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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생 해외서 1000만원 ‘스펙 캠프’“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과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캠프 지지자)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시대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용 사교육에 불과하다.”(캠프 반대자) 여름방학이 본격화하면서 초중고교생들을 타깃으로 한 ‘해외 캠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체험 활동과 자기소개서 스토리 등 비교과 활동이 중시되는 ‘학종’으로 입시 중심이 옮겨지면서 대입을 한참 앞둔 초등학생 학부모들까지도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학부모 황모 씨는 “대입 서류전형에 캠프 이름이나 참가 이력 같은 건 못 넣게 돼 있지만 거기서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풀어 쓸 수는 있다고 들었다”며 “자기 계발 스토리를 만들 ‘재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캠프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캠프 시장엔 이러한 입시 변화와 학부모들의 요구를 공략한 고액 상품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해외 캠프의 경우 과거에는 ‘영어캠프’ ‘중국어캠프’처럼 단순한 어학 캠프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엔 ‘실리콘밸리 캠프’ ‘해외 역사문화탐방 캠프’같이 테마를 가미한 캠프들이 인기다. 이 같은 해외 캠프는 기간과 종류에 따라 1인당 비용이 100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자녀가 걱정돼 부모가 동행하면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 하지만 인기는 뜨겁다. 미국 서부에서 명문 사립교육을 경험하는 한 업체 캠프의 경우 930만 원(항공료 제외)짜리 상품이 이미 4월에 마감됐을 정도다. 한 학부모는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캠프에 다녀온 후 아이의 눈빛과 태도가 달라지는 걸 느꼈다”며 “꿈은 돈으로 환산되는 게 아닌 만큼 방학 때마다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숙소가 실리콘밸리에 있다고 해서 IT캠프라고 할 수 있느냐”며 “유명 IT기업 문 앞에서 사진만 찍는다고 해서 연수가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학부모의 경제 여건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즉 돈으로 산 입시 스펙이란 지적이다. 일부 해외 캠프의 경우 캠프 참가로 인해 다른 학업이 뒤처질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 안에 현지 한국인 강사가 진행하는 수학 수업을 넣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호응은 크지만 ‘그럴 거면 왜 해외 캠프를 가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영수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이사는 “캠프를 선택할 때는 부모와 자녀가 많은 대화를 하고 세부 커리큘럼을 꼼꼼히 볼 필요가 있다”며 “금액으로 프로그램 질을 평가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캠프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 N포세대 대학생 제주서 돈벌며 계절학기여름방학을 맞아 계절학기 대신 제주도를 찾아 ‘제주학기’를 보내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N포세대’(연애, 취업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한 세대·N은 수학에서 부정수를 뜻하는 n에서 따옴)가 학업과 취업 준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재충전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절충지대로 제주도를 선택한 것이다. 올여름 제주대 계절학기를 수강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학생은 28개 대학 1372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지역 대학에서 제주대를 찾은 학생도 453명이었다. 서울 소재 대학생 214명이 제주대를 찾았던 2년 전보다 2배가량으로 늘었다. 제주학기를 보낸 학생들이 본교로 돌아와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추천하며 입소문을 낸 결과다. 2011년 우연히 얘기를 듣고 제주대를 찾았던 서울대생 원동근 씨(27)도 학교로 돌아와 제주학기의 매력을 설파하면서 후배들도 줄줄이 제주도로 향했다. 원 씨는 “정규 학기 중에는 학업에 치여 지쳐 있었는데 방학을 틈타 학점도 따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해양레저스포츠인 요트 수업을 들으며 2학점을 취득했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수업을 함께 듣는 교류 학생들과 제주도의 관광 명소를 찾았다. 교류 학생에게 제공되는 기숙사비도 1박에 5000원 안팎으로 도내 다른 숙박업소에 비해 저렴해 부담이 없었다. 방학 기간에 제주도에서 용돈벌이에 나서는 학생들도 있다. 서울 명문 대학에 다니는 정모 씨(23·여)는 지난해 여름 제주도에 월세방을 잡고 초중학생 4명에게 두 달간 영어 과외수업을 해 400여만 원을 벌었다. 정 씨는 “서울에서는 과외학생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제주도는 대학생이 적어 쉽게 과외를 구할 수 있었다”면서 “번 돈 일부는 제주도 여행경비로 썼고 나머지는 모두 학비와 생활비에 보탰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성행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방 청소, 체크인 관리 등을 돕고 30만 원 안팎의 용돈과 무료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여행을 하는 대학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대학생들이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강대 전상진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처럼 갭이어(gap year·학업을 쉬면서 여행, 봉사활동 등을 하는 것)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유연성을 발휘해 학업과 휴식 사이의 절충안을 내놓은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대안을 못 찾아 고민하는 대다수의 학생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미래의 대학은 경제가치 외에 주력해야 할 분야가 많습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빈곤과 질병, 소외와 인권, 자유와 존엄, 환경과 기후변화, 갈등과 폭력 같은 다양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또 이 모든 삶의 가치에 근본이 되는 정신적 풍요와 문화적 성숙을 이루는 데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올해 발간된 학생, 교수들과의 대담집 ‘내 안의 미래’에서 대학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이렇게 통찰했다. 조 총장은 “‘탁월성’하면 대체로 경쟁력을 떠올리지만 더 나아가 물어야 할 것은 그 탁월성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다”며 “그 탁월성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삶의 가치와 목표, 공적 기여를 위한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간다운 인간 양성의 산실 이는 창학 초기인 1950년대 중반부터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경희대의 정신과 일맥 상통한다. 경희대는 2011년 후마니타스칼리지를 설립해 대학의 인문학 및 교양 교육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마니타스란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의 인간다움’을 뜻한다. 경희대는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탁월한 개인, 책임 있는 시민, 성숙한 공동체 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이에 더해 경희대는 최근 또 다른 변신을 시도 중이다. ‘함께하는 대학혁신 대장정’이 그것이다. 이는 대학의 교육과 학습, 연구와 실천, 행정과 재정, 그리고 인프라 등을 대대적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예컨대 경희대가 지난 학기부터 본격 시행한 ‘독립연구’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과제를 설정하고 직접 섭외한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과제를 수행토록 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교육 패러다임을 ‘교육에서 학습으로,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바꿔나려는 것”이라며 “학생과 교수가 학습공동체의 파트너가 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희대는 취업, 창업을 포함해 비정부기구 참여와 대안적 삶을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희 미래창조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인문교양교육 바탕에 각 전공을 현실적으로 연계시키고 현장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경희대는 미래창조스쿨이 교육과 현실을 하나로 잇는 역동적인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희대는 학부 학생들에게도 개방하는 세계적 대학원 수준의 ‘문명전환 아카데미’도 기획하고 있다. 문명전환 아카데미는 현대 문명의 본질을 관통하는 흐름과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융합체계의 최고 단계 성취를 목표로 한다. 