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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건설업체들이 최근 ‘저가 전략’을 앞세워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유럽의 장기불황으로 선진국 시장이 흔들리자 거친 사업 환경, 안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전까지 들어가기 꺼리던 중동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건설업체들은 전통적 텃밭인 중동 시장에서 수주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4대강 등 국책사업 입찰에서 담합했다는 이유로 총 1조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내고, 국내에서 공공공사 입찰 제한을 받고 있는 한국 건설업체들을 두고 해외 경쟁사들이 ‘한국 업체는 비리 때문에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식의 흑색선전을 하고 있어 치열해지는 글로벌 수주전에서 손해가 커지고 있다. 이달 7일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NPC가 발주한 정유공장사업(NRP) 4번 패키지는 이탈리아 업체인 사이펨 컨소시엄의 몫으로 돌아갔다. 석유 저장탱크를 만드는 14억 달러(약 1조5400억 원) 규모의 공사였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이 각각 입찰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친 뒤 유럽 건설업체들은 무섭게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높은 실업률과 내수시장 불황에 시달리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업체들은 ‘덤핑 수주’도 불사하고 있다. 대표적 업체가 사이펨이다. 이 회사는 10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쿠라이스 유전 확장 사업을 최저가로 따냈다. 중동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건설 등이 30억 달러(약 3조3000억 원) 규모로 발주된 이 사업 입찰에 참여했지만 예상 금액의 절반 수준(16억 달러)을 써낸 사이펨에 밀렸다. 김운종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유럽이 0%대 저성장을 겪으면서 유럽 건설사들은 기대수익률이 낮더라도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이 최근 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낙찰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서 유럽 건설사들의 선전은 숫자로 확인된다. 미국 건설전문지 ENR에 따르면 2012년 매출액 기준 중동 지역에서 5위였던 그리스 건설사 CCC는 2013년 기준 3위로 상승했고 사이펨은 6위에서 5위로 순위가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액 3위였던 대림산업은 6위로, 8위였던 GS건설은 10위로 내려왔다. 9위였던 SK건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유럽 건설사와 달리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저가 수주를 자제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해외 수주에 나서기 힘들다. 한 대형 건설사의 임원은 “한 건에서 손해를 봐도 이어진 사업을 수주해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저가 수주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의 전략은 ‘제값 받기’여서 당분간 수주에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공사 입찰 담합에 따른 제재도 한국 건설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초 입찰하는 동남아 한 나라의 교량 건설사업을 두고 한 중국 업체가 한국 건설업체들에 대해 흑색선전을 벌이는 정황이 현지 대사관에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입찰 참여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이 업체는 “한국 업체는 수주한다 해도 한국 내 제재에 묶여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서둘러 발주처에 서한을 보내 오해를 풀었지만 자칫 한국 업체들은 입찰 참여조차 못할 뻔했다.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시장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담합 조사와 처분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을 사면하거나 가석방해야 한다는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대한건설협회가 124개 상장 건설사를 대상으로 3분기(7∼9월)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총 1조595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43.5%인 54개사가 당기순손실을 냈다.홍수영 gaea@donga.com·김현진 기자}
올해 국토교통 관련 정책정보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았던 정보는 ‘새로운 고속철도(KTX) 할인, 11월 도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30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 소통채널 이용 현황을 집계해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베스트 10 국토교통 정책정보’를 발표했다. 국토부의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landkorea)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도달수를 나타낸 게시물은 ‘새로운 KTX 할인, 11월 도입’으로, 32만1152명이 관심을 가졌다. 이어 ‘인천공항 KTX 개통합니다’(4만2032명), ‘10월 26일부터 바뀌는 항공편, 확인하고 타세요’(2만9376명), ‘항공기 내 불법행위 더 이상 관용 없다’(2만4336명), ‘새로운 주거급여란?’(2만888명) 등의 순이었다. 트위터(www.twitter.com/korea_land)에서는 ‘수도권 직행좌석버스 입석 대책 첫날, 이용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원활하게 시행되었습니다’가 645건으로 가장 많이 리트윗(해당 글을 자신의 트위터로 퍼오는 기능)됐다. 2위는 ‘상왕십리 열차사고 관련 이용객 피해와 불편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리트윗 146회), 3위는 ‘새로운 KTX 할인, 11월 도입’(리트윗 58회) 순이었다. 유투브(www.youtube.com/korealand)에서는 이용자들이 클릭으로 참여하는 영상인 ‘응답하라 KTX 퀴즈’가 1만7611건으로 최다 조회수를 나타냈다. 이어 부동산 통합민원서비스를 소개한 ‘의리의 일사편리’(1만7208건), 층간소음 등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소개한 ‘조용하지 않는 아파트 관리비’(9149건) 등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아울러 블로그(korealand.tistory.com)에서는 ‘자동차 연비 올리는 방법’(1만1942명 방문), ‘손님이 왕, 보행자는 왕’(8030명), ‘푹푹 찌는 무더위 경인 아라뱃길에서 날려버려요’(7160명) 등이 높은 조회수를 나타냈다. 김형렬 국토부 대변인은 “국토·주택·건설·수자원 등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히 교통에 대한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실생활에 유익한 국토교통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통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검찰에 앞서 ‘땅콩 회항’ 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에 대해 ‘봐주기 조사’를 했다는 지적을 일부 인정하고 관련 공무원 8명을 문책하기로 했다. 최근 땅콩 회항 조사 과정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여온 국토부는 “조사 직원 간 역할 분담과 적절한 지휘감독이 없어 초기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고, 조사 과정에서 조사관 일부가 대한항공 임원과 수십 차례 통화하는 등 여러 부적절한 행동과 절차상 공정성 훼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29일 조사 결과를 밝혔다. 