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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재미동포 부부가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2일 발표한 ‘2011년 미국 400대 부자’에서 역대 재미동포로서는 가장 높은 88위에 올랐다. 주인공은 트렌드에 민감한 의류를 제작, 유통하는 ‘패스트패션계’의 선두주자 기업인 ‘포에버21’의 공동창업주 장도원(56) 장진숙 씨(48) 부부로 재산은 36억 달러(약 4조1580억 원)로 집계됐다. 1981년 미국에 이주한 장 씨 부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첫 매장을 차린 뒤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전 세계에 4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포브스가 발표한 부자 순위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던 재미동포는 2000년 94위를 차지했던 김주진 앰코테크놀로지 회장이었다. 미국 부자 순위 1위는 590억 달러(약 68조1450억 원)를 보유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55)로 1994년부터 18년째 미국 내 최고 부호 자리를 지켰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1)은 390억 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버핏 회장의 자산은 지난해보다 60억 달러 줄었다. 오러클의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보다 60억 달러 늘어난 330억 달러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를 창업한 미국의 월턴가(家)는 10위권 내 부자를 3명이나 배출했다. 창업자 샘 월턴의 둘째 며느리로, 사고로 숨진 남편의 재산을 물려받은 크리스티 월턴(56)이 245억 달러로 6위, 샘의 아들과 딸인 짐(63)과 앨리스(61)는 각각 211억 달러와 209억 달러로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유럽 은행에 이어 미국의 대형 은행까지 잇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실물경제 침체에 이어 금융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금융시스템이 200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1일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한꺼번에 두 단계를 낮췄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신용등급도 강등하면서 향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여지를 남겨뒀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 배경으로 “미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때에 비해 대형 은행들을 지원해 줄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재정 긴축으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처럼 공적자금을 투입할 여지가 줄어들었으며 금융규제 강화에 따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도 사라지고 있다는 것. 미 은행들은 유럽 은행에 대한 대출이 크지 않아 유로존 금융위기에는 한발 떨어져 있다고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로존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날 인테사산파올로,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다. 또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크레디트 등 은행 8곳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춰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IMF는 21일 내놓은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유럽 은행의 부실이 최대 3000억 유로(약 482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글로벌파이낸셜리더스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현송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3000억 유로가량의 자본을 유럽은행에 긴급 수혈하는 것이 위기 확산을 막는 최선책”이라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북한 주민이라면 누구나 ‘민생단’ 사건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받는다. 민생단은 1930년대 초 일제가 동만주 지역에서 조중(朝中) 연합 항일세력을 와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조직이다. 당시 일제가 침투시킨 ‘민생단’ 소속 첩자 몇 명이 체포되자 항일운동 대열에는 불신이 팽배해졌다. 급기야 중국인들은 조선인들을 민생단원으로 몰아 총살하기 시작했다. 조선인 간부들도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무고한 동료들을 민생단원으로 고발했다. 일제가 만든 민생단 조직은 5개월 만에 사라졌지만 항일세력 내 공산주의자 사이에서 자기편끼리 죽고 죽이는 전쟁은 무려 3년이나 계속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핵심 간부가 많이 희생돼 동만주 항일투쟁은 한때 와해 직전까지 갔다. 일제의 공작이 성공한 것이다. 김일성은 회고록에 “불과 8, 9명 정도의 민생단 혐의자 때문에 2000명 이상의 공산주의자가 자기편에게 학살됐다. 후대들은 절대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며칠 전 북한에 포섭된 탈북자가 같은 탈북자인 대북인권 운동가를 독침으로 암살하려 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북한에서 교육받았던 민생단 사건이 떠올랐다. ‘원정화 사건’ ‘황장엽 암살단’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연관지어 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가장 아픈 기억 중 하나인 민생단 사건을 남쪽에서 재연하려는 것 같다. 북한은 북에 가족을 둔 탈북자에게 접근해 가족을 볼모로 삼아 임무를 내린다.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을 직접 파견하기도 한다. 북한에 이들은 임무를 성공하지 못해도 상관없는 소모품일 뿐이다. 남한 내 반김정일 활동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눈엣가시 같은 탈북자들의 단결을 막고 한국 사회에 “탈북자는 잠재적 간첩”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남남갈등을 유발하기만 하면 충분하다. 