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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10월 TV토론에서 맞붙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역 연습상대로 로버트 포트먼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을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올 대선 TV토론 연습 상대는 공화당의 포트먼 의원과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대결하는 구도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케리 의원을 토론 연습 상대로 선정했다. 대통령 후보의 TV토론은 10월 3일 16일 22일 세 차례, 부통령 후보 토론은 11일 한 차례 열린다. 1960년 대선에서 지지율에서 뒤졌던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는 TV토론에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를 압도한 후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이를 계기로 대선 후보들은 TV토론 2, 3개월 전부터 연습 상대를 미리 정해 맹연습을 벌이는 것이 관례다. 최근 롬니의 부통령 후보 리스트에도 올랐던 포트먼 의원은 공화당 내 손꼽히는 토론가로 2008년 대선 때도 존 매케인 후보의 오바마 대역 연습 상대로 활동했다. 2000년과 2004년 대선 때는 딕 체니 부통령의 토론 연습 상대로 선정돼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 리버먼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대역을 맡았다. 또 2000년 뉴욕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당시 릭 래지오 공화당 후보를 위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역을 맡았다. 케리 의원은 2004년 대선에 출마해 TV토론에 직접 나섰던 적이 있어 실전 경험에서 포트먼 의원을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TV토론 대역 연습 상대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완벽한 정책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트먼과 케리 모두 정치권에서 알아주는 토론가이지만 스타일은 아주 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4선 중진이자 상원 외교위원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는 케리 의원은 차분하고 논리적인 토론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초선인 포트먼 의원은 수십 시간 동안 대역을 맡은 상대 후보의 비디오를 보며 억양과 제스처를 익히는 노력파로 마치 실전을 방불케 하는 토론 연습을 하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27일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나흘(27∼30일) 동안 플로리다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진 5성급 호텔 웨스틴 탬파 하버호텔 볼룸에서는 또 하나의 전당대회가 펼쳐진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진영에 25만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메가 도너’들을 위한 ‘그들만의’ 전당대회다. 전당대회 연사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등장해 큰손 기부자들에게 자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 전 타임지 편집장도 찬조 연설을 한다. 저녁 만찬 내내 유명 컨트리그룹 오크리지보이스가 출연해 흥을 돋운다. 롬니 후보는 바쁜 전당대회 일정에도 이곳만은 꼭 찾기로 몇 달 전부터 약속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탬파 컨벤션센터에도 메가 도너들을 위한 특별 공간이 마련된다. 메가 도너들은 행사장 2층 스카이박스에 마련된 VIP 라운지에서 가수들의 특별공연을 즐기며 전당대회를 실시간으로 내려다본다. 이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고 언론의 출입도 통제된다.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환호 속에 후보 지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큰손 기부자들을 위한 모금 행사에서는 수백만 달러의 대선 자금이 모인다. 대선 후보가 실속을 차리는 자리는 이곳인 셈이다. 메가 도너를 위한 행사는 후보 측이 직접 마련하기도 하고 외곽 후원조직인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나 정당이 주최하기도 한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 메가 도너를 대상으로 한 기금모금 행사가 최소한 10개 정도 열릴 계획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좀처럼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최상급 메가 도너들도 이 자리만큼은 참석한다. 롬니 후보의 당선을 위해 4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억만장자 사업가 데이비드 코치도 전당대회 기간에 ‘번영의 미국(AFP)’ 슈퍼팩이 주최하는 기금 모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란 핵개발 위협으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해 미국의 무기 해외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NYT는 미 의회조사국(CRS)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의 무기 수출액이 663억 달러(약 75조 원)로 지난해 전 세계 무기 판매액인 853억 달러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라고 전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2010년(214억 달러)의 세 배 이상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던 2009년 310억 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 다음으로 무기를 많이 수출한 러시아는 총 판매액이 48억 달러에 그쳐 미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각국은 무기 구매를 억제해왔으나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페르시아 만 국가들이 미국에서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한 것이 원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국가들은 값비싼 전투기와 복잡한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F-15 신형 전투기 84대, F-15 개량형 전투기 70대, 아파치 및 블랙호크 헬기 수십 대, 탄약과 미사일 등 334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미국에서 구매했다. 