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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일본계 미국인 로버트 기요사키 씨(65·사진)가 거액의 배상금을 내지 않기 위해 파산신청이라는 꼼수를 선택했다. 미국 ABC방송은 기요사키 씨가 소유한 기업인 ‘리치글로벌’이 8월 20일 와이오밍 주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기업은 미국 강연 전문 기획회사인 ‘러닝어넥스’가 제기한 소송에서 져 배상금 2370만 달러(약 263억 원)를 지불해야 할 상황이 되자 곧바로 파산신청을 했다. 러닝어넥스는 기요사키 씨의 책이 인기를 얻은 뒤 그의 강연행사를 적극 지원했다. 기요사키 씨가 계약을 지키지 않고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며 리치글로벌을 상대로 강연 수익금 일부와 시설 임대료를 지불하라는 소송을 낸 것. 하지만 리치글로벌의 파산신청으로 러닝어넥스는 재판에 이기고도 배상금을 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 러닝어넥스는 1년 매출액이 1억 달러가 넘는 큰 회사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의 100만 달러짜리 강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리치글로벌을 파산시켰음에도 기요사키 씨는 지금도 ‘리치대드’를 비롯한 몇 개의 회사를 갖고 있어 앞으로도 ‘부자 아빠’로 살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개인자산은 8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기요사키 씨는 1994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부를 축적하는 방법에 대한 저서 15권을 발행해 전 세계에 2600만 권을 팔았다. 기요사키 씨는 교육과 부동산에 적극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리치대드의 마이크 설리번 최고경영자(CEO)는 “기요사키 부부가 개인 재산으로 부채를 갚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영국에서 징역 10년 이상에 해당하는 성범죄 등 중범죄를 두 번 저지르면 자동으로 종신형에 처해지는 법률이 올 해 말부터 시행된다. 일명 ‘투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다. 크리스 그레일링 법무장관은 “법과 제도가 범죄자들을 적절히 처벌해 대중의 신임을 받기를 원한다”며 이 같은 법안을 발표했다고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그레일링 장관은 “10년 이상의 형벌을 받을 만큼 심각한 범죄자들이 계속 기회를 얻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와 고통, 상처를 입히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국 법무부는 또 집에 침입한 도둑으로부터 가족과 재산을 지키고자 무력을 사용한 시민을 더 강력하게 보호하도록 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전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은 우울증 환자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려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9일 밝혔다. WHO는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하루 앞둔 이날 “세계 인구의 5%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환자들이 수치스럽다고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는 바람에 충분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 명에 이르는 자살자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HO는 설명했다. 또 여성 우울증 환자가 남성보다 50% 이상 많고 선진국의 산모 5명 중 1명꼴로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촌을 생포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7일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 고위 성직자인 셰이크 아드난 알아루르(73)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유시리아군(FSA)이 아사드의 사촌 후삼 알아사드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루르는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대통령 통치 때인 1982년 시리아 중부에서 발생한 ‘하마 대학살’ 이후 시리아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는 반정부 인사. 이런 가운데 시리아 반군은 이날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인 끝에 서북부 이들리브의 키르바트 알조즈 지역을 장악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밝혔다. 한편 시리아군은 8일에도 터키 영토에 포격을 가했고 터키군이 즉각 응사해 양국 간 포격전이 엿새째 이어졌다. 이날 터키 국경도시 알티노주 근처의 터키 영토로 시리아군 포탄이 1발 떨어졌으며 곧바로 터키에서 포격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리아군의 포탄은 목화밭에 떨어져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북한의 인권 탄압이 김정은 체제 하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제67차 유엔 총회에 4일 제출됐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올 상반기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이 담겨 있다. 