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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한 통, 과자 한 봉지를 살 때도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월별 1000원 미만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처음으로 2000만 건을 넘어섰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월 1000원 미만 카드 결제 건수는 2122만 건으로 지난해 12월(1900만 건)보다 11.6% 늘었다. 1000원 이상∼5000원 미만 카드 결제도 같은 기간 9914만 건에서 1억1365만 건으로 14.6% 증가했다. 카드업계가 소액결제의 기준으로 삼는 1만 원 이하 결제는 올 3월 기준으로 전체 카드 결제액의 33.9%(4억9932만 건)를 차지했다. 2008년만 해도 1만 원 이하 결제 비중은 1%에 못 미쳤다. 이처럼 소액결제가 늘어난 것은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 소액상품 구매 시 포인트 혜택을 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고객들의 소액결제를 여전히 반기지 않고 있다. 몇천 원짜리 물건을 팔면서 2% 안팎의 카드 수수료를 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이유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사무실에 들어서면 사장님 구두부터 먼저 봅니다. 사장님 자가용도 유심히 보지요.”박태영 신용보증기금 서울디지털지점 차장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을 신청한 중소기업을 실사할 때마다 장부에 드러난 수치 너머의 것을 보려고 노력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땐 특히 그렇다. 은행에 낼 보증서를 얻기 위해 부실을 최대한 감추는 기업이 적지 않아서다.실사 현장에서 만난 사장들의 구두와 차종은 물론이고 옷차림과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눈여겨보는 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규모에 비해 사장의 씀씀이가 너무 크면 일단 내실 있는 경영을 하는 회사로 보지 않는다. 다른 신보 관계자는 “최근 방문한 C사는 초기자본 10억 원 중 사무실 인테리어에만 2억 원 이상을 쏟아 부어 보증실사를 더 엄격하게 진행했다”고 귀띔했다.최근 경기 악화로 운전자금조차 부족해 신용보증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신용보증이란 은행에 담보를 제공할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을 위해 신보 같은 공공기관이 일종의 빚보증을 서는 것이다. 만약 보증을 얻어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이 부도를 내면 신용보증기관이 대신 빚을 물어준다.정부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올해 신용보증 잔액을 지난해보다 6000억 원 늘린 45조7000억 원으로 책정했고 올 상반기(1∼6월)에 신용보증 잔액의 69%를 앞당겨 집행했다. 하지만 극심한 경기침체로 신보 대출을 연체하는 중소기업이 늘면서 연체율이 2010년 4.68%에서 지난해 4.92%로, 올 6월 4.97%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7월 신보의 각 지사에는 “중고차 매매업의 부도율이 높아지고 있으니 해당 업종에 보증을 내줄 때는 신중을 기하라”는 본사 지침이 내려가기도 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선 부실기업을 솎아내려는 신보 직원들의 눈길이 날카로워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 박태영 차장은 전자센서 유통업체인 아트에프에이 강문선 대표를 만나 이 회사가 거래하는 주요 업체의 신용도와 매출액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외상거래 때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신용보증을 신청한 강 대표보다 거래처에 더 신경을 쓰는 듯했다.거래 상대방의 상태까지 점검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납품대금이 밀리면서 멀쩡한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그는 “2, 3차 협력사로 내려갈수록 어음 만기가 길어져 심각한 자금난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보증실사 때 신청 기업의 재무제표는 물론이고 법인통장을 떼보는 건 기본이다. 이날 박 차장도 아트에프에이의 법인통장을 보면서 월급과 공과금이 제때 지급됐는지 확인했다. 직원 월급이 자주 밀리는 기업치고 부실하지 않은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수년 치 결산 재무제표를 뽑아 똑같은 매출채권 항목이 반복되는지도 확인했다. 신보 관계자는 “같은 거래처의 매출채권이 1년 이상 남아 있으면 결국 돈을 떼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필기구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A사는 만기가 돌아온 대출 상환과 현금 확보 차원에서 지난달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다 계획을 접었다. A사의 회사채를 인수할 만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말을 회사채 발행 주간사회사인 B증권으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투자자가 안전자산만 찾다 보니 중소기업 회사채는 금리가 높아도 사가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시중자금이 국채,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에만 몰리면서 중견·중소기업은 ‘돈 가뭄’에 시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돈이 안전한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되는 단기부동화현상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경제주체들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안전자산에만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경제 전반의 리스크(위험도)가 커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모두가 부자가 되기 위해 소비를 줄이다 보면 내수 전체가 위축돼 소득총량이 줄어드는 ‘저축의 역설’과 비슷한 현상이다. 안전자산 쏠림 현상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곳은 한국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중견·중소기업들이다. 특히 불황이 지속되는 건설 조선 해운업종에서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많다. 중장기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인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조건이 나빠 자금 부담이 완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BBB 신용등급인 B건설은 6월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연 8.9% 금리로 발행했다. BBB 등급인 회사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연 5.5% 내외이지만 건설업종이라는 이유로 금리가 3%포인트 넘게 올라간 것이다. 시중자금의 단기화 경향도 심화하고 있다. 