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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청와대가 발표한 강화된 ‘인사검증 방안’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2명이 동시 낙마하는 인사파동을 겪은 청와대의 강한 검증 의지가 배어 있다. ○ 실험성 강한 모의 인사청문회 청와대 측은 모의 청문회가 단순한 면접시험 수준을 뛰어넘을 것임을 예고했다. 모의 청문회를 주도할 인사추천위원회엔 대통령실장, 관련 수석비서관은 물론이고 검증 과정을 가장 잘 아는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참여한다. 따라서 청와대가 김태호 후보자에 대한 자체 검증 때 던지지 못했던 ‘매섭고 까칠한’ 사전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청문회 파동 직후 “김 후보자의 박연차 씨 연루설에 대해 더 깊은 검증이 필요했지만 며칠 뒤 총리가 될 인사에게 모질게 묻기가 어려웠다”는 한계론을 토로했다. 청와대 측은 “우리가 물은 것 이외에 정말 문제될 게 없느냐.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지면 당신을 지명한 대통령이 곤란에 빠진다”는 질문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논란이 된 후보자들은 사후에 “정말 나는 몰랐다”는 해명을 내놓아 검증 담당자들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인사추천위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추천뿐만 아니라 ‘최종 검증’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청문 대상은 2, 3배수로 압축한 후보자 가운데 1순위로 꼽힌 인물이 우선 대상자다. 청와대 측은 “예전엔 2, 3배 후보자가 순위 없이 최종 결정권자에게 제시됐지만 앞으로는 인사 및 검증팀이 1∼3순위를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보안을 이유로 청와대 외부인사는 모의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으며 모의 청문회 개최 사실도 보안에 부쳐진다.○ “‘우문현답’이 해법” 현재 공직 후보자가 ‘나를 검증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내면 국가기관은 모두 28종의 서류를 청와대로 보낸다. 그러나 그동안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 서류와 관련해 현장 확인을 거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청와대가 제출받는 서류 수(28종)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보자가 구입한 부동산을 찾아가 주위 사람들의 평을 듣고, 검증에 필요한 관련자를 방문해 전후 사정을 듣는 노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 청와대 참모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늘 강조해 온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원칙이 검증에도 철저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자녀 호텔서 결혼했나… 백화점 VIP회원인가… 다 밝혀야 ▼청와대는 새로운 고위공직 예비 후보자 사전 질문서에서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자체 인사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사항을 대폭 반영했다. 특히 민주당이 인사청문 가이드라인으로 내세웠던 ‘4+1(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세금 탈루+논문 표절) 원칙’을 이번 보완책에 철저히 반영했다. 청와대는 우선 기존의 위장전입 관련 질문을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추가했다. 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로 몰고 간 ‘쪽방촌 투자’를 염두에 둬 재개발 재건축 예정 지역 부동산을 구입한 적이 있는지, 공동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미성년자 명의의 부동산이 있는지 등도 상세히 묻는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자녀들이 증여세 면제 한도를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해서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해 ‘미성년 혹은 무소득 자녀가 고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추가됐다. 본인과 가족이 사용한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사용액이 총소득의 10%보다 낮은 적이 있는지도 묻는다.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이상한 씀씀이’ 논란이 제기됐던 데 따른 것이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기업체에서 리스 차량을 지원받아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서 리스 차량 및 렌터카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도 추가됐다. 자녀의 특급호텔 결혼과 백화점 및 호텔 VIP 회원 가입 여부, 해외 부동산과 수입차량 보유 여부도 질문에 포함됐다. 성희롱 등 도덕적인 문제로 구설에 오른 사실이 있는지도 질문에 추가됐다. 자기검증서엔 만약 거짓 답변을 할 경우 ‘향후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에 도전하는 최재성 백원우 의원, 이인영 전 의원 등 이른바 ‘386그룹’ 출신이 8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탈(脫)계파’를 선언했다. 이들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0일 이전에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그동안 본의 아니게 민주당의 선배님들, 기존 지도부들의 하청 정치 비슷하게 해왔다”며 “탈계파, 계파를 초월하는 공동의 행보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의원은 6일 광주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계파 해체를 제안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이들 386그룹이 실제로 탈계파의 새로운 행보를 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현실적으로 이들 3명이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최고위원 정수의 1.5배를 뽑는 9일의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하려면 이른바 ‘빅3(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주자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이들이 단일화 시기를 컷오프 이후로 잡은 것도 논란거리다.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를 이뤄서 중앙위원들에게 ‘젊은 정치인의 새 바람’을 호소하는 대신 최대한 더 많은 인원이 본선에 진출함으로써 단일화의 ‘몸값’을 올리겠다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386그룹이 ‘탈계파’를 외쳐도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없지 않다. 이런 반응에는 386그룹이 그동안 당권파 내 핵심그룹으로 안주해온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깔려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최고위 경영진 내부에서 벌어진 권력 암투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전직 은행장이 저지른 개인 금융비리인가. ‘신한은행 고소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사건의 1막이 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것이라면 2막은 신 사장 해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이사회다. 