보고서는 “김정은 취임 이후에도 북한의 암울한 인권 상황에 개선 조짐이 전혀 없고 유엔 인권기구들과의 협력도 없었다”며 “북한에는 여전히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 유린이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국제사회에 부각된 신숙자 씨 모녀 송환 문제, 정치범수용소의 심각성,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도 상세하게 지적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실업률이 ‘마(魔)의 벽’으로 여겨졌던 8%를 깼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7.8%로 4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정가와 금융·경제계는 실업률이 8% 선을 유지하느냐 깨지느냐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 재선 가도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9월 실업률이 전월의 8.1%에서 0.3%포인트 하락한 7.8%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측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 하락은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징후로 풀이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실업률을 포함한 고용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9월 실업률 수치는 오바마 진영과 밋 롬니 진영의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미 정부는 지난달 13일 매달 400억 달러를 풀어 시중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MBS)을 기한 없이 사들인다는 3차 ‘양적 완화’ 카드를 빼들었다. 그럼에도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대처 능력에 흠집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경기부양책은 즉각적인 효력을 나타낸 셈이다. 특히 9월 실업률은 대선 직전의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실업률은 투표일인 11월 6일의 나흘 전인 2일에 발표되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이 발표된 뒤 양 대선 진영은 즉각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3일 진행된 1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롬니 후보에게 판정패한 오바마 후보 진영엔 반전을 가져올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실업자는 12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업률 9.0%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1390만 명이 실업자로 집계됐던 것보다 경제가 나아졌다는 신호인 셈이다. 노동시장 참가율도 63.6%로 전달의 63.5%보다 상승했다.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기록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하락세가 반전한 것이다. 이는 구직활동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업률 하락 소식이 전해진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4.26포인트(0.47%) 오른 13,639.62에서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57포인트(0.52%) 뛴 1,468.97, 나스닥종합지수는 13.76포인트(0.44%) 오른 3,163.22를 기록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제가 1951년 1·4후퇴 때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러니까 제 나이는 80세가 넘습니다. 인생을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거죠. 그동안 열심히 살아 크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재산도 모았습니다. 평소 신념대로 자식에게는 재산을 적당히만 물려주고 나머지는 훌륭한 일에 쓰고 싶습니다. 남들처럼 대학에 기부하고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유명 대학을 알아보았지만 제 기부금은 학벌 좋은 교수 몇 명에게 연봉을 주면 끝이네요. 그러려고 수십 년 억척스레 모은 것은 아닌데…. 좀 아깝습니다. 그렇다고 건물을 기부할 정도는 아닙니다. 재정이 어려운 대학을 알아보니 요즘 학력 과잉, 대학 구조조정 이런 말이 나오는데 과연 이 기부가 옳은 것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자선단체를 찾아보았습니다. 젊어서 온갖 고생을 다 겪어온 제 입장에서 볼 때 진정 도와주고 싶은 취약계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은 정부 지원으로 먹고사는 건 해결됐을뿐더러 복지 예산은 앞으로 계속 늘어난답니다. 혹 정부 지원이나 기부에 익숙해진 수혜자나 자선단체가 빈손으로 시작해 모은 이 돈을 ‘코끼리의 비스킷’처럼 써버리진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선뜻 기부할 곳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아마 마음속에 진정으로 유산을 쓰고 싶은 곳이 정해져 있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나 그곳은 불행히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곳입니다. 혈육을 두고 온 북녘 고향이거든요. 북에선 몇억 원이면 학교 하나를 번듯하게 지을 수 있답니다. 병원도 세울 수 있고요. 제 유산으로 두고 온 고향, 혈육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을 그 고향에 학교와 병원, 보육원 이런 것을 짓고 싶습니다.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 어린이도 도와주는 세상인데 혈육이 사는 가난한 고향에 학교를 세우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지사 아니겠습니까. 학교가 지어지면 그냥 제가 남긴 것이라는 기록이나 남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와 더불어 고향마을 사람들에게 “남쪽에 가서 자수성가한 아무개가 죽을 때까지 고향을 잊지 않고 좋은 일을 했다”고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라도 저 때문에 월남자 가족이라고 온갖 박해받았을 혈육들에게 속죄하고 싶고, 죽어서라도 선산(先山)에 떳떳이 돌아가고 싶습니다. 