아랍에미리트는 고고도광역방어(THAAD) 시스템, 치누크 헬기 16대 등 44억 달러어치를, 오만은 14억 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를 사들였다. 페르시아 만 이외의 지역에서는 인도가 41억 달러 규모의 C-17 수송기를 구매했고, 대만은 20억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축전지 구매 협정을 체결했다고 NYT는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외교전문 잡지 포린폴리시(FP)는 26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외교정책을 주무를 핵심 인물 5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FP가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영향력, 전문성, 친화력, 설득력, 자금력 등 5개 기준에 따라 선정한 1위는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차지했다. 그는 국가 기밀정보 누설, 시리아 개입, 국방부 예산감축 등 손대는 이슈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난처하게 만드는 탁월한 이슈메이커로 꼽힌다. 50위에 포함된 의원은 벅 매키언 하원 군사위원장(5위),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8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17위),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36위) 등이 있다. 2위에는 정치인, 학자 등을 누르고 보수잡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이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공화당 막후 실력자인 크리스톨은 롬니 후보가 폴 라이언 위스콘신 주 하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할 것이라고 족집게처럼 알아맞힌 것으로 유명하다. 언론인 가운데 폴 지고트 월스트리트저널 오피니언면 담당 에디터(14위), 찰스 크라우태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22위) 등도 이름을 올렸다. 4위에 오른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이론가이자 조지 W 부시 외교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학계의 대표주자다. 케이건은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의 남편이어서 워싱턴의 ‘공화-민주’ 파워 커플로 유명하다. 학계의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11위), 엘리엇 코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29위) 등도 순위에 올랐다. 전 행정부 각료로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3위),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12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16위),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41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리처드 윌리엄슨 시카고외교협회 선임연구원(15위), 미첼 라이스 워싱턴칼리지 학장(37위) 등 현재 롬니 진영의 외교정책 자문그룹에 속해 있는 인물들도 상당수 순위에 포함됐다. 롬니 후보를 위해 1억 달러의 정치자금을 동원한 셸던 애덜슨 샌즈 카지노 최고경영자는 다섯 번째 기준인 자금력을 평가받아 9위에 랭크됐다. 공화당 최고의 선거전략가로 꼽히는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장도 18위를 차지했다. FP는 “순위에 오른 인물 가운데 상당수가 롬니 당선 후 국무부 재무부 국방부 백악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FP는 9월 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민주당의 외교정책 전문가 50인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뉴욕타임스(NYT) 곳곳에서 진보주의적 편견이 넘쳐 흐른다.” 이달 말 사임하는 아서 브리스베인 NYT 퍼블릭 에디터(사진)는 25일 진보적 시각에 치우친 NYT의 논조를 질타하는 글로 자신의 마지막 칼럼을 장식했다.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NYT의 진보 편향성을 지적한 경우는 많았지만 NYT 내부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퍼블릭 에디터는 독자 지적을 바탕으로 기사를 평가하는 내부 시스템으로, 잇단 표절사건으로 NYT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2003년 설립된 자리다. 브리스베인은 칼럼에서 “대선 캠페인이 가열되면서 신문의 진보적 편견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반(反)월가 시위, 동성결혼 등 친(親)민주당적 이슈들이 지면에서 필요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적 이슈들은 기사 소재를 넘어 NYT에 일종의 ‘대의(cause)’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스베인은 NYT의 진보 편향 원인으로 빨라지는 디지털 추세를 들었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앱 도입은 기자들로 하여금 디지털 독자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표현방식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NYT 기자와 디지털 사용자들은 ‘타임스 국가’라는 자신들만의 디지털 영역을 만들어 이에 맞지 않는 기사들은 걸러내는 사전 검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YT의 신뢰도가 보수 성향의 독자들 사이에서 급락하고 있다”며 “이는 진보적 시청자들에게 폭스TV 뉴스의 신뢰도가 바닥인 것과 동일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브리스베인은 “디지털 사업 강화, 경영진 교체 등 전환기를 겪고 있는 NYT가 투명성, 신뢰도, 겸손함의 핵심 가치를 다시 강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NYT의 공정성 논란이 나온다. 최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NYT가 토드 아킨 공화당 하원의원의 “진짜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될 가능성은 없다”는 발언은 1면에 대서특필하면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공화당이 집권하면 중산층은 쇠사슬에 묶일 것”이라는 발언은 뒷면에 작게 배치하는 등 균형적 시각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동 6개국 대사를 지내고 미국 시민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은 라이언 크로커 전 주아프가니스탄 미국대사(63·사진)가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체포돼 불명예스럽게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크로커 전 대사는 14일 음주 상태에서 워싱턴 주 스포케인에서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로 운전하고 가던 중 옆 차로의 차를 들이받고 도주하다 체포됐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6%로 제한치의 두 배가 넘었다고 AP통신은 23일 전했다. 