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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불안이 부른 유럽 ‘징병제 부활’한동안 징병제를 폐지했던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침공 우려와 국방력을 강화하라는 미국의 압박으로 징병제를 부활시켰거나, 재도입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징병제를 둘러싼 유럽 주요국의 움직임과 갈등을 짚어봤다.》“독일군을 유럽 최강 군대로 만들겠다.”(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모든 유럽 동맹국이 위협에 맞서 진전을 이루는 지금, 프랑스가 가만히 있을 순 없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기가 커진 유럽 각국에선 징병제 부활 등 군복무제 개편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로 “미국이 유럽을 돕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른바 ‘유럽 자강론’이 확산되면서 국방비 부담을 늘리는 한편 병력 자원 확보를 위한 징병제 도입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냉전 시기의 유물이 부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뿐 아니라 최근 전쟁을 겪은 이스라엘, 중국의 침공 위협에 직면한 대만도 군복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징병제 반대 여론이 일고 있고, 유럽 각국의 재정 상황이 열악해 실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각국의 징병제 관련 동향과 실현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영세 중립국’ 스위스도 징병제 확대 논의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독일 연방의회는 5일 군복무제 도입안을 가결했다. 찬성 323표, 반대 272표로 의회를 통과한 병역법 개정안에 따라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모든 남성은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독일 정부는 자원 입대를 유도하되, 목표 병력을 채우지 못하거나 안보 비상 상황이 생기면 ‘필요 기반 징집’을 시행키로 했다. 독일 안팎에서 새로운 군복무제를 ‘잠재적 의무복무제’로 보는 이유다. 독일 정부는 18만3000명의 현 병력 수준을 2035년까지 26만 명으로 늘리고, 예비군 20만 명을 추가로 확보하는 목표를 세웠다. 10대 청소년들은 국가가 자신들을 전장으로 내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 발표된 독일 통합이주연구센터(DeZIM)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8세 청년층에서 입대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서유럽 최대 군사강국인 프랑스는 내년부터 자발적 군복무제를 시행한다. 프랑스는 2000년 징병제를 폐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징병제 재도입 논의에 착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위험을 피하는 길은 오직 대비뿐”이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국가 복무(SNU)’ 계획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여름부터 18, 19세 청년을 중심으로 10개월간 유급 군사훈련이 시행될 예정이다. 지원자는 월 최소 800유로(약 118만 원)의 급여를 받으며, 수료 후 직업 군인으로 지원하거나 예비군에 편입된다. 내년 3000명을 시작으로 2035년 5만 명까지 훈련 참가자 규모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 제도를 활용해 향후 10년간 총 5만 명의 병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재 프랑스는 현역 20만 명, 예비군 4만7000명 등 약 25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이 특히 큰 폴란드는 지난달 22일 전국민 대상의 군사훈련 프로그램인 ‘준비태세’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현재 예비군을 포함해 20만 명 규모인 군 병력을 향후 5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민간인 군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2027년까지 민간인 10만 명을 전시 자원봉사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참여자는 3주간 주말을 활용해 기초훈련, 생존훈련, 응급처치 훈련, 허위정보 판독 훈련 등을 받게 된다. 폴란드 국방부는 “2주 만에 민간인 1만8000명이 지원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지원자의 45%가 여성이라고 했다. 크로아티아도 내년 징병제 부활을 확정했다. 19∼29세 남성을 대상으로 2개월의 기초 군사훈련을 의무화해 예비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징병제를 운영 중인 유럽 국가들은 관련 제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징병제를 실시하는 9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덴마크는 당초 2027년으로 계획한 여성 의무 복무 도입 시기를 2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올 7월부터 만 18세가 되는 여성에게 소집 통지서가 발송되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징병 검사에선 여성도 남성처럼 추첨번호를 뽑아야 하고, 지원자가 부족할 경우 강제 징집될 수 있다. 덴마크는 의무복무 기간도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릴 계획이다. 트로엘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현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군은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며 “성별과 관계없이 가장 유능하고 의욕적인 덴마크 청년들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유럽 내 안보 지형이 급변하면서 대표적인 중립국인 스위스도 지난달 여성의 군 복무를 의무화하는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쳤다. 현재 스위스는 징병 대상 연령 남성들의 병역이나 민방위대 참여가 의무화돼 매년 3만5000여 명의 남성이 의무복무하고 있다. 여성 병역 안건은 반대율 78%로 부결됐지만, AP통신은 “유럽 내 안보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립국인 스위스에서조차 병역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스위스는 지난해 군 예산을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까지 조기 증액하는 등 국방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등교 거부’ 운동 등 징병제 반발 움직임 유럽 각국의 징병제 도입 움직임에 젊은층들 사이에선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선 최근 베를린, 쾰른 등 약 90개 도시에서 청소년들이 등교 거부 운동을 벌였다. 특히 내년에 18세가 돼 징병검사 대상이 되는 2008년 이후 출생 청소년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이들은 시위 현장에서 “우리는 총알받이가 되고 싶지 않다” “삶에서 반년을 막사에 갇혀 제식과 복종을 훈련받고 살해 기술을 배우며 보내고 싶지 않다”는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징병제에 반대하는 독일 청년들의 명분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등교 거부 운동을 조직하고 있는 단체 ‘징병제에 반대하는 학생 파업’은 “독일 기본법(헌법) 4조 3항은 ‘무기를 드는 군 복무를 누구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삶을 꾸려 갈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강 노력이 전쟁 해결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한 고교생은 “왜 전쟁을 무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느냐”며 “그것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뿐이다”라고 폴리티코 유럽판에 전했다. 그는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길 원치 않는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진단을 받는 등 징집을 피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당면한 안보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누구든 시위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 민주주의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다”라면서도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다면 그것을 위해 나서서 지킬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 프랑스에선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방 예산을 67억 유로(약 11조4600억 원)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파리에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출 감소를 목표로 한다면서도 국방 부문에서만 예산을 늘리는 건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시위 현장에서 “우리 연금을 위한 파업” “사회 및 재정적 정의를 위하여”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유럽 재정 적자도 징병제 도입에 걸림돌유럽 각국의 부족한 재정 여력도 징병제 도입 등 국방비 증액에 걸림돌로 지목된다.