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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출신으로 유일하게 미국 국무부 장관에 올랐던 로런스 이글버거 전 장관(사진)이 4일 버지니아 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이글버거 전 장관은 1992년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제임스 베이커 전 장관을 이어 약 5개월간 장관을 지냈다. 미국에서 외교공무원으로 출발해 국무부 수장에 오른 건 그가 유일하다. 27세에 공직에 입문한 뒤 국무장관 보좌관과 국무부 차관보, 주유고슬라비아 미국대사 등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평생 골초로 살았던 그는 말년에 비만과 천식, 근육질환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베이커,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장관 등 전직 공화당 출신 장관 3명과 함께 미 워싱턴포스트에 공동기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성사시켜야 한다”며 비준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압박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에 대해 “가장 능력 있고 존경받는 외교관 가운데 한 명”이라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으로 중동지역이 어지러울 때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중국의 거침없는 ‘싹쓸이 식’ 투자가 남미 대륙의 심기를 건드렸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과감한 경제 투자를 벌이는 건 잘 알려진 일.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이 너무 과열되자 브라질 등 남미국가 및 시민단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남미 투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남미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액만도 295억 달러(약 32조 원)가 넘는다. 간접 투자는 이보다 몇 배 더 많다. 이 가운데 84% 이상은 농작물이나 산림, 철강 등 1차 산업에 몰려 있다. 이런 중국의 현지투자는 최근까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엄청난 땅과 천연자원을 가졌으나 개발자금이 부족했던 남미로선 고마운 거래처였다. 중국의 저가 공산품 공세 역시 자급생산이 어렵던 처지에 반가웠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재임 시 “중국이야말로 브라질의 형제국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과 남미는 새로운 식민지(neo-colonial) 관계로 변질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화(中華)제국주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매나 장기임대 방식으로 중국이 점유한 토지와 산림이 갈수록 늘고 있다. 아르헨티나농업연맹(AAF)에 따르면 현재 전 국토의 11%를 외국인이 차지했다. 브라질은 전체 통계는 없지만 상파울루 주의 약 20%가 외국 국적 소유인데 그중 상당수가 중국계 기업이나 개인으로 추정된다. 이러다보니 남미 정부들도 생각이 바뀌고 있다. 브라질은 올 초 외국자본의 토지 매입을 규제하는 시행령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지난달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 규모를 대폭 제한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후벵스 히쿠페루 전 브라질 재무장관은 “남미로선 중국과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인 제재 수단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브라질이 규제 안을 내놓자 중국 기업들은 당초 계획됐던 투자를 전면 보류하기 시작했다. 전체 150억 달러(약 16조 원)가 넘는 규모다. 브라질-중국 상공회의소의 찰스 탕 대표는 “원칙 없는 국수주의는 남미 경제를 쥐라기 시대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NYT는 “그만큼 현재 남미의 중국경제 의존도가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프랑스 파리 인근에 사는 농부 다미앵 비뇽 씨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키우던 닭을 1만2000마리에서 3000마리로 75%나 줄였는데 수익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유기농 달걀’로 업종을 바꾼 덕분이다. 6개 묶음을 예전보다 2배 이상 비싼 2유로(약 3078원)에 파는데도 주문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비뇽 씨처럼 최근 유럽과 미국엔 유기농에 뛰어드는 농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장기 경기침체와 심각한 물가상승에도 고가의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고 전했다. 유기농 시장의 성장은 21세기 초부터 예견됐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도 질 좋고 자연친화적인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영국 유기농연구단체 ‘오가닉 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유기농 시장의 규모는 2009년 기준 550억 달러(약 60조 원)로 10년 새 2배 이상 커졌다. 가장 큰 고객은 역시 미국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67억 달러로 2009년보다 7.7%가 늘었다. 유기농 농업 인구도 같은 시기에 127%나 급증했다. 유럽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다. 프랑스와 스웨덴, 벨기에는 평균 15% 이상 시장이 커졌다. 값비싼 유기농 제품이 경기를 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스위스 비영리재단 FiBL의 우르스 니글리 대표는 “경제적으로 힘들수록 먹는 것만은 좋은 걸 찾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설명했다. 주소비자가 중산층 이상이라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형화되다 보니 기존 대량생산 제품과 차별성이 떨어진다. 