크로커 전 대사는 1990년부터 레바논 쿠웨이트 시리아 파키스탄 이라크 아프간 등 미국의 주요 이해관계가 걸린 중동 6개국 대사를 역임했으며 지난달 13일 아프간대사직에서 물러났다. 원래 2009년 이라크대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했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지난해 아프간대사에 임명됐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올 5월 사임을 발표했다. 아랍어에 능통한 그는 반미 감정이 심한 중동지역 국가의 대사를 맡아 탁월한 일 처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다음 달 12일 법정에 출두하게 됐다. 그가 레바논에서 외교관으로 지낼 때 미국대사관이 폭탄테러를 당해 63명이 사망하고 시리아대사 시절에는 군중이 대사관에 난입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그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월 ‘윈도8’ 출시를 앞두고 25년 만에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1987년부터 사용해온 MS 로고는 회사명과 4색 창문 그래픽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물결치는 모습이었다. 23일 공개된 새 로고는 글자와 창문이 모두 정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MS의 새 로고가 2000년대 이후의 정체에서 벗어나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CNN은 이날 MS의 로고 교체를 계기로 세계 유명 10개 기업의 로고 변경이 성공작인지, 실패작인지 구분했다. 성공작으로는 애플, 구글, 노키아, 일리노이대 스포츠팀 로고가 꼽혔다. 애플의 첫 로고는 디자인의 귀재라는 스티브 잡스가 1976년 회사 설립과 함께 사과나무 아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고 식별이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듬해 ‘한입 베어 문 사과’ 로고로 변경했다. 핀란드 기업 노키아는 1865년 설립 후 100여 년 동안 자국 내 노키안비르타 강의 물고기를 내세운 로고를 사용하다가 첨단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1967년 현대 스타일의 사명 로고로 교체했다. 구글의 초창기 로고는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이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독학하며 만든 것. 사명 글자의 크기 간격 등이 부자연스러웠지만 1999년 스탠퍼드대 디자인학과 교수가 손을 본 뒤 세련된 이미지로 바뀌었다. 일리노이대 등 미국 대학 스포츠팀들은 인디언 추장 얼굴을 형상화한 로고를 많이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인디언을 비하한다는 항의가 거세진 1990∼2000년대 추장 로고를 포기했다. 반면 미국 의류업체 ‘갭’의 로고 교체는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힌다. 갭은 1969년 설립 이후 40여 년 동안 푸른색 바탕의 대문자 사명 로고를 사용했다. 2010년 새로운 로고로 바꿨지만 회사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 때문에 일주일 만에 옛날 로고로 환원했다. 110년 전통의 대형 할인점 JC페니도 올해 사각형을 응용한 젊은 이미지의 로고를 선보였으나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층의 혹평에 시달렸다. ‘슈퍼맨’ 등을 만들어낸 유명 만화제작사 C코믹스가 올해 선보인 로고도 과거만 못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트위터는 새의 주둥이를 위로 올렸고, 스타벅스는 여성의 가슴을 긴 머리로 가리는 식으로 로고를 변경했다. 하지만 큰 변화가 아니어서 눈치 채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MS의 새 로고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CNN은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200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스타는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아니라 기조연설자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다. 결속된 미국만이 있다”라는 통합의 메시지로 청중을 감동시켰다.공화당(27∼30일)과 민주당(9월 3∼6일) 전당대회에는 기조연설 찬조연설 후보소개연설 등 20여 명의 연사가 출동한다. 줄리언 젤리처 프린스턴대 역사학 교수는 역대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연설자를 5개 유형으로 나눠 소개했다. 처음 3가지는 연설의 내용, 나머지 2가지는 연설 결과에 따른 분류다.①어젠다 세팅형: 사소한 캠페인 이슈보다 시대의 중심사상을 설파한다. 198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펼친 “농민 기술자 등 평범한 구성원들이 미국의 가치를 만든다”는 연설이 대표적이다. ②반대파 공격형: 상대당 후보 비난에 주력하는 ‘네거티브형’이다. 198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마리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대통령님, 당신은 빈민가를 안 가본 모양인데 그곳에는 절망만 있다”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을 비판했다. ③영감 고취형: 젊은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로 196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앞으로 펼쳐질 미지의 기회에 용감하게 도전하자”는 ‘뉴 프런티어’ 연설로 젊은이들에게 꿈을 안겨줬다.④스타 탄생형: ‘장래 대통령감’으로 주목받은 명연설을 펼친 연사를 가리킨다. 197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공산주의에 맞서는 미국은 세계인들에게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라는 연설로 일명 ‘레이건 혁명’의 불을 지펴 4년 후 대통령에 당선됐다. ⑤최악의 실패형: 청중들에게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안겨주는 유형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선 4년 전인 1988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10분 넘게 초점 없는 연설을 펼치다가 “내 이야기의 결론은…”이라고 하자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청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대학을 졸업한 백인 여성, 18∼29세 젊은이, 히스패닉계 그리고 흑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꼭 이겨야 하는 4개 ‘머스트윈(must-win)’ 그룹을 이렇게 꼽았다. 