차가운 의심의 시선 속에서 탈북자들이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자기들끼리 마녀사냥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불신을 확산시킬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민생단 사건을 되돌아볼 때 북한은 불신을 고조시킨 뒤 허위정보를 지속적으로 흘릴 것이다. “누구는 북한 편이더라”는 식의 음해 공작을 통해 의심으로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끼리 마녀사냥을 벌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북한이 바라는 대로 서로 의심하며 싸우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북한의 간계를 꿰뚫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의연히 대처하기를 기대한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얼굴을 마주하고 포옹한 자세로 발견돼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6000여 년 전 연인의 유골이 새로운 안식처를 찾았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4년 전 이탈리아 북부 만투아 인근 발다로 마을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의 청춘남녀의 유골이 지난 주말 만투아 고고학박물관에 옮겨져 일반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발굴팀은 두 연인의 포옹 모습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골이 발견된 주변 흙을 통째로 떠서 박물관에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된 장소의 이름을 따 ‘발다로의 연인’(사진)으로 명명된 이 유골은 조사결과 18∼20세 사이의 남녀로 밝혀졌다. 유골이 발견된 만투아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도시이다. 로미오가 결투 도중 줄리엣의 사촌을 죽이고 피신한 곳으로 이곳에서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사랑과 죽음을 주제로 한 19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리골레토’의 배경도 만투아다. 이 때문에 발다로의 연인은 발굴되자마자 비극적 사랑의 색채가 강하게 부각되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왜 껴안고 죽음을 맞았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발굴팀은 유골에 외상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둘이 부둥켜안고 얼어 죽었다는 설, 남자가 죽자 여성이 순장됐다는 설, 죽은 다음에 둘을 껴안은 자세로 매장시켰다는 설 등이 제기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수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발다로의 연인 연대’라는 단체가 결성돼 유골이 둘만의 공간에서 영면할 수 있게해주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물관 입구가 아닌 독방 형태의 특별전시실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50대 유망기업 순위에 한국 기업 8개가 선정됐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에 한국 기업 8개가 명단에 올라간 것을 포함하면 8개 이상 기업이 선정된 것은 두 번째다. 선정된 기업은 CJ제일제당, 동부화재, 한라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LG생활건강, NHN, 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한편 중국 기업이 23개나 선정됐으며 인도 7개, 호주 3개,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각 2개,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말레이시아가 1개씩 선정됐다. 그러나 2005년 조사에서 무려 13개 기업을 명단에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닌텐도와 라쿠텐 등 2개 기업을 명단에 올린 일본은 이번에는 단 1개도 뽑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올 3월 대지진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총수익 또는 시가총액 규모가 3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의 5년간 수익과 경영이익, 자본수익률 등을 분석해 유망기업을 선정해 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일가족 등 9명을 태운 목선이 13일 오전 일본 이시카와(石川) 현 노토(能登) 반도 앞바다에서 발견돼 가나자와(金澤) 항에서 일본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한국행을 희망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오전 7시 26분 낯선 배가 항해하고 있다는 어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성인 남성과 여성 각각 3명, 어린이 3명이 타고 있는 목선을 발견했다.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은 “우리는 가족 친척 사이로 한국으로 가기 위해 8일 오전 청진을 떠났으며 나는 군부 소속이다”고 밝혔다. 약 8m 길이의 목선 뱃머리 오른쪽에는 ‘ㅈ-동-’으로 시작되는 식별부호가 적혀 있었다. 북한은 과거 ㄱ ㄴ ㄷ 순으로 각 도의 차량 선박 등을 구별했는데 ‘ㅈ’은 함경북도를 나타낸다. 배에는 출력이 작은 엔진이 달려있고 출발당시 180L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료(경유)는 60L로 줄어든 상태였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구명조끼는 없었다. 배 안에는 소량의 쌀과 김치가 있었고 30L짜리 물통은 빈 상태였다. 일본 전문가들은 “청진에서 노토 반도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750km이며 가을 해류를 탈 경우 약 일주일이면 노토 반도로 흘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일본 정부는 13일 “과거의 예를 참고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 6월 아오모리(靑森) 현 후카우라(深浦) 항에 표류해온 탈북자 일가족 4명을 당사자들의 희망대로 2주 만에 한국에 보낸 예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북한 주민이 배를 타고 동해를 거쳐 일본으로 탈출한 것은 1987년 김만철 씨 일가와 2007년 일가족 4명에 이어 세 번째다. 세 차례 모두 청진에서 출발했으며 일본까지 오는 데 김 씨 일가는 닷새, 일가족 4명은 엿새, 이번 경우는 닷새 걸렸다. 