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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미래 시장을 선점할 원천기술 개발 청사진을 내놓으라”고 특명을 내렸다. 차별화된 독자 기술 없이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은 5일부터 한 달간 계속되는 그룹 중장기 전략보고회의에서 매년 제출하는 R&D 전략 외에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별도로 보고해야 한다. 8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중장기 전략보고회의에 참석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 등 핵심 경영진에 이같이 지시했다. 특히 LG전자에 “스마트폰과 스마트TV용 차세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계획을 제출하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중장기 전략보고회의는 구 회장이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만나 일대일로 중장기 사업전략을 보고받고 논의하는 자리로, CEO들이 밤새워 공부하며 치밀하게 회의를 준비한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경영진의 비전과 투자계획, 재원 및 핵심인재 확보 방안을 직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범용 기술로는 차별화된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보고 원천기술 확보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소비 위축에 이어 환율과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 등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번 보고회의에서 핵심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및 인력확보 계획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올해 임원 수준의 대우를 해주는 해당 분야 연구·전문위원 34명을 이미 선발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를, LG화학은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및 전자부품 소재 원천기술 확보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지주회사인 ㈜LG는 각 계열사가 제출한 원천기술 확보 계획을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기술기획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기술협의회와 계열사 간 R&D 협업을 조율할 시너지팀을 구성하며 ‘R&D 관제탑’의 진용을 갖췄다. 올해 ‘뼛속까지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구 회장은 1960년대 국내 최초로 냉장고, 에어컨, 흑백TV 생산에 성공한 구인회 창업주의 정신을 잇는 R&D 역량 강화를 통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R&D 핵심인력 확보를 위해 직접 미국행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삼성그룹이 7일 현장형 경영인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그룹 미래전략실장에 선임한 것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를 직접 보고 듣고 오겠다”며 지난달 유럽과 일본을 방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빴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번 해외 방문을 통해 그룹이 ‘제2의 신경영’에 준할 만큼 혁신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위기 돌파의 변곡점으로 ‘최 신임 실장 카드’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신경영을 선언한 지 정확히 만 19주년이 되는 이날 평소처럼 출근해 오후 1시 반경 퇴근했다. 이어 3시간 만에 미래전략실장 인사가 발표됐다. 최 신임 실장은 글로벌 경영감각과 빠른 판단력,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순택 전 실장이 회장비서실 경영관리팀장, 비서실장보좌역 등의 비서실 요직을 두루 거친 ‘가신(家臣)형 경영인’이었다면 최 부회장은 경력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에서 보내며 TV와 휴대전화를 세계 1위로 이끈 야전사령관형 경영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993년 신경영의 단초는 ‘품질의 위기’였지만 이번엔 ‘글로벌 시장 위기’”라며 “이번 인사는 최 신임 실장의 노하우를 활용해 금융 등 다른 계열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려 달라는 주문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회장이 유럽 방문 이후 경제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강도 높은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공격적이고 승부욕이 강한 최 신임 실장을 앞세워 반도체, TV, 휴대전화에 이어 그룹을 이끌 새로운 성장엔진을 육성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 두 달 만인 2010년 5월 바이오 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2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아직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 그룹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는 삼성의 경영이 이 회장과 현장형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로 재편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 회장이 최 신임 실장을 통해 세계 경제위기,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 격화, 신사업 발굴이라는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제2의 신경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번 인사를 나와 연결시키지 말아 달라”며 일각에서 나오는 ‘경영 승계 속도론’을 일축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삼성그룹이 7일 신임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61·사진)을 선임했다. 