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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고해성사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고해성사(Confession): 로마 가톨릭’이 등장해 화제를 일으키자 바티칸 교황청이 “정식 고해성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티칸 언론담당 책임자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0일 “고해성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스마트폰을 통해서 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뒤 “고해성사는 절대적으로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고백자와 사제 간의 개인적인 대화다. 정보기술(IT)이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도 이날 전국교구에 배포한 자료에서 “이 앱은 고해성사하는 도구가 아니라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더 충실히 준비하도록 돕는 ‘도우미 앱’”이라며 “가톨릭교회는 고해성사를 사제와 신자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고해성사는 전화나 e메일, 대리인에 의해 이뤄질 수 없고, 앱을 통한 고해성사 역시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국립민속박물관과 (사)국립민속박물관회가 3월 7일 ‘민속박물관대학’을 개강한다. 강좌는 12월 26일까지로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반부터 3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민속과 역사, 종교, 예술 등에 대한 이론 교육 30회, 현장실습교육 5회로 이뤄진다. 모집인원은 200명으로 선착순 마감. 02-3704-3145■ 개그맨 유세윤이 진행하고 아이유, 유키스, 리쌍, 윤도현밴드, 킹스턴루디스카 등이 참가하는 ‘우리들콘서트’가 12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척추보호 의자 제조회사인 ㈜우리들생명과학이 주최한다. 입장교환권은 우리들체어 홈페이지(www.wooridulchair.co.kr)에 가입해 교환권을 출력한 뒤 공연 당일 티켓 부스에서 입장권으로 바꿀 수 있다.}

“당신도 이렇게 바뀔 줄 몰랐을 거예요. 놀라면서 웃고 계실 겁니다.”(김용태 신부) “봉사와 ‘나중에’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배웠죠.”(주천기 교수) 16일은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2주기. 김 추기경이 설립한 장기기증운동본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이자 모금 법인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상임이사인 김용태 신부(56)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인 가톨릭대 의대 주천기 교수(55)가 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났다. 주 교수는 추기경의 각막 이식에 얽힌 사연과 자신의 삶을 담은 책 ‘세상을 보여줄게’를 최근 출간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말처럼 추기경의 각막 기증은 장기기증운동의 전기가 됐다. 그해 장기기증 희망자는 3만4000여 명으로 1988년 본부 설립 뒤 20년간 희망자(3만3000여 건)를 웃돌았다. 지난해에는 희망자가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약 3만7000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장기기증은 사회적 나눔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의 세례명은 똑같이 ‘요셉’이다. 쌍둥이 신부로 유명한 김 신부는 어려서 세례를 받았고, 개신교 신자였던 주 교수는 2008년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요셉이 됐다.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에 걸린 추기경의 ‘눈은 마음의 등불’ 휘호 앞에서 주 교수는 추기경의 각막 이식이 가능한가를 두고 긴장에 휩싸였던 순간을 회고했다. “만약 각막 기증이 불가능했다면 장기기증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겁니다. 자신의 눈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으면서도 ‘안과 선생님들이 연구하고 공부 많이 해 우리 김대군 신부의 눈을 꼭 고쳐 달라’고 당부하던 추기경 모습이 생생합니다.” 김용태 신부는 “몇 년 전에는 신부들조차 ‘저승 가서 더듬더듬하면 어떡해’라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추기경의 각막 기증 뒤에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게 됐다”고 말했다. 각막을 이식 받은 환자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주 교수는 “그분은 추기경의 각막을 이식받았다는 걸 모른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980년대 초반 전체 인구의 4%대였던 가톨릭 인구는 최근 1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김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추기경에게 진 가장 큰 빚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가난하게 살라’는 당부를 잊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추기경은 교회의 성장에 대해 많이 걱정했죠. 그래서 신부들에게 ‘신부답게 살라’고 엄하게 말하곤 했어요. 요즘 한국 신부들이 가장 편해요. 인건비가 비싸 신부들이 취사까지 한다는 외국에 비하면 우리 신부들은 너무 편한 생활과 사목활동에 젖어 있어요.” 주 교수는 “물질적으로 추기경이 남긴 것은 묵주 하나와 두 눈 아니냐”며 “추기경님 덕분에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추기경 사진과 ‘서로 사랑하라’는 내용의 기념 카드를 가운에 넣고 다니는 그는 “본인이 생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도 가족의 반대로 이식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장기기증은 개인을 넘어 가족과 사회의 문화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우리 사회에 신뢰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걱정도 나눴다. 지난해 8월 삼성이 바보의 나눔에 거액을 기부했다는 함세웅 신부의 인터뷰가 한 신문에 실렸다. “신문사에서 확인 전화가 와서 ‘받은 적 없다’고 했는데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나중 함 신부에게도 ‘받은 적 없다’고 했죠. 