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7월 말 기준으로 73조8184억 원에 이른다. 1월 말보다 13조 원 정도 증가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머무는 돈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과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 자금으로 돈이 몰리면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는 흘러 들어가지 않게 돼 소비나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빚어낸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2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82%로 기준금리(3.00%)를 크게 밑돌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하루짜리 자금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보다 더 낮은 기현상이 7월 12일 이후 지속되고 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실 부실장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자금이 안전 자산으로만 몰리면서 단기 부동화현상이 생긴다”며 “부동자금이 장기 투자로 이동하도록 정부가 하루빨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황진영 기자buddy@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매물로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KAI 매각도 다음 정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KAI 주식 4070만 주(41.75%)를 공개경쟁 입찰로 넘기기로 하고 31일 매각공고를 낸 뒤 다음 달 16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정책금융공사는 9월 예비입찰과 10월 본입찰을 거쳐 올해 안으로 KAI 매각을 끝낼 계획이다. KAI는 외환위기로 경영위기를 맞은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의 항공부문이 합쳐져 1999년 설립됐다. A380 여객기 날개 등 각종 민항기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KAI는 기본훈련기인 KT-1에 이어 T-50 고등훈련기를 개발했으며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T-50을 수출하는 등 군수산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KAI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대한항공밖에 없어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노조와 지역사회 여론도 KAI 매각에 우호적이지 않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순수한 경제논리로만 봤을 때 대부분의 이사는 우리금융지주 인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KB금융지주 긴급 이사 간담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 한 사외이사는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해야 하는 이유를 경제논리를 들어 기자에게 설명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적 규모의 금융회사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우리금융을 인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은 오직 KB금융밖에 없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5일 간담회에서 KB금융 이사들은 불과 25분 남짓한 시간에 우리금융 매각입찰에 불참한다는 방침을 확정지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마지막으로 이사들을 설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과는 달리 격론은 전혀 없었다. 어 회장은 간담회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을 통해 ‘메가뱅크’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사외이사들이 품었던 ‘인수 당위성’이 현실화되지 못한 것은 거대한 압력이 간담회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이날 KB금융 이사회가 열리자마자 노동조합원들이 본점 1층 로비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취재기자들 이상으로 회의장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며 ‘인수하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여기에 더해 이사들을 꼼짝 못하게 한 것은 “이번 정권에서 매각은 안 된다”는 여야 정치권의 압박이었다. 사실 경제논리로 따졌을 때 우리금융은 진작 민영화됐어야 했다. 2001년 12조8000억 원의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돼 무려 11년이 흘렀지만 두 번의 매각 시도가 연이어 실패하면서 아직까지 7조2000억 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씨티그룹에 쏟아 부은 공적자금 450억 달러를 2년 만에 전액 환수한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국민 혈세로 조달하는 공적자금이 10년 넘게 특정 기업에 묶여 있는 것은 엄청난 낭비이기도 하다. 우리금융 매각 지연으로 공적자금 이자비용만 매년 2800억 원이 새나가고 있다. 공적자금을 조달하려고 발행한 예금보험공사 채권의 이자 지급액으로 산정한 게 이 정도에 이른다.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우리금융은 증시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주식으로 밀려났다.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할 우리금융 매각에 정치권이 ‘구두 개입’을 하고 금융계는 눈치 보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금융이 언제 새 주인을 찾을지 기약할 수 없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가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한숨 섞어 한 말이 이번으로 마지막이길 기대한다.김상운 경제부 기자 sukim@donga.com}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지주가 인수전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3번째 시도하는 우리금융 매각이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KB금융 이사들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KB금융지주에서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7명 등 10명의 이사진이 참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정치권과 노동조합에서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꼭 인수를 해야 하느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참석자들 모두 의견이 비슷해 회의 시작 20분 만에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결국 KB금융은 세계적인 규모의 대형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 같은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포기한 셈이 됐다. 