최 신임 실장은 삼성전자의 TV와 휴대전화 사업을 세계 1위로 이끈 삼성의 간판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야전형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유럽을 방문한 뒤 귀국해 ‘제2의 신경영’에 준할 만큼의 혁신적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해 왔다. 미래전략실장 교체는 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대공황’에 비견될 정도인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와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경쟁 등에 대응할 최적임자”라며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영감각을 갖춘 실전형 CEO인 최 신임 실장을 앞세워 그룹의 혁신적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권오현 DS부문장(부회장)을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해 최 신임 실장의 후임을 맡길 예정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힌 전임 김순택 실장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향후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올해 세계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선진 시장의 소비 위축은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고, 정보기술(IT) 산업은 어떤 분야보다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구본무 LG그룹 회장)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위기를 얘기했다. 이어 위기를 정의하고 전사적인 대응을 독려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른바 ‘위기창조의 리더십’이다.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동반성장 등을 일관되게 강조한 것도 공통된 특징이었다. 이건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조직의 체질개선을 주문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실 다지기와 현장 경영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건희 삼성, “제2의 신(新)경영에 대비하라” 이건희 회장은 올해도 “정신을 안 차리면 금방 뒤진다”며 특유의 위기론으로 삼성을 이끌었다. 삼성이 7일 이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그룹 핵심보직인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선임하며 위기 돌파를 위한 정면승부에 나선 것은 위기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2의 신경영’에 준하는 혁신을 하라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유럽과 일본을 4주간 방문하고 돌아와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나빴다”고 밝힌 바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기존 틀을 깨고 미래를 직시하며 새로운 것을 생각하라’는 취지의 일관된 메시지를 보낸다”고 분석한다. 이 회장은 4월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새롭게 보고, 크게 보고, 앞으로 보고, 깊이 보라며 회의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출근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앞당기는 ‘새벽 출근’과 임직원들과 점심을 같이하는 ‘오찬 경영’으로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신년사에서는 ‘사람과 기술, 사회의 믿음과 사랑’을 위기대응의 경쟁력으로 제시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방해 사건과 방위산업부품 품질 불량 문제가 불거지자 경영진을 강하게 질책했다.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라”거나 “여성 인력의 채용 비율을 높이라”고도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차,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경영 정몽구 회장의 올해 행보는 ‘내실 다지기’와 ‘품질 경영’에 방점이 찍힌다. 그는 신년사에서 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내실 경영을 통한 위기 극복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올해 목표를 700만 대로 잡은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보다 급격한 생산량 증가로 불거질 수 있는 품질 문제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일류 기업을 향한 야심은 숨기지 않았다. ‘폴크스바겐을 언제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장담은 못 한다”면서도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라고 답했다. 5월 기아차의 첫 대형 럭셔리세단 ‘K9’ 출시 행사장에서는 “이 자리까지 오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K9이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구본무 LG의 혁신경영…“뼛속까지 변하라” 올해 구본무 회장의 발언에는 평소의 온화한 이미지와는 다른 날카로움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가 부진한 실적을 내자 발언에 날이 선 것이다. 새해 인사 모임에서 “지금과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는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보라”고 수위를 높였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올 들어 ‘체질 개선’ ‘실행 속도’ ‘시너지’를 일관되게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지는 현장 경영의 변화로 나타났다. 