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불황기엔 단골 고객이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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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 낀 4월 매출 20%↓
‘연고 매출’은 2% 하락 그쳐

한파에 시달리는 업종이 하나둘이 아니지만 가구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가구업계는 윤달에 결혼하면 좋지 않다는 속설에 따라 결혼을 미루는 신혼부부가 많은 4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부엌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의 4월 대리점 및 직영점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한샘에는 큰 의미가 있다. 단골고객의 재구매나 이들이 추천한 새로운 고객의 구매를 합한 ‘연고(緣故)매출’이 같은 기간 2% 하락하는 데 그친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불황으로 신규 고객이 크게 줄었지만 충성도가 높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나 추천구매는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닥치자 마케팅 전략의 초점을 연고매출에 맞췄다.

31일 한샘에 따르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사업에서 연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6.8%, 2011년 37.8%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47.6%로 높아졌다. 한샘 관계자는 “연고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 서비스와 직원 평가체계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연고매출의 40% 정도가 고객이 물건을 산 뒤 한 달 안에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하고 ‘구매 후 한 달’ 공략에 나섰다. 먼저 ‘매우 만족’부터 ‘매우 불만족’까지 5점 척도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고 ‘매우 만족’ 응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매우 만족’이라고 응답한 고객이 ‘만족’이라고 응답한 고객보다 6배 정도 연고매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고객의 ‘매우 만족’ 응답률이 높은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이를 평가에 반영했다.

지난달부터는 새로운 고객을 추천한 단골에게 매장 직원의 친필 감사 카드를 보내게 했다. ‘정성’이 고객 감동의 필수 요소라고 본 것이다. 단골고객은 주방용품 등 작은 선물을 다달이 보내 관리한다. 사후 문제해결 방식의 ‘애프터서비스(AS)’ 중심 고객 서비스도 내구연한이 다해 부품에 문제가 생길 시점이 되면 미리 고객에게 알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포서비스(BS)’로 바꾸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직원이 고객 가정을 방문하면 의뢰한 문제 외에 가스, 배수구, 누수 등의 문제까지 점검해주는 ‘플러스 원’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지난해 초 66%였던 ‘매우 만족’ 응답률이 작년 말에는 87%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한샘#불황기#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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