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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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자입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5-07-01~2025-07-31
미국/북미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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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유예’ 허위정보에 美 증시 ‘광란의 10분’

    ‘해싯: 트럼프, 중국 제외 모든 국가에 90일 관세 유예 고려 중.’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한 문장의 ‘허위 정보’에 급등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유예할 것이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며 단 10여 분 만에 장중 2조4000억 달러(약 3521조 원)의 돈이 늘어났다 사라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시장을 뒤흔든 광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증시의 롤러코스터는 오전 10시 10분경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관세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허위 정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허위 정보는 투자정보를 다루는 ‘월터 블룸버그’라는 ‘X’ 계정에서 시작됐다. 이날 해싯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했지만 허위 정보 관련 발언은 안 했다. CNBC는 10시 15분경 이 허위 정보를 화면 아래 자막으로 전했다. 5분 후 로이터통신이 CNBC를 인용해 이 문구를 역시 보도하면서, 월가 전체에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 이날 개장 직후 약 4.7%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허위 정보가 퍼지자 관세 전쟁이 멈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급반등했다. 10시 9분경 4,963.24였던 S&P500지수는 10시 17분경 5,243.99로 순식간에 5.66% 뛰었다. 하지만 백악관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49.26포인트(―0.91%) 내린 37,965.60에 마쳤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마감했다. 한편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상호 관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는 이날에만 3.67% 떨어졌고 3거래일 동안에는 총 19% 하락하며 6380억 달러(약 938조 원)가 증발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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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유예’ 오보에 뉴욕증시 대혼란…3521조원 몰렸다 빠져

    ‘해싯: 트럼프, 중국 제외 모든 국가에 90일 관세 유예 고려 중.’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돼 경제매체인 CNBC와 로이터통신등을 통해 보도된 이 한 문장의 ‘허위 정보’에 급등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상호 관세를 유예할 것이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며 단 10여 분 만에 장중 2조4000억 달러(약 3521조 원)의 돈이 늘어났다 사라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투자자가 관세 후폭풍을 진정시킬 정보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시장을 뒤흔든 광기였다’고 평가했다.이날 증시의 롤러코스터는 오전 10시 10분경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관세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허위 정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시작됐다. WSJ 추적 결과, 이 허위 정보는 ‘월터 블룸버그’라는 ‘X’ 계정에서 시작됐다. 이 계정은 블룸버그통신과 관계가 없는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각종 투자 정보를 빨리 퍼나르기로 유명해 월가 관계자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계정으로, 약 1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이 계정의 소유주가 정확히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얻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해싯 위원장이 CNBC와 인터뷰한 것은 사실이나 그는 “관세 정책의 결정권은 오로지 대통령에게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CNBC는 10시 15분경 이 허위 정보를 보도하며 “정확히 어디서 온 정보인지 알아보겠다”는 배너 문구를 화면 아래 굵은 자막으로 띄웠다. 5분 후 로이터통신이 CNBC를 인용해 이 문구를 보도하면서, 월가 전체에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퍼지기 시작했다.이날 개장 직후 약 4.7%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허위 정보가 퍼지자 관세 전쟁이 멈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급반등했다. 10시 9분경 4,963.24였던 S&P500지수는 10시 17분경 5,243.99로 순식간에 5.66% 뛰었다.하지만 백악관이 사실무근이라고 정정하자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1.83포인트(ㅡ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또한 349.26포인트(ㅡ0.91%) 내린 37,965.60에 마쳤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마감했다.특히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상호 관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는 이날에만 3.67% 떨어졌고 3거래일 동안에는 총 19% 하락했다. 삼성전자 시총의 약 3배에 달하는 6380억 달러(약 938조 원)가 증발했다.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은 오직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것인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변동성을 억제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갖고 있다”며 관세율 인하, 관세 시행 유예 및 연기, 주가 부양 정책 등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높다고 해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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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룻새 ‘폭락-급등-급락’ 널뛰기한 뉴욕 증시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오른 반면,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지수가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큰 변동성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일간 중국을 뺀 나머지 나라에 대해 관세를 유보할 것이란 오보가 전해지면서 잠시 급등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분 동안 2조4000억 달러(약 3480조 원)가 움직였다. 그러나 백악관이 사실무근이라고 정정하며 다시 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26포인트(-0.91%) 내린 37.965.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최고치 대비 20% 가까이 주저앉았다. 최근 낙폭이 가장 컸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거래를 마쳤다.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에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이날 추락하던 증시가 오보에 급반등으로 돌아선 것은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정보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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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이외의 나라들과 관세협상 즉시 개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최근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중국과 유럽연합(EU) 등도 보복으로 맞서면서 각국 금융시장이 격랑에 빠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해 부과하는 34%의 보복관세를 8일(현지 시간)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그 하루 뒤부턴 추가로 50%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겠다고 7일 밝혔다. 다만 중국을 제외하고 협상을 요청한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전 세계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론을 일부 의식한 가운데, 관세 정책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란 점을 선명하게 부각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주식시장의 고통을 어느 수준까지 감내하겠냐’란 질문에 “때로 무엇인가를 고치려면 약(medicine)을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3, 4일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했지만 관세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7일 트루스소셜에도 “오랫동안 (교역국)으로부터 학대받은 미국은 관세 덕분에 ‘학대국들’로부터 매주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가장 큰 학대국인 ‘중국’의 금융시장 또한 (관세 여파)로 붕괴 중”이라고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또한 6일 기존에 밝힌 대로 9일부터 상호관세를 강행하겠다며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미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같은 날 이번 관세가 “미 역사상 가장 큰 자해(self-inflicted wound)”라고 비판했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또한 7일 주주 서한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관세 보복 확전에도… 트럼프 “對中 무역적자 해결없이 거래 없다”[트럼프 관세, 글로벌 경제 초토화]글로벌 증시 패닉 책임론 불거지자“최악은 중국” 통상전쟁 주적 강조… 러트닉 “상호관세 부과 연기 없어”中 “경제적 괴롭힘, 자신도 피해”… 트럼프 증시 폭락속 골프 비판 커져“1조 달러(약 1470조 원)의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있다. 