당사자들의 주장은 접점을 찾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180도 다르다. 사건 1막의 결론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게 되고, 2막의 해답은 신한금융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1막과 2막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이번 고소 사건은 신한금융 후계구도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배경에서 ‘경영진의 권력 암투’를 제외할 경우 진실 공방은 친인척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신한은행은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인 (금강산랜드 대표이사) 홍충일 씨는 신상훈 사장과 사촌매제지간의 친인척이면서 같은 교회를 다니는 절친한 사이임을 과시하면서 (금강산랜드의 실질 사주인) 국일호 씨와 함께 (신한은행에서는 있을 수 없는 불법) 대출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라고 규정했다. 신한은행의 핵심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 6촌 관계가 확실하다”며 “이걸 확인하지도 않은 채 고소를 했겠느냐”고 말했다.》 은행 측의 주장에 대해 신 사장은 “국 씨의 처이모가 ‘신 씨’라는 이유로 신한은행이 내 친인척으로 몰아갔다”며 “친인척이 아니란 사실은 호적등본만 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씨도 “어릴 때 교회를 같이 다닌 사이일 뿐 친인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신 사장이 호적등본에는 사촌관계까지만 나오고 육촌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등본을 떼어보라고 하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친인척 여부도 규명해야 할 쟁점이지만 본질은 은행장이 대출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교회를 다니며 친분을 쌓았다는 이유로 ‘안 될 대출’을 해준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임, 횡령’ vs ‘어불성설’ 양 측의 상반된 주장은 신한은행이 신 사장, 국 씨, 홍 씨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대목에서도 이어진다. 신한은행은 고소장에서 “금강산랜드 및 관계사인 투모로는 대출금 이자 상환능력이 없는 신용불량 기업”이라며 “여신심사부에서는 (대출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당시 행장이었던 신 사장에게도 직접 보고했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명시했다. 국 씨의 의견은 다르다. 그는 “2006년 우리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꾸려고까지 했다”며 “신한은행에서 ‘제발 남아달라’고 해서 인정상 거래를 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엔화대출을 받아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자를 연체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에게 돌아갈 자문료를 신 사장이 횡령했다는 혐의도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은행 측은 “신 사장은 이 명예회장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한 후 자문료 명목으로 15억6000여만 원을 신한은행으로부터 수령해 개인적 용도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반면 신 사장은 “경비성 자금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명예회장은 신한은행 창립자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정신적 지주’다.○ 재일교포 주주 움직임 현재로서는 1막보다 2막의 결론이 먼저 나올 것이 확실하다. 신한금융 이사진 가운데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이 속속 귀국해 이사회가 예상보다 일찍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누가 이사회의 승자가 될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 일부 재일교포 소액주주가 신 사장 해임안에 대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교포 주주들의 전체 의견을 수렴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에는 ‘신상훈 동정론’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도쿄 방문 때에는 해임안에 공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신한금융이 이사회를 열더라도 해임안을 가결시키는 강경책을 고수하지 않고, 해임안 상정을 미루거나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만 시키는 차선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사회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신한금융의 지배구조는 일대 격변에 휩싸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한의 1인자(라응찬 회장)는 금융감독원 검사를, 2인자(신상훈 사장)는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여기에 권력투쟁까지 겹쳤다”며 “두 사람이 동반 퇴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차지완 기자 cha@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라응찬 회장 선처해 달라며 신사장, 나한테 3번 청탁”▼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지인을 통해 나한테 3번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선처해 달라며) 일종의 청탁을 했다. (그러나) 실정법 위반 문제가 제보된 이상 야당으로서 (국회에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은행 임원은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하면 임원 자격을 상실한다. 그렇기 때문에 라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명확한 일인데, 그걸 나한테 부탁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보도 내용이나 여러 가지 정황을 보고 또 계속해서 들어오는 제보에 따르면 (은행 측이) 신 사장이 호남 출신이라서 민주당에 제보해서 라 회장을 제거하려고 했다는 이런 엉터리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지난해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가 동아일보 등 언론 인터뷰(본보 6일자 A6면 참조)에서 “차명계좌가 있다는 것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고 한 발언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은 “음모”라며 “차명계좌가 없다는 것은 확고한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 발끈한 민주당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6일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에서 차명계좌를 공식 부인했는데 표적사정을 담당했던 검찰의 전직 고위관계자가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차명계좌 존재 여부 발언)를 하는 것은 아주 계속적으로 음모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나, 의심하게 된다”며 “검찰이 조현오 경찰청장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해서 (차명계좌 발언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은 “이 변호사는 재직 당시 불공정한 수사와 