미국 유명 유기농회사 ‘헤인 설레스티얼 그룹’은 최근 프랑스와 노르웨이 업체에 대한 ‘문어발식’ 인수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했다. 유기농으로 전환하는 농업 인구가 너무 많은 것도 골칫거리다. 유럽에선 유기농 지원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 빚을 지는 농가가 늘고 있다. NYT는 “참다운 유기농 시대가 오기도 전에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롭 서머스 씨(25)는 2006년 미국 오리건주립대의 촉망받는 투수였다. 하지만 그해 7월 뺑소니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이 뒤엉켰다. 하반신 마비에 치료불가 판정. 3년 내내 재활에 매달렸지만 모두 실패였다. 그랬던 그가 최근 스스로 걷는 기적을 맛봤다.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와 루이빌대 공동연구팀은 19일 “뇌가 아닌 외부에서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하반신 마비 환자의 치료를 돕는 획기적인 방법이 마련됐다”고 발표했다. 서머스 씨가 그 첫 번째 주인공. 사고 뒤 발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던 그는 시술 후 스스로 일어섰고 무릎과 엉덩이를 움직였으며, 성기능도 일부 회복했다. 비록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였지만 걷기까지 했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 기적의 비결이 “컴퓨터를 이용한 전기신호 자극”이라고 전했다. 보통 팔다리는 뇌가 신경을 통해 보낸 명령(신호)이 척수로 전달돼 움직인다. 대부분 신체마비는 이 신호체계 손상으로 일어난다. 연구팀은 뇌의 역할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만든 것. 이 장치를 고안한 레지 에저턴 UCLA 신경생물학 박사는 “컴퓨터를 척수에 연결해 반복적으로 전기 자극을 계속 보내 척수가 이를 뇌의 명령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 마비된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치료법이 상용화되면 신체마비 환자 가운데 10∼15%는 재활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확신보다는 조심스레 지켜볼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서머스 씨는 트레드밀 위에서 겨우 몇 분 걸었을 뿐이다. 게다가 전기자극이 지속돼야만 움직일 수 있다. 그가 타고난 건강체질에 끊임없이 노력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서머스 씨는 “모두가 고개를 저었어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꼭 다시 야구장에서 공 던지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발표할 새 중동정책이 향후 중동 평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백악관이 하루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중동판 마셜플랜’이라 불릴 만한 대규모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연설의 핵심은 ‘중동 민주화를 위한 지속적 경제 지원’이다. 중동 사회에 움트고 있는 민주주의 열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민주화의 토대가 될 경제적 발전을 돕겠다는 포괄적 구상이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이집트에 20억 달러 경제 패키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집트에 대한 경제적 지원. 중장기적으로 부채를 10억 달러 이상 줄여주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경제 인프라 확충 및 실업률 경감을 위해 10억 달러를 빌려줄 방침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집트 지원은) 경제 근대화를 통해 중동의 지속적인 민주주의 정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함께 중동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치·사회적 개혁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구한다면 어떤 중동국가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설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이후 중동지역 민주화 및 인권개선 지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중재 방안 부족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8일 “연설 다음 날 만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겐 뭐라 설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팔레스타인과 교섭 중인 유엔이 이스라엘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태다. 팔레스타인 역시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 뉴욕타임스는 “2009년 카이로 선언 이후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미국에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아랍국가 지도자들 역시 이번 연설을 개운치 않게 받아들일 여지가 많다. 영국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친미를 표방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다른 친미 정권들의 입맛을 쓰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인 경우다. 아랍 민중 사이에 퍼지는 반미감정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현재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미국의 빈라덴 사살 자체에, 또 민주화 세력은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사진)이 여러 여성들을 ‘내연의 처(concubine)’로 삼은 것은 대표적인 권력남용이라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7일 꼬집었다. 