반드시 해결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를 강조하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벌이는 이른바 ‘주요 2개국(G2) 통상 전쟁’을 전면전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의 충격으로 미국과 전 세계 주가가 폭락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핵심 타깃인 중국의 문제를 부각시켜 시선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락을 거듭 중인 미국 증시에 대해 “때론 무엇인가를 고치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간 세계의 ‘돼지저금통(piggy bank)’이었지만 (관세로) 모든 이점을 쥐게 됐다”고 덧붙였다. 주가 급락을 일시적 성장통 정도로 진단하고, ‘관세 폭격’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美 “中 적자, 반드시 해결” vs 中 “타격 크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글로벌 관세 부과 조치로 “중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유럽연합(EU)은 미국을 등쳐 먹기 위해 만들어졌다”라면서도 “최악은 중국”이라며 중국이 주적임을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 기업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지분을 확보하는 협상안을 준비했지만 성사 직전 중국이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대체로 사실이다. 중국이 관세 문제로 협상 조건을 바꿨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중국에 대한 강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중국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주도권을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가 급락, 물가 상승 등으로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의도적으로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중국과의 싸움을 중·장기전으로 끌고 가고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면 국가 안보와 중국 책임론을 거론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을 맞은 나라들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지 말라”는 경고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해 “압박과 위협은 올바른 거래 방식이 아니다. 전형적인 경제적 괴롭힘 행위로, 남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7일자 1면에 “자신의 일에 집중하라”라는 논평을 게재했다. 중국 상무부도 6일 테슬라 등 현지의 20여 개 미국 기업 경영진을 불러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에 단호한 조치를 취해 대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경기 부양 및 시장 안정책을 조기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증시 폭락 상황에서도 골프 즐긴 트럼프 비판 고조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사람들은 언젠가 ‘관세’가 정말 아름다운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란 글을 올리며 당분간 초강경 관세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같은 날 CBS방송에 “(관세 시행의) 연기는 없다. 관세는 확실하게 며칠, 몇 주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NBC방송에서 관세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침체를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주목할 건 번영을 위한 장기적인 기반 구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7초가량의 골프 라운딩 영상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다. 관세 정책으로 증시가 급락했고, 미 전역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영상에는 그가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리는 모습 등이 담겼다. 야당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MSNBC방송에서 “증시 급락으로 증시와 미 국민의 은퇴 자금이 붕괴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골프장에 있었다”고 비난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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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이외의 나라들과 관세협상 즉시 개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최근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중국과 유럽연합(EU) 등도 보복으로 맞서면서 각국 금융시장이 격랑에 빠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에 부과하는 34%의 보복관세를 8일(현지 시간)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그 하루 뒤부턴 추가로 50%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겠다고 7일 밝혔다. 다만 중국을 제외하고 협상을 요청한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전 세계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론을 일부 의식한 가운데, 관세 정책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란 점을 선명하게 부각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주식 시장의 고통을 어느 수준까지 감내하겠냐’는 질문에 “때로 무엇인가를 고치려면 약(medicine)을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3, 4일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했지만 관세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그는 7일 트루스소셜에도 “오랫동안 (교역국)으로부터 학대받은 미국은 관세 덕분에 ‘학대국들’로부터 매주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가장 큰 학대국인 ‘중국’의 금융시장 또한 (관세 여파)로 붕괴 중”이라고 정책 정당성을 주장했다.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또한 6일 기존에 밝힌 대로 9일부터 상호관세를 강행하겠다며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미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같은 날 이번 관세가 “미 역사상 가장 큰 자해(self-inflicted wound)”라고 비판했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또한 7일 주주 서한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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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에 美 증시 이틀새 9646조원 날아가… 트럼프는 “버텨라”

    “미국에 ‘해방의 날’이 아니었다.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 행위로 기록될 일이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상호 관세 발표 뒤 미 뉴욕 증시가 역대급 폭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5일(현지 시간) 모든 국가들에 부과된 10% 기본 관세가 발효됐다. 9일부터는 기본 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가산되는 상호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데다 이미 중국이 미국에 대한 34%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계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앞세운 통상 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끈기 있게 버텨내라(Hang Tough)”고 밝혔다. 이어 “쉽진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안은 빠르게 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美 증시 연이틀 패닉… 파월도 인플레 우려4일 미 증시에서는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로 인해 이틀 새 6조6000억 달러(약 9646조 원)가 증발했다. 이틀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3%, 기술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4% 폭락했다. 특히 나스닥 하락 폭은 최고점 대비 22.7%에 달한다. 미국 기업 시가 총액 1위인 애플은 3일(―9.25%)에 이어 4일에도 7% 넘게 폭락하며 시총 3조 달러가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 역시 이날 10.42% 폭락해 빅테크 기업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도 2.7% 하락했다. 고관세에 따른 제조업 위축과 경기 침체 공포가 퍼지면서 원유 가격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WSJ는 “모두가 경제에 대해 더 암울한 전망을 하며 경기 침체 예측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JP모건은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0% 이상 급등하며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컸다”며 “경제적 영향 또한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며 적어도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탓에 한중일 손잡아” 美 정치권 충격 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가 요동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도 관세 전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상원의원(하와이)은 4일 열린 상원 예산안 토론에서 “수직 낙하한 미 증시 그래프만큼이나 내게 큰 충격을 준 장면이 있다”며 양팔을 교차해 악수를 하는 자세를 취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만나 5년 만에 한중일 경제통상 장관회의를 가지며 악수한 자세를 흉내낸 것이다. 