특히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우리금융 매각을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고 밝힌 점이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금융권은 풀이했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내 손 안의 금고 ‘스마트폰 금융상품’이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은행지점을 방문하거나 자동화기기를 거칠 필요 없이 이체와 송금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들이 지점 운영비용을 줄이고 고객편의를 늘리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상품 시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그동안 각종 보안절차로 쓰기가 불편했지만 고객이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공인인증서만으로 스마트폰 결제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관련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5월말 현재 비대면 수신(은행 창구를 이용하지 않는 것) 금융상품 판매액은 10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5조8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이 중 인터넷 및 스마트폰 전용 금융상품은 각각 5조 원과 2조2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전용 상품이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액의 20.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금융상품이 늘고 있는 것은 미래의 잠재 고객인 젊은 층을 잡기 위한 전략도 숨어있다. 실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금융기관들의 스마트폰 전용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가입을 결정하는 젊은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은행들은 스마트폰 전용 예금상품에 대해 연 4%대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 Smart 폰 예적금’ 상품을 2010년 10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선보인 지 17일 만에 1만 계좌를 돌파한 이 상품은 계좌 현황을 농장으로 이미지화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끈다. 가령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예금주가 선택한 동물 캐릭터 수가 늘어나며 우대이율이 연 0.1%포인트 늘 때마다 나무 숫자가 증가하는 등 마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적금 가입기간은 6∼12개월 이내의 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고 이자율은 예치기간이 1년인 때 최고 연 4.5%까지 받을 수 있다. 예금 가입기간은 12개월 이내 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으며 100만 원 이상이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금리는 최고 연 4.3%다. 국민은행은 이 상품이 트위터 등과 연계된 ‘추천 우대이율’을 통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천 우대이율이란 상품 가입 때 제공되는 추천번호를 지인이 새로 가입할 때 입력하면 추천인과 지인 모두에게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전용 상품은 금융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선입관을 깨 30∼40대 젊은 직장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젊은 층을 겨냥해 ‘두근두근 커플샷’이라는 스마트폰 앱으로 커플 인증샷을 찍은 뒤 상품등록을 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션 플러스 적금’은 고객이 재무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마트폰 뱅킹에서 수시로 목표 달성율을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인터넷 및 스마트폰 겸용 상품인 ‘아이터치(iTouch) 패키지’를 내놨다. 이 중 ‘iTouch 우리통장’은 우리그린신용카드나 우리V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예금액 100만 원까지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한다. 또 인터넷뱅킹 및 모바일뱅킹 전자금융 수수료가 한 달에 30회 면제된다. 우리은행의 ‘iTouch 그린적금’은 에너지를 아낄 때 환경부에서 주는 에코 머니 포인트를 적금에 입금해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의 ‘하나 e-플러스 정기예금’은 인터넷 뱅킹과 스마트폰에서 100만 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1000억 원 한도로 최고 연 4.30% 금리를 제공해 인기가 높다. 현재 한도액의 80%가 소진돼 200억 원 정도만 남은 상태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모집계좌가 많을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하나 e-플러스 공동구매 적금’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27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만기 3년을 기준으로 500좌 미만 모집 때 연 4.4%, 500좌 이상 모집 때 연 4.5%, 1000좌 이상 모집 때 연 4.6%의 금리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스마트폰으로 예·적금을 가입하고 게임을 통해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채움 사이버 패키지’를 10월부터 판매한다. 스마트폰 전용 앱인 ‘내사랑 독도’에서 가입이 가능하며 게임레벨에 따라 금리우대는 물론 여행 및 주유 상품권도 나눠준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KB금융지주가 25일 긴급 이사진 간담회를 열어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지 결론짓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우리금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24일 “그동안 우리금융 인수에 관해서 보고도 받고 검토도 했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좀 더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에서 내일 모인다”며 “내일은 (인수전 참여 여부가)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KB금융 사외이사들을 전화로 개별 접촉한 결과에 따르면 25일 긴급간담회에서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사외이사들은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의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봤다. 