추기경 이름 걸고 일하는 우리를 안 믿으면 누굴 믿어요? 또 삼성이든 현대든 좋은 곳에 쓰라고 준 돈을 받아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줬다니까 오고 있는 걸로 믿어야지. 그런데 아직 도착 안 했어요.(웃음)”(김 신부)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안 울겠다고 맘먹었는데 ‘바리캉’이 닿는 순간 심장이 덜컥 멈춰요. 머리카락이 툭툭 떨어지는데, 입술 꽉 물고 참는데도 눈물이 흘렀어요.” 28일 오전 오대산 월정사(月精寺)의 단기 출가학교에서 만난 여성 행자 원정(元淨·25)의 말이다. 여성으로는 이례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4일 삭발한 그는 1cm 조금 넘을까 말까 한 머리카락을 쑥스러운 듯 자꾸 만지작거렸다. 남성과 달리 여성의 삭발은 선택 사항이었다.○ “나를 찾고 싶어요” 왜 삭발까지 했을까. “어깨까지 기른 머리카락이 아깝지만 내 안의 부처님을 제대로 찾고 싶었어요. 대학 졸업 뒤 허송세월하며 보낸 시간을 반성하고, 앞으로 인생의 주인이 되겠다는 각오도 있고요.” 출가까지 결심한 것은 아니다. 그는 “불자 집안이라 출가를 반대하지 않지만 아직 세간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나중에 집착이 사라지면 정말 출가할지도 모르지만…”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그의 꿈은 여승무원이다.“‘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보면 행복은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느끼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어요. 기내에서 멋진 미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런 행복을 주고 싶어요.(웃음)” 이날 오전 3시 40분경 월정사는 이름처럼 이지러진 반달의 푸르스름한 달빛과 차가운 바람 속에 눈을 떴다. 기온은 영하 20도 아래로 뚝 떨어졌다. 출가학교 행자들이 적광전(寂光殿)에서의 새벽 예불을 하러 차례로 모였다. 반야심경, 무상게에 이어 ‘시방삼세 부처님과 팔만사천 큰 법보…’ 하는 발원문 대중합송이 이어진다. 오전 5시경 108배와 참선. 대부분의 행자가 힘겨워하는 시간이다. 행자들이 108배를 채운 뒤 가부좌를 틀고 참선에 들어갔다. ‘이 뭐꼬’라는 화두에 집중하지만 방안의 온기와 수마(睡魔·잠)에 행자들의 머리가 아래로 뚝 떨어졌다. 딱! 대중의 정신을 맑게 한다는 소임을 맡은 청중(淸衆) 스님의 죽비 소리가 나자 행자들은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추세운다. 잠시 뒤 다시 딱! “잠 깨고 공양하라고 친 게야”라며 청중 스님이 웃는다.○ “힘들고 그래서 더 많이 배웠어요” 아침 공양이 조금 늦은 3명의 행자와 함께 식사를 했다. 법명과 함께 묵언(默言)이란 글자가 있는 명찰 때문인지 처음 입에 자물쇠를 채웠던 행자들이 차츰 말문을 열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바깥과 담 쌓는 것은 할 만해요. 하지만 아직 9시 뉴스 볼 시간에 자고 오전 3시에 일어나는 일정은 힘들어요.”(27세) “상원사서 적멸보궁까지 삼보일배로 2시간 걸려 오른 것이 기억납니다. ‘석가모니불’을 외치며 올랐는데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19세) 30대 중반의 또 다른 행자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에 맞서 자신을 재점검하고 싶었다”며 나태한 삶을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27기를 맞은 이 출가학교에는 47명이 참여해 혹한 속에서 잠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하루 17시간이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1년 4차례 모집하는 기수별 평균 경쟁률이 3 대 1에 가깝고 10 대 1까지 치솟을 때도 있다. 이 교육을 마친 뒤 기수생의 10% 정도는 정식으로 출가하고 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출가학교가 사회의 변화에 맞춰 불교를 대중에게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행자들이 꼭 출가하지 않더라도 자기라는 작은 집을 벗어나 세상이라는 큰 집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오대산 월정사=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남의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든 청국장을 끓이든 상관 않듯, 간섭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교는 오랜 역사를 통해 이 입장을 지켜왔습니다.”(자승 스님) “잘 알아들었습니다. 가장 큰 허물은 언어의 허물입니다.”(길자연 목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보수적 개신교 연합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에서 만났다. 이번 만남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를 지낸 백도웅 목사(종교인평화봉사단 이사장)의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약 30분간 이어졌다. 길 목사는 “원장 스님이 ‘울지 마 톤즈’를 두 번이나 봤다는 얘기를 접했다. 나도 이태석 신부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했다”고 말했고 자승 스님은 “선함에는 종교의 구분이 따로 없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최근 한기총이 ‘처치 스테이’를 추진하면서 불교계와 관계가 불편했던 데 대해 길 목사는 “처치 스테이는 불교 템플스테이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알기 쉽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 이름을 재고하는 방향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불교를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는 취지 아래 정부 요청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개신교 대법관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의 최근 발언에 대해 “황 의원이 ‘본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잘 헤아려 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자승 스님은 “바닷물을 떠 그게 낙동강에서 왔는지, 한강에서 왔는지 따질 필요 없다. 모두 같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 목사도 “우리는 다종교 사회의 전통을 갖고 있어 정신적, 도덕적으로 같이 협력하고 봉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26일 오후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종무원, 개신교와 천도교 등 이웃종교에 소속된 종교인과 복지시설 관계자 200여 명이 모였다.