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정부 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EU에 따르면 징병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은 올 1분기 기준 GDP 대비 정부 부채가 각각 114.1%, 62.3%에 이른다. 폴란드(57.4%), 크로아티아(58.4%) 등은 간신히 기준을 넘지 않은 상황. 한참 일할 나이의 청년들을 군대에 모아놓으면 경제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독일 재무부는 연구 보고서에서 징병제 시행 시 국민총소득(GNI)이 0.4%(약 30조 원) 감소할 거라고 전망했다. 독일 재무부는 “징병제보다는 독일군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자해 독일군을 매력적인 고용주로 만드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군인의 처우를 향상하는 등의 방식이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프랑스 정부 산하 자문기관인 고등전략계획청도 6개월간 7만 명의 군인을 훈련시키는 데 연간 17억 유로(약 3조 원)가 들어간다고 추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징병은 시민들을 자신들의 기술과 재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일자리로 내모는 제도”라며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세계 무역질서가 뒤흔들리면서 유럽 경제는 막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나의 탈출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변장을 하고 베네수엘라의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11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도착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의 소감이다. 그는 이날 새벽 청바지에 패딩 점퍼 차림으로 오슬로의 한 호텔에 나타나 지지자들과 포옹했다. 마차도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16개월간 자신의 세 자녀를 포함해 “그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포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철권통치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구금 위협으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수배 및 출국금지 상태였다. 실제로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만난 지지자들은 스페인어로 ‘용감하다’는 뜻의 “발리엔테”를 연신 외쳤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이 자신을 ‘도망자’로 간주하며 귀국 시 체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당연히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마두로 정권은 일반적인 독재 정권이 아니라 마약, 인신매매 등에 관여하는 범죄 조직이라고 질타했다. 마차도는 반대파 탄압, 부정선거를 일삼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베네수엘라 은신처에서 나와 미국의 엄호 속에 오슬로로 향했다. 다만 악천후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 9일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그의 딸 아나(34)가 어머니를 대리해 수상했다. 마차도의 베네수엘라 탈출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10시간에 걸쳐 10개가 넘는 군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후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인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전용기를 타고 노르웨이로 건너갔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비밀 조직이 최소 2개월간 이 작업을 돕는 등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등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도 변수였다. 야권 비밀 조직은 마차도 일행이 탄 목선이 마약 운반선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미군과 시시각각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마차도 일행이 카리브해를 건너는 동안 미 해군 F-18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만에 진입해 약 40분간 좁은 원을 그리며 엄호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팝스타 비욘세의 남편으로 유명한 미국 ‘힙합 제왕’이자 프로듀서 제이지(Jay-Z)가 K팝, K푸드, K뷰티 등 한국 문화산업에 투자하는 7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한다. 한국 문화산업이 해외로 더 활발히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한화자산운용은 미국의 마시펜 캐피털 파트너스와 5억 달러(약 73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시펜은 제이지가 전문 투자자인 제이 브라운, 로비 로빈슨 등과 공동 설립한 벤처캐피털(VC)이다. 한화자산운용과 마시펜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8일(현지 시간)부터 열린 ‘아부다비 금융주간 2025’ 현장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마시펜도 보도자료를 통해 “전략적 합작 법인 ‘마시펜 아시아’를 설립하기 위해 한화자산운용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마시펜은 마시펜 아시아의 지분 과반을 보유하고 서울에 기반을 둔 투자팀이 회사를 이끌고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성되는 사모펀드는 K팝(가요), K푸드(음식), K뷰티(화장품) 등 한국의 문화산업 관련 기업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K컬처가 세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자 이러한 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까지 생겨난 것이다.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사모펀드의 K컬처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유망한 기업을 발견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마시펜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및 뷰티 브랜드 등을 보유하며 문화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MOU 소식을 보도하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같은 그룹이 전 세계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오징어 게임’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콘텐츠가 스트리밍 플랫폼을 석권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며 “이번 펀드는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기관투자가, 국부펀드 및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슨 마시펜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뷰티, 콘텐츠, 식품,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시아의 문화적 허브”라며 “아시아 지역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일 갈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일본판 미 중앙정보국(CIA)’ 설립에 나섰다. ‘강한 일본’을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부가 정보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지지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초 정기국회에 국가정보국 발족을 위한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정보국은 내각정보조사실(나이초), 공안조사청 등 여러 정보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정리, 조정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일본 정부는 총리실 관방장관 산하 내각정보조사실을 격상하는 형태로 국가정보국을 설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가정보국은 정보 담당상(장관급)이 이끄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내각정보조사실은 국내외 위성 정보 및 정치·경제 동향 등의 수집·분석을 맡고 있지만, 각 정보기관을 지휘할 권한은 없다. 그러나 국가정보국으로 전환되면 장관이 이끄는 총리실 직속의 독립 부처로 거듭나게 된다. 