이들에게 더 많은 표를 얻을수록 다른 그룹에서 잃을 표를 상쇄할 수 있다. 이들이 2008년 대선 때처럼 확고한 지지를 보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오바마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대졸 백인 여성은 백인 유권자층에서 오바마가 확보해야 하는 일종의 ‘틈새시장’이다. 백인 유권자 전체로 보면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이길 것이 확실하다. 백인 남성의 오바마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졸 백인 여성이라는 소집단에서 최대한 만회해야 한다. 오바마가 대졸 백인 여성의 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이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낙태, 피임, 동성결혼 지지 메시지를 더욱 부각해야 한다. 오바마는 또 롬니가 강세를 보이는 노인층에 맞서 18∼29세 젊은층에서 대승을 거둬야 한다. ‘오바마는 18∼29세 유권자층에서 롬니를 20%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 문제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다는 것. 젊은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올지에 따라 대선의 승부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 오바마의 히스패닉 득표율 마지노선은 60%다. 만약 롬니가 히스패닉 표를 잠식해 오바마의 득표율을 60% 이하로 끌어내린다면 선거판 전체 구도가 롬니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 오바마는 히스패닉 유권자층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롬니가 히스패닉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대신 라이언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도 오바마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흑인은 오바마의 강력한 지지기반이기 때문에 90% 내외의 득표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젊은 흑인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젊은 흑인층의 투표율이 지난 대선 때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는 버지니아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 스윙스테이트(경합 주)에서 도시 지역에 밀집된 흑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일본 외무성이 9월 정기인사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대사를 일제히 바꾸기로 했다. 최근 영토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한 인사로 해석된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에는 벳쇼 고로(別所浩郞·59) 정무담당 외무심의관이 내정됐다. 벳쇼 심의관은 1975년 외무성에 들어와 북동아시아과장 국제협력국장 종합외교정책국장 등을 지냈고, 외무차관과 주중대사 물망에 올랐던 중량급 인사다. 한국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37년의 재임 기간 중 아시아담당 경험은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 북동아시아과장 등 모두 5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3) 현 주한 일본대사가 부국장급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중량감은 의미가 크다. 요미우리신문은 “차관급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냉각된 일한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국 외교소식통도 “고위급 인사일수록 정무적 판단의 재량이 크다”며 “벳쇼 외무심의관을 주한 일본대사로 내정한 것은 한국에 대한 비중을 한 단계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중 일본대사에는 니시미야 신이치(西宮伸一·60)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을 내정하고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일(9월 29일) 이후인 10월에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73) 주중 일본대사는 올해 6월 “도쿄 정부의 센카쿠(尖閣) 열도 매입은 일중 관계에 극도로 엄중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해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 주미 일본대사로는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60) 사무차관이 낙점됐다. 일본이 외무성 차관 경험자를 주미 대사로 기용하는 것은 2001년 이후 11년 만이다. 일본이 한국 미국 중국 3국 대사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65) 주미대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사의를 표명해 인사 수요가 생긴 상태에서 외교 갈등이 부각되자 아예 주한, 주중대사를 함께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인권법’을 2017년까지 5년 연장하는 내용의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H.R. 4240)’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17일 밝혔다. 이 법안은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공화·플로리다)이 발의해 올해 5월과 이달 초 각각 하원과 상원을 통과했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제정된 북한인권법은 2008년에 4년 연장된 뒤 이번에 재연장됐으며 정식 명칭은 북한인권 문제에 공헌한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와 스티븐 솔러즈 전 하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의 이름을 딴 ‘제임스 릴리 스티븐 솔러즈 북한인권 재승인법 2012’이다. 재연장 법안은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대북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확보 등을 규정하고 최근 국제적 현안이 되고 있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에 대해 미 정부가 중국에 북송 중단과 국제협약 의무를 준수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대통령 법안 서명 후 성명에서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은 외부 세계에 새로운 얼굴을 보이려고 하지만 아버지 할아버지 때와 똑같은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는 등 인권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 법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펼치는 ‘강점 내 흠집 찾기’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보통 선거 전략은 상대방 강점은 피하고 약점을 파고들지만, 상대방 강점을 제대로 흠집 내면 훨씬 큰 타격을 준다고 CNN은 18일 분석했다. 