또 관련 공무원 8명을 문책하는 한편 검찰 수사 결과 공무원들의 추가 비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토부는 우선 조사 내용을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한항공 임원에게 알려준 혐의(공무상 기밀누설)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출신 김모 항공안전감독관(54)에 대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중징계에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의 조치가 포함된다. 김 감독관은 이미 검찰 조사를 거쳐 26일 구속 수감됐다. 또 조사단에 참여한 이모 항공보안과장과 이모 운항안전과장, 대한항공 출신 최모 항공안전감독관에 대해서도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조사 책임을 맡은 이모 항공정책실장 직무대리(항공정책관)와 권모 항공안전정책관을 비롯해 실무자 4명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경고하기로 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국민에게 사과했다. 서 장관은 이날 국토부 간부회의에서 “조사 과정에서 국민께 커다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전문인력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가 채용과 특정 항공사 출신 비율 제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의 구속 여부는 30일에 결정된다. 서울서부지법은 30일 오전 10시 반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한다. 또 증거 인멸과 강요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대한항공 여모 상무(57)의 구속 여부도 함께 판단한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에서 12일 사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정석인하학원에는 인하대 항공대 인하공업전문대 등이 속해 있으며 조 전 부사장의 임기는 2016년 10월까지였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은 사실상 한진그룹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한진그룹에 대한 지분은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홍수영 gaea@donga.com·이건혁·김성규 기자}
빚을 갚지 못해 강제로 압류되거나 해지된 청약통장이 6년 동안 약 22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28일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채무불이행으로 압류, 추심을 당하거나 은행의 상계(대출과 예금을 상쇄)로 강제 해지된 청약통장은 21만9966건, 총 3838억 원 규모였다. 연도별로는 2009년 2만7600건(457억 원)에서 2010년에 5만912건(1035억 원)으로 급증한 뒤 2011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김 의원은 “청약통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진 만큼 일정 금액 이하는 압류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올 하반기(7∼12월)에 이어진 청약 열기에 힘입어 대형건설사들이 내년 1분기(1∼3월)에 아파트 공급량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초 청약 1순위 자격 완화로 인기지역의 분양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또 ‘부동산 3법’(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에게 3주택까지 분양 허용)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분양가가 오르거나 기존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분양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어 그 영향이 나타나기 전에 서둘러 분양몰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 내년 1분기, 올해 같은 기간 4배 이상 쏟아져 업계에서는 부동산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부동산시장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분양시장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 합의에 따라 앞으로 시장과열 우려 지역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민간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는 ‘착한 분양가’가 아니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요즘처럼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일 가능성이 많다. 이 경우 실수요자들의 새 아파트 구매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도 분양시장에는 좋지 않다. 부동산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웃돈을 기대하고 분양시장을 기웃거리던 투자수요가 기존 주택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적용을 3년간 유예하고 재건축 조합원에게 3주택까지 주택을 허용하면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규 분양시장보다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기존 주택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올해의 청약 열기가 이어지는 내년 초에 서둘러 분양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10위 이내 건설사의 1분기 공급물량은 약 30개 단지 2만9365채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10대 건설사의 공급물량(7개 단지 7208채)과 비교하면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GS건설이 6133채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5732채) 대림산업(4898채) 롯데건설(3500채) 현대엔지니어링(3155채) 한화건설(2577채) 대우건설(1523채) SK건설(1196채) 포스코건설(387채) 삼성물산(264채) 등이 뒤를 잇는다.○ 알짜 부지 많아 수요자들 큰 관심 내년 초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올해 아껴뒀던 알짜 부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적잖아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A13블록에서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를 내년 1월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6층 22개 동에 전용면적 59∼84m² 1194채 규모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이 가깝다. 곧 들어설 예정인 신세계 복합쇼핑몰, 이마트 등도 이용하기 편하다.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각각 ‘북아현 푸르지오’(940채·내년 1월)와 ‘북아현 e편한세상’(1584채·내년 2월)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 경의선 신촌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짓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를 내년 2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44층 6개 동에 전용면적 84∼115m² 1238채 규모다. 금천구에 2012년부터 입주 물량이 없다 보니 올해 2, 4월에 이뤄진 1, 2차가 단기간에 분양을 마쳤다. 삼성물산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4구역에서 주상복합 단지를 내년 3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9층 2개 동에 전용면적 59∼102m² 아파트 264채와 전용면적 31∼65m² 오피스텔 55실로 이뤄진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역세권 단지다. 지방에서도 분양물량이 많다. 롯데건설은 내년 3월 경남 창원시 합성동에서 1076채 규모의 ‘창원 롯데캐슬 더 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신세계백화점, CGV, 롯데시네마,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가깝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맨션을 재건축한 263채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내년 2월 분양할 예정이다. 