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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연예

익살꾼 영웅 ‘토르’ vs 진지한 악당 ‘고르’

입력 2022-07-07 03:00업데이트 2022-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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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솔로영화 ‘러브 앤 썬더’
액션과 버무려진 록음악 짜릿
마블스튜디오가 선보인 토르의 네 번째 솔로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6일 개봉)의 시작은 무겁다. 허름한 차림의 남자 고르(크리스천 베일)가 죽어가는 딸을 안고 황량한 사막을 달린다. 신과 마주한 그는 식량과 물을 갈구하지만 눈물 어린 호소는 단번에 무시당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흑검으로 모든 신을 죽여 버린다.

가족을 잃고 폐인처럼 살던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사진)는 고르에게 납치된 아스가르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옛 연인 제인(내털리 포트먼)은 토르의 예전 무기였던 망치 묠니르를 손에 넣고 ‘마이티 토르’로 거듭나 함께 고르를 무찌른다.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 자식 잃은 아버지의 고통이라는 고르의 진지한 서사로 문을 연 영화는 토르가 등장한 뒤부터 가벼워진다. 악당을 물리치는 순간에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허공에서 양쪽 다리를 쫙 찢는가 하면 예전 무기 묠니르와 현재 무기 스톰브레이커 사이에서 ‘밀당’을 하며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식이다. 3편 ‘토르: 라그나로크’까지는 토르 특유의 백치미 속에서도 가족을 잃은 고통을 극복하는 성장 서사를 통해 진지함을 잃지 않았지만, 4편에서는 가벼움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유머코드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르의 가벼움 속에서도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는 악당 고르. 영화 시작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베일은 중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다. 모든 색을 빨아들이는 ‘셰도우 렐름’에서 토르와 제인, 발키리(테사 톰프슨)를 묶어둔 채 고르가 한 명 한 명 심문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숨죽이고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다. 딸을 잃은 절절한 연기는 신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던 그의 잔혹함마저 설득력을 갖게 만든다. 고르의 무게감과 토르의 가벼움이 뒤섞여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이견 없는 호평을 받는 건 음악이다. 록밴드 건스엔로지스의 ‘패러다이스 시티’, ‘노벰버 레인’, ‘스위트 차일드 오마인’ 등이 액션과 버무려져 극장에 울려 퍼질 때는 짜릿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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