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헌신의 삶을 살다 선종(善終)한 이태석 신부를 그린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영화 관람은 두 차례 영화를 본 자승 스님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처음 봤을 때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영화를 종무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가 고민했습니다. 영화가 가톨릭 선교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감동적이어서 종무원들 몇 명은 개종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자승 스님의 인사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자 관객들은 깊은 감동의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암 투병으로 깡마른 이 신부의 모습과 어머니의 눈물이 겹쳐지자 객석에서도 눈물이 차올랐다. ‘울지마 톤즈’의 조계사 나들이는 자승 스님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자성과 쇄신을 내용으로 하는 5대 결사(結社) 운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계사에서 타 종교인의 정신을 되새기는 작품을 관람하는 것 자체가 파격이다.“불교에서 지향하는 이타행(利他行)과 하화중생(下化衆生·아래로 중생을 제도한다)을 천주교 신부님께서 구현했습니다. 종무원 몇 명이 개종하더라도 이런 스님과 불자들이 나온다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성불하십시오.”자승 스님의 또 다른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 상영은 종교 간 평화와 불교계의 홀로서기를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님은 27일 보수적인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신임 대표회장과 만난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종교 간 평화를 위해 문을 열어 놓고 있는 만큼 그 어느 종교의 지도자가 오고 손을 내밀어도 기꺼이 그분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이슬람 사원과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복지원을 방문했다.영화 관람 뒤 한 종무원은 “영화도 감동적이지만 원장 스님의 말이 귀에 생생했다”며 “남의 허물을 꼬집기보다는 ‘내 탓’이라는 자성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종 “자성과 쇄신위한 5대 결사운동 펼것” ▼총무원장 자승스님 회견대한불교 조계종이 26일 불교계 자성과 쇄신을 위한 결사(結社) 운동을 선언했다.결사는 고려 말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정혜 결사’ 등 한국 불교사의 고비 때마다 일어난 교계의 자성 운동이다. 1947년 성철, 청담 스님 등이 ‘오직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벌인 ‘봉암사 결사’는 왜색불교를 청산하고 당시 비구와 대처 스님의 대립 속에서 조계종이 비구 종단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총무원은 1962년 종단 출범 이후 종단 차원의 결사 운동은 처음이라고 밝혔다.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교 본연의 모습과 종교적 가르침을 제대로 세우기 위한 수행 결사, 민족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호를 위한 문화결사, 생명 공존과 환경 보전을 위한 생명결사, 이웃과 사회와 함께하는 나눔결사, 종교 간 평화와 남북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평화결사의 5대 결사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계종은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교구별, 지역별 민족문화수호위원회도 결성한다.자승 스님은 템플스테이 예산 문제로 촉발된 정부 여당과의 대화 거부에 대해 “문화재가 불교계뿐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문화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고, 종교 편향적인 정책을 바꾼다면 자비의 문중에서 (대화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동영상=조계종 기자회견}

■ 일반인 참선프로그램 여는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술도 맘 맞는 사람끼리 먹어야 제 맛 난다 들었어요. 수행이나 선(禪)도 다를 게 없죠.”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51·사진)의 말이다. 스님은 지난해 주지로 임명된 뒤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법문으로 조계사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법문 때 흥이 나면 찬불가는 물론 ‘칠갑산’ ‘송학사’ 등의 가요를 부른다. “보살님들이 좋아하는 데다 법문에 ‘딱’ 어울릴 때가 있어요. 원하면 한 곡 뽑아야죠.”(웃음) 25일 조계사 선림원의 참선 프로그램 간담회에서 만난 스님의 파격은 여전했다. “요즘 참선하면 예수님 일대기가 자꾸 눈에 들어와요.” “스님과 신부님 모두 독신 수행자의 어려움이 있죠. 여기에 신부님은 조직에서의 ‘승진’ 때문에, 스님은 (절에서) 쫓겨날까 봐 스트레스 받죠.” 주변에 웃음꽃이 번지자 스님은 “난 기자들이 펜 들면 총 든 것 같더라”라며 딴청을 피웠다. 스님은 부주지 시절 엄숙하기보다는 행복해야 한다는 ‘백수 수행론’을 설파했다. 스님이 다른 스님들을 피해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다는 얘기도 나왔다. “큰 절에서 작은 사찰을 돕는 게 절집 관행이자 인심인데…. 일단 들으면 안 도울 수 없고, 결국 몇백만 원짜리 점심을 먹는 셈이 돼요. 그러니 피할 수밖에.” 그러면서 스님은 “다른 스님들은 안 믿지만, (고교 때) 공부하기 싫고 참선 공부하고 싶어 머리 깎았다”며 참선 프로그램으로 말꼬리를 돌렸다. “어떤 주식이 오르냐고 묻는데 알 수 있나요? 그 대신 선학원 프로그램은 참선뿐 아니라 불교 기본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어요. 전국 선원의 방장, 조실 스님들을 강사로 모시려 해요.”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사 선림원 참선프로그램=3월 5일 개원 예정으로 2년 4학기제 운영. 프로그램은 참선 금강경 선종사 선어록연구. 고우 스님,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진 리브스 중국런민대 석좌교수 특강. 접수기간은 2월 7∼20일. 02-720-1390}