구 회장은 올해 첫 현장 방문지로 연구소나 사업장이 아닌 LG전자 신제품 전시관을 택했다. “질 좋은 제품을 남보다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4월에는 1995년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연구개발(R&D) 인재 채용 행사인 LG테크노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직접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달에는 그룹 중장기 전략보고회의를 주재하며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에 나섰다.○ 최태원 SK,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에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화두를 내놓고 “담대하게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검찰 수사로 뒤숭숭한 조직을 추스르고 하이닉스 인수와 글로벌 시장 개척 같은 경영 현안을 묵묵히 실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최 회장은 2월 SK하이닉스의 국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SK 특유의 ‘한솥밥 문화’ 전파에 나섰다. 이어 말레이시아(3월), 중국(4, 5월), 태국 및 터키(5, 6월)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계열사들의 위기 돌파 모범사례를 소개하는 ‘수펙스2’ 대회에 참석해 우수 사례를 시상하며 성장 정체로 침체된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최재원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해외시장 개척 같은 현안을 직접 챙기다 보니 입술이 부르터 귀국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30대 그룹의 임직원 수가 전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고용을 줄이는 상황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30대 기업집단의 지난해 종업원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10만8000명(10.0%) 늘어난 11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임금근로자(1739만7000명)의 6.8%, 상용근로자(1066만1000명)의 11.1%를 차지하는 규모다. 임직원 증가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늘어난 임금근로자(42만7000명)의 25.3%, 1년 이상 일한 상용근로자(57만5000명)의 18.8%에 해당한다. 전경련 측은 이를 한국 대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악재에도 선전하며 고용 유지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했다. 30대 그룹 임직원은 2009년 97만9000명에서 2010년 107만7000명으로 늘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전체 취업자 증가율(1.7%)의 약 6배, 임금근로자 증가율(2.5%)의 약 4배에 이르는 10.0%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체의 전년 대비 고용 증가율은 2010년 4.7%에서 2011년 7.8%로 높아졌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체는 같은 기간 4.6%에서 4.3%로 하락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날 만찬에는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사위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배석했다. 싱가포르의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과 런던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여수엑스포 ‘모나코의 날’ 행사 주관을 위해 방한한 알베르 2세는 만찬에 앞서 삼성미술관 리움을 방문해 한국의 고미술품과 국내외 근현대 미술품을 감상하기도 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영국에서 ‘플러그 맨’으로 불리는 한국 청년이 있다. 그는 아이디어 하나로 영국인들이 60년 이상 쓰던 투박한 직육면체 모양의 전기 플러그 역사를 새로 썼다. 플러그에 달린 3개의 핀 중 나란히 있는 2개의 핀을 돌리고 접으면 크기를 70% 줄일 수 있다는 ‘접이식 플러그’ 아이디어를 고안한 것이다. 그는 이 아이디어로 2010년 디자인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릿 인슈어런스 어워드’를 탔다. 주최 측은 “창조적인 발상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플러그 맨’은 마산제일고를 졸업하고 중앙대를 다니다가 2001년 영국으로 디자인 유학을 간 최민규 씨(32)다. 최 씨는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선정한 차세대 디자인 리더 중 한 명이다. 지난달 방한한 그에게 ‘접이식 플러그’를 디자인한 이유를 물었더니, “가방에 넣은 노트북 플러그가 종이 문서를 찢고, 노트북 표면도 긁어놓곤 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흔히 겪는 문제가 혁신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최 씨가 더 커 보였던 건 그 다음 대화를 듣고 난 뒤다. 그는 “디자인을 팔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경영학 석사(MBA) 출신인 영국인 친구와 함께 ‘메이드 인 마인드(Made in Mind)’라는 벤처기업을 세웠다. 머릿속 아이디어 빼고는 가진 게 없었던 최 씨에게 창업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접이식 플러그’의 디자인은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그랬다. 종잣돈은 영국 정부의 ‘디자인 런던 인큐베이터’, 한국의 ‘차세대 디자인 리더 육성’ 자금을 받아 마련했다. 시제품 생산 자금은 영국 투자자들의 투자로 해결했다. 생산은 영국보다 제조 역량이 한 수 위인 한국 중소기업을 찾아 맡겼다. 최 씨는 이렇게 해서 올해 2월 말 영국 시장에 25파운드(약 4만5000원)짜리 스마트폰용 접이식 어댑터 ‘Mu’를 선보였다. 특허도 6개나 출원했다. 