북한 동북단 지역인 청진에는 수천 척의 목선이 있는데 8∼10월은 오징어잡이철이라 모든 배들이 바다에 나가기 때문에 경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미국의 한 농장에서 키우던 라마(낙타과에 속한 동물)가 목숨을 바쳐 양떼를 구해 감동을 주고 있다. 리틀맨으로 불렸던 이 라마는 2일 캘리포니아 주 북동부 카혼패스에 산불이 발생하자 30마리의 양을 한쪽으로 몬 뒤 자신의 몸으로 불길을 막았다는 것.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리틀맨은 털이 탄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당시 산불은 주민 1500명이 대피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5km²에 이르는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리틀맨의 주인도 집을 비롯해 자동차, 염소 100마리, 새, 토끼 등을 잃었다. 리틀맨은 치료를 받다 결국 숨을 거뒀다. 화재 연기를 너무 마셔 폐가 제 기능을 잃은 것이 원인이었다. 리틀맨의 주인은 “코요테의 습격으로 양을 38마리나 잃은 뒤 2년 전 양떼 보호 역할을 맡기려고 리틀맨을 사왔고 그 후 코요테의 습격이 끊겼다”며 “라마는 개만큼이나 헌신적인 동물이다”라고 회상했다. 이 사연이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 보도되고, 지역 방송에도 주인이 화상을 입고 헐떡이는 리틀맨을 껴안은 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그녀는 어머니, 오빠들과 함께 사하라 사막을 건너 이 외딴 오아시스 마을에 도착해 딸을 낳은 뒤 다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사막 깊숙이 사라졌습니다.”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1500km, 리비아 국경에서 60km 떨어진 알제리 오아시스 마을 자네트 주민들이 로이터 기자에게 털어놓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딸 아이샤의 모습이다. 아이샤는 어머니와 첫째 오빠 무함마드, 다섯째 오빠 한니발과 함께 지난달 29일 알제리 국경을 통과해 이곳에 도착했다. 아이샤는 자네트 외곽의 간이의료시설인 에피리 병원에서 딸을 출산한 뒤 마을의 외딴 가옥에서 하루 더 묵고 이튿날 바로 떠났다.알제리가 이들의 망명을 허용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샤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자네트 주민도 카다피가 무슨 죄를 저질렀든 그의 가족 일행을 환대하는 것이 사막 유목민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이 보고 들은 것은 10여 명을 태운 리비아 차량들이 병원과 철통같은 경호를 받는 한 가옥 사이를 오가는 모습, 아이샤가 병원에서 대우를 잘 받았다는 소문뿐이다. 카다피 가족이 사라진 알제리 동남부 일리지 사막 지역은 이탈리아와 맞먹는 거대한 면적이지만 인구는 불과 5만 명에 불과하다. 이곳에는 친카다피 지지자 수백 명이 피란을 와 있다. 알제리 정부는 최근 가족과는 달리 카다피 본인의 망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난달 31일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카미스 여단’의 군부대. 한때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의 최고 정예부대의 기지였던 이곳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거듭된 폭격과 반카다피군의 공격으로 이미 초토화돼 있었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경찰은커녕 반군 병사 한 명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까지 아무 제지 없이 초소를 통과했다. 카미스 부대 안에는 각종 탄피들과 총기 부품 등 군수용품이 널려있었다. 심지어 카다피군이 버리고 간 탱크들과 각종 무기 매뉴얼(사용설명서), 초소 당직근무기록표 등도 많이 발견됐다. 이곳에 들어온 한 리비아인은 군수용품을 담는 상자 하나를 자기 트럭에 싣고 갔지만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리비아 독재 정권의 한 상징이자 최고의 전투력을 보유했던 이곳이 흡사 관광지처럼 방치된 상황은 내전을 거친 리비아의 불안한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트리폴리에서 동남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농지에는 옛 소련의 스커드미사일이 경비병도 없는 상태에서 방치돼 있다. 사거리가 300km인 이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로 쓰이는 트럭에 장착된 채 있어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테러 조직의 탈취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전했다. 트리폴리 시내는 아직도 실탄이 든 총으로 무장한 반군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시내 민간인 가정도 상당수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 리비아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일부 반군 청년들이 나중에 다시 사회 불만 세력으로 바뀌면 이들이 가진 총기가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내전 과정에서 트리폴리의 아부슬림 교도소 등 여러 감옥을 탈출한 죄수들 손에 무기가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불법 총기 확산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가 보유했던 재래식 무기의 행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휴대용 미사일(MANPADS)의 위치를 추적해 수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 정보관계자는 AP통신에 “중동 지역에서 휴대용 미사일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미 카다피군이 보유했던 재고 중 일부가 시장에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 3만 기로 추정되는 휴대용 미사일은 개인 휴대가 가능하며 1발로도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서방 세계는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 과정을 떠올리며 리비아 내 무기 방치 상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소련 붕괴 당시 제대로 관리 통제되지 못한 각종 재래식 무기는 러시아의 군 권력층과 마피아를 통해 중동의 테러단체에까지 팔려나가 지금까지도 러시아는 물론이고 서방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언 마틴 자문관은 4일 “리비아의 새 지도자들은 현재 도로를 순찰하고 있는 수백 개의 무장그룹을 대체할 국가 경찰과 군 조직을 창설해야 한다”며 “무기 확산 