고향 혈육의 자식의 자식이라도 그 학교와 병원에서 공부하고 치료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 이런 생각은 현실에선 꿈에 불과합니다. 제가 지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추석에 임진각 망배단에서 선조 대대로 살아온 북녘 고향을 향해 절을 올리는 일뿐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고향에 투명하게 학교나 병원을 지을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 굳게 믿습니다. 그런데 언제일지 모르는 훗날에 누군가가 제가 지금 남긴 유산과 뜻을 이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믿고 유산을 맡길 만한 곳은 그래도 정부밖에 없습니다. 요즘 통일항아리라는 용처가 두루뭉술한 모금이 한창인데, 저처럼 용처가 분명한 유산도 관리해 주면 어떨까요. 개인의 유산이든, 여럿이 뜻을 모은 유산이든 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슴 뭉클한 사연까지 북녘 방방곡곡에 함께 전해줄 수 있는 통일항아리 아닐까요. 실향민이 고향을 위해 유산과 유언을 남기면 언젠가 ‘때’가 됐을 때 정부가 꼭 유지(遺志)를 이어주었으면 정말 두 눈 편히 감겠네요. 한때 남쪽엔 800만 실향민이 살았습니다. 이를 역사책 속에만 남기고 말 건가요.주성하 국제부 기자 zsh75@donga.com}

세계 산호초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호주 북동부 해안 대보초(Great Barrier Reef·사진)의 산호가 최근 27년간 절반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해양과학협회(AIMS)는 최근 보고서에서 “1985년부터 최근까지 호주 대보초 산호의 50.7%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호가 줄어드는 속도는 최근 15년 새 더욱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세계자연문화유산인 대보초가 20년 뒤엔 거의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산호가 죽는 가장 큰 원인은 이 지역에서 빈발하는 열대성 폭풍이다. 폭풍이 바닷물 흐름을 바꾸면 산호의 먹이가 줄어들어 탈색 현상이 온다. 탈색 현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산호는 죽는다. 산호를 먹는 악마불가사리의 급격한 번식도 문제다. AIMS는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열대성 폭풍과 산호 탈색은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악마불가사리는 퇴치할 수 있다”며 “대보초 산호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항공기로 북한 금강산을 유람하는 관광 상품이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비행기로 가는 제1차 다롄-금강산 국제관광단’이 이날 평양에 도착했으며 관광단은 금강산을 유람하고 평양 및 개성의 여러 곳을 참관한다”고 보도해 다롄과 평양을 잇는 여객기 관광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최근 중국 홍콩 등에서 출발하는 항공 및 육로 관광코스를 적극 개발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에서 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뒤 금강산을 방문하는 관광코스가 개통됐다. 같은 달 홍콩의 대형 여행사인 이지엘(EGL) 투어는 홍콩에서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다롄에 간 뒤 단둥(丹東)과 신의주를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는 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북한이 내년부터 농업 분야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당시 농업 분야에 처음 적용했던 승포제(承包制)와 비슷한 ‘가족 단위 경작제’를 암묵적으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사실상 ‘공동생산 공동분배’라는 사회주의 농업 시스템을 탈피해 ‘가족 또는 개인 책임 생산 및 잉여생산물 자유 처분’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묵인하는 셈이다. 25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추가 경제개혁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24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식량난 완화와 농산물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한 경제 개선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진 북한의 새 농업개혁의 골자는 농장원 15∼20명이 소속된 협동농장 분조를 3∼6명 규모로 작게 나누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북 소식통은 24일 “북한 당국이 최근 농민들에게 새로운 개혁 방침을 설명하면서 ‘작게 나눈 분조가 다시 가구별로 땅을 나눠 경작해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상 개인농을 묵인하겠다는 것으로 북한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최근 북한을 방문한 본보 소식통도 “평양 사람들이 ‘연말이면 각 농가에 토지사용권이 배분되고 개인이 직접 땅을 관리한다. 김정은 장군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전했다.북한은 앞으로 농업 생산물을 국가와 농민이 7 대 3 비율로 나누되 국가에 내는 부분에 대해선 현물 납부와 현금 납부를 동시에 인정하기로 했다. 농민들이 생산물을 100% 시장에서 판 뒤 현금의 70%를 국가에 바쳐도 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농민들에게 “나라 형편이 좋아지면 농민들이 50%만 내도록 하겠다”고 선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올해 수확이 끝나는 대로 분조별 토지 분배 작업에 착수해 내년부터 새 농업제도를 정식 시행할 예정이다.