경희대는 “그간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해 ‘GC(Global Collaborative)’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데다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도 학내에 갖춰져 있어 더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스쿨과 문명전환 아카데미는 문명사를 비롯해 미래학, 미학, 윤리학, 인지과학, 도시학 등의 교과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한다.9월 세계평화의날 학술회의 지성인 집결 경희대의 혁신은 융·복합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2012년부터 추진해 온 바이오 헬스, 미래과학, 인류문명, 문화예술, 사회체육 등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가 하나하나 가시화되고 있다. 5대 클러스터는 국내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대학, 연구소 등과 관산학연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국제캠퍼스 부지에 10만 평 규모의 첨단 연구개발(R&D) 단지를 조성하고 서울캠퍼스 인근 홍릉지역에는 바이오 헬스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또 학문단위를 새롭게 조직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크게 향상시킬 방침이다. 신지식, 신기술을 창출하는 연구역량도 국제적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희대는 9월 뜻깊은 학술행사도 개최한다. 9월 21일부터 3일간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리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학술회의(Peace BAR Festival·PBF)’가 그것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유엔 세계평화의 날은 1981년 경희대 설립자 조영식 박사가 세계대학총장회(IAUP)를 통해 유엔에 제안한 것”이라며 “그해 11월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평화의 날은 매년 9월 21일이며, 경희대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기위해 PBF를 개최해 왔다. 경희대는 “올해는 유엔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날 35주년이라 그 의미가 더 깊다”고 설명했다. 이번 PBF의 대주제는 ‘지구 문명의 미래: 실존혁명을 향하여’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경희대는 세계 지성 및 한국 시민사회와 함께 문명사적 위기에 대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그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올해 열리는 PBF에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지성의 집합체인 로마클럽, 부다페스트클럽,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의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로마클럽은 1968년 이탈리아 기업가 아우렐리오 페체이와 스코틀랜드 과학자 알렉산더 킹의 주도로 출범한 단체다. 세계적 지식인, 전직 국가수반, 경제학자, 과학자들이 합류해 있다. 부다페스트클럽은 1993년 헝가리 출신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자 과학철학자인 어빈 라즐로의 주도로 결성됐다. 로마클럽과 함께 문화예술, 종교계의 지구적 기여를 촉구하고 있다.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는 아인슈타인 등의 주도로 1960년에 세워진 후 ‘세계대학(World University)’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희대는 “세계적 싱크탱크와 한국의 지성계를 연결해 고등교육 혁신의 진로를 구체화할 생각”이라며 “지성인과 교육인은 물론 종교인, 예술가, 시민운동가, 기업인, 정치인 등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20대 남자 교사 수가 학교당 평균 1명 미만으로 떨어진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지역 전체 초등교사 중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2%도 채 안 돼 젊은 남교사 ‘가뭄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동아일보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을 통해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지역 남녀 초등교사 연령대별 분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6월 현재 전체 교사(평교사 기준) 2만5728명 가운데 20대 남자 교사는 497명(1.9%)에 불과했다. 서울 전체 초등학교(599개) 평균으로 따지면 한 학교에 1명도 안 되는 0.83명이 재직하는 셈이다. 서울지역 전체 초등교사 중 남교사(3269명) 비율은 12.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교사의 54.2%가 40대 이상 중장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교사 확보를 위한 별도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들이 은퇴하는 10∼20년 뒤에는 초등학교에서 남교사 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학교 현장에서 젊은 남교사는 이미 ‘천연기념물’ 취급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아이들에게 균형감 있는 배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교단의 성비 불균형 문제를 완화할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장면1.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을 둔 김모 씨는 올 초 신학기 담임 발표 결과를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처음으로 아이가 젊은 남자 담임교사를 만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젊은 남교사가 담임이란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라며 “특히 아들을 둔 엄마로서 여선생님보다 남선생님이 좀 더 아이를 잘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장면2. 서울 강남의 A초등학교 남교사 김모 씨(29)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에 남자 교사가 ‘2명이나’ 더 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학교에 남자 교사가 3명이나 있는 건 교사가 된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며 “남교사로서 고민을 나누거나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남교사 힘든 업무에 외로워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서 남교사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편향된 교육환경에 대한 남교사 및 학부모의 불만과 우려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남교사 비율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배동인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서울 같은 대도시의 경우 성적 좋은 여학생들이 임용고시에 대거 몰리는 데다 산간도서 등 벽지 근무를 전제로 한 특별 채용 인원도 없어 남교사 비율이 더욱 낮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 시도별 초등학교 남교사 비율을 보면 서울(13.7%), 대전(12.5%), 대구(18%), 부산(18.9%) 등 대도시의 비율이 전남(40.4%), 경북(36.5%), 강원(33.8%) 등 지방의 남교사 비율보다 훨씬 낮았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30대 남교사 김모 씨는 “한 학교 전체 교사가 50명이라고 하면 젊은 남자 초등교사는 아예 없거나 많아야 한두 명 수준”이라며 “젊은 남교사이기 때문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지만 동시에 힘든 업무가 몰리고 외로움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젊은 남교사들은 남들이 꺼리는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업무가 △6학년 담임 △체육 관련 업무 △보이스카우트 등이다. 일부 젊은 초등 남교사들은 업무 과다와 심리적 위축을 호소하며 사립학교 이직을 고민하기도 한다. 한 남교사는 “공립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연봉이 높고 처우가 좋은 사립으로 이동하는 남교사가 적지 않다”라며 “사립학교들 역시 남교사를 선호하는 데다 남자 동료와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남녀 함께하는 사회의 축소판 돼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별 성비를 고려해 교사 발령을 내기 때문에 아직까지 서울 시내의 모든 학교에는 최소 1명 이상의 남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극히 소수라 아이들 중 6년 동안 단 한 번도 남자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 같은 여교사 일색의 학교 환경에 답답함을 호소한다. 학부모 박모 씨는 “남자 아이들은 여학생들보다 활발한 게 사실인데 여선생님들은 이를 대체로 ‘문제’라고 보는 것 같다”라며 “반면 젊은 남교사들은 체육 활동에 적극적이고 남자아이들의 행동이나 심리도 잘 이해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 씨는 “젊은 여선생님의 경우 학기 중간에 출산휴가를 가거나 남편을 따라 해외로 동반 휴직을 가 버리는 경우가 잦다”라며 “지난해에만 이런 이유로 2번이나 담임이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안정적인 교실 운영을 위해서라도 남녀 성비가 균형 있게 맞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인 만큼, 공동체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남녀노소가 고루 섞여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순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학교 환경에서는 여학생이든 남학생이든 남성 롤모델을 자주 볼 수 없다”라며 “요즘은 집에서도 남성성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마저 이러면 편향된 성의식이나 성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손형국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는 “현실적으로 점차 과격해지는 사춘기 아동들의 생활지도를 위해서라도 남교사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지만 뾰족한 수는 찾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양성 균형의 교육환경이 좋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남교사 채용 할당제 등을 도입할 경우 여성계가 반발할 수 있어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유덕영 기자}