그는 “놀랍게도 벌써 우리의 동맹과 적국이 트럼프에 맞서 협력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괴롭힘에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기를 드는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등의 보복 관세로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는 켄터키, 네브래스카, 아이오와주 소속 의원들이 관세 제동 법안에 참여 중이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대통령이 새 관세를 도입할 때 상·하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2025 무역검토법’을 발의했다. 하원에서도 돈 베이컨 의원(네브래스카)이 비슷한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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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선거가 두렵지 않나…트럼프의 ‘관세 도박’ [트럼피디아]〈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미국 역시 물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불과 1년 7개월 남은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高)물가로 흔들릴 민심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무사히 물가 관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가 보인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일지 살펴봤다. ● ‘장바구니 물가’ 억제 전략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호관세 산출 방정식’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한 논문을 인용해 “최근(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미국이 중국에 매긴 관세가 소비자가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USTR이 인용한 논문은 2021년 알베르토 카바요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 등이 발표한 ‘국경과 매장에서의 관세 전가: 미국 무역 정책의 실증적 증거’(Tariff Pass-Through at the Border and at the Store: Evidence from US Trade Policy)이다.연구팀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분석한 결과 20% 관세가 부과돼도 소비자가는 0.7% 올랐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도출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명시하지 않아 분석이 정교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논문은 최고 권위인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AER)의 하위 저널 ‘AER: 인사이트’에 게재된 6000단어 이하 분량의 단문 논문이다. 연구팀은 소비자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통 업체가 마진을 줄여 관세 부담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통업계가 출혈경쟁을 통해 이를 무마했다는 것이다. 이어 “18개월간의 단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관세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소비자가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분석 기간은 2018년 7월에서 2019년 12월로 추정된다. 연구의 신빙성과는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가 소비자가 상승 폭에 주목했다는 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개월 뒤에 치르는 중간선거 때까지는 장바구니 물가에 관세가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유통업계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격을 올리려는 기업을 상대로 “탐욕스럽다”거나 “루저”라고 맹비난할 수도 있다. ● 기적적으로 성공한다면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와 제조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명분으로 통상 전쟁을 강행하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 노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희망대로 물가 억제에 성공한다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산층 이상의 중도 성향 유권자가 주식시장 폭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라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 등 노조 영향력이 강한 경합주에서 확실한 아군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는 셈법이 작용했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공식 지지했던 전미자동차노조(UAW) 역시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에 화답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하던 도중 미시간주의 자동차 노동자 출신 은퇴자 브라이언 페네베커를 무대 위로 불러 연설 기회를 주며 노조에 구애했다. 보복 관세의 직격탄을 맞을 농업 유권자들의 표심 또한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을 통한 피해 보전을 약속한 상황이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서 2일 켄터키주 상원의원 두 명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효에 제동을 거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는 지역구 유권자의 반발을 의식한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중간선거 이후 더 이상 소비자가 인상을 막기 어려워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 이를 202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성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플랜 B: 파월에 책임 전가 소비자가 상승 억제 전략은 도박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사설에서 “트럼프의 상호관세 결정은 미국 경제사에서 최악의 자해 행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관세는 미국 내 즉각적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전 세계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2일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상호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각종 관세 조치가 미국 소비자 물가를 2.3%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역시 미국의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길 것으로 관측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품목별 예상 가격 상승 폭은 의류 16.9%, 곡물 13.3%, 전자제품 10%, 자동차 8.4%, 과일 및 채소 4%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식료품과 공산품 전반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결과 가구당 연간 평균 3800달러(약 550만 원)의 구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결국 2018년에 비해 더욱 전방위적인 관세 충격에 유통업계가 장기간 버티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석유 및 물류 파동, 자연재해 등의 외부 요인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관리 실패의 화살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활비가 오른 것은 파월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방식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연준 의장 파월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기”라며 “그는 항상 늦었지만 (내가 취임한) 2개월 만에 인플레이션이 내려간 지금, 그에게 이미지를 바꿀 기회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인하하라 제롬. 정치는 그만해라”라고 압박했다. 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부터 악연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파월 의장을 공격했다. 2019년 8월에는 “파월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에 누가 더 큰 적(enemy)인가?”라고 X에 적었다. ● 관세 충격 해결책은 트럼프뿐문제는 관세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이를 금리로 잡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금리는 수요에 영향을 주지, 관세처럼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인플레이션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 관세가 가져올 물가 충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벌어진 고물가 현상과 비슷하다.당시 전 세계 물가가 급상승한 이유는 갑자기 천연가스를 많이 써서(수요 측면)가 아니다.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를 대폭 줄였고, 이 여파로 운송비와 난방비 등 제조 비용이 상승해 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은 천연가스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미국 등이 비축유를 풀며 대응해 결국 물가를 잡았다. 그러나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충격은 완충 수단이 달리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해 대체 공급망을 찾기도 어렵고, 만약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긴다고 해도 높은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문제가 발생한다.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관리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물가의 방향키를 쥐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게 된다. 18화 요약: 상호관세는 미국 물가를 즉각 끌어올릴 최악의 자해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트럼프 정부는 “20% 관세를 매겨도 소비자가는 0.7%만 오른다”는 근거가 부실한 주장으로 이를 일축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고통을 떠넘기거나, 물가 통제 실패의 책임을 파월 연준 의장에게 전가한 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책임을 피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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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각국 관세부과 다음날 “수술 끝났고 환자 살았다”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다.