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과 CG, 아쉬운 서사…최동훈 7년만의 신작 ‘외계+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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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최대 기대작이었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두 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을 비롯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등을 만든 흥행불패의 최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데다 사극과 SF를 접목시킨 신선한 도전으로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작품 고르는 안목이 좋다는 평을 받는 배우 김태리를 비롯해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이 대거 출연한 점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20일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시종일관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영화는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외계인 죄수를 쫓는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 ‘썬더’, 고려 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이안’(김태리) 사이의 시간의 문이 열리고, 이들이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2년 현재와 1300년대 고려, 지구와 우주라는 광범위한 시공간을 오가는데다 핵심 등장인물만 8명에 달하는데 두 시공간과 등장인물이 어떤 관계성을 갖는지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신경을 쏟다보니 화려한 액션과 CG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치명적 단점이 영화의 최대 장점을 깎아먹는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듯한 서사는 최 감독도 고민한 부분이다. 13일 진행된 시사회에서 최 감독은 “시공간을 오가는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쓰기가 정말 어려웠다. 2년 반 동안 시나리오를 썼고, 어떤 대사는 50~60번도 고쳤다”며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하지만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 구조 안에서 관객들이 예측하기도 하고, 그 예측이 빗나가기도 하며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6년 만에 복귀한 김우빈은 이번 영화에서 1인2역을 맡으며 열연했다.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지키는 가드이자, 데이터로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썬더’ 두 역할을 오갔다. 가드는 엄격하고 냉철한데 반해 썬더는 촐랑대지만 속은 깊은 캐릭터. 정반대 성격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고려시대 신검의 비밀을 밝히려 하는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다. 다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보니 한 캐릭터에 몰입해 그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볼거리들은 화려하다. 머리에서 수십여 개의 촉수가 길게 뻗어 나온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 번쩍거리는 최첨단 비행선으로 한순간에 변신하는 회색 지프차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낸다. 외계인과 도사들이 현재의 서울과 고려시대를 오가며 검술과 총기액션, 장풍과 초능력을 뽐내는 액션 장면들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 감독은 “삼국유사에 정말 많은 무술들이 나온다. 그 도술을 다 못 보여줘서 아쉽다.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다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외계+인’은 13개월간 1~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개봉은 2편으로 나눠 진행한다. 20일 개봉작은 1부이며 2부는 2023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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