수사기밀의 사전 누설 등 엄정해야 할 검찰권에 도덕적 법률적 상처를 안겨준 인물”이라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의혹을 해소하는 데 나서줄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이 변호사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야당도 여당도 나가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기사를 보면 (청문회 출석을 막은 인사가) ‘여야’라고 되어있는데 이 발언에 대해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다”며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서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사위에서 여야 공방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로부터 이런 얘기가 왜 계속 흘러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국 반전을 위한 의도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차명계좌가 다시 문제된 것은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역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그대로 덮고 넘어갈 수 없다는 의미”라며 “법무장관은 역사적 사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사를 지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답변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규명할 것은 규명했다고 생각한다. (차명계좌 존재 여부는) 수사 중이므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비켜갔다. 이날 조현오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에 나와 검찰의 소환통보가 오면 출석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할 말이 없다. 검찰 수사까지 진행이 되지 않도록 (고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 조현오 경찰청장을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신유철)는 9일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씨를 고소·고발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곽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9일 검찰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를 사실상 막았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5일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 조사단을 천안함 침몰 현장까지 안내하는 등 정보를 제공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합동조사단은 조사 결과 자료와 수중 폭발 시뮬레이션 결과, 정보분석 종합 결과 등 40종의 조사결과를 (러시아 조사단에)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선체 및 어뢰추진 동력장치에 대해 2회에 걸쳐 정밀조사를 했고 2003년 포항 앞바다에서 수거한 북한의 실험용 어뢰를 견학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러시아 조사단이 최원일 함장 등 생존 장병 4명과 면담했으며 우리 측 조사단과 3회에 걸쳐 합동토의를 했다”며 “그들의 반응은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존중하고 침몰 원인이 비접촉 외부폭발이라는 것에 이의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한 러시아대사는 무관을 통해 우리 정부의 성의 있는 조사활동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3일 국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은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조사단이 모든 증거 자료에 대해 접근하지 못했고 실험을 해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레그 전 대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의 국제적 망신은 물론이고 국가신인도를 추락시키고 동북아 질서를 뒤흔드는 엄청난 국제적 사건”이라며 “정부의 명확한 해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의혹은 날이 갈수록 국내외로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다음 달 4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그레그 전 대사를 증인으로 불러 진위를 청취할 것”이라며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국회진상조사위원회의 재구성을 촉구했다.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비례대표·사진)은 3일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매달 120만 원씩 연금을 지급하도록 해 논란을 일으킨 ‘대한민국헌정회 육성법’의 내용을 고쳐 국민세금이 연금으로 지급되는 것을 차단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민노당 대표인 이 의원은 “2월 국회에 통과된 헌정회육성법 개정안은 정부의 헌정회 보조금이 헌정회 운영과 연로회원 지원금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이번 재개정안에서는 보조금 용도를 ‘헌정회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2월 개정된 헌정회육성법은 헌정회의 연로회원 지원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도록 하고 지급대상과 지급금액 등은 헌정회 정관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헌정회 정관에 정해진 지급액은 월 120만 원이다. 이 의원의 개정안 발의에는 당 대표로서의 참회의 성격이 깔려 있다. 2월 헌정회육성법 개정안이 찬성 187, 반대 2표로 통과될 때 투표에 참여한 민노당 의원 3명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이 의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지난달 뒤늦게 알려지자 이 의원 홈페이지에는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평소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를 주장해온 민노당이 오히려 특권을 강화하는 입법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이 의원은 즉시 헌정회 육성법을 고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민노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민주당 김진애,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을 잘못 처리한 것에 대해 많은 분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에 대한 개선 계획을 갖고 있다. 개정안은 연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별채용 파문과 관련해서 "구설수가 많아 슬픈 장관이여 언제나 해놓는 일마다 말이 안 되는구나"라고 비난했다. 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특(邪慝)-유명환 장관에게'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노천명 시인의 '사슴'을 풍자해서 "관운(官運)이 계속되는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인가 보다"며 이같이 비판했다.천 의원은 자신의 풍자시에서 "(유 장관이) 8·8 개각 자진사퇴 속의 정권의 레임덕을 들여다보고, 조선시대 음서(蔭敍)를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비리 성향과 권력욕에 못된 편법취업을 시키고, 먼 데 청와대를 쳐다본다"고 말했다.천 의원은 또 이날 민주당 대전 당원 및 대의원 간담회에서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도 아니고, 민주사회에 음서제도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권력자의 오만이 극에 달할 때가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되는 때"라고 말했다.천 의원은 이어 "범법자 내각을 만들려는 8·8개각에서부터 이미 레임덕은 시작됐고, 유명환 장관 사건은 정권 운명을 기리는 장송곡"이라고 덧붙였다.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자유무역협정(FTA) 통상 전문계약직(5급) 공무원 1명을 특별채용했는데 채용된 사람이 현직인 유 장관의 딸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동영상=외교부는 유명환 장관의 가족부가 아니다.}