사외이사들은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가장 큰 이유로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 등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환경을 들었다. 한 사외이사는 “우리금융 매각에 대해 정치권이 반대를 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정부가 지배하는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에서 오케이할 때 추진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노조도 반대하고 실무진도 반대하는 상황인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혼자 돌파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23일 어 회장과 이 이사회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면서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의장이 노조 측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항의서한도 잘 읽어봤다는 답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노조 측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를 우리가 이해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수백억 원어치의 주문을 받아놓고도 30억 원 대출을 못 받아서 한때 부도 위기에 몰리니 억장이 무너지더군요.”24일 경기 포천시에서 만난 정보기술(IT) 제조업체 A사 대표는 지난해 여름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는 벽면용 전자 디스플레이 제조 분야에서 손꼽히는 업체로 창사 5년 만인 지난해 2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체 보유한 신제품 특허가 27개에 이를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로 늘어난 700억 원대다.올해와 내년에 걸쳐 받아놓은 주문금액만 1200억 원인 우량 중소기업이지만 지난해 8월 35억 원을 대출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지난해 22억 원을 들여 공장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시공업자가 돈만 챙기고 종적을 감춘 것이 원인이었다. 당초 이 공장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한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A사 대표는 급한 마음에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에게 기술특허와 주문량, 발주처에서 보낸 편지 등을 모두 보여줬지만 이들은 “과도한 시설투자로 부채비율이 900%에 육박한다”는 이유로 현장 실사조차 나오지 않았다. A사 대표는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부분 시설투자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은행들이 미래 성장성은 무시한 채 과거의 재무지표만 들여다보면 우량 중소기업들이 뻗어 나가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결국 이 회사는 20일간 임직원 월급을 주지 못하다 직원 절반을 감원하고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직후에야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지금은 부채를 거의 다 갚고 수출을 늘리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들, 재무지표에만 신경유럽 재정위기로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력이 떨어지는 우량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이달 5일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이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은행들이 지나친 리스크 관리로 중소기업 대출 요건이 엄격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그러나 최근 10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져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끊어지다시피 한 중소기업의 돈줄은 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은 2010년에 비해 30.3%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금리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0.6%포인트 높았다.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6월 주식 및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대기업이 29조524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6%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3389억 원으로 79.7% 급감했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감소 폭이 대기업의 약 4배에 이른 것이다.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지난해까지 수출 호황으로 충분한 사내유보금을 확보한 대기업은 올 들어 경기악화로 투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대출 수요가 감소한 것이어서 중소기업과는 여건이 전혀 다르다. 주로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극심한 소비 감소로 운전자금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창업 초기 中企 대출 사각지대특히 창업 5년 이내 우량 업체들이 중소기업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창업 생태계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창업한 지 4년이 지난 IT 부품 제조업체 B사도 최근 핵심 구매처를 잡아 도약을 눈앞에 뒀지만 대출이 막혀 애를 먹었다.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27억 원으로 2010년에 비해 25% 늘었다. 올 들어 대기업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납품하게 되면서 올 5월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지만 은행은 “대출심사가 강화돼 업력이 짧은 기업에는 돈을 내주기 힘들다”며 대출을 꺼렸다. 결국 B사는 원자재 업체에 대금을 나중에 주겠다고 간신히 설득한 데 이어 매출처에 선수금을 요청해 가까스로 라인 증설을 마칠 수 있었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는 인색한 반면 리스크가 낮은 부동산 담보 대출에 몰두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포천=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지난달 초 유럽여행지에서 20만 원짜리 옷을 구입한 김모 씨(38)는 최근 e메일 카드고지서를 받은 뒤 현지에서 가져온 영수증과 수십 번을 비교했다. 