문제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트리폴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지난달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가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개전 이후 올 7월까지 101개월 동안 미군은 4474명의 전사자를 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 앤절라 푸나로 소령은 AFP통신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지난달 처음으로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와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비전투 사망자가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이라크군 교육훈련과 대테러전을 담당하는 미군 4만7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2008년 미국과 이라크 정부 사이에 체결된 안보협정에 따르면 이라크 주둔 미군은 올해 말까지 전부 철수해야 한다. 하지만 양국은 현재 미군 철수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은 지난달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지난달 6일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의 헬기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30명이 희생된 것을 포함해 지난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망자는 66명으로 2001년 개전 이래 가장 많았다.이라크 자살폭탄 희생 민간인… WP “7년간 1만2284명 사망” 한편 2003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7년간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이라크 민간인은 1만2284명에 이른다고 영국 킹스칼리지 보건·인구조사학과 연구진이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이 기간 자살폭탄 공격은 모두 1003번 있었으며 건당 평균 12명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미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은 79번의 자살폭탄 테러를 당해 200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자살폭탄 테러로 “연합군보다 이라크 민간인이 훨씬 더 많이 사망했으며 특히 어린이는 어른보다 부상을 당했을 때 숨지는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신임 총리는 1일 내각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 최측근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62·사진) 전 민주당 간사장 대리를 내정했다. 후지무라 전 간사장 대리는 오사카 출신의 6선 중의원 의원으로 노다 신임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다. 노다 신임 총리는 2일 조각을 마치고 새 내각을 출범할 예정이다.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10년이라는 세월이 치유하기엔 너무나 큰 상처였다. 태양마저 검은 연기 속에서 피같이 타버린 그날. 허리 부러져 서서히 주저앉던 미국 뉴욕 맨해튼 쌍둥이 빌딩과 한순간 먼지 속에서 티끌처럼 날아가 버린 2977명의 목숨. 그 경악할 장면을 미국도, 세계도 생생히 보았다. 그날의 허망함, 비통함과 분노의 감정을 미국인들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그날 이후 미국은 변했다. 세계도 달라졌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지금 미국 전역은 ‘9·11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추모식과 사회변화상을 조명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슬픔과 분노를 이겨내고 희망과 화합의 시대를 열자는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이성만으로 가슴속에 새겨진 상처를 지우기엔 아직 역부족인 듯 보인다. 미국인들은 지금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변했나(How we've changed).’ 전 세계가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11일 오전 8시46분 그 시간… 2983명이 호명된다 ▼미국이 ‘9·11 모드’로 접어들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추모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9·11테러가 남긴 과제를 진단하는 학술행사와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당국은 알카에다가 9·11테러 10주년인 9월 11일 전후를 테러 공격 시점으로 삼을 가능성에 대비해 삼엄한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미 전역의 주요 공중시설물에 대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미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각 주 정부의 치안당국을 대상으로 테러 가능성과 보안 강화 방안에 대한 상황 브리핑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뉴욕경찰이 ‘그라운드 제로’ 주변에 경찰을 대거 늘린 데 이어 로스앤젤레스경찰도 환승객들로 붐비는 유니언 역 주변 노점상들에게 앞으로 몇 주간 의심스러운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9·11테러 10주년의 대표적인 행사는 11일 오전 8시 46분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리는 추모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가족들이 참석하는 추모식에서는 9·11 희생자 2977명과 1983년 WTC 지하주차장 폭탄테러 사망자 6명을 포함한 2983명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는 ‘롤콜(roll call)’ 행사가 진행된다. WTC 붕괴 당시 일어났던 여섯 번의 충돌과 폭발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여섯 번의 침묵행사도 이어진다.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첫 번째 항공기가 WTC에 충돌한 시간인 오전 8시 46분에는 인근 지역 교회에서 일제히 추모의 종소리가 울린다.이에 앞서 8일에는 9·11테러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미국 내 아랍인들의 모습을 풍자한 ‘아랍아메리칸 코미디’가 맨해튼 24번가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10일에는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로 맨해튼에서 시민들이 참여해 서로 손 잡고 인간띠를 만들어 화합과 연대를 노래할 계획이다.