1일 개헌 논의를 시사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언은 개헌 논의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여야 협상에 앞서 여야 모두 집안 내 교통정리가 시급해 보인다.○ 여권, 권력 형태 놓고 갈등 당장 개헌 의결정족수(재적의원의 3분의 2인 200석)에 가까운 의석수를 확보한 한나라당만 해도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2012년 차기 대권을 노리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생각에 큰 차이가 있다. 친이계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 대통령은 외교와 안보 등 외치(外治)를, 국무총리는 내치(內治)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자는 것이다. 여권 주류 진영은 이 같은 개헌안과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지역 간 의원독식 구조를 깨는 정치지형의 대대적 변화를 한 묶음으로 놓고 여야 간 협상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중·대선거구제는 현역의원에게 유리해 야당에서도 받지 않을 이유가 없고, 승자 독식 구조를 깨자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여론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내년엔 바로 총선과 대선국면으로 접어들어 사실상 개헌은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개헌 카드’가 박 전 대표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의원 연찬회의 자유토론 시간에 “개헌 얘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가 평소 피력해온 대통령 4년 중임제도 분권형 대통령제와는 거리가 있다. 친이 진영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개헌 논의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야권의 속사정도 복잡 민주당의 속사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1일 “정략적 개헌이 아니라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개헌 논의에 응하겠다”고 개헌 논의의 물꼬를 텄지만 10·3전당대회를 앞둔 당권주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손학규 고문은 지난달 30일 부산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은 차기 대권주자가 입장을 밝히고 여론을 수렴한 뒤 차기 정부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동영 고문도 “지금 개헌은 국민적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지역구도 탈피가 목적이라면 선거구제 개편부터 하자”며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여권 주류와 선을 그었다. 정세균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개헌과 관련해) 한나라당 내부의 당론이 만들어지면 논의 자체엔 응할 수 있다”고 조건부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한나라당이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학교 공금 80억 원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강성종 의원(사진)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상정해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1일 강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됨에 따라 한나라당은 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요구서를 소속 국회의원 172명 명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 정권 때 사학비리를 척결하자며 위헌 요소가 있다는 사립학교법 개정까지 무리하게 강행했는데, 이것(강 의원 체포동의안)은 사학비리 문제”라면서 “미래희망연대와 창조한국당 등 (민주당 외의) 다른 야당과 함께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법 26조(체포동의 요청의 절차) 2항은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이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본회의 소집 요구에 대해 “여야 협력 관계를 위해서도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불구속 수사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2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원들의 중지를 모을 것”이라며 “당당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체포동의안을 본회의 보고 이후 72시간 이내에 상정해 표결하지 않더라도 안건이 보고된 회기 중에 언제든지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일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이 국회법 26조 2항의 체포동의안 처리 마감시한이 강행규정인지를 물은 질의에 “(동의안) 폐기에 관한 사항이 없는 절차규정을 강행규정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본회의) 보고 시점에서 72시간이 지나도록 상정(후 표결)되지 않아도 자동폐기로 보기 어려워 해당 국회 회기 중 상정(후 표결)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유권해석에 따르면 강 의원 체포동의안은 이번 회기 마감일(12월 9일) 안에 언제든지 상정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는 1일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지난달 주소지를 강원 춘천시로 옮긴 데 대해 “정치를 하는 것도 자유고, 이사하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염치라는 것이 있고, 상도의라는 것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엄연히 있는데, 고향 선배라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PBC 라디오에서 “강원도민들이 울분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거기서(현 정부) 쫓겨난 분이 그쪽으로 방향을 트는가라는 것”이라며 “(강원도민들이) ‘남자가 배알도 없느냐’ 이런 이야기를 좀 한다”고 말했다.}
