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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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취재하는 방송·영화 담당 기자입니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더 재밌는 기사 안에 담겠습니다.

jetti@donga.com

취재분야

2026-04-13~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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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대표하는 여류 작가전…‘나비 작가’ 김현정 전시

    독특한 색채로 나비를 표현해 온 ‘나비 작가’ 김현정의 작품을 다음달 3일까지 서울 마포구 AK&홍대 3층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류 작가전-HEY! NFT’에서 만날 수 있다. AK플라자와 아이랩미디어가 협업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대체불가토큰(NFT) 아트 전시와 구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오프라인 마켓이다. 김 작가를 비롯해 지난해 배우 겸 화가 윤송아의 낙타 시리즈, 황정빈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김 작가는 상명대 대학원에서 조형예술디자인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서울, 파리, 뉴욕, 베이징, 동경, 홍콩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지하철역 계단을 걸으면 한 명 당 10원이 기부되는 ‘나비계단’을 설치하는데도 함께 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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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역 ‘오겜’, 한강변 ‘종이의 집’… MZ 잡으러 화면 밖으로

    #2일 서울 서초구 한강 세빛섬 한복판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카메라가 향한 곳은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나오는 강도단의 모습을 재현한 강도상. 하회탈을 쓰고 붉은색 점프슈트를 입은 5m 높이의 강도상은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듯했다. 강도상 위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거나, 함께 온 친구와 강도상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같은 날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는 강도단 20여 명이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뛰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선보이며 진행한 ‘4조 km 러닝 챌린지’의 참가자들. 넷플릭스는 미션을 신청한 뒤 4km 완주를 인증한 참가자 600명에게 강도단이 입고 나오는 빨간색 점프슈트를 증정했다. #15일 오후 2시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 틈’ 1층은 평일 낮인데도 CJ ENM 나영석 PD의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의 팝업 전시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과 함께 “뿅뿅 지구오락실!”을 외친 방문객들은 입구에 설치된 커튼을 젖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프로그램 시즌1 촬영지였던 태국의 느낌이 나도록 곳곳에는 태국어가 쓰인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구석에 마련된 하와이안 셔츠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고등학생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빴다. 출구 앞에선 꽃무늬 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방문객들과 게임을 진행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졌다’, 지면 ‘이겼다’고 반대로 외치는 ‘청개구리 게임’ 코너에선 MZ세대인 아들과 함께 찾은 한 60대 여성이 “어머, 이런 게임 이겨 본 건 처음이야”라며 환호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를 비롯해 토종 OTT, 방송사가 잇달아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영화관에 작품 속 배경을 구현한 공간을 마련하거나 주인공 마네킹을 설치한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영화 홍보 차원에서 주로 했던 체험형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콘텐츠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은 갖가지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전철역에서 ‘오겜월드’, 검은돈 찾아 ‘방탈출 게임’체험형 마케팅에 불을 지핀 곳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킹덤’ ‘승리호’ ‘오징어게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까지 오리지널 작품들 위주로 기발한 행사를 진행했다. 넷플릭스의 체험형 마케팅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9년 6월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3’ 공개에 앞서 서울 마포구에 마련한 팝업존이었다. 팝업존은 드라마 배경인 1985년 호킨스 마을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집 내외부의 인테리어,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한 아케이드 게임 체험 공간 등으로 꾸몄다. 이에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팬들의 ‘덕지순례’(덕질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가는 곳) 장소가 됐고, 1주일 만에 방문자 1만 명을 돌파했다. 가장 큰 규모의 체험형 마케팅으로 화제가 됐던 건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일대에서 열린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마케팅이다. 이태원역 지하 4층에는 드라마에 등장한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겜월드’를 조성했다. 오겜월드의 여러 골목놀이 중 가장 재밌었던 것을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 ‘#라떼최애골목놀이’를 달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게 했는데 인스타그램에만 1000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토종 OTT들도 공격적으로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생 OTT들이 본격적으로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체험형 마케팅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웨이브는 올해 초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 시즌2 시작에 앞서 서울 마포구에서 방탈출 체험존을 운영했다. 드라마는 국세청 조세5국 직원들이 재벌그룹의 검은돈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방문자들은 조세5국 신입사원이 돼 8683억 원을 탈세한 PQ건설 양 회장의 숨겨진 돈을 찾는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방문객들이 입장 전 입사지원서를 작성한 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 입장하거나, 드라마에 등장했던 소품을 그대로 방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등 디테일한 설정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티빙은 ‘유미의 세포들’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초대형 이성세포 인형을 설치하고, 인증샷을 올린 사람들에게 세포 캐릭터 스티커를 나눠줬다. ○ ‘인증과 공유’ 문화 파고들어 팬덤 확보콘텐츠 기업들이 체험형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그 배경엔 방송 초반 입소문이 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MZ세대의 ‘인증과 공유’ 놀이문화가 있다. SNS에서 ‘힙’한 것이라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라도 체험하고, SNS에 공유하는 ‘경험의 소비’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즉, 방송 초반 흥행을 견인할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방편으로 체험형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게 된 것. 김지연 티빙 콘텐츠마케팅팀장은 “체험형 마케팅을 기획할 때 SNS 활용도가 높은 MZ세대가 해당 체험을 타인에게 적극 전파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기존에 접한 적 없는 신선한 아이디어이거나, ‘이것을 봤다’ 혹은 ‘해냈다’고 본인의 경험을 자랑하고 싶은 콘텐츠일수록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된다”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SNS상의 확산은 OTT 구독자 증가로 이어진다. OTT의 주 수입원이 월 구독료이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입소문을 내고 구독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OTT는 TV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재밌어 보이는 드라마를 고르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시청하기 때문에 구독자 확보 경쟁이 훨씬 치열해진 것. 정예지 웨이브 마케팅기획팀장은 “OTT의 종류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은 관심이 가는 작품에 따라 OTT를 갈아탄다. 구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면서 동시에 콘텐츠에 관심을 갖도록 오프라인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콘텐츠의 세계관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OTT ‘팬덤’이 형성되는 효과를 목표로 한다. 콘텐츠의 콘셉트에 잘 맞아떨어지는 놀이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팬 서비스’를 통해 ‘이 OTT라면 믿고 본다’는 신뢰를 심어 주는 것이다. 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그 브랜드가 생산하는 상품은 무조건 신뢰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 넷플릭스 관계자는 “단순히 개별 콘텐츠의 시청률만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작품에 대한 경험 자체를 확장시켜 플랫폼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넷플릭스가 타 플랫폼에서 보기 드문 장르들을 선보이며 ‘넷플릭스스러운 콘텐츠’라는 말이 생겨났듯, 체험형 마케팅 역시 ‘넷플릭스다운 캠페인이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과몰입하게 만드는 세계관 구현해야 사람들은 단순히 큰 규모에만 반응하지 않는다. 콘텐츠의 세계관을 실제 존재하는 물건 등으로 구현해 ‘과몰입’할 수 있을 때 흥미를 느낀다. 2020년 서울 종로구 송원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전시 ‘넷플릭스 킹덤 피로 물든 역사전’은 좀비들과의 전투에 쓰인 무기부터 피로 물든 중전의 의복, 세계에 단 하나 남은 생사초 등을 전시했다. 세자 이창이 좀비들과 어떻게 전투했는지를 그린 상세한 설명도 함께 선보였다. 전시를 관람했던 김경아 씨(31)는 “전시품 설명에서 ‘이것은 어떤 배우가 어떤 장면에서 썼던 소품’이라고 적지 않고, 드라마 속 인물이 실제 역사 속 인물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해 킹덤에서 벌어진 일이 진짜 역사인 것 같은 몰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기획할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사람들은 온·오프라인 체험이 상호 연계될 때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티빙이 지난해 12월 진행한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이 대표적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등에 실제 병원 홍보물처럼 제작된 박 원장의 내과 광고판을 설치했다. 사람들이 호응한 지점은 광고판에 적힌 병원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 ARS로 병원 안내 음성이 나오고, 병원 예약 문자까지 보내준 것. 김지연 팀장은 “전화를 걸었을 때 드라마에 출연한 차정화 배우 목소리가 나온다. 차 배우가 생각지도 못한 전화를 받아 당황해서 말을 잃는 사람들의 심리까지 반영해 멘트를 녹음했다”며 “하루에 1만 건씩 전화가 쏟아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8월 공개되는 신하균 주연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트콤 ‘유니콘’도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체험형 마케팅을 기획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스타트업 ‘맥콤’의 홈페이지를 열어 공채를 진행하고, 지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성검사를 해 합격한 사람들에게는 맥콤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 등 ‘입사 키트’를 보낼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는 경기 성남시 판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등 스타트업이 밀집된 장소에서 맥콤 공채 설명을 담은 전단을 뿌릴 계획이다. 조규동 쿠팡플레이 마케팅 디렉터는 “온라인 공채가 떴던 ‘이상한’ 회사의 직원들을 출근길에서 마주친다고 상상해 보라”며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는 데서 오는 예측 불가능하고 기발한 재미를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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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만 떠오르는 깊은 감정, 24년간 가다듬어 앨범 완성”