국가정보국은 외교·안보 분야 정책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국(NSS)과 더불어 총리실의 ‘안보 투톱’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별도로 ‘국가정보회의’를 총리실에 신설해 최상위 정보 회의체를 꾸린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일본유신회 연립여당은 단계적으로 정보 역량을 강화하는 로드맵을 짜고 있다. 국가정보국은 이 계획의 첫 단계로 이르면 내년 7월 출범할 전망이다. 이후엔 해외 정보 수집 업무를 전담하는 대외정보청 신설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앞서 자민당과 유신회는 정보 수집 강화 차원에서 2027년 말까지 대외정보청을 신설키로 했다. 양당이 합의한 ‘스파이 방지법’ 도입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미국의 외국인대리인등록법(FARA)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FARA는 미국인이 외국 정부나 정당, 기업, 개인 등을 위해 정치적 활동을 벌일 경우 미 법무부에 상세 내역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고 내역은 미 법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된다. 일본의 정보 역량 강화를 두고 다카이치 총리의 중국 견제 시도란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당내 인텔리전스 전략본부장을 맡아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신의 정책통인 고바야시 정조회장은 과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부 때 신설된 초대 경제안보담당상을 맡아 중국 공급망 재편 전략을 주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유명 래퍼인 제이지가 한국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K-컬처에 7000억 원대 투자에 나선다. 8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이지가 공동 설립한 벤처캐피털(VC) 마시펜 캐피털 파트너스가 한화자산운용과 손잡고 엔터테인먼트와 뷰티, 식품 등 K컬처 전반을 대상으로 한 5억 달러(약 6700억원) 규모 사모펀드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투자는 양측이 설립에 합의한 합작법인 ‘마시펜 아시아’를 통해 이뤄지고, 마시펜 아시아 본사는 서울에 둘 예정이다. FT에 따르면 K팝, K푸드 등 문화 관련 기업들이 투자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이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마시펜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은 국부펀드와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마시펜 캐피털 파트너스는 “K컬처와 아시안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이번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며 “한국은 글로벌 뷰티, 콘텐츠, 식품,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아시아의 문화 중심지”라고 밝혔다.2018년 설립된 마시펜 캐피털 파트너스는 문화·기술 영향력을 가진 소비재 브랜드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이다. 팝스타 리한나의 란제리 브랜드 ‘새비지 X 팬티’, 식물 기반 식품업체 ‘임파서블 푸드’, 프랑스 가상자산 보안업체 ‘레저’ 등에 투자했다.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사모펀드의 K컬처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될 것”이라고 FT에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리아가 8일 53년간 대를 이어 철권 통치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붕괴 1주년을 맞았다. 이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등은 반세기 넘는 독재와 14년간 이어진 내전, 나아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창궐까지 겪은 시리아가 국가 정상화를 향한 험난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8일 아흐메드 알 샤라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던 반군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하며 아사드 정권은 몰락을 맞았다. 당시 다마스쿠스를 떠난 아사드 전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해 모스크바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올 1월 임시 대통령이 된 샤라는 시리아의 외교적 고립을 끝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러단체 알카에다 출신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1000만 달러 현상금까지 걸었던 그는 군복 대신 양복을 입었고, “종파 간 갈등을 봉합하고 온건 통치에 나서겠다”며 국제사회 설득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시리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하고 고강도 제재의 추가 유예를 받아냈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도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대거 철회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시리아 재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일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론 관계자들이 다마스쿠스를 찾아 시리아 정부와 해상 석유·가스 탐사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등도 시리아와 대규모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리아의 정치·사회 변화 또한 상당하다. 10월에는 과도 의회의 3분의 2를 선거인단을 통해 간접 투표로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여성의 사회 진출도 확대됐다. 여성 기독교인인 힌드 카바와트 사회노동장관이 발탁됐고, 시리아 중앙은행에선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경제난이 여전히 심각하고, 종파 간 유혈 갈등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3월에도 알라위파 반군이 반란을 일으켰고, 7월에는 드루즈파 반군의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 특히 정부 보안군의 진압 과정에서 잔학 행위가 대거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나라를 통합할 다른 인물이 없다”며 “샤라가 소수 민족을 포용하고 권력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균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발 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관계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스카이뉴스와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하포럼 연사로 나선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아버지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협상할 때 모두가 정직한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트럼프 주니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부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부패 문제 때문에 전쟁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안드리 예르막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을 대상으로 한 부패 스캔들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한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전쟁 때문에,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케터 중 한 명이었기에 젤렌스키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며 “좌파 진영에서 그는 잘못을 저지를 리 없고 비난받을 여지가 없는 인간이 됐다”고 비판했다.한편 올 6월 공개 설전을 벌이며 충돌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가 “100% 회복됐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비슷한 사람”이라며 자신이 “두 명의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설립한 투자회사 1789캐피털은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3선 출마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그 얘기를 꺼낼 때마다 좌파 진영 사람들이 크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3선 출마를 배제하지 않는 이유가 일종의 “트롤링(상대를 놀리거나 도발하는 행위)”이라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홍콩 당국이 해외에 기반을 둔 반(反)중국 성향의 시민단체 2곳을 ‘금지단체’로 2일 지정했다. 