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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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mickey@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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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3%
미국/북미3%
  • 김용 총재 “위기의 세계경제, 한국 金모으기 같은 연대 필요”

    김용 세계은행 총재(사진)는 17일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외부 강연에서 “국가가 경제 위기에 처했을 때는 한국의 금 모으기 운동 같은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연구소 강당에 빽빽하게 관객들이 들어찬 가운데 ‘중대한 갈림길에 선 세계 경제’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 국민은 주저하지 않고 금반지 등을 내놓아 수십억 달러가 쌓일 수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돈이 모였는지가 아니라 ‘나라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연대의식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어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이 유럽의 경제 불안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포인트 이상 내려갈 수 있으며 최빈국들도 유로 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는 세계적인 경기후퇴를 야기하고 지금까지 빈곤과 싸워 이룬 많은 성과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이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의 운영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세계은행의 역할은 경제 기반이 약한 국가나 갈등이 상존하는 국가의 개발을 촉진하고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지원해 소수가 아닌 모두에게 이익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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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난데없는 마녀사냥 논란

    최근 미국 의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 정부 내 이슬람 침투’ 주장에 대해 의원들이 “근거 없는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며 대응하고 나섰다. 특히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의원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따끔한 질타를 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애리조나)은 18일 상원 본회의 시작 직후 발언자로 나서 “최근 아무런 증거 없이 이슬람 세력이 정부기관 내에 침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주장은 미국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무슬림계 여성 보좌관인 후마 아베딘이 이슬람 침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 “돌려 말하지 않겠다. 애국심을 가진 미국 시민에게 근거 없는 공격을 한 의원들은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발단은 미셸 바크먼 등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5명이 17일 국무부 등 5개 정부부처에 서한을 보내 “정부 내에 무슬림형제단 세력이 침투해 외교안보에 심각한 불안이 되고 있다”며 “가족이 무슬림형제단과 관계된 아베딘에 대해 의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파키스탄계 미국인 아베딘은 클린턴 장관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인물. 지난해 트위터로 외설 사진을 보내는 추문으로 사임한 앤서니 위너 하원의원의 부인이기도 하다. 이날 의회에서 매케인 상원의원 외에도 많은 의원이 나서 “아무 증거 없이 ‘이슬람공포증’을 조장한다”며 바크먼 의원 등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해 대권 도전 당시 바크먼 의원의 캠페인 본부장을 맡았던 에드 롤린스 선거전략가까지 나서 “창피한 줄 알라”고 비판했다. 포린폴리시는 17일 “바크먼 의원이 이슬람 침투 주장을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 클린턴 장관이 이집트 방문에서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게 경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친이슬람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이 있다”며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 국가들과 모종의 결탁을 하고 있다는 ‘이슬람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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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자서전 2권 진위 논란… ‘담대한 왜곡’?

    ‘대선 승리를 위해 내용을 유리하게 바꾼 것인가, 성장 과정에 대한 희미한 기억 때문인가.’ 워싱턴포스트 기자 데이비드 매러니스가 지난달 말 ‘버락 오바마: 더 스토리’를 출간한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쓴 두 권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담대한 희망’이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폭스뉴스는 오바마의 두 자서전과 매러니스의 책을 비교한 결과 최소 30곳 이상의 내용이 다르다고 17일 보도했다. CBS방송도 이날 “매러니스의 책이 나온 후 오바마 자서전이 심층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일부 내용의 진위가 논란거리”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케냐에 살았던 흑인 친할아버지가 이슬람 신자였다고 밝혀 당시 ‘미국의 반이슬람주의에 맞선 용기 있는 고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매러니스는 케냐에서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한 결과 오바마의 친할아버지가 기독교 신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바마는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와 떨어져 하와이에서 조부모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았다고 밝혔지만 매러니스는 오바마가 하와이의 사립 초중고교를 다닐 정도로 풍족했다고 썼다. 오바마는 자서전에 컬럼비아대 졸업 후 뉴욕에서 백인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인종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적었지만 매러니스는 백인 여자친구가 “오바마가 자서전에서 나와의 관계를 상당 부분 과장하거나 없는 얘기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으로 1992년 빌 클린턴의 대선 도전기를 취재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매러니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4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400명의 오바마 주변인물을 인터뷰했다. 책은 오바마가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인 27세 때까지의 삶을 담고 있다. 매러니스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책을 출간하기 전 오바마를 만나 내용 차이를 알리자 오바마는 ‘어린 시절 이야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오바마 관련 저서를 냈던 뉴요커의 데이비드 렘닉 기자는 “오바마가 ‘역경을 딛고 성공한 혼혈 흑인의 성공 신화’를 강조하기 위해 자서전의 일부 내용을 빼고 넣는 식으로 바꾼 듯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3개월 전인 2008년 8월 펴낸 ‘담대한 희망’은 자신의 정치 철학을 담고 있다.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은 1995년 인권변호사로 일할 당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쓴 책으로 2004년 개정판이 나왔다.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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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난 낙서대장”