    미국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73)에게 밤은 특별한 시간이다. 그는 스스로를 야행성 인간이라 정의한다. 5월 발매된 그의 16번째 솔로 앨범 ‘Night’에는 모두 잠든 밤부터 동이 틀 무렵까지 그가 느낀 감상을 담았다. 그는 앨범 설명에 ‘밤에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놀라움이 있다’고 적었다. 2019년 ‘Restless Wind’를 발매한 뒤 3년 만에 신보로 돌아온 그를 최근 e메일로 인터뷰했다. 1972년 ‘Ballad and Blues’로 데뷔한 그는 계절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곡들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82년 발매된 ‘Winter into spring’과 ‘December’는 각각 100만 장, 300만 장이 팔렸다. ‘Forest’(1994년)로 그래미상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상을 수상했다. 새 앨범의 첫 곡 ‘Beverly’부터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포근하고 투명한 멜로디가 흐른다. 이번 앨범엔 그가 작곡한 네 곡과, 기존 곡을 재해석한 여덟 곡까지 총 12곡이 담겼다. “이 앨범은 자정부터 오전 6∼7시까지의 기분을 그렸어요. 삶과 존재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금 여기 있음에 감사함을 그린 앨범이기도 하죠.” 밤이 그에게 각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밤에는 “말로는 형용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음악으로는 표현이 가능한 깊은 감정이 떠오른다”고 했다. “밤이라는 환경을 너무도 좋아해요. 미묘하게 다른, 다양한 색깔의 어둠이 좋거든요. 밤이라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어떤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을뿐더러 오롯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동차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밤의 동물 소리, 새들의 소리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Night에는 윈스턴이 1990년대 말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5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노래들이 들어가 있다. 그가 작업한 곡 중 Night라는 앨범 콘셉트에 어울리는 곡들을 모았다. “1991년 이후 만든 앨범들은 모두 제작하는 데 수년이 걸렸고, 10년 이상 걸린 앨범도 여러 장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가장 오래 걸렸어요. 24년 정도 걸렸죠. 모든 수록 곡이 저에게는 밤을 연상시켜, 들을 때 자정부터 동이 틀 무렵까지의 순서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도록 오랫동안 작업했어요. 트랙리스트도 그렇게 짰고요.” 자연과 계절의 변화에서 영감을 받는 윈스턴은 운전을 즐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보다 더 많이 미국을 운전해서 돌아다녀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이브를 하며 서서히 바뀌는 각 계절의 풍경을 바라보는 걸 좋아해요. 지형의 점진적인 변화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종종 그런 것들이 영감이 돼 음악으로 나오죠.” 요즘 즐겨 듣는 음악도 밝혔다. “뉴올리언스의 피아니스트인 프로페서 롱헤어와 헨리 버틀러, 남인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L 수브라마니암의 노래를 들어요. 더 즐기는 건 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듣는 거고요.”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윈스턴. 50년의 세월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피부암과 갑상샘암, 골수 이형성 증후군이 그를 덮쳤다. 윈스턴은 병원에 입원해서도 강당에서 피아노 연습을 했고, 환우들을 위한 공연도 세 차례 열었다. 음악으로 자신과 타인을 치유한다. “살아있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사실 (50주년이) 그렇게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도 않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피아노 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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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처럼 깊은 감성으로 돌아온…조지 윈스턴

    미국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73)에게 밤은 특별한 시간이다. 그는 스스로를 야행성 인간이라 정의한다. 5월 발매된 그의 16번째 솔로 앨범 ‘Night’에는 모두 잠든 밤부터 동이 틀 무렵까지 그가 느낀 감상을 담았다. 그는 앨범 설명에 ‘밤에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놀라움이 있다’고 적었다. 2019년 ‘Restless Wind’를 발매한 뒤 3년 만에 신보로 돌아온 그를 최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공연도 하고 스튜디오 녹음 작업도 하며 지냈어요. 요즘엔 큰 의도 없이 연주하고 싶은 곡들을 녹음하곤 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 지나야 느낌이 오는 곡들이 있고, 또 어떤 곡들은 아예 앨범 프로젝트에 쓰이지 않기도 하죠. 코로나 19 동안엔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음악 에세이에 시간을 많이 쏟았고, 저와 타 아티스트들의 차기 발매작에 대한 노트를 적기도 했어요.” 1972년 ‘Ballad and Blues’로 데뷔한 그는 계절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서정적인 곡들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82년 발매된 ‘Winter into spring’과 ‘December’는 각각 100만 장, 300만 장이 팔렸다. ‘Forest’(1994년)로 그래미상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상을 수상했다. 첫 곡 ‘Beverly’부터 ‘Kai Forest’, ‘At Midnight’, ‘Dawn’까지 그가 작곡한 4곡의 투명하고 포근한 멜로디를 들으면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이번 앨범엔 그가 작곡한 네 곡과, 기존 곡을 재해석한 곡 8곡 등 총 12곡이 담겼다. “이 앨범은 자정부터 오전 6~7시까지의 기분을 그렸어요. 삶과 존재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금 여기 있음에 감사함을 그린 앨범이기도 하죠.” 밤이 그에게 각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밤이 찾아오면 “말로는 형용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가끔 음악으로는 표현이 가능한 깊은 감정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밤이라는 환경을 너무도 좋아해요. 미묘하게 다른, 다양한 색깔의 어두움이 좋거든요. 밤이라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제 자신을 제외한 이 세상의 어떤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을뿐더러 오롯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자동차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밤의 동물 소리, 새들의 소리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Night에는 윈스턴이 1990년대 말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5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노래들이 들어갔다. 그가 작업한 곡들 중 Night라는 앨범 콘셉트에 어울리는 곡들을 모았다. 존 크레거가 작곡해 윈스턴에게 1974년 준 곡 ‘Blues for Richard Folsom’는 그가 1997년 녹음을 마친 곡이다. “1991년 이후로 만들어진 앨범들 모두 제작하는데 수년이 걸렸고, 심지어 10년 이상이 걸린 앨범도 여러 개 있습니다. 그 중 이번 앨범은 완성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약 24년 정도 걸렸죠. 모든 수록곡들이 저에게는 밤을 연상시키는 곡들이라 들을 때 자정부터 동이 틀 때까지의 순서대로 느낌이 들도록 오랫동안 작업했어요. 트랙리스트 순서도 그렇게 짰고요. 격리 중이라 시간을 더 쏟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연과 계절의 변화에서 영감을 받는 윈스턴은 운전을 즐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보다 더 많이 미국을 운전해서 돌아다녀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이브를 하며 서서히 바뀌는 각 계절의 풍경을 바라보는 걸 좋아해요. 지형들의 그런 점진적인 변화가 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종종 그런 것들이 영감이 되어 음악으로 나오기도 해요.“ 그는 요즘 즐겨 듣는 음악도 공유했다. ”뉴올리언스의 피아니스트인 프로페서 롱헤어와 헨리 버틀러, 남인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L.수브라마니암의 노래들을 들어요.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듣는 것보다 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들으려 하죠.“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윈스턴. 50년의 세월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피부암과 갑상선암, 골수 이형성 증후군이 그를 덮쳤다. 윈스턴은 병원에 입원해서도 강당에서 피아노를 연습했고, 환우들을 위한 공연도 세 차례 열었다. 음악으로 자신과 타인을 치유하는 음악가다. ”살아있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사실 (50주년이) 그렇게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도 않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피아노 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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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스 데뷔 클럽에서 비틀스 헌정공연합니다”