부산 지하철 2호선과 단지가 맞닿아 있으며 광안리 해변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30일부터 현금이 없어도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부터 한국도로공사 소속인 전국의 313개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신용카드로 통행료를 내려면 요금소에 진입해 단말기에 카드를 갖다대면 된다. 지금까지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지불할 때는 하이패스를 이용하거나 현금, 선불교통카드 등만 허용됐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현금을 챙기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지체 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수납원이 신용카드를 건네받아 결제단말기에 긁은 뒤 카드사로부터 승인을 받으려면 현금정산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에 설치된 교통카드 단말기처럼 신용카드를 갖다대면 결제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런 우려가 없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금 정산에는 차량당 평균 20∼30초가 걸리지만 신용카드 단말기를 이용하면 2∼3초로 정산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통비 소득공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민자고속도로들과 협의해 내년에는 민자 구간에도 신용카드 통행료 결제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26일 국토교통부의 ‘땅콩 회항’ 조사 내용을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한항공 임원에게 알려준 혐의(공무상 기밀누설)로 국토부 김모 조사관(54)을 구속 수감했다. 이날 김 조사관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서부지법 김한성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 조사관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의 땅콩 회항 조사를 진행하던 7∼14일 대한항공 여모 상무(57)와 40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국토부 감사 결과 밝혀졌다. 김 조사관은 감사가 시작되자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를 삭제했으며 검찰은 국토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뒤 24일 김 조사관을 긴급 체포해 조사해왔다. 또한 검찰은 김 조사관의 계좌에서 대한항공 관계자들과의 돈거래 사실을 확인해 대가성 유무를 살펴보고 있다. 김 조사관은 기밀 누설 등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또 검찰은 국토부 공무원들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좌석 승급(업그레이드) 특혜를 받았다며 참여연대가 수사를 의뢰해옴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6일 “대한항공을 이용해 유럽으로 해외출장을 간 국토부 과장 1명과 같은 과 직원 2명 등 최소 5명이 좌석 업그레이드 특혜를 받았다”며 이는 뇌물 및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자체 감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감사관실은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한 올해 상반기(1∼6월)를 중심으로 전체 공무원의 출장 기록을 확인하고 있으며 특혜가 사실로 드러날 때는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좌석을 부당하게 승급 받았다가 적발된 소속 공무원이 최근 3년간 35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2, 2014년에는 서울·부산지방항공청에 소속된 공무원 27명이 좌석을 부당하게 승급한 사실이 정기 종합감사에서 적발돼 모두 경고 조치됐다. 또 2013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항공교통센터에 대한 정기종합감사에서는 8명이 적발돼 경고를 받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토부뿐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출장을 갈 때 좌석 승급 요청이 온다”면서 “예전에는 간부급에 국한됐는데 최근에는 직원들까지 승급 요청을 해 요청 건수를 집계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이건혁 gun@donga.com·홍수영 기자}

《 동아일보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2014 대한민국 정책 평가’ 결과가 공개된 뒤 정부 각 부처가 평가 보고서를 요청하거나 반박 자료를 보내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가 결과에 반론을 제기한 4개 부처의 주장과 평가 연구진의 설명을 정리했다. 》 올해 10월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단통법)’은 정책 평가 대상 40개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단통법이 5점 만점에 2.2점이라는 ‘낙제점’을 받은 것은 추진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이동통신 시장에도 혼란을 준 탓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본보에 A4용지 5쪽 분량의 설명 자료를 보내 이런 평가 결과에 강한 반론을 제기했다. 미래부 주장의 핵심은 “시행 초기인 단통법의 성패를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미래부는 또 이달 1∼21일 이동전화 하루 평균 개통이 5만6036건으로 단통법 시행 전인 1∼9월 평균인 5만8363건의 96.0%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정부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 제정 과정에서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했다”며 “법 시행 후 석 달 가까이 지나면서 법이 의도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책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전문가와 일반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단통법의 효과성과 만족도를 측정한 시기는 시장 혼란이 극에 달했던 10월 초가 아니라 시행 한 달이 지난 11월이었다.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11월 평가 당시에도 정부는 ‘단통법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단말기 출고 가격이 인하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격이 떨어진 건 경영 악화에 빠진 팬택 제품이나 삼성, LG의 구형 단말기 등이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정책 효과와 소비자들의 체감도에는 거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이 성공하려면 시행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해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시장에 심어 줘야 하지만 단통법은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 교수는 “미래부는 단통법 준비 과정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철저히 정책 공급자 위주로만 접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문체부 “외국인 관광객 사상 최대에도 평가 인색”… 평가진 “中수요 늘어난 덕분… 정책효과로 볼수없어” ▼37위 ‘관광산업 통한 내수 활성화’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산업을 통한 내수 활성화 및 신규시장 개척’ 정책은 5점 만점에 평가 점수 2.5점을 받았다. 평가 대상 40개 정책(4개 분야) 가운데 37위다. 평가 대상에는 관광주간 정책과 관광산업 채용 박람회 개최,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 관광, 컨벤션, 전시회) 산업 활성화, 의료 관광 육성 정책 등이 포함됐다. 문체부 관광정책관과 관광정책과 과장 등은 기사 게재 전 동아일보에 찾아와 담당 기자 등을 면담했다. 