앞으로 이 단체에 소속됐다고 주장하거나, 이들 단체의 행사에 참여할 경우 최대 징역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홍콩이 지난해 제정한 ‘홍콩판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을 적용해 특정 단체의 활동을 금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타이포 고층 아파트의 화재 참사를 둘러싸고 당국 책임론이 확산되는 등 반중 여론이 고조되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은 2일 캐나다와 대만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인 ‘홍콩 의회’와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의 홍콩 내 활동 및 단체 운영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보안국 측은 “두 단체의 활동을 금지하는 게 국가 안전 수호에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두 단체와 연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금지단체로 지정된 ‘홍콩의회’는 홍콩의 전직 입법회(국회) 의원 등 민주화 인사들이 202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했다. 홍콩 경찰은 올 7월 홍콩의회 관계자 19명을 지명수배하고, 최대 100만 홍콩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대만에 기반을 둔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 회원 4명도 올 7월 홍콩 당국에 체포됐다. 홍콩에서는 2019년 홍콩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도입 논란이 불거지며 대규모 반정부,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은 이듬해 6월 반중 활동을 한 사람을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홍콩 당국은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반중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기본법 23조’도 만들었다. 기본법 23조에 따르면 금지단체에 소속되거나 이들 단체의 행사에 참여하고 가입을 주선하거나 후원하는 행위 또한 모두 범죄에 해당된다. 최대 100만 홍콩달러(약 1억8900만 원)의 벌금, 최고 14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홍콩 당국은 타이포 화재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주도했던 대학생 마일스 콴 씨를 지난달 29일 체포하는 등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이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반중 활동을 오랜 기간 펼쳐온 케네스 청 전 구의원, 화재 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리모 씨 등이 당국에 체포했다. 민주 진영 인사들이 이번 화재를 계기로 더욱 조직적인 반중 활동에 나서고, 비판 여론도 고조될 것을 우려해 강력한 제재에 나섰단 평가가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홍콩 당국이 해외에 기반을 둔 반(反)중국 성향의 시민단체 2곳을 ‘금지 단체’로 2일 지정했다. 앞으로 이 단체에 소속됐다고 주장하거나, 이들 단체의 행사에 참여할 경우 최대 징역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홍콩이 지난해 제정한 ‘홍콩판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을 적용해 특정 단체의 활동을 금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타이포 고층 아파트의 화재 참사를 둘러싸고 당국 책임론이 확산되는 등 반중 여론이 고조되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은 2일 캐나다와 대만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인 ‘홍콩 의회’와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의 홍콩 내 활동 및 단체 운영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보안국 측은 “두 단체의 활동을 금지하는 게 국가 안전 수호에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두 단체와 연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금지단체로 지정된 ‘홍콩의회’는 홍콩의 전직 입법회(국회) 의원 등 민주화 인사들이 202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했다. 홍콩 경찰은 올 7월 홍콩의회 관계자 19명을 지명수배하고, 최대 100만 홍콩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대만에 기반을 둔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 회원 4명도 올 7월 홍콩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홍콩에서는 2019년 홍콩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도입 논란이 불거지며 대규모 반정부,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은 이듬해 6월 반중 활동을 한 사람을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홍콩 당국은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반중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기본법 23조’도 만들었다. 기본법 23조에 따르면 금지 단체에 소속되거나 이들 단체의 행사에 참여하고 가입을 주선하거나 후원하는 행위 또한 모두 범죄에 해당된다. 최대 100만 홍콩달러(약 1억8900만 원)의 벌금, 최고 14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홍콩 당국은 타이포 화재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주도했던 대학생 마일스 콴 씨를 지난달 29일 체포하는 등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이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반중 활동을 오랜 기간 펼쳐온 케네스 청 전 구의원, 화재 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리 모 씨 등이 당국에 체포했다. 민주 진영 인사들이 이번 화재를 계기로 더욱 조직적인 반중 활동에 나서고, 비판 여론도 고조될 것을 우려해 강력한 제재에 나섰단 평가가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트럼프 2.0’ 시대 신(新)중동 질서가 이스라엘에 마냥 유리하지 않다.”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만난 메흐란 캄라바 미국 조지타운대 카타르캠퍼스 정치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례 없는 수준의 압박을 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산유국과의 거래적 이익을 중시하고, 미국이 개입하는 해외 분쟁의 장기화를 극도로 꺼리는 점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친(親)이스라엘 성향이자 네타냐후 총리와 ‘브로맨스’를 과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계획을 적극 지지했다. 캄라바 교수는 “외교 무대에서 솔직하고 노골적인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미-이스라엘 관계의 깊고 조직적인 본질이 드러났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우방이 얽힌 문제에는 보다 균형잡힌 태도를 취하는 점에 주목했다. 캄라바 교수는 “트럼프는 네타냐후가 선을 넘고 과잉 대응하자 따끔하게 혼낸(chasten)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분석했다.이란계 미국인인 캄라바 교수는 미국과 중동을 오가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는 중동 전문가. 지난달 2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아랍 소사이어티, 한국무역협회(KITA)가 공동 주최한 ‘한-중동 경제협력포럼’ 기조 연설을 계기로 한국에 네번째로 방문했다.캄라바 교수는 “이스라엘은 2023년 가자전쟁 개전 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벼랑 끝으로 몰며 큰 승리를 거뒀다”면서도 “이란 정권 붕괴에 실패했고 카타르 공격이라는 전략적 실책을 저질렀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브로맨스’에 이상 징후가 생긴 것인가.“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지원했고, 이를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깊고 조직화된 미-이스라엘 관계의 본질이다. 외교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솔직하고 노골적인 태도를 통해 드러났을 뿐이다.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중동 지역에서 선을 넘는 행동을 하자 단호히 징계했다. 올 9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약 3주 전 카타르 수도 도하 공습 작전을 공식 사과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타르는 미 본토 밖의 최대 공군기지를 보유한 우방이다. 미국은 카타르에 자신들이 연루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했다.트럼프 행정부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자 비속어를 동원해 경고한 점도 눈길이 간다. 