    17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합주실 ‘애비로드’에선 비틀스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가자!”라는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A Hard Day‘s Night’로 시작된 합주는 비틀스가 완전체로 선보인 마지막 라이브 공연 ‘루프톱 콘서트’의 연주곡으로 유명한 ‘Don’t Let Me Down’, 조지 해리슨의 기타 리프(Riff·강렬한 멜로디 패턴)가 관객을 압도하는 ‘While My Guitar Gently Weeps’까지 휘몰아쳤다. 합주실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은 비틀스 트리뷰트(헌정) 밴드 ‘디 애플스’. 멤버는 폴 매카트니 역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표진인(55)과 존 레넌 역의 수학 강사 이종민(49), 조지 해리슨 역의 의료기기 연구원 이두희(39), 링고 스타 역의 드러머 박서주(43)다. 이들은 비틀스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10년간 활동해 왔다. 애플스가 다음 달 24일부터 30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International Beatleweek 2022’(비틀위크) 무대에 오른다. 40년 역사의 비틀위크에는 세계 2만여 명의 비틀스 팬뿐만 아니라 폴 매카트니의 남동생 마이크 매카트니 등 비틀스 가족도 방문한다. 디 애플스는 비틀위크에 초청받은 60여 개 밴드 중 유일한 한국 밴드다. “캐번클럽(비틀스가 데뷔한 클럽) 무대에 서는 것이 중학생 때부터 버킷리스트였다.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캐번클럽에 저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무대 영상들을 보냈고, 클럽에서 제안을 수락했다.”(이두희) 애플스가 비틀위크에 초청된 건 2019년 열린 비틀스 루프톱 콘서트 50주년 기념 공연의 공이 크다. 국내 한 방송사가 방송국 건물 옥상에서 기념 공연을 열었는데 애플스가 초청받은 것. 폴 매카트니의 덥수룩한 수염, 존 레넌의 황토색 털 코트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을 계기로 PD님이 옥상 공연에 저희를 초청했고, 옥상 공연 영상으로 비틀위크까지 가게 됐다. 비틀위크는 또 어떤 우연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박서주) 애플스는 나흘 동안 8차례 무대에 선다. 러닝타임은 45분. 40분짜리 공연을 두 번 연이어 한 적도 있지만 4일간 연달아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스에 캐번클럽이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비틀스 후기에는 오케스트라 협연 곡이 많다. 언젠가는 40∼50명의 오케스트라와 제대로 ‘A day in the life’ 같은 엄청난 곡들을 연주하고 싶다.”(표진인)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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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스 가족도 참석하는…꿈의 ‘비틀위크’ 무대에 서요

    “뭐부터 갈까? 목 좀 푸는 걸로 갈까?” “‘하드 데이’로 할까요?” 17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합주실 애비로드에서는 대중음악사의 전설 비틀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가자!”라는 우렁찬 목소리, 경쾌한 드럼 스틱소리와 함께 ‘A Hard day’s night‘로 시작된 합주는 1969년 비틀스의 마지막 공연이었던 루프탑 콘서트에서의 연주로 유명한 ’Don‘t let me down’과 폴 메카트니의 고음이 돋보이는 ‘I’ve got a feeling‘, 조지 해리슨의 기타리프가 관객을 압도하는 ’While my guitar gently weeps‘까지 쉴 새 없이 휘몰아쳤다. 화음을 쌓는 부분에서는 서로 눈을 맞췄고, 솔로 부분에서는 눈을 감고 몰입했다. 일요일 저녁 비좁은 합주실에 모여 호흡을 맞추는 이들은 비틀스의 트리뷰트(헌정) 밴드 ’디 애플스‘. 멤버는 폴 메카트니 역의 정신의학과전문의 표진인(55)과 존 레논 역의 수학강사 이종민(49), 조지 해리슨 역의 의료기기 연구원 이두희(39), 링고 스타 역의 세션 드러머 박서주(43)다. 본업과 나이, 사는 곳 모두 각양각색인 이들은 비틀스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10년 동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표 씨가 2001년 결성한 밴드는 멤버 탈퇴로 2006년 해체했으나 2012년 지금 멤버들이 합류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클럽, 페스티벌 공연을 꾸준히 해온 이들은 8월 24~30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International Beatleweek 2022‘(비틀위크)에서 공연을 하는 기회를 따냈다. 애플스는 비틀위크에 초청받은 60여 개의 밴드 중 유일한 한국 밴드다. 비틀위크에 초청된 밴드에게는 비틀스가 데뷔했던 리버풀의 ’캐번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영광이 주어진다.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에게는 꿈의 무대인 비틀위크에 서게 된 애플스를 만났다. ●한국 최초 ’비틀위크‘ 무대 서는 애플스 ’비틀스 가족들도 오는 축제.‘ 40년 역사의 비틀위크에는 세계 2만여 명의 비틀스 팬뿐만 아니라 비틀스 멤버의 가족들도 방문한다. 폴 메카트니의 남동생 마이크 메카트니, 영국의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 ’리버풀 레전드‘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조지 해리슨의 누나 루이스 해리슨은 행사 후원자로, 비틀위크를 자주 방문한다. 애플스는 “비틀위크에 초청될 거라고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캐번클럽 무대에 서는 게 중학생 때부터 버킷리스트였어요. 2019년에 캐번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고, 클럽이 제안을 수락했는데 코로나 19로 연기됐죠. 공연이 재개되면서 올해 다시 제안했어요. 이번엔 단순히 캐번클럽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비틀위크 초청밴드로서 공연하고 싶다고 했는데 운 좋게도 클럽이 허락해 해줬죠.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이두희) 이들이 비틀위크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건 2019년 연 비틀스 루프탑 콘서트 50주년 기념 공연의 공이 크다. 비틀스는 1969년 1월 30일 그들이 세운 런던의 스튜디오 ’애플 코어‘ 건물 옥상에서 마지막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한 방송사가 방송국 건물 옥상에서 기념 공연을 열었는데 여기에 애플스를 초청한 것. 애플스는 비틀스가 루프탑 콘서트에서 부른 ’Get back‘, ’Don‘t let me down’ 등을 연주했다. 폴 메카트니의 덥수룩한 수염, 존 레논의 황토색 퍼 자켓, 링고 스타의 빨간색 가죽 자켓, 조지 해리슨의 초록색 바지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캐번클럽은 당시 공연 영상을 보고 이들 출연을 결정했다. “돌아보니 우연의 연속이었어요. 라디오에 출연했던 것을 계기로 PD님이 저희를 50주년 기념 옥상공연에 초청해주셨고, 그 옥상공연으로 비틀위크까지 가게 됐죠. 늘 저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일이 커졌어요. 비틀위크는 또 어떤 우연으로 이어질지 궁금해요.”(박서주) 이들은 4일 간 총 8번의 공연을 펼친다. 하루에 45분짜리 공연을 2번 씩 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하루에 40분짜리 공연을 두 번 연이어 하기도 했지만 4일을 연달아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민은 체력단련을 위해 한 달 전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표진인은 하루에 한 곡을 정하고 무한반복해서 듣는다. 노래를 완벽하게 숙지하기 위해서다.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 서는 그날까지 세계적으로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는 500여 개. 외모부터 합주, 가창력까지 높은 ‘싱크로율’로 팬덤을 구축한 영국의 ‘The Cavern Beatles’, 미국의 ‘Rain’, ‘The Fab Four’ 등은 투어공연을 하기도 한다. 애플스 멤버가 꼽는 트리뷰트 밴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비틀스가 썼던 악기. 저희도 들고 다닐 수 없는 드럼을 제외하고 기타와 베이스 모두 비틀스가 썼던 것을 쓰고 있어요.” (이종민) “옥상공연. 비틀즈가 마지막 공연을 했던 곳은 런던 세빌로우 거리의 5층짜리 건물 옥상이었어요. 그 상징적인 공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마천루의 옥상 말고, 4~5층 높이의 낮고 낡은 건물 옥상이면 좋겠어요.” (표진인) “연주. 비틀즈는 교과서적인, 정형화된 패턴으로 연주하지 않아요. 텔레파시가 통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호 시너지가 나죠. 연주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어렵지 않은데도 그 합을 따라하는 게 정말 힘들어요.(이두희) ”사운드. 너무 현대적이거나 세련되면 안 돼요. 60년대 빈티지한 사운드를 재현해야 하죠.“(박서주) 이들 네 명은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에게라면 캐번클럽이 꿈의 무대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캐번클럽이 애플스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우연의 우연이 그들을 비틀위크에 데려다놨듯, 비틀위크가 또 다른 우연으로 그들을 이끌 거라 믿는다. ”비틀스 후기에는 오케스트라 협연곡들이 많아요. 저희는 여력이 안돼 오케스트라 파트는 키보드로 흉내만 내는 수준이죠. 언젠가는 40~50명의 오케스트라와 제대로 그 곡들을 연주해보고 싶어요. ‘A day in the life’ 같은 엄청난 곡을요.“ (표진인)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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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파 vs 있지 vs 블랙핑크, ‘서머 퀸’은 누구?