    ‘나는 낙서대장(Doodler in Chief).’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버지니아 유세 중 지역방송인 WJLA와의 인터뷰에서 느닷없이 자신의 낙서 실력을 자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낙서가 취미”라며 “특히 사람 얼굴을 잘 그린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중요 국제회의에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상원의원 시절 자신의 ‘낙서 그림’을 섬유신경종증 환자 치료 비용 마련을 위한 자선경매에 출품해 2075달러에 낙찰된 적도 있다. 당시 그의 ‘낙서 그림’은 상원 본회의 중 근처에 앉아 있는 민주당 중진 의원인 에드워드 케네디, 해리 리드, 찰스 슈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상원 인장(印章)과 회의장 기둥도 배경에 등장한다. 오바마 대통령 이전에 낙서를 잘한 대통령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꼽힌다. 1981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 레이건 대통령이 그린 낙서 그림을 옆에 앉아 있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수십 년 동안 간직했다가 올 초 자신의 다른 기록문서와 함께 공개해 화제가 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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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중국산… 美 올림픽 유니폼 태워버려라”

    미국 국가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입을 공식 유니폼(사진)이 ‘메이드 인 차이나’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미 ABC방송은 올림픽 대표팀 유니폼을 입수해 재킷 바지 스커트 신발에서부터 모자 넥타이 스카프 벨트까지 제조지를 샅샅이 조사한 결과 모두 중국산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11일 보도했다. ABC방송은 “미국 대표팀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중국산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라며 “미국산 유니폼을 제공하지 않은 미 올림픽위원회(USOC)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슈마다 대립하는 공화·민주당 의원들도 중국산 유니폼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로 성토에 나섰다.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민주)는 “중국산 유니폼을 모두 태워야 한다”며 “미국 대표팀이 속옷만 입고 입장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산 유니폼을 입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도 “USOC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느냐,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급 의류 브랜드인 랄프 로렌이 후원한 대표팀 유니폼에는 랄프 로렌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다. 랄프 로렌이 선수단에게 유니폼을 무상 공급하고, 랄프 로렌은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일반에 유니폼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USOC는 중국산 유니폼 비난이 가열되자 “디자인은 미국 디자이너인 랄프 로렌이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생산비용을 고려한다면 미국산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랄프 로렌 온라인 스토어에 따르면 대표팀 유니폼 한 벌의 소비자 판매가는 여성용 1473달러(약 170만 원), 남성용 1945달러(약 224만 원). 중국 생산비용은 이 가격의 15%인 250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유니폼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중국과의 임금 차가 17배에 달하고 기타 재료 에너지 비용 등도 상승하기 때문에 판매가가 2400∼2500달러(약 276만∼288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2일 “중국산 유니폼 논란은 미국인들이 독립기념일에 중국산 폭죽으로 불꽃놀이를 하고 중국산 성조기를 흔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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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북송 저지” 교포들, 美의회에 풀뿌리 로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우리가 외칩시다.” 11일 정오 미국 워싱턴 의회 서쪽 잔디밭은 250여 명의 재미 한인이 내뿜는 북한 인권 열기로 가득했다. 북한 자유를 위한 한국교회연합(KCC)과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온 한인들은 이날 섭씨 38도의 무더위 속에서 미 의회의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결의안 통과를 위한 풀뿌리 로비 운동을 벌였다. 그동안 백악관과 중국대사관 앞에서 강제 북송 반대 시위를 벌여 온 한인들이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에는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 로저 위커 상원의원,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일일이 단상에 올라 “북한과 중국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미국 등 관련국들이 이런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며 압력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이스 의원은 “최근 한국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탈북자 신동혁 씨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최근 미국에서 화제가 된 책 ‘14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을 직접 의원들에게 전해주며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겪은 고통을 증언했다. 신 씨는 “수용소에서 태어나서 자란 내 사연이 약간 특이하기는 하지만 수용소에 갇힌 북한 주민이 겪는 고통은 모두 똑같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뒤 한인들은 7개조로 나뉘어 의회 건물을 누비며 존 베이너 하원 의장,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 등 50여 명의 의원실을 직접 방문했다. 샘 김 KCC 사무총장은 “베이너 의장, 캔터 원내대표에게 방문하겠다고 하자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즉각 수락했다”며 “올 연말 선거에 나서는 의원들에게 한인 유권자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회와 교회 등에서 선발된 한인 2세 중고교생과 대학생이 많이 참가했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마가리타고 2학년인 김형욱 군(16)은 “내 또래 북한 청소년들이 굶주림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의원들이 우리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줬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TV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은 전날 한인들의 백악관 및 중국대사관 앞 시위에 이어 이날 의회 방문 행사도 밀착 취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 프로그램의 게리 밀러 프로듀서는 “9월 초에 북한 인권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이라며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 신동혁 씨 사연, 정치범수용소 등을 광범위하게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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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중산층 이하 감세 1년 연장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올해 대통령 선거의 첫 승부수로 ‘중산층 이하 감세정책 1년 연장안’을 발표했다.미 CBS뉴스는 9일(현지 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연소득 25만 달러(약 2억8580만 원) 미만인 중산층 이하 가정에 한해 감세 정책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연소득 25만 달러 미만 가정은 미국 전체 가정의 96∼97%를 차지한다.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의회가 통과시킨 감세정책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10년 동안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가정에 적용됐지만 올해 12월 31일 끝난다.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 이하 감세정책 연장으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후 부자 증세 추진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의 지지표를 얻겠다는 전략인 셈이다.공화당은 감세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기존대로 전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의 반발을 뚫고 오바마의 감세정책 부분 연장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편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수인종 그룹인 아시아계가 올해 11월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고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8일 보도했다.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하지만 이번 선거의 격전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친민주당 성향이라는 것이 근거다.이 신문은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의 73%가 오바마를 지지하고 27%가 롬니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거 한국 중국 베트남계 이민자들은 강경한 반공정책을 펴는 공화당을 지지했으나 냉전이 끝난 후 성장한 2세들은 이민 교육 보건정책에서 동등한 혜택을 주장하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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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동부 41도 ‘살인더위’… 러시아 280mm ‘살인폭우’