올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12일 전쟁’의 휴전 직후 이스라엘이 공격을 지속하며 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빌어먹을(What the fXXX)’이라는 욕설을 써가며 강하게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같은 ‘영원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하고 당선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반면 빠른 승리가 확실한 군사력 사용은 주저하지 않는다. ‘단발성 군사력 과시’는 트럼프 2기 중동 정책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전쟁 도중 이란 핵시설 공습을 강행한 뒤 이를 외교 치적으로 강조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고 싶어 하는가.“아브라함 협정을 확장해 친이스라엘적이고 친미적인 방식으로 중동의 전략 환경을 바꾸고자 한다고 본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이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스라엘에 적극 맞서지는 않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반(反)이스라엘 세력이 전복되는 것이 목표다.”―중동전쟁으로 이란은 얼마나 약해졌는가.“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년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벼랑 끝으로 몰며 이란을 약하게 만들었다. 이란도 더 이상 ‘저항의 축’이 존재하지 않고 억제력의 원천으로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는 미사일 프로그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12일 전쟁은 네타냐후 총리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냈다. 그는 정권 붕괴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사회적 결속력이 발동됐다. 이란 군 지도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할 능력이 된다’는 군사적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또 혼란 속에서 대중 봉기도 벌어지지 않았다. 아랍인, 발루치인, 쿠르드인 등 소수 민족이 이란이라는 국가의 물리적 해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입증됐다.향후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재확대 여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손에 달려있다. 가자전쟁 역시 군사적 목표보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지속되었다. 연립정부 내 극우 세력의 요구와 그의 정치 생명이 걸린 형사 재판에 많은 것이 결정될 것이다.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휴전 위반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동 긴장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이며 86세 고령인 알리 하메네이 사후(死後) 어떤 격변이 예상되는가.“하메네이 아들이 최고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을지, 핵무기 개발에 착수할 지를 두고 이란은 갈림길에 설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평소와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또 하메네이 사망으로 미-이란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생기지만, 최소 몇 년은 두고 봐야 알 수 있다. 이란 체제 특성상 새 지도자가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에도 주목했는데 튀르키예는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튀르키예는 조용한 강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매우 성공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교류를 강화했고, 특히 유럽과 아제르바이잔을 연결하는 주요 가스관은 튀르키예를 거쳐 간다. 유럽에도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도 심화했다. UAE와 카타르는 튀르키예의 주요 투자자가 됐고, 튀르키예는 두 나라의 방위 산업(방산) 핵심 파트너가 됐다.이를 두고 신(新)오스만주의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나는 중견국으로서 권력을 투사한 현실 정치라고 본다. 튀르키예와 관련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2026년 중동에서 예상되는 주요 변화를 꼽자면…“이란을 주시해야 한다. 물 부족 문제부터 하메네이의 건강 문제까지 이란의 앞날에는 변수가 가득하다. 팔레스타인 문제도 끝났다고 볼 수 없다. 가자지구에서 7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이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도록 만들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및 UAE 간의 경쟁 심화를 꼽을 수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6일 발생한 홍콩 타이포 지역의 웡푹코트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를 둘러싸고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홍콩 당국은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악화된 민심이 자칫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같은 대규모 반중 시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에 나섰다.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이번 화재를 틈타 반중난항(反中亂港·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다) 세력이 기회를 노리며 소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내 반중 세력이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홍콩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홍콩을 다시 송환법 반대 시위의 혼란으로 되돌리고, 암흑한 시절을 재현하려고 한다”며 “악의적 의도와 비열한 행위는 반드시 도덕적 비난과 법적 엄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세력이 정부의 화재 대응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혼란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2020년 제정된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홍콩에 설치한 국가안보 전담 기관이다. 범죄를 저지른 홍콩 시민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인도법(송환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2019년 민주화 시위로 번진 여파로 만들어졌다.이번 화재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한 온라인 청원 주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마일스’란 이름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과 소속 단체는 △감독 소홀 등 정부 책임 규명 △독립 기구를 통한 조사 △공사 감독 제도 재검토 △피해 주민 지원 등 4가지 요구를 담은 청원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이날 오후까지 1만 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했지만, 현재는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일각에선 이날 화재 현장에서 피해자를 돕던 자원봉사자 수백 명이 홍콩 당국에 의해 해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SCMP는 “홍콩 정부 측 지원팀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정부 지원팀이 피해자 지원보다 사진 촬영에 집중한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전했다. 홍콩 당국은 자원봉사자 강제 해산 사실을 부인하며 “비정부기구(NGO)들이 정부에 더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화재 참사로 30일 현재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가 난 7개동 가운데 3개동의 수색이 아직 끝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 수 있다고 홍콩 당국은 설명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6일 발생한 홍콩 타이포 지역의 왕푹코트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를 둘러싸고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홍콩 당국은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악화된 민심이 자칫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같은 대규모 반중 시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에 나섰다.