    올여름 가요계 ‘서머 퀸’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SM과 YG, JYP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의 정상급 걸그룹들이 대거 컴백에 나선다. SM의 ‘에스파’와 JYP의 ‘있지’가 이달 신곡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YG의 ‘블랙핑크’도 8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K팝 한류를 이끈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 역시 다음 달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을 들고 팬들과 만난다. 여름 대전의 포문을 연 건 에스파다. 8일 두 번째 미니앨범 ‘Girls(걸스)’를 발매한 에스파는 연일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에스파 ‘걸스’의 발매 첫 주 판매량은 142만6487장으로, 역대 걸그룹 발매 첫 주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음반 발매 첫 주는 팬덤의 결집력이 가장 강력한 시기지만, 첫 주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긴 걸그룹은 에스파가 최초다. 발매 전 앨범 선주문 수량도 161만 장을 기록하며 K팝 걸그룹 가운데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걸스’ 앨범은 미국 ‘빌보드 200’ 차트 3위에 올랐다. 에스파의 뒤를 이어 ‘있지’는 15일 타이틀곡 ‘SNEAKERS(스니커즈)’가 수록된 미니앨범 ‘CHECKMATE(체크메이트)’를 발매했다. 스니커즈 뮤직비디오는 공개 3일 만에 조회수 3860만 회를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있지는 첫 월드투어도 앞두고 있다. 10월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피닉스, 댈러스, 시카고, 뉴욕 등 미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친다. 미국 공연 티켓은 전 회 매진됐다. 로제와 리사 등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 집중해온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2020년 정규 1집 ‘THE ALBUM’을 140만 장 팔며 K팝 걸그룹 최초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른 지 1년 10개월 만이다. YG 측은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음악, 블랙핑크다운 음악이 다수 준비됐다”고 밝혔다. SM 소속 걸그룹 소녀시대는 다음 달 데뷔 15주년 기념 음반을 발매한다. 2017년 8월 발매한 정규 6집 ‘Holiday Night’ 이후 5년 만의 완전체 컴백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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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아가씨 스틸사진집 제작에 3년 “단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

    520쪽 분량, 무게 3kg. 가격도 13만 원에 이르는 ‘센’ 책이 나왔다. 지난달 10일 출간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의 스틸사진집 ‘아가씨의 순간들’(플레인아카이브)이다. 고가에도 작품을 유형의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팬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과 온라인 서점 등을 통해 벌써 2800권가량 팔렸다.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플레인아카이브는 영화 굿즈 제작사. 팬들 사이에서는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으로 ‘장인’이란 정평이 났다. 박찬욱과 봉준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거장들이 먼저 찾을 정도다. 2013년 문을 연 플레인아카이브는 영화 ‘멜랑콜리아’(2021년)를 시작으로 ‘들개’ ‘캐롤’ 등 75개 작품을 블루레이 디스크로 선보였다. 봉 감독의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고레에다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각본집도 출간했다.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백준오 대표(42·사진)는 “이번 스틸사진집을 만드는 과정은 누구도 간 적이 없던 지난한 길이었다”고 떠올렸다. 방대한 분량에 제본조차 쉽지 않아 내용을 절반 이상 덜어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는 타협하지 않고 무려 3년을 매달렸다고 한다. “가장 신경 쓴 건 북클로스(책 표지를 싸는 천)였어요. 주인공 히데코(김민희)의 주 의상이 기모노라 그 느낌을 살린 북클로스를 원했어요. 국내에선 맘에 드는 업체가 없어 수소문 끝에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천을 수입했어요. 표지에 들어가는 글자를 ‘박 인쇄’(글자에 열과 압력을 가하는 방식)하는 과정에서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도 뭉개지지 않게 하려고 테스트에만 북클로스 300만 원어치를 썼습니다.” 영화 제작도 이런 시간을 들이면 집요하다고 하지 않을까. 백 대표의 정성은 여러 영화감독들에게도 크게 각인돼 있다. 일본에서도 나온 적 없는 고레에다 감독의 각본집도 세 권이나 낸 백 대표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제작도 맡았다. 9월 출간이 목표. 고레에다 감독의 스토리보드북이 별도로 나오는 건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처음이다. “일본어 대사를 적은 손 글씨를 한국어 번역으로 덮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대로 살렸어요. 창작자 머리에서 나온 최초의 기록을 보여주기 위함이죠. 고레에다 감독은 콘티를 그릴 때 세로 방향만 고수하지 않고 자유롭게 종이를 사용해서 가로 판형으로 기획했습니다.” ‘영화를 간직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플레인아카이브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소개가 실려 있다. 그 아름다움을 위해 백 대표는 지금까지 느리지만 타협 없이 매진했다. 영화 ‘올드보이’ 블루레이에는 3년,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 블루레이에는 4년을 매달렸다. “어쩌면 큰 회사는 못하는 일이죠. 결정권자가 많고 효율성으로 판단하면 어쩔 수 없이 탈락되는 디테일들이 있거든요. 저희는 하나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결과물이 나왔을 때 ‘이거 만들려고 그렇게 오래 걸렸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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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좋은걸 우리만 봐도 되나’…520페이지·3kg 괴물 같은 책은 이렇게 탄생했다