“처치 스테이는 불교의 템플 스테이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과 문화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자는 겁니다.” 보수적 성향의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신임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70·사진)는 24일 간담회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처치 스테이에 대해 “교회 스스로 모금 운동을 벌일 것이고,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정부 지원도 있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2003, 2004년에 이어 세 번째 대표회장 직을 맡은 그는 최근 개신교 일부와 불교계의 갈등에 대해 “한기총은 종교 갈등을 부추기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오해를 풀고 싶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통일기금 조성과 주일(일요일) 국가고시 철폐, 사회적 약자 지원, 이단 척결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취임 예배는 31일 오전 11시 서울 63빌딩에서 열린다.}

“혜초 스님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이제 불교를 제대로 만난 것 같습니다.” 24일 오후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이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총무부장 영담 스님, 기획실장 원담 스님, 재무부장 성월 스님, 문화부장 효탄 스님, 사회부장 혜경 스님, 불교문화사업단장 정만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 스님,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 등 총무원의 스님 40여 명과 종무원 등 200여 명이 전시를 특별 관람했다. 조계종 총무원 간부 스님들이 대거 전시를 관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마치 조계종 총무원이 잠시 박물관으로 옮겨온 듯했다. 스님들은 신라 승려 혜초(704∼780년경)의 구법여행기 ‘왕오천축국전’(727년 완성)과 1908년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중국 둔황석굴 17호 장경동(藏經洞), 둔황석굴 벽화 등 불교 유물에 특히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자승 스님에게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왕오천축국전을 한국에서 전시한다는 것은 우리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며 “프랑스도서관의 규칙상 90일밖에 전시할 수 없으며 프랑스와의 약속에 따라 60cm만 펼쳐놓았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둘러본 자승 스님은 “‘왕오천축국전’을 친견하는 순간 구도를 향한 혜초 스님의 열정이 13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고스란히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웠다. 스님들은 물론이고 불자들도 맨발로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길을 걸어간 스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승 스님은 “왕오천축국전의 첫 공개 전시를 2000만 불자와 함께 기쁘게 생각하며 많은 국민과 신도들이 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종단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왕오천축국전의 한 글자 한 글자에 혜초 스님의 뜨거운 구도 혼이 배어 있음을 실감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 밖에 임권택 영화감독, 김동호 강원문화재단 이사장(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소리꾼 장사익 씨, 영화배우 안성기 강수연 씨, 자수명인 손인숙 씨, 불교평론 홍사성 주간 등 문화계 인사들도 함께 관람했다. 임 감독은 “오래된 전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내 생애에 이런 전시를 볼 수 있어 영광스럽다”며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문화적 예술적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 왕오천축국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i: ‘실크로드와 둔황’전 4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문의 1666-4252 홈페이지 www.silkroad2010.com}

■ 국내최초 청각장애인 위한 인천 청언성당 주임 맡는 안규태 신부 “모임 장소도 없었던 우리가 모여 기도하고 대화하고, 무엇보다 미사 드릴 수 있게 돼 너무 좋아요. 하루빨리 완공됐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안규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인천가톨릭농아선교회’ 카페에 실린 청각장애인 신자 이상언 씨의 말이다.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4월 말 인천 연수구 청학동에 들어서는 ‘청언(淸言)성당’이다. 국내 가톨릭계에서는 2007년 서울대교구 박민서 신부가 아시아 최초 청각장애인 사제로 서품됐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생기는 것은 처음이다. 이 성당의 주임신부를 맡는 안규태 신부(55)를 19일 오전 인천 중구 답동의 인천교구청(교구장 최기산 주교)에서 만났다. 청각장애가 있는 신자들은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만 그의 말은 달랐다. “내가 장애가 있다면 신앙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솔직히 자신 없어요.(웃음) 장애와 가난을 딛고 꿋꿋하게 기도하는 분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순교자’입니다.” 그는 2001년 선교회 지도신부를 맡아 처음 청각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이들의 꿈은 소박했다. 미사 뒤 함께 모여 밥을 먹을 수 있는 작은 공간만 허락받으면 좋겠다는 것. 청각장애인 신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미사 뒤 점심을 먹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수화도 못하는 내게 선교회 지도신부라는 소명이 떨어져 난감했죠. 한데 이들이 작은 꿈을 말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번 해 보죠’라고 대답했고,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기적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찾아왔어요.” 