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한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정원 ‘로즈가든’. 여러 개의 거대한 성조기를 배경으로 연단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부터 예고했던 ‘글로벌 상호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이 다시 태어날 것이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별 상호관세를 언급할 때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으로부터 건네받은 커다란 차트를 활용했다. 이 차트의 왼쪽엔 미국이 분석한 특정 국가의 대(對)미국 관세율, 오른쪽엔 미국이 이번에 그 국가에 부과할 상호관세율이 적혀 있었다. 사실상 ‘트럼프표 관세 단두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장 객석에는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자동차 및 철강 노동자, 중장비 기술자, 트럭 운전사 등이 여러 명 앉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제조업 노동자들에게 이번 관세 조치가 쇠퇴한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취지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읽으면 정말 분노”로즈가든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 자주 사용해 온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뒤 처음으로 이곳에서 열린 행사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는 건 그만큼 그가 관세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에서만큼은 우방이 적보다 나쁠 때가 많았다”고 쏘아붙였다. 또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상호관세율을 매겼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들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이 부과하는 비(非)관세 장벽을 “최악(worst of all)”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사실상 미국에 거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국을 지목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그는 “때론 비관세 장벽이 관세보다 더 해롭다”며 “자국 통화 가치 조작, 보조금을 통한 수출 지원, 미국의 지식재산 훔치기, 높은 부가가치세(VAT) 부과로 미국산 제품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무역대표부(USTR)가 내놓은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를 흔들며 “누구든지 열람 가능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정말 분노하게 된다”고도 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이 보고서에서 조건부 무기 거래 관행인 ‘절충교역’을 문제 삼는 등 7쪽에 걸쳐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지적한 바 있다.● “수술은 끝났고 환자는 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외에도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들을 조목조목 공격했다. 중국을 향해 “미국에 67%의 관세를 부과한다. 여기엔 중국의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 등도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에는 “EU라고 하면 대부분 친근하게 들리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착취해 왔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에 대해선 “우리에게 90%의 관세를 부과한다”, 대만에는 “미국의 모든 컴퓨터 칩과 반도체를 가져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본과 인도를 겨냥해선 각각 “정말 강한 나라”, “매우 터프한 나라”라고 비꼬았다. 차트 순서상 7번째로 인도 다음에 적혀 있던 한국에는 구체적인 관세 부과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다음 날인 3일에도 상호관세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술이 끝났고 환자는 살았다. 그리고 회복 중이다. 환자는 이전보다 훨씬 강해지고, 커지고, 좋아지고, 회복력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를 ‘환자’, 관세 정책을 ‘수술’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이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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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韓에 25% 상호관세”…中 34%, 日 24%, 대만 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최소 10% 이상의 상호 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2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한국에는 총 25% 상호관세가 책정됐다. 5일부터 전 세계에 10% 기본 관세가 부과되고, 9일부터는 60개국을 상대로 개별 관세가 추가로 발효된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정원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은 미국 제조업이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말하자 이날 발표에 참석한 철강, 자동차, 석유 분야 등의 ‘블루칼라’ 생산직 기술노동자들은 환호했다. 이어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하겠다”며 “오늘 미국의 황금시대가 열린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더이상 다른 국가의 적자와 국방비를 내줄 수 없다. 우리 사람들부터 챙겨야겠다”며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말하지만 적보다 친구가 나쁠 때가 많았다”라며 “우리는 관세를 2.8% 부과하는데 다른 국가들은 200, 300, 400%를 매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비관세 장벽을 세워 미국 기업의 자국 진출을 막고, 자동차의 81%를 자국에서 만든다고 했다. 또 한국이 미국산 쌀에 513% 관세, 일본이 700%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다만 한국은 매년 미국산 쌀 최저 수입 물량(13만2304t)에는 5%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넘어가는 수입량에 513%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캄보디아가 49%로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이어 베트남(46%)과 방글라데시(37%), 태국(36%)이 뒤를 이었다. 인도에는 26%, 일본에는 24% 관세가 부과됐다. 이어 유럽연합(EU) 20%, 이스라엘 17%, 영국 10%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에는 25% 관세가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면제를 둘러싼 향후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제 왕과 여왕이, 각국 지도자들의 전화가 밀려들 텐데, 나는 당신들의 관세를 내리고,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환율 조작을 그만두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산출 근거로 상대국의 관세와 ‘비(非)관세 장벽’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한테 매기던 금액의 절반 정도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꺼내든 차트에는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50%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지난해 기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이 0%대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내놓은 ‘2025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방산, 통신, 목축업,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7쪽에 걸쳐 조목조목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직후 상호 관세 부과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생활비가 오를 것이라고 걱정하는 미국 가족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냐”는 언론 질의가 나왔으나 이에 답하지 않고 연단을 떠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현재까지 미국은 중국에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산업별로는 지난달 12일 전 세계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3일부터는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명분으로 관세 전쟁에 나섰다. 관세를 부과해 외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 제품의 해외 수출을 늘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 부과 조치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올라 미국 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목표한 관세 수입을 거두기 어려워지고 미국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고물가와 저성장이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중국, EU, 캐나다 등은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이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면 통상 전쟁의 여파가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무역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전 세계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동일한 보복 조치에 나서면 미국의 수출이 66.2% 감소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멕시코(35%), 캐나다(32.6%), 일본(7.6%) 순으로 수출 감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7.5%로 세계 주요국 중 5번째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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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합참 후보자 “북핵, 즉각적인 도전”… 주한미군 감축에 신중한 인식 내비쳐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후보자(사진)가 1일(현지 시간)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능력과 사이버 공격 능력이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뤄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 감축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비쳤고,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은 지지한다고 했다.