《올 초 대학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프라임(PRIME·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 선정 결과가 5월 발표됐다. 3년간 매년 2000억 원씩, 총 6000억 원의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프라임 사업을 따내기 위해 각 대학은 치열하게 경쟁했다. 프라임 사업을 품에 안게 된 대학은 총 21곳. 이들 대학은 올해부터 사업 규모에 따라 소형의 경우 50억 원 내외, 대형은 150억 원 내외를 지원받으며 대학 구조를 총체적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무기로 이공계를 강화하고 학제 간 융합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동아일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교육부 관계자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 9곳이 함께하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의 사회로 참석자들은 프라임을 통한 미래 대학의 모습을 고찰했다.》 좌담회에는 교육부 이영 차관과 배성근 대학정책실장이 참석했다. 대학에서는 △김승우 순천향대 부총장 △김일수 동의대 부총장 △김태구 인제대 기획처장 △민상기 건국대 부총장 △오세붕 영남대 기획부처장 △오중산 숙명여대 기획처장 △이재성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부총장 △정영길 건양대 부총장 △형남인 상명대 천안캠퍼스 기획처장(이상 가나다 순)이 함께했다. 이 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프라임 사업에서 중요한 건 대학 내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며 “실제 학생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학교를 발전시켜 달라”라고 당부했다. ―선정된 이후 대학 분위기는 어떤가. ▽민 부총장(건국대)=“희비가 엇갈렸지만 선정된 만큼 혁신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 인문 사회계열은 '학교가 이렇게 변화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향후 미래 대학은 학과 간 장벽이 없어진다는 걸 실감하게 된 것이다. 또 사회 수요에 맞춰 언제든 정원 이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대학 사회가 받아들이는 것 같다. 교수 사회도 그간 우리과, 우리정원, 내가 가진 커리큘럼만 보다가 이제는 사회 수요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하는 것 같다.” ―프라임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줬나. ▽김 기획처장(인제대)=프라임을 준비하며 학생 200명을 모아 놓고 토론했다. 교수들과도 110차례 만났다. 학생들은 자꾸 인문은 줄이고 이공계는 늘린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자기에게 피해가 온다고 생각했다. 자기 과가 없어지거나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는데 프라임을 통한 구체적인 변화들을 설명했더니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 변화를 지금은 못 느끼지만 투자가 되고 6개월만 지나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김 부총장(동의대)=우리 대학은 부품 소재 분야 혁신에 집중하려 한다. 부품 소재 분야는 무역수지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해외 강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분야다. 과연 그 속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대 교육의 문제점은 실제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시도해 보는 훈련이 무척 부족하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는 3D(3차원) 프린터 제작 실습 등을 꼭 하게 할 방침이다. 실습 경험이 있으면 어떤 현장에 가도 크고 작은 제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정 부총장(건양대)=우리는 예약 학과를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독일의 최고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꼽히는 SAP와 예약 학과를 만들었다. SAP에서 말하길 그들이 원하는 수준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해 주면 40명의 취업을 책임지겠다고 해서 해보자고 했다. 그냥 되는 게 아니고 대학의 상당 부분을 내놔야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프라임 학과의 개념은 반은 대학이고 반은 기업인 형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걸 대학이 만드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기업과 같이 만드는 것이다. SAP에서 6명이 나와 4개월간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그런 걸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김 부총장(순천향대)=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브랜드를 대중에게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홍보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갖고 있는 교육과정 중 혁신적인 건 창업 교육과정이다. 창업 교육과정은 3학년이 되면 교실 수업은 없다. 그 대신 인문 계열 학생과 기술 분야 학생이 모여서 창업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창업 실패 체험 교육이다. 처음 시도하는 거라 리스크가 있지만 이런 교육이 반드시 정규 교육과정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생들의 문이과 교차 지원 허용에 대한 고민은 없나. ▽이 부총장(한양대 ERICA)=프라임의 특징은 인문계 대학생들에게도 많은 공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문이과를 떠나 21세기형 4차 산업혁명 기반은 소프트웨어, 공학 기반이다. 우리는 8개 단과대가 있는데 단과대를 하나 더 설립해서 중심에 두고 인문·사회·예체능 학생도 다 와서 공학사를 딸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사실상 문과 학생 모두가 공학사 취득이 가능한 체제다. 프라임을 통해 학사 구조가 변화하면 10년 후 대학 랭킹도 변할 거라고 본다. ▽형 기획처장(상명대 천안)=문과생이 공과대에 들어왔을 때 중요한 건 졸업할 때 어떤 퍼포먼스를 갖느냐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교수들의 헌신이라고 본다. 프라임 학과 역시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줘야 한다. 교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프라임이 대학에 갖는 의미는…. ▽오 기획처장(숙명여대)=“오랫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왔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힘든 면이 있었다. 프라임이야말로 학교의 변화 혁신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반대 여론도 있지만 프라임을 지지하는 교수들을 적극 지원해서 이분들을 마중물 삼아 10년 후 변화를 꿈꿔 본다” ▽오 기획부처장(영남대)=프라임 사업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프라임이 학교 내실화의 계기가 돼서 여러 학과가 다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프라임 학과 학생뿐 아니라 여러 학생에게 행복감과 자존감, 인생의 즐거움을 줄 수 있게 하고 싶다. 예컨대 로봇공학과를 신설하면 만드는 학생만 재밌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모두가 즐거우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 한다. ▽배 실장(교육부)=대학들이 프라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초심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3년의 시간을 마중물 삼아 미래 대학의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인문사회계열 정원 2500명 줄고 공학계열 4429명 늘어▼ 프라임 사업 21개 大정원 이동 프라임 사업은 지난해 1월 교육부 업무계획을 통해 처음 신설이 발표됐다. 총 6000억 원 지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에 단군 이래 최대의 대학 지원 사업이란 평가를 받았다.교육부는 사회 수요에 맞도록 대학의 구조를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대학들의 상당수는 이공계 정원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취업이 쉽지 않은 인문사회계열 정원을 줄이려 시도했지만 일부 구성원의 반발에 부닥쳐 구조 개혁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프라임 사업으로 막대한 재정 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구조 개혁이 급속히 진행됐다.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의 정원 이동 규모는 총 5351명으로 이들 대학 전체 입학 정원(4만8805명)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문사회계열 정원이 2500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공학계열은 4429명이 늘었다. 선정된 대학들은 3년간 재정 지원을 받게 되고 이후 5년간은 사후 관리를 받을 예정이다.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대학이 교육개혁협약을 맺고 매년 각 대학이 제시한 목표치 달성도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이행 과제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른 재정지원사업의 참여가 제한되거나 사업비 환수도 이뤄질 수 있다. ※프라임(PRIME) 사업 교육부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이다.