2002년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교구청 인근에 20m² 남짓의 ‘청언의 집’을 만들어 식사를 제공하면서 월 1회 수화 미사를 하고, 나머지 주일에는 주교좌성당에서 수화 통역을 통해 미사를 올렸다. 청언성당 건립은 교구 설정 50주년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상 3층, 지하 1층에 120석의 아담한 규모다. 하지만 교구 전역에 1만2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값진 쉼터이자 신앙의 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각장애인 신자 고근인 씨는 “한국 최초 청각장애인 성당 건립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 성당에서 미사를 올리고, 다른 분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꿈처럼 여겨진다”고 했다. 청각장애인들은 말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수화를 통해 전해지는 미사를 지켜보는 것을 빼면 강론과 교리 교육, 고백성사 등 정상적인 신앙생활이 불가능했다. 청언성당에서는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해 교리와 강론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수화를 배운 자원봉사자 20여 명이 수화 통역과 미사 집전에 참여하면서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돕는다. 안 신부는 “담당 사제가 수화를 모르거나 수화를 어느 정도 익혀도 기존 성당에서는 이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며 “청언성당의 완공은 깊은 침묵 속에 빠져 있던 청각장애인에게 희망의 종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중 그의 말은 느리고, 유난히 손동작이 많았다. 평소 수화로 청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속도로 대화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평소 못 보던 다른 신부를 만나면 ‘왜 말이 어눌하냐’ ‘어디 아프냐’고 물으며 걱정합니다. 처음 수화로 미사 드릴 때는 말하랴 수화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직업병이죠. 유아 프로그램 ‘뽀뽀뽀’ 진행자가 정말 쉽지 않겠다 싶었어요.(웃음)”인천=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는 16, 17세기 유럽의 강력한 국가로 부상한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다. … 예를 들어, 1624년에 거래된 ‘황제튤립’은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가격에 거래됐다. … 튤립의 가격이 6000길더까지 뛰어올랐다.”-최윤식(미래학자) 추천》 당시 네덜란드 목수의 1년 수입이 약 250길더였다. 튤립 투기의 결말은 무엇일까. 1637년 한 귀족은 요리사가 비싼 튤립 구근(뿌리)을 양파 덩어리로 알고 꿀꺽 삼키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고 이후 매물이 쏟아져 나와 튤립의 가격은 원래 가격인 1길더로 폭락했다. 저자들은 17세기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았던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어 투기와 버블, 금융위기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에도 이 같은 판결이 가능하겠냐는 의문과는 별개로 흥미로운 내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과 기업, 국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어떻게 미래의 부(富)를 창출해야 할까? 이 같은 물음과 답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들은 미국의 금융위기를 들어 산업이 발전해서 소득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소비를 늘리는 이른바 ‘부의 효과’는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미래는 새로운 소득 창출을 통해 부를 창조하는, ‘소득 효과로의 전환’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이 전망하는 미래는 장밋빛은 아니다. 금융위기와 신기술 버블로 인해 향후 20년 이내에 최소 5번의 전 세계적인 경제 혼란이 온다는 것. 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월드 스패즘(world spasm·세계적 경련 현상)’이다. 현재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시스템은 음식을 조절할 수 없는 폭식증처럼 ‘신용(빚) 폭식증’에 걸려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각국은 폭식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보다는 몇 푼의 빚을 토해내는 수준에서 위기를 넘기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짧은 주기의 월드 스패즘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질서가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반면 저자들은 향후 20년 정도 글로벌 삼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축, 중국과 인도 일본과 한국 등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권의 축, 그리고 유럽연합(EU)이다. “지금의 변화와 위기들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가는 극단적인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옛 패러다임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해서 드디어 새롭고 좀 더 발전한 사회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극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산물이라고 이해한다.” 책의 전반부가 부를 중심으로 한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이라면 후반부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에 할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이길 금융 방패 만들기, 과거의 부와 현재의 부를 관리하는 시스템 만들기, 부가 모이는 지식 시간 공간의 선점, 부와 성공의 미래 패러다임 읽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들의 주장은 에필로그의 짧은 문장에 담겨 있다. 오늘날 시간과 공간이 빠르게 압축하면서 전 지구가 하나의 열린 시스템, 즉 지속적으로 외부로부터 다양한 에너지, 물질, 정보를 흡수하는 상호 연결된 거대한 세계로 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교보문고 광화문점 삼환재에서 이 서평의 스크랩을 제시하고 해당 책을 사면 도서교환권(1000원)을 드립니다. 1주간 유효합니다.}