타임은 “김 위원장의 축첩은 그가 저지른 수많은 잘못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며 “심지어 남한에 특공대를 보내 유명 영화배우 등 여러 여성을 납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잡지는 또 “이 ‘친애하는 지도자’는 혼인을 거듭하며 자녀 5명을 뒀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론 9명의 사생아가 더 있다”고 보도했다.타임은 이 밖에 △워터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 △섹스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족벌정치의 선두주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등도 권력남용 사례로 선정했다. 타임은 매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용도로 그 주의 화제와 연결지은 ‘톱10 리스트’를 소개한다. 타임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 총재의 성폭행이 유죄라면, 그도 과도한 권력을 행사한 ‘수치스러운 통치자 클럽’ 회원이 될 것”이라며 권력남용 톱10을 뽑았다. 김 위원장의 축첩은 7번째로 소개됐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스트로스칸에 비하면 난 목사 수준이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여성편력을 비꼬았다고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이 16일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약 1년 전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 국회의원들에게 “내 여자 문제가 복잡하다지만 스트로스칸 총재와 비교하면 감리교 목사급”이라고 말했다는 것. 르파리지앵은 대통령이 여성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내가 아니라 당신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한편 영국 데일리메일은 “스트로스칸 총재는 프랑스에 돌아와도 뉴욕에서와 비슷한 이유로 법정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2년 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언론인 트리스탄 바농 씨(31)가 총재를 고소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바농 씨의 변호사 다비드 쿠비 씨는 “당시엔 바농 씨가 가족이 만류한 데다 자기 경력에도 흠집이 날까 봐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젠 충분히 심각하게 다뤄질 ‘여건’이 마련돼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방의회 의원의 딸이기도 한 바농 씨는 2007년 인터뷰 때문에 스트로스칸을 만났을 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폭로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천국은 없다. 그건 인간이 만들어낸 동화(fairy story)일 뿐이다.”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69·사진)가 ‘신’의 우주 창조를 부정하는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호킹 박사는 1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뇌란 부품이 고장 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와 같다”며 “망가진 컴퓨터를 위한 천국이나 사후세계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암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라고 주장했다.또 호킹 박사는 2009년 병상에서의 소회를 전하며 사후세계의 부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시 심각한 상태의 흉부 질환으로 런던 아덴브룩스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젊은 시절부터 신체적 고통을 겪어왔기 때문에 죽음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 뇌 활동이 멈춘 뒤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세계적 물리학자인 호킹 박사는 지난해 9월 미국 물리학자 레너드 믈로디노프 씨와 함께 쓴 책 ‘위대한 설계(Grand Design)’에서 “현대물리학은 우주 창조에서 신을 위한 자리를 남겨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주는 중력 같은 물리학법칙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므로 창조자의 역할은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 대해 영미 종교계는 “기본도 갖추지 못한 논리적 궤변”이라고 비난했다.전 세계에서 9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를 출간한 1988년까지만 해도 호킹 박사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다. ‘시간의 역사’에서 그는 “인류가 완벽한 이론을 발견한다면 그건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가 될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 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후 신의 존재에 대해 모호한 의견을 보이던 그는 ‘위대한 설계’ 출간을 준비하던 2009년부터 창조자의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호킹 박사의 어조가 바뀐 까닭은 뭘까. 가디언은 “호킹 박사가 지지하는 M이론이 완벽한 이론이 될 거란 자신감의 발로”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상을 이루는 기본단위를 입자 대신 ‘끈’으로 보는 M이론을 통해 자연의 모든 현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는 ‘인간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한 생각도 보여줬다. 그는 “인류와 우주는 무(無)에서 유(有)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삶의 가장 위대한 가치는 스스로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학은 수없는 관찰에서 발견되는 현상과 관계를 가장 수월하게 설명할 수 있어 아름답다”며 “특히 생물학에 나오는 DNA 이중나선 구조나 물리학의 기본방정식 등은 매혹적이다”고 덧붙였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은은한 올리브 향이 감도는 언덕. 