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이번 화재를 틈타 반중난항(反中亂港·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다) 세력이 기회를 노리며 소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내 반중 세력이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홍콩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홍콩을 다시 송환법 반대 시위의 혼란으로 되돌리고, 암흑한 시절을 재현하려고 한다”며 “악의적 의도와 비열한 행위는 반드시 도덕적 비난과 법적 엄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앞서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세력이 정부의 화재 대응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혼란케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29일 홍콩 매체를 인용해 “화재 현장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일부 반정부 인사의 잔존 세력이 발견됐다”고 전했다.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2020년 제정된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홍콩에 설치한 국가안보 전담기관이다. 범죄를 저지른 홍콩 시민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도법(송환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2019년 민주화 시위로 번진 여파로 만들어졌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며 반중 행위 단속 강도를 높여 왔다.이번 화재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한 온라인 청원 주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마일스’란 이름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과 소속 단체는 △감독 소홀 등 정부 책임 규명 △독립기구를 통한 조사 △공사 감독 제도 재검토 △피해 주민 지원 등 4가지 요구를 담은 청원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지난달 29일 오후까지 1만 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했지만, 현재는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일각에선 지난달 29일 화재 현장에서 피해자를 돕던 자원봉사자 수백 명이 홍콩 당국에 의해 해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SCMP는 “홍콩 정부 측 지원팀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정부 지원팀이 피해자 지원보다 사진 촬영에 집중한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전했다. 홍콩 당국은 자원봉사자 강제 해산 사실을 부인하며 “비정부기구(NGO)들이 정부에 더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이번 화재 참사로 30일 현재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가 난 7개동 가운데 3개동의 수색이 아직 끝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 수 있다고 홍콩 당국은 설명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최근 제안한 28개 항목의 평화안은 작성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외교라인 간 경쟁이 드러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평화안 작성에 사실상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J D 밴스 부통령과의 경쟁설이 재점화되는 한편, 평화안이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일부러 기다린 전략적 인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루비오가 밀렸다” 추측 로이터통신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가 평화안 작성을 주도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엔 루비오 장관의 관여 정도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음날 블룸버그통신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보고 직전까지 상황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전하자 밴스 부통령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댄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이 평화안 합의에 투입되며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외교 경력이 전무한 드리스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로 등장한 배경에 밴스 부통령과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드리스컬 장관은 밴스 부통령의 예일대 로스쿨 친구로 지난해 대선 유세를 도왔다. 경쟁설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27일 액시오스는 “윗코프와 쿠슈너가 작성한 초안을 보고 밴스와 루비오가 협의해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허가를 받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 당국자는 “세간에 루비오 장관이 이끄는 친(親)우크라이나 팀과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반(反)우크라이나 팀이 경쟁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원 팀’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양측은 2028년 대선에 대한 공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밴스 부통령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루비오 장관에 대해 “행정부 내 ‘베스트 프렌드’(가장 절친한 친구)”라고 밝혔다. 둘은 젊은 상원의원 출신이자 천주교 신자라는 공통점으로 유대감을 쌓았다고 한다. ● 루비오의 전략적 인내?반면 루비오 장관의 손바닥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루비오가 윗코프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린 뒤, 적절한 시점에 개입해 회의적인 시각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2011~2025년 상원의원 시절 대중, 대러 강경파로 꼽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갱스터’ ‘폭력배’라고 불렀고,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상원 인준 과정에서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후보자가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칭하길 거부하자 몰아세웠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2기에서 충성파로 변신했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완전히 타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밝혔지만 며칠 뒤 무산된 배경에 루비오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접촉한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가 추가 정상회담을 정당화할 만한 실질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획 철회를 설득했다. 루비오 장관은 외교 담당인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 정책을 조언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의 업무 능력에 만족해 국가안보보좌관 교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의 역할을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외교 라인 역할 분담을 두고 “외교 정책 수립의 전권은 트럼프가 쥐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미국의 이민 정책이 “많은 미국인의 이익과 생활 여건을 잠식했다. ‘제3세계 국가(Third world countries)’로부터의 이민을 ‘영원히(permanently)’ 중단해 미국의 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26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2021년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라마눌라 라칸왈(29)의 총격으로 백인 주방위군 세라 벡스트롬(20·여)이 숨지고 앤드루 울프(24) 또한 위독해지자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비(非)시민권자에 대한 모든 연방 혜택과 보조금을 종료하고 서구 문명에 부합하지 않는 외국인은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이민의 폐해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관용적인 이민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모든 망명 허가를 전수 재심사할 뜻도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 이민국(USCIS) 또한 아프간 이란 예멘 등 19개 ‘우려국’ 출신 이민자의 영주권을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불법 이민은 교육 부실, 높은 범죄율, 도시 쇠퇴, 병원 과밀화, 주택 부족, 재정적자 등 미국 사회가 처한 ‘기능 장애(dysfunction)’의 원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인 2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3세계국 국민의 이민을 ‘영원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라마눌라 라칸왈(29)의 총격으로 백인 주방위군 세라 벡스트롬(20·여)이 숨지고 앤드루 울프(24) 또한 중태에 빠지자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공식 외국인 수는 5300만 명이고, 실제 이민자 인구는 훨씬 많다. 