    지난 주말 미국과 러시아, 인도 등 지구촌 곳곳에서 살인적인 폭염과 물난리 등 기상이변으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잇달았다.열흘 이상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미 동부지역의 경우 7일 수도 워싱턴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5도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세인트루이스 41도, 인디애나폴리스 40도, 볼티모어 39도 등을 나타냈다. 기상전문업체 애큐웨더는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각 지역에서 3500개의 최고 기온 기록이 쏟아졌다고 밝혔다.이번 폭염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는 시카고 10명, 메릴랜드 9명,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 각 3명, 테네시 2명 등 모두 3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오하이오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으로 냉방시설을 켜지 못해 한 주택에서 노인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디애나에서는 집 밖에 주차해 둔 차 안에서 4개월 된 여자 아이가 숨졌다.일리노이와 위스콘신에서는 더위에 고속도로 아스팔트가 뒤틀렸다. 메릴랜드에서는 열차 레일이 휘어지며 프린스조지 등 일부 구간에서 탈선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폭풍이 지나간 뒤 아직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은 웨스트버지니아 12만 명, 워싱턴 8000여 명에 이른다.한편 러시아 남서부 크라노스다르 일대에서는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쏟아진 최고 280mm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152명이 숨지고 2만9000가구의 전기가 끊겼다고 러시아 내무부가 8일 밝혔다. 2014년 여름올림픽이 열리는 흑해 연안 소치 인근의 크림스크 지역에서는 14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가장 컸다.지역 당국이 인근 저수지 수문을 열어 피해가 커졌다는 주민들의 비난이 제기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 헬기를 타고 크라노스다르와 크림스크 일대 피해 지역을 둘러봤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계속된 폭우로 최소 121명이 사망했고 독일에서는 6일부터 이틀 동안 폭풍우가 몰아쳐 3명이 죽고 20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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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 지구촌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본보는 하반기 지면 개편을 맞아 ‘글로벌 핫 피플’을 신설합니다. 한 주 동안 세계인들의 화제가 된 사람들을 택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첫 회 인물은 “나는 게이”라고 선언해 그를 좋아하는 지구촌 여성들의 마음을 흔든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씨입니다. 》“(이번에) 미국을 강타한 폭풍은 동부가 아니라 CNN 앵커의 입에서 나왔다.”미국 뉴스사이트 허핑턴포스트는 5일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씨(45)의 ‘게이 커밍아웃(동성애자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이 미국인들 사이에 얼마나 큰 화제가 되고 있는지 이렇게 전했다.2일 커밍아웃 발표 후 쿠퍼 씨는 연일 구글, 야후의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있으며 주요 신문 방송은 커밍아웃이 그의 인기, 동성애 운동, 심지어 CNN에 미칠 영향까지 분석하느라 바쁘다. 쿠퍼 씨는 해외출장 관계로 커밍아웃 발표 후 일주일 동안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워싱턴포스트는 5일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동성애자라고 밝혔지만 쿠퍼 씨의 발표가 유달리 주목을 받는 것은 저널리스트로서 그가 가지는 중요한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쿠퍼 씨는 유명 가문 출신, 명문대 학력, 잘생긴 외모 등 좋은 조건을 고루 갖췄는데도 편안한 삶을 거부하고 재난과 전쟁 지역을 쫓아다니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뉴스를 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쿠퍼 씨는 미국의 10대 부호 가문 중 하나인 밴더빌트가의 후손이다. 5대조 외할아버지가 미국 철도사업을 독점해 돈을 모은 코닐리어스 밴더빌트이고 어머니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글로리다 밴더빌트 씨이다. 쿠퍼 씨는 술 마약 등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다른 명문가 후손들과는 달리 착실하게 자라 예일대 정치학과를 우등 졸업했다.