창밖엔 이오니아 해의 쪽빛 물결이 넘실거린다. 그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아이들의 강독 소리. 지중해식 건물이 아니어도 미뤄 짐작되는 흔한 이탈리아 시골학교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 학교는 뭔가 색다르다. 교실을 채운 학생들의 생김새가 낯설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까무잡잡한 피부. 대부분 소말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온 아이들이다. 오히려 이탈리아 출신은 몇 명 없다. 한참 수업을 지켜보던 도메니코 루카노 시장이 흐뭇하게 입을 뗐다. “저 아이들이야말로 이탈리아의 희망입니다.”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주의 소도시 리아체 시가 최근 유럽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쓰러져 가던 한 시골마을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럽의 미래(City of European Future)’란 칭송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빈민지역인 칼라브리아 주에서 리아체 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때 주민들이 줄줄이 떠나며 인구가 1700명 아래로 감소했을 정도였다. 학교는 차례로 문을 닫았고, 수백 채의 빈집이 팔리지 않은 채 먼지가 쌓여갔다. 하지만 2004년 루카노 시장이 취임하며 리아체 시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던 노동력 기근을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의 유치로 상쇄시켜 나갔다. 이탈리아는 최근 반(反)이민 정서가 드높던 유럽에서도 가장 인종차별 성향이 강했던 나라. 루카노 시장의 정책이 입소문을 타며 이탈리아 각지를 떠돌던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의 정착을 위해 루카노 시장은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를 설득해 이민자 통합프로그램 비용을 끌어왔다. 어차피 비어있던 집의 주인에게 연락해 무상임대를 얻어냈다.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학교와 직업훈련소도 문을 열었다. 지역주민과 외국인 노동자가 함께 일하는 농장이나 공장은 감세 등 혜택을 지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타 지역에서 따돌림받던 난민들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성실한 시민으로 변모했다. 지역산업이 활기를 띠자 주민들도 이들을 보는 시각이 따뜻해졌다.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유리 세공 가게에서 일하는 20대 이레나 씨는 “피부색이 달라도 가난에 고생했던 공통점 덕분인지 금방 친해졌다”며 “고향을 떠났던 친구와 친척들도 돌아오고 싶어 한다”며 기뻐했다. 물론 아직 난관은 남아있다. 가난한 주민을 상대로 위세를 떨치던 지역 마피아들이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장 사무실에 날아든 총알 2발도 이들이 저지른 위협사격이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총기의 자유로운 소유는 애리조나 주의 위대한 전통이다.”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 그런데 이 말을 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었다. 그는 2008년 연방대법원이 총기규제법안의 위헌 여부를 심리할 당시 적극적으로 총기 허용을 지지했다. 숨진 존 롤 연방지방판사 역시 “연방정부가 총기 소유자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말한 바 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 모바일판은 10일 “이런 전력이 있다고 이번 사건이 자업자득이란 뜻은 결코 아니다”라며 “용의자 재러드 리 러프너 같은 이에게 총기가 허용되는 현 상황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해마다 총기 사고로 3만 명 이상 목숨을 잃지만 미국은 여전히 총기에 관대한 나라다. 애리조나 주만 해도 21세만 넘으면 누구나 허가 없이 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며 정신이상자나 위험인물마저 손쉽게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현실은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프너는 2007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급진사상과 불안한 정신 병력으로 몇 년 전부터 경찰의 주목을 받았다.물론 미국 역시 ‘잠재적 범죄자’의 총기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타임에 따르면 2007년 버지니아공대 참사 이후 미 행정부는 ‘범죄기록관리시스템(NICS)’을 개편해 집중 관리대상을 대폭 늘렸다. 이후 3년 동안 데이터베이스 추가 명단은 2배 이상 늘어 200여만 명에 이른다.문제는 연방정부와 달리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주 정부가 많다는 점이다. 사고가 일어난 애리조나 주의 경우 NICS에 등록된 12만1700명이 거주하는데도 막상 주 정부는 4%도 안 되는 4465명만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루이지애나와 네브래스카, 펜실베이니아 주는 단 한 명도 조치하지 않았다. 미 최대 총기소지 반대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폴 헬름키 회장은 “이번 사건은 애리조나 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총기 허용론자의 태도는 여전하다. ‘애리조나시민방위연맹(ACDL)’의 창립자 찰스 헬러 씨는 “시민들이 더욱 무장해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은 “주 정부가 총기 소유를 허용하더라도 범죄 예방에 힘쓸 책임마저 저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한편 살인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러프너는 이날 머리를 짧게 깎은 채 피닉스연방법원에 출두했다. 법원은 혐의 인지 여부만 확인한 채 보석 없이 구금을 명령했으며, 다음 공판은 24일 열릴 예정이다. 