면담에서 문체부 측은 “문체부의 노력이나 사상 최대 외국인 관광객 수 돌파 등의 성과에 비해서는 평가가 낮게 나와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한, 초기 단계의 정책이 많아 국민의 인지도가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광 분야 정책 평가를 담당한 연구진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인 측면이 크고, 관광객 구성 다변화와 국내 관광 인프라 조성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평가 점수가 낮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두래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문체부가 펼친 정책의 효과라기보다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 수요가 늘어난 덕이 더 크다”며 “중국 외에 러시아나 동남아 등으로 방한 관광객의 출신국 구성을 다변화하는 정책의 경우 그 효과가 미미한 점을 문체부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국내 관광 인프라 형성을 위한 관광두레(주민공동체에 기반을 둔 관광 사업체 창업 및 육성) 사업은 정책 의도는 좋았지만, 들인 예산에 비해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부족했다”면서 “관광 기업 펀드 조성은 문체부의 다른 정책과 내용이 겹치고, 관광두레와 마찬가지로 관광 업계 관계자 외에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평가에 낮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국내 관광 인프라 조성 정책과 해외 관광객 다변화 정책들 사이의 연계성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 여성부 “시행기간 비교적 짧아 평가에 불이익”… 평가진 “점수-정책시행기간 큰 상관관계 없어” ▼32위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이번 정책 평가에서 여성가족부의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 정책’은 2.8점을 받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복지 수혜자들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정책의 지속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여성가족부는 이에 대해 “정책 시행 기간이 5년밖에 안 돼 장기간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진행돼 온 다른 정책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수혜 대상이 한정적이다 보니 인지도가 떨어져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경력단절여성취업지원과 과장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국무조정실로부터 우수 정책으로 꼽히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는데 이번 평가 결과는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책을 평가한 최영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책의 효과성과 지속 가능성이 많이 떨어져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가부가 이 정책에 연평균 297억 원의 예산을 쓰고 있지만 이들의 지원을 받아 취업한 여성 중 67.1%는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책의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하고, 일회성 취업 알선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시행 기간이 짧아 평가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여가부 주장에 대해 최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항목 확대 정책은 시행 기간이 훨씬 더 짧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평가에서 시행 기간과 점수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수혜 대상이 한정적이라 인지도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여가부 주장에 대해서도 “이번 평가에서 인지도를 조사하긴 했지만 점수에는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평가진은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 정책’이 더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수혜 대상을 현재보다 세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력단절여성 중에서도 학력, 경력 등에 따라 지원책이 달라져야 하는데 현재는 수혜 대상이 모호하다 보니 정책이 구체성을 띠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국토부 “집값 상승 기대감에 일시적 인기 하락”… 평가진 “정책 현실성 떨어져 주택 수요자 외면” ▼28위 ‘年1%대 대출상품, 공유형 모기지’‘공유형 모기지’는 금융기관(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집주인과 금융기관이 집을 팔 때 생기는 매매 차익이나 손실을 나누는 연리 1%대 대출 상품이다. 이번 정책평가에서 공유형 모기지는 5점 만점에 2.9점을 받아 올해 정부가 추진한 40개 핵심 정책 가운데 공동 28위에 그쳤다. 공유형 모기지는 지난해 10월 시범사업 당시 접수 54분 만에 5000명이 신청해 마감될 만큼 초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본 사업이 시작된 뒤 올해 11월까지 7313명이 신청해 신청 금액이 9623억 원에 그쳤다. 연말까지 1만5000명에게 2조 원을 대출하겠다는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집값 하락 시 집주인의 손실을 덜어 주는 공유형 모기지는 부동산 침체기에도 잠재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한 틈새 상품”이라며 “올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인기가 떨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주장했다. 다만 “상품이 어려워 인지도가 낮은 측면은 있다”며 “은행 창구 등을 통해 상품 안내를 좀 더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책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공유형 모기지의 설계 자체가 주택 수요자에게 이 상품을 이용할 뚜렷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수익 공유형의 경우 수익을 금융기관과 나누므로 결국 금리를 높게 지불하는 셈이 돼 저금리의 메리트가 사라지고, 손실을 나누는 손익 공유형의 경우 손해가 날 상황을 예측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이어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 수요자가 집을 살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는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제도를 설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책을 내놓을 때 수요자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최고야·김수연·홍수영 기자}