롬니 후보는 1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의 재원을 마련하려 노년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기금에서 7000억 달러를 빼냈다며 대통령의 핵심 업적인 건강보험을 공격했다. 또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기밀을 누설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강점인 외교정책도 물고 늘어졌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 후보가 자랑하는 기업 경영 전력을 문제 삼았다. 베인캐피털 경영자 시절 기업을 인수한 뒤 직원들을 해고하고 해외로 일자리를 유출시켰다는 주장이다. 강점 흠집 찾기는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베트남전 참전 경력이 과장됐다는 의문을 제기해 효과를 본 전략이다. 유권자 감성에 호소하는 소프트한 이슈에 집중하는 것도 이번 캠페인의 특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피플’ 등 연예전문매체들과 만나 잡담성 대화를 나눴다. 18일 뉴멕시코의 한 FM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운동할 때 비욘세 노래를 듣는다” “초능력이 있다면 모든 나라 언어를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는 17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78세 노모를 무대에 등장시켰다. 라이언 후보는 고교 시절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가 대학에 들어가 학위를 따고 작은 사업을 꾸려 가장 역할을 했다는 가정사를 공개해 노년층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플루토늄과 우라늄 생산 능력으로 볼 때 북한이 2016년까지 최대 48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민간 안보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ISIS)가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4년 안에 현재 보유량의 4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이날 발표한 ‘북한의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 보유 현황’ 보고서에서 “현재 북한은 34∼36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 1기에 플루토늄 2∼5kg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6∼18기(평균치 12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우라늄 생산 능력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1∼13기의 핵무기를 만들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영변의 경수로 활용방식을 △플루토늄-무기급 우라늄을 동시 생산하거나 △플루토늄 없이 무기급 우라늄만 생산하거나 △플루토늄 없이 저농축우라늄만 생산하는 3가지 경우로 분류했다. 여기에 원심분리기 시설이 △영변에만 존재하거나 △기타 지역에도 존재하는지 등 2개의 변수를 포함해 2016년 북한 핵무기 생산능력을 다양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경수로가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모두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만 가동되면 28∼39기, 다른 지역 시설도 가동되면 37∼48기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수로 사용 금지, 영변 원심분리기 가동 중단 검증 등에 협상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핵물질 밀수경로 추적을 쉽게 만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미국의 제재 법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지난해 작고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집에서 보석과 아이폰 등을 훔친 도둑이 절취한 애플 제품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카리엠 맥팔린이라는 35세 남성은 지난달 17일 공사 중이던 잡스의 집에 침입해 아이패드와 아이팟 각각 3개, 아이폰 2개, 아이맥 컴퓨터 등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잡스 부인의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귀금속 브랜드 티파니의 목걸이, 귀걸이 등 6만 달러(약 6800만 원) 상당의 귀금속과 최상급 샴페인인 ‘크리스털 샴페인’도 훔쳤으며 믹서 등 부엌용 집기까지 집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잡스의 지갑도 포함돼 있었는데 지갑 안에는 현금 1달러와 신용카드 3장, 잡스의 운전면허증이 들어 있었다. 잡스는 1997년 애플 복귀 이후 매년 연봉으로 1달러만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맥팔린은 훔친 애플 기기 일부를 딸과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인터넷을 통해 처분했다. 그러다가 이 중 1대로 자신의 아이튠스 계정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경찰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추적으로 2일 덜미를 잡혔다. 맥팔린은 비어 있던 잡스의 집 차고에서 열쇠를 발견했고 집 안에서 물건을 뒤지다가 잡스의 편지를 보고 집 주인을 알게 됐다고 경찰 진술에서 밝혔다. 새너제이대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맥팔린은 “하는 일마다 안 돼 도둑질까지 하게 됐다”며 절도 사실을 자백한 뒤 잡스 부인에게 사과 편지를 썼다고 경찰이 밝혔다. 보석금 50만 달러를 내지 못한 맥팔린은 구속됐으며 20일 재판을 받는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8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8개월간에 걸친 심층 탐색 끝에 마크 톰프슨 BBC 사장(55·사진)을 14일 새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했다.