투손의 애리조나대 의료센터에 입원한 기퍼즈 의원은 현재 손가락을 움직이며 의료진의 지시에 약간씩 반응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핫이슈 무상급식, 이것이 궁금하다‘포퓰리즘 광풍(狂風)’일까, 아니면 ‘보편적 복지의 권리’일까. 전면 무상급식을 놓고 서울시와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민주당이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무상 시리즈’ 공약을 내놓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하자며 맞불을 놓았다. 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 주민투표의 적법성 등을 일문일답(Q&A)으로 알아봤다. ■ 美전문가가 본 미중정상회담32년 전 미중 국교 정상화를 이끌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이 양국관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순간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를 체스판 내려다보듯 조망했던 대이론가가 설명하는 양국 간 구동존이(求同存異)의 방식은 무엇일까. ■ 이스라엘 생명과학의 힘“이스라엘의 미래 산업 중심엔 생명과학기술이 자리할 것이다.” 요즘 이스라엘에서는 바이오, 나노 등 생명공학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이스라엘 생명과학기술의 산실로 유명한 바이츠만연구소. 이 연구소는 매년 특허 로열티로만 수천억 원을 벌고 있다는데…. ■ 미국의 고민 ‘총기 소지’2007년 버지니아공대, 8일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 ‘카우보이의 나라’ 미국이 또다시 총기 규제 문제로 들끓고 있다. 급진 사상에 정신병 경력까지 있는 재러드 리 러프너 같은 이조차 손쉽게 총을 지닐 수 있는 현실. 미국은 잠재적 범죄자의 총기 소유를 못 막는 것인가, 안 막는 것인가. ■ 뜨는 동화작가 백희나 씨국적을 알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달샤베트’로 지난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화작가 백희나 씨. 그의 데뷔작 ‘구름빵’은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시리즈 ‘2011 새★ 새꿈’에서 그의 상상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물었다. ■ 몰라서 못받는 외부장학금대학 등록금 1000만 원 시대다. 4년제 대학 중 등록금이 1000만 원을 넘는 곳은 7곳이고 5곳 중 1곳은 800만 원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학금은 모든 학생들의 공통 목표지만 대부분은 몰라서 신청하지 못한다. 국가, 기업, 재단 장학금 등 다양한 외부장학금을 소개한다.}
"총기의 자유로운 소유는 애리조나 주의 위대한 전통이다."전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 그런데 이 같은 말을 했던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이다. 미국에서도 가장 총기에 관대한 애리조나 주 의원답게 그는 줄곧 총기 소유를 지지해왔다.실제로 기퍼즈 의원은 2008년 연방 대법원이 행정부의 총기규제법안 위헌 심리를 열었을 때도 가장 적극적으로 위헌 판결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존 롤 연방지방판사 역시 "연방정부가 총기 소유자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말한 바 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 모바일판은 10일 "물론 이런 전력이 있다고 해서 이번 사건이 자업자득이란 뜻은 결코 아니다"며 "하지만 용의자 재러드 리 러프너 같은 이가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정치적 현실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실 2억 정이 넘는 총기류가 퍼져 있는 미국에서 총기규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해결과제다. 1980년 이후 해마다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총에 맞아 숨지지만 찬반양론은 여전히 팽팽하다. 애리조나 주만 해도 21세만 넘으면 누구나 허가 없이 총을 살 수 있다.하지만 어떻게 러프너처럼 심신이 불안정한 인물이 자유롭게 총기를 가질 수 있었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프너는 2007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가 다니던 피마커뮤니티칼리지는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1년간 정학을 시켰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연방정부를 비판하고 히틀러를 찬양해 몇 년 전부터 경찰의 주목도 받아왔다.사실은 미국도 정신이상자의 총기 소유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참사 당시 범인 조승희의 정신 병력이 문제가 되자, 이후 미 행정부는 정신병으로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인물들을 '전미범죄기록체크시스템(NICS)'에 올리고 집중관리를 추진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로 인해 3년 동안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추가 위험인물은 2배 이상 늘어 200여만 명에 이른다.문제는 현실적으로 관리를 담당하는 주 정부의 소극성이다. 연방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NICS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난 애리조나 주의 경우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12만1700명이 거주하는데도 막상 주 정부는 겨우 4%도 안 되는 4465명만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루이지애나와 네브래스카, 펜실베이니아 주는 단 한 명에게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모두 대표적인 총기 소유에 관대한 주들이다. 