유명 작가였던 아버지 와이어트 에머리 쿠퍼에게서 글재주를 물려받은 그는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되기 위해 ABC방송의 문을 두드렸지만 방송국 측은 경험 없는 그를 단번에 퇴짜 놓았다.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좌우명을 가진 그는 직접 자비를 들여 카메라를 짊어지고 미얀마(당시 버마)에 가서 반정부 운동을 취재해 소규모 방송국들에 기사를 보냈다. 이후 4, 5년 동안 소말리아, 보스니아, 르완다 등 분쟁 현장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경험을 쌓은 그는 1995년 마침내 ABC 기자로 입사해 앵커 자리에까지 올랐다. 2001년 CNN으로 자리를 옮겨 CNN 간판 뉴스쇼 ‘360°’를 진행하는 동시에 동남아 쓰나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서거, 아이티 대지진 등 주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앵커 자리를 박차고 직접 현장으로 날아가 마이크를 잡고 진행했다.쿠퍼 씨에게 최고의 재난전문 기자라는 명성을 가져다준 것은 2007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였다. 그는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뉴올리언스 현장에서 구조작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주민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고발하고 시장, 주지사 등을 상대로 송곳 같은 질문 공세를 퍼부어 미국인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이후 ‘CNN의 골든 보이’라는 별명과 함께 미국 최고의 저널리스트 반열에 올랐고 2010년부터 ‘앤더슨’이라는 케이블 토크쇼도 진행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쿠퍼 씨는 지난달 자신의 토크쇼에 어머니를 초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머니와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형의 자살에 대해 얘기해 화제가 됐다. 쿠퍼 씨는 “네 번이나 결혼하고 유명인들과 염문을 뿌리는 등 사생활이 복잡한 어머니지만 사랑한다”며 “어머니와 나는 형의 자살을 겪으면서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던 그의 형 카터 쿠퍼는 1988년 가족의 뉴욕 초호화 아파트 14층에서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자살의 원인은 당시 복용하던 축농증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일시적 정신착란으로 알려졌다.쿠퍼 씨는 “소중한 가족을 잃으면서 생명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형의 자살이 전쟁과 재난을 취재하는 기자가 된 중요한 동기”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시 쿠퍼 씨가 토크쇼에서 자신의 힘든 가족사를 밝힌 것이 게이 커밍아웃에 용기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쿠퍼 씨가 게이라는 사실은 미 언론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2007년 동성애 잡지 ‘아웃’은 ‘유리 벽장 속의 게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쿠퍼 씨를 표지모델로 싣기도 했다. 쿠퍼 씨의 연인은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벤저민 마이사니라는 남성으로 알려졌다.쿠퍼 씨의 게이 커밍아웃을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시선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크게 변했을 뿐만 아니라 쿠퍼 씨가 이번 발표에서 그동안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와 심적 변화 등을 솔직히 고백했기 때문이다.쿠퍼 씨는 “게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이로 인해 취재원을 대하는 것이 힘들어질까 봐 걱정했다”며 “그렇지만 동등과 포용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커밍아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쿠퍼 씨가 언론계에서 가지는 위치로 볼 때 그의 커밍아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발표 후 불고 있는 동성애자에 대한 관용적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여성들 사이에서 쿠퍼 씨의 인기도 여전하다. 쿠퍼 씨는 미국에서 수년 동안 가장 섹시한 남성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쿠퍼 씨의 게이 발표 후 트위터에는 “쿠퍼가 게이일지 몰라도 여전히 나에게는 가장 섹시한 남성”이라는 여성들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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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보수 아이콘’ 소년의 변절?

