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유윤종 전문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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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푸치니:토스카나의 새벽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제왕'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의 책을 썼습니다.

gustav@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음악67%
칼럼10%
문학/출판10%
문화 일반7%
연극3%
기타3%
  • 2009 말말말

    《말은 주인의 생각이요 얼굴이라 했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난, 그의 모든 것일 수 있다. 올 한 해도 한국인은 많은 말을 쏟아냈고, 자신을 드러내면서 평가받았다. 어떤 말은 감동을 줬고, 변화를 불렀다. 다른 말은 상처를 입혔고, 분노하게 했다. 이처럼 우리를 울리고 웃긴 말들은 2009년을 산 한국인의 기억 속에서 한 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의 말말말을 정리해 모았다.편집국 종합》 ■ 정치김문수 “세종시는 가장 잘못된 말뚝이다”YS “DJ와 난 세계에 유례 없는 특수관계”▽이명박 대통령=“7전 8기가 안 되면 8전 9기로 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하자.”(8월 25일, 나로호 발사 실패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9월 30일,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가 결정된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무슨 장학퀴즈 하듯이 한다. 총리된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다 아는가.”(11월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계속 현안을 따져 묻자), “궁핍하게 살지 말라며 소액을 주셨다.”(9월 21일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모 회사 대표에게서 1000만 원을 받은 것을 해명하며), “에쿠스(세종시 원안)를 쏘나타(수정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쏘나타(세종시 원안)를 에쿠스(수정안)로 만들겠다는 것.”(12월 12일, 세종시 예정지 마을 주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원안을 지키고 플러스알파를 해야 한다.”(10월 23일, 국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의리가 없는 사람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8월 11일,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장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당이 칸막이에 막혀 산소 공급이 안 되고 있다.”(9월 8일, 당대표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5월 23일, 서거 직후 발견된 유서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우린 세계에 유례가 없는 특수 관계였다.”(8월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전 세브란스병원에서의 병문안 직후), “하늘 아래 이런 국회가 있느냐.”(12월 17일,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화합 모임에서 국회 파행을 언급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무슨 말을 듣고 싶은 것인가?”(8월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한 뒤 병원을 나서면서 방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에게) ▽정세균 민주당 대표=“우리 당은 이제 고아가 됐다.”(8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 쓰는 일이라도 하겠다.”(9월 30일, 위원장 취임식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가장 잘못된 말뚝이다.”(9월 8일,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해서)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꿀(지역구 예산 등) 따러 꿀통 옆에 왔다가 벌에 쏘인 신세가 됐다”(12월 28일, 예결위 회의장 점거 농성 사태가 계속되자)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음주운전 하는 사람한테 차를 맡긴 것과 마찬가지로, (PD수첩은)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닌 흉기다.”(6월 19일, 광우병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PD수첩을 비판하며) ■ 사회이만의, 4대강 비판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박연차 “피라미-모기 수준인데 대포 맞았다”▽이만의 환경부 장관=“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심정이다.”(10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환경부라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짚는 데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 장관을 추궁하자 이 장관이 4대강 사업 관련해서는 장관직을 걸고 소신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신 멀쩡합니다.”(10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설전이 벌어졌을 때 김 의원이 “장관은 정신 차리라”고 꾸짖자)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그냥 뭐 조그만 교회에서 했습니다. 아…교외에서 했습니다.”(7월 13일,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아들 결혼식을 어디서 했느냐는 질문에. 그러나 나중에 초특급호텔 야외연회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4월은 잔인한 달,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3월 20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인용해) ▽정우택 충북지사=“(이완구 지사가)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정한 것에 대해 뭐라 할 입장이 아니다. 정치 하는 사람과 행정 하는 사람은 처신이 달라야 한다. 충북의 장수로서, 충남에서 날아온 유탄에 (충북의)성벽이 무너지는 것을 볼 수는 없다.”(12월 3일,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선언 직후 이 지사와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치적 소신이 다르기 때문에 행동을 같이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나는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다. 보잘것없는 피라미나 모기 수준인데 대포를 맞았다.”(3월 31일, 박찬종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자신은 억울하다며) ■ 경제윤증현 “내년 이맘때 ‘꽃피는 봄’ 오게하겠다”최지성 “내 사전에 2등 없다, 아직 배고프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모두 어려울 때 한국이 ‘성장률 0%’ 정도로 막는다면 대성공이다. 내년 이맘때는 ‘꽃피는 봄’이 오도록 하겠다.”(3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깽판이라 세제 혜택을 못 주고 있다. 국회가 저 모양이라 민생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다. 선거는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2월 26일, 한 언론사 초청 강연에서) ▽백용호 국세청장=“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나에게 인사 청탁을 할 정도면 나와 얼마나 가까운 사람들이겠나. 앞으로 그 사람 만날 생각 하면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이렇게 두세 번만 하면 국세청의 잘못된 인사 문화가 바뀔 것이다.”(10월 25일, 비공개 간부회의에서 승진 민원을 한 직원 7명에게 불이익을 준 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제가 책임이 있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있고, 제가 책임이 없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없다”(10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PC와 생활가전, 디지털카메라도 1등을 하겠다. 내 사전에 2등은 없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9월 4일, 독일 IFA 2009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 파부침주(破釜沈舟·밥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힐 정도의 각오)의 자세로 하자.”(11월 2일, 베이징에서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쌍용차 임직원=“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잘나갔던 시절 자만심에 사로잡혀 오만하게 굴고 철없이 행동했던 대가가 고스란히 되돌아온 것이라 생각한다. 처절히 반성하고 있다.”(8월 18일, 77일의 장기 파업을 끝낸 뒤 평택 시민에게 배포한 사죄문에서) ■ 문화-연예장진영 “내 사랑 울지 마요, 많이 미안해요”KBS ‘미수다’ 출연자 “키작은 남자는 루저”▽고 장진영(영화배우)=“내 사랑 울지 마요. 내가 많이 미안해요. 열심히 치료해서 꼭 나을게요. 내가 나중에 꼭 행복하게 해줄게요.”(9월 1일, 사망 한 달 전 연인 김영균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홍익대 김모 여학생=“키가 경쟁력인 시대에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키는 180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11월 9일 방영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서) ▽재범(전 2PM 멤버)=“한국이 역겹다.” “나는 한국인이 싫다.”(9월 5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 재범이 연습생 시절에 미국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을 캡처한 것) ▽미실(MBC 드라마 ‘선덕여왕’ 중 고현정 분)=“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5월 25일부터 12월 22일까지 방영된 드라마 중) ▽박기자(SBS 드라마 ‘스타일’ 중 김혜수 분)=“엣지(edge) 있게.”(8월 1일∼9월 20일 방영. 패션잡지 편집차장 역의 ‘맵시 있게’라는 뜻의 대사) ■ 스포츠김인식 야구팀 감독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양용은 “美팬들 ‘초이’ 대신 ‘양’이라 부르더라”▽김인식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감독=“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3월 건강이 안 좋은 가운데 야구대표팀 감독 제의를 수락하며), “우리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3월 21일,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조오련 전 수영 선수=“태환이를 혼낼 사람이 필요하다.” (7월 28일, 심장마비로 사망하기 일주일 전 본보와 인터뷰에서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부진한 박태환에 대해 언급하며) ▽양용은 골프 선수=“미국 팬들이 이제 ‘초이(Choi)’ 대신 ‘양(Yang)’이라 부르더라.”(8월 27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첫 대회 바클레이스 개막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니 비로소 최경주가 아닌 양용은을 기억해준다며) ▽타이거 우즈 미국 프로골프 선수=“더 나은 남편, 더 나은 가장,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12월 12일, 골프를 무기한 중단하겠다며 홈페이지에 남긴 말)}