북한은 농업개혁과 동시에 공업개혁도 추진하면서 새 경제 시스템을 몇몇 공장에서 시범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에 생산 및 판매 자율성을 보장해 주면 국가의 배급과 월급이 없어도 기업 자체로 노동자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북한 소식통은 “‘잘나가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지만 노동자 1인당 월 생산량이 북한 돈 3만∼4만 원(9월 말 현재 환율로 한화 약 5200∼6900원)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의 ‘가족 단위 경작제’ 암묵적 허용 조치는 ‘공동생산 공동분배’라는 북한식 사회주의 농업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단위면적당 협동농장에서 생산하는 수확량이 개인 텃밭 생산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도 생산시스템을 바꾸지 않았던 북한 당국이 결국 ‘공동생산’보다는 개인의 책임 아래 생산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협동농장은 보통 3∼20개의 작업반으로 이뤄져 있다. 작업반마다 10개 미만의 분조가 있다. 각 분조는 15∼20명의 농장원으로 구성된다. 결국 하나의 협동농장은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농장원으로 이뤄진 셈이다. 이번 농업개혁 조치에 따르면 겉으론 3∼6명 단위로 협동농장 분조를 나누는 것까지만 허용한다. 사회주의 농업의 핵심인 협동농장 체제를 유지하는 명분을 세우는 것. 하지만 분조가 가족 단위까지 쪼개지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이를 단속하지도 않겠다는 게 핵심 포인트다. 북한의 농지개혁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북한 당국은 수십 년 넘게 중국의 가족 단위 경작제를 자본주의 도입의 시초라고 비난해왔고 이를 주장한 사람들을 정치범수용소에 보냈다. 올 4월 이명박 대통령이 “이북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려면 협동농장을 해체하고 농지개혁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을 때도 ‘혁명무력의 특별보복’을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은 최근 움직임을 ‘개혁’이나 ‘개방’이라는 용어 대신 ‘우리식 경제개선 조치’라고 표현했다. 3∼6명 단위의 분조제는 북한 농촌에서 크게 3가지 형태의 생산방식을 파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분조가 다시 농가별로 땅을 나누는 사실상의 개인농 방식과 친인척 단위로 공동 경작하는 방식, 분조원이 서로 협력해 농사짓는 방식이다. 북한에는 가족원 2∼3명이 모두 농장원인 농가가 많다. 두 가족만 합쳐도 사실상 1개 분조가 된다. 부모와 자식, 형제 등 친인척이 한마을에 모여 살기 때문에 가족경영제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 실시한 승포제(承包制)와 상당히 비슷하다. 승포제란 중국이 1978년 도입한 일종의 계약영농제로 국가가 정한 일정 수확량을 초과하는 부분은 시장에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국가가 농민에게 토지를 직접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식 승포제와는 다소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해당 토지의 5년간 생산량에 기초해 생산물의 70%를 국가에 바치게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는 생산물을 현물 또는 현금으로 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개혁을 단행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농민들은 당국의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막강한 권력과 인원을 보유한 권력기관들이 각종 구실로 농민의 재산을 착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농민들이 농산물 처분권을 가지면 농산물에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먹고사는 게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분을 중시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논의된 경제개혁의 실질적 내용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83세 고령인 최영림 총리의 교체 같은 지도부 인사나 통치 체계의 개편 등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미국 CBS방송은 20일(현지 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전날 발표한 ‘2012년 미국 400대 부자’ 명단을 인용해 자수성가한 부자 여성 12명을 소개하면서 장진숙 씨(49·사진)가 최고 부자라고 보도했다. 의류체인점 ‘포에버21’의 수석 바이어인 장 씨의 순자산은 45억 달러(약 5조 원)로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79위를 차지했다. 부산 출신인 장 씨는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남편과 함께 접시 닦기와 사무실 청소, 미용실 보조 등 궂은일을 억척스럽게 하면서 돈을 모아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옷가게를 열었다. ‘포에버21’은 현재 전 세계에 500여 개 매장에 직원 3만4000여 명을 두고 연 매출 40억 달러를 올리는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업체로 성장했다. 패스트패션은 제조업자가 제조 유통 판매를 모두 담당해 2, 3주에 한 번씩 빠르게 저가 상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뜻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56)가 19년째 미국 최고 부자의 자리를 고수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9일 발표한 ‘2012년 미국 400대 부자’에서 게이츠는 순자산 660억 달러(약 74조1200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2)이 460억 달러(약 51조6600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3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410억 달러였다. 