추모행사는 워싱턴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미 전역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다. 워싱턴에서는 6일 당시 뉴욕 주지사였던 루디 줄리아니 씨가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강연을 통해 그날을 회고하는 행사를 갖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리비아 반군이 미국 팬암기 폭파범 압델바세트 알메그라히(사진)를 다시 서방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의 무함마드 알알라기 법무장관은 28일 “리비아 국민 누구도 서방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알메그라히는 이미 한 번 법의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심판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과 미국에서 최근 알메그라히를 다시 돌려보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한 답변이다. 정보요원 알메그라히는 1988년 팬암기를 폭파시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한 270명을 숨지게 했다. 미국 CNN은 28일 트리폴리 시내 부촌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알메그라히의 집을 찾아내고 그가 현재 혼수상태에 빠져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죽음이 임박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반카다피군은 28일 현재 카다피 원수의 고향인 수르트 서쪽 30km, 동쪽 100km까지 진격해갔다. 승기가 반군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양측 간 ‘피의 보복’도 커지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카다피군이 트리폴리 함락 직전에 군사기지 격납고에서 구금자 120명에게 수류탄을 마구 던져 살해하는 등 각종 학살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반군도 카다피 측 포로들을 살해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시위가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25일 시위에 참가했던 10대 청소년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칠레 시위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26일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산티아고 시내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10대가 가슴에 총격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아침 사망했다. 사망자는 14세 마누엘 구티에레스 레이노소 군이며 경찰의 바리케이드 근처에서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족과 친구들은 “경찰 쪽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레이노소 군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마리오 파라게스 핀토 군(18)도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칠레 학생들은 5월부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교육법에 따라 지방 정부가 공립학교를 운영하는 바람에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공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교육 강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보수우파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 지지율은 칠레에서 군사독재가 끝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26%까지 추락했다. 24, 25일에는 칠레 최대 노조단체인 중앙노동자연맹(CUT) 등 80여 개 단체 주도로 20만 명이 참여한 48시간 총파업이 벌어졌다. 이 시위에는 브라질 최대 학생조직인 전국학생연합(UNE)의 다니엘 일리에스쿠 회장까지 산티아고 집회에 참석해 브라질 학생조직까지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한편 경찰 당국은 이틀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경찰 153명과 시민 53명이 부상했으며 1394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있는 유엔 건물에서 26일 자살 폭탄 테러 가 발생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보안당국은 “오전 11시경 혼다 어코드 승용차를 탄 자살 폭탄 테러범이 유엔 건물에 돌진해 폭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거대한 폭발로 4층짜리 유엔 건물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특히 1, 2층이 가장 크게 피해를 보았다. 이 빌딩에는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인구기금(UNPF) 등 유엔 산하 26개 부처의 직원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가까스로 살아나온 마이클 오필라제 UNICEF 직원은 “탈출 과정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AP통신에 증언했다. 아부자 유엔 건물은 미국대사관 등 서방 공관들이 밀집한 지역에 있어 보안이 비교적 잘돼 있는 편이다. 이번 폭탄 테러의 배후가 어디인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알카에다와 연결된 나이지리아 과격 테러조직 ‘보코 하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보코 하람은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서양식 학교 교육에도 반대해 왔으며 수많은 폭탄 테러 공격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의 반(反)카다피군은 21일 트리폴리에 입성한 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가 있는 밥알아지지아 요새 500m 앞까지 진격했다. 카다피 측의 격렬한 저항으로 장기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공군력과 반군의 기세 앞에 카다피의 철옹성은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반군은 23일 공격을 시작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42년 철권통치의 상징인 요새를 함락했다.