    520페이지 분량에 3kg의 무게, 가격은 13만 원에 이르는 괴물 같은 책이 나왔다. 지난달 10일 출간된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2016년)의 스틸사진집 ‘아가씨의 순간들’(플레인아카이브). 플레인아카이브가 그간 냈던 사진집은 풀 컬러에 양장제본이라도 4만 원을 넘지 않았다. 이전 최고가는 ‘리틀 포레스트 사진집’(2021년·3만7000원). 하지만 13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가씨’를 유형의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약 2500권이 선주문 돼 3억 원이 모였다. 온라인 서점 판매량을 합치면 책은 2800권 가량 팔렸다. 전무후무한 책을 선보인 플레인아카이브는 블루레이, 각본집 등 영화 굿즈를 제작하는 회사다. 영화광들 사이에서는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과 기획력으로 ‘장인’이란 정평이 나며 박찬욱 봉준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거장들이 믿고 맡기는 회사가 됐다. 2013년 블루레이 제작사로 문을 연 플레인아카이브는 ‘멜랑콜리아’(2011년)를 시작으로 ‘돼지의 왕’(2011년) ‘들개’(2013년) ‘올드보이’(2003년) ‘캐롤’(2015년) 등 총 75개의 블루레이를 냈다. 분야를 넓혀 봉 감독의 ‘기생충’(2019년)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년), ‘어느 가족’(2018년) 각본집도 출간했다. 8일 서울 마포구 카페에서 플레인아카이브 백준오 대표(42)를 만났다. ●3년 걸려 만든 ‘아가씨의 순간들’ ‘아가씨의 순간들’을 만드는 과정은 어떤 출판사도 간 적 없는 길이었다. 김태리,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아가씨’는 팬덤이 공고한 영화인데다 20년 업력의 베테랑인 이재혁 스틸작가의 사진을 담은 사진집이었기에 무엇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었다. 가장 신경 쓴 건 북클로스(Bookcloth·책 표지를 싸는 천)였다. 영화에서 기모노가 주인공 히데코(김민희)의 주된 의상인 만큼 기모노 느낌을 갖는 북클로스를 원했다. 국내 업체 중에선 맘에 드는 색상과 소재의 북클로스를 찾을 수 없어 수소문한 끝에 미국과 네덜란드 업체에서 천을 수입했다. 표지에 들어가는 글자를 ‘박 인쇄’(글자에 열과 압력을 가하는 방식)하는 과정에서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도 뭉개지지 않게 하려고 테스트에만 북클로스 300만 원 어치를 썼다. “‘아가씨’의 블루레이 제작을 맡으면서 이 작가로부터 약 1만 장의 스틸사진들을 받았어요. 사진들을 쭉 보는데 ‘이 좋은 걸 우리만 봐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들어 사진집 기획을 시작했어요. 최대한 많은 사진을 싣는 게 목표였어요. 책의 분량 때문에 제책 과정이 쉽지 않아 절반 정도 내용을 덜어내자는 제본소 제안도 있었지만, 분량과 만듦새 모두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을 지키면서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 3년이 돼 버렸네요.”영화 제작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동안 굿즈를 만드는 정성과 집요함은 영화감독들에게도 깊게 각인됐다. 블루레이 수집 마니아인 봉준호 감독도 그 중 하나다. 그는 틸다 스윈튼 주연의 ‘아이 엠 러브’ 블루레이를 처음 접한 뒤 플레인아카이브가 만드는 블루레이를 눈 여겨 봤다. 영화 ‘마더’(2009년) 10주년 기념 사진집 ‘메모리즈 오브 마더’(2019년) 제작을 백 대표에게 맡겼다. 그 시기와 맞물려 ‘기생충’의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기획도 제안했다. 백 대표는 기생충이 처음 공개된 칸 국제영화제 전이었던 2019년 초부터 책 출간을 기획했다. “기생충 투자배급사였던 CJ ENM에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는데 봉 감독님이 책에 바라는 여러 의견을 적극 수용한 저희의 의지를 잘 봐주셨어요. 뜻이 맞았기에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책을 만들었어요. 스토리보드북 표지를 실사가 아닌 일러스트로 한 건 만화를 좋아하는 봉 감독님 취향을 고려해 최대한 만화책 느낌을 내기 위함이었어요. 봉 감독님이 스토리보드북을 보고 ”만화가로 데뷔한 것 같다“고 하셨죠.”●‘브로커’ 각본집·스토리보드북도 준비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도 9월 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나온 적 없는 그의 각본집 3권을 내며 신뢰를 쌓은 덕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토리보드북이 별도로 출간되는 건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처음이다. 브로커의 크랭크인 소식이 들리자마자 백 대표가 배급사인 CJ ENM에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출간을 제안했다. “히로카즈 감독도 봉 감독처럼 콘티를 직접 그리고 대사도 직접 손으로 씁니다. 내용 이해가 쉽게 일본어 대사를 지우고 한국어로 덮을까 고민하다가 손 글씨를 살리고 한국어 번역은 주석으로 달기로 했어요. 창작자의 머리에서 나온 최초의 기록을 보여주기 위해 원본을 그대로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히로카즈 감독은 콘티를 그릴 때 세로방향만 고수하지 않고 자유롭게 종이를 사용하는 스타일이라 가로 판형 스토리보드북으로 기획했습니다.”‘영화를 간직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소셜미디어에 적힌 플레인아카이브 소개다. 그 아름다움을 위해 백 대표는 장인정신으로 느리지만 타협 없이 간다. 3~4년에 걸쳐 영화 굿즈를 제작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년) 블루레이 제작에는 꼬박 4년이 걸렸다. 장 감독과 배우 김새벽, 이와세 료 세 사람과 일본 로케이션인 나라현 고조시를 직접 방문해 부가영상을 제작했다. 백 대표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자사 블루레이 ‘올드보이’에는 3년을 매달렸다. 올드보이 특별판 블루레이용으로 기획된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를 만들기 위해 감독, 배우들과 차를 타고 촬영지를 돌아다니며 씨네마 카메라로 인터뷰를 찍었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큰 회사라면 못하는 일이죠. 결정권자가 많고 효율적으로 판단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탈락되는 디테일들이 있거든요. 저희는 여력도 없고 직원도 부족하지만 디테일 하나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출시가 지연되는 건 고객들에게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제품이 나왔을 때 ‘이거 만들려고 그렇게 오래 걸렸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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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위태로워 더 빛나던 그 시절을 너는 기억하는지

    유년 시절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있다. 엄격한 부모님, 학교에서의 따돌림, 단짝 친구와의 이별…. 지금은 흐릿해졌지만 그때는 세상이 무너질 듯 마음이 요동쳤던 경험들이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가 처음 선보인 장편소설은 위태롭지만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짚어간다. 주인공인 일곱 살 소녀 ‘여름’이는 예민한 감수성을 타고났다. 부모님들은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여름을 낳았고, 아버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여름을 자신의 누나에게 맡겼다. 여름은 그렇게 엄격한 고모의 손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재혼으로 만난 새엄마는 여름에게 “넌 못생겼어” “넌 그 옷이 안 어울려”와 같은 날 선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상처를 준다. 아버지와 새엄마 사이에서 배다른 남동생 ‘학자’까지 태어나고, 여름은 질투심과 위기감까지 덤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여름의 버팀목이 돼 주는 건 학교 친구 ‘루비’다. 루비 역시 여름처럼 위태로운 유년을 지나고 있다. 홀로 루비를 키우는 루비의 엄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사람이다. 결국 어느 날 새벽 루비를 두고 가출을 한다. 그 어디에서도 온전한 소속감과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여름과 루비는 서로를 알아보고 단짝 친구가 된다. “화장실이 100개 있는 100평짜리 집에서 산다”처럼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성격 탓에 루비는 늘 학교에서 놀림거리다. 그런 루비에 대해 여름은 “루비는 순간을 채색하고자 했다. 미움을 받더라도, 자기 욕망에 솔직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루비’ 같은 친구가 문득 그리워지는 건 작가의 세밀한 묘사 덕이다. 루비와 다툰 뒤 이유 없이 토하고 코피를 흘리며 아팠던 고통의 순간, 처음으로 손을 모으고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렸을 때의 그 떨림. 작가의 섬세한 필력을 통해 유년의 기억들이 오감으로 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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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가루 포대 백곰, 맥주 캐릭터로 성공할 줄은…”