미 최대 총기휴대 반대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폴 헴크 회장은 "이번 사건은 러프너 같은 이가 맘대로 총기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한 애리조나 주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총기 허용론자들의 태도가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애리조나시민보호연맹의 창립자 찰스 헬러 씨는 "오히려 시민이 스스로 무장해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타임은 "주 정부가 총기 소유를 허용하더라도 범죄자나 정신병자를 관리할 책임마저 져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연초부터 피로 물들고 있다. 수단은 분리 독립 투표를 앞둔 8일 무장 세력의 교전으로 최대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성탄절 폭탄 테러를 겪었던 나이지리아도 종교 갈등이 이어져 주말 동안 최소 11명이 숨졌다. 높은 물가와 실업률에 신음하던 알제리와 튀니지도 폭동으로 모두 4명 이상 사망했다.》 “수단” 남부 분리 독립투표 놓고 유혈 충돌 9일부터 남부의 분리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가 일주일 예정으로 시작된 수단은 전날 유혈충돌이 발생했다. 아비에이개발전선(ADF)의 무함마드 오메르 알안사리 의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8일 아비에이 지역에서 이슬람계 메시리아 부족과 기독교계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충돌해 각각 최소 5명,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비에이는 남북 경계에 위치한 수단 최대의 유전지대이자 목초지로 이전부터 종교 간 부족 간 갈등이 첨예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충돌은 국민투표로 남부 수단의 독립이 결정돼도 평화는 여전히 멀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쪽 정부와 남쪽 반군은 평화협정에는 합의했지만 아비에이 영유권을 놓고 여전히 맞서고 있다. 특히 반군 주축인 SPLA가 이슬람계의 투표 참여를 불허하고 있어 또 다른 ‘내전의 불씨’는 여전한 셈이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측 보복 학살… 전시상태 방불지난해 성탄절 조스 시에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폭탄테러로 80여 명이 숨진 나이지리아는 지난 주말 동안 기독교 측 보복행위 등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8일 조스 시 남부에서 기독교 무장집단이 결혼식 차량에 총기를 난사해 이슬람 하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이슬람계 야당 관계자들도 공격당해 3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이슬람계의 과격 시위로 최소 시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 현재 조스 시내는 전시를 방불케 한다. 대부분 상점은 문을 닫았으며 총성과 연기가 가득하다. 중부지역에 위치한 조스 시는 나이지리아에서도 종교 갈등이 가장 심한 도시다. 지난해 희생된 1000여 명 가운데 반 이상이 이곳에서 숨졌다. 아브두라흐만 아카노 경찰국장은 “양 종교 정치 지도자의 호소도 별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알제리-튀니지” 高물가-실업 항의 시위대가 폭도로 북아프리카에 이웃한 두 나라는 살인적인 물가와 실업률에 반발한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AFP통신은 “특히 알제리는 연초부터 생필품 가격이 30%나 치솟고 30세 이하 청년 실업률도 20%를 넘으며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결국 4일경 시작된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며 경찰과 충돌해 6∼8일 3명이 죽고 400여 명이 다쳤다. 다후 울드 카블리아 내무장관은 “설탕과 식용유 가격을 41% 이상 내릴 테니 시위를 중단하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수도 알제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진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30세 이하 청년들이 시위에 주축으로 가담하며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9일 튀니지 서부 탈라 시에서도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튀니지는 지난해 말부터 실업난으로 촉발한 폭동으로 지금까지 5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종말의 전조인가, 기후변화의 재앙인가.’ 새해 벽두 미국 아칸소 주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찌르레기가 무더기로 숨져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영국 가디언은 4일 “미 루이지애나 주 포인트쿠피패리시 카운티에서 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죽은 채 길거리에서 뒹굴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찌르레기 떼가 떨어진 아칸소 주 비브 시에서 300마일(약 483km) 정도 떨어져 있다. 동물의 떼죽음은 이뿐이 아니다. 최근 비버 시에서 100마일 떨어진 아칸소 강에선 죽은 물고기 10만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다. 비슷한 시기 버지니아 주 체서피크 만에도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루이지애나 주의 한 경찰은 “원인을 묻는 주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리며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별개라고 입을 모은다. 물고기는 이런 일이 흔하진 않아도 가끔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어과 한 종류만 죽은 것으로 봐선 물고기 전염병이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찌르레기 경우엔 좀 더 복잡하다. 지금까진 하늘에서 돌풍이나 벼락을 맞았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부검 결과 가슴 근처 외상과 내출혈이 발견됐으나 질병 흔적은 없어 외부 충격으로 인한 죽음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하지만 4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의 새떼가 둘 다 돌풍이나 벼락으로 죽었을 확률은 아주 낮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종말의 전조인가, 기후변화의 재앙인가.' 