케인 후보자는 이날 “우리의 적들은 발전하고 있고, 글로벌 핵 위협 또한 증가하고 있어 억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가 여기 앉아 있는 동안에도 미국은 전례 없이 커지는 세계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그는 “지금 (중국) 베이징은 오후 9시 48분, (이란) 테헤란은 오후 6시 48분, (러시아) 모스크바는 오후 4시 48분, (북한) 평양은 오후 10시 48분”이라며 국제사회의 대표적 반(反)미 국가인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으로 인한 위협을 강조했다. 특히 북-러 밀착에 대해서는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은 북한의 군사 역량을 더욱 향상시켜 지역 안정과 미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케인 후보자는 서면 답변에서 ‘주일미군과 주한미군 전력 감축이 미칠 영향’에 관한 질문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은 즉각적인 안보 도전”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만큼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신중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국, 일본, 미국령 괌, 미국 하와이주와 알래스카주, 미국 본토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여러 미사일 시스템을 시험했다고 평했다.다만 그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규모를 평가해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권고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을 줄인 후 중국 견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인 후보자도 “점점 공격적인 중국은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도전을 제기한다”며 중국 견제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한편 케인 후보자는 한미일 3국의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와 미사일 데이터 경보 공유 등에 관해서는 “3국 안보 협력의 청사진이며 계속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했다.예비역 공군 중장인 케인 후보자는 ‘F-16’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다. 이라크 전쟁, 이슬람국가(IS) 축출 작전 등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합참의장 자격이 충분하지만 비(非)백인을 우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를 발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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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vs 전세계’… 美, 관세전쟁 확전 버튼 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오후 4시(미 동부 시간 기준·한국 시간 3일 오전 5시) 사실상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글로벌 관세 폭격’에 나선다. 1월 재집권 뒤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특정 국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하며 전초전을 벌인 데 이어 관세 적용 대상과 범위를 대폭 넓힌 것이다. ‘트럼프발(發) 통상전쟁’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 세계 경제질서를 재편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이 보인다고 전했다.이번 관세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정원 ‘로즈가든’에서 직접 발표한다. 로즈가든은 역사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발표하고, 해당 정책의 권위와 정당성을 강조할 때 활용됐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관세 발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번째 로즈가든 행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스럽게 명명한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조치 발표 행사에는 백악관과 내각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번 관세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즉시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하루 전인 1일까지도 모든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로 각기 다른 상호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 미국에 대규모 무역적자를 안긴 일부 국가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미국에 8번째로 큰 무역적자를 안긴 한국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내놓은 ‘2025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에서 조건부 무기거래 관행인 ‘절충 교역’까지 문제 삼는 등 7쪽에 걸쳐 조목조목 한국의 ‘비(非)관세 장벽’을 지적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대규모 관세 부과 직전에 명분을 깔아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일부 국가에는 2일이 ‘속박의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특정국가→품목→전세계… 트럼프, 관세 ‘타깃’ 계속 넓혀[트럼프 관세 폭풍]“美 관세왕 이후 가장 강력조치” 평가FT “한국 수출 7.5% 감소할수도”… 美도 스태그플레이션 타격 우려中-EU “강력한 반격” 정면 승부… 日-英은 “신중한 접근” 협상 초점2일(현지 시간·한국 시간 3일 오전 5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정책 발표는 자유무역에 기반한 국제 통상질서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펼쳐진 통상전쟁 또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특정 국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특정 품목을 겨냥했던 ‘트럼프표 관세 폭탄’이 사실상 전 세계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19세기 미국의 모든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던 ‘관세왕’ 윌리엄 매킨리 전 대통령(1897∼1901년 재임) 이후 가장 강력한 관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응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은 모두 미국에 반격할 뜻을 밝혔다. 일본 기업은 생산 거점을 관세의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도 막판 협상을 통한 관세 면제 혹은 관세율 축소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다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미국 내에서 고물가와 저성장이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애스턴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상호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수출이 7.5%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전방위로 확대된 관세 폭탄 백악관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관련한 최종 방침을 확정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백악관 안팎에선 모든 수입품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마다 각기 다르게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일부 국가에 초점을 맞춰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 다만 특정 국가와 품목만 타깃으로 했던 기존 관세 정책보다 어떤 형태로든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현재까지 미국은 중국에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선 25%의 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2일까지 한 달간 유예했다. 산업별로는 지난달 12일 전 세계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3일부터는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대미 무역흑자 상위 15개국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상호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54%)이 가장 높고 인도(53%), EU(52%), 캐나다(38%) 등이 뒤따랐다. 한국의 상호 관세율은 16%로 15개국 중 가장 낮은 세율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미국이 전 세계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동일한 보복 조치에 나서면 미국의 수출이 66.2% 감소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멕시코(35%), 캐나다(32.6%), 일본(7.6%) 순으로 수출 감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7.5%로 세계 주요국 중 5번째였다.● EU-中 “강력 반격” 전 세계 통상 전쟁은 격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우리는 보복을 원치 않지만, 강력한 보복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박과 협박이 계속되면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했다. 또 2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자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가 최근 몇 주간 미국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통화를 갖고 미국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일본과 영국은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미국에 자동차 관세 면제를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국익을 위해 차분하고 침착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즉각 강경한 대응에 나서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이번 관세 조치가 자동차 산업 등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만 겨냥한 것이 아닌 만큼 각국 대응, 이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응 등을 본 뒤 최적의 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트릴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2개월 후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을 기존 20%에서 35%로 상향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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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최초 태국 의회 보좌관 된 김효성씨…원전-금융 협력 담당

