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명연설 나오나’ 설레고… 프린스턴大교수, 유형 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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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스타는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아니라 기조연설자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다. 결속된 미국만이 있다”라는 통합의 메시지로 청중을 감동시켰다.

공화당(27∼30일)과 민주당(9월 3∼6일) 전당대회에는 기조연설 찬조연설 후보소개연설 등 20여 명의 연사가 출동한다. 줄리언 젤리처 프린스턴대 역사학 교수는 역대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연설자를 5개 유형으로 나눠 소개했다. 처음 3가지는 연설의 내용, 나머지 2가지는 연설 결과에 따른 분류다.

①어젠다 세팅형: 사소한 캠페인 이슈보다 시대의 중심사상을 설파한다. 198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펼친 “농민 기술자 등 평범한 구성원들이 미국의 가치를 만든다”는 연설이 대표적이다.

②반대파 공격형: 상대당 후보 비난에 주력하는 ‘네거티브형’이다. 198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마리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대통령님, 당신은 빈민가를 안 가본 모양인데 그곳에는 절망만 있다”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을 비판했다.

③영감 고취형: 젊은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로 196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앞으로 펼쳐질 미지의 기회에 용감하게 도전하자”는 ‘뉴 프런티어’ 연설로 젊은이들에게 꿈을 안겨줬다.

④스타 탄생형: ‘장래 대통령감’으로 주목받은 명연설을 펼친 연사를 가리킨다. 197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공산주의에 맞서는 미국은 세계인들에게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라는 연설로 일명 ‘레이건 혁명’의 불을 지펴 4년 후 대통령에 당선됐다.

⑤최악의 실패형: 청중들에게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안겨주는 유형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선 4년 전인 1988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10분 넘게 초점 없는 연설을 펼치다가 “내 이야기의 결론은…”이라고 하자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청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선#명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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