에너지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찰스 코크 회장과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 형제가 각각 310억 달러로 공동 4위에 올랐다. 6위부터 9위는 월마트 창업자 가족들이 차지했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턴의 둘째 며느리 크리스티(279억 달러)가 6위, 창업자의 셋째 아들 짐(268억 달러)이 7위, 막내딸 앨리스(263억 달러)가 8위, 장남 롭슨(261억 달러)이 9위를 기록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250억 달러)은 10위였다. 지난해 10위권 안에 들었던 카지노 거물 셸던 아델슨과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각각 12위와 15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올해 400대 부자 순위에 새로 진입한 사람은 모두 20명.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110억 달러·28위)였다. 지난해까지 부자 순위 앞부분에 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창업주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4위였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36위로 내려앉았고, 작년 293위였던 그루폰 공동 설립자 에릭 레프코프스키와 작년 212위였던 마크 핑커스 징가 회장은 4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삶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건 북한 주민들의 탈북 과정을 다룬 영화 ‘48M’(감독 민백두)이 19일 미국 의회에서 특별 시사회를 연다. 영화제작사인 ㈜48M은 특별 시사회에 다수의 미 상하원 의원들이 참가하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화제목 ‘48M’은 북한 양강도 혜산과 중국 창바이(長白) 현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의 최단거리를 뜻한다. 탈북자 100여 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짧고도 먼 거리 위에서 좌절해야 했던 탈북자들의 꿈과 희망,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출신인 안혁 씨가 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일성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이른바 ‘전영철 사건’과 연관된 혐의로 함북 회령시 주민 90여 명이 북한 공안당국에 체포돼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깊은 산골로 추방됐다고 대북소식통들이 11일 전했다.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총장은 “북한이 전영철 사건 관련자 1차 색출을 마감하고 3일까지 28가구 90여 명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오지로 추방했다”고 말했다. 전 씨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정치범수용소로, 간접적으로 관계있는 사람은 유배시켰다는 것.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회령에서 전영철 사건에 연루된 많은 주민이 추방됐다고 전했다.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사람 가운데는 회령 주민들에게 ‘손도’라는 별명의 재력가로 알려진 김성도 씨(47)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년 전 회령 ‘삐라사건’에 연루된 혐의까지 받아 모친과 부인, 아들 딸 등 가족 5명이 함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회령 삐라사건은 2010년 6월 25일 반체제 구호가 적힌 북한 5000원권 지폐가 ‘망명구국행동대’의 명의로 살포된 사건을 말한다. 전 씨는 과거 북한 당국에 체포돼 있다 탈북해 중국에 머무는 동안 이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삐라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국가안전보위부 고위 간부가 총살되는 등 많은 북한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 5월 국내 모 종합편성TV 취재진과 함께 중국에 간 전 씨가 북한 내부 상황을 촬영하라며 북한에 들여보낸 카메라 5대를 전달받았거나 전달해 준 사람들도 이번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지금까지도 북한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고 있으며 현지에선 그가 기자회견을 한 것과 상관없이 극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의 자백에 따라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중앙TV는 7월 19일 전 씨가 “남조선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을 폭파하려 했다”고 폭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시간 넘게 방영했다. 북한 당국은 탈북 후 남한에 정착했다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박인숙 씨와 전 씨의 기자회견을 기록영화로 만들어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의무적으로 관람시켰다. 또 이들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의 탈북자 출신 활동가들에 대한 살해 협박도 했다. 