    최근 한국인 김효성 씨(45·사진)가 외국인 최초로 태국 의회 보좌관이 됐다. 김 씨는 의사 출신으로 태국에서 공직자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앞으로 한국수력원자원(한수원)의 태국 원자력 발전소 수출, 한국계 은행의 현지 진출 등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을 담당하게 된다. 태국 의회에 따르면 김 씨는 이달 5일 태국 상원 경제·금융·재정위원회 소속 명예 보좌관에 임용됐다. 명예 보좌관이나 이는 태국 국적자만 보좌관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일 뿐, 태국인 보좌관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 김 씨는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뢰하는 한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최근 성장세 둔화에 직면한 태국은 재도약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양국 간 경제 협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태국 현지에서는 원전이나 매립지 같은 인프라, 금융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2018년부터 태국 병원에서 근무한 김 씨는 “한국과 사업을 추진하다가 오해가 생겨 좌초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며 “양국의 문화 차이를 해소하게 도와달라”는 공직자 출신 환자의 권유를 받아 2021년 태국 공무원이 됐다. 그해 태국 지질정보 및 우주기술개발청 정책실 정책보좌관에 임용됐다. 김 씨는 동남아 지역에서 자신처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화법 등 세밀한 문화 차이가 그간 경제 협력에 생각보다 큰 걸림돌이 됐다”며 “비즈니스 미팅 후 서로의 입장을 반대로 이해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귀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타지 생활이 힘들다면서도 “재외동포들을 위해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는 책임감에 매일 2~3시간씩 쪽잠을 자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저 한국이 잘됐으면 좋겠고 동남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동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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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라니아 “사랑이 강인함의 원천” 여성운동가 시상식서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1일(현지 시간) 전세계의 인권, 언론, 장애인 문제 등에서 뛰어난 활동을 한 여성 운동가들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연설한 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두 번째다.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워싱턴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 시상식에서 “사랑과 용기를 보여준 여성들의 특별한 모임에 함께 해 영광”이라 “사랑은 제가 용서를 받아들이고 공감을 기르며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맞서 용기를 내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어려운 시기에 사랑의 힘을 강인함의 원천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이어 “자신들의 목소리가 떨리더라도 정의를 위해 발언하는 여성들, 다른 사람들이 무관심할 때 공동체를 위해 일어선 여성들, 증오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여성들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의 연설은 약 5분간 진행됐다. 미 국무부의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은 평화, 정의, 인권, 여성 문제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여성들을 선발해 시상한다. 세계 각지의 미국대사관에서 1명씩 후보를 추천하는데, 올해는 총 8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붙잡혀 55일간 뒤 풀려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밝히고 인질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이스라엘 인권 변호사 아밋 수사나, 예멘 내전 중 납치·실종된 수천 명의 피해자를 위한 구명 운동을 벌인 예맨 인권 운동가 아마트 알살람 알하즈, 스리랑카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나미니 위제다사, 2024년 여름 정부에 맞서 평화 시위를 벌인 방글라데시 여성 대학생단체 등이 수상했다.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도 매년 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연설에 나선 것은 지난달 3일 의사당에서 열린 온라인 성범죄 처벌 강화 입법 간담회 이후 약 한달 만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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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빽빽한 숲이 산불 키워…美는 ‘계획적 숲 청소’로 막는다 [시차적응]

    “10m 높이의 불기둥이 마을을 덮치려는 순간, 불길이 1m로 쪼그라들었다.”2021년 69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를 맹렬하게 휩쓸었던 ‘칼도 산불’은 레이크타호 마을의 어귀에서 갑자기 힘을 잃었다. 기회를 붙잡은 소방대는 얼마 뒤 진화에 성공했고, 이 마을은 그 어떤 피해도 보지 않았다. 레이크타호 마을의 사례는 기적이 아니다. 마을 주민과 산림 당국, 소방대가 합심해 수년에 걸쳐 ‘산불 방화선(fuel break)’을 구축한 결과다. 갈수록 고온 건조해지는 기후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인간이 끄기 힘든 초대형 산불에 시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아일보와 화상 및 서면 인터뷰를 가진 미국의 산불 전문가 3명의 제언을 통해 지난 20여년간 미국이 쌓아온 산불 방재 노하우를 살펴봤다.● 태울거리 줄이고 건강한 숲으로미국식 산불 방재의 핵심은 주기적으로 숲을 ‘청소’하는 것이다. 나무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깝지 않게 적절히 솎아내고(간벌·間伐), 잘라낸 나무와 바싹 마른 낙엽을 태워서 없애는 ‘계획적 불놓기(prescribed fire)’를 실시한다. 나무를 베고, 숲에 불을 내는 목적은 산불이 태울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렇게 숲을 관리하면 산불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주민들이 대피 시간을 벌고, 진화에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최대한 줄어들게 된다.대형 산불을 자주 겪은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울창한 숲이 산불의 ‘연료 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2000년 국가 산불 계획을 처음 수립해 간벌과 계획적 불놓기를 제도화했다.간벌과 계획적 불놓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널리 채택한 산림 관리법이다. 올 1월 로스앤젤레스 산불은 이례적으로 도시를 덮치며 피해 규모가 커졌으나, 산간 지역에서는 이 방법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가 2006년 이후 발생한 산불 3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간벌과 계획적 불놓기가 진행된 곳에서 산불이 났을 때,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해 불길이 89%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생태·경제적인 효과도 동반한다. 공간적 여유가 생기고, 불타고 남은 재는 영양분이 돼 오히려 나무가 더 건강하게 생장한다.아무 나무나 자르고, 아무 데나 태우는 것은 아니다. 나무 생육 상태, 동식물 서식지, 날씨, 민가와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짠다. 산림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하고 계획적 불놓기는 소방대 입회하에 실시한다. 숲에 눈이 쌓여 불길 확산이 어려운 겨울철에 하는 경우도 많다. 효과가 입증되자 사유지에서도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다. 주민들이 앞장서 꾸린 민간 계획적 불놓기 협회만 미 전역에 130곳이 넘는다. 민간 협회들은 산림 및 소방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향후 10년(2022~2032년)간 한국 면적의 2배가 넘는 20만2343km² 면적의 국토(사유지 포함)에 계획적 불놓기를 실시할 계획이다.● 방염 설계 도입해 산간마을 보호이와 함께 방염(防炎) 설계도 주목받고 있다. 불씨에 잘 타지 않는 유리와 외장재를 사용하고, 불씨가 집 안으로 유입되지 않게 주택과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산불이 마을 안에서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최후의 방화선’ 역할을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2008년 산간마을 등 산불 고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방염 설계를 의무화했다. 효과가 널리 알려지며 고도의 방염 설계를 적용한 건물도 느는 추세다. 올 1월 로스앤젤레스 산불의 화마를 피해 간 게티미술관 등이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스텐퍼드대의 마이클 와라 우즈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인 수준의 방염 설계일지라도 산불이 났을 때 큰 도움이 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산불도 지진이나 태풍처럼 체계적인 방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빽빽한 숲, ‘괴물 산불’에 취약”이처럼 다양한 수단을 통해 산불 확산 방지에 힘쓰는 이유는 갈수록 고온 건조해지는 기후 탓이 크다. 