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으로, 이공계 강화와 인문사회계 감축을 통해 산업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에 정부 예산을 지원한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3년간 매년 50억∼150억 원씩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국립대인 서울교대에 소아성애 성향의 신입생이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교대는 이 문제를 인지하고도 학내 조사와 신입생 성교육 수준에서 마무리해 소극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서울교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1월 총학에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에서 ‘로리감금’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회원이 서울교대 정시 합격 인증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로리감금은 ‘롤리타 감금’의 줄임말로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보고 가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총학에 따르면 로리감금은 서울교대 직인이 찍힌 2016학년도 정시 합격 통지서와 서울교대 합격생에게 보낸 서신 사진을 올렸다. 이후 일베 이용자들이 “로리감금은 평소 소아성애적 게시물을 많이 올렸다”며 과거 활동을 추적하자 이전에 올린 모든 게시물과 아이디를 삭제했다는 것. 총학 관계자는 “로리감금의 게시글은 찾았지만 인터넷주소(IP주소) 등은 확보하지 못해 입학처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교대는 총학뿐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서도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학내 대책회의를 열고 신입생 전산 자료 등을 검토했지만 일베 측 협조를 얻지 못해 최종 확인은 못 했다”며 “더 조사하려면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거나 신입생 전체를 조사해야 했는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대신 서울교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교육을 강화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진짜로 문제 학생이 입학한 게 사실이라면 이번 기회로 반성했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교대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법적 문제가 있든 없든 로리감금이란 말 자체가 소름 끼친다”며 “초등교사가 돼서 아이들을 가르칠 사람이 아동 성추행에 관련된 닉네임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교대 총학 관계자는 “만약 그런 사람이 입학한 게 사실이면 미래의 수백, 수천 아이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학교 측의 초기 대응이 소극적이었고 아직까지 입학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근 정부 부처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 공직사회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부처의 어느 장관도 조직에서 발생한 문제를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처 수장들이 자리보전에 급급해 ‘뭉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각 부처 앞에는 해결해야 할 사회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이를 위한 정책은 실종된 지 오래다. 환경과 안보, 경제와 산업, 교육과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도 심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전 국민을 들끓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미세먼지 논란 등 국민들의 피부와 맞닿은 중대 현안을 끌고 오면서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풀지 못한 채 논란만 낳고 있는 대표적인 부처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피해자를 왜 만나느냐’고 말해 여론을 들끓게 했다. 또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유차를 ‘클린 디젤’이라고 홍보해 크게 늘려 놓고도 ‘중대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할 뿐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미루기와 떠넘기기 행태에도 불구하고 윤 장관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며 최장수 각료로 일하고 있다. 교육부는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에 이어 과장급 간부의 부하 여직원 성희롱 은폐 파문까지 불거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입시철이 시작된 데다 연말 발표할 역사 교과서 이슈까지 현안이 많지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리더십에 위기가 오면서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한미 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도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외교부와 국방부의 정책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보당국은 지난 2년 동안 ‘3 No(미국으로부터 요청도, 한미 간 협의도, 결론도 없었다)’라는 말로 시간을 끌다 올해 2월 ‘공식 협의’를, 7월 ‘배치 확정’을 발표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그간 ‘한미 사드 비공식 협의’ ‘후보 지역 현장 조사’와 같은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 사드 비공식 협의가 시작됐는지에 대해서조차 침묵하다 5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배치 장소까지 결론내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더욱 키웠다. 특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할 당시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 직접 가 옷 수선을 하고 양복 쇼핑까지 한 사실이 들통 나 ‘바지 수선 외교부’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다. 윤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남중국해 문제 논의 여부’를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롯데를 봐주기 했다는 의혹을 사 감사원 징계 요구를 받은 팀장급 공무원이 휴직제도를 악용해 중견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가 하면 △서기관이 성매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잡히고 △사무관이 산하 기관 직원에게 아들 영어 숙제를 시켜 ‘갑질’ 논란을 일으키는 등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강도 높은 조직 비위 바로잡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표절 의혹과 부적절한 예산 집행 시비에 휩싸이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한 김종덕 장관은 ‘표절 의혹은 이미 다 검토한 것’ ‘국가브랜드는 국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재검토 없는 강행 의지를 밝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앞서 잇따른 ‘홍익대 출신 인사’로도 구설수에 올랐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조숭호 기자}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과정의 핵심인 고등학교 내 자율동아리 활동마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는 학생의 학내 자율동아리 활동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보다 최대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성적 외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특목고나 자사고에 가야 더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의 학교알리미 공시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고교생의 자율동아리 활동 참여 비율은 52.8%로 나타났다. 이 중 과학영재학교 학생의 자율동아리 참여 비율은 평균 287.4%로 학생 1명당 3개가량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학교별로는 경기과학고가 380.2%로 전국 평균의 7.2배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서울과학고(340.9%), 대전과학고(313.4%), 대구과학고(250.7%), 광주과학고(151.8%) 등이 따랐다. 서울 지역 외국어고의 자율동아리 활동 비율은 평균 120%였다. 학교별로는 대원외고가 212.2%로 가장 높고, 명덕외고(168.8%), 한영외고(128.8%), 이화외고(100%) 순이었다. 주요 자사고의 자율동아리 참여 비율은 평균 172.3%로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민족사관고의 참여 비율이 333%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용인한국외대부고(293.9%), 현대청운고(157.0%), 하나고(154.5%) 등이 따랐다. 하지만 일반고 학생의 자율동아리 활동 참여 비율은 평균 이하로, 절반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대체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KAIST 등 상위권 대학 합격자 수가 많은 학교일수록 학생 자율동아리 활동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이는 상위권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대학 합격 경험을 많이 쌓은 자사고 외고 등이 변화된 입시에 발맞춰 자율동아리를 크게 확대하고 있지만 일반고는 경험과 의지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서울대는 76.8%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양대는 2017학년도 신입학 전형에서 정원 내 모집인원 기준 총 2811명을 선발한다. 학생부, 논술, 재능(특기자) 중심 수시 전형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약 71.8%인 2018명을 선발하며 수능 중심 정시 모집을 통해 약 28.2%인 793명을 선발한다. 