원화로 찍힌 영수증에는 분명 20만 원으로 돼 있는데 카드고지서에 적힌 실제 결제금액은 이보다 1만 원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억울한 생각에 카드사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냈지만 “원화 결제에 따른 수수료 5%가 붙은 것이어서 돌려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환차손을 입을까봐 일부러 원화로 결제했는데 수수료가 따로 붙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씁쓸해 했다.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지에서 신용카드를 쓸 때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로 결제해 추가 수수료를 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3일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원화로 결제해 생기는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가맹점 혹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때 원화로 신용카드를 결제하면 물건값의 3∼5%에 해당하는 추가 수수료가 붙게 된다. 또 국내 신용카드가 아닌 비자나 마스터 카드로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해도 현지 화폐를 달러로 환산한 뒤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처음 영수증에 찍힌 원화표시 금액과 최종 결제액이 다를 수 있다. 문제는 최근 해외 가맹점들이 3∼5%의 추가 수수료를 받기 위해 한국 손님들에게 원화 결제를 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카드사의 해외 원화거래 금액 4637억 원 가운데 139억 원(3% 가정 시)이 이런 추가 수수료 명목으로 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업계에선 환율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상황에 맞게 신용카드와 현금 결제를 적절히 섞어 쓰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조만간 환율이 떨어질 게 확실시되면 실제 대금 지급을 늦출 수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반대로 환율이 올라가는 추세라면 현금을 쓰는 게 환차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과거 서민들을 위한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다 1995년 폐지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18년 만인 내년 초에 부활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서민금융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비과세 재형저축 상품을 신설해 취약계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재형저축은 1976년 도입돼 10% 이상의 고금리와 이자소득세 등을 부과하지 않는 비과세 혜택으로 1990년대 초반까지 근로자들의 ‘필수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중 금리 초과분을 충당하기 위해 투입된 정부 재정을 더는 쓸 수 없어 1995년 폐지됐다.금융위는 현재 기획재정부와 재형저축의 구체적인 가입 대상과 혜택 등을 논의하고 있다. 관련 법률 개정 일정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초쯤 금융회사들이 재형저축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재형저축의 가입 대상으로 조만간 시판될 예정인 재형펀드를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형펀드 가입대상은 연간 급여 5000만 원 이하 근로자 또는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자영업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형저축 부활을 꾸준히 요구한 것도 가입 대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다만 과거 재형저축처럼 시중 금리보다 높은 고금리를 보장해 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재정부가 높은 금리를 지급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부정적인 점을 들어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으로 일부 계층에만 고금리를 보장하면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정부의 부담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앞으로 카드사가 회원모집 때 제시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일정 기간이 흐른 뒤 일방적으로 줄이는 행태에 제약이 따른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18일 입법예고했다. 최근 중소 상인들을 위한 가맹점 수수료 개편과 맞물려 카드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부가서비스를 바꾸거나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상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나면 6개월 전에 회원에게 미리 알리고 부가서비스를 얼마든지 축소 및 변경할 수 있었다. 금융위는 카드사 금융상품의 이자율과 수수료, 부수적인 혜택 등을 광고에 반드시 넣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광고에서 ‘최고, 최상, 최저’ 같은 표현을 금지해 과장광고로 흐를 가능성도 차단하기로 했다. 길거리 혹은 다단계 모집이나 연회비의 10%를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등의 신용카드 불법모집에 대해 카드사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앞으로 은행 지점장들이 금리를 올릴 때 본점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재량권 남용을 막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지점장이 결정하는 금리 결정 과정이 불투명해 대출금리 인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지점장들이 금리를 감면할 때처럼 금리를 올릴 때에도 구체적인 기준을 내규에 규정하도록 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각 은행이 금리를 깎아줄 때에는 0.6∼3.0%의 한도를 정하고 신용등급 등으로 감면사유도 두고 있는 반면 금리를 올릴 때에는 이런 규정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대출자들은 신용등급이 올랐지만 지점장이 전결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피해를 보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점장이 전결금리를 올린 근거를 심사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때는 본점 심사역의 결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자가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을 기존 만기 상환대출에서 거치식 및 분할 상환대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를 의식해 과도한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도 인정하는 것처럼 일선 지점장의 금리인상 재량권이 평균 0.85%포인트 안팎에 불과한 데다 그나마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내리는 때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난해 은행들이 만기를 연장한 대출거래 521만 건을 조사한 결과 지점장 전결로 금리를 올린 것은 전체 대출액의 15.9%에 그쳤으나 내린 것은 37.2%를 차지했다. 