    • 200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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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범죄

    《“서대문 밧 현저동에 잇는 서대문감옥에는 … 임의(이미) 형긔가 결뎡되어 복역하는 죄수가 남자가 일천오백십사명이오 여자가 구십오명인대 남자죄수의 범죄는 절도 사백칠십륙명이 가장 만흔대 그 원인은 대개 생활 곤난으로 할 수 업시 절도짓을 한 것이요 그 다음은 강도가 삼백여명인대….” ―동아일보 1923년 2월 26일자》1921년 일제의 한 경찰관은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조선인의 범죄에 대한 특y(特點)을 말하자면 그 내용이 단순하니 곳 교묘한 범죄와 보통사람의 지혜로는 헤아릴 수가 없시 복잡하게 꿈인 일은 별로히 업다고 하야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한국에서의 범죄는 사기 등 경제사범이 많은 일본인들의 범죄에 비해 생활범죄가 많고 수법은 대부분 순진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선 전체를 경악하게 한 대형 범죄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1933년 5월 16일 일어난 ‘목 없는 아이’ 사건은 미신의 영향을 짙게 받던 당시 조선의 우울한 초상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중림동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유아의 머리가 발견된 데 이어 21일 만에 한 묘지에서 아이의 몸뚱이가 발견된 것이다. 20여 일에 걸친 수사 끝에 윤모 씨가 간질병을 앓는 아들이 어린이의 뇌를 먹으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벌인 범죄임이 밝혀졌다. 1932년 1월 일어난 ‘78만 원 도난사건’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액수로, 서민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평양의 한 은행에 침입한 범인들은 철제 비상문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금고를 연 뒤 거액을 집어들었으나 ‘너무 많다’고 생각해 40만 원은 도로 두고 나머지를 훔쳐 달아났다. 1932년 1월 22일 동아일보는 “검거된 범인 2명은 일본인으로, 3일간이나 방에 불조차 때지 못하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형편이었다”고 전했다. 보험제도의 도입과 보급에 따른 보험사기 범죄도 급증했다. 1932년 12월에는 평양 근처에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오천일 사건이 드러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증인들은 범인 오천일이 거금을 주며 아버지를 살해하라고 사주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절대 무죄라고 주장했고 증거 불충분으로 재판 연기와 상소가 이어졌다. 1심 법정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다. 오천일은 최종심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처형됐지만 당시 일제 법원이 결정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그를 희생시켰다는 지적도 있었다. 요즘엔 단순절도 등 생계형 범죄는 줄었지만 보이스피싱 사기나 불법 사금융 같은 금융 범죄는 급증세다. 경찰청은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입건한 보험사기 사범이 1만15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고리사채 등 불법 사금융 사범은 64%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범죄는 총 218만9452건, 검거건수는 191만4469건으로 87.4%를 검거했지만 2007년보다는 22만3475건의 범죄가 더 발생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범죄 유형은 절도 사기 횡령 등 재산범죄로 총 50만3302건이었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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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아듀 2009!… 해피엔딩의 서곡이 열린다

    《달력이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다른 일상이 시작되지는 않는 법. 그래도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기엔 새해맞이가 제격이다. 새해맞이는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 축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인류학자들의 분석. 축제에는 음악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프로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것은 어떨까. 여러 공연장들이 31일 다양한 제야 송년음악회를 준비했다.》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2009 제야음악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 씨가 이끄는 서울바로크합주단이 출연해 요한 슈트라우스 ‘박쥐’ 서곡 등을 들려준다. 막심 벤게로프 등을 길러낸 바이올린 명교사 자카르 브론이 특별 출연해 라벨 ‘치간’을 협연한다. 바리톤 서정학 씨는 달콤한 슈베르트 ‘세레나데’를, 김소현 씨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넘버들을 부른다. 하피스트 윤지윤 씨는 라이네케의 협주곡을 협연한다. 음악회가 끝나고 예술의 전당 광장에서는 2009년을 떠나보내는 카운트다운 행사에 이어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소망을 담은 풍선 날리기도 마련됐다. 바로 옆에 있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이 주최하는 송년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1부에서는 2009년 국립오페라단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들려주는 갈라 무대가 펼쳐지고, 2부에서는 국내외 유명 오페라극장에서 주연으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리톤 사무엘 윤 씨가 호흡을 맞춘 듀오 무대가 마련된다. 29, 30일에도 각각 소프라노 김영미와 바리톤 고성현, 카운터테너 이동규와 성악앙상블 이 마에스트리 씨가 출연하는 송년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서울 세종문회화관 대극장에서는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인 제야음악회가 열린다. 1부에선 바리톤 고성현과 소프라노 강혜정 씨가 오페라 아리아와 듀오를 펼치고, 2부에선 뮤지컬 ‘모차르트’의 윤형렬 정선아 씨가 갈라 무대를 선보인다. 3부에선 소리꾼 장사익 씨와 서울시 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를 마련한다. 새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나에게 보내는 소망엽서’에 기재하면 1년 뒤 본인의 주소로 보내준다. 3000명의 관객이 하나 되어 외치는 제야 카운트다운 행사도 펼쳐진다. KBS교향악단의 새해맞이 콘서트도 서울 KBS홀에서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씨가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을 협연하고 소프라노 김은경, 테너 신동원 씨 등이 솔리스트로 나서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마지막 악장도 만날 수 있다. 이벤트에서 뽑힌 시청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다.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제야음악회는 오페라와 발레, 뮤지컬 갈라로 꾸민다. 소프라노 이화영과 테너 김남두, 바리톤 김동규, 팝페라 가수 박완 씨,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립발레단이 출연한다. 공연 전에는 로비에서 마임 마술 등 이벤트가 열리고 공연 뒤에는 대형 시계가 등장하는 제야 카운트다운이 펼쳐진다.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제야음악회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모스틀리 보이시스, 소프라노 박미혜 씨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아리아에서 러시아 민요, 재즈곡, 영화음악, 우리 민요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한다. S석 패키지(1만2000원) 이상 좌석에는 시루떡과 군고구마도 준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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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국립오페라단 창작오페라 ‘지귀’ ‘아랑’