○ 결정적 장면‘카다피의 펜타곤’으로 비유되는 밥알아지지아 요새는 카디피군 최후의 보루라는 명성에 걸맞게 견고했다. ‘요새 함락 전투’는 초기에는 흡사 중세 공성(攻城)전을 연상케 했다. 두께 0.9m, 높이 3.7m의 견고한 콘크리트벽 뒤에 몸을 숨긴 카다피군은 탱크포 등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반군의 진격을 가로막았다. 박격포와 기관총으로 무장한 반군은 쉽게 요새를 점령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토의 폭격기가 서쪽 벽을 무너뜨리자 이날 오후 3시경 반군 수백 명이 한꺼번에 요새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이로부터 불과 2시간 남짓 지난 오후 5시 15분 요새에 반군 깃발이 올라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반군은 벙커와 터널 등을 말 그대로 ‘이 잡듯’ 뒤졌지만 카다피를 찾을 수 없었다. 생포된 카다피 호위병이 반군에게 총 개머리판과 발로 마구 구타당하는 장면이 알자지라 카메라에 잡혔다. 카다피 동상이 있던 지점에는 머리에 총을 맞은 시신이 담요에 대충 싸여 방치돼 있는 등 여기저기서 카다피군 시신이 목격됐다. 무스타파 압둘 잘릴 과도국가위원회(NTC) 위원장은 요새 함락 직후 “21일 트리폴리 입성 후 사흘간의 전투로 400여 명의 카다피군이 전사하고, 2000여 명이 다쳤으며 600여 명이 생포됐다”고 밝혔다. 요새 안에서는 카다피군이 급히 도망가면서 버리고 간 무기도 대량으로 발견됐다. 흰색 건물 두 채에서 권총과 소총 기관총 등이 무더기로 나왔으며 수천 정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다. ○ 마지막 격전지 ‘수르트’밥알아지지아 요새 함락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원수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23일 요새 함락 수시간 뒤 친카다피 성향의 알라이TV에서 “나는 트리폴리에 있다”고 밝히고 반군을 “쥐새끼들” “악마”로 지칭하며 주민들에게 반군들을 “쓸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흡사 승자와 패자의 표정이 뒤바뀐 듯한 형국이다.그가 거점을 내주고도 호기를 부리는 이유는 반군에 잡히지 않고 은신생활을 지속하며 시간을 번 뒤 다시 세력을 규합해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이에 호응하듯 트리폴리에서는 여전히 카다피군이 활개치고 있다. 트리폴리에 들어간 외신기자 대다수는 수도 한복판 릭소스 호텔에서 요새 함락 하루 뒤인 24일까지 카다피 친위대에 억류되었다가 풀려났다. 호텔 입구를 막고 있는 카다피군의 저항에 반군의 진입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요새 안에 있던 반군도 카다피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저격과 포탄 공격을 받고 있다.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 악명 높은 아부살림 교도소는 24일까지 정부군 통제하에 있으며 공항으로 가는 도로는 카다피군 저격수에 의해 봉쇄됐다. 리비아 국민도 카다피의 광기 어린 육성연설을 듣고 카다피가 보복을 위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군이 정수처리장에 독극물을 살포했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들이 수도꼭지를 잠그고 물을 마시지 못하며 공포에 떨기도 했다.반군에 밀린 카다피군 주력은 수르트로 이동해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수르트는 트리폴리 동쪽 373km, 반군 거점인 벵가지에서 서쪽으로 344km 떨어진 리비아 중심부의 지중해 연안도시로 인구 15만 명의 대다수가 카다피가 부족장인 카다파 부족이다.수르트가 리비아 사태의 최후 격전지가 될 개연성이 큰 가운데 도시에선 어린아이들까지 무기를 들고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반군도 무력을 수르트로 이동시켜 결전을 벼르고 있다. 벵가지에서도 지원군이 이 도시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측은 수르트를 48시간 안에 점령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다.○ 대량살상무기 우려 증폭리비아 사태가 반군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리비아에 있는 화학무기와 재래식 대량살상무기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다피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최후의 항전을 하거나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이 무기를 입수할 여지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비아에는 겨자가스와 스커드미사일, 대전차로켓 등 재래식 무기와 핵 원료 물질 등이 상당량 비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화학무기는 노후화돼 심각한 군사적 위기가 아니라고 평가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특정 다수에게 심각한 위해를 입힐 수 있다. 리비아에 240여 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커드미사일도 우려되는 대량살상무기다. 카다피군은 22일 수르트에서 스커드미사일 3발을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 쏘았다. 이 밖에 대량살상무기를 장악한 테러조직원들이 유럽을 상대로 보복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마사우드 알 갈리 주한 리비아대사(사진)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대사관은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를 대표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대사관 접견실 깃대에는 카다피 체제를 상징하는 녹색기 대신에 반군 세력인 NTC의 삼색기가 태극기 옆에 걸려 있었다. 갈리 대사는 삼색기를 가리키며 “새로운 리비아의 국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리비아 반군은 23일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밥알아지지아 요새를 장악한 뒤 트리폴리 전투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압둘 하킴 벨하지 반군 사령관은 치열한 전투 끝에 반군이 요새에 진입한 이날 오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카다피와 그의 친구들은 쥐 떼처럼 도주했다. 우리는 트리폴리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카다피 관저와 막사, 통신센터 등이 있는 밥알아지지아 요새는 규모가 600만 m²에 이르는 곳으로 카다피가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반군은 요새 안에서 카다피를 발견하지 못했다. 