“슈쿠란 바바.” 아프리카 수단의 딩카어로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다. 14일은 수단 남부의 톤즈에서 신부이자 의사, 교사, 음악가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 암으로 선종(善終)한 이태석 신부(살레시오수도회)의 1주기다. 48세,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삶이다. 하지만 고인이 혼신을 다해 일궈온 사랑의 씨앗은 톤즈를 넘어 국내에서도 움트고 있다. 8일 경기 과천시민회관에서는 고인의 1주기를 기념하는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900여 석의 공연장에는 1100여 명이 몰려 통로에까지 앉은 채 고인이 생전에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토록 사랑했던 톤즈 사람들에게 끝내 돌아가지 못한 고인에게 추모음반을 헌정하는 무대이자 ‘슈쿠란 바바’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톤즈 출신으로 한국에서 유학 중인 존 마옌 씨와 토마스 타반(24), 산티노 씨(26)는 그들이 아버지로 여겼던 ‘쫄리’(세례명 요한의 영어식 발음과 성을 합해 쉽게 부른 애칭) 신부에게 배운 ‘사랑해 당신을’에 이어 ‘잡초’를 불렀다. 톤즈 현지 병원에서 의료보조원으로 일한 산티노 씨는 “신부님이 안 계시니까 너무 슬프지만 마음속에는 살아 있다. 신부님이 바라는 사람이 돼 신부님처럼 살고 싶다. 신부님의 사랑을 (톤즈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옌 씨와 타반 씨는 한국어를 익힌 뒤 의대에, 산티노 씨는 농업기술과 관련한 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고인의 삶을 영화화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는 지난해 9월 개봉 이후 30여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워낭소리’에 이어 역대 한국 다큐영화 관객동원 2위에 올랐다. 한 관객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울지마 톤즈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사람을 울리는 기술을 가진 분입니다. 아니 그보다 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하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2001년 사제품을 받은 고인은 2008년 11월 톤즈를 떠날 때까지 이곳의 유일한 의사였고, 버림받은 한센인들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였다. 휴가를 위해 한국에 왔다 뜻밖에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톤즈의 하늘을 다시 볼 수 없었던 고인이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두 살 위의 형 이태영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그리운 태석 신부에게’라는 글을 e메일로 보내왔다. 그는 동생이 어릴 때 고집이 세 별명이 ‘찔륵소’였다고 했다. 이태영 신부는 “하늘이 무너진 듯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구려. 어머님께서는 ‘태석 신부가 유명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 번만이라도 보았으면 한다’는 심정을 토로한다”고 썼다. 이어 그는 “(주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어머님을 비롯한 우리 가족에게 위로가 되곤 한다. …태석 신부가 톤즈에 심어준 기쁨과 사랑, 그리고 희망이 태석 신부가 포기했던 외적 신분(의사, 선생, 음악가) 때문이 아니라, 온 삶을 바쳐 보여준 하느님의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고 그렇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했다. 부산 기장군의 한센인 정착촌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이태영 신부는 태석 신부의 삶 앞에서 “이 못난 형은 슬픔과 함께 부럽기도 하고 부끄러울 뿐”이라며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던 그 삶이 부럽고, 그렇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네. 이 못난 형을 위해서 하늘나라에서 기도해 주시게. 우리 사회가 좀 더 밝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늘나라에서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의 활동을 도와온 수단어린이장학회(이사장 이재현)와 톤즈 사람들도 이 신부의 뜻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톤즈의 돈보스코 고교 건물 4동이 최근 완공됐고 5월에는 한국인 부부 의사가 톤즈에서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현지 지원을 위해 톤즈에 다녀온 장학회 장민석 총무는 “이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톤즈에서는 100원이면 한 끼를, 1000원이면 항생제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한번에 700만∼800만 원이 들어가는 우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는 cafe.daum.net/WithLeeTaeSuk, 후원계좌는 신한은행 100-021-802706 수단어린이 장학회. KBS 1TV는 이태석 신부의 선종 1주기를 맞아 14일 오후 11시 40분 ‘울지마 톤즈’를 방송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구인사(救仁寺·충북 단양)라는 이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열심히 수행해 ‘어질 인’을 구하면 자비와 지혜를 얻게 된다는 겁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63·사진)은 11일 간담회를 통해 올해 종단의 중창조인 상월 원각 대조사(1911∼1974)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개창한 천태종은 오랜 침체기를 겪었으나 상월 대조사가 1945년 구인사를 창건한 이후 열반할 때까지 포교에 힘써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천태종 사찰은 현재 본산인 구인사, 부산 삼광사 등 300여 개 사찰에 신도는 250만 명에 이른다. 