    17∼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오페라 ‘지귀’와 ‘아랑’은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이 레퍼토리로 개발 중인 창작 오페라다. 두 작품을 하루에 연속 공연해 전문가와 관객들의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하나를 선정한 뒤 내년 초 보완작업을 거쳐 5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새롭게 공연한다. 19일 공연을 관람했다.■지귀단조로운 각색… 아쉬운 아리아극 ★★★ 음악 ★★★ 지귀(김성근 작곡, 이윤설 대본)는 신라 덕만공주(훗날 선덕여왕)를 사랑한 지귀(志鬼)가 불귀신이 되어 곳곳에 화재를 일으켰다는 ‘지귀설화’를 각색했다. 권력과 덕만을 탐내는 반(反)영웅 갈문을 극적 갈등의 한 축으로 내세웠지만 참신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덕만이 주문으로 지귀를 내쫓는 본래의 설화 내용 대신 지귀를 위로해 화기를 물리친다는 결말도 충분히 예상할 만한 설정이었다. 공주가 지귀의 품에 뛰어들어야만 했던 정황을 설득력 있게 호소할 극적 장치가 아쉬웠다. 공주를 사모하는 갈문의 아리아는 불타는 열망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음험한 계략을 나타내는 것처럼 들렸다. 지귀의 두 아리아도 서로 뚜렷한 대조를 이루지 못했다. 두 번째 아리아에서 지상에 속하지 않은 초월자적 면모를 더욱 강조했으면 좋은 효과를 나타냈을 것이다.■아랑살아있는 배역… 안들리는 가사극 ★★★★ 음악 ★★★☆ 아랑(황호준 작곡, 김민정 대본)은 겁탈당하고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원혼을 만난 신임 부사들이 잇따라 죽어 나갔다는 ‘아랑설화’에 바탕을 둔 작품. 풍성한 연극적 장치가 눈길을 끌었다. 아랑의 역할을 노래 없이 춤과 몸짓, 신음소리만으로 표현한 대신 원혼을 달래는 무녀(巫女)가 그의 슬픔을 대변하도록 했다. 배역들의 성격 대조가 뚜렷했으며 주요 인물들의 증언과 마을 사람들의 속닥거림만으로 표현한 아랑의 절박한 정황이 설득력 있었다. 극이 끝나고 출연진들이 인사하는 동안 후주(後奏)를 연주하는 등 현대 관객의 감성을 이용한 시도들도 편하게 와 닿았다. 반주부는 3-3-2박 등으로 당김음을 주어 나눈 짝수 박자에 빠른 전통 장단을 결합해 극이 나타내는 긴장을 속도감 있게 전달했다. 그러나 극 초반 이방 유모 돌쇠 부사의 중창 장면에서는 이런 속도감이 필요 이상 풀어져 분위기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소극장 무대인데도 가사 전달에 한계가 많았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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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lture]‘천상의 소리’가 풀어내는 성탄 이야기