요새 함락 몇 시간 뒤 카다피는 한 지역 라디오방송을 통해 “요새에서 철수한 것은 전술적 이동일 뿐”이라며 “승리가 아니면 순교할 것”이라고 밝혔다. 탱크와 미사일까지 동원한 카다피군의 저항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트리폴리에서 패배한 카다피군 주력은 카다피의 고향인 수르트를 향해 철수를 시작했고, 반군도 이곳으로 무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 리비아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만큼 갈리 대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리비아와 한국의 관계는 미래에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리비아를 재건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전으로 혼란스러웠던) 리비아 국민을 지지해준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새로운 리비아 정부가) 앞으로 한국 정부, 기업, 한국인들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 ▼ “과도국가委 삼색기가 새로운 리비아의 국기” ▼―한국 정부는 NTC를 정통성을 가진 통치기구로 인정했다. 주한 리비아대사관도 NTC를 대표하나. “그렇다. 앞으로 모든 리비아-한국 관계에 대해 NTC의 훈령을 받아 임무를 부여받고 한국 외교통상부와 협의할 것이다. 언론 보도와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정부가 NTC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NTC를 받아들인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인정한다. 한국 정부의 결정은 NTC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나도) 앞으로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다.” 갈리 대사는 3월 리비아가 내전으로 치닫기 시작한 이후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리비아 내전의 종식이 임박한 최근에도 한국 정부와 접촉하지 않았다. ―리비아 내 한국인들은…. “한국인들은 NTC의 보호를 받을 것이고 안전할 것이다. 따라서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한국 시민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 한국인을 존경한다. 한국과 리비아 국민은 친구와 같은 사이다. 리비아와 한국은 전통과 관습 면에서 공통적인 측면이 많다. 우리는 서로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매우 가까운 사이다.” ―삼색기는 어떻게 구했나. “(미소를 지으며) 리비아에서 구해온 건 아니다. 대사관에서 직접 제작해 22일부터 대사관 안팎에 게양했다. 전 세계 리비아대사관에서 독립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1951년 이탈리아에서 리비아왕국으로 독립했을 때 쓰였던 깃발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반군이 픽업트럭을 타고 트리폴리로 진군하는 데 정부군 측의 저항을 전혀 받지 않았다. 정부군이 녹아 없어진 듯하다”고 전했다. 군사력이 열세였던 반군이 트리폴리에 무혈입성한 배경은 무엇일까. 》[1] 트리폴리 6개월 잠복 ‘슬리퍼 셀’이 반군 승리 일등공신우선 트리폴리 곳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잠복요원(sleeper cells)’들의 공이 컸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6개월간 트리폴리 구석구석에서 카다피군의 저격수와 총잡이로 위장 잠입하며 결전의 날을 손꼽아 온 비밀조직. 트리폴리 근처 해안과 미스라타를 통해 들어와 잠입했으며 규모는 2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언론은 20일 밤(현지 시간) 트리폴리 내 사원들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신은 위대하다(Allahu Akbar)’는 메시지가 이 비밀 조직의 행동을 깨우는 ‘큐 사인’이었다고 전했다.이튿날 21일 요원들은 트리폴리 동쪽에 있는 타주라에서 온 반군들과 합세해 트리폴리 진입을 도왔다. 자위야 자다임 마야 등 서쪽에서 온 반군들의 기습 공격은 이들에게 힘을 보탰다. 22일 반군이 카다피 정권의 최정예 부대인 ‘카미스 여단’과 무기창고를 접수하자 전세는 반군 쪽으로 돌아섰다. 카미스 여단은 트리폴리에서 약 27km 떨어진 곳에 주둔한 부대로 카다피의 7남 카미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22일 AP통신은 반군이 이 부대를 급습하자 잠깐 동안 총격전이 있었지만 잠시 후 카다피군이 기지를 도망갔다고 전했다. 이처럼 카다피 측의 주요 인사가 하나 둘 떠난 트리폴리는 반군에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압델 하피즈 고가 과도국가위원회(NTC) 부의장은 이번 공격에 대해 “트리폴리 내 잠복요원들과 동부 남부에서 온 반군들 간의 협조가 있었으며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름 내내 트리폴리 내 잠복요원들은 도시 내에서 비밀스럽게 훈련하고 반군과 무기를 모았으며 다른 지역 반군들과 연락했다. 오랫동안 이 작전을 기다리고 계획하고 희망해 왔다”고 보도했다. [2] 카다피 돈줄 마르자 軍 전투의지도 고갈이와 함께 반군 스스로도 깜짝 놀랄 승전이 현실화된 이유는 말라버린 ‘카다피의 돈줄’이 병사들의 전투의지를 크게 하락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지금까지 카다피 병력은 친위부대와 용병이라는 양대 버팀목으로 유지돼 왔다. 막내아들 카미스가 지휘하는 친위부대는 리비아 최정예 부대이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그래서 카다피 원수는 내전이 시작되자 하루 1000달러를 주겠다면서 이웃 국가들에서 대대적으로 용병을 모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반군에 투항한 용병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참전 일당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미국 등 국제사회는 리비아에서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한 초기에 카다피 일가의 재산을 동결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2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 300억 달러를 비롯해 캐나다 24억 달러, 호주 17억 달러, 오스트리아 12억 달러, 영국 10억 달러, 스위스 6억5000만 달러 등 300억 달러가 넘는 카다피 일가 재산이 동결됐다. 특히 각국은 카다피 일가의 유동자산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 수상한 현금 흐름이 나타나면 즉시 이를 차단했다. 결국 카다피 가문은 용병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힘들 수밖에 없게 됐다.