수시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전면 미적용하고, 개별 전형의 핵심 평가요소 중심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위주로, 논술전형은 논술로, 특기자전형은 특기 위주로 선발한다는 뜻이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무엇보다 교과성적이 중요하다. 전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합격자의 계열별 등급 평균은 자연은 1.12, 인문은 1.13, 상경계는 1.06이었다. 교과성적 관리가 잘돼 있는 학생들이 노려볼 만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면접,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와 같은 제출서류 없이 학생부 내용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학생부 ‘종합’이라는 전형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종합적으로 선발한다. 학생의 교내활동과 교사의 학생부 학생관찰내용을 적극적으로 참고해 학생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학생의 적성·인성 및 성장가능성을 토대로 1061명이라는 큰 규모의 인원을 선발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무엇보다 교내 활동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한양대 측은 “절대적으로 좋은 활동이라는 것은 없고 활동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 활동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논술전형은 논술과 학생부를 60 대 40으로 반영한다. 문제 난이도는 100%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한다. 논술고사 시간은 90분으로 전년에 비해 15분 늘었다. 논술전형은 학생부 평가에서 교과성적(내신)을 반영하지 않으며, 학생부에 기재돼 있는 학교생활 성실도를 종합평가한다. 논술고사는 수능 이후 실시된다. 논술전형 준비 수험생은 한양대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모의논술(5월·7월 시행)과 논술연습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특기자전형은 어학과 예체능(미술·음악·무용·체육·연기)으로 나눠 진행된다. 어학특기자는 1단계에서 외국어 에세이를 통해 3배수를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2단계 외국어 면접을 치러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에세이는 단순한 어학 실력보다는 수험생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접은 사전에 질문지를 주지 않고 2인의 면접관이 1명의 수험생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일반면접)으로 진행된다. 면접을 통해 수험생의 인성과 언어구사능력을 모두 본다. 예체능의 경우, 미술·음악·무용은 실기 위주로 평가하고 체육과 연기는 실적과 서류로 평가한다. 어학특기자의 경우, 한양대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모의 에세이(5월·7월 시행)와 에세이 연습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입시철이 시작된 요즘, 각종 유명 입시포털에서는 ‘갓양대’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신(god)과 한양대를 합해 만든 이 말은, 지난해 말 한양대가 원서접수 바로 다음 날 합격자 발표를 하면서 붙여졌다. 통상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원서 접수 뒤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합격자 여부를 알 수 있는데, 지난해 한양대는 애타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배려해 접수 뒤 하루 만에 합격자 명단을 전격 발표했다. 한양대는 올해도 ‘착한 입시’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전형을 간소화하고 개별 입학상담 등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간소한 입학전형 한양대는 입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면접, 내신,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와 같은 복잡한 전형요소를 과감하게 없앴다. 그 대신 전형별로 최소한의 전형요소로만 선발할 방침이다. 덕분에 수험생들은 다양한 요소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을 덜 수 있게 됐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1단계는 학생부(내신)로 100%를 뽑고 2단계에서는 100% 인성 면접을 볼 예정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기타 제출 서류는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종합평가 내용을 100% 반영한다. 역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면접, 기타 제출 서류는 없다. 논술전형은 논술 60%, 학생부(종합평가)를 40%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특기자 역시 대부분 실기 또는 실적 위주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보지 않는다.입학정보 공개 한양대는 수험생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대학에 대한 정보 부족 때문이라고 보고 2013년부터 적극적으로 학교 입학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한양대 입학처 홈페이지(http://go.hanyang.ac.kr)나 모바일앱(한양입학플래너)을 통해 최근 3개년 합격자의 성적(학과별 수능백분위 평균·논술평균·내신평균)과 충원율, 경쟁률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대교협이 운영하는 ‘어디가(adiga.kr)’ 사이트를 통해 학과별 합격자 80% 컷 점수도 공개하고 있다.일대일 입학상담 한양대가 실시하는 입학설명회는 다른 대학과 달리 개별 입학상담에 많은 비중을 둔다. 수험생들은 사전예약을 통해 개별 입학상담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30분이라는 시간을 통해 수험생과 학부모는 입시와 관련된 대부분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상담에는 20여 명의 입학사정관과 인재 선발관들이 투입되기 때문에 수천 명의 수험생을 상담할 수 있다. 한양대는 “입학상담은 물론 학과 커리큘럼, 진로, 장학에 대한 상담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편리한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한양대 입학처 홈페이지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고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시기별로 다른 수험생의 요구를 충족해주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해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수험생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원클릭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수험생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해 입학정보 모바일앱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이 앱에는 ‘본인에게 맞는 전공찾기’, ‘정시 모의지원’, ‘나에게 적합한 수시전형 추천’, ‘전공소개’, ‘온라인 입학상담’ 등 기능이 담겨 있다.신속·정확한 합격자 발표 한양대는 정시 합격자 발표는 물론이고, 수시 발표 역시 수험생을 배려해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다수 대학의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는 12월 초에 일괄적으로 진행되지만, 한양대는 전형별로 세분화해 합격자 발표를 여러 번에 걸쳐 진행한다. 전년도의 경우 면접이 없는 전형은 9월 말, 면접이 시행되는 전형은 10월 말에 발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논술이나 학생부종합전형과 같이 선발에 시간이 걸리는 전형도 11월 말에 발표를 하고 있다. 올해도 수험생을 배려해 선발 작업이 완료되는 전형은 지체 없이 합격자 발표를 실시할 예정이다.폭넓은 장학금 혜택 한편 한양대는 2017학년도 신입학에서도 파격적인 장학금을 제공한다. 장학금은 크게 다이아몬드7 장학금과 일반장학금으로 나뉜다. 각 장학금별 장학기준 충족 시 전액 또는 반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다이아몬드7 장학금은 한양대의 특성화 7개 학과(다이아몬드7학과)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학과는 자연계열의 융합전자공학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에너지공학과, 미래자동차공학과와 인문·상경계열의 정책학과, 행정학과, 파이낸스경영학과이다. 수시 또는 정시 전형을 통해 해당 학과에 합격한 수험생은 추가 합격자를 포함해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정시 가군 최초합격자 전원에게도 4년간 50%의 장학금을 지급해 실질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제공한다. 단 예능계열, 특별전형은 제외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강남 엄마들이 에르메스 백보다 부러워하는 가방 3개는?’최근 어린 자녀를 둔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이 질문의 정답은 A영어학원 가방, B영재학원 가방, C수학학원 가방이다. 5세부터 7세,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이들 학원은 각 학원별로 자체적인 영재판별검사를 진행하거나 선발 테스트를 거쳐 우수 학생만 뽑는다고 주장한다. 상위 3~5%안에 든 학생만 받는 학원을 표방하기 때문에 이런 학원의 가방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품백보다 부러운 가방 대접을 받는 셈이다.● 학습량, 비용 상상 초월하는 유아학원들 이른바 ‘영재 선발’을 표방하는 이런 학원들은 대체로 △강도 높은 수업 △선행 학습 △많은 분량의 숙제를 지향한다. 영어유치원(영유) 형태로 운영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보면 보통 9시에 등원해 3~4시경 하원 하는데, 학원에 들어서는 동시에 한국어는 전혀 쓸 수 없다. 수업은 45분 수업 후 10분~15분 휴식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책상에 앉아 책과 연필을 잡고 하는 ‘학습’의 형태다. 과제 분량도 매우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숙제는 계속 늘어 7세 정도가 되면 웬만한 유아 학습지 한 권에 해당하는 분량의 숙제를 매일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엄마들이 학원 과제 해결을 위한 방과 후 과외 교사를 따로 붙인다. 