    성탄과 연말 시즌에 어울리는 악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악기는 ‘핸드벨’이다. 그러나 이 악기는 연주법에 제한이 커서 표준적인 악기 분류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오케스트라에 쓰이는 악기 중에서 하나를 꼽아본다면? 핸드벨 이상 영롱하게 빛나는 음색을 가진 악기, 하프를 빼놓을 수 없다. 크리스마스이브 꿈속의 환상을 그린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에서도 하프는 흩날리는 눈송이를, 아름다운 꽃 장식을, 은은한 열정을 표현하며 종횡무진 활약한다. 아름다운 하프 음색으로 성탄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드림’ 콘서트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다. 하피스트 곽정 씨와 그가 이끄는 ‘하피데이 앙상블’이 현악 8중주와 협연해 ‘루돌프 사슴코’를 비롯한 세계 각국 캐럴과 앤더슨의 ‘썰매타기’ 등 겨울에 CF 등을 통해 듣기 쉬운 음악을 선보인다. 디즈니 영화음악과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같은 달콤한 사랑의 멜로디도 연주한다. 플루티스트 이소영 씨가 가세해 ‘하프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악기’로 알려진 플루트를 연주하면서 화려한 합주 음색에 방점을 찍는다. 연주회를 이끄는 곽정 씨는 “날이 날인만큼 그저 앉아서 보고 즐기는 콘서트에 그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종로엔 요즘 색색 불빛으로 장식한 가로등이 아름답잖아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이 아름다운 거리를 찾을 연인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죠.”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잠깐의 연습으로 훌륭한 연주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모은 ‘하프 소품’도 나누어 줄 계획. 깜짝 초대 손님도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 밖에도 몇 가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더 밝힐 수는 없다며 그는 웃음을 지었다. 많은 사람이 하프를 ‘부자의 악기’로 알고 있다. 사실일까. 곽 씨는 한마디로 ‘명백한 오해’라고 말했다. 프로 연주자들이 쓰는 악기들을 비교하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켜는’ 현악기들이 훨씬 비싸다는 것. 게다가 요즘엔 일반인들을 위한 100만 원 대 하프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3개월 된 그의 아들도 어른 무릎 높이보다 약간 큰 ‘어린이용 하프’를 좋아해 하루 종일 소리를 내고 논다고 그는 설명했다. 곽 씨는 1994년 인디애나 음대를 최우수 연주자 상을 수상하며 졸업했고 이스트먼음대 석사과정에서 이 대학 역사상 최초로 하프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석사를 취득했다. 1997년 처음 내한한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주빈 메타)가 협연자로 그를 선정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하피스트 K’라는 이름으로 전자 하프 연주를 선보여 대중에게 다가서기도 했다. 출산과 육아로 2년 동안의 공백기를 가진 뒤 올해 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전자 하프는 음량이 크고 음색이 강해 성탄의 영롱한 분위기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이번 콘서트에서는 연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만3000원. 02-780-5054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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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암사자가 사냥을 하듯 온몸 실은 활의 테크닉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공연 중 지진이 나도 그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8세 신동 시절부터 태연자약함은 그의 큰 자산이었다. 어떤 외부 변수에도 태연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연주가 주는 인상 자체가 낙관적이고 태연한 자신감의 아우라를 발산한다. 11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린 사라 장과 피아니스트 앤드루 폰 오이엔 전국투어 첫 회 리사이틀은 기능적 완결성과 내면적 열정이 깔끔하게 어우러진 명연이었다. 사라 장은 이날 모든 연주곡에서 템포를 다소 빠르게 끌어당겼고 속도 변화를 크게 주지 않았다. 계산보다는 직관으로 작품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브람스 3번 소나타의 느린 악장에서 멜로디가 한 옥타브 높게 재현되는 부분이나, 프랑크 두 번째 악장에서 ‘아니마토 포코 아 포코(조금씩 생기를 주어)’로 표시된 반복음형 부분에서 속도를 줄이고 현을 얕게 그으면서 목멘 듯한 표정을 지어냈다면 요즘 연주가들의 ‘정석’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흔한 정석 대신 악보대로 밀고 나갔다. 음영(陰影) 쪽의 콘트라스트를 크게 주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그는 ‘밝음’ 쪽의 기복을 크게 가져갔다. 느린 악장에서나 빠른 악장에서나 그는 활을 끝까지 썼고, 무대 바닥을 걷어차면서 온몸을 다 사용해 내리그었다. 브람스 소나타 3악장의 스케르초 악장에서 강건한 포르테의 겹음은 20대 시절 정경화의 별명이었던 ‘암사자’를 떠올리게 했다. 앤드루 폰 오이엔의 피아노는 능숙한 페달 사용이 돋보였다. 브람스 소나타의 1악장 중간부 A음의 연속 음형이 종소리처럼 기분 좋게 와 닿았다. 그리스 출신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가 헌정한 ‘판타지’는 사라 장의 개성을 제대로 파악한 작품이었다. 활을 아끼지 않고 활달하게 쓰는 연주자의 스타일에 맞았고, 확고한 조성 위에 마음껏 분출하는 생명과 환희의 느낌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 28일까지 수원 전주 광주 구미 의정부 제주 서울에서 공연한다. 02-541-6235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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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lture]200여년전 혜경궁의 회갑연에 초대합니다

    “즐거운 이 잔칫날 만물이 모두 다 은혜를 입고, 화창한 봄날 맞이하여 하늘의 도우심에 보답하옵니다. 어머님은 더욱 오래 사시어 크나큰 복록 받을 것이며 태평 시대는 끝없이 이어져 가리이다….” 1795년 윤2월.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華城)으로 행차했다. 문무백관을 비롯해 6000여 명이 따르는 거대한 행렬이었다. 화성에 도착한 왕은 문무과(文武科) 별시(別試)를 시행하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현륭원을 참배했다. 다섯째 날, 이 행차의 핵심적인 행사가 열렸다. 왕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었다. 조선 왕조 사상 왕이 어머니의 회갑연을 치른 것은 유일무이한 일이었다. 조선 최고의 음악과 춤, 음식과 의복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공식 보고서인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세부까지 낱낱이 기록됐다. 국립국악원이 당시 연회를 재현해 7일간의 무대를 꾸민다. 18∼2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2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늘날의 관객을 초대한다. 국립국악원은 2001년 개원 50주년을 맞아 이 행사를 처음 공연예술로 재현했고, 2002 월드컵 문화축전과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30주년 기념공연 등에서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주인공인 혜경궁 홍씨 역으로 여성인사 7명이 번갈아 출연한다. 혜경궁 홍씨의 부친 홍봉한의 직계 6대손인 홍연식 씨, 연극인 박정자 씨, 임돈희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 김용숙 대표, 홍금산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가, 가야금 연주가 이재숙 씨, 조선왕조 궁중음식 보유자 한복려 씨가 그 주인공. 일본에 머물고 있는 박정자 씨를 제외한 여섯 사람이 서울 북촌의 한 한식당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2001년 초연 무대부터 혜경궁 홍씨 역으로 출연해온 홍금산 씨는 “왕이 모친의 장수와 태평을 축원하는 치사문(致詞文)을 낭독할 때마다 눈물이 흘러 나중에는 손수건을 준비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혜경궁이 말하는 대사는 많지 않지만 공연에 임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홍씨는 말했다. 예식용 머리인 대수(大首)도 무겁기 그지없어 며칠간 어깨 찜질을 해야 한다는 것. 이재숙 씨는 “잔치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악가무(樂歌舞)일체로 진행돼 조선 궁중 문화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행사”라며 “패션으로만 봐도 조선 최고의 패션쇼인 셈”이라고 말했다. 홍씨 가문 대표로 참여한 홍연식 씨는 “삶이 힘들 때마다 혜경궁께서 사셨던 기막힌 삶을 생각하면 ‘그런 인생도 견뎌낼 수 있었는데’라는 마음의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혜경궁께서 쓰신 ‘한중록’을 보면 자신의 삶은 한스러웠으되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하려 했던 마음이 나타나죠. 남편을 죽인 시아버지도 감싸고 보호하려 했어요. 이런 점에서 효(孝)란 ‘따지지 않는 인간관계’로 설명할 수 있고, 이는 반가(班家)문화에서 소중히 남겨야 할 부분입니다.” 임돈희 교수는 “왕실은 당시 잔치를 통해 국가의 대표 이념인 효를 일반에 확산시켜 백성을 결집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인류학적으로 볼 때 효란 약자가 되어가는 부모에 대한 배려의 성격을 띠고 있죠. 오늘날에도 계승할 만한 문화 자산입니다.” 공연에서는 외국인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자막으로 내용을 전달한다. 평일 오후 7시 반, 토·일요일 오후 5시. 1만∼3만 원. 02-580-3300, 3333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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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시아 앙상블 송년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 씨는 티를 내지 않는 욕심쟁이다. 솔로 활동 외에 2000년 이후 3중주단 토너스 트리오 리더로,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한양대 겸임교수로 변신하며 다양한 색깔의 활동을 이어 왔다. 올해 2월엔 ‘클라시아 앙상블’ 음악회 음악감독이라는 새 역할을 맡았다. 출연자를 섭외하고 때론 사회도 맡는다. 매달 번갈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장천아트홀과 부산 동구 범일동 하모니홀에서 일신산업(회장 하기성) 후원으로 콘서트를 꾸렸다. 그가 이끄는 실내악단 클라시아 앙상블이 클라리네티스트 계희정 씨, 비올리스트 윤진원 씨 등 실력파 연주자와 협연하고 동영상 및 소품도 활용해 관객 눈높이에 맞췄다. 12일 오후 2시 반엔 장천아트홀에서 한 해를 결산하는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 인 유럽’을 마련한다. “독일 뮌헨음대 재학 시절, 겨울이면 시내 광장에 마련되는 성탄 선물 시장에서 외로움을 달랬죠. 그런 따뜻한 분위기를 연주와 동영상으로 전하려 합니다.” 클라시아 앙상블이 파헬벨의 ‘카논’ 등을 연주하고 양 씨는 해설과 코렐리의 ‘크리스마스 협주곡’ 솔로를 맡는다. 소프라노 오은경 씨(세종대 교수)와 테너 하만택 씨가 아당의 ‘오 거룩한 밤’,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을 노래한다. 1만 원. 02-888-9666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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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죽은 者의 노래’ 산 者의 혼 담아 부르다