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메시지를 통해 “NTY가 디지털과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현 시점에서 마크 톰프슨 씨만 한 적임자가 없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미국의 ‘퀄리티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최고의 언론인 BBC와 NYT 수장을 연이어 맡게 된 톰프슨 씨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취재력을 갖춘 NYT를 이끌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톰프슨 씨에 대해선 NYT 사외에서, 그것도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방송계 인물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파격 발탁’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NYT는 지난해 말 최초의 여성 CEO 재닛 로빈슨 씨가 설즈버거 회장과의 갈등으로 사임한 후 8개월 동안 CEO가 공석이었다. 톰프슨 씨 영입으로 NYT는 종이 신문을 넘어 비디오 온라인 소셜미디어 모바일 등 디지털 영역으로 급속하게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톰프슨 씨가 가장 먼저 손을 댈 분야는 온라인 유료화 사업으로 콘텐츠와 가격 시스템을 더욱 세분해 NYT의 수익구조를 안정시켜 나갈 것이라고 NYT는 14일 전했다. 2004년부터 8년 동안 BBC 사장을 맡아온 톰프슨 씨는 방송 프로그램을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는 ‘i플레이어’를 개발하는 등 BBC 온라인 사업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올 2분기(4∼6월)에도 88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NYT에서 유일하게 전망이 밝은 분야는 지난해 개시한 온라인 유료화 사업이다. NYT의 온라인 유료 구독자는 3월 말 45만 명에서 6월 말 50만 명으로 3개월 만에 5만 명이 늘어날 정도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톰프슨 씨는 온라인 사업에 이어 현재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사업을 확장한 후 최종적으로 제휴 또는 지분 매입 방식으로 자신의 전공 분야인 방송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NYT가 톰프슨 씨를 영입한 데는 그가 기자 출신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NYT로서는 디지털 사업 확장 못지않게 ‘미국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신문’이라는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인 톰프슨 씨는 1979년 BBC 기자로 입사해 2002∼04년 ‘채널4’ 방송사 CEO로 ‘외도’한 것을 빼놓고는 31년 동안 BBC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BBC맨이다. 오후 9시 뉴스 등 간판 보도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를 거쳐 2004년 BBC 사장에 임명됐다. 톰프슨 씨가 BBC 사장을 지내는 동안 주요 수입원인 시청료가 동결되면서 대대적인 BBC 개혁이 이뤄졌다. 6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3차례의 대형 구조조정을 단행해 ‘BBC 액스맨(ax man·자르는 사람)’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BBC의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iTV 등 민간 방송사와의 제휴를 강화해 BBC 경영을 안정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혈질인 톰프슨 씨가 한때 동료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로 물어버린 것은 BBC의 전설로 남아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극동 러시아 지역을 방문했다고 북한 고위 당국자가 14일 밝혔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이용남 북한 무역상은 이날 평양의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 연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극동 러시아 방문 10주년, 새 지도자의 극동 러시아 및 시베리아연방(SFD) 방문 1주년을 맞은 해라고 설명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이 무역상이 밝힌 ‘새 지도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정은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방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이 무역상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더 확대하기 위해 사업 연계망을 적극적으로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 나선항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망 현대화, 석유 및 가스 협력사업 등을 대표적인 상호 협력 분야로 지목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13일 미국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대변인의 “할 말 없다”는 답변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자들이 말꼬리를 잡고 독도 질문 공세를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의 당면 현안도 아닌 이슈에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비판적 답변을 얻어내려는 듯한 일본 기자들의 태도에 ‘브리핑 참석 기자의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날 브리핑에서 장성택 중국 방문, 북-미 접촉, 북한 홍수 지원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간 뒤 AFP통신 기자가 “최근 논란이 되는 섬을 이 대통령이 방문했는데 미국은 한일 양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사진)은 “미국의 입장은 언제나 똑같다. 우리는 이 문제에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며 두 나라가 대화로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처음 독도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갈 때 침묵을 지키던 일본 기자들은 브리핑이 끝나갈 무렵 작심한 듯 독도 문제를 거론했다. 일본 기자는 독도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라고 부르며 “미국은 이 대통령의 다케시마 방문에 앞서 한국과 이 문제를 상의했거나 방문을 막으려고 노력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대변인이 “한국 측으로부터 (독도 방문에 대해)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고 하자 일본 기자는 재차 “미 정부는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변인은 “알고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일본 기자가 “비슷한 질문을 하겠다”고 하자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할 말 다했다. 