몇 달 동안 약속된 돈을 받지 못한 데다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명백해진 상황에 처하자 용병들은 목숨을 내걸고 싸우려 하지 않았다. 어차피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면 돈을 받을 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트리폴리에서 시가전이 벌어지자 대다수 친카다피 병력이 싸워볼 생각도 않고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용병이 아닌 리비아 국적 군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몇 달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정규군 200여 명이 지난달 트리폴리 인근 전투장에서 총 한 방 쏘지 않고 반군에게 투항한 사례도 있다. 카미스 휘하의 ‘32여단’도 21일 별다른 저항 없이 반군에게 투항했다. [3] 측근부대 배신… 美-나토 측면지원 주효외신들은 카미스 여단 내의 배신과 반군의 적절한 작전방향 선택 그리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 등 측면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징집병이 아닌 카다피에게 직접 충성을 맹세한 청년들로 구성 ‘카미스 여단(32여단)’이 특별한 저항 없이 반군에 접수된 것은 카다피 측 내부의 배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 반군 고위 간부는 “카미스 부대의 지휘관 중 한 명이 몇 년 전 카다피가 자신의 형을 숙청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반군에 투항했다”고 말했다.반군의 진격 방향도 중요했다. 반군의 주력인 동부 반군은 그동안 동쪽 벵가지에서 시작해 제3의 도시인 미스라타 등 항구도시와 주요 시설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전투를 벌였다. 카다피 세력도 동부 반군을 대항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카다피 세력이 서쪽 산악지대에서 게릴라식으로 활동하던 서부 반군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탓에 이날 서쪽에서 진격해 들어오는 반군에 트리폴리를 쉽게 내줬을지 모른다고 미국 LA타임스는 분석했다.나토는 지속적인 공급으로 정부군의 대규모 이동을 불가능하게 했으며 미국이 트리폴리와 주변에 대한 항공 감시를 대폭 강화한 것도 트리폴리 점령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22일 전했다.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지난달 9일 독립한 남수단에서 무정부 상태를 틈탄 최악의 대량 학살극이 벌어져 독립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남수단 동부 종글레이 주 우로르 지역에서는 부족 간 갈등으로 18일 하루에만 최소 640명이 사망하고 861명이 부상했으며 어린이 208명이 납치됐다고 현지 일간 수단트리뷴이 남수단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날 참사는 로켓추진총유탄(RPG)과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무를레 부족 청년들이 다수 부족인 로우누어 마을을 기습공격하면서 벌어졌다. 1700여 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가옥 7924채가 불에 타고 소 3만8000여 마리가 약탈당했다. 현장을 둘러본 툿 푸크 우로르 행정관은 “여성과 아이, 노인 구분 없이 무자비하게 살해되고 모든 것이 깡그리 파괴됐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대량학살”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격은 두 달 전 로우누어 부족이 무를레 마을을 공격해 수백 명이 죽고 수천 가구가 약탈당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쿠올 마니앙 종글레이 주지사는 “이번 충돌은 가축을 노린 공격이며 자원을 둘러싼 분쟁”이라고 말했다. 남수단에서는 소를 비롯한 가축이 부를 상징한다. BBC는 남수단에서 소 한 마리가 350달러(약 38만 원)에 거래되며 신부 측이 젖소 200마리를 결혼식 지참금으로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20일 보도했다. 각 부족은 재산을 지키기 위한 무기 확보에 혈안이며 마을마다 사령부까지 갖추고 있다. 남수단 부족 간의 반목은 독립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갓 독립한 허약한 남수단 정부는 부족 간 약탈을 막을 힘도 없다. 더구나 분쟁지역들은 병력을 이동시킬 도로도 변변히 없는 오지가 대부분이다. 남수단 곳곳에서는 이런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BBC방송은 올해 상반기에만 330여 건의 유혈충돌로 236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다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던 2009년 아프가니스탄의 사망자 기록(2421명)을 불과 6개월 만에 따라잡은 셈이다. 아프간 인구가 남수단의 3.5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남수단에서 목숨을 잃을 확률은 전쟁 중인 아프간보다 7배 이상 높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올해로 건립 125주년을 맞는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앞으로 1년간 잠정 폐쇄된다. 켄 살라사르 미 내무장관은 자유의 여신상 건립 125주년 다음 날인 10월 29일부터 1년간 화재 등에 대비해 비상계단 확충 공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여신상 내부 출입은 금지되며 여신상이 있는 섬 관광은 계속 허용된다. 현재 여신상 꼭대기인 왕관 부분에서 비상시 관광객들이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지상으로 연결된 나선형 계단(354계단)뿐이다. 따라서 화재 등이 일어나면 아래로 뛰어 내려오는 관광객들과 위로 올라가는 소방관들이 뒤엉켜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2725만 달러(약 294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하는 이번 내부 공사는 이 나선형 계단의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매년 500만 명이 찾아 테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축물로 꼽히는 여신상의 내부 안전문제는 2001년 9·11테러 발생 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미 정부는 테러 발생 후 여신상 내부 참관을 금지하고 3년간 공사를 벌인 끝에 2004년부터 박물관과 기단부 전망대까지만 일반에 공개했다. 2009년부터는 여신상 몸통을 거쳐 왕관 부분 전망대까지 추첨을 통해 시간당 30명씩 관광을 허용해 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