대부분이 복지 수혜자로 실패한 국가 또는 교도소, 정신병원, 갱단, 마약 카르텔 출신”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특히 라칸왈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인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데려온 ‘아프간 협력자’라는 점을 들어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맹비난했다. 관세 정책 논란, 고물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 등으로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그가 반이민 의제를 통해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구 문명과 양립 불가한 외국인 추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졸린 조(sleepy Joe·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의 자동 입국 허가로 들어온 이민자들을 포함해 불법으로 입국한 수백만 명, 서구 문명과 양립할 수 없는 모든 외국인을 추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미국에 ‘순자산(net asset)’이 되지 않거나 미국을 사랑할 능력이 없는 자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며 “비(非)시민권자에 대한 모든 연방 혜택과 보조금도 중단하겠다. 역이민(reverse migration)만이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3세계 국가가 어디를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지프 에들로 미 이민국(USCIS) 국장은 이날 “아프간 등 19개 우려국 출신 이민자에 대한 영주권을 전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모든 망명 허가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CNN은 19개국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올 6월 행정명령으로 입국을 금지한 아프간, 이란, 예멘,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일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행정부가 영주권(그린카드) 및 망명 허가를 남발했으며 영주권자가 미국에서 3만 달러(약 4410만 원)를 벌면 해외에 있는 그의 가족들은 연 5만 달러(약 7350만 원)의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이 미국의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누리는 탓에 교육, 의료, 치안 등 사회 체계 전반이 흔들려 ‘기능 장애’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라칸왈의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아프간 전쟁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이 조직한 아프간인의 대(對)테러 조직 ‘제로 부대(Zero Units)’ 출신으로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 올 4월 망명을 허가받고 영주권 신청 등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 부대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 대원 등을 체포하는 임무 등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도 자행해 악명이 높았지만 CIA 측은 이를 부인했다. 라칸왈의 친구는 그가 당시 경험으로 큰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집권 1기 때부터 내내 반이민 정책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7년 1월 이란, 이라크, 수단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하며 강경한 반이민 정책의 신호탄을 쐈다. 한 해 뒤에는 밀입국 도중 붙잡힌 부모와 자녀를 분리 수용해 거센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다. 2019년부터 멕시코 국경지대에 높이 9m, 길이 700km의 국경 장벽도 건설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첫날인 올 1월 20일 남부 국경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이든 행정부 때 중단됐던 국경 장벽 건설도 재개했다. 그는 집권 1기의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의 격리 정책을 주도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을 백악관 국경 ‘차르(czar)’로 발탁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미국의 이민 정책이 “많은 미국인의 이익과 생활 여건을 잠식했다. ‘제3세계 국가(Third world countries)’로부터의 이민을 ‘영원히(permanently)’ 중단해 미국의 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26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2021년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라마눌라 라칸왈(29)의 총격으로 백인 주방위군 세라 백스트롬(20·여)이 숨지고 앤드루 울프(24) 또한 위독해지자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비(非)시민권자에 대한 모든 연방 혜택과 보조금을 종료하고 서구 문명에 부합하지 않는 외국인은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이민의 폐해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관용적인 이민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모든 망명 허가를 전수 재심사할 뜻도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 이민국(USCIS) 또한 아프간 이란 예멘 등 19개 ‘우려국’ 출신 이민자의 영주권을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에서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레이싱카를 만들다 사업 기회를 발견했습니다.”호주 출신 마이클 풀러 ‘콘플럭스’ 창업자 겸 회장은 유럽 모터스포츠 업계에서 엔지니어로 약 15년간 근무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 열교환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최근 질롱 본사에서 만난 풀러 창업자는 유럽에서의 경험을 통해 열교환기라는 ‘니치 시장’을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1 산업은 항상 최전선에서 새로운 기술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적층제조 열교환기를 접하게 됐다”며 “산업계 전반에 열 전달 효율 개선을 원하는 강력한 시장 수요가 존재한다고 판단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열교환기는 기계의 열을 식혀 에너지 효율성과 성능을 높여주는 핵심 부품이다. 자동차, 항공기, 데이터센터 등 사실상 모든 기계에 들어가고 소형화와 경량화가 관건이다. 콘플럭스는 3D 프린팅 적층제조 특허 기술을 사용해 고성능 열교환기를 만드는 시장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원재료를 한층씩 쌓는 적층제조 공법을 사용해 기하학적 자유도가 높은 맞춤 제품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에어버스와 허니웰, 슈퍼카 브랜드 파가니와 돈커부트 등에 납품했다. 10여 년 전 호주로 귀국한 풀러 창업자는 연고가 전혀 없는 질롱에서 회사를 시작했다. 그는 질롱에 기술 인력이 많고,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와 문화를 갖췄다는 점을 높이 샀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 거주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장소라고 생각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회사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했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질롱에는 신소재, 에너지, 방산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약 100년간 미국 포드자동차와 협력 업체들의 공장이 자리했지만, 1990년대부터 급속한 세계화로 자동차 관련 공장들이 떠난 자리에 첨단 기업이 들어왔다. 주 정부와 시 당국이 공학 명문 디킨대에 투자하고 지역 기업인들이 미래 산업으로 전환에 적극 나선 점이 비결로 꼽힌다. 콘플럭스도 질롱과 함께 성장했다. 