새해 벽두 미국 아칸소 주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죽은 새들이 무더기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영국 가디언은 4일(현지 시간) "미 루이지애나 주 포인트 쿠피 패리시 카운티에서 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죽은 채 길거리를 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찌르레기 떼가 떨어진 아칸소 주 비브 시로부터 300마일(약 483㎞) 정도 떨어진 곳이다. 동물들의 떼죽음은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비버 시에서 100마일(약 161㎞) 떨어진 아칸소 강에선 죽은 물고기 10만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버지니아 주 체사피크 만에도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연초부터 기이한 일들이 잇따르자 지역 주민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루이지애나 주의 한 경찰은 "사건 원인을 묻는 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언급하며 종말론의 전조라며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운전 중에 새의 사체가 자동차로 떨어지는 등 충격적인 경험을 한 주민들은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하는 지경이다. 네 사건 모두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판명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고기는 이런 일이 흔하진 않아도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어 과 한 종류만 죽은 것으로 봐선 갑작스런 전염성 질병이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찌르레기 경우엔 좀더 복잡하다. 지금까진 하늘에서 돌풍이나 벼락을 맞았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부검 결과 가슴 언저리의 외상과 내출혈은 발견됐으나 질병 흔적이 없어 외부 충격으로 인한 죽음이 설득력이 높다. 하지만 400㎞ 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의 새떼가 둘 다 돌풍이나 벼락으로 죽는다는 건 확률이 너무 낮다. 루이지애나 주 조류보호협회의 그렉 부처 회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일 수도 있다"며 "자연 재해보단 인간이 벌인 환경오염 탓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해마다 10만여 명을 동원해 공연하는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을 지난해 미국과 남한의 취향에 맞춰 수정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알려졌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지난해 8월 28일자 주한 미국대사관발 외교전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5일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아리랑을 미국인들의 ‘입맛(taste)’에 맞추려 미사일 발사를 표현한 대목을 삭제했다. 또 남한이 이 공연에 군인들이 동원되는 점을 싫어하는 것을 고려해 학생들로 출연진을 바꾸기도 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현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최근 어려움에 빠진 것은 상호불신 때문”이라며 “(남측의) 통일부가 밀려나고 외교통상부가 주도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 전문은 “김 위원장은 현재 북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나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 회장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금강산 관광사업을 회생시키고 싶지만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부족하고, 북한보다 오히려 남한에 장애물이 더 많다”고 개탄한 것으로 전문에 나와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 측은 “현 회장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고 통역 오류로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당시 북한이 다소 유화적이고 남한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사랑은 스파이처럼 감추지 마세요.”지난해 미국에서 체포돼 러시아로 송환됐던 여성 스파이 안나 차프만 씨(29·사진)가 러시아 방송의 짤막한 영상물에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다.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국영TV ‘채널 원’이 방영한 신년 특선 프로그램의 한 꼭지로 3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흑백과 컬러가 뒤섞인 이 영상에서 차프만 씨는 카페 건너편 테이블의 한 신사와 묘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남성은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 말을 걸진 않는다. 그러자 차프만 씨는 샴페인을 든 채 시청자들에게 “사랑은 아무리 스파이처럼 숨겨도 곧 드러난다”며 “새해를 맞는 첫밤은 마음을 고백할 적기”라고 말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옛 소련 인기 드라마 ‘17번째 봄의 순간’을 패러디한 것. ‘러시아의 제임스 본드’로 불리며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는 주인공 막심 이사예프 씨와 차프만 씨를 함께 등장시켜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사예프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캐릭터로도 유명하다. 