1일 개회하는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민생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민심을 얻기 위한 정책 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161개 법안을, 민주당은 40개 법안을 주요 처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한 예산 배정 등 민감한 쟁점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민생 관련 법안 처리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한나라당은 1일 국회 본회의에 학교 공금 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강성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보고하고, 2∼4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31일 “야당과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합의 처리에는 불응하되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를 할 경우 표결을 저지하는 물리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 절차를 강조했던 민주당으로서는 강 의원을 비호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또 다른 여야의 전선은 4대강 사업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 검증특위의 구성을 요구하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할 계획이다. 이 사업 예산을 민생 관련 사업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사업의 중단이나 사업 규모 축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다. 한나라당은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에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대로 양당 간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조현오 신임 경찰청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논란이 정치권에서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30일 조 청장을 임명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강하게 비판하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또다시 ‘차명계좌 존재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에 민주당이 “특검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맞받아쳤기 때문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차명계좌 존부(存否·존재여부)에 자신이 있으니까 (청와대가 조 청장을) 임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홍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자신이 없었다면 (노 전 대통령 측에 의해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발된 사람(조 청장)을 임명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차명계좌 존부에 대한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입을 다물었다. 홍 최고위원은 “지금 (검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수사가 미온적이거나 잘못됐다면 여야 합의로 (특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최고위원 측근은 “새로 임명된 조 청장을 야당이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홍 최고위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렇게 자신 있다면 한나라당 차원에서 진지하게 공론화하여 특검법을 제출하기 바란다. 우리 당에서도 고인(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고 위선적이고 부도덕한 인사들의 실체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기 위해서 한나라당이 특검법을 발의하면 언제든지 이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 마치 과거 초임 검사 시절에 자신이 상대했던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모함과 의혹 제기식의 치졸한 발상을 아직도 버리고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며 홍 최고위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민주당의 반응을 전해들은 홍 최고위원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특검은 여야가 같이 논의해 합의하는 거지 일방적으로 여당이 발의하는 거 봤나”라고 말했다. 특검이 여야 합의로 당장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특검에 대해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바가 없다. 아직 당의 입장이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특검은 이미 (조 청장 임명으로) 다 끝난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문제가 쟁점화되면 하반기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 더는 문제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 대변인도 ‘당의 공식 입장이 변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 반대해온) 민주당의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조 대변인의 특검 수용 용의는) 일종의 ‘반어법’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이 마치 차명계좌가 있는 것처럼 국민을 자꾸 현혹하니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해보자는 수사(修辭)였다는 것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사퇴함에 따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사진)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이날 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자진 사퇴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가 만일 이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후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존재 발언과 관련해 “조 후보자는 경찰관들에게 전직 대통령을 모독하고 음해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선 여권이 김 후보자를 포함한 2명의 장관 후보자까지 자진 사퇴를 유도한 만큼 자칫 지나친 대여 공세가 ‘국정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은 ‘조현오 카드’는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말실수’를 이유로 치안총수 후보자를 물러나게 할 경우 경찰 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또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 여부를 둘러싼 특검의 불씨를 살려놓고 야당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점은 있지만, 다른 후보처럼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낙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나라당의 원내 핵심 관계자도 “조 후보자는 전혀 (낙마)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이 논란이 된 것 외에 특별히 문제 삼을 만한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정치권에선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의 후폭풍이 민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학교 공금 8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강성종 의원(경기 