계속 질의응답을 반복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얘기를 해줄 게 없다”며 짜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도 이 기자는 느닷없이 역사 얘기를 꺼내며 “일본의 국경은 한국인들이 이해하는 것과 다르다. 일본은 70년 전 ‘맥아더 라인’에 합의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뉼런드 대변인은 이제 지쳤다는 듯한 표정으로 “우리는 영토 분쟁에 끼어들지 않는다. 미국의 강력한 태평양 동맹국가인 두 나라가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고 답한 뒤 “이제 끝내자”며 서둘러 브리핑을 끝냈다.이에 앞서 뉼런드 대변인은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 의무 준수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중국이 일깨워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최근 뉴욕 채널로 북-미 접촉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항상 뉴욕 채널은 열려 있지만 최근 북-미 간 협상에서 큰 돌파구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폴 라이언 하원의원(42·위스콘신·사진)이 준수한 외모 등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고 있는 반면 부적절한 기업가 로비와 주식 매각 등 과거 정치경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호된 검증을 받고 있다. 라이언이 받는 가장 큰 의혹은 위스콘신 주 사업가인 데니스 트로하와 유착 관계에 있다는 것. 라이언은 트로하로부터 1999∼2005년 총 5만8000달러의 정치자금을 받았으며 그 대가로 트로하의 카지노사업 개장을 위해 관련 부처인 인디언사업국(BIA)에 청탁성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보도했다. 또 트로하의 운송사업을 간접 지원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지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07년 트로하는 라이언을 비롯해 정치인 20여 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라이언은 위법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정치자금 기부가 문제가 되자 트로하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청소년단체에 기부했다. 라이언은 트로하의 카지노사업을 도우려고 정부부처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에 대해 “청탁성이 아니라 단지 문의 전화였다”고 해명했다. 트로하의 운송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지지 활동에 대해서는 “트로하가 법안으로 이득을 보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이언이 당시 트로하와 밀접한 관계였다는 주장이 위스콘신 지역 언론에 속속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13일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2008년 라이언은 정부 고위관리와 의원,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한 비공개 금융위기 대책회의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씨티그룹과 와코비아 은행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의원이 비공개 회의에서 얻은 정보로 주식을 매매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었지만 이후 비슷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롬니 캠페인 측은 “이런 의혹들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라이언 후보의 개인적 인기는 치솟고 있다. 13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ABC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라이언에 대한 호감도는 부통령 발표 전 23%에서 발표 후 38%로 급상승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와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감도는 각각 14%포인트와 10%포인트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언의 인기가 오른 주요 요인으로 준수한 외모와 규칙적 운동을 통한 탄탄한 몸매 관리를 꼽으며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라이언의 젊고 매력 있는 이미지가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12일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12일 “언론매체들이 라이언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형용사는 ‘잘생겼다(handsome)’라는 단어”라며 “정치에 관심 없는 연예매체들까지 나서 ‘역사상 가장 멋진 부통령 후보’라며 라이언을 치켜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기 높은 소셜미디어 사이트 텀블러에는 ‘헤이 걸’이라는 제목으로 라이언의 외모를 칭송하는 페이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운동광인 라이언이 매일 의회 피트니스센터에서 규칙적으로 한다는 고강도 트레이닝 프로그램 ‘P90X’를 CNN, 타임 등이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 라이언은 키 189cm, 몸무게 79kg을 유지하고 있으며 체지방이 6∼8%밖에 안 될 정도로 몸매가 탄탄하다고 타임지는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마치 007 영화 같았다.”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12일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 선발에 4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보안 유지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롬니 후보는 이날 라이언 후보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 나서면서 수행기자들에게 부통령 후보 선발과 관련한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부통령 선발 과정은 4월 10일 릭 샌토럼 후보가 경선 포기를 선언한 뒤 곧바로 시작됐다. 롬니의 여성 보좌관 베스 마이어가 지휘하는 부통령선발위원회는 4월 말 1차 후보군 20명을 선발했다. 5월 1일 롬니 후보는 라이언을 포함한 2차 후보군 6명을 고른 뒤 후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산, 세금 납부, 개인 신상 정보 등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6, 7월에 후보들의 배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다. 롬니는 7월 25일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최종 선택 작업을 벌였다. 8월 1일 귀국한 롬니는 측근들에게 라이언을 선택했다고 알렸다. ‘무난한’ 팀 폴런티를 밀었던 측근들은 강경 보수파 라이언이 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말렸다. 