과외 교사들은 영유 출신 한국인 강사가 많은데, 회당 5~10만 원 내외의 비용을 받고 엄마들 소개를 통해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학원비는 의대 등록금 수준이다. 영재 교육을 표방하는 강남 일대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경우 월 교습료가 150만원에서 200만 원 선이다. 만일 야외놀이터가 있거나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음악, 미술 등 예체능 활동까지 접목한 학원이라면 비용은 더욱 상승한다. 강남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유명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3개월 단위로 등록하는데 특별 활동비를 뺀 기본 학원비만 900만원에 육박한다.● 학원 입학 위해 과외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학원의 인기는 자리가 없어 못 들어갈 정도로 높다. ‘보낸 지 3개월 만에 문장으로 영어 라이팅을 한다더라’, ‘반년이 지나니 집에서도 영어로만 말한다더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학부모는 “어딜 가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저학년 수학을 떼는지, 어딜 가야 원어민처럼 말하게 되는지 아는데 안 보낼 리가 있냐”며 “선행학습을 안했다가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교과 공부를 미리 해놔야 동아리 활동이나 경시대회 등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애들이 매고 다니는 학원 가방만 봐도 어느 정도 공부하는 앤지 표가 나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학원에서 잘하는 아이들과 인맥을 쌓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엄마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학원 입학을 위해 따로 과외를 받을 정도다. 강남의 한 유명 영어학원에 6세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는 “돌 이후 영어 놀이학교를 보냈고 4세에 들어서면서부터 영어 과외를 붙여 학원 시험을 준비했다”며 “해당 학원에 보내면 원어민처럼 읽고 쓰고 말하게 된다고 해서 꼭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재판별검사를 받아봤다는 또 다른 학부모도 “어린나이에 검사를 받아야 점수가 잘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 일찍부터 준비했다”며 “한글이나 영어를 모를 때 검사를 받아야 선생님이 말로 문제를 설명해준다”고 귀띔했다. 강남의 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이런 학원에 입학하려면 이미 5세 때 영어로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고 영어 대소문자나 단어도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며 “6세나 7세 때 들어가면 5세 때 시작한 아이들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릴 때 입학할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 상담을 받아보니 강남의 한 유아대상 학원의 경우 영재판별검사를 받는 데에만 두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학원 관계자는 “영재판별검사에서 상위 판정을 받더라도 실제 입학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며 “기준 안에 들더라도 워낙 대기자가 많아 입학시험을 볼 기회조차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재판별 검사와 시험을 통해 우수 아이만 뽑기 때문이라는 논리였지만 꼭 그런 것만 같지도 않았다. 해당 학원에는 연예인 자녀나 방송인 등 유명 인사 자녀 비율이 특히 높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실력 느는 것만 보이지만…. 이처럼 영재학습을 표방하는 유아학원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을 몹시 우려한다. 마음껏 뛰어놀며 사회성을 키우고 창의력을 길러야할 5~7세 아이들이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학습만 하는 건 장기적 발달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학원에서 뛰어노는 시간은 통상 30분의 점심시간 후 주어지는 30분 정도의 놀이 시간 정도가 전부다. 종일반 체제의 한 영유 원장은 “놀이터나 야외에 나가는 경우는 한달에 1회 정도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유아대상 영어학원들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하루 평균 수업시간은 4시간 57분으로 중학교 수업시간과 동일했다. 집에 돌아온 후 숙제를 하거나 과외를 받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유아들의 학업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김낙흥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잠시도 가만있을 수 없는 활동적인 시기가 유아기인데, 이런 시기에 그렇게 강도 높은 학습을 한다는 건 아이들에겐 고문”이라며 “아이들이 제대로 표현을 못해 당장은 스트레스가 드러나지 않겠지만 자랄수록 정서불안이나 이상행동 장애를 보이는 등 아주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뇌 과학 분야에서도 영유아의 뇌 발달은 즐겁고 평안한 상태에서 놀이를 통할 때 가장 잘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강한 ‘훈련’에 가까운 교육으로 얼마나 영재성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도 높은 학습을 지향하는 영유 출신 아이들 중에서는 국어 실력이 낮고 창의성 발달이 더딘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 그러다보니 국어와 창의력 사교육을 따로 받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영유 출신 아이들의 국어를 잘 잡아준다고 소문난 서울 강남의 D국어학원은 “6세 때 대기를 걸어놔야 초등학교 입학할 때 즈음 자리가 난다”고 말했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그간 논란이 돼 온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교육부 사이트에서 삭제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해당 표준안은 지난해 발표된 뒤 줄곧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시대착오적이고 편향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온 자료다. 당초 교육부는 이 표준안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사이트에 공개해 왔다. 보건교사뿐 아니라 외부 강사를 활용한 성교육 시에도 이 표준안을 따르도록 해 사실상 성교육의 절대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했던 자료다. 이 표준안 제작에 2년 동안 6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달 사이트에서 삭제한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자료”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를 두고 “1년 넘게 반드시 따라야 할 지침이랬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이제 와서는 공개도 못 할 자료라니 황당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과 그에 따른 교사용 지도서는 전문가들의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구체적으로 △남성은 성욕이 강하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충동적으로 성욕이 일기 때문에 여성의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는 식으로 여성에게 책임 전가 △데이트 성폭력의 원인을 다루며 ‘여성이 데이트 비용을 내지 않기 때문에 남성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극복할 방법으로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저항하다 살해당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사례를 언급 △성교육 시 ‘자위’나 ‘야동’이란 표현은 쓰지 말라는 지침 등이다. 비판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올 초 150곳을 수정했다. 하지만 성교육 전문가들은 “단어만 수정한 정도이지 본질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등 구성원 간의 성폭력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추세다. 성폭력 사건의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또는 유치원 수준까지 낮아지는가 하면, 집단 성폭행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집단 성희롱도 계속되고 있다. 정현미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나 SNS, 친구를 통해 끊임없이 잘못된 성 지식을 얻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을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라며 “잘못 얻은 성 지식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응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여성정책연구원 용역 결과와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8월 말까지 새로운 수정본을 만들 방침이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의 박현이 기획부장은 “초안을 보니 일부만 수정한 형태여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당분간 성교육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