내친김에 태블릿PC용 제품을 개발하고 아시아와 중동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 디자인은 제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은 ‘美術輸出(미술수출)’ 친필 휘호까지 쓰며 산업디자인 육성에 공을 들였다. 어설픈 포장과 디자인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싸구려로 만든다는 혜안(慧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의 디자인 경쟁력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외부 디자인 전문가를 활용하는 회사는 12.8%에 불과하다. 디자인 관련 부서 책임자 중 37.9%가 차장이나 과장급이다. 전문 디자인 기업의 55.8%는 ‘저임금에 따른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중국에서 만든 아이폰에 ‘디자인드 바이 애플(designed by Apple)’이라고 당당히 적는 애플 같은 혁신 기업이나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 기업가가 나오기 힘든 여건이다. 지식경제의 경쟁력은 손과 발보다는 머리에서 나온다. 창조와 혁신으로 ‘이중 유리창’에 도전하는 제2, 제3의 ‘메이드 인 마인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디자인은 제조업의 부속물”이라는 사회적, 개인적 편견의 ‘이중 유리창’을 스스로 깨고 나온 최 씨의 도전이 그래서 멋져 보인다.박용 산업부 기자 parky@donga.com}

“임원이 되고 15년째 모닝콜은 오전 4시 50분이었다. 퇴직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모닝콜 해제였다. 하지만 요즘도 그 시각이 되기 전에 일어나 시계를 본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 홍보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권오용 SK그룹 고문(57·사진)이 30여 년 회사생활의 소회를 담아 ‘가나다라ABC’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올해 초 SK㈜ 사장에서 물러난 권 고문은 그동안 틈틈이 쓴 기고문과 미니홈피의 글을 모아 이 책을 냈다. 1980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입사해 금호그룹, KTB네트워크를 거쳐 2004년부터 SK그룹 홍보담당 고위 임원으로 일한 그는 이 책에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식견, 부모 및 지인들과의 인연, 회사생활 중 터득한 경영의 이치와 실패 경험담을 두루 담았다. 그는 책 속에서 “(나는) 회사라는 부처님의 손바닥 위에서 마음껏 여의봉을 휘두른 손오공이었다” “연말에 퇴직통보를 받던 그분들의 어두운 표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사장직을 내놓는 기분을 적기도 했다. 또 2007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SK그룹의 기업관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외우며 극한 상황을 이겨냈던 일화도 소개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혁신 한마당’ 행사장. 축구장만 한 공간에 1300여 명분이 만찬이 준비됐다. 만찬의 호스트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었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혁신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모인 ‘LG맨’들이었다. ‘뼛속까지 달라져야 한다’는 구 회장의 ‘혁신경영’이 현장을 향하고 있다. 혁신과 연구개발(R&D) 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팀은 이날 세계 최초 고화질(HD)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LTE’를 개발한 사례를, LG유플러스팀은 LTE 전국망을 구축한 성과를 발표했다. 이 밖에 ‘샤프란’ 브랜드로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 1등을 달성한 LG생활건강팀 등 16개 팀이 혁신사례를 발표했다. 구 회장은 이들을 격려하며 “시장을 선도하려면 현재의 제품이나 서비스 수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가장 까다로운 고객의 시각에서 새로운 가치,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진 만찬에서 1등 LG상 수상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만찬이 끝난 뒤에는 참석자 1300여 명과 일렬로 서서 서로의 어깨를 잡고 행사장을 돌며 혁신 의지를 다지는 뒤풀이를 했다. LG 혁신 한마당은 ‘경영혁신은 종착역 없는 여정’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1993년 회장 재임 당시 시작한 ‘LG 스킬 경진대회’에서 비롯됐다. 구 회장도 1995년 취임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혁신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열정이 담긴 그룹 최대 행사”라고 설명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한파에 시달리는 업종이 하나둘이 아니지만 가구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가구업계는 윤달에 결혼하면 좋지 않다는 속설에 따라 결혼을 미루는 신혼부부가 많은 4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부엌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의 4월 대리점 및 직영점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한샘에는 큰 의미가 있다. 단골고객의 재구매나 이들이 추천한 새로운 고객의 구매를 합한 ‘연고(緣故)매출’이 같은 기간 2% 하락하는 데 그친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불황으로 신규 고객이 크게 줄었지만 충성도가 높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나 추천구매는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닥치자 마케팅 전략의 초점을 연고매출에 맞췄다. 31일 한샘에 따르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사업에서 연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6.8%, 2011년 37.8%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47.6%로 높아졌다. 