제니퍼 멀론 예일대 지리공간솔루션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을 완전히 막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는 불을 예방하기보다, 번지지 않게 통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무작정 울창한 숲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금기시됐던 불을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다시 숲에 들인 이유다. 스티브 파인 애리조나주립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는 “초대형 산불은 울창한 숲을 보유한 선진국들이 겪는 새로운 유형의 재해”라며 “특히 한국은 불과 50년 만에 숲의 밀도가 13배 이상으로 매우 빠르게 증가해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했다.실제로 이번 산불에서도 한국 특유의 매우 빽빽한 숲이 문제가 됐다. 1970~80년대에 급속도로 숲이 조성되며 균일한 높이로 자란 나무가 ‘줄지어 선 성냥개비’ 같은 역할을 했다. 열흘 넘게 잔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남 산청에서는 최대 1m까지 쌓인 낙엽층이 재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낙엽이 바람에 날려 불씨를 옮기는가 하면, 낙엽 안에 숨어있던 불씨가 바람이 불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우리 숲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불에 강한 숲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산림계에서도 간벌과 계획적 불놓기를 한국형 산불 예방 기법으로 체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염 설계 기준 역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보다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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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대사관 “尹선고일 안전 우려, 집회 구경도 말라”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정해지자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중국대사관은 소셜미디어인 위챗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과 중국인 관광객에게 재차 일깨운다’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중국대사관은 “선고일을 비롯해 이후 각지에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고, 극단적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한국 현지에서 벌어지는 정치 집회와는 거리를 두고, 참여하거나 머물거나 구경하지 말아 달라”고 조언했다. 정치 관련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고 한국인들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도 했다. 또 서울 헌법재판소, 광화문, 여의도, 한남동 일대 등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방문을 피할 것을 요청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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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과 소통하고 있다”… 북미 접촉 가능성 내비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이 있다(there is communication).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소통이 언제 있었는지, 자신과 직접 소통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다만, 북-미 간 접촉이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 만큼 그 의미가 주목된다.● “북한은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에게 가까운 시일 내 연락을 취할 계획이 있느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하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엔 뭔가를 (북한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 볼 거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외교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며 가까운 시일 내 접촉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도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말 거칠고 험악했다”며 “‘리틀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김 위원장을 지칭한 표현)이라든지, 그 모든 것들이 정말 험악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어느 날 그쪽(북한)에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우리는 만났다”며 “그리고 훌륭한 관계를 갖게 됐다”고 했다. 또 2019년 남북 간 군사분계선을 넘은 상황을 언급하며 “군사분계선에서 발을 디뎌 걸어서 선을 넘어갔다. 비밀경호국은 사실 그걸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big nuclear nation)’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식적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보는 인식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취임 후 여러 차례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표현해 왔다.● “김정은 매우 똑똑한 남자”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취임식 당일에도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그(김 위원장)는 핵 능력이 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했다.그는 해외 유력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했다. 지난달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할 땐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확실히 그는 핵능력 보유국”이라고 했다. 또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거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올 2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직후엔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 재개를 공식화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똑똑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 1월에도 김 위원장에 대해 “종교적 광신도(religious zealot)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말이 통하는 협상 파트너로 평가하며 추켜세운 것.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와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벌이면서 ‘러브레터’(연애편지)로 불린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았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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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과 소통 있다”…북미접촉 진행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이 있다(there is communication).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소통이 언제 있었는지, 자신과 직접 소통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다만, 북-미 간 접촉이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 만큼 그 의미가 주목된다.● “북한은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에게 가까운 시일 내 연락을 취할 계획이 있느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하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엔 뭔가를 (북한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1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 볼 거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외교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며 가까운 시일 내 접촉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도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말 거칠고 험악했다”며 “‘리틀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김 위원장을 지칭한 표현)이라든지, 그 모든 것들이 정말 험악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어느 날 그쪽(북한)에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우리는 만났다”며 “그리고 훌륭한 관계를 갖게 됐다”고 했다. 또 2019년 남북 간 군사분계선을 넘은 상황을 언급하며 “군사분계선에서 발을 디뎌 걸어서 선을 넘어갔다. 비밀경호국은 사실 그걸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big nuclear nation)’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식적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보는 인식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취임 후 여러 차례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표현해 왔다.● “김정은 매우 똑똑한 남자”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취임식 당일에도 집무실에서 기자들과의 질의 과정에서 “그(김 위원장)는 핵 능력이 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했다.그는 해외 유력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했다. 지난달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할 땐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확실히 그는 핵능력 보유국”이라고 했다. 또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거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올 2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직후엔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 재개를 공식화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똑똑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 1월에도 김 위원장에 대해 “종교적 광신도(religious zealot)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말이 통하는 협상 파트너로 평가하며 추켜세운 것.