    3년 전 “버락 오바마는 좌익 대통령”이라고 외쳤던 ‘보수 신동’이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며 ‘변절(?)’해 화제다. 2009년 2월 13세의 소년 조너선 크론 군(사진)은 미국 최대 보수단체인 전미보수연합 정치활동위원회(CPAC) 총회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그는 무대에 오르자 연설에서 “미국은 보수주의로 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3분여의 연설 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보수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던 크론 군이 3년이 지나 ‘오바마 지지자’로 변신했다. 그는 2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올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며 “나는 더이상 보수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보수적 가치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3년 전) 나는 너무 어렸다”고 말했다. CPAC 총회에서의 연설은 당시 태동기였던 강경보수 티파티 운동단체들이 결집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는 TV에 보수 논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크론 군의 변절을 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인터넷에서 ‘보수주의 부모의 세뇌가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는 증거’라며 기뻐했다. 반면에 공화당 지지자들은 ‘원래부터 약간 제정신이 아닌 소년이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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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12개 접전州 지지율 급등

    올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아직 뚜렷하게 선호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스윙스테이트(접전 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NBC가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2개 접전 주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0%의 지지율로 42%의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5월 접전 주에서 오바마가 롬니를 3%포인트 이상 앞선 적이 없었던 것에 비해 오바마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 이번 조사에서 오바마는 50개 주 평균 지지율에서 롬니를 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12개 접전 주에서 오바마에게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8%로 ‘부정적이다’고 답한 39%를 크게 앞섰다. 반면 롬니는 부정적 이미지가 41%로 호의적 이미지 3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접전 주로 분류된 지역은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미시간 네바다 뉴햄프셔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12곳이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은 불법이민자 추방 중단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분석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지지표를 던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접전 주의 경제 상황이 비교적 좋은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말 뉴햄프셔 아이오와 버지니아 오하이오 콜로라도 등 5개 주의 실업률은 5∼7%대로 전국 평균 8.2%보다 낮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 전국 평균보다 실업률이 높은 접전 주에서도 실업률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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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발성경화증 투병 롬니 부인 “나는 환자입니다”

    “남편을 위한 ‘휴먼’ 내조인가.”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부인 앤 롬니 여사(사진)가 2일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폭스뉴스와 일제히 인터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뷰 주제는 공교롭게도 모두 앤 여사가 앓고 있는 다발성경화증 투병기. 일각에서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고전하는 롬니 후보 측이 앤 여사의 다발성경화증 투병기를 내세워 유권자 감정에 호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것은 캠페인 초기부터 알려졌지만 본인이 얘기하기를 꺼려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앤 여사는 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1998년 갑자기 몸의 중심을 잃고 손발이 마비되며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세로 병원에서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에 다발성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40여만 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한국은 환자가 2000∼3000명으로 미국보다는 적은 편이다. 앤 여사는 “남편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유타 주로 이사 왔을 때까지만 해도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병세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승마, 침, 반사요법 마사지 덕분에 많이 호전됐다. 하지만 올 3월 슈퍼화요일 강행군 유세 때 다시 쓰러진 뒤 과로를 피하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화 스포츠’ 논란을 빚는 승마에 대해 “건강을 찾아준 운동이다. 일부에서 색안경을 쓰고 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며 “계속 승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앤 여사는 “남편은 내가 많이 아플 때 회사에도 안 가고 침대 옆에서 나를 지켜줬고 공기 좋은 캘리포니아에 별장도 마련했다”며 “정이 없고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차분하고 똑똑한 이미지를 가진 앤 여사의 투병기는 많은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며 “캠페인 초부터 다발성경화증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고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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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N 간판앵커 쿠퍼 커밍아웃 “나는 동성애자다”

    미국 CNN방송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씨(45·사진)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2일 밝혔다.쿠퍼 씨는 이날 뉴스위크 칼럼니스트 앤드루 설리번 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실 나는 게이”라며 “이런 나 자신이 행복하고 편안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설리번 씨는 쿠퍼 씨의 허락을 받고 이 사실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쿠퍼 씨는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벤저민 마이사니라는 남성과 오랜 연인 사이이며 둘은 쿠퍼 씨의 아파트에서 동거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2일 전했다.쿠퍼 씨는 “그동안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지(커밍아웃) 않았던 것은 기자라는 직업 활동에 방해가 되고 성적 취향은 개인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동등과 포용의 사회로 나아가려면 목소리를 분명히 내야 한다는 생각에 밝히기로 했다”고 전했다.CNN 뉴스 프로그램 ‘360도’를 진행하는 쿠퍼 씨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아이티 지진, 이집트 민주화운동 등 국내외 재난과 전투지역을 누비며 생생한 현장을 보도해 일약 유명해졌다. 그는 예일대 출신 학력과 준수한 외모 등으로 그동안 미국 여성들 사이에 결혼 희망 대상 1순위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뉴욕타임스는 2일 “쿠퍼 씨처럼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저널리스트가 커밍아웃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발표 후 동성애자에 대한 호의적 분위기가 형성된 덕분”이라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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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뿔난 전미총기協, 대선 로비전 가세

    미국 최고의 로비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의 ‘의회 모독’ 표결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 로비전에 뛰어들었다. NRA는 그동안 총기소지가 대선 이슈로 부각되지 않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소지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홀더 장관 모독 표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선 것. 지난달 29일 열린 하원의 홀더 장관 의회 모독 표결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민주당 의원 17명은 찬성표를 던졌다. 최근 NRA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의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올 연말 대선에서 낙선운동을 펴겠다”는 서한을 보내는 등 압력을 가했다. 그러자 낙선을 우려한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퇴장하라’는 지도부의 명령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강력한 총기소지 규제를 내걸고 2008년 대선에서 당선됐지만 별다른 규제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낙태, 동성애 등 현안에서 분명한 견해를 밝힌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 총기소지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NRA가 이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무기 밀매 경로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멕시코 마약조직에 대량의 무기를 반입시키는 ‘분노의 질주’ 작전을 벌였고 이 무기들은 나중에 미국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NRA는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소지 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일부러 미국에 무기가 밀반입되도록 방치했다”며 의회가 홀더 장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홀더 장관이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해 의회는 ‘의회 모독’ 결의안을 통과시켰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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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정미경]미국과 한국의 北인권 온도차