    베이스 연광철 21일 ‘겨울나그네’ 전곡 공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죽은 사람이 부르는 노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피아노 반주로 ‘겨울 나그네’ 전곡을 부르는 베이스 연광철 씨(사진)의 말. ‘겨울 나그네’는 원제인 ‘겨울방랑(Winterreise)’에 나타나듯 사랑에 실패하고 절망한 젊은이가 도시를 떠나 정처 없이 떠돌며 토로한 상념을 24곡에 담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죽었다고 할까.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연 씨는 “가사를 읽다 보면 전통적인 해석 외에 두 가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젊은이가 도시를 떠나지 않고 머무르면서 떠난 사랑을 회상한다고 보는 것. 또 하나는 젊은이가 죽은 뒤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옛 사랑 이야기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연 씨는 21번째 곡 ‘숙소(Das Wirthaus)’ 같은 경우 ‘죽은 사람의 노래’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시인 빌헬름 뮐러는 이 곡의 가사에서 “길이 나를 무덤으로 이끌어 갔다”며 “초록빛 조화(弔花)는 지친 나그네를 찬 여관으로 인도하는 간판”이라고 읊조린다. 연 씨는 “베이스의 깊고 어두운 음색에는 ‘죽은 사람의 노래’라는 해석이 어울려,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3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연 씨는 이듬해부터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 전속으로 활동하며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에도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내년 3월엔 서울대 성악과 교수로 임용될 예정. 그는 1983년 공고를 다니다 뒤늦게 음대 진학을 결심해 1년여 준비 끝에 청주사대에 진학했다. 3만∼10만 원. 1588-7890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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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오페라대상 ‘모세’

    서울오페라앙상블(단장 장수동·사진)의 ‘모세’가 8일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했다. 창작부문 대상은 예울음악무대(단장 박수길)의 ‘내 잔이 넘치나이다’가 받았다. 대상 수상작인 ‘모세’는 로시니 작곡 오페라를 서울오페라앙상블이 5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작품이다. 남녀 주역상은 각각 테너 이정원 씨와 소프라노 박미혜 씨가, 신인상은 테너 김도형, 바리톤 한명원, 소프라노 박선휘,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씨가 받았다. 특별상은 테너 안형일 씨에게, 김자경상은 메조소프라노 김학남 씨에게 돌아갔다.}

    • 200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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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데뷔 20년… 신동 이미지는 잊어주세요”

    “처음으로 성탄 시즌을 고국에서 보내게 돼 기뻐요. 전국 곳곳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음악 여행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처음 가보는 제주도에서 맞게 될 성탄절이 기다려져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씨(28·사진)가 10년 만에 국내 순회 리사이틀을 연다. 11일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28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까지 10회 연주한다. 줄리아드음악원 동창인 앤드루 폰 오이엔의 피아노 반주로 브람스 소나타 3번, 프랑크 소나타 A장조, 현대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 씨의 ‘판타지’를 선보인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곡들을 담았을 뿐, 한 곡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오파니디스 씨의 ‘판타지’는 작곡가가 2008년 그에게 헌정한 곡. “현대 곡이지만 듣기 쉽고 낭만적이에요. 작곡가가 딸이 출생한 뒤 흐뭇한 기분에 사로잡혀 쓴 작품이죠. 그가 바이올린의 세부적인 기법을 몰라 저와 의논해 가면서 작곡했기 때문에 마치 함께 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올해는 그의 데뷔 20주년. 그는 “이제는 신동 이미지를 벗고 싶다”고 말했다. “신동이라는 말이 나쁜 ‘레이블’은 아니죠. 하지만 다른 음악가들이 동료로 대하기에는 신동이란 이미지가 바람직하지 않아요. 20대에 도움이 될 말은 아니죠.(웃음)” 그와 협연할 피아니스트 오이엔 씨는 “사라의 바이올린 소리는 강렬하고 내가 압박을 느낄 만큼 집중도가 높은 연주를 펼치지만 누구와도 호흡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공연은 16, 28일 오후 8시 열린다. 6만∼16만 원. 02-541-6235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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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내면 울리는 격정의 목소리… 단조로운 지휘 아쉬움