앞으로 무주택자는 가구주가 아니어도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청약할 수 있다. 고령자나 장애인이 있는 가구는 희망할 경우 1층 주택을 우선 배정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26일부터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가구 구성원이 모두 무주택자이면 가구주가 아니어도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무주택자인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이 부분을 폐지한 것이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결혼으로 가구주 지위를 상실하면 청약자격을 잃게 되는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새 규칙을 따르더라도 가구당 주택 한 채만 청약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이 있는 가구 구성원이 청약에 당첨됐을 때 희망할 경우 1층 주택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당첨자 본인이 노인이나 장애인일 때만 1층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또 자사 근로자에게 임대하기 위해 민영주택을 분양받으려는 기업은 단지, 동 또는 가구단위로 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출범 9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매년 수천억 원대 적자에 시달리던 ‘만년 적자기업’의 꼬리표도 떼게 됐다. 코레일은 비용 절감과 사업구조 개선 등으로 올해 740억 원대의 영업흑자가 예상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2013년(영업적자 1932억 원) 대비 영업이익이 약 267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적자 개선 폭인 1100억 원의 갑절이 넘는다. 이로써 2013년 말 기준 17조40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줄일 전환점을 마련했다. 정부가 지정한 ‘부채과다 중점관리 대상기관’인 코레일은 당초 내년에 영업흑자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올해 각종 수익창출 방안을 강구해 왔다. 코레일은 지난해 10월 최연혜 사장(사진) 취임 직후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을 총괄하는 ‘경영정상화추진단’을 구성했다. 여객본부, 광역철도본부, 물류본부 등 사업을 책임지는 부서뿐만 아니라 기술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모든 부서에 수익과 비용 목표를 부여해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시간대, 좌석, 노선, 상품에 따라 철도요금체계를 다양화해 탑승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수익관리시스템도 도입했다. 11월부터 요금을 일부 합리화한 점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코레일 적자의 주범인 화물열차 운영을 효율화했다. 전국 125곳에 있던 화물역 가운데 이용률이 저조한 소규모 화물역 54곳을 없애고 주변 거점역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도로운송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북 북전주역의 무연탄 운행을 중단하는 등 전국의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1만1000여 회 감축했다. 대신 군 특수화물 등 전략적 품목을 운송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역∼도라산역을 왕복하는 경의선 평화열차 ‘DMZ-Train’, 용산역∼전주역을 달리며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서해금빛열차’와 같은 수익성 높은 관광열차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지정 명인의 전통주를 철도차량모형 도자기에 담아 KTX 주요역과 열차 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시험제작한 전통주 1000병이 나흘 만에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 사장은 “내년에는 사업부문별로 재무제표를 따로 산출하는 구분회계를 실현하고 영업흑자 규모를 더 확대해 당기순이익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국무총리 소속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으나 수질 악화, 생태계 훼손 등 부작용도 있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가 ‘일부 성과, 일부 부작용’이라는 어중간한 결론을 내림에 따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조사위는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효과와 시설물 안전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수자원, 수환경, 농업, 문화관광 등 네 분야에 걸쳐 과학적 객관적 방법으로 조사 평가한 결과 4대강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다만 “충분한 공학적 검토와 의견 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해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2009년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 제시한 홍수 대비 효과와 관련해 “4대강 주변 홍수 위험 지역의 93.7%에서 위험도가 줄었다”고 밝혔다.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도 계획(13억 m³)의 90%인 11억7000만 m³를 확보했다. 반면 낙동강의 일부 수역에서 보 설치와 준설로 유속이 느려져 수질이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또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중 구미보 달성보 등 6개 보 아래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확인했다. 조사위는 “현 단계에서 구조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속히 누수 원인을 조사해 보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4대강 조사위는 지난해 1월 “4대강 사업이 부실 설계 시공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사회적 논란이 일자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9월 발족시켰다. 이날 ‘4대강 사업 조사 평가 보고서’로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됐고, 이달 안에 2500여 쪽에 이르는 실무 조사단의 보고서도 공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4대강 사업이 더이상 정쟁의 도구나 정략적 공세의 대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사업 자체가 부실이라는 것이 드러난 만큼 4대강 국정조사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땅콩 회항’ 파문을 수사해 온 검찰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사진)과 대한항공 여모 상무(57)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24일 오전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사전에 예고한 건 이례적이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 네 가지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5일 0시 50분(현지 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86편(A380 기종) 항공기에서 기내 서비스를 빌미로 ‘램프 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한 것은 ‘항로변경죄’에 해당된다고 봤다. 항공보안법 제2조 1항에는 ‘운항 중이란 승객이 탑승한 후 항공기의 모든 문이 닫힌 때부터 내리기 위해 문을 열 때까지를 말한다’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항로는 지표면상 항공기가 이동하는 선 모두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관제탑의 허가 아래 예정된 경로로 이동 중인 항공기가 무리하게 항로를 변경해 항공기 운항이 안전상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항공기항로변경죄는 법정형량 최고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박창진 사무장(43) 등 승무원을 기내에서 폭행한 부분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박 사무장에게 내리라고 지시한 것은 업무방해와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논란이 됐던 ‘증거 인멸 교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증거 인멸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 상무로부터 보고 및 지시를 받은 정황은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입증이 쉽지 않아 보강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땅콩 회항’의 최초 보고서 삭제 및 승무원 회유를 주도한 여 상무에게는 증거인멸죄 및 강요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23일 ‘땅콩 회항’ 조사에 참여한 대한항공 출신 김모 조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 조사관은 국토부 조사가 진행된 7∼14일 박 사무장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지목된 여 상무와 수십 차례 통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토부의 특별감사가 시작되자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을 삭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이건혁 gun@donga.com·홍수영 기자}