특히 은행들은 금리를 올릴 때 필요에 따라 본사 여신 심사역의 결재를 거치도록 한 것은 업무 부담을 높이고 대출 집행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시중 은행 지점장은 “최근 불경기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과도한 금리는커녕 적정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할 때가 많다”며 “일일이 본사 결재를 받다 보면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KDB산업은행이 각 지점 수신고에서 노는 돈을 최소화해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금금리는 높이기로 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산은의 새로운 시도가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산은에 따르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점 간 평균잔액을 일정하게 맞춰 예금과 대출금리 간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은행의 핵심 수입원인 예대금리 차를 스스로 줄여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지점이 관리하는 평균잔액이란 고객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확보해 놓은 돈을 말한다. 본점이 요구하는 최소 잔액만 각 지점이 보유하고 나머지를 대출이나 금융투자로 돌리면 예대금리 차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은 산은이 기업공개(IPO)를 통한 민영화를 앞두고 영업에 필요한 기본계좌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연 0.1∼1%대 금리만 쳐주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대해 산은은 연 3.5%의 금리를 지급하는 ‘KDB 다이렉트’ 예금상품을 선보여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들은 지점이 1000개 안팎에 이르러 산은처럼 평균잔액을 일일이 조정하기 쉽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은은 국책은행의 간판을 달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이런 이점을 이용해 시장금리를 왜곡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은행의 고수익 금융투자를 제한하는 미국의 ‘볼커 룰’이 국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미국 정부의 볼커 룰 시행으로 국내 은행업계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은행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은 은행의 자기계정 거래나 사모투자, 헤지펀드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볼커 룰을 2010년 7월 만들었다. 이달 21일 볼커 룰이 발효되면 미국 은행은 물론이고 미국 현지에 법인이나 지점을 둔 외국 은행들도 이를 지켜야 해 대부분의 국내 은행도 볼커 룰의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볼커 룰이 시행되면 국내 은행들의 자산운용에 제약이 생겨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시장이 일정 부분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동아시아 및 태평양 감독기관장 회의(EMEAP) 혹은 한중일 고위급 감독자 회의에서 볼커 룰 적용범위가 넓어 은행권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과 유럽연합(EU), 홍콩 금융감독 당국은 볼커 룰 세부 시행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금융위는 볼커 룰 시행규정이 확정되면 미국 감독당국과 협의 채널을 구성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17일 퇴임할 예정이던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의 1년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초 후임 이사장으로 추천됐던 유력한 후보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안 이사장의 돌연한 연임 배경이 된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 말을 맞은 정부의 금융권 인사가 난맥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신보 이사장 선임이 유력시됐던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대신에 안 이사장이 1년 더 유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공공기관 평가에서 신보가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이사장은 12일 퇴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개최한 데다 13일 신보 임직원들과 송별회를 하고 짐까지 정리한 점을 감안할 때 금융위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안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퇴임하자마자 아프리카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밝힌 대로 최근 항공권까지 끊어놓은 상태였다. 금융권에선 홍 상임위원이 부산 출신이어서 주요 금융기관장이 부산·경남(PK) 출신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청와대가 우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지난달 선임된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산은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6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PK 출신으로만 채워졌다는 불만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안 이사장은 경북 예천 출신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서울 강남지역 등 수도권에 있는 대표적인 중대형 아파트의 소유자 중에서 주택담보대출 없이 본인이 소유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은 100명 중 16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채 중 6채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으며 아파트 한 채당 평균 대출금액은 3억3042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15일 조사됐다.이는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등 수도권의 대표적인 중대형 아파트단지 4곳을 선정해 각 아파트의 ‘대표 동(棟)’을 1∼3개씩 추출한 뒤 총 484채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해 분석한 전형적인 ‘하우스푸어(House Poor)’의 현주소이다.484채에서 미분양상태인 17채를 뺀 467채 가운데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아파트는 73채(15.6%)에 불과했다. 