한샘 관계자는 “연고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 서비스와 직원 평가체계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연고매출의 40% 정도가 고객이 물건을 산 뒤 한 달 안에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하고 ‘구매 후 한 달’ 공략에 나섰다. 먼저 ‘매우 만족’부터 ‘매우 불만족’까지 5점 척도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고 ‘매우 만족’ 응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매우 만족’이라고 응답한 고객이 ‘만족’이라고 응답한 고객보다 6배 정도 연고매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고객의 ‘매우 만족’ 응답률이 높은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이를 평가에 반영했다. 지난달부터는 새로운 고객을 추천한 단골에게 매장 직원의 친필 감사 카드를 보내게 했다. ‘정성’이 고객 감동의 필수 요소라고 본 것이다. 단골고객은 주방용품 등 작은 선물을 다달이 보내 관리한다. 사후 문제해결 방식의 ‘애프터서비스(AS)’ 중심 고객 서비스도 내구연한이 다해 부품에 문제가 생길 시점이 되면 미리 고객에게 알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포서비스(BS)’로 바꾸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직원이 고객 가정을 방문하면 의뢰한 문제 외에 가스, 배수구, 누수 등의 문제까지 점검해주는 ‘플러스 원’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지난해 초 66%였던 ‘매우 만족’ 응답률이 작년 말에는 87%로 상승했다”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삼성 본사 사무직 직원들이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재킷을 벗는다. 올여름 전력수요가 급증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그동안 비즈니스 복장의 ‘최후의 보루’였던 재킷을 벗고 정부의 절전 호소에 동참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8년 여름 넥타이를 매지 않도록 복장 규정을 개편한 뒤 올해는 재킷을 벗고 반팔 셔츠 차림으로 출퇴근할 것을 권장했다”며 “그만큼 여름철 전력난이 심각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전력 보릿고개’를 앞두고 산업계가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앞서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때 이른 더위와 일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에 따라 전력공급 차질이 예상되자 절전대책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산업계에 요구한 바 있다. 포스코는 “공장 수리일정을 7∼8월 전력피크 때로 집중 배치해 전력사용을 줄이고, 자가발전 비율을 최대한 높이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9.6%를 차지하는 철강기업들의 대표 격인 포스코가 앞장서 전력난 해소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여름철 근무복장의 변화를 시도한 삼성 역시 6∼8월 생산현장에서 5%, 사무실에서 10%, 직원들의 가정에서는 15%를 절전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절전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임직원 가정이 월간 전력사용을 10% 이상 줄이면 문화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도 연다. 30일 이동근 범경제계 에너지절약운동본부 본부장(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 14만 회원기업을 대상으로 일본 수준의 고강도 절전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산업계가 지난해 160개의 ‘전력절감 자주행동계획’을 세워 전력사용량을 20% 줄였듯이 국내 산업계도 전력사용량을 최소 5% 줄이겠다는 것이다. 본부는 이를 위해 △피크타임대를 피한 전력 사용 △자가발전기의 적극 활용 △조업시간 분산 등의 ‘50대 절전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전력난 극복을 위해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대신 현재 논의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은 물가인상률 수준으로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4년제 대학 진학에 따르는 비용이 등록금에 임금손실액(대학에 가지 않고 취직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을 임금)까지 합치면 1인당 1억1960만 원에 이른다는 민간 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과도한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거품’을 빼면 한국경제가 1.01%포인트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내놓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 보고서에서 높은 대학 진학률에 따르는 기회비용(등록금과 노동시장 진출 지연에 따른 임금손실액)이 연간 최대 1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대학 등록금 수준과 대졸자의 초임 등을 감안할 때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인당 1억1960만 원, 2년제 대학 졸업자는 5360만 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대학교육의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하락하고 있다. 대학 진학률은 1977년 21.4%에서 2008년 83.8%로 상승했지만 인적자본(교육이나 훈련 등으로 근로자에게 축적된 지식 및 기술) 성장률은 1991년 0.96%로 정점에 올랐다가 지난해 0.86%로 하락했다. 이 보고서는 과잉학력 비율이 대학 졸업자는 최대 42%로 추정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해 생산활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엔지니어의 손에 수억 명의 생사가 달려 있다.” 