“인공지능(AI) 때문에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그런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발제자) “창의적인 비정규직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일자리가 없어질 것에 대한 걱정 자체가 없다.”(토론자) 알파고 시대에 대비하겠다며 서울시 교육청이 연 혁신교육 심포지엄에서 황당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알파고 시대의 학교교육’ 행사에서다. 이날 행사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취임 2주년 기념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공동 주최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단체다. 심포지엄에는 조 교육감을 비롯해 곽 전 교육감과 초중고 교사 및 일반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발표자 2명과 토론자 3명 중심으로 전개됐다. 발제를 맡은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을 중심으로 AI가 엄청나게 진화하고 있지만 이런 기술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술이라 절대 한국에 넘겨주지 않는다”며 “AI기술이 없는 게 문제지, 일자리 감소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발제자인 손동빈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왜 혁신미래교육을 논하면서 알파고를 고민해야 하는지 선뜻 대답을 못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황당 발언은 계속됐다. ‘오늘의 교육’ 편집장이라고 소개된 정용주 염경초 교사는 “AI야말로 인간의 오래된 꿈인 ‘놀고먹는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하고 싶은 걸 하며 놀고먹는 꿈이 가능한 세상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인권교육과 생태교육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 민주시민교육센터 부소장이자 영화감독으로 소개된 토론자 박성미 씨는 “산업사회에 한 번도 편입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정말 창의적으로 살았다”며 “그래서 일자리가 없어질 것에 대한 걱정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알파고나 혁신교육과 관계없는 횡설수설이 이어지자 청중석에서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중얼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발언을 전해들은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교육과 산업의 괴리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 예로 미국 기업은 AI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파는 데 우리가 그 기술이 없다면 내수든 수출이든 죽는 것 아니냐”며 “수출 없이 어떻게 한국 기업들의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학부모 김 모씨는 “아이들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줄 교육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다”며 “그 답을 부모들이 찾아야 하는 게 한국 공교육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서울 시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반일제 영어학원의 교습시간이 하루 평균 4시간57분에 달해 중학생들의 학교 수업시간과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학원의 교습비는 최대 사립유치원의 11.8배, 대학 등록금의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분야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9일 서울시교육청의 학원·교습소 정보를 분석해 2015년 서울시내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 실태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이 된 학원은 총 224곳이었으며 지역별로는 강남, 송파, 강동 순으로 많았다. 이들 학원의 수업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57분으로 중학교 수업시간(4시간 57분)과 동일했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으로 환산하면 매일 7.4교시 수업을 듣는 셈이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하루 수업교시가 5교시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초등학교 저학년보다 강도 높은 학업을 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의 안상진 부소장은 “이는 유아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위험한 학습 환경”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학원의 월 평균 교습비는 약 89만 원이었다. 가장 비싼 곳은 월 수강료가 182만 원에 달해 사립유치원비의 11.8배, 대학 등록금의 3.3배 수준이었다. 안 부소장은 “현재 정부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기본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다”며 “국책 연구기관에 따라 영어학원 숫자가 2배 이상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고비용과 과도한 학습부담으로 끊임없이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구글의 원격 화상회의 공간인 ‘구글 포털’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26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아이엠랩(I.M.LAB)의 권예람 대표가 24일(현지 시간) 구글 포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했다. 구글 포털은 컨테이너 형태의 공간으로, 그 안에 특수 시청각 장비 및 구글의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도 같은 공간에 마주한 듯한 느낌으로 회의를 할 수 있다. 구글은 22일부터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2016’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구글 포털을 운영했다. 구글 포털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멕시코, 이라크 등 5개국에 설치됐으며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스탠퍼드대에 설치된 구글 포털에 입장해 세계 4개국의 창업자들과 대화했다. 권 대표는 아이엠랩의 심폐소생술 교육용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앱)을 소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칭찬했다. 한편 GES는 오바마 정부 주도로 시작된 글로벌 창업가 회의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올해 행사에는 170여 개국에서 1200여 명의 창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국내에서는 OEC, 스타일쉐어, 스마트스터디 등 3개 스타트업이 초청됐다. 구글은 GES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젊은이들의 창업은 매우 중요하며,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젊은 창업가들의 도전이 필요한 분야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온라인 교육 등 기술 활용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라인’을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하겠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라인 상장을 계기로 네이버가 지향해온 벤처 지향 문화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위 안에 드는 기업이지만 사내에서는 언제나 벤처 기업처럼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2013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장이 바뀌면 회사도 바뀌어야 한다”며 “네이버는 매년 위기를 맞이하고 매년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시대가 다가오자 시장과 사용자의 빠른 변화에 맞추기 위해 조직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했다. 먼저, 본부, 팀, 센터 등의 수직적 조직 구조를 없앴다. 그 대신 서비스의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 빠르게 의사를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셀(cell)’ 조직을 신설했다. 올해부터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거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과제를 담당하는 조직을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는 추후 독립성을 가진 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프로젝트 멤버들이 최신 기술 흐름을 빠르게 읽어내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사 제도도 바꿨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의 직급 제한이 없어졌다. 조직 규모 역시 4명에서 58명까지 다양하다. 네이버는 “이런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웹툰과 브이(V) 라이브 등 새로운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 시장에서 제2, 제3의 라인과 같은 성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구글의 원격 화상회의 공간인 ‘구글 포털’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26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아이엠랩(I.M.LAB)의 권예람 대표가 25일 구글 포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했다. 구글 포털은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공간으로, 그 안에 특수 시청각 장비 및 구글의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도 같은 공간에 마주한 듯한 느낌으로 회의를 할 수 있다. 구글은 22일부터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2016’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구글 포털을 운영했다. 구글 포털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멕시코, 이라크 등 5개국에 설치됐으며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스탠퍼드대에 설치된 구글 포털에 입장해 세계 4개국의 창업자들과 대화했다. 