하지만 롬니는 “나와 함께 일할 사람은 내가 선택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롬니 진영은 위스콘신 제인즈빌에 있는 라이언에게 전화를 걸어 5일 최종 대면 면접을 위해 매사추세츠로 오라고 요청하며 언론에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라이언은 5일 선글라스에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코네티컷행 비행기에 올랐다. 코네티컷 하트퍼드 공항에 내려 대기하고 있던 자동차로 갈아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보좌관 마이어의 집으로 향했다. 면접 장소는 마이어의 집 부엌 식탁 테이블이었다. 롬니와 마주 앉은 라이언은 1시간의 성공적인 면접을 치렀다. 부통령 후보 발표는 10일 뉴햄프셔에서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라이언의 지역구에서 발생했던 시크 사원 총격사건의 장례식이 이날 열려 하루 뒤 롬니의 버지니아 유세로 연기됐다. 이때부터 벌써 부통령 후보로 유력해진 라이언의 집 앞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라이언은 10일 집 뒤쪽의 숲길 비밀통로를 따라 비행장으로 가서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했다. 버지니아로 곧장 가지 않은 것은 보안 유지 및 연설 준비 차원에서였다. 라이언은 이튿날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에서 자신의 고향 이름을 딴 전함 위스콘신함 앞의 단상에 올랐다. 4개월에 걸친 부통령 선발 과정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롬니와 라이언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지출 감축, 세금 인하, 낙태 반대 등 전반적으로 시각이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의견이 갈라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강경 보수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는 폴 라이언 하원의원(위스콘신)이 11일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올해 42세의 라이언 의원은 이날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밋 롬니 대선 후보로부터 부통령 후보로 소개받자 “침체된 경제, 높은 실업률, 늘어나는 정부 부채는 버락 오바마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11월 6일(대선일) 미국을 되찾아 오자”고 강조했다. 롬니 후보는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한 라이언 의원은 아메리칸 드림의 모델”이라며 “오바마의 실패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과 열정을 갖춘 그가 바로 미국이 바라는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대선을 86일 앞두고 공화당(롬니-라이언)과 민주당(오바마-조지프 바이든)의 정·부통령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라이언 의원은 이날 곧바로 롬니 캠페인 유세에 합류해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 등 4개 스윙스테이트(경합 주) 버스 투어에 나섰다. 지지율 부진에 시달려온 롬니는 라이언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해 그의 보수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던 당내 강경 보수 세력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읜 후 사회보장연금을 저축하고 맥도널드의 종업원과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 라이언의 서민적 이미지는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이라는 롬니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언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모르몬교 신자인 롬니에게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롬니가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고른 것을 두고 오바마의 최대 약점인 경제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라이언은 세금 인하와 사회보장 혜택 축소를 통해 재정 지출을 줄여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예산 보수론자이다. 롬니-라이언 팀이 예산, 세금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역할을 두고 민주당과 차별성을 강화하면 대선의 최대 이슈인 롬니의 베인캐피털 경영 부실과 세금 미납 공방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이언이 내세우는 사회보장혜택 축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서 롬니 진영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 아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주 등 스윙스테이트에서 롬니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라이언은 외교 경험이 없는 롬니를 보완해줄 만한 외교적 경험이 없다. 하원의원 13년 경력이 정치경력의 전부인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것은 1932년 존 낸스 가너 하원의장 이후 8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롬니보다 스물세 살 어린 라이언은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함께 부통령 후보 1위를 다툴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롬니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위스콘신 소도시 제인즈빌 출신인 라이언은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대 졸업 후 밥 캐스턴 상원의원의 우편물 개봉 담당 인턴으로 시작해 샘 브라운백, 잭 캠프 상원의원 밑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뒤 1999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7선 의원이다.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공화당 젊은 의원의 모임인 ‘영건 클럽’을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대표와 함께 주도하고 있다. 16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을 직접 목격한 그는 건강에 큰 관심을 두고 매일 아침 한 시간 이상 운동에 열중한다. 그는 해발 4300m인 콜로라도의 포티너 산을 40회 이상 등반한 경력이 있는 등산광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