    “올해 최고의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워싱턴 근교 알링턴 공립도서관의 기획담당자 메리 탤벗 씨는 최근 북한 인권 관련 책을 쓴 2명의 저자 초청 강연회를 끝낸 후 이렇게 말했다. 이 도서관은 지난달 하순 ‘고아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을 쓴 애덤 존슨 스탠퍼드대 교수와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의 저자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를 1주일 간격으로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요즘 이 두 책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담당자들 사이에 필독서로 통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고아원장의 아들’은 순수소설로, ‘14호 수용소 탈출’은 탈북자 신동혁 씨의 실화로, 성격은 다르지만 북한 인권 참상을 고발한 점이 비슷하다. 두 사람의 강연회는 주중 저녁 시간에 열렸는데도 150여 명씩 참석해 강당이 꽉 들어찼고 복도에까지 앉아서 들을 정도였다. 탤벗 씨는 “예산이 없어 제대로 홍보도 못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 몰랐다”며 기쁨을 나타내고 “올해 말 북한 인권 강연 시리즈 2탄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모인 사람들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정부 관료나 학자들은 아니었다. 알링턴이 교외 중산층 도시인 만큼 퇴근 후 시간을 내서 자녀 손을 잡고 온 ‘엄마 아빠 부대’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비록 북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눈빛만큼은 진지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서부터 북한 주민들은 하루 몇 끼를 먹느냐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행사는 미국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정책 결정자뿐 아니라 사회 저변으로 폭넓게 퍼져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과 미사일 위협에 못지않게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되는 억압의 땅으로서 북한의 실상을 들여다보고 비판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은 미국의 대표적 대북인권 단체인 링크가 벌이는 ‘노마드(nomad·유목민)’ 운동에서도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회원들이 몇 개 팀으로 나눠 버스를 타고 수개월 동안 말 그대로 유목민처럼 미국 전역을 돌며 북한 인권 상황을 알리는 설명회를 여는 것이다. 박석길 링크 정책국장은 “‘이런 곳에서도 북한에 대한 관심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은 동네에서도 설명회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찬다”며 “참석자들은 ‘(북한 인권을 위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고 꼭 묻는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에 관심을 쏟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한국과의 온도 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최근 동아일보가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실태를 집중 보도해 잠시 국가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관심은 한번 쏟아졌다 그치는 ‘소나기’에 가깝다. 2004년 미국 북한인권법 통과에 큰 역할을 한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는 “정작 한국에서 북한 인권에 무관심하고, 심지어 냉대 분위기가 있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미국에서 ‘북한 자유주간’ 행사를 개최해온 숄티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널리 알려야 할 곳은 한국이라는 생각에 2009년부터 아예 행사 장소를 한국으로 옮겼다. 존슨 교수와 하든 기자는 자신들 저서의 한국어판 출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존슨 교수 책은 아직 한국어판 요청이 없고 하든 기자는 최근에야 겨우 한국어판 계약자를 찾았다. “한국어판 요청이 가장 먼저 들어올 줄 알았는데….” 두 저자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자에게 건넨 말이었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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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 ‘살인 폭풍’ 美심장부 강타… 13명 사망