의정부을)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 등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잃을 게 없게 된 여권은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29일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이제 다 잘려나갔으니 남은 건 원칙뿐”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측도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여야 간 합의가 된 만큼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청와대의 기조는 더욱 강경해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9일 김 후보자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팔다리를 필요 이상으로 자르는 일”이라고 평가한 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떨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후반기 국정이념으로 내세운 청와대가 김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을 정리한 만큼 정치권에도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할 것으로 해석된다.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민주당은 지난주 한나라당과 벌인 물밑 협상에서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는 다음 달 1일로 미루되 강 의원 체포동의안은 원래대로 27일 상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 처리해야 하는 만큼 주말만 넘기면 강 의원 체포동의안이 자동폐기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민주당은 강 의원 체포동의안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원칙론 앞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강 의원을 당 차원에서 보호할 경우 김 후보자를 낙마시킬 때와 달리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강 의원에 대한 혐의가 사학 비리이고 당론이 상지대 등 사학비리의 온상을 발본색원한다는 것이어서 물리력을 동원하거나 적극 옹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동영상=김태호 총리 후보 사퇴 기자회견}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의혹을 끝까지 파헤치겠다.”민주당은 29일 김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는 별도로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 등에 대해선 검찰의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의 의혹은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개인 의혹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은 끝까지 파헤칠 것이고 나머지 의혹은 30일 야4당과 협의해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조영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의 위증, 유류비 횡령 등) 법 위반 사항은 (관련 사실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국회 인사특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특히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의 봐주기 수사 △부실한 인사 검증 등에 대해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에 대해선 먼저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스스로 퇴진한 만큼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이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고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동영상=김태호 총리 후보 사퇴 기자회견}
8·8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마지막 일정으로 26일 열린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청문회에선 △정치적 인사 개입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주소지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이 후보자가 지난해 ‘한상률 게이트’에 연루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을 감찰하고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와 모 월간지 간부 사이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이 후보자는 서울국세청장 시절 본청 감찰직원을 불러 얘기하는 등 ‘안원구 감찰’에 관심을 보였고 스스로 ‘국세청을 위해 과잉충성을 했다’고 발언했다”며 “충성을 목적으로 안 전 국장 사퇴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제가 나선 게(관심 표명을 한 게) 오버로 보일 수 있지만 알 필요가 있어서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며 “안 전 국장 사퇴 방침이 정해졌을 때 일정 부분 간부들에게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감찰활동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 전 국장이 ‘도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 소유라는 문건을 봤다’는 주장을 해 사퇴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국세청 차장 재직 시 그런 문건이 없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이번 정부 들어서 2년 6개월 동안 여섯 번이나 자리를 바꾸며 3단계나 승진을 했다. 과연 능력만으로 이렇게 된 게 맞느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내부 인력 구조상 그렇게 (고속승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 석사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해선 시인하고 사과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1993년 성균관대 세무학과 석사 논문을 작성하면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주소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있고, 사유가 어떻든 공적, 사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1999년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제도상 실거래가로 등기하는 것은 없었다”며 “세법상 탈세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야당의 공세에 긴장한 탓인지 청문회 도중 배탈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재정위 소속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6월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 그해 12월 박명재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으나 이후에는 인사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5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결과) 은행법과 공직선거법을 비롯해 직권남용, 배임 등 6, 7가지의 실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하든지 사퇴를 하든지 해야지 지금까지 나온 것만 가지고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마디로 ‘어떻게 저런 사람이 총리가 될까’라고 할 정도로 실망했다”며 “도저히 총리감이 못된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하는 것, 이런 태도는 공정한 사회를 이끌어갈 총리로서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김 후보자 부인이 관용차를 사용했다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는 이런 솔직함이 있어야 한다”며 “끝까지 오리발 내밀다가 차량일지를 내 놓으니까 그때야 ‘(유류비 등을) 반납하겠다’고 하면 국민은 다 용서해 주냐”고 되물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5번 이상 현행 법규를 위반했다. 