    영국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는 2004, 2008년 슈베르트 가곡 해석의 권위자로 한국 청중을 찾아왔다. 4일 오후 서울 예술의 전당을 찾은 청중은 보스트리지를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해석의 권위자로 다시 만났다. 미국 지휘자 마이클 실이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협연한 그의 음성은 온화하고 이지적이었지만 음량은 풍성했고 객석 끝에서도 가사의 세밀한 표현까지 놓침 없이 잘 들렸다. ‘메시아’ 중 ‘내 백성을 위로하라’에서 그는 ‘너의 신(your god)’ ‘예루살렘에(in Jerusalem)’에 포르테의 단호한 강세를 삽입했다. 온화함 속의 강렬한 선지자상이 드러나는 신선한 해석이었다. 오페라 ‘아리오단테’의 아리아에서도 마찬가지로 ‘너의 죄로다 배신자여(tua culpa, traditor!)’ ‘아, 죽음(o, morte)’ 같은 격정의 부분에 돌연한 포르테를 삽입했다. 바로크음악이 틀에 박힌 듯 보이는 전형(典型)의 외피 속에 내밀한 낭만성과 주관성을 확보한다면 그의 해석은 후자에 방점이 찍혔고 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아리오단테 서곡을 연주한 KBS교향악단은 정묘한 앙상블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트리오 부분에서 오보에와 파곳의 대화가 한껏 정밀했다. 콘서트 후반부에 연주된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지휘자 실은 빠른 템포로 전곡을 이끌면서 악절마다 적절한 기복과 강세를 입히지 않았고 특히 1악장은 건조한 나머지 산만하게까지 들렸다. 팀파니 앞에는 투명 아크릴판을 부착해 소리가 정면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았으나 어떤 효과를 노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1층 뒤편 객석의 경우 특정 음역의 주파수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소리가 늦게 도착하는 듯한 시간차 효과까지 느껴졌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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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예술경영상 대상 금난새 씨

    금난새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사진)이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회장 강석흥)가 주는 제2회 공연예술경영상 대상을 7일 수상했다. 금 씨는 뛰어난 기획력과 쉽고 재미있는 해설로 20년간 관객층을 넓히는 데 성공한 공로로 대상을 받았다. 올해의 공연예술가상은 최우정 TIMF 앙상블 음악감독이, 젊은 공연기획자상은 박선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 과장과 이혜용 호암아트홀 기획운영팀장이, 공연예술공로상은 공연예술정보지 프리뷰의 장삼윤 대표가 받았다.}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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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자씨 가무극 ‘할미의 노래’ 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무용가 정명자 씨(사진)가 9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가무악극 ‘할미의 노래’ 공연을 연다. 여러 지방의 탈춤에 나타나는 ‘미얄할미’ 설화를 바탕으로 이산가족의 상봉과 통일을 향한 염원을 승무 등 다양한 형식의 춤에 펼쳐낸다. 이병옥 용인대 무용학과 교수와 김영란 포천시립민속예술단장이 사회를 맡고 사천가산오광대보존회와 정명자예빛무용단, 임추자무용단이 출연한다. 정 씨는 1994년 전주대사습 무용부문 참방상을 수상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73호 가산오광대 전수자다. 1만∼5만 원. 02-564-0269, www.jungmyeongja.com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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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라디오

    《“뎐화긔계는 줄이 잇스닛가 뎐긔의 힘으로 사람의 말이 그 줄을 통하야 들닌다 하겠지마는 아모 줄도 없시 긔계 하나만 놋코안젓스면 몃천리 밧게서 나는 긔긔묘묘한 소리가 다 들닌다는 것은 참으로 귀신의 재조가 아닌가.” (동아일보 1922년 5월24일자)》 위 기사의 제목은 ‘일용화한 무선뎐화’다. 1920년대에 휴대전화가 있었을까. 당시 ‘무선전화’란 라디오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1920년 미국에서 라디오 시험 전파가 발사됐고 1921년 프랑스에서, 이듬해 미국과 영국에서 라디오 방송국이 개국했다. 1925년 경성체신국에서 라디오 시험 전파를 발사했다. 이해 11월 동아일보 부산지국이 ‘삼남 라디오 순회대’를 조직한 것을 시작으로 대구 개성 등 지국이 잇달아 공개 청취회를 열었다. “천애(天涯)에서 오는 묘음(妙音)은 족히 일석의 흥치를 적(籍)하겟슴”(1926년 2월 28일 동아일보)이라고 전했다. 1927년 2월 16일 경성방송국(JODK)이 정규 방송을 시작했다. 초창기 라디오 보급률은 미미해 1929년 8월 1일까지 불과 3684명이 수신기를 등록했다. 1927년 7월 4일 동아일보 ‘라듸오기(器) 도적, 긔계 곳처준다고 도적질’ 기사는 수리공을 사칭한 라디오 도둑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1933년에는 ‘이중방송’이 실시됐다. 일본어 조선어 시간을 나누어 방송하다 조선어 채널을 별도 분리한 것이다. 이후 청취자 수는 1936년 8월 5만9000명, 1938년 11월 12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초기 프로그램은 뉴스, 음악, 소설낭독 위주였다. 1930년대엔 라디오 드라마라는 새 장르가 인기를 끌었다. 1933년 10월 1일 동아일보에는 한 드라마 작가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넌센스’와 에로, 그로(에로틱, 그로테스크)의 혼합주(混合酒)면은 대중은 오케이일 것이다. … 하지만 나는 이러한 저급취미에 아부하고저 노력할 아무런 의무와 양심을 갖추지 못했다.” 방송의 부실함을 지적하는 칼럼도 동아일보에 실렸다. “라디오 프로를 주시하건대 너무도 빈약함이 눈에 뜨인다. 이는 이 반관립(半官立)인 방송이 너무도 어용화하야 진부하고 소극적인 것을 도리어 장려하고 잇는 것이 최대 원인이오….”(1935년 10월 22일) 1936년 이후 조선어 방송은 쇠락했다. 일제가 선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어 방송 비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광복 후인 1947년에는 경성방송국의 인력과 설비를 이어받은 서울중앙방송국이 탄생했고 이는 KBS의 모체가 됐다. 한국의 라디오가 방송 저널리즘을 본격적으로 구현하게 된 계기는 1963년 동아방송의 개국이었다. 신문(동아일보)과 방송의 겸영 효과를 낸 동아방송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다큐멘터리 드라마,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등으로 라디오의 저널리즘 기능을 한층 성숙시켰다. 하지만 1980년 11월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폐방됐다. 라디오는 1980년대에 TV에 밀려 미디어 기능이 위축됐으나 자동차 보급 확산에 힘입어 부활했다. 오늘날에도 라디오는 AM, FM 외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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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lture]재즈 블루스에 뮤지컬까지