    미국 워싱턴과 동북부 4개 주에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갑자기 폭풍이 몰아닥쳐 13명이 사망하고 300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 4개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후속 폭풍이 예고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명 목숨 잃고 정전 피해 등 잇달아미 동부 일대에는 이날 밤 강풍, 번개, 폭우를 동반한 시속 112∼128km(70∼80마일)의 폭풍이 몰아쳤다. 버지니아에서 6명, 뉴저지 2명, 메릴랜드 2명, 오하이오 켄터키 워싱턴 각각 1명 등 총 13명이 목숨을 잃었다.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사는 한 90대 할머니는 29일 밤 집에서 자던 중에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며 집을 덮쳐 목숨을 잃었다. 스프링필드에 사는 한 남성은 운전을 하던 중에 강풍을 견디지 못한 나무가 차량을 덮치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숨졌다.강풍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기통신 선을 건드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9일 밤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에선 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갑작스레 불어 닥치면서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주민들은 칠흑같이 깜깜한 밤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날 오후 9시 무렵 대부분 가구가 정전됐고 전화도 불통이었다. 911 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출동하는 소리가 잇따랐지만 피해 가구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폭풍이 지나간 30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폴스처치의 아이들리우드 로드는 전날 밤 불어 닥친 폭풍으로 큰 나무가 도로를 덮쳐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피해 규모 커 복구 작업 지연전문가들은 이번 폭풍으로 허리케인에 버금가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기통신 시설 복구에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피해지역 주지사 및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과 통화를 하며 피해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피해가 가장 심한 웨스트버지니아를 비상재난 구조지역으로 선포했다.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말이 겹쳐 지원 인력이 부족한 데다 워낙 피해 규모가 커서 오하이오 80만, 웨스트버지니아 50만, 워싱턴 40만 가구에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워싱턴 지하철 일부 구간은 운행이 중단됐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풍이 먼 거리를 직선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드레초(derecho)’의 한 형태로 미국 중서부에서 시작돼 애팔래치아산맥을 넘으면서 동남부에서 유입된 고기압과 합쳐져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폭풍에 이은 폭염과의 싸움이번 폭풍은 피해 지역의 낮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등 폭염 직후에 예고 없이 발생한 것이어서 주민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9일 워싱턴 로널드레이건 공항에서 측정한 낮 최고 기온은 화씨 104도(섭씨 40도)로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였다. 체감온도는 화씨 112도(섭씨 44.4도)에 이르렀다.폭염이 찾아온 30일 버지니아 주민들은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대형 쇼핑몰인 ‘타이슨스 코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밤에도 정전이 이어지면서 에이컨 가동이 되지 않자 냉방이 되는 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기상당국은 폭풍이 2일까지 몇 차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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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탄도미사일-GPS 교란 동시 위협… 한국, 패트리엇 등 방어체제 구축 시급”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정치학)는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사이버 전쟁이라는 양대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기존 재래식 무기로는 군사 우위를 확보할 없다고 판단해 탄도미사일, 장사정포, 특수부대 등 비대칭 무기로 위협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한국으로서는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형 패트리엇 미사일(PAC-3), 해상 요격미사일(SM-3) 등을 확보해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게 당장 추진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은 북한이 새로 발을 들여놓은 위협 방식”이라며 “한국은 경제와 군사 시스템에 일대 혼란을 줄 수 있는 GPS 교란 공격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국방예산을 삭감해 전 세계 미군 전력이 10∼15%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한미 안보공조가 탄탄하고 미국의 세계전략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했다’는 메시지가 설득력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육군특수작전사령부 전략팀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국장은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연합사, 6자회담 체제, 인권대사, 국제식량지원단체 등 분야별로 수많은 기구와 체제를 운영하거나 관계를 맺고 있다”며 “분야별 해결 방식은 전문성을 높일 수 있지만 조각조각의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합적 시각에서 대북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고 조율하는 가칭 ‘대북연합전략그룹(Combined North Korea Strategy Group)’을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공동의장은 2015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연합사를 존속시키고 한국군 사령관을 두자는 안에 대해 “연합사 사령관은 지금도 양국 합참의장으로부터 절반씩 동등한 전략지침을 받고 있는데 어느 나라 군인이 사령관을 맡느냐에만 지나친 관심이 쏠려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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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오바마-롬니 누가 돼도 한반도정책 큰 변화 없을것”