공소시효가 모두 살아 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이름으로 (김 후보자를) 고발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으로 김 후보자가 2004년에 선거자금 10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은 정치자금 대출을 금지한 은행법 위반이며, 도청 여직원을 가사도우미로 활용하고 부인이 관용차를 이용한 것은 공금횡령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상 배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김 후보자의 ‘가사도우미·부인 관용차 사용’ 의혹 등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하자”고 제안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에 휘말리고 장관·청장 후보자들도 실정법 위반과 투기의혹 등 적지 않은 흠이 드러남에 따라 여권이 고민에 빠졌다. 청와대는 대외적으로 “낙마자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선 조심스럽게 낙마 대상자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저히 국민 정서상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청문회가 끝난 공직 후보자 임명 여부는 민의를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해 주기 바란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26일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를 끝으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나면 당내 논의를 거쳐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여권 일각에선 청문회에서 표적이 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중 상징성이 큰 1, 2명이 낙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총리 후보자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이 안게 될 부담을 고려할 때 낙마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주 말을 바꿔 위증 논란에 휘말린 점이 큰 부담이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이틀째인 25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처음 만난 시기에 대해 말을 바꿨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박 전 회장을 처음 만난 건 2007년 이후라던 기존 진술을 뒤집고 “2006년 가을(10월) 골프를 함께 쳤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또 박 전 회장의 기내(機內) 난동 사건 전날인 2007년 12월 2일에도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24일엔 이를 부인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박 전 회장의 현지법인이 있는 베트남을 2006년 8월 박 전 회장과 절친한 스님과 동행해 방문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고,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은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무혐의 내사 종결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에 내사 기록 공개를 당사자 스스로 요구하라”는 야당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민주당은 공금횡령, 업무상 배임 등 이번 청문회에서 확인된 김 후보자의 실정법 위반 사례가 6, 7건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국회 위증죄도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총리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증인출석을 거부한 박 전 회장과 뉴욕 한인식당인 ‘강서회관’ 전 사장 곽현규 씨, 송은복 전 김해시장 등 3명에 대해 동행명령권을 발동했지만 박 전 회장은 건강 때문에, 곽 씨와 송 전 시장은 소재 파악이 안돼 결국 청문회장으로 불러오지 못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8·8 개각 입각 후보자들에 대해 제기되는 각종 도덕성 의혹과 관련해서 “나에게 정식으로 (내각을) 출범할 기회가 있다면 국민적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후보자들에게)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해임 건의도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등 도덕적 수준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내릴 생각이 있느냐”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도 허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명백한 현행법적 문제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엄격한 인사 기준과 관련해서 “앞으로든 지금이든 검증절차는 엄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장전입이 투기목적이 아니라 교육목적이면 사회적 합의로 용납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판단이 잘 서지 않지만 법을 준수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장전입이 결격 사유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최문순 민주당 의원에게 “이 자리에 와서는 안 되는 분이다. 즉각 사퇴해 달라”는 가시 돋친 말을 들었다. 세간에서 ‘까칠 재민’이라고 불리는 신 후보자지만 이날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는 아예 응답하지 않거나 답답한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신 후보자는 “법을 어긴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주무기로 난처한 순간을 비껴갔다. 최 의원은 특히 신 후보자의 의혹을 열거하면서 “전부 조직폭력배들이 하는 행동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한다. 지금 조폭 중간 보스를 뽑는 것이냐”며 “한나라당 내에 ‘김신조’라는 말이 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신 후보자,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진형 한나라당 의원은 “임명권자가 범법자, 조폭을 추천했겠느냐.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다”며 항의했고, 한선교 의원은 “국민이 보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혹 백화점…대부분 인정 안해여야 의원들은 이날 신 후보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 △양도세 탈루 △주소지 위장전입 5건 △배우자의 위장 취업 △차량 스폰서 △증여세 탈루 △과다한 특수활동비 사용 등 ‘의혹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신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차량 스폰서 관련 의혹에 대해서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선 “실정법을 위반한 사례가 없다”며 단호하게 반박했다. 