    미국 뉴욕의 할렘. 언뜻 ‘혼자 찾아갈 수 없는 위험한 지역’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단지 그것만이 할렘의 얼굴은 아니다. 힙합이나 랩처럼 ‘변방 문화’를 넘어 오늘날 세계 주류문화로 등극한 수많은 문화상품과 문화코드의 산실도 바로 할렘이다. 미국 흑인들의 문화유산인 흑인영가를 할렘에서 계승 보존해 온 뉴욕할렘싱어스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뉴욕할렘싱어스는 단지 ‘노래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다. 할렘에 있는 할렘예술학교는 흑인영가와 오페라 등 다양한 영역의 가수를 육성해 전 세계 연주회장으로 내보낸다. 뉴욕할렘싱어스는 이 학교의 교수들과 여기서 교육받은 전문 성악가를 중심으로 타악기 연주자 등을 더해 8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의 1부에선 블루스와 재즈, 가스펠, 뮤지컬 메들리를 선보인다. ‘다운 홈 블루스’ ‘무드 인디고’ 등에 이어 뮤지컬 ‘스모키 조스 카페’ 메들리, ‘더 위즈’ 메들리를 노래한다. ‘더 위즈’는 ‘오즈의 마법사’의 흑인 버전으로 알려진 작품. 1977년 뮤지컬 영화로 제작될 당시 주연을 맡았던 다이애나 로스의 권유에 따라 마이클 잭슨이 허수아비 역으로 출연했다. 잭슨은 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프로듀서 퀸시 존스를 만났고, 훗날 ‘스릴러’ ‘배드’ 등 기념비적인 히트 넘버를 함께 만들었다. 2부는 찬송가와 캐럴로 엮었다. ‘징글벨’ ‘북치는 소년’ ‘겨울의 동화나라’ 등 귀에 익은 성탄 음악들을 노래한다. 마지막 무대는 6월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추모 무대. ‘빌리진’ ‘유아 낫 얼론’ ‘맨 인 더 미러’ 등 잭슨이 남긴 노래들을 무반주 합창으로 들려준다. 관객들과 함께 부르는 캐럴 무대로 콘서트는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은 새 음악감독 마커스 하퍼가 이끄는 첫 번째 세계 순회공연의 일환. 린다 트와인의 감독 자리를 이어받은 하퍼는 30여 년 동안 가스펠, R&B,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뉴욕 흑인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 편곡자, 지휘자로 일해 왔다. 2만∼5만 원. 02-732-3090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dongA.com에 동영상▲ 유윤종 문화부 기자 ▲ 유윤종 문화부 기자}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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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팬텀씨]Q:오케스트라 인원이 연주곡마다 다른 이유는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가보니까 협주곡을 연주할 때는 단원이 여럿 빠져나가고 교향곡을 연주할 때는 단원이 늘어 무대가 가득 차던데, 곡마다 연주자 수를 작곡가가 악보에 정해두나요, 아니면 지휘자가 정하나요.(이영재·22·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A: 작곡 시대별 ‘표준인원’ 따라 연주자 투입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작곡가와 지휘자 둘 다 ‘연주자의 수’를 정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작곡가는 작품의 연주에 필요한 ‘악기의 수’를 악보에 명기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1,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현 5부’의 수는 표시하지 않습니다. 이들 악기는 파트마다 여러 명의 연주자가 같은 악보를 연주하기 때문에 연주자를 적당히 늘리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곡가가 즉흥적으로 악기 수를 정하지는 않습니다. 시대마다 표준이 되는 오케스트라 구성 방법이 있거든요. ‘2관 편성’ ‘4관 편성’ 등의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2관 편성이란 한 종류의 목관악기가 두 대씩 등장하는 편성입니다.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이 각각 두 대씩 나올 때 2관 편성이라고 합니다. 4관 편성은 이들 악기 종류마다 4대씩이 나옵니다. 플루트보다 작고 높은 피콜로, 오보에보다 크고 낮은 잉글리시호른, 그리고 역시 크고 낮은 베이스클라리넷과 콘트라바순이 악기 종류마다 한 대씩 포함되죠. 금관악기 수도 목관악기의 수와 비례해서 4관 편성이라면 금관의 수도 2관 편성 때의 2배가 됩니다. 현악 5부는 어떨까요. 2관 편성의 경우 제1바이올린은 12대 정도가 표준입니다. 낮은 성부로 갈수록 2대씩 줄어 제2바이올린 10대, 비올라 8대 식으로 내려갑니다. 그렇지만 지휘자의 취향에 따라, 시대에 따라 가감이 있어 대체로 옛 작품일수록 현악기 수를 적게 씁니다. 또 4관 편성이라고 해도 현악기 수가 2관 편성의 2배로 늘지는 않아 제1바이올린 기준 16∼18대가 통례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관 편성의 경우 약 60명, 4관 편성의 경우 100명 이상이 나오게 됩니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 씨가 대답해드립니다.}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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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색소폰을 그리는 해금의 노래

