 신 회장은 이달 2, 3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도 초청을 받았지만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러시아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롯데 관계자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유통 및 호텔사업 확장을 논의할 좋은 기회였다”며 “거의 한두 달에 한 번은 해외에 나가 사업 기회를 모색했는데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구속 시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이 어려운 점도 롯데의 고민거리다. 신 회장은 7, 8월 열린 이사회에도 불참했다. 그룹 내에서는 일본 경영진의 지지를 잃게 되면 한국 롯데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가와이 가쓰미(河合克美) 상무 등 일본 경영진의 지지 덕분이었다.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와 롯데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0%)가 그들의 영향력 아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구속될 경우 본인이 사퇴하거나 해임되는 문화가 있다”며 “만일 신 회장이 구속된다면 일본 경영진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구속 시) 종업원지주회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일본 경영진은 재판 과정까지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또 최대주주가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장악한 광윤사라 일본 경영진이 나서기에는 복잡한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성모 기자}
‘지진 공포’에 재난용품이 뜻하지 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쇼핑몰과 대형마트들은 최근 소방안전용품, 누전차단기 등 재난용품의 판매가 급증했다고 20일 밝혔다. 12일 경북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데에 이어 19일 저녁에도 또 한 차례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불안해진 사람들이 관련 제품을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 달(8월 20일~9월 19일)간 재난용품의 판매가 지난해 동기보다 15% 이상 늘었다. 안전설비로 분류되는 소방안전용품(61%), 누전차단기(20%), 천막(69%), 보조가방(592%), 안전로프(20%) 등이 잘 팔렸다. 헬맷(15%)과 스포츠테이프(54%), 파스(471%) 등 신체보호 제품들도 판매가 껑충 뛰었으며 비상식량인 생수와 봉지라면도 지난해보다 각각 221%, 30% 더 팔렸다. G마켓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지진대응매트, ‘가구쓰러짐 보조패드’, ‘지진 차단기 어댑터’ 등을 판매중이다. 11번가에서도 이 기간 관련 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헬멧 등 보호 장비와 안전야광팔찌가 지난해보다 각각 29%, 35% 더 팔렸다. 손전등과 보온담요도 20% 이상 판매가 뛰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19일 이후 재난용품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19일 11번가 사이트의 안전야광팔찌, 손전등, 헬멧의 검색 횟수는 12일보다 226%, 169%, 41%나 뛰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사람들이 느끼는 지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대비용품을 준비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가 미국의 ODM 업체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콜마는 미용용품 유통 업체인 웜저와 공동으로 미국 화장품 ODM 업체인 프로세스 테크놀로지 앤드 패키징(PTP)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콜마가 51%, 웜저가 49% 지분을 소유한다. 미국 뉴저지 주에 본사를 둔 웜저는 화장품 콘셉트와 제품 디자인, 배송 등 미용용품의 포괄적인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을 책임지고 웜저는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할 계획이다. PTP는 1993년 사업을 시작했으며 프랑스 로레알, 일본 시세이도 등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에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 왔다. PTP의 연간 매출은 500억 원 수준이다. 한국콜마가 PTP를 인수한 것은 화장품 업계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국콜마는 이미 로레알, 미국 화이자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PTP 인수와 별도로 올해 안으로 미국 현지 법인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92억 원어치의 화장품을 수출한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04억 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콜마는 PTP를 통해 색조화장품 분야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가 뛰어난 기초화장품 제조 기술을 갖춘 만큼 글로벌 업체들의 색조화장품을 생산해온 PTP를 인수함으로써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화장품 업계는 한국콜마와 이탈리아의 화장품 ODM 업체인 인터코스의 선두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샤넬, 랑콤, 디오르 등 명품 브랜드들의 화장품을 만들고 있는 인터코스 역시 색조화장품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지난해 화장품으로 6160억 원의 매출을 올려 5220억 원을 기록한 인터코스를 제쳤다”며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이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올해들어 8월까지 도시락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2.76배로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기간 CU와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각각 2.98배, 2.54배로 늘었다.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 대박’의 비결로 1인 가구의 급증을 꼽았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2%였다. 최근 편의점업체들이 치킨, 바싹불고기, 매콤불고기 등 메뉴를 다양화한 것도 성공의 비결 중 하나로 분석됐다. 고객층도 넓어졌다. 올해 상반기(1~6월) CU에서 도시락을 구매한 소비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이상이 32.9%로, 20대(31.4%)와 30대(26.7%)를 뛰어 넘었다. 2014년에는 40대 이상이 27%로 20대(34.1%), 30대(29%)보다 적었다. CU 관계자는 “반찬이 10종류인 도시락이 선보이는 등 편의점 도시락의 품질이 높아지자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아웃도어 업체들이 잇달아 ‘경량 다운재킷’(거위털이나 오리털이 들어간 재킷)을 선보이며 겨울 옷 경쟁을 시작했다. K2는 경량 다운재킷 신제품 ‘브루클린’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야외 활동뿐 아니라 출퇴근용으로 입을 수 있도록 보온성과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특히 K2는 올해 경량 다운 생산량을 작년 대비 30% 늘린 반면 헤비 다운은 25% 줄였다. 밀레 역시 경량 부문을 강화했다. 최근 18종류의 경량 다운재킷을 내놓은 밀레는 생산량을 작년 대비 50% 이상 확대했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보온성에 더 신경을 썼다. 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충전재를 넣어 만든 ‘VX 에어재킷’을 최근 내놓았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부터 자체 개발 충전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경량 재킷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가을부터 입는 경량 제품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 수요를 겨울까지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아웃도어 업체들이 잇달아 ‘경량 다운재킷(거위털이나 오리털이 들어간 재킷)’을 선보이며 겨울 옷 경쟁을 시작했다. K2는 경량 다운재킷 신제품 ‘브루클린’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야외활동뿐 아니라 출퇴근용으로 입을 수 있도록 보온성과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특히 K2는 올해 경량 다운 생산량을 작년 대비 30% 늘린 반면 헤비 다운은 25% 줄였다. 