최 의원은 이날 신 후보자가 차관 재직 시절 문화부의 특수활동비를 과다하게 사용한 사실을 거론했다. 최 의원은 “특수활동비는 주요 국정과제와 국정홍보, 여론 수렴 등에 사용하는 것인데 신 후보자는 유흥, 골프접대비로 13개월간 1억1900만 원을 지출했다. 유인촌 전 장관에게 지적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자는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썼다”며 노무현 정부 때는 연간 특수활동비 액수가 2억 원 정도 됐다고 답했다.○ 위장전입 사과하며 ‘父情’에 호소 신 후보자는 5차례에 걸친 주소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큰딸이 목동에서 일산으로 이사한 후 학교에서 소위 ‘왕따’를 당했다. 정말 고민하다가 아버지의 정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며 동정론에 호소했다. 신 후보자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장상 총리 후보자가 위장전입으로 낙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초 정도 침묵을 지키다 “기자로 일하면서 남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지만 제 자신을 돌보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가 한 기업체의 비상임 감사로 등재하는 등 2차례 위장취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중학교 동창인 기업체 대표가 비상임 감사를 맡아주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며 “평생 다니던 직장을 잃어 친구가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 절차는 합법적이었다고 해도 일한 만큼 보수를 받았냐는 것에는 떳떳하지 않았다. 작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위장취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차량 스폰서 사실 인정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신 후보자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자의 캠프에서 일할 당시 한 기업체에서 무상으로 차량을 지원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장 의원은 “신 후보자가 제공받은 차량은 2005년식 그랜저TG 차량으로 리스 비용은 월132만 원”이라며 “신 후보자가 2007년 5월∼2008년 3월 10개월 동안 차량을 리스 형태로 사용했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론 2007년 1월부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기업체에서 도움을 받아) 2, 3개월 차량을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장 의원은 신 후보자가 차량 리스 관련 국회 제출 서류에서 차량 스폰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임차인 명의가 신 후보자로 바뀐 뒤인 2007년 5월 이후의 서류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신 후보자가 대선 후보 캠프에 있었으므로 사실상 정치인 신분이었는데, 차량 스폰서를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투기다” vs “아니다” 팽팽한 설전 ▼17년간 부동산 거래 17건… 野 “양평 땅은 명백한 투기”신 “법 어긴적 없어… 살던 집 가격 오른게 투기냐”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 후보자와 부인 윤모 씨가 1993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파트, 오피스텔, 토지 등의 부동산을 17차례 매매한 사실을 적시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신 후보자 부부의 부동산 거래 중에 매입한 지 3년도 안 돼 매도한 ‘단타 거래’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자는 경기 고양시 B아파트를 1999년 11월에 사서 2001년 5월에 팔았고, 2003년 7월 경기 용인시 D아파트의 분양권을 매입해(신 후보자는 미분양 아파트 구입이라고 해명) 2005년 4월에 매도했다. 신 후보자는 “결혼생활 28년 동안 살았던 집을 (서류로) 뽑아보면 8∼9번 (바뀌었고), 분양권을 샀던 것은 3, 4번이었다”며 “그냥 더해보면 숫자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한 번도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살던 집이 가격이 올라가면서 집 가격이 오른 것까지 부동산 투기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부인 명의의 경기 양평 땅 구입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는 전원주택용으로 샀다고 주장하지만 그 땅은 한화리조트 지역과 지척이다. 명백히 투기용이다. 그러다 장관이 될 것 같으니 서둘러 판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신 후보자는 “지난해에 이미 매도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신 후보자가 2006년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오피스텔을 팔면서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매매계약 체결 시점부터 8개월 11일이 지난 시점에 등기를 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신 후보자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한 번도 탈루하지 않았다. 매수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오피스텔 매매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매수자가 일단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나중에 등기를 하자고 해서 내가 그렇게 주선했다. 신 씨 가족이 등기 시점까지 해당 오피스텔에 거주한 게 맞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기자 시절엔 투기 질타하더니…” ▼과거에 쓴 기사 들이대자 신, 고개 숙이며 묵묵부답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1993년 한국일보 기자 시절 ‘고위 공직자 투기 문제’를 꼬집은 자신의 기사 얘기가 나오자 곤혹스러워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신 후보자가 1993년 3월 23일 기사에서 ‘사회적 병폐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할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 붐에 의해 부를 축적했다는 대목에서는 우리 사회의 지배엘리트들에 대한 도덕성이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며 “이렇게 스스로 말해놓고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신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며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신 후보자는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7월 칼럼에서는 “개각 때마다 전력 시비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니 혹시 청와대마저도 뒷조사를 꺼려 마땅히 할 일을 안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철저한 검증을 청와대에 주문하기도 했다.하지만 신 후보자는 24일 청문회에서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을 꼬집는 질문에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동아일보 이종승 기자}