자동차 업계와 디킨대 출신 고숙련 인재를 채용했고, 디킨대 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매뉴퓨처스’에 입주해 대학 연구진들과 연구개발(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1024/132625668/2풀러 창업자는 “열교환기 생산을 위해서는 원자재와 ‘매우 똑똑한 두뇌’가 필요하다”며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한 기업 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이 강력한 사명을 갖고 일하고, 자신의 기여를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흥미로운 도전을 계속 제공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일본 지사까지 임직원 총 55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 콘플럭스는 5년 내 해외 생산 시설 구축과 10년 내 글로벌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풀러 창업자는 “현대차의 수직이착륙(VTOL) 항공기처럼 한국 기업들의 흥미로운 차세대 사업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방위 산업(방산), 전자 제품, 자동차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질롱=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본의 해운사와 조선사들이 한국과 중국에 뒤처진 자국 조선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일본은 1970, 80년대만 해도 전 세계 선박 건조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중국, 한국에 밀려 3위로 뒤처졌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과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일본 산업계도 본격적인 조선업 역량 되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해운사와 조선사들이 조선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처음으로 ‘원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일본우선(NYK), 상선미쓰이, 가와사키기선 등 해운 대기업 3사가 이마바리조선,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출자하는 선박 설계사 마일스(MILES)에 자본 참여를 결정한 것. 현재 미쓰비시중공업은 마일스 지분의 51%를, 이마바리조선은 49%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이마바리조선의 지분 일부를 해운 3사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경영 참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닛케이는 “일본 해운사와 조선사가 자본 측면에서 하나가 돼 선박 개발 체제를 구축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해운 3사는 차세대 선박의 설계 기반을 마일스로 집약해 사양 요구를 반영하고, 설계 범위도 보다 다양한 선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표준화된 설계 모델을 만들어 일본 조선업 전반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조선사에 발주해 왔던 LNG 운반선도 일본으로 돌리며 자국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조선업 부활을 위한 지원과 제도 정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일본은 2035년까지 현재의 건조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조선업계가 약 3500억 엔(약 3조3000억원)씩 출연하는 등 민관이 총 1조 엔(약 9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간 통합·합병을 다루는 독점금지법을 조선업에 대해선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 공정위는 18일 일본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이 2위 업체인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자회사화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두 회사의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50%가 넘지만, 한국 및 중국에 맞서 조선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클라크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조선업 점유율(선박 인도량 기준)은 중국 54.7%, 한국 28.1%, 일본 12.8%, 미국 1% 미만이다. 미국은 중국의 조선업을 견제하고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인 한국, 일본의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닛케이는 “조선업은 일본의 경제안보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위해서도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이틀 앞둔 25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집권 2기 첫 칠면조 사면식에서 ‘고블(Gobble)’과 ‘와들(Waddle)’이라는 이름의 칠면조 두 마리를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식 연설을 활용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원 등 정적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칠면조 이름을) ‘척’과 ‘낸시’로 부를까 했다”며 “하지만 그들에 대해선 내가 절대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국면에서 정부 운영 중단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이를 ‘슈머 다운’이라 표현하는 등 강하게 비판했다. 펠로시 의원은 2007~2011년, 2019~2023년 두 차례 하원의장을 지내며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악연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사면한 칠면조 ‘피치’와 ‘블로섬’의 사면은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졸린 조 바이든이 사면에 오토펜(자동 서명기)을 사용했기 때문”에 사면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은 고령의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며 그 근거로 오토펜을 업무에 자주 사용한 점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배치, 이민 단속 등을 두고 갈등한 민주당 소속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을 향한 공격도 퍼부었다. 그는 이번에 사면된 칠면조 고블과 와들은 중량 50파운드(약 22.7kg)가 넘는 거대한 칠면조라고 소개하며 “(시카고) 시장은 무능하고 (일리노이) 주지사는 크고 뚱뚱한 게으름뱅이”라고 비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핵심 광물의 평화적 이용을 지지한다”며 주요 개발도상국과 희토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비판하고, 협력을 강화하자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리 총리는 “세계는 핵심 광물의 상호 호혜적 협력과 평화적 이용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공급망의 모든 연결 고리에서 이익 분배를 최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날 캄보디아, 미얀마,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등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이 대거 포함된 19개국,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등과 ‘녹색 광업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고도 발표했다. 이들 나라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안정적인 광물 채굴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 총리는 그간 서유럽, 미국 등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옛 식민지에서 수행한 광산개발이 불공정했으며 “더 나은 개발을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를 수탈한 서방과 달리 중국은 자원 보유국과 호혜적인 희토류 개발에 나서겠다며 미국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를 상대로 ‘희토류 매력 공세’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글로벌사우스는 주요 개도국이 남반구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용어다. 아프리카에서 열린 최초의 G20 정상회의였던 이번 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이전보다 희토류 의제를 비중 있게 다뤘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2일 리 총리와의 회동에서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의 공급망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과 희토류 협력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반미 성향이 강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또한 23일 “단순 원자재 수출자가 아닌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