정산 스님은 “대조사의 사상은 한마디로 모두 깨달음을 얻는 세상”이라며 “이를 위해 승속(僧俗)에 관계없이 스님과 일반 신도들이 함께 수행하는 독특한 안거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천태종사’를 출간한 천태종은 가을에는 대조사의 뜻을 기리는 국제학술대회와 전통음식문화축제, 차 문화대회 등을 열 계획이다. 정산 스님은 최근 조계종의 정부 여당에 대한 반발에 대해 “종단 협의회에서 불교계가 템플스테이 예산 때문에 갈등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정부 여당도 템플스테이를 단순한 불교 지원이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 보전을 위한 노력으로 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 조계종 민족문화수호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스님과 종무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생안정과 민족문화 수호를 염원하는 1080배’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종교 편향과 예산안 통과로 불교전통문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참회와 자성을 통해 스스로 불교문화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성도재일인 11일 조계사 등 전국 3000여 개 사찰에서 같은 취지의 법회를 연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모피아와 이피비. 암호 같은 두 단어는 한국 경제관료의 양대 축을 뜻한다. 옛 재무부 출신인 모피아(MOF+마피아)는 축구팀처럼 일사불란하고 옛 경제기획원(Economic Planning Board) 출신인 이피비는 역할 분담이 뚜렷한 야구팀과 비슷하다. 노무현 정부가 이피비 천하였다면 이명박 정부는 모피아 세상. 한국 경제가 잘되려면 두 날개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두 집단의 강점과 차이점을 들여다봤다. ■정보통신 강국 이스라엘 뒤엔 엘리트 기술부대가… 세계에서 쓰이는 통화감시장치 개발사 ‘나이스시스템’, 글로벌 인터넷 네트워크 보안기업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이스라엘 엘리트 기술부대 출신이 창업한 나스닥 상장사란 점이다. 정보통신 강국인 이스라엘. 그 핵심엔 엘리트 기술부대(사진)가 있다. ■올해 주목할 연극무대 샛별 박완규지난해 동아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히서연극상 등 3대 연극상의 신인상을 모두 차지한 배우 박완규 씨(34). 연극계에서는 주저하지 않고 그를 올해 무대를 빛낼 샛별로 꼽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10년간 얼굴 없는 무명배우로 살아야 하는 아픔도 있었다. 그의 사연과 포부를 들어본다. ■찬바람에 안면신경 마비 조심하세요방송인 남희석과 프로야구 선수 김광현도 앓았던 안면마비 증세. 한의학에서는 ‘구안괘사’, 일반 병의원에서는 ‘벨 씨 마비’로 부르지만 원인은 완전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종종 뇌중풍이 겹친 안면신경마비를 단순 안면마비로 오진하기도 한다. 안면마비의 원인과 최신 치료법을 알아본다. ■독학 소녀 피아니스트, 카네기홀 서다유튜브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온 베트남에 사는 한국인 천재 소녀 피아니스트 김지은 양(17). 어려운 가정 형편에 레슨 한 번 받지 못하고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힌 김 양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앞날을 축복했다. ■민유성 산은 회장 “동남아은행 인수 추진”올해 금융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 틀을 짜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 기능을 떼어내고 민간 금융회사와의 무한 경쟁에 노출된 산은금융지주도 예외는 아니다. 동남아시아의 현지 은행을 인수하고 지점을 크게 늘리겠다는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새해 구상을 들어봤다.}

■ 가톨릭 사제 출신 세계적 종교학자 폴 니터 교수, 조계종 토론회“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불교의 공(空) 이론 같은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것을 느꼈다.” 5일 오후 서울 신정동 조계종 국제선센터에서 열린 종교 간 대화 ‘가슴을 열어 빛을 보다’에 참석한 종교 분야의 세계적 석학 폴 니터 미국 유니언신학대 교수(71)의 말이다. 그는 가톨릭 사제에서 환속한 비교종교학자로 2009년 저서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대화에는 불교와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성직자와 신학자 8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화두를 트는 참선 수행인 간화선(看話禪)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수불 스님, 미국 하버드대에서 종교를 연구한 미산 스님, 국제선센터 선원장 효담 스님, 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 이정배 감신대 교수, 35년간 한신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김경재 목사, 정현경 유니언신학대 교수가 참석했다. 이 행사는 400여 명의 청중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종교 간 갈등의 원인과 해법, 예수와 부처에 대한 이해 등을 주제로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니터 교수는 종교 간 갈등에 대해 “그리스도교 신자이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종교의 이름으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라는 폭력이 벌어졌다”며 “이는 자신의 종교만 진실하고 우월하다는 자만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개신교 신자 대부분이 불교를 싫어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이는 불교식으로 말하면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 중 어리석음, 무지 때문인데 불교도가 계몽시켜야 할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불교 영문 표기 ‘부디즘(Buddhism)’에는 이즘이란 의미가 들어 있는 반면 기독교를 ‘크리스차니즘’이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 종교에서도 전통적 문화와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두 종교의 차이 속에서도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니터 교수는 “두 종교의 가르침에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각 종교의 진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한다”며 “참선 수행을 비롯한 불교를 접하면서 새로운 종교관에 눈을 뜨고 있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살 예수’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한 길 명예교수는 예수와 부처는 ‘천하의 자유인’이라는 것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예수나 부처는 당시 관습과 권위, 전통에서 자유로웠는데, 이는 사실상 죽음을 의미했다. 