국내 자동차기술 개발의 주역 중 한 명인 이현순 현대·기아자동차 고문(사진)이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공계 대학생 특강에 참석해 “이공계 대학생이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고문은 강연에서 “기업에서 이공계 전공자의 역할은 매우 절대적”이라며 “국내 주요 업종의 이공계 직원 비율이 평균 70% 이상이며,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40% 이상이 이공계”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융합시대에는 전공에 능한 스페셜리스트인 동시에 다른 공학 분야도 이해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며 “전공 공부가 앞으로의 밑천인 만큼 ‘스펙’을 챙기느라 전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밤새 고민하는 공대생의 삶이 고되더라도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만큼 큰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경련과 국과위는 7월 초에는 ‘이공계 과학 캠프’를 열 계획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부부가 함께 작업하는 2인용 책상, 싱글족을 위한 소형 다목적 옷장….’ 불황에 시달리는 가구업계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소형 다목적 가구 수요가 늘어나는 데 착안해 틈새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샘은 올해 1분기(1∼3월) 2인용 책상 세트인 ‘카페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2010년 처음 선보인 카페로는 가로 200cm, 세로 60cm로 일반 책상(가로 100∼150cm, 세로 60∼76cm)보다 좁고 긴 2인용 책상이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늘면서 집에서 부부가 함께 작업하는 2인용 책상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1인 가구도 가구업계가 주목하는 성장 시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 9.0%에서 2010년 23.9%로 높아졌다. 한샘, 리바트, 까사미아, 시몬스침대 등은 이에 따라 1인 가구용 소형 다목적 가구나 다양한 싱글 침대를 내놓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의 매출은 불황 속에서도 상승세다. 한샘의 1인 가구 브랜드인 ‘샘베딩’과 ‘샘리빙’은 지난해 총 11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1∼4월 넉 달간 48억 원어치가 팔렸다. 까사미아도 1인 가구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3월 중국의 기업교육 전문기업인 A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5명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 기업의 성공 사례를 활용한 기업 교육 프로그램을 중국시장에 도입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을 만난 한철환 세계경영연구원(IGM) 가치관경영연구소 소장은 “한국 대기업의 그룹 경영시스템과 글로벌 전략을 중국 기업에 전수하는 교육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불황에 시달리는 세계 기업들이 한국 대기업에 길을 묻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기업은 물론이고 일본 미국 등 선진국 기업도 약진하는 한국 기업 배우기에 나섰다. ○ “한국식 기업 ‘컨트롤타워’ 벤치마킹”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 중국사무소 컨설턴트들은 요즘 한국 대기업의 그룹 경영시스템을 분석한 자료를 들고 고객을 만난다. 한국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방식에 대한 중국 기업의 문의가 늘자 이를 분석한 자료를 준비한 것이다. 이 회사 인도사무소의 한 컨설턴트는 최근 “매출액이 40조 원을 넘는 한 인도 기업에서 한국 기업의 경영방식을 궁금해한다”며 서울사무소에 자료를 요청했다. 김정수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단기간에 몸집을 불린 중국 인도 기업들이 비슷한 성장 궤적을 보인 한국 대기업을 ‘역할모델’로 보고 있다”며 “그룹 경영 체제와 2세 승계 문제의 해법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과 LG그룹, SK그룹 등처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배우려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가족기업도 한국 기업과의 교류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스웨덴의 가족기업 발렌베리그룹 총수를 포함한 북유럽 비즈니스 대표단이 방한했다.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엑소르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가족기업 전문 매체인 캠던FB는 엑소르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 사장의 사외이사 선임은) 엑소르의 존 엘칸 회장이 가족기업이 직면한 문제와 과제를 다른 기업과 공유하고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 관리의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에 강한 한국 기업 배우자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배우려는 세계 기업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매출액만 16조 원, 종업원 8만 명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최근 현지 무역관을 통해 삼성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문의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일본 전자회사 관계자들이 KOTRA 인도 뉴델리무역관을 찾아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관리 방식과 마케팅 자료를 요청했다. 지난해 세계적 경영 잡지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송재용,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삼성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한 것도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투영된 결과다. 