전 씨는 5월 말 중국에서 공안당국에 체포됐으며 그가 북한 주요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음을 확인한 중국 측은 체포 약 20일 뒤 한국 국적의 전 씨를 북한 당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정은 부부가 평양 중심부 창전거리 새 아파트를 방문한 사진이 며칠 전 한국 언론에 실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들이 대학 교원, 노동자, 신혼부부 가정 등을 찾아 생활 애로를 들었고 각종 선물도 전달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김정은 부부가 전달한 선물은 42인치 LCD 텔레비전, 그릇세트, 성냥, 술, 음식, 세계명작동화세트 등 다양했다. 교원 가정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은 방석을 깔려는 집주인에게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깔아 주라며 제지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설주가 부엌 싱크대에서 컵을 직접 물로 닦는 사진도 공개하면서 그가 집주인들에게 음료수도 직접 따라 주었다고 보도했다. 친근하고 인민적인 지도자 부부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나긴 했어도 어쨌든 오케이. 내가 보기엔 그 나름대로 연출은 괜찮았다. 하지만 김정은은 자기가 떠난 뒤 벌어질 일들에 대해선 과연 알고 있을까. 수십 년 동안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전통’처럼 이어져 내려온, 북한 주민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을 말이다. 북한 전통에 따르면 김정은과 만난 사람들에겐 ‘접견자’라는 ‘성은(聖恩)’이 하사된다. 아무나 접견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김정은과 악수를 했거나 5분 이상 대화한 자만 인정한다는 식의 내부 규정이 있다. 일단 접견자가 되면 승진에서 파격적 대우를 받고 웬만한 죄를 저질러도 무마가 된다. 거기까진 가문의 영광이다. 하지만 전통에 따르면 다음 날 저 집 출입문 위에는 ‘위대한 김정은 원수님이 다녀가신 집. 주체 101(2012)년 9월 5일’이라고 적힌 간판이 내걸린다. 붉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그때부터 집주인은 자기 집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혁명 사적지’에서 사는 것이다. 선물 받은 TV에도 역시 ‘위대한 김정은 원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그러면 저 TV는 이제부터 고장 나면 안 되는 성물(聖物)이 되는 것이다. 그릇도 금조차 가면 안 된다. 소파 방석 식탁 컵 등 수많은 성물을 보관하게 된 저 집 주인은 이제부터 혁명 사적지에서 조심조심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100권이 넘는 명작 동화 세트를 받고 즐거워하는 사진 속 아이는 어린 나이에 이미 혁명사적 관리인으로 당첨된 것이다. 원수님이 하사한 선물이니 분실은커녕 낙서나 훼손도 절대 안 되게 관리해야 한다. 흔히 남쪽 사람들은 북한은 김일성 부자 동상이나 혁명사적지, 영생탑 같은 우상화물에만 돈을 쏟는 줄 안다. 그러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앉으셨던 의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보아 주신 기계’ 등의 간판이 걸려 있는 소위 ‘혁명 사적물’은 그보다 몇십 배 더 많고 전국 어딜 가나 흔하다. 김정은이 공원에서 문어 조형물의 다리를 만지며 웃는 사진이 나오면 나는 궁금해진다. 저 문어다리에는 ‘김정은 동지께서 만져 보신 문어다리’라는 간판이 걸릴까. 그렇다면 저 문어다리는 유리박스에 들어갈까, 울타리 안에 들어갈까. 김정은이 놀이기구를 타고 즐거워하는 사진을 보면 “저 자리는 영영 공석이 됐군” 하는 생각이 들고 그가 탱크를 모는 사진을 보면 “앞으로 탱크 번쩍번쩍 닦느라 군인들이 고생하겠군” 하는 생각이 든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인민의 지도자로 인정받는 간단한 길 중 하나는 수많은 사람을 성물 관리인에서 면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젠 하지 마라’라는 한마디면 된다. 그 한마디엔 나도 서울에서 진심으로 박수를 칠 것 같다.주성하 국제부 기자 zsh75@donga.com}
북한 서길복 무역성 부상이 6일 “중국 위안화와 러시아 루블화를 결제 화폐로 하기 위해 해당 은행 간의 협상을 적극 추진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서 부상은 이날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에서 개막한 제8회 동북아무역박람회에 참가해 나선경제무역지대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 유치를 호소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공식적인 대외교역 결제 화폐로 현재의 유로화에 위안과 루블화를 추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위안과 루블을 결제 화폐에 추가하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대외 교역 확대에 따른 지극히 현실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정부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아시아판 최신호(10일자)에 일본의 주장에 편향된 독도 관련 기사를 게재한 데 대한 공식 반박 서한을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6일 “(독도를 다룬) 뉴스위크 기사는 잘못되고 대단히 편향된 시각에 입각한 것으로 그런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적절한 방식으로 반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뉴스위크에 공식 서한을 보내 기사 내용에 항의하고 잘못된 내용과 표현을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왜 일본과 한국은 바위무더기 때문에 다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극우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7월 1일 취임한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자신의 첫 외국 방문지로 ‘코코아의 나라’ 코트디부아르를 선택했다. 