이들은 사즉생(死則生), 죽음을 통해 살았고, 무한한 자유를 바탕으로 헌신과 사랑, 자비의 길로 나아갔다. 불교의 공(空)과 기독교의 사랑은 둘이 아니라고 본다.” 미산 스님은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 어느 교회 창문에 ‘하나님은 너의 마음에 있다’라고 써 놓은 것을 보고 불교적 해석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니터 교수는 “최근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과 만났을 때 ‘Who was I?’란 화두를 받았다”며 “이 화두를 통해 깨닫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수불 스님은 “부처와 하나님의 가르침을 오늘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 정 교수는 “사랑과 자비라는 골든 룰(Golden Rule)만 지켜도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참선에 관심이 많다는 노라 루시노바 씨(42·스웨덴)는 이 대화를 지켜본 뒤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토론회를 통해 한국 사회의 속사정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는 5일 현행 미디어 유관기관들의 신문독자 조사 방식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정확한 가구구독률 조사 중단과 개선을 요청했다. 신문협회는 이날 한국광고주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조사업체 등 13개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이 같은 입장을 담은 ‘미디어 수용자 조사의 문제점 및 개선 방향’ 의견을 전달했다. 신문협회는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3.3%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1인 가구의 특성상 신문을 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무실 등 영업장 구독자가 상당수인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가구구독률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은 실제 이상으로 신문 구독자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협회는 이어 “지난해부터 ABC 부수 공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부정확한 가구구독률 조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들에게 만족도를 묻는 등 부적절한 조사 항목의 개선이 필요하고 새로운 측정 척도의 개발, 부적절한 항목의 배제, 조사대상 표본 조정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 신학자가 얼마 전 다시 오신 예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하신 말씀은 아이들 책처럼 쉬워서 저희들은 요즘, 잘 취급하지 않습니다.” 예수의 답은 무얼까? “도로 표지판이 어려우면 되겠는가? 자네들은 천국이 있을까 없을까를 심각하게 논의하지만 나는 천국 가는 이정표만을 간단히 이야기해 둔 것이라네!” 매일 e메일을 통해 전달되는 글 ‘산마루 서신’으로 유명한 이주연 산마루교회 담임 목사(54)가 최근 출간한 ‘주님처럼’에 실린 글의 일부다. 그는 2003년부터 홈페이지(www.sanletter.net)를 통해 묵상으로 얻은 영성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현재 이 서신의 독자는 25만 명에 이른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3000여 편의 글 중 260여 편을 모은 것이다. 그는 4일 “25만 명의 초대형 교회”라고 운을 떼자 “하는 것 없이 목회 30년 세월만 보냈다”고 웃는다. 그러면서 ‘당신은 서신으로 밥값은 하는 셈’이라는 아내의 위로를 전했다. “1990년대 초반 21세기 영성의 시대를 대비하여 내면의 음성을 듣는 영성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까운 분들에게 글을 보낸 것이 시작이죠.” 그에게 이 서신들은 일기이자 반성문이다. 어느 날 아주 깨끗하게 닦인 유리문을 지나다 머리를 크게 부닥쳤다는 그는 아뿔싸, 통증 속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악의 길은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다 닫혀 있고, 하나님이 원하는 좋은 길은 다 닫혀 있는 것 같지만 활짝 열려 있다. 문이 없어 열린 줄도 모른다.(웃음)” 이 목사는 큰 외침보다는 산마루 서신을 통한 조용한 소리로 영성 운동을 펼치면서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북악산 기슭의 부암동 기도실 부근에 사랑의 농장을 조성해 노숙인과 함께 일을 하며 자활자립을 돕고 있고, 지난해에는 대학교수와 전문가 20여 명이 강사로 참여한 ‘산마루 해맞이 학교’라는 노숙인 대학을 열었다. 11일 산마루 해맞이 선교회를 발족한 뒤 3월 경기 포천시에 독지가로부터 무상 임차한 1만여 평의 사랑의농장을 조성해 자활공동체를 꾸린다. “노숙인들은 밥과 돈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스스로 행복을 이룰 수 있는 영적인 힘,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상실감을 덜어주면서 자존감을 키울 수 있게 합니다.” 아이티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할 때의 일이다. 1000원짜리도 나왔고, 모두 2만3000원이 넘게 모였다. 이 목사는 “300원, 500원을 벌기 위해 한 시간을 걸어 다니는 분들의 손에서 나온 귀한 돈”이라며 “노숙인 중에도 봉사하고 베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등 가톨릭과 개신교 10개 단체와 교단 대표는 최근 서울 조계사에서 발생한 고엽제전우회 등 일부 보수단체와 관련한 소동에 대해 종교인 전체를 향한 테러 행위라며 해당 단체는 사과하라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통해 “22일 조계사 동지법회 때 (보수단체) 난입은 불교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천 년을 이어온 종교인들의 순수한 신앙행위가 침범받은 것”이라며 “어떤 정권이라도, 어떤 정치적 신념이라도 종교의 순수한 신앙행위를 침탈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