권 대표는 아이엠랩의 심폐소생술 교육용 기기 및 앱을 소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칭찬했다. 한편, GES는 오바마 정부 주도로 시작된 글로벌 창업가 회의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올해 행사에는 170여 개국에서 1200여 명의 창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국내에서는 OEC, 스타일쉐어, 스마트스터디 등 3개 스타트업이 초청됐다. 구글은 GES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젊은이들의 창업은 매우 중요하며,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젊은 창업가들의 도전이 필요한 분야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온라인 교육 등 기술 활용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로봇은 곧 우리 생활 속 어디에나 존재하게 될 거예요. 여기 있는 웨이터들도 15년쯤 뒤엔 로봇으로 대체되겠죠. 유서 깊은 레스토랑에나 가야 인간 웨이터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시대를 앞두고 사회와 경제,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논의해야 해요.”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글로벌 로봇공학계의 스타는 차분한 눈길로 커피숍 풍경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를 진중한 표정으로 쏟아내는 이 사람은 미국 코넬대 가이 호프먼 교수(43·사진)다. 그는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분야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자신의 연구에 대해 강연한 17분짜리 테드(TED) 동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250만 번 이상 재생된, 로봇 분야의 최고 인기 강연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올초 SK텔레콤과 가정용 사물인터넷 로봇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로봇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움직임을 통해 인간과 교감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가 개발한 전등 로봇은 겉보기엔 영락없이 평범한 탁상용 스탠드지만 이용자의 움직임과 소리에 따라 고개를 움직이고 불빛을 비추며 반응한다. 마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의인화된 사물들이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호프먼 교수가 이처럼 인간과 친숙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그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이스라엘 출신인 그는 대학에서 영화학, 심리학, 철학, 수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졸업 후엔 이스라엘의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체크포인트 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일간지에 기사도 썼다. 이후 뉴욕의 유명 디자인학교인 파슨스 스쿨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다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만약 내가 여러 분야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발달할 미래에는 더더욱 이 같은 학제 간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과 AI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다양한 생각의 전개방식’”이라며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에 도전하는 ‘소프트 스킬’도 꼭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로봇은 곧 우리 생활 속 어디에나 존재하게 될 거에요. 여기 있는 웨이터들도 15년쯤 뒤엔 로봇으로 대체되겠죠. 유서 깊은 레스토랑에나 가야 인간 웨이터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시대를 앞두고 사회와 경제,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논의해야 해요.”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글로벌 로봇공학계의 스타는 차분한 눈길로 커피숍 풍경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를 진중한 표정으로 쏟아내는 이 사람은 미국 코넬대 가이 호프만 교수(43·사진)다. 그는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분야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자신의 연구에 대해 강연한 17분짜리 TED 동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250만 번 이상 재생된, 로봇분야 최고 인기 강연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SK텔레콤과 가정용 사물인터넷 로봇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로봇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움직임을 통해 인간과 교감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가 개발한 전등 로봇은 겉보기엔 영락없이 평범한 탁상용 스탠드지만 이용자의 움직임과 소리에 따라 고개를 움직이고 불빛을 비추며 반응한다. 마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의인화 된 사물들이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호프만 교수가 이처럼 인간과 친숙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그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그는 대학에서 영화학, 심리학, 철학, 수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졸업 후엔 이스라엘의 유명 정보기술(IT)기업 체크포인트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일간지에 기사도 썼다. 이후 뉴욕의 유명 디자인학교인 파슨스 스쿨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다시 MIT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만약 내가 여러 분야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발달할 미래에는 더더욱 이 같은 학제 간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과 AI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다양한 생각의 전개방식’”이라며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에 도전하는 ‘소프트 스킬’도 꼭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2006년 3월 신규 선임된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현지화를 강조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처음 공식화했다. 최 회장은 “중국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성장이 한국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흐름을 유연하게 타기 위해 우리는 ‘차이나 인사이더’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후 10년 동안 국내 기업 중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석유화학과 반도체 등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펼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이 최근 2, 3년 사이 잇달아 결실을 맺고 있다. 성장 정체로 고민에 빠진 SK텔레콤과 SK플래닛 등 정보기술(IT) 계열사들도 다시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스마트 스탬프’(폰에 찍는 도장) 기술을 가진 국내 벤처 원투씨엠, 중국 둬라바오(결제대행업체), 블루포커스(미디어광고그룹), 헤이마라이브(모바일서비스업) 등과 함께 올 11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 합작사를 통해 중국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합작사는 원투씨엠의 스마트 스탬프 기술을 활용해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등을 기반으로 쿠폰 발행, 상품 광고, 지불 결제 등의 서비스를 운용할 예정이다. 지분은 SK텔레콤과 원투씨엠이 각각 42.71%, 35.81%, 중국 3사가 나머지 21.48%를 나눠 갖는다. SK텔레콤으로서는 중국에 재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SK텔레콤은 중국 통신시장 진출을 목표로 2006년 7월 차이나유니콤 지분 3.8%를 사들였지만 별다른 사업을 해보지도 못한 채 2009년 9월 전량 매각한 바 있다. 3000억 원의 시세차익은 큰 위안이 되지 못했다.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주로 SK종합화학, SKC,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장치산업 계열사들이 주도해 왔다. 지난해 8월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SK그룹의 중국 진출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복귀 10여 일 만에 떠난 첫 해외 출장지로 중국을 선택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SK종합화학은 올 초 아예 중국 상하이(上海)에 전략사무소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최근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로부터 1조 원대 투자를 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가 중국에 목을 매는 이유는 대표적 규제산업인 에너지와 통신은 국내에서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연적 과제”라며 “그중에서도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고 거대한 소비재 및 중간재 시장을 가진 중국은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설명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임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