차프만 씨는 지난해 말 친(親)푸틴 청년정치조직에 가입했으며,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성폭행 혐의로 법원에 기소됐던 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65·사진)이 유죄로 판결남에 따라 최소 4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지경에 놓였다. AFP통신은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법원이 총 3건의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2007년 기소됐던 카차브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카차브 전 대통령은 1998년 관광장관 시절 여성 A 씨를 성폭행하고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3년과 2005년에 두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카차브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 7년 임기 만료 2주 전에 사임했다. 게오르게 카라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증언은 구체적인 증거가 뒷받침된 반면 피고(대통령)의 말은 허술한 거짓말만 가득하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선고와 함께 대통령의 여권 압수를 명령했으며 절차에 따라 내년 1월 형량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대법원에 상소한다 해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최소 4년에서 최고 16년 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차브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 최초의 이란 태생 대통령으로 슬럼가 출신으로 서민의 지지를 받으며 2000년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성폭행 논란 당시 공개적으로 이를 부인하며 상대 여성을 비난하다 여론의 포화를 맞고 결국 물러났다. 1969년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뒀으며 손자도 2명이나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천혜의 청정 지역 섬들로 이름 높은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州)가 세계 최초로 ‘담배연기 없는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주 북서부 해안도시 버니 시의회는 최근 주 정부 정책 보고서를 바탕으로 금연법 추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합의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버니 시 공공장소에선 흡연이 금지되며 담배 유통이나 판매, 소지까지 제한된다. 심지어 해안가나 개인주택 마당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아울러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이런 강력한 금연 정책은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버니 시가 처음은 아니다. 주도인 호바트 시는 8월 이와 비슷한 정책을 주 정부령으로 공표했다. 론서스턴 시 등 나머지 시들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곧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 금연 정도면 몰라도 담배 소지나 사유지 흡연까지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시민단체 ‘호주 시민자유연합(CLA)’의 팀 바인스 대표는 “금연이 좋긴 하지만 흡연자를 범법자로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론서스턴 시의회의 아이번 딘 의원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강제 시행한 ‘금주법’이 결국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천혜의 청정 지역 섬들로 이름 높은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州)가 세계 최초로 '담배연기 없는 주'가 될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주 북서부 해안도시 버니 시의회는 최근 주 정부 정책 보고서를 바탕으로 금연 법 추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합의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버니 시 공공장소에선 흡연이 금지되며 담배 유통이나 판매, 소지까지 제한된다. 심지어 해안가나 개인주택 마당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다. 아울러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인디펜던트는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금연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강력한 금연 정책은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버니 시가 처음은 아니다. 주도인 호바트 시는 8월 이와 비슷한 정책을 주 정부령으로 공표했다. 론서스턴 시 등 나머지 시들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곧 추진할 전망이다. 사실 태즈메이니아 주가 금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호주 정부의 압력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 정부는 몇 해 전부터 금연 인구를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1995년 26%였던 흡연율은 현재 17%까지 내려갔으며, 2020년엔 10% 아래로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태즈메이니아 주는 청정 이미지와 달리 흡연율이 25%나 돼 큰 걸림돌로 지목받아왔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 금연 정도면 몰라도 담배 소지나 사유지 흡연까지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시민단체 '호주 시민자유연합(CLA)'의 팀 바인스 대표는 "금연이 좋긴 하지만 흡연자를 범법자로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론서스턴 시의회의 이반 딘 의원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강제 시행한 '금주법'이 결국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