밀레 역시 경량 부분을 강화했다. 최근 18종류의 경량 다운재킷을 내놓은 밀레는 생산량을 작년 대비 50% 이상 확대했다. 영원무역의 노스페이스는 보온성에 더 신경을 썼다. 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충전재를 넣어 만든 ‘VX 에어재킷’을 최근 내놓았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부터 자체개발 충전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경량 재킷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가을부터 입는 경량 제품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 수요를 겨울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둔화된 시장의 성장세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09년부터 급성장해 지난해 7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2014년에 10%안팎으로 성장률이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 자리수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휠라코리아 등이 아웃도어 사업을 접기도 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업계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이 경쟁력 있는 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화 밀레 기획본부 상무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이탈 업체가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는 상위 업체와 하위권 업체에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며 “그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날씨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3.5도로 평년보다 2도 높았다. 지난해처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활동성이 좋은 경량 제품을 많이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량 제품이 가을과 겨울, 봄까지 입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고객이 지갑을 열 여지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캐나다에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판매를 시작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31일 캐나다 보건 당국으로부터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브렌시스(SB4)’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처음으로 북미 지역에 진출하게 됐다. 현지 판매는 다국적 제약사인 MSD가 맡았다. 이 치료제는 암젠이 개발한 ‘엔브렐’의 바이오 복제약이다. 엔브렐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조 원어치가 팔렸다. 브렌시스는 국내에서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며 유럽과 호주에서도 각각 올해 1월과 7월에 판매 허가를 받았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당신의 삶에 아름다운 변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MAKEUP YOUR LIF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2007년 11월 29일에는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가입하기도 했다. UNGC는 인권, 노동, 환경 문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유도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시작했다. 암 치료 과정에서 피부변화와 탈모 등 갑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고통받는 여성 환자들에게 메이크업 및 피부 관리, 헤어 연출법 등 스스로를 꾸미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캠페인이다. 지난해까지 이 캠페인에는 총 1만29명의 여성 암 환자가 참여했다. 암 수술 후 2년 이내로 방사선 또는 항암치료 중인 여성 환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참가자 전원에게 브로셔, 헤라(HERA) 메이크업 제품과 프리메라 스킨케어제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초로 공익재단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설립했다. 또 유방건강에 대한 의식 향상을 위해 핑크리본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유방건강’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2001년부터 15년간 52만여 명이 핑크리본캠페인 활동에 참여했다. 이 캠페인 활동 중 최대 행사는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이다.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마라톤 대회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유방건강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환경경영 활동의 일환인 그린사이클 캠페인도 하고 있다. 2008년 이니스프리 매장의 ‘공병수거 이벤트’에서 시작됐다. 2010년에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 전국의 아모레퍼시픽 매장으로 확대했다. 각 매장에서 사용한 제품의 공병(스킨케어 제품의 유리나 플라스틱 용기)을 매장에 비치된 공병 수거함으로 가져오면 아모레퍼시픽의 멤버십 포인트를 공병 1개당 500점씩(에뛰드는 1개당 300점) 적립해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반응이 좋아 캠페인을 확대했다”며 “2009년 이후 누적 수거량은 총 920t인데 이는 어린 소나무 9958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고소한 게 맛있는데요?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했어요.” 26일 오후 창농·귀농 박람회 체험존을 찾은 한 30대 여성은 처음에는 미간을 찌푸렸다. 한국곤충산업협회가 마련한 곤충산업 체험관 부스에서 누런색 ‘갈색거저리 유충’을 본 반응이었다. 하지만 협회 직원의 권유로 유충 튀김을 씹은 그는 금세 찌푸린 얼굴을 펴고 웃음을 지었다. 갈색거저리는 고소한 맛 때문에 ‘고소애’란 별칭으로 불리는 곤충이다. 이곳을 찾은 여성 농업인 최순옥 씨(56)는 “식용 곤충 키우기에 평소 관심이 있었는데 여기 와서 맛까지 보니 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살아 있는 갈색거저리, 귀뚜라미 등 식용 곤충들을 준비했다. 이렇게 올해 창농·귀농 박람회에는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가 마련됐다. 6차산업관의 농림축산식품부 말 산업 홍보관에서는 암컷 조랑말 ‘꽃댕기’와 ‘실크앤이미지’가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또 어린이 관람객들은 마구간 옆에 마련된 로봇 말 2대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부스 관계자는 “실제 말 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며 “사람들이 승마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6차산업관 옆 농업창업관은 푸드코트를 방불케 했다.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에 관람객이 북적였다. 한국양파산업연합회는 비스킷에 국산 양파잼을 발라 나눠 줬고,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구운 육우 등심을 제공했다. ‘영주 요거트’ ‘순천만 찰게빵’ 등 다양한 지역 먹거리도 맛볼 수 있었다. 길게 깎은 감자를 꼬치에 꽂아 튀긴 회오리감자 코너에는 수십 명이 시식하기 위해 줄을 섰다. 관람객 이원영 씨(31)는 “박람회 분위기가 정감 있고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나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