“일부 부작용에 대해 후속조치가 조속히 시행된다면 지속가능하게 관리될 것이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내린 최종 결론이다. 4대강 사업에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안전 등에 일부 문제점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다소 어정쩡한 결론이다. 찬성론자, 반대론자들의 팽팽한 의견 대립을 반영해 일종의 ‘타협적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4대강 조사위는 “민간 전문가 등 92명이 1년 4개월 동안 최대한 객관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조사위의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본래 취지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명암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홍수 저감, 수자원 확보 효과는 합격점 2009년 6월 정부가 내놓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4대강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홍수 대비’다. 조사위는 “4대강 주변 홍수위험구역 807.95km² 중 93.7%인 757.11km²에서 홍수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천을 깊게 만들기 위해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준설이 계획만큼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 강 둔치에 쌓아둔 흙이 홍수가 발생했을 때 흘러내릴 수 있어 “계획한 만큼의 저감 효과에는 못 미쳤다”고 밝혔다.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량은 13억 m³였으나 실제 확보량은 11억7000만 m³”라고 밝혔다. 90% 달성률이다. 하지만 물이 부족했던 곳과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이 늘어난 곳이 일치하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가뭄에 확보할 수 있는 수자원이 연간 3억9900만∼6억2600만 m³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중 실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양은 1억3200만 m³뿐”이라고 밝혔다. 배덕효 4대강 조사위 공동위원장(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은 “물을 저장하기 위한 보의 위치로 왜 해당 지역을 선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부 문건이나 자료가 없었다”고 말했다. ○ 수질 및 수생태계 영향은 기대에 못 미쳐 수질 개선과 관련해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한강과 낙동강, 금강은 전반적으로 생물화화적산소요구량(BOD)과 식물플랑크톤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BOD는 미생물이 물 속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으로, BOD가 감소했다는 것은 수질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낙동강 중 상류지역 4개 보 구간에서는 공사 이전보다 수질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일부 구간에서 수질이 악화된 것은 보 설치와 준설로 물의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낙동강에서 녹조 현상이 심했던 것도 가뭄에다 유속이 느려진 탓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정수처리 대책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어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의 독소로 수돗물이 오염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려던 계획은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생태공원이 조성돼 대부분 공원에 생태적 특징이 구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대강 생태공원의 육상식물 87%가 하천습지와 어울리지 않는 종으로 조사됐다. 또 생태하천이 직선으로 흐르면서 식물 서식처가 훼손되고, 강에서 사는 어종 대신 저수지처럼 정체된 물에서 사는 어종이 증가하는 등 서식 생물군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보 물받이공 누수, 보강 필요” 4대강 조사위는 “보 16개 중 6개의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확인됐다”면서 6개 보를 상세하게 조사해 적합한 보강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누수가 나타난 보는 구미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다. 이런 현상이 보 구조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파이핑(piping) 현상’인지에 대해선 조사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최동호 위원(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수압에 의해 물이 일부 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파이핑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위원은 “파이핑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상류의 물이 지반을 통해 하류로 나오는 파이핑 현상이 아니라 보 본체 콘크리트의 갈라진 틈새로 물이 새 나온 것으로 통상 콘크리트 댐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16개 보가 기본 하중을 고려해 적절히 설계돼 구조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확인된 보에 대한 보수·보강 등 후속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16개 보는 모두 건설사의 하자보수 기간(2∼3년)이 남아 있어 건설사가 보수하면 된다.홍수영 gaea@donga.com·이종석·김현지 기자}

‘생활비 감소와 금융소득 증대를 통한 내수 진작.’ 정부가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담은 개인 및 가계 관련 정책들의 취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각종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증시를 통해 개인이나 가계가 근로소득 외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민간건설사들이 임대사업에 미온적인 데다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계획을 구체화하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민간 주택임대산업 육성 이번에 발표된 민간 주택임대산업 육성방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임대 아파트로는 최근 세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월세가 LH 임대 수준이면서도 아파트의 질을 민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려면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건설사들을 임대시장에 끌어들일 다양한 ‘당근’을 마련했다. 