경영경제 콘텐츠 수출도 시작됐다. IGM은 중국 난카이(南開)대와 손잡고 중국 기업 CEO를 중국과 한국에서 교육하는 프로그램과 한국 기업 사례 중심의 교육 콘텐츠를 중국 시장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일본 기업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흥미 이상”이라며 “한국식 경영을 정의하고 해외에 소개해 기업과 국가 브랜드를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유럽 출장을 떠났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약 3주간의 유럽 방문에서 돌아온 이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 어려운 몇몇 나라를 다녀왔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나빴다”고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를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삼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수출에는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는 걸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 회장은 귀국길에 일본을 들러 지인을 만나고 현지 경제상황도 살폈다. 그는 “일본도 옛날과 달리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려움이) 여전히 올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하고 나라의 복지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일본이 다 어렵게 돼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 회장은 7월 런던 올림픽을 참관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끝마무리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하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세계 수준의 디자인 품격’을 강조하며 디자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드웨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의 경험과 감성을 배려하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은 24일 그룹 핵심 경영진과 함께 경기 평택시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 열린 금형기술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22일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직접 주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전략 제품의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제품 간 사용자경험(UX) 통합을 주로 논의했다. 하드웨어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을 조작할 때의 즐거움, 촉감과 같이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과 TV는 끝마무리에 따라 제품의 품격이 달라지는 만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해 완성도를 높여 달라”며 “생활가전은 기능뿐 아니라 실제 주부들이 사용할 때 편리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에서부터 하드웨어 디자인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금형은 LG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력회사들의 금형기술 수준도 높여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해 디자인 경영의 ‘질적 변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를 소프트웨어 디자인 경쟁력 강화 원년으로 삼고 협력회사 동반 성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1100억 원을 투자해 지은 금형기술센터와 지난해 문을 연 제품품격연구소와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금형 개발기간을 이전의 절반으로 줄여 완제품 판매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며 “협력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금형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19개 교육과정을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디자인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신년사에서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내세워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뒤 해외출장 길에도 매장에 들러 LG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챙기고, 매년 디자인경영 간담회도 직접 주관하고 있다. 이후 LG는 2006년 600명이던 디자인 인력을 700명으로 늘리고 디자인 영재교육 등 자체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 결과 ‘레드닷 디자인상’ ‘iF 디자인상’ 등 해외에서 디자인 관련 상을 259개 받기도 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는 하루 다섯 번씩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는 무슬림 임직원들을 위한 기도실이 있다. 구내식당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고기를 손질한 ‘할랄 요리’부터 스페인 전통 요리인 ‘파에야’까지 인도, 중동, 유럽식 등 ‘글로벌 메뉴’를 내놓는다. 