    “제조업 회사가 곰 한 마리 덕분에 2030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됐습니다.” 밀가루 제조 회사로 유명한 대한제분은 최근 몇 년 새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에 참석한 김익규 대한제분 마케팅본부장은 그 비결로 기업 캐릭터 백곰 ‘표곰이’를 꼽았다. 대한제분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표곰이 캐릭터를 입힌 옷, 맥주, 팝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레트로 열풍을 타며 표곰이 캐릭터는 MZ세대를 끌어안았고,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맥주와 협업한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편의점 맥주시장 기준 월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캐릭터 하나로 기업의 이미지가 바뀔 만큼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캐릭터산업 매출액은 2016년 11조661억 원에서 2020년 12조2180억 원으로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캐릭터 IP 기업 161개가 참여했다. 뽀로로와 잔망루피를 만든 아이코닉스, 브레드이발소를 만든 몬스터스튜디오 등 대표적인 캐릭터 IP 기업 부스들을 비롯해 신진 작가 기획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IP 협업 전시 기획관 등이 차려졌다. IP의 잠재력과 사업적 가치를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캐릭터 굿즈를 선보인 기획관은 젊은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붐볐다. 롯데홈쇼핑의 분홍색 곰 캐릭터 ‘벨리곰’ 티셔츠와 컵, NC소프트의 분홍색 너구리 캐릭터 ‘도구리’와 편의점이 협업해 만든 과자와 음료수 등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선 사진 촬영을 하는 학생 무리들이 눈에 띄었다. 신진작가 캐릭터 전시 부스인 ‘루키 프로젝트’에선 약 50개 팀이 참가해 제2의 표곰이를 꿈꾸는 유망주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버터 ‘루이’ 캐릭터로 현장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진아 작가는 올해 루이에 이어 베이컨 캐릭터 ‘베이’, 식빵 캐릭터 ‘브레디’ 등 새로운 캐릭터도 개발해 ‘브런치 친구들’로 캐릭터 세계관을 확장했다. 이 작가는 “캐릭터 작가들은 초반에 캐릭터를 어떻게 알릴지 막막해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루키 프로젝트’는 무료로 캐릭터를 선보이고 알릴 수 있는 기회다. 각종 굿즈 제작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의 사업화 방향에 대한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기존의 물건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관은 ‘팬슈머’(Fansumer·팬과 소비자의 합성어) 활동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참관객을 타깃으로 했다. 집에 방치돼 있던 인형을 기부하거나, 병뚜껑을 활용해 직접 현장에서 키링을 만드는 캠페인이 진행된다. 행사는 17일까지 열린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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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볼거리 뒤엔 주인공 8명이 복잡다단… 베일 벗은 ‘외계+인’

    올여름 최대 기대작이었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두 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을 비롯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등을 만든 흥행불패의 최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극과 SF를 접목시킨 신선한 도전은 물론이고 배우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이 대거 출연하면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20일 개봉을 앞두고 13일 언론에 공개된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시종일관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영화는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외계인 죄수를 쫓는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 ‘썬더’, 고려 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이안’(김태리) 사이의 시간의 문이 열리고, 이들이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2년 현재와 1300년대 고려, 지구와 우주라는 광범위한 시공간을 오가는 데다 핵심 등장인물만 8명에 달한다. 하지만 두 시공간과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이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 한계를 보인다.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신경을 쏟다 보면 화려한 액션과 CG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치명적 단점이 영화의 최대 장점을 깎아먹는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듯한 서사는 최 감독도 고민한 부분이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최 감독은 “시공간을 오가는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쓰기가 정말 어려웠다. 2년 반 동안 시나리오를 썼고, 어떤 대사는 50∼60번도 더 고쳤다”며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 구조 안에서 관객들이 예측하기도 하고, 그 예측이 빗나가기도 하며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이번 영화에서 1인 2역을 맡으며 열연했다.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지키는 가드이자, 데이터로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썬더’의 두 역할을 오간 것. 가드는 엄격하고 냉철한 데 반해 썬더는 촐랑대지만 속은 깊은 캐릭터다. 정반대 성격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고려시대 신검의 비밀을 밝히려 하는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다. 다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한 캐릭터에 몰입해 그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볼거리는 화려하다. 머리에서 수십 개의 촉수가 길게 뻗어 나온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 최첨단 비행선으로 한순간에 변신하는 회색 지프차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낸다. 외계인과 도사들이 현재의 서울과 고려시대를 오가며 검술과 총기액션, 장풍과 초능력을 뽐내는 액션 장면들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계+인’은 13개월간 1∼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개봉은 두 편으로 나눠 진행한다. 20일 개봉작은 1부이며, 2부 개봉은 2023년에 할 예정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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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권 침해 사형제 없애야” vs “2차례 합헌, 번복 이유 없다”

    “생명권은 국가에 앞서는 권리다.”(청구인 측 대리인) “예외적인 경우 국가는 생명권을 제한할 수 있다.”(법무부 대리인) 1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사형제 공개변론에서 청구인 측과 피청구인인 법무부 측은 한 치의 양보 없이 맞붙었다. 이번 재판은 역대 3번째 사형제 위헌소송이다. 2018년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A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듬해 항소심 재판 중 “형법 중 ‘사형’ 부분은 위헌”이라며 천주교주교회의와 함께 헌법소원을 냈다. A 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사형제 위헌 여부 놓고 치열한 공방공개변론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먼저 청구인 측 대리인은 “(합헌 결정 이후) 12년 동안 사회가 바뀐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국민은 국가가 생명권을 침해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무부 대리인은 “헌재의 앞선 두 차례(1996, 2010년) 합헌 결정은 여전히 옳고 이를 번복할 사정이 없다. 사형제 폐지는 입법을 통해야 할 문제”라고 맞섰다. 헌재 재판관들은 변론 진행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이선애 재판관은 “인간 존엄성을 파괴한 잔인무도한 범죄 같은 예외적 경우에도 생명권만을 내세워 관용과 일정 기간의 교화로 충분하다고 한다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청구인 측은 “그런 범죄자는 종신형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격리할 수 있다. 범죄자일지라도 우리가 한 사람의 생명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답했다. 이석태 재판관은 “사형수 절반 가까이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은 사회와 국가의 책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대리인은 “불우한 환경이 감경 요소로 작용함에도 사형이 확정된 것은 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헌재가 참고인으로 선정한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법경제학의 관점에서 사형제의 범죄 예방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국내에는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적인 분석은 없고 분석이 많이 이뤄진 미국에서도 아직 일반적인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심판정에는 지난해 한국의 사형제 폐지 촉구 성명을 냈던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대사와 1975년 ‘인혁당재건위’ 사건 피해자 유족 등이 방청석에서 공개변론을 지켜봤다.○ 종단 지도자들 “사형제 폐지하라” 의견서이날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은 공개변론에 앞서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공동의견서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손진우 성균관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천주교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천도교 박상종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죽어 마땅하다며 참혹한 형벌로 똑같이 생명을 빼앗는 방식을 국가가 선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히려 국가는 범죄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모순점을 해결해 범죄 발생 자체를 줄여나가는 예방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1996년에는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2010년에는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위헌 판단을 내려야 한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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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액션과 CG, 아쉬운 서사…최동훈 7년만의 신작 ‘외계+인’