우선 LH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 미매각 토지를 민간에 싼값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LH가 조성한 분양주택용지를 임대주택용지로 전환하거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요건을 완화해 그린벨트에서 새로 풀린 땅을 민간에 임대주택용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임대사업자 가운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10∼40%)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매입임대사업자에서 건설임대사업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가 자금난으로 착공을 못한 민간건설사가 분양을 임대로 전환할 경우 정부 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런 브랜드 민간 임대아파트 공급정책에 대해 대형건설사들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LH 등이 보유한 공공택지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데 어느 지역일지, 얼마나 저렴하게 공급할지가 나와야 수익성을 분석할 수 있다”면서 “1월에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1월 구체적인 민간임대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통상 민간건설사가 내년 초 LH 등의 분양주택용지를 매입한 뒤 건설 인·허가 등을 거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 분양과 함께 착공해 2년 정도 지나 입주할 수 있다. 임대아파트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이르면 2017년 말 브랜드 임대아파트가 시장에 나온다. ○ 배당주 투자 유망 아울러 정부는 대출 후 단기간에 갚도록 설계돼 있는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나 변동금리로 시중에 풀려 있는 200조 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금리가 갑자기 오를 때 개인의 상환 부담이 급증하는 것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또 금융위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에 대한 최소의무상환비율도 소득수준과 연계해 차등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1850만 원을 기준소득으로 잡고 실제 소득이 기준소득의 150% 이상인 사람은 초과분의 15%를 의무적으로 상환하는 반면 실제 소득이 기준소득의 200% 이상인 사람은 초과분의 25%를 갚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상장기업이 배당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주요 주주로서 상장기업에 대해 “이익을 기업 내에 묵혀두지 말고 주주에게 배당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의 이익규모와 재무상황을 고려해 ‘과소배당 기업’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을 만들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개미투자자들이 배당주에 장기 투자하면 배당수입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기업소득 환류세제 과세대상에서 빼주기로 했다. 이상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상무는 “월세든, 자가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주거형태에 드는 비용을 확정한 뒤 남는 돈으로 배당주펀드와 해외펀드를 섞어 투자하는 방식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 / 홍수영 기자}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주택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연간 기준으로 처음 40%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임대차 계약 후 신고하는 확정일자 기준으로 집계한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 거래의 비중이 41.0%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1∼11월 누계)은 2011년 33.0%에서 2012년 33.9%, 2013년 39.3%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월세 거래가 전체 임대차 거래 가운데 40%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의 연간 월세 거래 비중은 39.4%였다. 특히 한국은행이 10월에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2.5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월세 전환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월세 거래 비중이 8월 33.4%로 정점을 찍은 뒤 9월(32.4%), 10월(31.6%)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11월 들어 33.3%를 차지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확정일자가 신고 된 거래에서는 월세가 40%, 전세가 60% 정도지만 실제 주거 형태로 보면 이미 월세 비중이 전세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22일부터 인터넷으로 발권한 국제선 탑승객이 부칠 짐이 없으면 인천·김포공항에서 항공사 카운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출국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탑승수속 간소화 서비스를 이날부터 인천·김포공항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제선 탑승객은 인터넷으로 좌석이 지정된 e탑승권을 발급받았어도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서 신원 확인을 한 뒤 종이탑승권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인터넷에서 좌석배정 등 탑승수속을 마친 탑승객은 공항 출국장에서 전자 확인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여권 확인 절차만 거치면 된다. 항공보안법 개정으로 탑승객의 탑승수속 정보를 항공사와 공항운영자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같은 간소화가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로 탑승객이 출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20분 단축될 것이라고 국토부는 예상했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김해·제주 등 나머지 공항에서도 전자 확인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자료 유출 사건처럼 국가 보안시설이나 보안정보를 노린 사이버테러는 갈수록 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9일 한수원 외에 2, 3곳의 에너지 관련 공기업 직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신자로부터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을 받았다. 이 e메일에는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는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이 첨부돼 있었다. 열면 PC에 저장된 자료가 외부로 빠져나가고 하드디스크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한수원은 당시 산업부 사이버안전센터에 신고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수원에 대한 악성코드 공격이 있은 이후 몇몇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PC에서도 유사한 종류의 e메일이 발견돼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발전설비 등 에너지시설 관련 보안자료가 이미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8월에는 일부 국방부 출입기자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해킹 e메일이 전송돼 기자들의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악성코드는 PC에 저장된 파일정보와 사용자의 키보드 사용 패턴 정보를 자동으로 해커에게 전송하는 형태였다. 당시 해킹 e메일 발신지는 중국 랴오닝 성 선양이었다. 4월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e메일 해킹 시도가 있었으며 한국군의 첨단무기 기술 성능이 서술된 자료 등 군사기밀이 대량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공작새는 다른 공작새의 꼬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모든 공작새는 자기 꼬리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작새는 평화로운 새이다. ―행복의 정복(버트런드 러셀·문예출판사·2009년) 》먹고살 만큼 월급을 받는다. 