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조사위 “일부 洑 누수 등 부작용… 후속조치땐 안전” 어정쩡 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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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조사결과 발표]조사위, 16개월 만에 결과 내놔

“일부 부작용에 대해 후속조치가 조속히 시행된다면 지속가능하게 관리될 것이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내린 최종 결론이다. 4대강 사업에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안전 등에 일부 문제점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다소 어정쩡한 결론이다. 찬성론자, 반대론자들의 팽팽한 의견 대립을 반영해 일종의 ‘타협적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4대강 조사위는 “민간 전문가 등 92명이 1년 4개월 동안 최대한 객관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조사위의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본래 취지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명암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 홍수 저감, 수자원 확보 효과는 합격점

2009년 6월 정부가 내놓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4대강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홍수 대비’다. 조사위는 “4대강 주변 홍수위험구역 807.95km² 중 93.7%인 757.11km²에서 홍수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천을 깊게 만들기 위해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준설이 계획만큼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 강 둔치에 쌓아둔 흙이 홍수가 발생했을 때 흘러내릴 수 있어 “계획한 만큼의 저감 효과에는 못 미쳤다”고 밝혔다.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량은 13억 m³였으나 실제 확보량은 11억7000만 m³”라고 밝혔다. 90% 달성률이다. 하지만 물이 부족했던 곳과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이 늘어난 곳이 일치하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가뭄에 확보할 수 있는 수자원이 연간 3억9900만∼6억2600만 m³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중 실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양은 1억3200만 m³뿐”이라고 밝혔다.

배덕효 4대강 조사위 공동위원장(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은 “물을 저장하기 위한 보의 위치로 왜 해당 지역을 선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부 문건이나 자료가 없었다”고 말했다.

○ 수질 및 수생태계 영향은 기대에 못 미쳐

수질 개선과 관련해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한강과 낙동강, 금강은 전반적으로 생물화화적산소요구량(BOD)과 식물플랑크톤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BOD는 미생물이 물 속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으로, BOD가 감소했다는 것은 수질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낙동강 중 상류지역 4개 보 구간에서는 공사 이전보다 수질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일부 구간에서 수질이 악화된 것은 보 설치와 준설로 물의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낙동강에서 녹조 현상이 심했던 것도 가뭄에다 유속이 느려진 탓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정수처리 대책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어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의 독소로 수돗물이 오염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려던 계획은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생태공원이 조성돼 대부분 공원에 생태적 특징이 구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대강 생태공원의 육상식물 87%가 하천습지와 어울리지 않는 종으로 조사됐다. 또 생태하천이 직선으로 흐르면서 식물 서식처가 훼손되고, 강에서 사는 어종 대신 저수지처럼 정체된 물에서 사는 어종이 증가하는 등 서식 생물군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6개 보 물받이공 누수, 보강 필요”

4대강 조사위는 “보 16개 중 6개의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확인됐다”면서 6개 보를 상세하게 조사해 적합한 보강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누수가 나타난 보는 구미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다.

이런 현상이 보 구조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파이핑(piping) 현상’인지에 대해선 조사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최동호 위원(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수압에 의해 물이 일부 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파이핑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위원은 “파이핑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상류의 물이 지반을 통해 하류로 나오는 파이핑 현상이 아니라 보 본체 콘크리트의 갈라진 틈새로 물이 새 나온 것으로 통상 콘크리트 댐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16개 보가 기본 하중을 고려해 적절히 설계돼 구조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확인된 보에 대한 보수·보강 등 후속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16개 보는 모두 건설사의 하자보수 기간(2∼3년)이 남아 있어 건설사가 보수하면 된다.

홍수영 gaea@donga.com·이종석·김현지 기자
#4대강사업 조사결과#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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