    《 올해는 한국과 주변국들에서 ‘파워 시프트’가 이뤄지는 중요한 해이다. 이미 러시아 대선이 치러졌고, 한국 미국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새 지도부가 들어서며 일본도 정권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이채주)과 한미안보연구회(공동회장 김재창·존 틸럴리)는 ‘2012년 한국, 미국, 주변국 선거 후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27,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열었다. 국제한국학회, 조지워싱턴대 아시아연구센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세종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 콘퍼런스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해 ‘선거 후 한반도 정세’ ‘선거 후 한미공조 체제’ ‘한국 새 정부의 남북관계’ ‘자유무역협정(FTA) 후 한국의 외교관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 현안’ 등 5개 분과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권력 변화기를 맞은 주변국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 확고한 군사안보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권력교체(정권 연임 포함)는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주변국들이 권력 교체의 시기를 맞고 있지만 한반도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그 밴도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1월 미 대선에서 맞붙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대북정책은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의 변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한반도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한편 한국에는 북한에 한층 대립적인 정책을 구사하도록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밴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본다면 한반도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롬니의 정책 스타일로 볼 때 결국에는 북한과 대화 국면을 조성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북한과의 대립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지 못할 경우 곧바로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든 창 포브스 칼럼니스트는 “중국은 국내 정치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북한에 관심을 쏟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관심은 ‘마비(paralysis)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이를 행사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성장률 하락, 거세지는 민주화 요구, 연이은 정계 스캔들 등으로 10월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에서 시진핑(習近平)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스케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소란스러운 중국 내부 상황은 정책당국자들로 하여금 북한 문제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해 집중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앤드루 스코벨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군부와 당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정치 불안이 과거보다 뚜렷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는 언제나 이런 갈등을 적절한 선에서 유지하고 제도화시켜 왔다”며 “현재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마비 상태라기보다) ‘무력증(inertia)’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러나 북한과의 접경지대 안정은 중국의 최고 관심사이기 때문에 이게 위협받는 일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용순 성균관대 명예교수(정치학)는 “중국은 북한에 언제나 막후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지 않는 것도 중국의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나선 것이 중국의 대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병기 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국내 재벌세력을 단속하고 ‘페트로 달러(petro-dollar·석유를 팔아 얻은 달러)’로 거둬들인 경제 호황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뒷자리로 밀려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 중심의 외교정책을 펴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리비아 이란 제재 문제에서 보조를 맞춰온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북한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한발 뒤로 물러선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서터 조지워싱턴대 교수(정치학)는 “권력 교체기를 맞은 한반도 주변국들이 국내 상황 관리에 치중하기 위해 당분간 기존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이들 모두 6자회담 참가국으로 한반도 문제에 기본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들인 만큼 한국은 이들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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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란 “우리 배로 한국까지 원유 실어주겠다”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을 중단키로 한 가운데 이란 정부가 우리 정부에 “이란 국적 유조선으로 한국까지 직접 원유를 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한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EU의 이란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원유 거래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EU 외교장관들이 보험 중단을 결정한 25일(현지 시간) 직후 이란 정부가 ‘원유 수송을 직접 해줄 수 있다’고 제안해왔다”고 28일 밝혔다. 이란 측은 선박보험 등 운송비용도 모두 부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것은 미국과 EU의 제재로 원유 생산량이 넘쳐나지만 자국 내에 이를 보관할 대형 비축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의 비축시설을 빌려 쓰는 데에도 거액이 들어간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으로선 어떻게든 남아도는 원유를 빨리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서라도 원유를 팔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선박보험을 감당할 수 있는 금융회사가 없는 한국으로선 이란의 제안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의 여파로 이란에 수출하고 있는 2700여 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길이 막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어떻게든 원유 수입을 계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EU 보험회사들 대신 선박보험에 직접 지급보증을 설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지식경제부는 이달 초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선박보험 지급보증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지급보증을 했다가 만에 하나 유조선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인명 손실, 선박 및 화물 값 등을 합쳐 최대 70억 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선박보험 등 운송비용을 이란 측이 모두 떠안는다면 이 같은 부담을 모두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인도 정부가 최근 이란으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고 전격 수용한 것은 한국 정부가 판단을 내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이란 원유의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이란 유조선의 입항(入港)을 허용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인도는 전체 원유 수입의 12%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어 EU의 선박보험 중단 조치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었다. 한 가지 걸림돌은 미국, EU 등 이란 제재에 나선 국제사회의 움직임이다.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들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올 들어 이란으로부터 원유 수입량을 지난해보다 10% 넘게 줄여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미국 국방수권법 예외조치를 최근 인정받은 바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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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자유방임주의 산실 케이토硏, 설립자들 입김에 보수로 바뀌나

    ‘리버테리언(자유방임주의)의 산실이 보수파에 넘어가나.’ 미국 유명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와 공동 설립자인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25일 최고경영자(CEO) 교체, 이사회 설립 등에 합의했다. 케이토연구소는 1977년 코크 형제와 에드 크레인 현 CEO가 공동 설립했다. 코크 형제는 대선을 앞두고 ‘미국번영재단(AFP)’이라는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를 조직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타도’에 4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을 정도로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이다. 그동안 코크 형제는 케이토연구소에 3000만 달러(약 348억 원)의 연구기금을 내놓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경제 연구에 치중해 왔던 케이토연구소가 지난해부터 낙태, 동성결혼, 마약 등의 사회 문제에서 진보적 주장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코크 형제와 사이가 벌어졌다. 코크 형제는 기부를 중단하는 한편 진보 성향인 크레인 CEO의 사임을 압박했다. 금년 초 코크 형제가 경영권 획득을 위해 케이토연구소를 상대로 2건의 법정소송을 제기하자 갈등이 커졌다. 양측은 25일 크레인이 사임하고 12인 이사회를 설립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했다. 크레인 후임은 전직 은행 CEO가 맡고, 데이비드 코크와 그가 지명한 3명을 이사회에 포함한다는 합의는 코크 형제에게 크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크 형제의 영향력이 커지면 케이토연구소의 연구 방향이 보수적으로 흘러 독립적 리버테리언 연구소라는 명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는 “코크 측근 사이에서는 ‘케이토를 티파티 보수운동의 지적 무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각축을 벌이는 미국 싱크탱크 업계에서 케이토연구소는 리버테리언 사상에 뿌리를 둔 흔치 않은 연구소로 지난해 미국 싱크탱크 순위 8위에 올랐다. 리버테리언은 경제적으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 우파에 가깝지만 사회적으로는 개인의 자유를 지향하는 진보 좌파에 가까운 혼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세금, 건강보험, 재정 이슈에서는 정부 규제를 비판하는 보수적 입장을 보이는 한편 낙태, 동성결혼, 마약 합법화 등에서는 개인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진보적 성향을 보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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