통계청의 전체 가구 중 담보대출이 없는 가구비율(64.5%)과 아파트 자가거주비율(63.3%)의 두 가지 항목을 감안해 추정한 ‘대출 없는 실거주자’가 100명 중 40명이라는 수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또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아파트는 265채(56.7%)였고 소유주들이 265채를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 총액은 865억7180만 원에 이르렀다. 3월 말 현재 가계부채 911조 원 중에서 390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연령별로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을 보면 50대가 335억230만 원(3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212억6330만 원(24.6%), 40대 188억4920만 원(21.8%), 30대 58억4400만 원(6.7%) 순이었다.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석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 대출을 이용하거나 전세를 끼지 않고는 중대형 아파트를 장만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등기부등본에 표시되지 않은 신용대출이나 친지로부터 빌린 돈 등을 감안하면 각 가구의 실제 부채 규모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이번 조사에서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가장 큰 연령층은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에 사는 50대 소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일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로 30, 40대에 비해 대출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가장 힘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이 적용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60%인 점을 감안해 채무액이 5억 원을 넘는 고(高)위험 채무자를 조사한 결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심곡마을 D아파트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11명,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10명, 송파구 신천동 C아파트 4명 순이었다. 이 중 50대 소유주는 신천동 C아파트 50.0%(2명), 상현동 D아파트 44.1%(15명), 반포동 B아파트 40.0%(4명), 대치동 A아파트 36.4%(4명)로 30, 40대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신천동 C아파트는 채무액 5억 원을 넘긴 30, 40대 소유주가 아예 없었고 상현동 D아파트도 30대는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 시절 ‘부동산 불패 신화’를 체험한 50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빚을 과도하게 내 주택 구입에 열을 올린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이나 분당지역 은퇴자가 몰려 있는 상현동 D아파트의 50대 소유주 평균 대출액은 4억1072만 원으로 반포동 B아파트(4억452만 원)나 대치동 A아파트(2억5079만 원), 신천동 C아파트(2억5060만 원)보다 높았다. 이는 은퇴 이후 자산증식 혹은 실거주를 준비하던 50대 소유주들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부동산 가격 상승의 막차를 타고 부채를 과도하게 짊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대표적인 은퇴자 단지로 꼽히는 D아파트에서는 50대 주민들이 전세는 물론이고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무리하게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 하락기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국은행이 4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12일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가 오른다는 투자 상식과는 다른 움직임이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은행에서 돈을 빼 주식이나 부동산을 삽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1포인트(2.24%) 하락한 1,785.39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5.55포인트(1.13%) 떨어진 486.38로 마감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0.25%포인트 낮춘 연 3.0%로 결정한 반응치고는 뜻밖의 결과였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두고 심리적인 측면을 거론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보다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정도로 국내 경제가 심각하구나”라고 받아들여 주식을 내다팔았다고 보는 것이죠. 12일이 옵션 만기일이어서 매도물량이 많았다는 점도 코스피 하락을 부추긴 요소였습니다. 한은의 금리인하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당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죠. 금리인하 소식을 접한 일부 투자자가 성급하게 매도 대열에 뛰어든 측면이 있다는 뜻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는 당분간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이 13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크게 낮춰 잡았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합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아주 불리한 요소일 수밖에 없고 증시에 주는 부담도 더 무거워질 듯합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은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헐값으로 넘기는 것을 반대한다”고 12일 밝혔다. 안 이사장은 17일 퇴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와 부실채권을 캠코에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면서도 “캠코가 수수료 몇 푼에 중요한 부실채권을 (채권추심회사에) 헐값으로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5년이 넘은 부실채권을 캠코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안 이사장은 “신보는 4년째 연간 7000억 원 수준의 채권을 회수하고 있다”며 “캠코에 부실채권을 (헐값에) 넘기면 신보로선 손실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장은 경기침체가 심각해지면 신보의 보증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올 하반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보증 총량을 40조4000억 원(보증잔액 기준)까지 늘려야 한다”며 “보증 수수료도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