조금 좁지만 어쨌든 ‘내 집’에 산다. 착하게 자란 아들딸이 있다. 그런데도 행복하지 않다. 대학 동창의 연봉, 직장 동료의 아파트, 이웃집 아이의 성적에 기가 죽는다. 인간의 감정 중 질투가 가장 불행하다고 했던가. 자신이 가진 것에서 즐거움을 얻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서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질투는 경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는 닿을 듯한 행복을 쥔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저자는 그 예로 17세기 위대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라이프니츠와 호이겐스(하위헌스)가 주고받은 편지를 소개한다. ‘뉴턴의 의식이 흐려졌다’며 탄식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는 것. 악어의 눈물로 위장했지만 두 위인은 경쟁자의 떠도는 소문에 내심 고소해했다. 그렇다고 경쟁에 놓인 누구나 질투에 휩싸이는 것은 아니다. 질투는 사물을 비교해 보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만약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에 적정한 월급을 받는다면 만족을 느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질투가 많은 사람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두 배 많은 월급을 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불행의 감정에 사로잡힌다. 비교하는 습관은 치명적이다. 즐거운 일이 생겼을 때에도 그 일을 충분히 즐길 수 없다. 다른 사람은 자신보다 훨씬 행복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비교는 무익할 뿐만 아니라 어리석다.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끝이 있을 수 없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에게 찾아오는 기쁨을 매순간 즐길 줄 안다. 아울러 저자는 불필요한 겸손도 미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극단적으로 겸손한 사람들은 평소 주변의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에 질투와 불행의 감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비교도, 불필요한 겸손도 새해가 되기 전에 이별하자.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자료가 잇달아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원전에 대한 안전·보안 관리 부실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원전 비리와 가동 중단 사태에 이어 보안 문제까지 잇달아 불거지며 한수원의 원전 관리 역량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마저 나오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한수원에 대한 보안감사를 발표하면서 한수원 내부 전산망이 사이버테러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9월 한수원 내부 전산망에 들어갈 수 있는 직원 19명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가 유출된 사실이 적발됐다.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직원들이 방사성폐기물을 다루는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줬고, 용역업체 직원들은 한수원 전산망에 무단으로 접속해 작업허가서를 승인하는 등 대리결재를 했다. 일부 용역업체 직원은 승인 받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업무자료를 무단으로 저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외부세력에 노출될 경우 사이버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해킹은 당시 유출된 정보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한수원 측은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 정보 유출 사태 대응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한수원 임직원 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엑셀 파일 등이 처음 공개된 것은 15일이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17일에야 해당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았고, 18일 2차로 고리원전과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의 설계도 등이 공개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수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날에야 네이버에 블로그 폐쇄를 요청했다. 해당 블로그는 폐쇄됐지만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은 트위터를 통해 18, 19, 21일 세 차례에 걸쳐 추가로 자료를 공개해 관련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해커가 ‘공개하지 않은 자료가 10만여 장 더 있다’고 주장했지만 한수원은 유출된 자료의 범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발생한 원전 비리 사건과 원전 가동 중단 사태 등으로 원전 관리역량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기밀정보 유출 사태까지 터지면서 원자력 관련 경력자가 주력인 한수원 조직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에 대해 ‘봐주기’ 조사를 했다는 논란이 잇따르자 자체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18일 “특별 자체감사를 통해 조사 과정 전반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려 한다”면서 “언론 등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대한항공 봐주기 조사가 사실인지, 박창진 사무장 조사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훼손돼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영향을 주었는지, 조사 관련 제도상 미비점이 있는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지시로 이뤄지는 것이다. 서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봐주기 조사 논란과 관련해 “대한항공 출신 조사관 2명이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없다고 100%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 조사를 둘러싼 불공정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조사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 감사를 맡은 신은철 국토부 감사관은 “이번 사건은 같은 항공사 안에서도 회사 측, 승무원, 기장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인데 기존 관행대로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조사한 게 문제”라며 “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땅콩 회항 조사를 맡은 대한항공 출신 조사관 2명을 포함해 조사관 6명에 대해 우선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이 박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출석을 요청한 과정, 거짓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임원을 배석시킨 채 사무장을 조사한 배경, 조사 뒤 사무장과 승무원이 작성해야 할 사실관계 확인서를 대한항공 측에 요청한 이유 등을 물을 방침이다. 검사 출신인 신 감사관은 “검찰의 경우 사건 당사자들의 소환부터 조사까지 응대 방식이 이미 갖춰져 있는 반면 국토부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전례가 없다 보니 훈련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며 “필요할 경우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서승환 장관과 항공정책 담당 간부들로부터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