약 8000명에 이르는 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 가운데 외국인은 18%에 이른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6000여 명 중에선 2.3%가 외국인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외국인 임직원 및 고객사 직원을 배려해 게시판은 영어로 운영하고 핵심 문서는 한글과 영어로 작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그룹에 외국 국적 임직원을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23일 삼성 공식 웹진인 ‘삼성이야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삼성 직원은 약 30만 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 국적자는 11만 명이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임직원도 최근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구내식당은 이곳에서 일하는 인도인 150여 명의 입맛을 배려해 인도 국영호텔 출신 조리사가 카레, 난, 탄두리 치킨 등으로 구성된 ‘인디아 푸드 코너’를 운영한다. 외국인 직원이 국내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헬프 데스크’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 한 외국인 직원은 웹진을 통해 “외국인이 참석하는 회의에는 서기를 지정해 회의 내용을 영어로 공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웹진은 대안으로 외국인 임직원의 정착을 위해 외국인 임직원 멘토링 및 간담회 개최, 사내 공지에 한글, 영어 병행 표기를 제안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각 정당 후보들이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첫 번째 정책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전문가 41명을 대상으로 ‘2012년 하반기(7∼12월) 경제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대선 후보들이 가장 중시해야 할 경제정책 과제로 ‘투자·일자리 확대’를 꼽았다고 22일 밝혔다. 이어 수출 증대(6%), 복지 확대(2%), 소비 진작(2%) 등의 순이었다. 올해 하반기 국내경제를 위협하는 대외 요인으로는 73%가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우려했다. 이어 미국 경기회복세 둔화(15%),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10%),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2%)이 뒤를 이었다. 유럽의 긴축 공조 약화와 그리스 유로존 이탈에 대한 우려 등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세계시장으로 확산돼 금융시장 혼란, 경기 침체, 수출 증가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전문가 56%는 한국경제의 대내 위협요인으로는 가계부채를 꼽았다. 2011년 말 현재 912조9000억 원에 이르는 가계신용 가운데 경기침체로 부실 위험이 큰 주택 관련 대출과 사업자금 조달 목적의 대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 허창수 회장, 올림픽 선수단 격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은 21일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제30회 런던 올림픽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을 격려했다. 허 회장은 이날 이기흥 선수단장, 최종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박종길 태릉선수촌장과 환담을 나누고 격려금 1억 원도 전달했다. 허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10위권 이내 성적을 거둬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삼양식품 50여년 만에 로고 교체삼양식품이 50여 년간 사용해 오던 로고를 바꿨다고 21일 밝혔다. 삼양식품의 새 CI(Corporate Identity·사진)는 대관령의 초원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움직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고의 색상은 따뜻함, 에너지, 맛을 의미하는 ‘딜리셔스 오렌지’를 사용해 전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젊은 경영의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19일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CI 선포식을 열었다. ■ 하이트진로, 16.9도 소주 ‘쏘달’ 판매하이트진로는 대나무 활성 숯 정제공법으로 주조해 맛이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저도(低度) 소주 ‘쏘달’을 부산·경남지역에서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쏘달은 소주가 입에 잘 맞는 날 ‘쏘주가 달다’고 표현하는 데 착안해 만든 이름이다.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를 선호하는 젊은층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추었다. ■ 롯데카드 ‘아스트리드 어워드’ 금상롯데카드는 홍보 브로슈어인 ‘Start From You’가 올해 ‘아스트리드 어워드’에서 브로슈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세계적 미디어 기업인 미국 머콤사가 주관하는 아스트리드 어워드는 ‘머큐리 어워드’ ‘ARC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홍보제작물 시상식으로 꼽힌다. ■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내달 개최현대카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리더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현대카드 슈퍼토크 05’를 6월 12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미국 뉴욕 공공공연예술도서관 총괄 디렉터인 재클린 데이비스, 영국 시어터 프로젝트 컨설턴트의 데이비드 스테이플스 대표, 패션 사진작가 김용호, 슈퍼스타K 시리즈를 만든 엠넷의 김용범 PD가 강연자로 나선다. ■ 플라자 ‘프리퍼드 호텔 그룹’ 가입플라자호텔은 세계적 호텔 연합체인 ‘프리퍼드 호텔 그룹(PHG)’에 6월부터 가입한다고 21일 밝혔다. PHG는 70여 개국 800개 이상의 고급 호텔과 리조트들의 연합으로, 플라자호텔은 이 중에서도 최상급인 ‘프리퍼드 호텔 앤드 리조트’ 등급으로 가입하게 됐다. 플라자호텔 투숙객은 PHG에 가입한 호텔에서 VIP 대우를 받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16개 항공사에서 마일리지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