그는 4일 이 나라의 경제수도 아비장을 방문해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총재는 “나는 이 나라와 국민, 그리고 지도자에게 강력한 지지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왔다”며 “국민이 평화를 선택하는 한 이 나라는 앞으로 크게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아타라 대통령은 “올해 8%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4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현재 10억 달러 수준인 세계은행의 지원액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설립된 청년 직업훈련센터를 찾아 청년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김 총재는 “나도 매우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학업에 매진했고 결국 세계은행 총재까지 됐다”며 “여러분들도 세계은행 총재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15∼35세 청년인구 가운데 60%가 실업자이거나 반실업자인 코트디부아르는 2010년 3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까지 터지면서 경제가 더욱 피폐해졌다. 훈련센터에는 내전 당시 총을 들었던 전사 출신도 있었다. 김 총재는 이 청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하이파이브(두 사람이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코트디부아르 일정을 마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할 예정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우리나라는 15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이다. 이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징표로 봐야 할까. 어떤가. 그래서 자랑스러운가. 내가 한국에 온 뒤로도 수십 번 죽여 마땅할 수많은 흉악범이 주기적으로 등장했다. 유영철 강호순 김길태. 수원 여성 살인사건의 범인 오원춘. 지난달에도 제주 관광 여성 살해사건과 경남 통영 아동 살해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저런 놈을 우리의 세금으로 평생 먹여 살릴 수 없다. 당장 사형시켜라”라는 여론이 고조됐지만 여전히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고 있다. 2년 전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형제 찬성은 83.1%이고 반대는 11.1%였다고 한다. 압도적 다수가 사형제를 찬성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집행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사형제 부활로 인권 후진국으로 찍혀 버릴 것 같은 공포가 우리를 휘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경험상 외국의 평가에 민감한 것은 남과 북이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물론 어떤 기준과 세계관으로 접근하는가에 따라 사형제에 대한 찬반 견해는 갈릴 수 있다. 사형제를 범죄 예방적 차원으로 접근한다면 사형으로 인해 살인사건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목소리에 공감할 수도 있다. 반면 정의(正義)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남의 목숨을 뺏은 자는 자신의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는 단순한 해답에 동의할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 사형제 찬반을 고려할 때 통일 한국도 꼭 상상해 볼 것을 권고하고 싶다. 영원히 분단돼 살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내 고향에선 도둑질을 한 30대 후반 남성이 공개 총살됐다. 그는 개 수십 마리를 훔쳐 잡아먹었다. 그러나 그가 사형에 처해진 진짜 이유는 증거품을 소각하다가 ‘실수’로 김일성 배지를 함께 불태웠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이유는 공개되지 않는다. 사형 집행일에 당국은 수백 명 관중의 맨 앞에 사형수의 아내와 10대 미만 자녀 두 명을 앉혔다.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을 똑똑히 지켜보라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사형이 집행되기 전 아내를 강요해 “동무는 당의 신임을 저버렸으니 목숨으로 그 대가를 갚아야 합니다”라는 연설까지 하게 만들었다. 이어 사형 집행인 3명이 사형수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그 이상 자세한 묘사가 필요한가. 이런 일이 내 고향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탈북자들은 누구나 끔찍했던 공개 처형의 악몽을 떠올린다. 소를 잡아먹었다고, 전기선을 훔쳤다고 공개 처형되고 있다. 이런 전근대적인 야만의 법이 지배하던 북한에 ‘사형제’를 폐지한 선진적인 남한법을 도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도무지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조선족 오원춘은 체포 직후 경찰에게 “많이 맞을 줄 알았는데 때리지 않아 고맙다”고 말했다. 통일 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북한 출신 흉악범에게서 “총살될 줄 알았는데, 평생 매끼 이밥을 챙겨 주셔서 노동당보다 훨씬 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어야 할까. 통일은 통일항아리가 가득하다고만 되는 것이 아니다. 사형제 존폐 문제는 분명 통일 이후 커다란 이슈로 떠오를 문제 중 하나다. 아마 사형을 하지 않는다면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남북에 넘쳐날 것이다. 과연 그 여론을 감당할 수 있을까. 통일되면 그때 가서 이런 후회 하지 말길 바란다. “이리될 줄 알았으면 흉악범들은 진작 사형집행할걸.”주성하 국제부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