    올 여름 최대 기대작이었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두 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을 비롯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등을 만든 흥행불패의 최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데다 사극과 SF를 접목시킨 신선한 도전으로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작품 고르는 안목이 좋다는 평을 받는 배우 김태리를 비롯해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이 대거 출연한 점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20일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시종일관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영화는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외계인 죄수를 쫓는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 ‘썬더’, 고려 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이안’(김태리) 사이의 시간의 문이 열리고, 이들이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2년 현재와 1300년대 고려, 지구와 우주라는 광범위한 시공간을 오가는데다 핵심 등장인물만 8명에 달하는데 두 시공간과 등장인물이 어떤 관계성을 갖는지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신경을 쏟다보니 화려한 액션과 CG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치명적 단점이 영화의 최대 장점을 깎아먹는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듯한 서사는 최 감독도 고민한 부분이다. 13일 진행된 시사회에서 최 감독은 “시공간을 오가는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쓰기가 정말 어려웠다. 2년 반 동안 시나리오를 썼고, 어떤 대사는 50~60번도 고쳤다”며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하지만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 구조 안에서 관객들이 예측하기도 하고, 그 예측이 빗나가기도 하며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6년 만에 복귀한 김우빈은 이번 영화에서 1인2역을 맡으며 열연했다.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지키는 가드이자, 데이터로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썬더’ 두 역할을 오갔다. 가드는 엄격하고 냉철한데 반해 썬더는 촐랑대지만 속은 깊은 캐릭터. 정반대 성격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고려시대 신검의 비밀을 밝히려 하는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다. 다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보니 한 캐릭터에 몰입해 그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볼거리들은 화려하다. 머리에서 수십여 개의 촉수가 길게 뻗어 나온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 번쩍거리는 최첨단 비행선으로 한순간에 변신하는 회색 지프차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낸다. 외계인과 도사들이 현재의 서울과 고려시대를 오가며 검술과 총기액션, 장풍과 초능력을 뽐내는 액션 장면들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 감독은 “삼국유사에 정말 많은 무술들이 나온다. 그 도술을 다 못 보여줘서 아쉽다.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다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외계+인’은 13개월간 1~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개봉은 2편으로 나눠 진행한다. 20일 개봉작은 1부이며 2부는 2023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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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양연화’ 보고 충격 받아… 그의 작품세계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

    왕가위(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영화는 시간을 초월한다. 30년이 지난 그의 영화는 아직도 극장에 걸리고, 20대 청춘남녀가 객석을 채운다. ‘아비정전’ ‘화양연화’ 등 그의 대표작들은 불같이 사랑했던 순간과 그 순간이 지나간 뒤의 상실감을 유려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왕 감독의 작품세계에 대한 비평집 ‘왕가위의 시간’(모인그룹·열아홉)이 17일 출간된다.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Auteur of Time’의 번역서다. 특히 영화 ‘해운대’(2009년), ‘국제시장’(2014년)으로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윤 감독과 번역 감수를 맡은 김중섭 경희대 국문과 교수를 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만났다. 윤 감독은 왕 감독을 만난 인연을 계기로 책 제작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2016년 영화 공동제작을 위해 홍콩에서 만났지만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터지며 작업이 무산됐다. 윤 감독은 “‘화양연화’를 보고 자극적인 장면 없이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해낸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왕 감독 영화의 국내 배급사 모인그룹이 소장한 왕 감독의 미공개 스틸사진들이 다수 담겼다. 왕 감독은 사진 선정에 유독 깐깐했다. 윤 감독과 출판사가 왕 감독에게 8개 버전의 책 표지를 제안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최종 결정된 앞표지는 왕 감독이 보낸 본인의 얼굴 옆모습, 뒤표지는 화양연화 속 계단을 오르는 수리첸(장만위·張曼玉)의 뒷모습이다. 윤 감독은 “그의 안목은 남달랐기에 불만을 가질 수 없었다. 표지사진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말했다. 감수 과정에선 중국과 홍콩의 관계를 고려했다. 상하이 출신의 홍콩인 왕 감독은 다수의 영화에서 중국과 홍콩 간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는 “올해가 홍콩의 중국 반환 25주년이라 단어 하나에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책의 매력은 왕 감독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요인을 자세히 짚었다는 점이다. 마누엘 푸이그, 다자이 오사무 등 그가 사랑한 작가들의 문학성이 영화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세밀하게 분석한다. “‘영웅본색’이 세계를 휩쓸었을 때 왕 감독의 ‘열혈남아’가 나왔다. 영웅본색 같은 액션일 것이란 예상을 부쉈다. 상업성이 짙었던 홍콩 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감독이다. 그의 영화 속 스토리텔링과 미장센을 깊이 이해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윤 감독)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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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양연화’ 보며 좌절…죽었다 깨어나도 저렇게 못 만들겠구나”

    1990년대 영화계의 아이콘인 왕가위(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영화는 시간을 초월한다. 개봉된 지 20~30년이 지났지만 그의 영화는 아직도 극장에 내걸리고, 20대 청춘남녀가 그 극장을 가득 채운다. 불같이 사랑했던 순간, 그 순간이 지나간 뒤의 상실감과 쓸쓸함을 포착해내는 작품의 힘 덕일 것이다. 떠난 사랑을 잊지 못하고 끊임없이 그 순간으로 회귀하는 ‘아비정전’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속 인물을 통해 관객은 찬란했던 사랑의 시간들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화양연화’보며 좌절감 느꼈다” 윤제균이 본 왕가위 열렬히 사랑했던 시간에 천착해온 감독 왕가위. 그의 작품에 대한 비평집 ‘왕가위의 시간’(모인그룹·열아홉)이 17일 출간된다. ‘해리포터’ 시리즈 출판사인 영국 블룸스버리에서 출간된 ‘Auteur of Time’(2005년)의 번역서로, 국내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책 출간 후 나온 왕가위 감독의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8년), ‘일대종사’(2013년) 등의 분석을 추가한 비평집이 지난해 중국 북경대 출판부에서 출간됐다. 한국어 번역본은 영국과 중국에서 출간된 두 책 내용을 합쳤다. 책의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국제시장’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번역의 감수를 맡은 김중섭 경희대 국문과 교수를 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만났다.윤 감독은 왕가위 감독과의 영화 공동제작 논의 차 2016년 홍콩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즈음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터지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당시 왕가위 감독 영화의 국내 배급사인 모인그룹의 정태진 대표가 동석했고, 정 대표는 책 출간을 결정하자마자 윤 감독에게 기획위원으로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경희대 영화동아리 ‘그림자놀이’를 지도하고 있는 김 교수도 정 대표와의 인연으로 감수 총괄을 맡았다. “‘화양연화’를 봤을 때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사랑하는 남녀의 애절함을 표현해낸 것에 충격을 받았다. 만약 내가 화양연화를 연출한다면 죽었다 깨나도 왕가위 감독처럼은 못 만들겠다 싶었다. 내게 좌절감을 안긴 감독이자 우상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한국에 제대로 소개할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윤 감독)미공개 스틸사진으로 차별화 한 ‘왕가위의 시간’ ‘왕가위의 시간’이 영어, 중국어 버전의 비평집과 차별화되는 점은 방대한 양의 미공개 영화 스틸사진들이다. 모인그룹이 소장한 왕가위 감독의 제작 현장 모습을 담았다. 왕가위 감독이 사진 선정에 유독 깐깐해 윤 감독과 출판사 측이 제안한 8개 버전의 표지 모두 거절당했다. 최종 결정된 앞표지는 왕가위 감독이 직접 보낸 본인의 옆얼굴, 뒤표지는 화양연화 속 계단을 오르는 수리첸(장만옥)의 뒷모습이다. 윤 감독은 “왕가위 감독이 ‘빠꾸’를 정말 많이 놨다. 우리가 제안한 사진들 중 오케이를 받은 게 거의 없다”면서도 “그의 안목은 남다르더라. 표지에 들어가는 사진 두 장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가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말했다. 감수에서는 중국과 홍콩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섬세한 번역에 초점을 뒀다. 상하이 출신 홍콩인인 왕가위 감독은 다수 영화에서 중국과 홍콩 간 관계를 메타포로 표현했다. ‘중경삼림’(1994년)은 홍콩의 중국 반환(1997년)을 앞둔 홍콩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담았고, 반환 나온 영화 제목 ‘2046’(2004년)은 중국이 용인한 홍콩 자치의 마지막 해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올해가 홍콩의 중국 반환 25주년 되는 해라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경 썼다. 왕가위의 정치색을 드러내는 단정적인 문장은 의미는 살리되 순화한 표현을 찾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윤 감독을 비롯한 기획 및 감수위원들이 말하는 책의 매력은 영화에 숨겨진 왕가위 감독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 특히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과 훌리오 코르타사르,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 등 그가 애독했던 작가들의 문학성이 왕가위 감독 영화의 특징인 인물의 내레이션과 독백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따라가는 분석은 흥미롭다. “‘영웅본색’이 세계를 휩쓸었을 때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가 나왔다. 당연히 영웅본색과 같은 액션 느와르일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을 부쉈다. 대중성, 상업성이 짙었던 홍콩 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한 단계 끌어 올린 이가 왕가위다. 아직도 사랑받는 그의 영화 속 스토리텔링과 미장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윤 감독)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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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진, 내달 연세대 노천극장서… 쇼팽협주곡 1, 2번 첫 연속 연주