    “얼씨구” 추임새와 “와아” 젊은 함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잔치. 오늘을 사는 젊은이와 미래의 청중, 해외 한국 문화 팬들에게 고루 다가갈 새로운 국악을 고민하는 축제. ‘2009년 서울젊은국악축제’가 11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8일 동안의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에서는 젊은 국악 그룹들이 다양한 성격의 솔리스트들과 어울려 색다른 색깔의 조합을 빚어낸다. 개막 공연에서는 이 축제를 위해 조직한 축제 오케스트라 ‘씨&씨’가 김성진 지휘로 피아니스트 이지수, 팝페라 가수 로즈 장, 대금솔리스트 서승미와 어울려 동서양 음악의 새로운 어울림을 선사한다. 둘째 날부터는 가야금연주단과 타악그룹, 국악 실내악단과 국악 가수, 국악과 양악이 만난 프로젝트 그룹과 정가, 랩이 어울리는 다채로운 만남이 펼쳐진다. 16일에는 ‘국악 오마주’ 공연이 열린다. 후배 음악인들이 매년 선배 예술인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자리다. 해금 연주가 강은일이 ‘정신적 스승’인 색소포니스트 강태환을 기리는 오마주 무대를 연다. 내년 오마주의 주인공으로는 가야금 연주자 이지영 서울대 음대 교수를 선정했다. 15일에는 숙명가야금연주단과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펼치는 색다른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 공연 1만5000∼2만 원. 02-951-3355, www.nowonart.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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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멘델스존 극한의 기교 서울서도 감상하세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과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가 미국 뉴욕에 이어 서울에서 바람을 일으킨다. 샤함과 세종솔로이스츠는 2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대관령 국제음악제 해외공연’을 열어 갈채를 받았다. 사회를 맡은 CNN 앵커 겸 첼리스트 폴라 잔도 홍난파 ‘사공의 노래’를 협연해 눈길을 끌었다. 11일 오후 7시 반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샤함과 세종솔로이스츠가 들려주는 고전과 낭만’ 콘서트를 연다. 샤함이 솔리스트로 나서 하이든의 바이올린 협주곡 1, 4번을 협연하고, 멘델스존 현악 8중주에서는 뉴욕 연주에 이어 제1바이올린을 맡는다. 뉴욕에 있는 샤함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세종솔로이스츠와의 인연이 각별한 것으로 아는데…. “세종솔로이스츠는 알려졌다시피 줄리아드 음악원 강효 교수의 제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나도 강 교수의 제자라는 인연으로 자주 협연을 했는데, 한마디로 행운이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솔리스트로서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앙상블이기 때문이다. 멘델스존의 8중주는 특히 극한의 리듬감과 기교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므로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최고의 연주를 서울에서도 나와 세종솔로이스츠가 펼칠 것으로 자신한다.” ―강효 교수는 어떤 스승인가. “말수가 적지만 가끔씩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깊이 있는 분이다. 현악에 대해서도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다고 할까. 최고의 제자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번에 협연할 하이든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은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들인데…. “그의 첼로 협주곡들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첼로 협주곡과 마찬가지로 밝고 유쾌하면서 ‘위대한 환상’을 나타내는 놀라운 작품들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세종솔로이스츠와 세종문화회관에서 협연하는데, 최근 그 앞에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섰다. 세종대왕을 아는가. “한글과 수많은 과학기기를 발명한 세종대왕에 대해 물론 잘 알고 있다. 세종솔로이스츠 단원들과 함께 새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 3만∼11만 원. 02-399-1114∼6, www.sejongpac.or.kr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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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우연이 필연이 되기엔 2% 부족한…오페라 ‘운명의 힘’

    운명이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자칫 공허해지기 쉬운 개념이다. 사건의 복잡한 인과를 생략한 채 결국 그렇게 되어진 것이라는 허무주의적 결과론만을 전달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운명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남다른 우연에 더해 피 마르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서울시 오페라단이 19∼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운명의 힘’은 주연이나 조연급의 가창, 합창, 관현악, 무대에 있어서 이 오페라단이 축적해온 넉넉함과 호화로움이 흘러넘친 무대였다. 반면 이 오페라의 주제가 요구하는 절박함은 그만큼 깊이있게 표현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21일 오후 7시 반 공연에 출연한 남성 주연 두 사람은 1990년대 한국 남성 성악의 대명사로 군림한 바리톤 고성현 씨(돈 카를로)와 테너 김남두 씨(돈 알바로). 두 사람의 전성기를 언제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날 공연으로는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김남두 씨는 예전에 종종 지적됐던 음성연기의 단조로움을 상당 부분 벗어났다. 짙은 빛깔로 뜨겁게 타오르는 고성현 씨의 쩌렁쩌렁한 호령도 여전했다. 청순함의 표현과 극적인 힘이 동시에 필요한 레오노라 김인혜 씨도 적역이었다. 3막 수도원 장면에서는 힘이 떨어졌지만 4막의 아리아 ‘주여 평화를 주소서’는 적절한 기복과 호소력으로 와 닿았다. 피아니시모로 노래하는 B플랫 고음의 ‘invan la pace’에서는 잠시 불안정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날 주목을 받은 출연진으로 수도원 문지기 멜리토네를 노래한 바리톤 우범식 씨를 빼놓을 수 없다. 가사에 착 달라붙는 발성과 넉넉한 볼륨 등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었다. 정갑균 연출은 2007년 시작한 ‘베르디 빅5’시리즈에서 원작을 중시하는 연출로 인정을 받아왔다. 이날 무대도 물량공세를 펼치기보다는 벽체의 정교한 질감으로 현실감을 주었다. 3막 전쟁 장면은 무대 후면의 바위 조형물 뒤편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처리해 간단히 효과를 높였다. 그러나 주연 남자들의 연기, 특히 팔을 이용한 상반신 연기는 정해진 공식에 의존해 단조로웠다. 최승한 씨가 지휘한 서울시교향악단의 앙상블은 정밀했다. 넉넉하게 밸런스를 잡아나갔고 목관의 색채가 생생한 질감으로 살아났으며 무대 위 가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그러나 몇몇 부분에서 중기 베르디 특유의 극적인 표정이 아쉬웠다. 서곡 피날레 직전 금관의 반음계 상승 음형이나, 3막 전쟁의 합창 직전 고꾸라지는 듯한 극적인 하행 음향은 무대 위와의 호흡도 배려할 필요가 없는 부분인 만큼 한층 단호한 강약대비를 보였으면 좋았을 듯하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200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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