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와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벌이면서 ‘러브레터’(연애편지)로 불린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았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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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 “선고 어떻게 나든 분열 심화”…블룸버그 “리더십 공백 끝날 것”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결정되자 외신들도 한국의 상황을 속보로 보도했다. 1일 AP통신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선고일 지정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탄핵당한 윤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파면할지 혹은 직무에 복귀시킬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고가 어느 방향으로든 한국 현지의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신들은 비상 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헌재의 탄핵 심사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 복귀를 둘러싸고 나라 전반의 정치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이 선고날 열리는 시위가 폭력 시위로 비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면서 한국 내 긴장이 고조되어 왔다”며 “만일 그가 복권되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복권되더라도 그는 통치 능력이 현저하게 약화된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재개하게 된다”고 했다.‘트럼프 관세’ 국면과 관련한 분석도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헌재의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적 정책 대응에 있어 취약한 위치에 있는 (한국의) 리더십 공백을 끝낼 것”이라고 전했다. 대법원이 탄핵을 인용하든 기각하든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와 효과적인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올 1월부터 11차례에 걸친 변론에서 비상 계엄이 헌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며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이 파면될지, 직무에 복귀할지가 결정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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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의 한국어 교사 “K팝 좋아하던 학생들, 절반은 연락두절”

    “만달레이에서 가르치던 학생 50명 중 절반 정도가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 최대 도시 양곤에서 한국어 교육기관 ‘코미스(KOMICE)’를 운영하고 있는 김유성 원장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김 원장은 지난달 28일 규모 7.7의 강진이 만달레이를 강타할 때 양곤에 머물고 있어 화를 피했다. 하지만 만달레이에 있던 학생 상당수의 생사를 알 수 없다며 “지금 미얀마에선 가족, 이웃, 친구, 친척 중 누군가가 사망했거나 연락이 끊겨서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랜 내전과 취약한 인프라로 구조 작업이나 구호품 전달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향후 수습이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김 원장은 9년째 미얀마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교육기관 운영과 무료 강의(만달레이 외국어대)를 병행하고 있다. 대학생 시절 떠났던 미얀마 해외봉사에서 남을 도우며 큰 행복을 느낀 그는 석사 과정을 밟은 뒤 미얀마로 돌아갔다. 김 원장은 “순박하고 한국을 너무 좋아하는 미얀마 학생들을 가르치며 큰 보람을 느꼈지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정치 혼란을 겪으며 달라진 미얀마의 모습이 매우 낯설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지진 이후 코미스는 일주일간 모든 수업을 휴강하기로 했다. 강사진 전원이 만달레이에 있는 학생들에게 구호품을 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루에 한두차례씩 여진이 일어나다 보니, 우리 집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서 길거리에 돗자리나 박스를 깔고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식료품, 모기장, 쓰레기봉투, 생리대 등 기초적인 생필품도 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만델레이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단전 사태가 벌어져 수도까지 사실상 끊긴 상태다. 발전기를 돌릴 석유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기로 스마트폰만 충전해 겨우 외부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 전기가 다시 들어올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원래 만달레이에서 터를 잡았던 김 원장은 지난해 8월 내전이 만달레이 인근까지 확산하자 양곤으로 피난왔다. 한때 250여 명이었던 코미스 학생들도 상당수가 친척집이나 양곤 등으로 대피했다. 현재는 50여 명 만이 만달레이에 남아있다. 김 원장은 “한명 한명 전화를 돌렸는데, 절반 정도가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단순히 통신이 복구되지 않은 것인지,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에 지진까지 겹쳐 학생들의 마음이 무너져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은 굳세게 나아가고 있다.이날 한 학생은 불과 사흘 전 대지진을 겪고, 이웃과 가족을 잃었지만 예정된 비자 인터뷰를 위해 만달레이에서 양곤까지 직접 운전대를 잡고 14시간을 내리 달려왔다.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그는 한번 잡힌 일정을 조정했다가는 자칫 최대 1년까지도 절차가 지연될 수 있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학생은 김 원장의 만류에도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만달레이로 돌아갔다. 그는 “가족이 있는 곳에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차에 올랐다고 한다.한국은 미얀마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국가다. 케이팝과 드라마 등 K-콘텐츠를 즐기며 자란 이들은 한국 문화에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도 크게 늘고 있으며, 한국어 실력을 살려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에서의 취업을 꿈꾸는 이들도 많다. “우리 학생들과 이야기해보니 국내 상황이 힘든 와중에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 노래가 큰 응원과 위로가 됐다고 해요. 저도 교육자로서 희망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에게 너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미얀마에 좋은 날이 꼭 다시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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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로 불 막는다” 불쏘시개될 죽은 식물 미리 태워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오리건주 코밸리스의 한 숲. 이곳에서 만난 임업회사 스타커 소속 산불예방 담당자 리스 도브마이어 씨(27)는 나무 사이사이 놓인 잿더미를 보며 말했다.“숲에 있는 나무 잔재와 죽은 식물을 그대로 방치하면 산불의 연료가 됩니다. 우린 이런 것들을 모아 주기적으로 태우는 방식으로 산림을 관리합니다.”함께 방문한 숲은 그가 지난해 7월 ‘계획적 불놓기(prescribed burning)’ 작업을 시행한 스타커의 기업림이었다. 계획적 불놓기는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말라붙은 벌채 잔재와 식물을 미리 태우는 산림 관리 방식이다. 마른 목재와 식물은 다른 나무의 생장을 방해할 뿐 아니라 산불 발생 시 거대한 불쏘시개가 되기 때문에 미리 불을 내 제거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불로 불을 막는’ 셈이다.이날 도브마이어 씨와 방문한 숲에선 지난해 계획적 불놓기 흔적인 그을린 자국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도브마이어 씨는 “불타고 남은 재는 다시 영양분이 되어 돌아가기 때문에 이곳 나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계획적 불놓기는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활용하는 산림 관리법 중 하나다. 미국은 2000년 국가 산불계획을 통해 이 관리법을 제도화했다. 미국 농무부(USDA)가 산불 3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간벌과 계획적 불놓기가 진행된 곳에서 산불이 났을 때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해 불길이 89%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이처럼 불까지 이용해 산불 예방에 나서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산불의 강도와 빈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산불 대응의 핵심은 계획적 불놓기, 간벌, 내화수림 조성 같은 ‘산불 방화선(fuel break)’ 구축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제니퍼 멀론 예일대 지리공간솔루션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을 완전히 막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는 불을 예방하기보다, 번지지 않게 통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만 국내에서 계획적 불놓기를 적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매슈 마티오다 밀러 팀버 수석 산림관리자는 “간벌 등을 통해 산림 밀도 관리가 먼저 이뤄진 곳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사전 연료물질 제거법이 우리 숲에 적합한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코밸리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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