    피아니스트 조성진(28·사진)이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두 작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한다. 그가 국내 무대에서 쇼팽 협주곡 1, 2번을 연달아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다음 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크레디아 프롬스-조성진 그리고 쇼팽’에서 조성진이 쇼팽 협주곡 1, 2번을 연주한다고 11일 밝혔다. 쇼팽 협주곡 1번은 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곡이다. 조성진이 독일 유명 음반사 도이체그라모폰(DG)과 함께 2016년 발매한 첫 스튜디오 녹음 음반에도 수록됐다. 쇼팽 협주곡 2번은 조성진이 국내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티켓 예매는 14, 15일 할 수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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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은 인간의 역사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구는 본능이기에 자기계발은 인류 시작과 함께 존재했다. 영국 켄트대 문화사 교수인 저자는 중국 고대 문헌부터 빅토리아 시대 가정주부를 위한 연감까지 각종 자료를 검토해 자기계발 핵심 전략 10가지를 추렸다. ‘너 자신을 알라’ ‘마음을 다스려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등이다. 저자는 이들 전략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하고, 오늘날 자기계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핀다. 소크라테스의 격언 ‘너 자신을 알라’는 개념을 처음 담은 자기계발서는 이탈리아 사상가 마르실리오 피치노의 ‘삶에 관한 세 권의 책’(1489년)이었다. 타고난 소질을 제대로 알아야 평생을 헌신할 천직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마음 챙김’을 강조하는 최근 경향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기보다 현재의 시간에 머무르라고 강조한 로마 철학자 아우렐리우스의 말에 뿌리를 뒀다. ‘알라딘’에서 세 가지 소원을 말하라는 요정 지니에게 한 가지 소원을 지니를 위해 남겨두겠다는 알라딘에게서는 ‘선한 삶을 지향하라’는 격언, 즉 이타주의를 읽어낸다. 동서양에서 달리 해석되는 자기계발 격언을 비교해 가치관의 차이도 보여준다. 서양에서의 ‘내려놓음’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왕관을 벗어던지며 ‘렛 잇 고’를 부르는 모습이 서양식 내려놓음의 예다. 이에 비해 노자의 도덕경 속 ‘무위(無爲)’처럼 동양식 내려놓음은 평정심과 내면의 평화 달성을 뜻한다고 설명한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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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살꾼 영웅 ‘토르’ vs 진지한 악당 ‘고르’

    마블스튜디오가 선보인 토르의 네 번째 솔로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6일 개봉)의 시작은 무겁다. 허름한 차림의 남자 고르(크리스천 베일)가 죽어가는 딸을 안고 황량한 사막을 달린다. 신과 마주한 그는 식량과 물을 갈구하지만 눈물 어린 호소는 단번에 무시당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흑검으로 모든 신을 죽여 버린다. 가족을 잃고 폐인처럼 살던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사진)는 고르에게 납치된 아스가르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옛 연인 제인(내털리 포트먼)은 토르의 예전 무기였던 망치 묠니르를 손에 넣고 ‘마이티 토르’로 거듭나 함께 고르를 무찌른다.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 자식 잃은 아버지의 고통이라는 고르의 진지한 서사로 문을 연 영화는 토르가 등장한 뒤부터 가벼워진다. 악당을 물리치는 순간에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허공에서 양쪽 다리를 쫙 찢는가 하면 예전 무기 묠니르와 현재 무기 스톰브레이커 사이에서 ‘밀당’을 하며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식이다. 3편 ‘토르: 라그나로크’까지는 토르 특유의 백치미 속에서도 가족을 잃은 고통을 극복하는 성장 서사를 통해 진지함을 잃지 않았지만, 4편에서는 가벼움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유머코드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르의 가벼움 속에서도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는 악당 고르. 영화 시작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베일은 중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다. 모든 색을 빨아들이는 ‘셰도우 렐름’에서 토르와 제인, 발키리(테사 톰프슨)를 묶어둔 채 고르가 한 명 한 명 심문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숨죽이고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다. 딸을 잃은 절절한 연기는 신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던 그의 잔혹함마저 설득력을 갖게 만든다. 고르의 무게감과 토르의 가벼움이 뒤섞여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이견 없는 호평을 받는 건 음악이다. 록밴드 건스엔로지스의 ‘패러다이스 시티’, ‘노벰버 레인’, ‘스위트 차일드 오마인’ 등이 액션과 버무려져 극장에 울려 퍼질 때는 짜릿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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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의 7년’은 옛말… 3세대 아이돌, 그룹 해체없이 솔로활동 병행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오마이걸, NCT…. 2010년대 중반 데뷔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3세대 아이돌’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했고, 트와이스와 오마이걸은 2015년, NCT는 2016년 각각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멤버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속속 개별 활동에 나서고 있다. 1·2세대 아이돌 그룹이 ‘마(魔)의 7년’을 넘지 못하고 해체한 뒤 솔로 활동을 한 것과는 결이 다르다.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을 병행하며 3세대 아이돌의 수명이 훨씬 길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세대 아이돌’ 2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솔로 앨범 내고 예능으로 개성 톡톡지난달 가수로서의 단체 활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한 방탄소년단 멤버 중 가장 먼저 개인 활동에 나선 이는 제이홉. 빅히트뮤직은 제이홉의 첫 정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 발매를 앞두고 1일 수록곡 ‘모어(MORE)’를 미리 공개했다. 트와이스의 나연 역시 데뷔 7년 만인 지난달 첫 솔로 앨범 ‘아임 나연(IM NAYEON)’을 발매했다. NCT 멤버 마크도 올해 2월 첫 솔로곡 ‘차일드(Child)’를 선보였다. 반응은 뜨겁다. 제이홉의 ‘모어’는 미국, 캐나다 등 84개 국가의 아이튠스 ‘톱 송’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나연의 ‘아임 나연’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7위에 올랐다. 해당 차트에서 K팝 솔로 가수로는 최고 순위를 기록한 것. 오마이걸의 미미는 CJ ENM 나영석 PD가 지난달 선보인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의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이다. 올해 멤버 지호가 탈퇴하면서 해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나머지 6명은 모두 소속사와 재계약했다. 미미는 오마이걸 멤버인 유아, 승희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지만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선보인 춤 실력과 ‘허당끼’가 화제가 되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매체 다양화로 기회 늘어, 팬덤 확대 시너지솔로 활동이 활발해진 데는 매체가 다양해진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TV, 라디오 정도만 있었지만 이제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고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많아졌다. 그룹을 유지하면서 솔로 활동을 하는 건 팬덤의 외연을 넓히는 데도 긍정적이다. 멤버별로 개성 있는 음반을 발표하거나 예능에서 입담을 과시하는 등 신선한 매력을 선보임으로써 그룹을 향한 관심을 더 높이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개별 활동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그룹의 인기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사의 기획 역량도 높아졌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 아이돌 멤버가 솔로 앨범을 낼 땐 트렌드를 따라 적당히 좋은 곡을 냈다면 지금은 개인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콘셉트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장르를 선택해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낸다. 멤버가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팬들 반응은 물론이고 판매 성적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솔로 활동이 두드러지며 큰 인기를 얻은 멤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정 평론가는 “인기가 한 명에게 과도하게 쏠릴 경우 위화감을 느끼는 팬들이 이탈할 수 있다. 최대한 ‘완전체’로서 기반을 닦은 뒤 솔로 활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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