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딸 아이샤, 간이병원서 딸 낳고 이틀뒤 바로 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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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오아시스마을 주민들

“그녀는 어머니, 오빠들과 함께 사하라 사막을 건너 이 외딴 오아시스 마을에 도착해 딸을 낳은 뒤 다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사막 깊숙이 사라졌습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1500km, 리비아 국경에서 60km 떨어진 알제리 오아시스 마을 자네트 주민들이 로이터 기자에게 털어놓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딸 아이샤의 모습이다. 아이샤는 어머니와 첫째 오빠 무함마드, 다섯째 오빠 한니발과 함께 지난달 29일 알제리 국경을 통과해 이곳에 도착했다. 아이샤는 자네트 외곽의 간이의료시설인 에피리 병원에서 딸을 출산한 뒤 마을의 외딴 가옥에서 하루 더 묵고 이튿날 바로 떠났다.

알제리가 이들의 망명을 허용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샤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자네트 주민도 카다피가 무슨 죄를 저질렀든 그의 가족 일행을 환대하는 것이 사막 유목민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이 보고 들은 것은 10여 명을 태운 리비아 차량들이 병원과 철통같은 경호를 받는 한 가옥 사이를 오가는 모습, 아이샤가 병원에서 대우를 잘 받았다는 소문뿐이다.

카다피 가족이 사라진 알제리 동남부 일리지 사막 지역은 이탈리아와 맞먹는 거대한 면적이지만 인구는 불과 5만 명에 불과하다. 이곳에는 친카다피 지지자 수백 명이 피란을 와 있다. 알제리 정부는 최근 가족과는 달리 카다피 본인의 망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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